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59. 일어난다



  바깥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 여섯 시 무렵에 비로소 첫 끼니이자 하루 마지막 끼니를 먹는다. 낮 두 시에 고흥읍에서 유월 선거 후보자한테 ‘교육 정책 제안 이야기판’이 있었고, 이 자리에 나도 함께하며 5분쯤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5분 이야기를 들려준다면서 아침 일찍 움직여야 했고, 자리를 지키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고 보니, 바깥일에 일곱 시간을 들였구나 싶다. 밥 한 그릇을 비우고 곁님이 들려준 이야기를 들으니 몸에서 기운이 다해 바로 곯아떨어진다. 내처 일곱 시간을 꿈결에서 맴돌다가 작은아이가 이를 가는 소리를 듣고는 손을 뻗어 작은아이 볼을 어루만지며 “얌전한 이, 튼튼한 이”라는 말을 중얼거린다. 이렇게 하면 작은아이는 이갈기를 멈춘다. 나뿐 아니라 꽤 많은 분들이 예닐곱 시간을 밖에서 썼을 텐데, 이 하루가 제몫을 하기를 빈다. 아침에는 새로 기운을 내어 아이들하고 쑥 뜯고 뽕잎 뜯어서 말려 놓을 생각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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