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나서 단 한번도 술을 마시지 않은 남자, Mago.

새해 들어 한번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
뭐...이제 겨우 5일이지만...
감기 때문에 마실 수도 없었다.
또 몸짱 프로젝트를 위해선 더더더 안된다.

한국은 정말 "술 권하는 사회"다.
특히 회사원들은,그것도 영업사원들은 정말 술 마실 일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은 의지"가 있다면 안 마실 수도 있지 않을까?

Mago는 내가 담당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파키스탄 거래선 사장이다.
1년에 한두번씩 한국에 온다.

인천공항 아저씨들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태국 같은 나라에서
사람이 오면, 일단 "불법 취업"을 의심하고, 입국 심사 디따 오래한다.
하루 종일 공항에 잡아 두기도 한다.

前 회사 있을 때,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다.
월드컵 때 태국 거래선들을 초청했었는데,
그 중 한명이 뇌졸증으로 쓰러져서 급히 입원을 했다.
정말 놀러 왔다가 무슨 일인지...

급하게 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을 했고,
그 가족들은 토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비행기로 들어 오기로 했다.

그런데....토요일 아침에 인천공항 입국심사소에저 전화가 왔다.

이 세상 권력을 혼자 다 가진 것 같은 아저씨가 고압적으로 물었다.
" 왜 회사 전화는 아무리 울려도 안 받아요?"

회사에서 발급한 초청장을 보고, 확인 전화를 한거였다.

수선 : 저희 주 5일 근무거든요. 토요일은 휴무예요.
인천공항 : 그럼 어떻게 확인을 하고 이 사람들을 입국시킵니까?
당신이 정말 OOOO 직원인지 브로컨지 알게 뭐야?

정말....기가 막혔다.
결국 당직한테 전화를 했나, 회사 안내센타에 확인을 했나 해서
그 가족들은 입국할 수 있었다.
남편이 남의 나라에서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내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그런 가족들이 인천공항에서 몇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그 인천공항 직원의 마지막 말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평일에 오라고 해요!"

지금 생각해도 부들부들 떨린다. 신문에 투고라도 할 껄 그랬다.

아....파키스탄 얘기를 하다가 말이 옆으로 샜다.
파키스탄 거래선 사장 Mago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술을 마셔본 적이 없단다.

파키스탄에서는 술을 팔지 않지만,
그래도 출장도 자주 다니고, 해외여행도 자주하는데
궁금해서라도 한번 마셔보지 않았을까?

몇번이나 물어봤지만, Mago는 한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마시고 싶은 생각조차 한번 든 적이 없었단다.

그 때, 생각했다.
아..... 술 없어도 잘 살 수 있구나.ㅎㅎ

왜 갑자기 Mago 얘기냐구?

나의 "금주" 의지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다.
평생 한번도 안마신 사람도 있는데,
그 까잇 몇달을 못 참으랴....

그런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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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6-01-06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흘내로 꺽는다에 한 표!! ㅎㅎㅎ

바람돌이 2006-01-06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키스탄이 이슬람 국가잖아요. 아마도 종교적 의지가 이분을 그런 길로 이끈게 아닌가 싶은데.... 게다가 이슬람국가다 보니 별로 술권하는 사회도 아닐 것 같고... 우리하고야 다르잖아요. 저도 열흘내로 꺽는다에 한 표... ^^

2006-01-06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6-01-06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수선님. 저도 새해에 술 한번도 안마셨어요.
근데 저는 오늘 마실려구요. ㅋㅋ
금주의 의지를 너무 굳건히 하지 마시고 때때로 마셔주세요. 간혹 술이 우리를 즐겁게 하는것도 사실이니까요.
헤헷 :)

마늘빵 2006-01-0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술 마셨어요.

코마개 2006-01-0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본인 스스로도 못 믿고 있으면서...저 아저씨 눈 참 선하게 생겼네.
그리고 공무원이 매너 없이 나올때는요, 같이 매너 없게 "야, 너 이름 뭐야."부터 선빵을 날리고 시작하는 겁니다. ㅋㅋ

로드무비 2006-01-0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천공항 그 관계자 정말 한 대 패주고 싶네요.
이 파키스탄 아자씨는 너무 눈빛이 맑고 깊어서......
이번 주말까지만 참고 감기 나으면 다음주에 한잔하시는 게.=3=3=3

moonnight 2006-01-0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 아저씨 정말 선한 얼굴이시네요. 단 한 번도 술을 마시지 않다니, 대단한 의지력이신 거 같아요. 호기심에라도 한 번 해 봤을 만 한데. +_+; 그치만 우리 수선님은 술 한 잔의 달콤함을 익히 잘 알고 계시잖아욧. 과연.. ??? (흐흐. 제가 뭐 수선님의 몸짱 플랜에 딴지를 걸려는 건 아니구용. ^^;) 그건 그렇고 인천공항의 그 직원. 너무했네요. 나름 직업에 충실하다며 뿌듯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_-+ 외국에서 쓰러진 남편, 아버지 소식에 애가 탔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ㅠㅠ

천리향 2006-01-06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끊었다가 마시면 더 마이 마시게되던데......
히히 건투를 빕니다.

2006-01-06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릴케 현상 2006-01-0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마실수있는데^^ 권하는사람만없으면~

kleinsusun 2006-01-06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야, 사실....오늘이 좀 위태해. 그럼 달랑 5일인데...ㅎㅎ

바람돌이님, 파키스탄에서 술 권하면.....죽어요.ㅎㅎ 파는 것도 불법, 사는 것도 불법, 마시는 것도 불법, 몰래 들고 가서 권하면...........무서버용^^

속삭이신님, 그럼요,도움이 된다면요...그런데 몇년 전 일이라 현장감이 다소 떨어져요.ㅎㅎ

다락방님, 저도....지금 사실 "오뎅바에서 사께를 한잔 마셨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간절히.... 그래도 오늘은 참을 수 있어요.ㅎㅎ

아프락사스님, 어제가 올해 첫회인가요? ^^

kleinsusun 2006-01-06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그 왕싸가지 공무원 생각을 하면 지금도....
근데...그런 공무원하고 싸우면 더 피곤하지 않나요? 아예 말이 안통하는 부류던데...쩝

로드무비님, 그죠? 한대 패주고 싶죠? 만약...그런 일 있으면 안되겠지만...또 그런 일이 있으면 정의의 주먹을 날릴꺼예요. 몸짱의 강력한 주먹! ㅎㅎ

moonnight님, 맞아요. 바로 그게 문제랍니다.
술 한잔이 주는 위안과 즐거움과 달콤함을 아는것. 그것이 문제로다.ㅎㅎ

kleinsusun 2006-01-0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노님, 그래요??? 오...한번도 끊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끊은 다음 다시 마셔보고 맞나 말씀드릴께요. ㅎㅎㅎ

속삭이신님, 오...벌써 3회를? 몸은 만들고 계신거죠? ㅎㅎ

자명한 산책님, 그럼 스스로 권하신 적은 한번도 없는거예요? 정~말? ^^

릴케 현상 2006-01-08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없는 게 아니라^^ 안 권할 수 있다는 미래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