글쓰기 배우고 싶은 이웃님한테



  글쓰기하고는 동떨어진 채 살다가 어느덧 책읽기하고 사귀면서 글쓰기에도 마음이 간다고 하는 이웃님한테서 글월을 받는다. 일본을 다녀오느라 이 이웃님한테 맞글월을 못 띄웠다. 손글월을 보내셨기에 손글월을 보내려 했지만, 손글월을 받은 이튿날 새벽부터 공항으로 가야 했다. 오늘 비로소 우체국에 갈 짬을 낸다. 읍내로 가는 시골버스에서 손글월을 적는다. 이 이웃님한테 여쭈려는 ‘글쓰기 길잡이’는 다음과 같다. ㄱ. 꾸미지 마셔요 ㄴ. 감추지 마셔요 ㄷ. 보태지 마셔요 ㄹ. 깎지 마셔요 ㅁ. 창피해 하지 마셔요 ㅂ. 자랑하지 마셔요, 이렇게 여섯 가지를 헤아리면서 이 이웃님이 오늘까지 걸어온 삶길을 고스란히 풀어놓으면 글쓰기가 된다고 적었다. 글쓰기는 문법이나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아니다. 인문책은 굳이 안 챙겨 읽어도 된다. 우리가 저마다 다르게 짓는 삶이나 걸어가는 길을 고이 바라보고 어루만지면서 아낌없이 적으면 모두 글이 된다. 사랑스러운 글, 눈물나거나 웃음나는 글, 즐거우면서 반가운 글. 2018.8.1.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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