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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일
바르트 무이아르트 지음, 한경희 옮김 / 낭기열라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교훈이나 희망이 아닌, 무심한 시간과 공간사이에 고여 있는 차디찬 외로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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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1-2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도 이 책을 읽으셨군요!!

그리고, 오랜만이에요!

mong 2011-01-25 16:58   좋아요 0 | URL
다락님이 환영해 주시니 왠지 으쓱으쓱한 이 기분은 뭘까요 ㅎㅎ

진주 2011-01-21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마음이 강팍해서 교훈은 귀에 잘 안 들어오는데..그렇다고 너무 차가운 이야기면 어떡하죠? 외로운 거 좀..무서운데..ㅎㅎ 몽님 방가방가~

mong 2011-01-25 16:59   좋아요 0 | URL
진주님 오랜만이죠! 덥썩
좀 외롭고 건조하지만 좋은 소설이니까 마음에 드실꺼라고 믿어요 :)

2011-01-25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5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군인은...의 저자 사샤는 어느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다
"책은 완전히 압도하고 뒤집어엎을 수 있어야 합니다. 평상시의 감정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큰 소리로 웃을 수 있고, 펑펑 울 수 있고, 우리의 모든 감각을 그 정서로 휘두를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다른곳에서도 읽은 적이 있고 한편으로 이해도 간다
그리고 사샤와 같은 기준에서 본다면 이 소설 빌러비드는 훌륭한 책이다
나의 감정을 온통 점령하고 뒤흔들고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으니까.
아직은,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내가 믿어 의심치 않을 이야기의 힘과 매력이 가득한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좋은 소설이지만 당분간은 다시 읽을 엄두가 안나는 책이다.

꽤 많은 밑줄 긋기 중 몇 개를 여기에 적는다
골라 놓은 것 중에 이야기를 직접 전해 주지 않는 부분만 모으다 보니
절절한 사랑이야기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다 :p

물론 할리가 그중에서 가장 다정했다. 베이비 셔스의 여덟번째 막내 아들, 그는 주 전역을 돌면서
제 몸을 팔아 어머니를 그곳에서 빼내주었다. 하지만 그 역시, 결국은, 그저 남자에 불과했다.
"남자는 어쨌든 남자일 뿐이야." 베이비 셔스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하지만 아들? 글쎄 그건 대단한 거지."
그 말이 두루두루 일리가 있었던 것이, 시이드는 물론이고 베이비의 평생을 둘러봐도 남자와
여자들은 체스판의 말들처럼 제 뜻과 상관없이 이리저리 옮겨져 다녔기 때문이다. 베이비 셔스가
사랑했던 남자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녀가 알던 남자들 중에서, 달아나거나 목이 매달리거나 임대되거나
다른데서 빌려가거나 팔려가거나 다시 끌려오거나 저장되거나 장기 할부로 넘겨지거나 상으로 주어지거나
절도를 당하거나 포획당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베이비의 여덟아이들은 아버지가
여섯이었다. 베이비가 인생이 더럽다고 말한 건, 바로 자기 자식들도 말들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느닷없이
체스 놀이가 중단되는 법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때의 충격 탓이었다
-46쪽  

위험천만이군, 폴 디는 생각했다. 위험하기 짝이없어. 한때 노예였던 여자로서는, 저렇게까지 뭔가를
사랑한다는게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특히 사랑이 정착한 대상이 자기 자식들일 경우에는 위험이 배가되었다.
그가 알기로, 최선의 길은 그냥 약간만 사랑하는 거였다. 뭐든지 사랑하되, 그냥 약간씩만, 그래서
그들 손에 허리가 부러져도, 아니면 시체 포대에 처넣어져도, 글쎄, 그래도 다음 사람을 위해 약간의
사랑은 남겨 놓을 수 있도록
-83쪽 

"시이드, 내가 여기 덴버와 함께 있으면, 가고 싶은 데는 어디든 가도 좋아. 뛰어내려도 좋아. 내가 붙잡아
줄 테니까. 추락하기 전에 내가 잡아줄게. 필요하면 아무리 깊이 들어가도 좋아. 내가 네 발목을 붙들고
있을 테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줄게. 잘 곳이 없어서 이런 소리를 하는게 하냐.
잠자리 따위는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어. 말했잖아, 나는 걸어다니는 방랑자라고. 나는 이쪽 방향으로
7년이나 걸어왔어. 이 근처에 안 가본 데가 없어. 북부, 남부, 동부, 서부. 이름없는 땅에도 발을 디뎠고
절대 한군데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어. 하지만 여기 와서 저기 현관 앞에 앉아,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내가 찾아 헤맨 건 이곳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당신을 향해 왔던 거야. 우리는 함께 삶을 꾸릴 수 있어.
삶을 꾸릴 수 있다고."
"난 모르겠어. 모르겠어."
"내게 맡겨두고 어떻게 되는지 구경이나해. 약속같은거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좋아. 어떻게 되나 좀
지켜봐줘. 알겠어?"
-84~85쪽 

이건 나무야, 루. 벚나무야. 봐, 여기 줄기가 있는데 붉은색이고 쩍 갈라져 있어. 수액이 가득차 있네.
그리고 여기 가지들이 사방으로 갈라지고 있지. 네 나무에는 가지들이 말도 못하게 많아.
잎사귀들도 많고......이런, 그러니까 이제 꽃잎들이 아니면 잎새겠지. 아주 작은 벚꽃들 말이야.
여전히 하얗고. 네등에 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어. 활짝 꽃이 핀 채로 말이야. 하나님이 무슨 생각을
하실까, 도대체. 나도 채찍질을 좀 당해봤지만, 이런건 듣도 보도 못했네.
-140쪽 

그 누구보다도 그들은 자신들을 기만한 요녀, 즉 소위 삶이라 불리는 그 헤픈 여자를 잡아죽였다.
다음날 해가 뜨는 것도 다 그럴 가치가 있어서라고 믿게 만든 죄로. 시간이 한번 더 쓸고 지나가면
마침내 끝장을 볼 수 있을거라 믿게 만든 죄로. 삶이 완전히 절명한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으리라. 그런 대로 성공한 사람들- 삶의 사지를 절단하고, 불구로 만들고, 어쩌면 심지어
완전히 생매장 시킬 정도로 오랜 시간 수용소 생활을 한 사람들- 은 거시기가 간질거릴 정도로 포옹하고
유혹하면서도 절대 허락하지 않는 요녀인 삶의 유희에 놀아나, 아직도 걱정하고 기대하고 기억하고
회상하는 다른 사람들을 끊임없이 감시했다. 
-192쪽 

그러자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얼굴을 돌려 그와, 가증스러운 바람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다른 여자라면, 바람이 그렇게 매섭게 후려치면 곁눈질이라도 하거나 최소한 눈물이 맺혔을 텐데.
다른 여자였다면, 그를 향해 두려움과 애원과 심지어 분노의 표정을 던졌을텐데. 그가 꺼낸 말머리는
누가 들어도 작별의 전주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나 이제 손뗀다, 라는.
시이드는 차분하게 동요없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곤경에 빠지거나 뭔가 부족한 남자를 받아들이든가,
좋아주든가, 아니면 용서해 줄 채비를 벌써 마친 눈빛이었다. 어떤 남자도- 길게 보면- 자기 기준에
맞을 수는 없다고 믿었기에, 벌써 미리부터, 일찌감치, 괜찮다고 동의하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이유가
무엇이든 좋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누구의 잘못도.
-223쪽 

그는 말해 버렸고, 바로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에 까마득한 숲이 들어섰다. 길도 없고 적막한 숲이.
- 중략 -
그 사이에 숲은 두 사람 사이의 머나먼 거리에 자물쇠를 잠그고, 매만지고 다듬었다.
폴 디는 당장 모자를 쓰지는 않았다. 떠남이 어떠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비상구가 아니라 출구가
되도록 할 수 있을까 결정하면서, 처음에는 모자를 만지작 거렸을 뿐이다. 그리고 쳐다보지 않고
떠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그는 허겁지겁 문가로 달려가지는 않았다. 느릿느릿 움직이며,
문간에 도착하자, 오늘은 좀 늦을것 같으니까 저녁식사를 좀 남겨 놓으라는 말도 없이 문을 열었다.
그제서야 그는 모자를 썼다. 자정하기도 해라, 시이드는 생각했다. 그이는 자기 입에서 그 말이 나오면
내가 못 견딜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털어 놓은 내게 짐승이라고 말해놓고
'안녕'이라고 하면 내가 슬픔에 무너져버릴 줄 아나보지. 거 참 다정하기도 하여라. "안녕"
그녀는 숲은 수 많은 나무들 저끝에서 중얼거렸다. 
-282~283쪽  

매일매일의 삶을 사는 것도 온몸의 진이 빠지는 일이었다. 미래는 일몰이고, 과거는 뒤에 남겨두고
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과거가 뒤에 얌전히 남아 있지 않는다 해도, 발로 짓밟아 말을 듣게 해야만 하는
법이다. 노예의 삶, 자유인의 삶, 양자를 막론하고 매일매일은 시험이고 시련이었다. 이 세상에서는
아무것도 믿거나 의지해서는 안된다. 해결책은 동시에 문제이기도 했으니까.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다'(마태복음 6:34)고 하셨다. 아무도 그보다 오래 시달려서는 안된다. 
-426쪽 

이 여자에 대해서는 느껴야 할 감정이 너무 많아. 머리가 아프다. 느닷없이 30마일의 여인에 대해
어떤 감정인지 식소가 설명하려 애쓰던 생각이 난다.
"그 여자는 내 마음의 친구야. 조각난 나를 한데 모아주지. 나라는 조각을 모아서, 제 자리를 찾아
내게 돌려준다고. 아주 좋은 기분이야. 마음의 친구가 되는 여인을 갖게 된다는 건 말이지."
-452쪽 

시이드는 목을 채운 쇠고랑에 대해 한번 언급도 하지 않고 심지어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짐승처럼 족쇄에 채워져 있다는 비참한 수치를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오직 이 여자 시이드만이, 그렇게 그가 남성다움을 지킬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었다.
그는 자기 사연을 그녀의 사연 옆에 나란히 놓고 싶었다.
"시이드 당신과 나, 우리한테는 누구보다 어제가 많아. 이제 어떤 식으로든 내일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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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 2010-06-0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의 가장 중요한 문단은 맨 첫 문단이군요.ㅎ

도둑글을 썼다고 자랑하는 몽님의 부름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와 단숨에 읽기에는 굉장히 긴 '밑줄 긋기'였지만;;
흩어지는 정신의 조각들을 하나로 모아 제자리에 찾아 넣어가며 열심히 읽었어요.
(칭찬해줘야 해요)

토니 모리슨에 대한 칭찬은 많이 들었는데 저는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더랬어요.
몽님의 밑줄 긋기를 읽어봐도 역시. 다시 읽을 엄두가 안 난다는 말이 무척 이해돼요.-_-;

그래도 83쪽과 452쪽은 꽤 말랑하네요.^^
덕분에 좋은 문장들 잘 봤슴당. : )

mong 2010-06-01 20:51   좋아요 0 | URL
맞슴다...첫문단 알아주시니 뿌듯하네요 헤헷

밑줄긋기가 무척 많은 책이었어요
어제 옮기면서도 울컥울컥 하는 것이 역시 다시 읽는 건 어려울것 같아요 -_-
매카시할배와 같이 짱먹으삼 모리슨 할매 흥

2010-06-04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10-07-13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와 주시니 기뻐욧! ^^

mong 2010-08-05 18:06   좋아요 0 | URL
북극곰님 아가는 무럭무럭 잘 자라겠죠?
돌아왔다기 보담은 기웃기웃대고 있는거죠 뭐 ^^

aida 2010-08-05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우드스탁이 최근에도 있었나요?
오랜만에 본 거 같은데 지금 제가 제정신이 아니라 잘 모르겠;;
아무튼 제 눈에는 오랜만이라 반갑고 노란 거이 기분까지 업되네요.ㅋㅋ

mong 2010-08-05 18:06   좋아요 0 | URL
흐흐 이거 중간에 한번 다크 나이트 조커로 바꿨다가
다들 우드스탁이 낫다고 해서 바꾸고 안바꿨어요
가끔 생각해보면 우드스탁만한 캐릭터가 없어요 스누피랑 ^^

라로 2010-09-2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제가 소홀했던 점을 용서하시고
한가위는 풍성한 마음으로 보내시길요.
가끔 님 생각을 하는데 님이 떠나셨다는 생각을 한 이후로
자주 못찾아봤어요. 서운하게 해드려 죄송해요.

mong 2010-09-20 15:38   좋아요 0 | URL
아이고 나비님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혼자 훌쩍 떠났다가 와서 끄적거리다가 그러는 걸요
마음 쓰시지 마시고
가족과 함께 좋은 명절 보내세요 :)
 



프리모 레비는 나에게 하나의 수수께끼이다 
그 고통스러운 아우슈비츠를 살아내고도 또 평생을 함께할 여인을 만나고
화학자라는 직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는 자살해야만 했을까
작년 이후로 '자살'은 나에게 하나의 화두이자 수수께끼이다
아마도 평생 풀지 못할지도 모르는 수수께끼 
(인용은 모두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언제나 변함없이 죄없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저녁녘 나에게 이런 북적거림은 손으로 만질수 없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내가 나그네 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일까.
물론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결정적으로 이것은 반투명의 피막으로 가로막힌 '저 건너편'의 풍경이다
-49쪽

'이해'에 대한 간절한 욕망, 그것은 소년시절부터 변함없이 쁘리모 레비의 생애를 관통하고 있다.
과학정신은 파시즘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였다. 그는 비합리적인 정신주의에 대한 경멸과 혐오감을 통해 파시즘에
의한 부식으로부터 자신의 혼을 지켰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아우슈비츠라는 이해할 수 없는 역유토피아의 세계에
던져졌을때, 역유토피아를 지상에서 실현한 '독일인'을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이어져갔다.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그 생대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욕망은 생환한 후에도 증폭되었다.
그것은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욕망이었다.
-61쪽
 
'동화 유대인'으로 태어나 자란 쁘리모 레비에게 단테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상징되는 '이탈리아 문화'는 바로
자신이 가진 이탈리아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이루는 기초였다. 그렇기 때문에 파시스트의 반유대 조치라는 촉매에
의해 이탈리아 사회에서 '불순물'로 색출되어 배척되어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야만적 파시즘'에 대한 '문명적인'이탈리아
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강화되어 갔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그 아이덴티티는 단순히 한 민족 한 국민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아니라 인문주의 내지 계몽주의 맥락에서 '보편적인 인간'으로서의 아이덴티티로 연결된다.
이런 의미에서 레비가 가진 이탈리아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는게 대단히 큰 힘이 되었다.
단테의 [신곡]을 암송하는 장면은 그것을 상징한다
-163쪽 

쁘리모 레비가 자살하지 않았다면 모든것이 단순 명쾌했으리라. 인생은 우리 한사람 한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우슈비츠의 생존자인 레비에 의해서 긍정되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인생을 긍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시금 뭔가를 고뇌할 필요가 있을까......그런데 그런 그가 우리를 두고 이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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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da 2010-05-06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말도 그 말입니다.
왜 자살했냐고요. 거기서 살아나온 게 너무 아깝잖아요.
빅터 프랭클이 주장하듯이, 도저히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걸까요.
자살, 너무 가까이 하지 말아요 몽님ㅠ.ㅠ

사진은 몽님 일하시는 회사?
저기 앉으면 어떤 전망이 펼쳐지는지 궁금하네요~~

mong 2010-05-07 10:07   좋아요 0 | URL
저도 인간에 대한 이해에 집착해서 그런지 레비씨의 자살은 더욱 마음 아파요
이제는 좀 이해하지 말고 모른데끼 할까요? 흐흐

사진은 북촌에 있는 작은 회사 사진이에요
참 낯설면서도 느낌이 좋더라구요 :)

by 2010-05-11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히아신스 하우스 검색하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 글은 비공개던데 저랑 비슷하게 연결하시던.)
오늘 도서관에서 손이가는대로 빌린 책이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라서 혼자서이지만
조금 놀라워서 흔적 남기고 갑니다.
(이렇게 이런식으로 블로그에다 덧글 남기는건 처음이네요.^^)

mong 2010-05-12 10:33   좋아요 0 | URL
아 안녕하세요
제가 전에 써놓은 글들을 다 비공개로 돌려 놔서 그런것 같아요
그 느낌 저도 알 것 같아요
흠칫...이런일이...
그런 기분 :)

리차드경 2010-05-2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니 이 냥반이 언제 다시 여기다...
근데 이번엔 왜 문자 안 했어요? ㅋㅋ
(아, 혹시 했는데 내가 눈치 못챘나;;)

쓰신 글과 관련해서는 언제 함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해요.ㅎㅎ

mong 2010-05-31 10:14   좋아요 0 | URL
오홋-문자 안드렸는데 어찌 알고 찾아오셨을까요
도둑글이나마 좀 써볼까하고 시작했으나 요즘 다른데 정신이 팔려서리 :(

꼭 얘기 나눠주세요
저에게는 오래 갈 화두 일 듯...
조만간 또 뭘 여쭤보러 메일 보낼듯합니다 :p
 

백년만에 서재를 관리를 눌렀나 보나보다
천성이 게으르기도 하고 어느 순간부터인가는 알라딘 마을에서
입 닫고 지켜보는게 더 편하다고 느껴진 점도 있다
이번 불매 운동을 지켜 보면서 마음을 이미 덜어냈다고는 하지만
알라딘 서재라는 이 공간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곰곰히
생각해 보고 또 돌이켜 보고
결국 내가 내린 결론 중 하나는
애정을 가지고 내민 손을 맞잡아 주지 않는다면
나도 더이상 손 내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하신 말씀처럼 알라딘이 그저 인터넷서점일 뿐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런 많은 논의와 고민들이 오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여러사람이 상처 받는 일도 없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 척 내버려 둔다면
나 또한 알라딘을 그저 편리한 인터넷 서점으로만 이용하는 편이 옳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파워 블로거도 아닌 주제에 이런 거창한 글을 쓰려니 좀 우습긴 하지만 -_-
이제 더이상 2005년 9월 부터 자리잡아 온
서재공간을 책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공간으로는 쓰지 못하겠다
또한 알라딘에서 판매하는 상품화면에서 내가 끄적거린 글이 보이는 것도 싫다
그래서 알량하게 몇푼 들어 오는 땡쓰투도 사양하련다 

그간 이 썰렁한 서재 찾아주시고 다정하게 말 걸어 주신 이웃분들께는
사진으로나마 차한잔 대접해 드리고 싶은 마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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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2-29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이게 무슨 뜻인가요? 그럼 더이상 mong님의 책 이야기를 이곳에서 볼 수 없다는 건가요? ㅠㅠ

네꼬 2009-12-29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무슨 말씀? 엉? 엉?

2009-12-29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9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4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4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8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10-01-21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아하던 분들, 이렇게들 사라지시니 맘이 무척 휭숭거립니다 ㅠ.ㅠ
 

 나는 시 사본을 나누어준 뒤 그중 어느 사본이 과연 보존될까 점쳤다.
 오빠가 내 유일한 조수였다. 우리는 주된 보관 장소를 계속 옮기기 위해 돌아다녔다.
 무식한 밀고자가 내가 없는 사이에 뒤지더라도 알아보지 못하도록 언어학 논문 자료들
 사이에 만델슈탐의 산문 원고더미를 끼워 넣은 여행가방을 끌고 다녔다.
 가끔 내가 가진 원고들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었으며, 지금도 계속 없어지고는 있지만,
 아마도 그것은 다른 이유에서일 것이다...중략...
 어쨌든 이런 분실 사건들이 있은 후 나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집에 두지 않았고,
다시 이런 생각으로 고단해야 했다. '어디가 무사하고 어디가 위험할까.'
어찌 되었건 나는 별로 잃어버리지 않은 채 결승점에 도달한 듯하지만, 아직 결승선이 보니는 것은
아니다. 아니가 들면서 나는 보존의 한 방법은 이제 더 이상 책하지 않는다. 56세까지 나는 시와 산문을
모두 외우고 있었다. 잊지 않기 위해서는 매일 아무 부분이나 반복해 외워야 했고, 스스로의 생존 능력을
믿는 동안 나는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늦었다.
          (p.448)

나는 1919년 5월 1일 만델슈탐과 처음 만났고, 그는 우리츠키를 죽인 데 대해 볼셰비키들이
'시체들의 제물'로 답했다고 내게 말했다. 우리는 1938년 5월 1일 헤어졌다. 두 병사가 등을 떠밀며
그를 끌고 갔다. 우리는 서로 아무 이야기도 나눌 틈이 없었다. 사람들이 우리 말을 가로막았고 우리에게
작별인사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나는 모스크바의 오빠 집에 도착해 말했다. "남편을 잡아갔어요." 오빠는 슈클롭스키 집으로 달려갔고
나는 칼리닌에 있는 타티야나 집에 남겨둔 원고 바구니를 가지러 나섰다. 내가 며칠만 지체했더라도
바구니에 든 것들은 압수되었을 것이고 나는 검은 까마귀에 태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당시 나는
자유로운 삶보다 검은 까마귀를 더 원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시는 어찌 되었을까?
    (p.572-573)

알리사 구고보느 우소바는 자기 남편을 타슈켄트 묘지에 묻고 그 무덤과 나란히 자기 자리도 마련한 뒤
자기 건강에 극히 해로운 기후의 중앙 아시아에서 죽을 때까지 살았다. 그녀는 장작을 패고 물을 길어
나르는 것을 도와주며 유형기간 동안 자신과 가깝게 지내던 전직 고위관료와 그의 가족을 카자흐스탄의
외진 유형지에서 빼내오기도 했다....중략....우소프 교수가 받은 이 방이 자신이 죽은 뒤 헛되이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그녀는 지상에서 모든 지상적인 일을 완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자기
묘지에도 남편 묘지에 있는 것과 같은 나무를 심고, 꽃에 물을 주도록 가난한 묘지지기에게 돈을 미리
지불한 뒤 평안하게 묘지에 잠들었다.
            (p.575)




전혀 모르는 러시아의 시인에 대해 읽는 것이 낯설고 지루하지 않을까 잠깐 생각도 해보았지만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난 후에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딱한 사정을 가진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비록 밀고자이지만 어쩔수 없는 사정이 설명되고
발음조차 힘든 이름들에 대한 주석에는 몇명 걸러 총살당했다는 마무리가 나온다.
사회에 의해 고통 받으면서 반평생 이상을 살면서도 이런 정신을 유지한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강인함을 느끼게 한다.
 


 하워드 진의 책에서 읽은 한줄의 문장이









조지 오웰의 [1984]로 나를 이끌었고
때마침 내 눈에 들어온 두꺼운 책 [회상]으로 갔다가
그렇게 시작된 여정은 이제












또 다른 모험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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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12-2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라진 원고>에 대한 제 리뷰 제목이 '문학보다 더한 기억'이었어요. 그에 대한 생각을 더 해보려면 <회상>은 역시나 필독서가 되겠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몽님의 독서 방식은 참 멋지당께요.^^

mong 2009-12-23 16:30   좋아요 0 | URL
아...그 리뷰 본 것 같아요
회상은 정말 예상외의 큰 수확이에요
도서관에 다녀왔는데 이반 데니소비치가 없어서 슬퍼요 ㅜ.ㅡ

2009-12-28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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