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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그러니까 06년 1월 1일, 의욕적으로 헬스에 등록했다.
05년 12월. 정말 태어나서 가장 송년회를 많이 했던 해였다. 사회적 연륜(?) 만큼 송년회가 많아지는걸까?
살이 쪘다는 말을 정말 수도 없이 들었다. 심지어...상무님은 이렇게 물으셨다.
상무님 : 성대리, 신장이 안 좋아? 수선 : 네? 신장~요? 상무님 : 그래, 요즘 볼 때 마다 얼굴이 부어있네.
그 말을 듣고 굉장한 심리적 충격, 아니 쇼크를 받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년회는 계속되었고, 난 아예 두려워서 12월엔 한번도 몸무게를 재보지 않았다.
새해 아침,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엄마 : 딸아, 새해에는 2가지만 해다오. 수선 : 뭔데? 엄마 : 하나는 결혼하는거고, 하나는 살 빼는 거.
엄마의 말에 상무님의 "신장" 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결혼이야 해마다 하는 말이니까 그렇다 치고, 엄마가 새해 목표로 내걸만큼 그렇게 내 상태가 심각한걸까? 쇼크를 뛰어 넘어 패닉에 빠졌다.
헬스클럽에 전화를 했다.
OO휘트니스 : 안녕하세요,OO휘트니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선 : 예...오늘 하나요? OO휘트니스 : 오늘은 접수업무만 하고 있습니다. 수선 : 아 네.....
1월 1일에 전화를 받아서 이상하다 했는데, 접수 업무만 한단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당장 등록을 안하면 미적미적하다가 안 나갈꺼 같아 역부리 나갔다.
스포츠센타를 의욕적으로 1년 끊었다가 날린 적이 있어 일단 1달만 끊었다. 회원카드를 받아 들고 집에 오는데 왠지 뿌듯했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사람은 나만이 아닌가 보다.
오늘 하루 종일 감기기운으로 고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욕적으로 갔는데, 헬스클럽에 들어선 순간 기절할 뻔 했다.
정말 사람들이 드글드글했다. 그 많은 러닝머신에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락카도 다 차서 보조 락카를 쓰라고 했다.헉!!! 한적하고 편해서 선택한 헬스클럽인데....
오늘 몇십명이 등록했다고 한다. 직원들은 탈의실 위치를 설명하고 사물함을 지정한다고 바빴다. 수많은 신규회원들이 두리번거리며, 어설픈 몸짓으로 운동을 했다.
난 두려움을 억누르며 체지방 분석을 했다.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프린트된 숫자를 보는게 무진장 두려웠다.
프린트된 숫자를 보고는 다시 한번 놀랐다. 밤새 파티를 하며 먹고 마신 후, 아침에 체중계 위에 선 뚱띵이 브리짓 존스도 이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꺼다. 하긴...그렇게 먹고 멀쩡하기를 바라는 것도 욕심이지... 어찌 보면 이 정도면 양호하다.
트레이너가 해야 할 운동과 음식 조절을 길게 설명해서 열심히 들었으나, 모르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실....내가 강의를 할 수도 있다.ㅎㅎ 다이어트 관련, 또 Body for Life 같은 운동 지침서를 10권도 넘게 읽었다.
앞으로 3달 동안은, 그러니까 1분기는 운동만 죽어라 하기로 했다. 달리고, 지쳐 쓰러져서 자고, 또 달리고...그렇게... (이렇게 말하니까 내가 무슨 "달려라 하니"가 된 것 같다.)
오늘 헬스클럽에 등록한 수십명의 신규회원들을 보면서, 그 중 하나인 나를 거울에 비쳐 보면서 생각했다.
제발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 몸짱으로 태어나자, 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