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4.20.


《방언의 발견》

정승철 글, 창비, 2018.3.30.



사투리를 이야기하는 책이 나오니 반갑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사투리’를 이야기하지는 않네. ‘방언’을 다루는구나. 《방언의 발견》에서 여러 옛책을 바탕으로 ‘방언’이란 중국한자말이 어떻게 생겼는지 밝히기도 하는데, ‘방언’은 한국사람 스스로 쓰던 말이 아니다. 고장말을 억누르거나 얕보면서 태어났다. ‘사투리’란 말이 어엿이 있는데 왜 이 말을 안 쓸까? ‘고장말·마을말’이라 해도 되며, ‘텃말’이라 할 수 있는데, 왜 안 쓸까? 글쓴이는 책·신문·방송·영화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사투리를 어떻게 다루었는가를 밝히기에, 사투리를 널리 받아들여 엮는 잡지인 〈전라도닷컴〉이라든지, 이 잡지에서 꾀하는 ‘아름다운 전라도말 자랑대회’라든지 다루려나 싶어 찬찬히 읽는데, 한 줄로도 도움책으로도 건드리지 않는다. 살아숨쉬는 전라말로 192호(2018.4.)가 되도록 사투리 북돋우기를 하는 잡지를 놓치고서 사투리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놓치는 책이나 자료가 있을 수 있다지만 빈틈이 많다. 일제강점기하고 독재정권이 힘으로 억눌러 사투리를 몰아내려 했다는 고갱이를 뒷받침할 자료로 《방언의 발견》을 채우느라, 오늘 이곳에서 즐겁고 야물딱지게 고장말로 고장 이야기를 다루는 손길을 못 볼 수 있겠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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