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건초 乾草


 건초 더미가 쌓여 있다 → 짚더미가 쌓였다

 건초 두 다발을 → 짚 두 다발을 / 마른풀 두 다발을


  ‘건초(乾草)’는 “베어서 말린 풀. 주로 사료나 퇴비로 쓴다. ‘마른풀’로 순화 ≒ 마른풀·초(草)”를 가리킨다 하는데, ‘마른풀’을 찾아보니 “= 건초(乾草)”로 다루는군요. 얄궂습니다. 사전 뜻풀이는 거꾸로 되어야 올바릅니다. 더 헤아리면 ‘마른풀’하고 ‘짚’은 맞물릴 만합니다. 이삭을 떨어낸 줄기하고 잎을 ‘짚’이라 하는데, 이삭을 떨려면 먼저 말려야 하지요. 풀줄기를 말릴 적에도 ‘짚’을 쓸 만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건초(腱?)’를 “[의학] ‘힘줄집’의 전 용어”로 풀이하면서 싣는데, 이런 한자말은 털어낼 노릇입니다. 2018.6.23.흙.ㅅㄴㄹ



건초 부스러기와 먼지가 아빠 주위를 떠다녔다

→ 마른풀 부스러기와 먼지가 아빠 곁을 떠다녔다

→ 짚 부스러기와 먼지가 아빠 둘레를 떠다녔다

《나는 잡동사니 대장》(폴라 폭스·잉그리드 페츠/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00) 103쪽


초 더미 여섯 개를 만들었다

→ 짚더미를 여섯 쌓았다

→ 마른풀을 여섯 더미 쌓았다

《초원의 집 3》(로라 잉걸스 와일더/김석희 옮김, 비룡소, 2005) 66쪽


말라가는 건초향기가 계단을 따라 올라오는 오후

→ 말라가는 풀내음이 계단을 따라 올라오는 낮

《우리는 매일매일》(진은영, 문학과지성사, 2008) 62쪽


빵이 없으면 건초를 먹으면 된다고 그가 말하지 않았던가

→ 빵이 없으면 짚을 먹으면 된다고 그가 말하지 않았던가

《프랑스 대혁명 1》(막스 갈로/박상준 옮김, 민음사, 2013) 20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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