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나서 단 한번도 술을 마시지 않은 남자, Mago.

새해 들어 한번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
뭐...이제 겨우 5일이지만...
감기 때문에 마실 수도 없었다.
또 몸짱 프로젝트를 위해선 더더더 안된다.

한국은 정말 "술 권하는 사회"다.
특히 회사원들은,그것도 영업사원들은 정말 술 마실 일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은 의지"가 있다면 안 마실 수도 있지 않을까?

Mago는 내가 담당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파키스탄 거래선 사장이다.
1년에 한두번씩 한국에 온다.

인천공항 아저씨들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태국 같은 나라에서
사람이 오면, 일단 "불법 취업"을 의심하고, 입국 심사 디따 오래한다.
하루 종일 공항에 잡아 두기도 한다.

前 회사 있을 때,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다.
월드컵 때 태국 거래선들을 초청했었는데,
그 중 한명이 뇌졸증으로 쓰러져서 급히 입원을 했다.
정말 놀러 왔다가 무슨 일인지...

급하게 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을 했고,
그 가족들은 토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비행기로 들어 오기로 했다.

그런데....토요일 아침에 인천공항 입국심사소에저 전화가 왔다.

이 세상 권력을 혼자 다 가진 것 같은 아저씨가 고압적으로 물었다.
" 왜 회사 전화는 아무리 울려도 안 받아요?"

회사에서 발급한 초청장을 보고, 확인 전화를 한거였다.

수선 : 저희 주 5일 근무거든요. 토요일은 휴무예요.
인천공항 : 그럼 어떻게 확인을 하고 이 사람들을 입국시킵니까?
당신이 정말 OOOO 직원인지 브로컨지 알게 뭐야?

정말....기가 막혔다.
결국 당직한테 전화를 했나, 회사 안내센타에 확인을 했나 해서
그 가족들은 입국할 수 있었다.
남편이 남의 나라에서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내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그런 가족들이 인천공항에서 몇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그 인천공항 직원의 마지막 말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평일에 오라고 해요!"

지금 생각해도 부들부들 떨린다. 신문에 투고라도 할 껄 그랬다.

아....파키스탄 얘기를 하다가 말이 옆으로 샜다.
파키스탄 거래선 사장 Mago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술을 마셔본 적이 없단다.

파키스탄에서는 술을 팔지 않지만,
그래도 출장도 자주 다니고, 해외여행도 자주하는데
궁금해서라도 한번 마셔보지 않았을까?

몇번이나 물어봤지만, Mago는 한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마시고 싶은 생각조차 한번 든 적이 없었단다.

그 때, 생각했다.
아..... 술 없어도 잘 살 수 있구나.ㅎㅎ

왜 갑자기 Mago 얘기냐구?

나의 "금주" 의지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다.
평생 한번도 안마신 사람도 있는데,
그 까잇 몇달을 못 참으랴....

그런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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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6-01-06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흘내로 꺽는다에 한 표!! ㅎㅎㅎ

바람돌이 2006-01-06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키스탄이 이슬람 국가잖아요. 아마도 종교적 의지가 이분을 그런 길로 이끈게 아닌가 싶은데.... 게다가 이슬람국가다 보니 별로 술권하는 사회도 아닐 것 같고... 우리하고야 다르잖아요. 저도 열흘내로 꺽는다에 한 표... ^^

2006-01-06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6-01-06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수선님. 저도 새해에 술 한번도 안마셨어요.
근데 저는 오늘 마실려구요. ㅋㅋ
금주의 의지를 너무 굳건히 하지 마시고 때때로 마셔주세요. 간혹 술이 우리를 즐겁게 하는것도 사실이니까요.
헤헷 :)

마늘빵 2006-01-0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술 마셨어요.

코마개 2006-01-0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본인 스스로도 못 믿고 있으면서...저 아저씨 눈 참 선하게 생겼네.
그리고 공무원이 매너 없이 나올때는요, 같이 매너 없게 "야, 너 이름 뭐야."부터 선빵을 날리고 시작하는 겁니다. ㅋㅋ

로드무비 2006-01-0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천공항 그 관계자 정말 한 대 패주고 싶네요.
이 파키스탄 아자씨는 너무 눈빛이 맑고 깊어서......
이번 주말까지만 참고 감기 나으면 다음주에 한잔하시는 게.=3=3=3

moonnight 2006-01-0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 아저씨 정말 선한 얼굴이시네요. 단 한 번도 술을 마시지 않다니, 대단한 의지력이신 거 같아요. 호기심에라도 한 번 해 봤을 만 한데. +_+; 그치만 우리 수선님은 술 한 잔의 달콤함을 익히 잘 알고 계시잖아욧. 과연.. ??? (흐흐. 제가 뭐 수선님의 몸짱 플랜에 딴지를 걸려는 건 아니구용. ^^;) 그건 그렇고 인천공항의 그 직원. 너무했네요. 나름 직업에 충실하다며 뿌듯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_-+ 외국에서 쓰러진 남편, 아버지 소식에 애가 탔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ㅠㅠ

천리향 2006-01-06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끊었다가 마시면 더 마이 마시게되던데......
히히 건투를 빕니다.

2006-01-06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릴케 현상 2006-01-0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마실수있는데^^ 권하는사람만없으면~

kleinsusun 2006-01-06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야, 사실....오늘이 좀 위태해. 그럼 달랑 5일인데...ㅎㅎ

바람돌이님, 파키스탄에서 술 권하면.....죽어요.ㅎㅎ 파는 것도 불법, 사는 것도 불법, 마시는 것도 불법, 몰래 들고 가서 권하면...........무서버용^^

속삭이신님, 그럼요,도움이 된다면요...그런데 몇년 전 일이라 현장감이 다소 떨어져요.ㅎㅎ

다락방님, 저도....지금 사실 "오뎅바에서 사께를 한잔 마셨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간절히.... 그래도 오늘은 참을 수 있어요.ㅎㅎ

아프락사스님, 어제가 올해 첫회인가요? ^^

kleinsusun 2006-01-06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그 왕싸가지 공무원 생각을 하면 지금도....
근데...그런 공무원하고 싸우면 더 피곤하지 않나요? 아예 말이 안통하는 부류던데...쩝

로드무비님, 그죠? 한대 패주고 싶죠? 만약...그런 일 있으면 안되겠지만...또 그런 일이 있으면 정의의 주먹을 날릴꺼예요. 몸짱의 강력한 주먹! ㅎㅎ

moonnight님, 맞아요. 바로 그게 문제랍니다.
술 한잔이 주는 위안과 즐거움과 달콤함을 아는것. 그것이 문제로다.ㅎㅎ

kleinsusun 2006-01-0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노님, 그래요??? 오...한번도 끊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끊은 다음 다시 마셔보고 맞나 말씀드릴께요. ㅎㅎㅎ

속삭이신님, 오...벌써 3회를? 몸은 만들고 계신거죠? ㅎㅎ

자명한 산책님, 그럼 스스로 권하신 적은 한번도 없는거예요? 정~말? ^^

릴케 현상 2006-01-08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없는 게 아니라^^ 안 권할 수 있다는 미래형~
 

05년의 마지막 날, 이은미 콘서트에 갔었다.
생각해 보니 05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간 콘서트였다.

힐튼 컨벤션 센터.
공연시간 6:30 보다 30분 정도 먼저 가서 일찍 공연장에 들어갔다.
앉아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구경하는데,
50~60대 어르신들이 상당히 많이 오셔서 놀랐다.

송년 디너쇼로 착각하신 분들도 있는 것 같고,
초대권이 생겨서 의무적으로 오신 분들도 더러 있는 것 같았다.

공연명은 " MA NON TANTO ".
6집 앨범 제목과 같다.
앨범을 사고도 무슨 뜻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은미 언니의 친절한 설명으로 알게 되었다.

이태리어로 "....,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

예를 들면,
" Allegretto ma non tanto" 하면,
" 조금 빠르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Ma Non Tanto.
어감도 마음에 든다.

6시 30분.
불이 꺼지고,
지각쟁이 입장객들이 허리를 숙이고 들어오고,
밴드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은미 언니는 언제 나오나....하고 있는데
이은미가 <사랑이 지나가면>을 부르며 나왔다.

아....정말 언제나 느끼지만,
정말....감동적일 만큼 노래를 잘한다.
아니 단지 "잘한다"는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이은미는 트로트를 불러도 자기만의 것으로 소화해 낸다.
리메이크한 모든 노래가 명품이 되어 다시 태어난다.

머리를 짧게 자른 이은미는 많이 달라 보였다.
2년만에 처음하는 콘서트.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정말 설레였고, 많이 힘들기도 했다고 한다.

몇곡의 노래가 끝나고,
공연장 화면에 "해인사" 가 나왔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이은미가 말했다.

" 제가...2년 동안 자주 갔던 곳이예요.
해인사에서 머물면서 산도 오르고, 혼자 있는 시간도 가지고,
스님들과 차도 나눠 마시면서 좋은 말씀도 듣고 그랬어요.

이 곳이 없었다면 이렇게 다시 무대에 서지 못했을 꺼예요."

아....이은미가 많이 힘들었구나.
아름다운 해인사 전경을 보면서
가수가 아니라 그저 한 인간으로서의 외로움 같은게 느껴졌다.

해인사 얘기를 들려준 다음
이은미는 <애인...있어요>를 불렀다.

그런데...노래를 부르다가
" 가끔씩 차오르는 눈물만 알고 있죠 그사람 그대라는걸 "
이 부분에서 흐느껴서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눈물이 북받힌 이은미는 뒤를 돌아 크게 흐느끼며 울었다.
간주 후에 이은미는 애써 노래를 계속했다.

<애인...있어요>가 끝나고 이은미가 말했다.

" 죄송합니다. 2년 동안 힘들었던 기억들이 생각나서...
이렇게 여러분을 다시 만날 수 있어 너무 기뻐요."

이은미가 노래를 부르며 흐느낄 때, 나도 같이 울었다.
울먹이는 이은미를 보면서 나도 눈물이 났다.
노래 가사까지....슬펐다.

00년인가 01년에 아주대 체육관에서 한 이은미 콘서트에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이은미는 아주 발랄했다.
락커 같은 긴 웨이브 머리에 캐쥬얼한 차림이었고,
무대를 사방으로 뛰어 다니며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를 무차별적으로 뿜어 냈다.

2년만의 콘서트.
이은미는 많이 차분해져 있었고,
"MA NON TANTO" 라는 공연 제목 처럼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노래에 감정을 뿜어 내고,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공연 분위기를 끌고 나갔다.

9시쯤 공연이 끝났는데,
이은미가 어떻게 10시에 또 공연을 할지 걱정스러웠다.
정말 열정적으로 노래를 했고, 또 펑펑 울었고,
땀을 비오듯이 흘렸고, 게다가 2년만의 콘서트라 긴장도 좀 한 것 같았다.
정말...대단한 체력이다.
공연 뒷풀이에선 술도 많이 마시겠지? ㅎㅎ

05년의 마지막 날을 잊지 않게 해줄 기억에 남을 콘서트였다.
은미 언니,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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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01-05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인...있어요, 들을 때 마다 눈물나요. 라이브로 보고 들었으니 정말 절로 눈물이 날 법하네요. 수선님은 섣달 그믐을 그렇게 보냈군요 ^^
판타스틱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야클 2006-01-05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 그런 노래가 있어요? 함 들어봐야겠네. ^^

mong 2006-01-05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앨범 제목도 그렇고 놀랄만큼 절제된 모습이
좋기도 하고 궁금했는데...그런 고통끝에 달라진 거군요
저도 가고 싶던 공연이었는데 후기로 만족을~~ ^^

마늘빵 2006-01-05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은미를 보셨군요. 진정한 라이브 가수. 이은미, 도원경 이런 사람들 공연을 봐야돼요. 부럽습니다. 전 19일에 드림씨어터 보러가요. 드림씨어터 아시나....?

천리향 2006-01-05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좋으셨겠어요...저도 들어보고 싶군요.

저도 05년 마지막 날 밤 12시 넘어가는 순간에 막 울었었어요.
'너는 내 운명' 비됴 빌려보면서 새해를 맞이했는데 넘 슬퍼더라고요.

kleinsusun 2006-01-0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님도 <애인....있어요>를 듣고 눈물을 흘리시는군요.
콘서트에서 직접 들으니, 그것도 이은미가 실제로 흐느끼니까 저도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플레져님도 판타스틱하게 한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셨죠?

야클님, <애인...있어요>는 제 핸펀 벨소리이자, 칼라링이랍니다.호홋.

mong님, 아....mong님도 "절제"를 느끼셨군요. mong님도 콘서트 보셨으면 좋았을텐데.... 서울 공연은 끝났고 의정부 공연은 어떠세요? 집에서 너무 뭐나요?^^

아프락사스님,우째..."드림씨어터"를 몰라요. 19일에 멋진 콘서트 즐기세요!

지노님, <너는 내 운명> 보면서 많이 우셨군요. 전...안 울었는데...ㅎㅎ
그런데...그런데....이 세상에 그렇게 최악의 상황에서도 한 여자를 끝까지 사랑하는 남자가 있을까요? 궁금...

moonnight 2006-01-0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은미씨 공연 한 번도 못 봤네요. ㅜㅜ 입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수선님도 무척 공감하신 공연이었나봐요. 함께 눈물을 흘리실만큼. 전 섣달그믐날 술과함께 보냈는데 ^^; 아, 공연 가고파요. ;;

천리향 2006-01-0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원체 감정이입이 심한 인간이여요.
왠만한 드라마만 봐도 막 울어제끼니 원...
글고
이 세상에 그렇게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는 남자는 있겠지만
"끝까지", 그러니까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은하씨가 죽지 않고 기적적으로 에이즈가 치료되서
석중씨랑 알콩달콩 살다보면 강물같은 시간이 흘러 자식새끼도 생기고,
이런 저런 문제로 지지고 볶고, 이전의 "너 없인 못 살아" 도 잊어버리게 될 테고...


깍두기 2006-01-0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
콘서트 가고 싶다 가고 싶다 가고 싶다 가고 싶다......

kleinsusun 2006-01-05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Ma Non Tanto 공연 대구에서도 한답니다.^^ 강추!

지노님, 저도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자주 울어요. 근데 <너는 내 운명>은 AIDS를 그저 신파를 위한 소재로 사용한 거 같아서 쪼끔....거부감이 느껴졌어요.^^

깍두기님, 공연 가세용, 가세용, 가세용..............
 

오늘 감기가 더 심해졌다.
하루 종일 콜록콜록. 기침이 폭발적이었다.

조퇴를 할까...생각했지만,
분위기도 안 좋은데 연초부터 조퇴하고 그러면
영업사원이 "naive"하다는 말 듣기 딱 좋다.

오전 내내 참고 있다가
오후에 안되겠다 싶어서 회사 앞에 있는 내과에 갔다.

진료실에 들어가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의사 샘도 대답했다.
"새해엔 좋은 일 많으셔야죠. 결혼도 하시고!"

난 깜짝 놀랐다.
Chart에 결혼 여부도 써 있나?
이 병원에 몇번 간 적이 있어서 얼굴은 서로 알고 있다.

난 그냥 슬쩍 웃어 넘기며 대답을 대신했다.
의사 샘의 말이 이어졌다.(40대 후반의 여자 의사다.)

" 요즘 결혼을 많이들 늦게하쟎아요.
그런데....아이를 생각하면 빨리 하는게 좋아요.
저도 아이를 서른 넘어서 낳았거든요.
그런데 아이랑 나이 차가 많이 나니까 애랑 놀아 주기도 힘들고
체력도 딸리고 안좋은게 많아요. 얼른 결혼하세요!"

난...솔직히 기가 막혔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들었다.
빨리 진료를 하기를 기다리며...

곧 증상을 묻고는,
몇가지 약 이름을 종이에 휘갈겨 쓰셨다.

"5일치 처방해 드렸으니까, 약 잘 챙겨드세요."

이것도 잘못된 의학상식이겠지만(마태님께 물어봐야 겠다.)
감기엔 주사가 직빵이라는 오랜 믿음이 있는 나는
질문을 했다.

" 선생님...주사는...?"

샘이 또 뜻밖의 대답을 하셨다.

" 감기에 처방하는 주사는 해열제예요. 맞을 필요가 없어요.
주사가 몸에 좋은게 아니예요.
결혼하고 애기 데리고 소아과 다니게 되면
주사 쓰지 않고 치료하는 의사를 찾아 다니세요!"

샘은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씀하셨다.

얼떨떨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아...네...안녕히 계세요."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면서 생각했다.

그런데...왜...그런 말을 하지?
결혼이라는건 아주 사적이고 개인적인건데,
몇번 본 사람에게 그렇게 교장선생님 훈화말씀처럼 해도 되는걸까?

또 결혼, 더 나아가 삶의 방향성과 목표가 오직 애한테 있는것 처럼 그런 말을....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노력하면) 생각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나한테만 그런 말을 하는지,
평소 친하다 싶은 환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의사 샘은 그저 심심하셨던걸까?
아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지한 충고였을까?
진지한 충고였다면 왜 받아 들일 준비가 안 되어있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충고를 하실까?

오늘 상태가 좋았다면(감기로 말할 기운이 없었다),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선생님, 그건 나이 보다 부모의 성격이나 에너지 수준에 달린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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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1-0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대 후반의 여자의사 선생님 - 그리고 뭐 자주 가니까 얼굴도 알고 그냥 친근하게 말씀하신거겠죠 뭐.... 근데 저도 나이많아서 애 낳았는데 에너지 딸리는거 맞아요. 애들 에너지 못 따라가겠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낳은 애는 이렇게 안좋은 점도 있지만 또 훨씬 부모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는 측면도 있지요. 예린이랑 해아 키우면서 든 생각- 아마 내가 20대에 얘들을 낳았다면 아이들때문에 희생되는 내 생활이 아까워서 무지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근대 20대에 실컷 놀고 30대에 낳으니까 그런 생각은 아무래도 좀 덜해요. 세상사 다 좋은 면도 있고 안좋은 면도 있는거니까.... ^^
근데 감기 빨리 나으세요. 요즘 감기는 어찌나 오래 가는지....

하이드 2006-01-04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라부 선생이 생각나요.
잘 모르겠어요. 지금 내가 선택한 삶에 후회가 없기를 바랄뿐이에요.
(내심 속으로는 후회 절대 안하지, 라고 생각 하고 있지만서도;;)
남들 신경 안쓰면 삶이 완전 편해진다고 마돈나언니가 그랬어요.

mong 2006-01-0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 얼렁 나으시길~
저는 지금 인후염 걸려서 고생하고 있어요 ㅜ.ㅡ
새해 초부터 감기바람이네요~

BRINY 2006-01-04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나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매일 보는 사람도 아닌 데 그냥 그러려니하고 한번 싱긋 웃어주세요.

코마개 2006-01-04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트에 결혼 여부 여자는 써있어요. 약을 쓸때 중요한 사항이거든요. 임신가능성.
그냥 그런말 그러려니~~흘려버려야지 아그럼 정말 못살아요.
그리고 주사는 되도록 맞지 않는게 좋은거라더군요. 되돌리기에는 약물 보다 어렵고, 부작용 측면과, 기타 등등

moonnight 2006-01-0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가 더 심해지셨군요. 이를 어쩌나. 오늘은 좀 괜찮으신지. 그 의사 선생님. 나름대로 친절하고자. ^^; 하신 말씀인데 듣기에 따라선 좀 기분나쁘셨겠어요. 몇년전 1년정도 진단방사선과에 다녔었어요. 거기 원장님(남자), 마지막 진료날에 저한테 얼른 결혼하라시며 지금 당장 결혼해서 임신해도 이미 노산-_-이니 아기가지면 꼭 와서 3차원 초음파 찍어야 한다고 하시던데요. 흐흐 ^^ 따뜻한 거 많이 드시고 식사 든든히 하시고 감기 얼른 나으셔요. ^^

2006-01-04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천리향 2006-01-04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의사 샘은 그저 심심하셨던걸까?"
: 네, 3평 남짓한 진료실 안에 하루 종일 앉아 있으면 참 지루하지요.
그래서 그 심심함을 아는 다양한 환자들이 이런 저런 인생상담을 받으러 옵니다.
성생활이 잘 안된다는 60대 할아버지부터 술 퍼먹고 행패부리는 남편때매 홧병난 아줌마에, 여친의 사후 불임약을 지어달라는 까까머리 중학생까지...
그래서 이런 저런 상담을 몇 년씩 해주다보니 인이 베겨서
전혀 상관없는 감기 환자의 인생까지 함부로 간섭하려고 하는 버릇이 생긴 거 같습니다. 근데 요즘은 수선님같은 감기환자들이 넘 많아서리 심심할 틈이 없을텐디......히히 장사가 잘 안되나 봅니다.

참, 저는 환자가 '으사님, 며칠 전에 우리집 벤지가 새끼를 낳았어요' 라고 하면
챠트에 '벤지가 새끼를 낳았다고 함' 이라고 기록해 두었다가
다음에 그 환자가 오면 '벤순이는 잘 커고 있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환자가 참 좋아합니다. 히히
(이런 것을 '상업적 수단' 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2. 감기
는 아시다시피 "바이러스의 침입" 에 의해 생기는 것이므로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아닌 다음에야 증상을 좋게하는 약을
쓸 수 밖에 없는데 의사마다 약 쓰는데 약간의 차이가 있습죠.
위의 경우처럼 '해열진통제 주사는 맞을 필요가 전혀 없어요' 하면서 먹는 약에만 해열진통제를 넣어주는-이거까지 안 넣어주는 의사는 아마 없을 듯- 양심적인 의사가 있는가 하면 '오죽 힘들면 병원까지 왔겠냐' 싶은 생각에 '어차피 시간 지나야 낫는 거니까 몸이나 편하게 주사 한 방 맞고 가시오' 하는 해열진통제 주사 남용형까지 다양합니다. 저는 후자에 속하는데 해열진통제 한 방 맞았다고 무슨 진통제 중독이 되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부작용이 없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사를 놔주나 안놔주나 환자가 내는 돈은 3000원으로 똑같고 병원에서 버는 수입은 의료보험공단에서 300원인가 더 받는데 주사 놔주는 간호사의 임금비도 안 나옵니다. 그러니 돈때문에 주사 놔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kleinsusun 2006-01-0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는요.... 에너지는 넘치는데 심리적 안정이 안되요.ㅎㅎ
전 갈수록 더 에너지가 넘치는 거 같아요.^^

하이드님, 맞아요.남들 신경 안쓰면 정말 삶이 편해지죠. 마돈나 언니는 정말 배울 점이 많다니깐...^^

mong님, 인후염 걸리셨어요? 우째.... 이빈후과 다니세요?
이번 감기 정말 독하네요. mong님도 푹 쉬시고 감기 빨리 나으세요!

kleinsusun 2006-01-04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네...안 그래도 빙긋 웃으며 인사하고 나왔어요.ㅎㅎ

강쥐님, 도대체 직업이 뭐예요? 궁금타... 강쥐님은 정말 모르는게 없다니깐요.^^
알라딘 마일리지 계산할 때는 수학샘인지 알았어요.음하하

moonnight님, 진단방사선관에 다니셨다는게 거기서 일을 하셨다는거죠?
전 아파서 일년이나 다니셨다는 말로 첨에 읽고 놀랐어요. ㅎㅎㅎ

kleinsusun 2006-01-04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노님, 아....지노님 설명을 들으니 상황이 이해가 되는군요.
평소에 상담을 많이 하다 보니 습관이 되고, 덕담으로 새해 결혼도 하고 복 많이 받으라고 하다가 말이 길어졌다....아하!!! 역시..."알면 사랑한다"고 이해가 되네요.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담에 지노님께 진료를 받으러 한번 가야 겠어요.ㅎㅎ
 

어제,그러니까 06년 1월 1일, 의욕적으로 헬스에 등록했다.

05년 12월.
정말 태어나서 가장 송년회를 많이 했던 해였다.
사회적 연륜(?) 만큼 송년회가 많아지는걸까?

살이 쪘다는 말을 정말 수도 없이 들었다.
심지어...상무님은 이렇게 물으셨다.

상무님 : 성대리, 신장이 안 좋아?
수선 : 네? 신장~요?
상무님 : 그래, 요즘 볼 때 마다 얼굴이 부어있네.

그 말을 듣고 굉장한 심리적 충격, 아니 쇼크를 받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년회는 계속되었고,
난 아예 두려워서 12월엔 한번도 몸무게를 재보지 않았다.

새해 아침,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엄마 : 딸아, 새해에는 2가지만 해다오.
수선 : 뭔데?
엄마 : 하나는 결혼하는거고, 하나는 살 빼는 거.

엄마의 말에 상무님의 "신장" 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결혼이야 해마다 하는 말이니까 그렇다 치고,
엄마가 새해 목표로 내걸만큼 그렇게 내 상태가 심각한걸까?
쇼크를 뛰어 넘어 패닉에 빠졌다.

헬스클럽에 전화를 했다.

OO휘트니스 : 안녕하세요,OO휘트니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선 : 예...오늘 하나요?
OO휘트니스 : 오늘은 접수업무만 하고 있습니다.
수선 : 아 네.....

1월 1일에 전화를 받아서 이상하다 했는데, 접수 업무만 한단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당장 등록을 안하면 미적미적하다가 안 나갈꺼 같아 역부리 나갔다.

스포츠센타를 의욕적으로 1년 끊었다가 날린 적이 있어
일단 1달만 끊었다. 회원카드를 받아 들고 집에 오는데 왠지 뿌듯했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사람은 나만이 아닌가 보다.

오늘 하루 종일 감기기운으로 고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욕적으로 갔는데,
헬스클럽에 들어선 순간 기절할 뻔 했다.

정말 사람들이 드글드글했다.
그 많은 러닝머신에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락카도 다 차서 보조 락카를 쓰라고 했다.헉!!!
한적하고 편해서 선택한 헬스클럽인데....

오늘 몇십명이 등록했다고 한다.
직원들은 탈의실 위치를 설명하고 사물함을 지정한다고 바빴다.
수많은 신규회원들이 두리번거리며, 어설픈 몸짓으로 운동을 했다.

난 두려움을 억누르며 체지방 분석을 했다.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프린트된 숫자를 보는게 무진장 두려웠다.

프린트된 숫자를 보고는 다시 한번 놀랐다.
밤새 파티를 하며 먹고 마신 후,
아침에 체중계 위에 선 뚱띵이 브리짓 존스도 이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꺼다.
하긴...그렇게 먹고 멀쩡하기를 바라는 것도 욕심이지...
어찌 보면 이 정도면 양호하다.

트레이너가 해야 할 운동과 음식 조절을 길게 설명해서 열심히 들었으나,
모르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실....내가 강의를 할 수도 있다.ㅎㅎ
다이어트 관련, 또 Body for Life 같은 운동 지침서를 10권도 넘게 읽었다.

앞으로 3달 동안은, 그러니까 1분기는 운동만 죽어라 하기로 했다.
달리고, 지쳐 쓰러져서 자고, 또 달리고...그렇게...
(이렇게 말하니까 내가 무슨 "달려라 하니"가 된 것 같다.)

오늘 헬스클럽에 등록한 수십명의 신규회원들을 보면서,
그 중 하나인 나를 거울에 비쳐 보면서 생각했다.

제발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
몸짱으로 태어나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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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6-01-0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짱으로 거듭나세요^^ 운동 열라해서 몸도 변하고 인생도 변하는 사람들 많잖아요~건강에 투자하는 건 손해가 없답니다! 오직 보답만 있을 뿐...아자아자-홧팅이요!

바람돌이 2006-01-03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라 해도 저는 뭐 변변한 결심 하나 없는데....
저는 수선님 얼굴봐도 딱 보기좋더만 뭐... 하기야 제 기준으로 보면 안되겠죠. ^^
내년에 몸짱으로 다시 태어나세요. 얼굴은 이미 짱이니 몸짱까지 갖추면 이야~~~

하이드 2006-01-0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랑 똑같애요. -_-;; 1월1일 아빠에게 전화와서, '딸아, 새해에는 살 빼라' ' 네, 아빠' ' 일도 열심히 하지만, 더 열심히 해라.' 네, 아빠' ,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 하고' ' 그건 아니구요, 아빠' '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 하는 것 생각해보고' ' 그것두 아니구요, 아빠'
이상 1월1일 아빠와 딸의 대화였습니다.

아영엄마 2006-01-03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몸짱 수선님을 기대하고 있을께요~ ^^

마늘빵 2006-01-0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이에요. 수선님. 경험상 하루 한시간씩 러닝머신 꾸준히 하면 살빠집니다. 저녁은 5시반까지만 드시고, 물을 하루 일리터 이상씩 드시고 - 이리터라고 하는데 그렇게 먹긴 힘들고요 - 군것질 금지입니다. 술도 하시면 안되요. 일찍 주무시구요. 그럼 6개월만 지나면 쭉 빠져있을거에요. 작년에 제가 이렇게 했어요.

야클 2006-01-03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에도 계속 달리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이는 페이퍼군요. ㅋㅋㅋ

플레져 2006-01-0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건강한 2006년 보내세요.
할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일과 사랑에서 짱 되시기를!!

mong 2006-01-03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그 결심이 꼭 좋은 결과로 남도록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아자!

kleinsusun 2006-01-03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친아이님, 격려 감사합니당^^
맞아요. 몸도 변하고 인생도 변하는 사람들 많죠. 몸짱 아줌마처럼요.ㅎㅎ
몸짱 되면 배꼽티 사진 올릴께요.음하하하. 홧팅!

바람돌이님,최근 사진을 안보셔서 그런 것 같아요.ㅎㅎ
오늘 서울 오시죠? 이미 기차 안에 있으시려나?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되세용!^^

하이드님, 음....대화가 정말 흡사하군요. 차이가 있다면...저는 그냥 "네" 그런답니다.말이 길어지는게 싫어서.ㅎㅎㅎ 하이드님, 우리 같이 몸짱이 되자구요, 아자!

kleinsusun 2006-01-03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감사합니다. 제 계획은 레게머리에 배꼽티, 힙합바지를 입고 여름휴가를 떠나는 거랍니다.
갈 수 있겠죠? ㅎㅎ 홧팅!

아프락사스님, 아....님의 근사한 얼짱, 몸짱 외모가 쉽게 이루어진 게 아니었군요.
선배로서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야클님, 그럼요, 새해에도 계속 달려야죠! 술잔을 놓고 러닝 머신 위에서요.ㅎㅎ

플레져님, 일과 사랑의 짱. 우와...듣기만 해도 근사한데요. 짱 까지는 못 되더라도 일과 사랑 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시퍼요.^^

mong님, 와....응원해 주시니 힘이 나요. 목표체중에 도달하면 응원해 주신 mong님께 기분 좋게 쏠께요.ㅎㅎ

드팀전 2006-01-03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반에 무리하지 마세요.항상 욕심이 화를 부르나니..
지난 해 담배 끊고 (1년 됐네 그러고 보니..ㅋㅋ) 하반기부터 운동은 시작했는데 ..한동안 좀 빠지더니...요 몇달 주춤거리면서 조금 느는 추세를 보입니다.아무래도 아무래도 음식조절의 실패인 듯 합니다.초반 3달 동안은 음식도 기록해가면서 조절했는데 그 후엔 기록하진 않거든요.그렇다보니 기준보다 더먹나봐요...ㅜㅜ
체지방보다 근육량이 더 나가기때문에 근육이 붙어서 그런거라는 체육관 트레이너의 말이 조금 위안이 됩니다만..그래도 앞으로 5킬로 그램은 더 빼고 싶은데..
근데 너무 좋은 헬스장 다니시는거 아닌가요? 그정도로 사람이 많다니...
저희동네 헬스장은 별로 사람 많지 않던데...새벽에 다녀서 그런가.
전 아침에 출근전에 운동해요.5시 30분에 기상해서리....열심히..헉헉.

마태우스 2006-01-03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미모에 몸짱까지 되려구요? 그럼 저랑은 이제 안놀아주겠네요 흑...

마늘빵 2006-01-03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기 많으신데요?!

moonnight 2006-01-03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말씀에 절대 동감입니당 ;; 몸짱되어도 놀아주셔야지 돼요. ^^; 흠. 저도 옛날-_-에 헬스클럽 한 번 등록했던 적 있었죠. 사람이 느무느무 많아서 새벽이랑 늦은 밤아님 러닝머신 절대 안 비는. 줄서서 기다려야 되는 그런 분위기였던지라 석달끊어놓구서 한달 나가는둥 마는둥 하다가 흐지부지. ;; 우리 수선님 스트레스받지 마시구요. 즐겁게 운동하시길 바래요. ^^

marine 2006-01-0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제가 작년에 다이어트에 성공했는데요, 아프락사스님 말씀대로 하면 3개월만 해도 확실히 빠져요
저도 다른 거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런닝머신에서 걷기나 뛰기만 1시간 씩 했거든요
그런데 직장 생활 하시는 분들은 회식 때문에 식사 조절하기가 좀 힘드실 거예요
신동아에서 유명 순환기 내과 교수들을 인터뷰 했는데 자신들의 체중 조절 원칙 중 대부분이 저녁 회식을 피한다, 가 들어 있더라구요
심지어 저녁을 굶는다는 말까지 있는 거 보고, 의사들도 정석대로만 빼지는 않는구나 싶어어 많이 웃었답니다
하여간 열심히 하셔서 원하는 몸매 만드세요!!

코마개 2006-01-0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스는 정말 꾸준히 하기 힘든데. 뛰는 동안 무지 심심하거든요.
이놈의 살들은 나이들수록 잘 빠지지도 않아요.

kleinsusun 2006-01-03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와...의지의 한국인이군요. 담배도 끊고 같은 해에 체중 조절까지....
좋은 헬스장 아니구요 그냥 동네에 있는 헬스장인데 퇴근하고 8:30 쯤 갔더니 미어 터지더라구요. 전 8시까지 출근이라 아침에는 운동하기가 어렵거든요.
5kg 더 감량하신다구요? 상당히 거구이신듯...ㅎㅎ
드팀전님, 우리 감량에 꼬~옥 성공해서 <나의 감량 성공기>를 쓰자고요.홧팅!

kleinsusun 2006-01-03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마태님과는 몸짱이 아니라 미스 유니버스가 되어도 놀아드릴께요.음하하하

아프락사스님, 이 놈의 인기는 수그러들줄을 몰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님, 처음 등록하시면서 통 크게 세달을 끊으셨군요.
헬스 직원이 막 꼬드겼죠? 아님 1달은 아예 등록이 안되거나. ㅎㅎㅎ
전 예전에 1년 끊고 크게 손해 본 적이 있어서 한달만 등록했어요.
오늘은 감기가 더 심해졌어요. 지금....쌍화차를 마시고 있답니다.ㅎㅎ

이리스 2006-01-0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저도 새해에는 꼭 살을... 울 엄마도 절 보시고.. 살좀 빼... 라고 ㅠ.ㅜ
오늘 아침에도 임원 한 분에게 그런 말을.. -_-;;; 으윽..

kleinsusun 2006-01-03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 다이어트에 성공하신 나나님도 저의 선배이시군요.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맞아요.회식이 문제예요. 12월에 거의 매일 있는 송년회가 치명적이었답니다. 당분간 저녁에 술을 마시지 않으려구요. "당분간"이 얼마나 될지...ㅎㅎ

강쥐님, 전 헬스 몇번 해봤는데요, 근육 운동은 재미있어요. 저한테 잘 맞는거 같아요. 근데...지금은 일단 지방을 연소해야 하므로 무식하게 뛰어야 한답니다.ㅎㅎ

kleinsusun 2006-01-03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 구두님, 님도 저랑 비슷한 상황이시군요.
낡은 구두님도 동참하시죠. 우리...최소한 늦은 밤에 곱창은 먹지 말자구요.ㅎㅎ

로드무비 2006-01-03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좀 통통한 모습이 좋아 보이는데!
삐쩍 마른 건 싫어욧.
-- 뚱뚱 여사

kleinsusun 2006-01-03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통통을 넘어서서 하는거예용.
근데 오늘 감기가 심한데 다이어트 한다고 점심에 죽을 먹었다가 배고프고 힘없어서 고생했답니다. 너무 무리를 했나봐용.ㅎㅎ

2006-01-04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는 억수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영업사원의 인격은 실적.
이번 달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다.
아침부터 깨지고 큰소리를 들었더니, 하루 종일 긴장이 되고 몸이 힘들었다.

수경이 부부랑 약속이 있었다.
셋이서 맛있는 저녁을 먹기로 했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기쁘게 만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었다.
기쁘게, 즐겁게, 여유 있게, 재미있게 만나야 하는데
하루 종일 눈치를 봤더니 기분은 축축 늘어지고 몸도 힘들었다.

수경이 한테 전화를 해서 미안하지만 약속을 연기하자고 했다.
디따 미안했지만, 만나서 축 늘어져 있는 것 보다는 낫다고 자체 판단을 했다.
(미안해, 수경아!)

그리고......우울한 기분을 달래러 가볍게 한잔 하러 갔다.
나는 럭셔리한 칵테일바 보다 오뎅바나 이자까야를 좋아한다.
오뎅이나 나베 같은 안주도 환장하게 좋아하고, 사께를 좋아한다.

아담하고 조용한 이자까야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메뉴를 고심하며 보고 있는데,
우리 앞테이블의 남녀가 하는 말이 카랑카랑 귀에 들어왔다.

안 들으려고 해도 너무 잘 들렸다.
음....애정문제를 그렇게 크게 떠들면 안 되는데....

남자는 여자를 "누나"라고 부른다.
액면상으로도 여자가 몇살 더 많아 보였다.

남자는 작은 목소리로 두런두런 얘기를 하고
여자는 그 말을 듣고 큰 소리로 반응한다.
"뭐야? 미쳤어.미쳤어. 걔는 널 이용하는 거라구."
"정신 차려! 걔는 널 좋아하는게 아니라니까."
"확 깬다 깨, 그러고도 걔가 좋냐? 바보 아니야?"

여자의 반응이 격렬했다.
아무래도.....약간의 감정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여자가 후배로 보이는 남자를 좀 좋아하는 것 같기도....

남자의 문제는 이렇다.
옛날 여자친구를 다시 만나고 있다.
그 옛날 여친은 유부녀다.

우리 앞테이블의 여자와 남자,
둘 다..... 좀.....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1. 왜 그 남자는 자기의 애정문제를 그렇게 미주알 고주알 다 얘기할까?
- 그 남자는 여친의 사진까지 보여 주었다.
그렇게 다 얘기하고, 사진까지 보여 주고 도대체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걸까?
또, 어쨌거나 자신의 얘기를 듣는 사람이 큰소리로 자신의 여친을 비난하고 있는데
계속 듣고 있는 이유는 뭘까?

2. 그 여자는 왜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까?
- 그 여자의 판단의 근거는 그 남자로부터 들은 말이 전부.
그 남자의 여친을 한번 본 적도 없고, 그 남자의 말이 전부 다 사실인지도 모르는데
왜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까?
- 남의 애정문제에 그렇게 직접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을까? 나중에 원망 듣게 될 수도 있는데....
- 만약 그 여자가 자신에게 고민을 말하는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렇게 까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 "걔는 널 이용하는 거라구!" 소리까지 지르면서....

사실....나도 그 동안 연애 상담을 많이 했었는데,
어제 앞 테이블 남녀를 보니 그게 참 쓸데 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 보다.....
남의 일에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두렵게 느껴진다.
몸을 사리게 되는 건....나이가 든다는 걸까?
아님 삶이라는 게 그리 단순하거나 명확하지 않다는 걸 슬슬 배우게 된걸까?

만약 내가 어제 그 여자의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뭐라고 말했을까? 글쎄다....

p.s) 어제 오랜만에 깨지고 스트레스를 대용량으로 받았다.
오늘 생각해 보니....그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을 일은 아니었는데.....

아까 필리핀에서 "dried Mango"가 배달되었다.
필리핀 출장 갔을 때, 먹으면서 계속 맛있다 그랬었는데
그걸 기억한 거래선 담당자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망고 두 상자를 보냈다.

난 씩 웃으면서 팀장님한테 말했다.
"망고 한 상자 댁에 가져가서 드시죠. 맛있어요."

나머지 한 상자는 뜯어서 팀 사람들하고 나눠 먹었다.
K과장은 맛있다고 몇 개를 연속해서 먹더니,
느끼하다고 뭐라고 한다. ㅎㅎ

이렇게 며칠 안 남은 05년이 간다.
지지고 볶고 하면서.....As alw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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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향 2005-12-27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술을 참 좋아하는데
이전에 '비린내나는 정종'을 마신 뒤로 정종은 안 마십니다.
'영업사원의 인격은 실적' --->오오 그렇군요.
제 인격은 '환자수' 가 될려나?

코마개 2005-12-27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비린내 나는 정종이 복껍질 태워서 넣는...그거 아닌가?
남의 애정에 간섭할 필요 없어요. 어차피 입아프게 얘기 해봐야 지맘대로 할걸.(정확한 표현은 지 꼴리는 대로 할걸 뭐)
그냥 지 애정행각에 대해 말하면 조금 들어준 후 쌩뚱 맞은 표정으로 "근데?"라고 대꾸해 주면 됩니다.

moonnight 2005-12-27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수선님. 수고많으셨어요. 토닥토닥.. 망고 드시면서 툭툭 털어버리세요.
그리고 음.. 그 커플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감정이 개입된 것이 맞는 거 같네요. ^^; 후배남자는 정신적으로 어린 거 같구요. 그래요. 무슨 문제라 하더라도 오른쪽이다. 왼쪽이다. 이제는 명확하게 나뉘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애정문제는 더. 설사 내가 이 쪽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니. 얘기한다 해도 상대가 맘속으로 반대쪽이라 생각하고 있다면 결국은 그쪽으로 가게 되는 것 같구요. 때로는 상대가 그냥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생각하게 돼요. 꼭 제 충고가 필요했던 것 보다는..
힘들었던 일들은 다 잊으시고, 남은 며칠 마무리 잘 하시고 해피뉴이어 ^^

BRINY 2005-12-27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인격은 애들 성적이 될라나요?
성적사정하는데, 노력상 대상자가 많아서 기쁘기도 하고, 그만큼 1학기때 바닥을 기었다는 소리가 되서 착잡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천리향 2005-12-2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재뿌시레기가 붙은 건데기가 하나 들어있긴 했었어요.
원래 그 정종은 비린내가 나는 건가보죠?
이참에...강쥐님, 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울보 2005-12-2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오늘은 기분괜찮으신거지요,
화이팅!!!!!!!!!!

플레져 2005-12-2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의 애정사에 관여하는 거 잘해야 본전인데...
토닥토닥. 망고드시고 남은 올해 마무리 잘 하셔요 ^^

코마개 2005-12-2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노님 방가~~추운날 그냥 데운 정종 한컵에 오뎅국물만 있으면 따땃해집니다.
데운 정종에서 올라오는 알콜냄새~~크.

끼사스 2005-12-28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쯤 되면 유사연애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요? ^^:

로드무비 2006-01-0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낌이 좋아요. 그죠?
올 한 해 모쪼록 수선님의 한 해가 되기를!^^

2006-01-02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