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86] 깨작거리다



  즐거울 적엔 노래를 하고

  고단하거나 따분하거나 싫으면

  마냥 깨작거리네

  

  

  노래를 할 수 있기에 시가 된다고 느낍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노래로 부를 수 있기에 시가 되는구나 싶습니다. 고단할 적에는 노래가 안 나오고, 따분할 적에는 노래할 맛이 안 나며, 싫으면 노래가 영 떠오르지 않아요. 노래하는 마음이 아니기에 시를 쓰지 못해요. 노래하려는 마음이기에 비로소 시를 써요. 2017.8.22.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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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 무지개



소나기가 퍼붓는 날이면

헐레벌떡 마당으로 달려 나가

온몸을 콕콕 찌르는

빗줄기를 반기며 놀아요


빗줄기는 나무랑 풀이랑 땅을

마구마구 때리듯이 쏟아지고

얼굴 머리 팔 어깨 가슴 등

구석구석 두들기며 내려요


갑자기 찾아와서

바람처럼 비가 멎으면

뭉게구름을 눈으로 좇으며

어디부터 어디까지

아롱다롱 눈부신

다리 놓았나

살펴요



2017.6.7.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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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장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8.21.)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어제 여덟 시간쯤 들여서 부엌을 치우고 나니 등허리가 몹시 결려서 서거나 앉거나 누워도 끙끙 소리가 납니다. 아이들은 바다에 가자느니 골짜기에 가자느니 하고 노래를 합니다. 하하, 어디로든 다 가고 싶구나, 그렇지만 너희 아버지 살짝 쉬고서 생각해 보아도 될까, 하고 이야기합니다. 등허리를 쉬며 밥을 짓고 빨래를 한 뒤에, 9월에 낼 두 가지 사전을 놓고서 글손질을 한창 하는데 마을 이장님 전화가 옵니다. 바로 옆마을 체력단련실로 오라고 하십니다. 그 일이로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가방을 챙기니 두 아이가 “아버지 어디 가?” 하면서 같이 가겠노라 합니다. 아이들은 책숲집으로 보내고, 혼자 옆마을 체력단련실로 갑니다. 다섯 마을 이장님이 둥그렇게 앉으셨습니다. 종이 한 장을 바닥에 펼쳐 놓고 도장을 찍으라 하십니다. 닷새 앞서 고흥교육지원청에서 왔을 적에 내밀던 그 종이입니다. 닷새 앞서는 다섯 마을 이장님이 도장을 안 찍어 주셨는데, 오늘 갑작스레 도장을 다 찍어 주셨습니다. 이 도장은 저희 ‘사전 짓는 책숲집’이 폐교 흥양초등학교에서 한 해 더 임대를 할 수 있다는 확인서 도장입니다. 다만 한 해 동안 임대는 더 해 주되, 한 해가 지나면 매각을 하겠다는 확인서예요. 도장을 찍고서 자리를 물러납니다. 아이들이 있는 책숲집으로 돌아옵니다. 풀을 좀 베고 책꽂이를 갈무리하며 생각합니다. 이제 한 해 임대연장은 곧 됩니다. 읍내 고흥교육지원청에 가서 서류를 쓰고 임대료를 내면 되지요. 그러나 이곳은 이제 한 해만 더 지낼 수 있는 터이니, 앞으로 새롭게 살아갈 터전을 찾아야 해요. 저희 집 옆으로 붙은 밭자락을 사들여서 새 건물을 지을 수도 있을 테고, 다른 고장 폐교를 알아보아서 ‘사들이는’ 길로 갈 수도 있을 테지요. 오늘로서는 저희가 이곳에서 낼 새로운 사전 글손질에 마음을 기울이기로 하고, 다가오는 9월에 새로운 사전 두 권이 나오면, 이 사전을 들고 전국 여러 마을과 마을책방을 찾아다니려고 해요. 이런저런 생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니, 작은아이가 살짝 낯을 찡그립니다. “아이스크림 사러 읍내에 버스 타고 가면 안 돼? 읍내 아니면 면소재지에는?” 얘야, 오늘은 아버지가 버스도 타기 힘들단다, 적어도 하루 있다가 가자꾸나.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새로운 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국어사전을 짓는 일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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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본인 本人


 본인의 의사를 묻다 → 그쪽 뜻을 묻다 / 저는 어떠한가를 묻다

 본인이 직접 해야만 한다 → 스스로 해야만 한다

 환자 본인 → 환자 스스로

 본인이 싫다면 → 스스로 싫다면 / 제가 싫다면

 본인의 의견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 제 뜻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본인도 단독 행동을 취할 용기는 없다고 → 저도 혼자 움직일 만큼 씩씩하지 않다고


  ‘본인(本人)’은 “1. 어떤 일에 직접 관계가 있거나 해당되는 사람 2.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를 문어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하고, 비슷한말로 “≒ 당사자”가 있다고 해요. ‘당사자(當事者)’는 “1. 어떤 일이나 사건에 직접 관계가 있거나 관계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한자말은 일본사람이 무척 흔하게 씁니다. 일본말사전도 한국말사전처럼 뜻풀이를 합니다. 한국말로는 ‘저’나 ‘나’나 ‘스스로’로 나타내는데, 문학을 비롯해서 사회 곳곳에 일본 말씨 ‘본인’이 깊이 스며들었어요. 흐름을 살펴서 ‘저이·저 사람’이나 ‘그이·그 사람’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2017.8.22.불.ㅅㄴㄹ



본인이 이 일을 좋아하면 그런 것쯤 문제도 아니잖아

→ 스스로 이 일을 좋아하면 그런 것쯤 문제도 아니잖아

→ 걔가 이 일을 좋아하면 그런 것쯤 아무 일도 아니잖아

→ 그 사람이 이 일을 좋아하면 그런 것쯤 아무 일도 아니잖아

《강경옥-설희 3》(팝툰,2009) 33쪽


히로마츠 군이 세츠코와 결혼한대 해도 본인들의 자유인 이상 나는 반대하지 않겠네

→ 히로마츠 자네가 세츠코와 혼인한대 해도 두 사람 자유인 만큼 나는 반대하지 않겠네

→ 히로마츠 그대가 세츠코와 짝을 짓는다 해도 스스로 고른 길이니 나는 반대하지 않겠네

《야마시타 카즈미/서현아 옮김-천재 유교수의 생활 30》(학산문화사,2011) 9쪽


정작 본인만 하나도 모를 때가 있다니까

→ 정작 저만 하나도 모를 때가 있다니까

→ 정작 혼자만 하나도 모를 때가 있다니까

《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트윈 스피카 3》(세미콜론,2013) 56쪽


어찌하면 좋을지 본인도 알 수 없는 듯 보이네만

→ 어찌하면 좋을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듯 보이네만

→ 어찌하면 좋을지 저도 알 수 없는 듯 보이네만

→ 어찌하면 좋을지 저이도 알 수 없는 듯 보이네만

《아라카와 히로무·타나카 요시키/서현아 옮김-아르슬란 전기 6》(학산문화사,2017) 105쪽


비로소 본인이 빛나고 있음을

→ 비로소 스스로 빛나는 줄

→ 비로소 내가 빛나는 줄

《윤종환-별빛학개론》(리토피아,2017) 7쪽


본인이 좋아하는 보석을 고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스스로 좋아하는 보석을 고르시면 좋지 않을까요

《니노미야 토모코/이지혜 옮김-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4》(대원씨아이,2017) 3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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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체중 體重


 체중 조절 → 몸무게 맞추기

 체중을 재다 → 몸무게를 재다

 체중을 줄이다 → 몸무게를 줄이다

 체중이 늘다 → 몸무게가 늘다

 묵직한 체중 → 묵직한 몸무게


  ‘체중(體重)’은 “= 몸무게”라 합니다. 한국말 ‘몸무게’를 알맞게 쓰면 됩니다. 때로는 ‘무게’라고만 해도 되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체중(體重)’을 “1. 지위가 높고 점잖음 2. 만삭이거나 살이 쪄서 몸을 가누기가 어렵게 몸이 무거움”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이 한자말은 털어내어도 됩니다. 2017.8.22.불.ㅅㄴㄹ



동물은 너무 살이 쪄서 체중이 오버하는 일이 없고

→ 짐승은 너무 살이 쪄서 무게가 너무 나가는 일이 없고

→ 짐승은 너무 살이 쪄서 몸무게가 지나치는 일이 없고

《앤소니 드 멜로/이현주 옮김-사랑으로 가는 길》(삼인,2012) 81쪽


코끼리처럼 먹고 마셨어도 내 체중은 확 줄어든 것이었다

→ 코끼리처럼 먹고 마셨어도 내 무게는 확 줄어들었다

→ 코끼리처럼 먹고 마셨어도 내 몸무게는 확 줄어들었다

《야마자키 마리/정은서 옮김-식사는 하셨어요?》(애니북스,2013) 125쪽


체중을 실어 동시에 내려 봐요

→ 몸무게를 실어 함께 내려 봐요

→ 무게를 실어 같이 내려 봐요

《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트윈 스피카 3》(세미콜론,2013) 243쪽


체중이 115킬로그램인 돼지라면 먹이를 345킬로그램 먹었고

→ 몸무게가 115킬로그램인 돼지라면 먹이를 345킬로그램 먹었고

→ 무게가 115킬로그램인 돼지라면 먹이를 345킬로그램 먹었고

《우치자와 쥰코/정보희 옮김-그녀는 왜 돼지 세 마리를 키워서 고기로 먹었나》(달팽이출판,2015) 90쪽


“체중 감량했구나.” “응, 조금 뺐어.”

→ “몸무게 뺐구나.” “응, 조금 뺐어.”

→ “살 뺐구나.” “응, 조금 뺐어.”

→ “몸무게 줄였구나.” “응, 조금 줄였어.”

《니콜 슈타우딩거/장혜경 옮김-나는 이제 참지 않고 살기로 했다》(갈매나무,2016) 16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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