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시렁 10


《Philippine★Boxer》

 佐藤ヒデキ

  リトルモア

 1999.8.10.



  사진이란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즐겁지 않을 적에는 사진이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즐겁지 않을 적에는 한낱 손재주나 기계놀음에 그친다고 생각합니다. 삶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북돋우며 즐거우니 사진이요, 사랑을 새삼스레 깨닫도록 가만히 이끄니 즐거워 사진이지 싶습니다. 《Philippine★Boxer》를 읽으면서 사진이 얼마나 즐거운가를 다시 떠올립니다. 필리핀이라는 나라에서 권투선수로 삶을 짓는 이웃을 담아낸 일본 사진가 눈길은 무척 따스합니다. 상냥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합니다. 햇살이나 바람 같기도 합니다. 저 녀석을 돌주먹으로 때려눕히겠노라는 무시무시한 몸짓을 담는 권투선수 사진이 아닌, 권투라는 운동경기로 밥벌이를 하기도 하고, 이 권투를 고이 받아들여서 살아가는 사람들 모습이 하나하나 흐릅니다. 때려눕혀야 하는 권투가 아닌, 삶이라는 자리에서 곁에 두는 권투입니다. 누구 힘이 더 센가 겨루거나 뽐내려는 권투가 아닌, 사람이라는 자리에서 새삼스레 되새기는 권투예요. 어떤 눈으로 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무엇을 담아야 좋은가 하는 사진이 아닌, 어떤 눈으로 담으려 하느냐를 알려주어 배울 수 있는 사진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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