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려고 읽는다



  책은 배우려고 읽습니다. 그저 지식이나 정보를 머리에 담으려고 읽지 않습니다. 영화는 왜 볼까요? 따분한 한때를 죽이거나 때우고 싶어서 보나요? 뭐, 그래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나쁘지는 않되 즐겁거나 좋을 수는 없을 테지요. “나쁘지 않다 = 좋다”가 되지 않아요. “좋다 = 좋다”일 뿐입니다. 밥자리를 떠올려 봐요. “맛없지 않다 = 맛있다”가 될 수 있나요? 아닙니다. “맛있다 = 맛있다”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늘 쓰는 말부터 하나하나 다시 살피면서 생각해야 합니다. 왜 읽을까요? 오직 하나예요. 배우려고 읽습니다. 무엇을 배울까요? 삶을 배웁니다. 삶을 왜 어떻게 배울까요? 오늘 우리 나름대로 걸어갈 길을 즐겁게 짓고 싶어서 배우고, 즐겁게 짓는 손길을 갈고닦으려고 배웁니다. 한 번 읽고 덮을 만한 책이라면 처음부터 펴지 마요. 적어도 백벌쯤 읽을 만한 책을 가려서, 차근차근 되읽어요. 첫벌 읽기로 그치지 말고, 두벌 세벌 열벌 스무벌 꾸준히 읽어요. 별사탕을 빚듯이 두고두고 되새기면서 읽어요. 배울 수 있기에 즐거운 삶이고, 배울 수 있어서 반가운 책입니다. 2018.6.4.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