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6.29.


《까먹자, 빠작》

심조원 글·원혜영 그림, 호박꽃, 2010.3.16.



큰아이가 세 살이던 무렵 나온 그림책 《까먹자, 빠작》이 있다. 이 그림책은 말씨나 그림이 아기자기하면서 따사로이 어우러졌기에 곁님이나 내가 큰아이한테 참 자주 읽어 주었다. 나중에 큰아이가 글씨를 스스로 깨쳐서 혼자 읽을 수 있을 무렵부터는 거꾸로 어머니하고 아버지한테 읽어 주겠다고 곧잘 집어들기 일쑤였으며, 동생이 태어난 뒤에는 동생한테 숱하게 읽어 주었다. 배움마실 나오는 길에 큰아이도 등짐에 책을 하나 챙기던데, 어느 책을 챙겼나 했더니 바로 이 그림책. 큰아이하고 어느새 아홉 해째 함께 살아가는 그림책이라 할 만하다. 이제는 큰아이뿐 아니라 작은아이도 이 그림책 줄거리에 맞추어 연극을 하며 논다. 십진분류에서는 《까먹자, 빠작》을 ‘0∼3세 그림책’으로 나누지 싶은데, 이렇게 갈래를 나눠야 할는지 잘 모르겠다. 그림책을 놓고서 ‘나이 가르기’를 왜 하는지 아리송하다. ‘0∼3세 그림책’이 아닌 ‘0살부터 그림책’으로 고쳐써야 맞지 않을까? ‘몇 살까지’ 읽을 그림책이라고 못박을 수 없다. ‘몇 살부터’ 읽을 그림책이라고 해야지. 배움길은 누구한테나 열리듯, 책길도 누구한테나 열린다. 마음을 열기에 배우고, 마음을 참으로 활짝 열기에 우리 어른도 그림책을 얼마든지 넉넉히 누린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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