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다카시의 2000자를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 루비박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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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다카시의 2000자를 쓰는 힘
: 2000자의 벽을 넘으면 어떤 글도 잘 쓸 수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2000자를 쓰자

정말 좋아하는 작가가 아닌 이상, 작가 이름보다는 책 제목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볼까, 사볼까 하는 책들의 작가 이름이 계속 반복되면, 아, 이 일본작가에서, 아, 무슨 ..카시,에서 사이토 다카시라는 이름을 잊을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

다작가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얼마나 되나 검색해봤다. (재출간 되어 제목 바뀐 것 까지는 확인 못함) 우선 ‘원고지 200매를 쓰는 힘’이 재출간 되어 나온 ‘사이토 다카시의 2000자를 쓰는 힘’ 그리고..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 ‘곁에 두고 읽는 니체’, ‘잡담이 능력이다’, ‘초간단 독서법’, ‘사이토 다카시의 말로 성공하는 사람의 대화법’, ‘사이토 다카시의 시간관리 혁명’, ‘사이토 다카시의 교육력’, ‘내가 공부하는 이유’, ‘사이토 다카시의 공부의 힘’, ‘사이토 다카시의 진정한 학력’, ‘데카르트가 21세기의 회사원이었다면’,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일본 메이지대 괴짜교수 사이토 다카시의 생각의 기술’, ‘부러지지 않는 마음’, ‘1분 설명력’, ‘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 ‘인생 절반은 나답게’, ‘메모의 재발견’, ‘불편한 사람과 적당히 잘 지내는 방법’, ‘1분 안에 말하라’, ‘어린이를 위한 행복 심리학’, ‘3색볼펜 읽기 공부법’, ‘평생 도움 초등 독서법’, ‘매너가 어른을 만든다’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가지 힘’, ‘사소한 말 한마디의 힘’, ‘가르치는 힘’, ‘질문의 힘’, ‘나이가 들수록 즐거워지는 교양력’, ‘단순하게 말했더니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대화법’, ‘어휘력이 교양이다’, ‘곁에 두고 읽는 괴테’, ‘한 줄 내공’, ‘3일만에 끝내는 말공부’, ‘결국은 자존감’, ‘공신 엄마들의 3가지 말습관’,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 ‘확 끌어당기는 프로의 언어’, ‘30분 산책기술’, ‘나는 단단하게 살 것이다’ ‘글 잘쓰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독서력’, ‘고전 시작’, ‘35세를 위한 체크리스트’, ‘내가 논어에서 얻은 것’,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만합니다’ , ‘가난의 힘’, ‘3으로 생각하라’, ‘노력과 운을 연결하는 가속력의 힘’, ‘공부 집중력’, ‘개념력’, ‘나만의 생각 만들기 5일 프로젝트’, ‘직장인을 위한 글쓰기의 모든 것’, ....

어휴, 여기까지만 적어야지. 쓰다보니, 재출간 되어서 나온건가 싶은 책 제목들도 꽤 보이지만, 그것 또한 대단하다.

사이토 다카시의 책이 모두 국내 번역되어 나온 것도 아닐테고, 본업도 있는 양반이 어떻게 저렇게 책을 많이 낼 수 있었을까. 대단하다. 말하기, 쓰기, 읽기, 자기관리에 대한 책들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내가 읽은 책은 ‘쓰기’에 대한 책.

2007년도 책이고 2016년에 번역되어 나왔는데, 책의 외형도, 분량도, 안에 일러스트도 의문스럽지만, 내용은 좋았다. 글쓰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사이토 다카시는 정말 정말 많이 쓰고, 책을 낸 작가여서, 읽다 보면, 밥 로스의 ‘참 쉽죠?’가 떠오른다.

예를 들면, 글 하나 쓸수록 글감이 두 세개 더 나온다고. 그거 작가님만 그런거 아닌가요. 보통 글 쓰는 사람들은 마감을 앞두고 머리를 쥐어짜며, 글을 쥐어짜는 그런거 아닌가요?
글쓰기 위해 독서는 당연히 엄청 중요한데, 책 읽을 때도 글감을 염두에 두고 읽으라고 하고, 당신, 글 쓰기 위해 태어난 글쓰기 기계인가요.

글쓰기가 그렇게나 좋으니, 이렇게 많이 썼다는 걸 책을 읽으면 쉽게 알 수 있다. 글쓰기 만병통치론이랄까. 글을 쓰면, 독해력이 늘고, 사고력이 늘며, 말도 잘 하게 되고, 인간관계도 좋아진다. 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고, 읽다보면, 설득된다.

일단 쓰자. 2000자 쓰자. 가 이 책의 한 줄 요약인데,
그 팁으로 나오는 것들 중에 다음을 메모해두었다.

기승전결 중 ‘전’을 제일 먼저 생각한다.
글쓰기 전에 구성을 먼저 하라는 것은 얼마전에 읽은 존 맥피의 ‘네번째 원고’를 읽으면서도 염두에 두었었다. 이 책에서도 ‘구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조건 구성 먼저 하는 훈련 시킨 작문 선생님 있었던 어린 존 맥피 부럽고, 이것저것 그리고, 적어는 보는데, 이게 맞나 싶고 있을 때 읽은 책이 이 책이었고, 좀 더 구체적 팁이다. 이야기해야할 부분을 먼저 결정하고, 기,승,결을 쌓아 나가는 거.

세 가지 키 컨셉
쓰고 싶은 세 가지를 정하고, 연결하는 것, 그 세 가지가 다른 것일수록, 그것을 잘 연결할수록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정삼각형처럼. 안정적으로. 비슷한 세가지보다 다른 세가지를 안정적으로 연결할 때 완성도가 높아진다.

의미를 담은 글을 쓰라는 것도 좋았다.

“우리 일상은 방치하면 ‘엔트로피(entropy)’라는 무질서 상태가 심화되어 점점 더 지루하고 무의미해진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이러한 일상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창출해가는 작업이다.”

“흥미로운 글을 읽으면 그때까지 머릿속에서 서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 어느 순간 이어진다. 이렇게 독자에게 자극 받을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글쓰기의 묘미 중 하나다.

머릿속에서 서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들이 전파가 통하면서 서로 연결되는 듯한 쾌감, 그것이 독자들이 갖는 ‘깨달음의 기쁨’이다. 순간 글쓴이는 독자에게 ‘아, 그랬었구나!’하는 터득의 기쁨을 줄 수 있다. (..) 글 쓴 사람이 깨달음의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면 독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반드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통해 독자가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다면 그다지 읽을만한 가치가 없는 글이다.”

프롤로그부터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말하기를 걷기에 비유한다면, 글쓰기는 달리기가 아닐까. 묻고 있다. 2000자를 쓰는 것은 달리기 10km 랑 같은데, 훈련만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훈련을 해야 할 수 있고, 생각만 한다고 되지 않고, 이걸 시작으로 마라톤도 할 수 있고, 더 긴 글도 쓸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요즘 10km 목표로 달리고 있어서 더 와닿는 이야기였다. 사실, 20대 초반에는 운동 안해도 누구라도 10키로는 뛰지. 하고, 마라톤 나가곤 했는데, 그건 정말 한 때이고, 그걸 지속적으로 오래 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10키로만 달릴건가. 풀코스 마라톤도 나가고, 마라톤에서 좋은 기록 세우기 위한 기본의 첫 시작이 10키로 인거고, 글쓰기에서는 2000자인거다.

“ 10킬로미터를 달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달리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가 전혀 다르다. 10킬로미터를 달려본 사람은 스트레스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현재 자신이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지 잘 알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로를 덜 느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훨씬 먼 거리를 수월하게 달릴 수 있게 된다.”

“ 글쓰기 연습에서는 작문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장의 질은 개개인의 독서 체험이나 인생 경험, 그리고 재능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향상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문장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서 양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양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면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을 전환하자.”


얼마전 어떤 책에서 ‘돈 걱정 없이 글 쓰는 목표’ 라는 걸 보고, 오, 좋아보여. 했는데, 아니다. 내 목표는 사이토 다카시다. 달리기도 계속 하고, 글쓰기도 계속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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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00: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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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 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
궈징 지음, 우디 옮김, 정희진 해제 / 원더박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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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 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

오늘 새벽 2시경에 자다가 받은 전화 한 통으로 코로나로 인한 무급휴가가 다시 시작되었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라지만, 지난 번의 경험을 돌이켜볼 때, 계속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우한에 간지 한 달만에 코로나로 인한 봉쇄사태를 맞이하게 된 20대 페미니스트 활동가가 1월 21일부터 3월 1일까지 쓴 일기이다. 그렇게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제목의 ‘밤마다 수다’ 도 일기만큼이나 중요했다.

그는 매일 밤, 채팅으로 전국 각지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연대하고, 지지한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SNS나 블로그를 떠올리게 했다. 느슨한 연대, 만나지 못하지만, 서로의 근황을 알고, 소식을 전하고, 남긴다는 면에서. 그들이 하는 사소한 이야기들, 무거운 이야기들이 닮아 있다.

반면에, 일기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현재의 의미를 찾는 기록이고, 온라인 공개를 함으로써, 우한에서의 소식을 알리는 저널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글쓰기로 치유하고, 그 글을 본 사람들이 또 치유 받고, 처음도 아니지만, 마지막도 아닐, 역병 한 중간에서의 기록으로, 살아남아서, 다음 번에는 조금 더 낫기를 바라는 희망이기도 하다.

“계속 일기를 써 나가기가 쉽지 않다. 일기 쓰는 습관도 없고, 이 나이 먹도록 일기 한 권을 끝까지 다 써 본 적도 없다. 게다가 일기를 쓰지 않은 지 이미 여러 해이고, 써도 특별한 일들, 감정적인 기복 같은 거나 기록하는 정도에다 밑도 끝도 없이 끄적인 것들이 많아서, 나중에 다시 보면 도대체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나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이다.

일상생활이라는 게 결국 여러 자질구레한 일들의 반복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지루해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기록한 일들이 어느 시점에서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던져 준다고 생각한다.

어제 저녁밥은 우렁이 쌀국수였다.”


“ 어제저녁에는 아스파라거스 상추 고기 볶음과 죽을 먹었다. 밤의 채팅에서 한 친구는 낮에 고양이에게 먹이를 줬다고 했다. 또 한 친구는 동네 어귀 검문소에서 당직 서는 사람에게 음식을 사서 보냈다고 했고, 다른 친구는 사법 고시 영상을 봤다고 했다.

우리는 충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충돌하는 걸 아주 두려워했는데, 특히 폭력적인 충돌에 대해서는 더 그랬다. 충돌 속에서 느껴지는 통제 불능의 느낌을 감당할 도리가 없다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

온라인의 이웃이거나 이웃의 이웃이거나의 근황으로 이미 락다운을 겪어 본 이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읽었다. 락다운을 겪었고, 겪고 있는 해외가 아니라도 우리나라의 큰 도시들에서도 단계를 오가며, 다양한 단계의 격리와 봉쇄를 겪고 있다.

서울의 다섯배 크기에 인구 밀도가 낮아, 아직 두자리수를 유지하고 있는 (언제까지 갈지..) 지역에 살고 있다보니, 마스크를 하고, 공공기관 개폐 유무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 외에 (이것도 이미 작지 않고)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해도, 사회를, 세계를 뒤덮은 역병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코로나는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이 사회에 산재한 많은 문제들을 빠르고, 거칠게 드러내고 있다는 글을 봤다. 이미 저마다의 작은 전쟁들을 매일 치루고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해 그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를 거치면 분명 더 단단해지겠지만, 이 시기의 내,외상을 치료하는 시간과 자원들을 생각하면 암담하다.

이 글을 읽으며, 집 밖의 누군가도, 나와 같이 이미 치루고 있던 전쟁들 속에서 매일 하던 것들을 함으로써, 하루 하루를 버텨 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기고, 버티고, 나아지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잘 먹고, 햇볕을 쐬고, 관계를 다지는 등의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이야기가 일기에 나와 좋았다.

매일 야채와 고기를 볶아서 밥이나 죽과 함께 먹는 이야기를 한 것이 인상적이어서, 한 달여만에 간 마트에서 나도 셀러리와 고기 간 것을 사버렸다. 고립도, 봉쇄도 아니지만, 새로 이사온 곳에서 자발적 고립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어서 저자가 생존음식이라고(무 장아찌 등) 하는 것들, 사치 음식이라고(요거트!) 하는 것들을 나도 좀 사봤다.

“ 의료용 마스크가 도착했다. 한 상자에 100개가 들어 있었다. 원래 두 상자 사려고 집어 들었는데, 점원이 한 상자에 198위안(한화 약 3만 4천원)이라고 해서 조용히 한 상자를 내려놓았다. 계산할 때 보니까 한 상자에 99위안밖에 하지 않아서 후회가 됐다.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더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결핍은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특히 이렇게 생사가 갈리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더더욱.”

*구매 목록
-생존 마지노선 : 쌀, 국수, 짠지, 소금에 절인 달걀 등 (반드시 구비해 두어야 하는, 생명을 유지해 주는 음식물들로, 아주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기본 생활용 식자재 : 감자, 당근, 양파, 셀러리, 마늘종, 고기 등 (일상적으로 밥을 할 대 필요한 식자재들로, 상대적으로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사치품 : 마른 멸치, 말린 두부, 육포, 꿀, 요거트 등 (결핍감을 어느 정도 줄여 줄 수 있는 식품들로, 그저 생존을 위해서만 사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을 읽던 밤에는 지금처럼 3차 위기로 들어가기 전인 안정세로 보이던 시기였음에도, 봉쇄의 이야기가 나의 좀비병(좀비가 창궐하면,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고민)을 자극해서 이것 저것 샀는데, 3차가 되어 버렸다.

이 책의 해제는 정희진이다. 정희진의 해제가 책보다 실망스러운 일은 있을 수 없지만, 이 책만은 좀 더 젊은 세대의 궈징과 같은 세대의 페미니스트 활동가에게 맡겼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 점이 아쉽다.

함께 수다를 떨고, 매일 일기를 쓰고, 살자, 살아남자.

수많은 페이페이가 부모와 함께 산다. 심지어 생활에 필요한 걸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이들의 삶의 방식에 사회에 대한 일종의 소극적 저항이 담겨 있다고 본다. 사회적으로 계층이 고착화되면서 기회를 차단당한 탓에, 젊은이들이 실패를 경험조차 해 볼 수도 없게 되엇고, 실패를 딛고 일어나 자기를 성장시킬 공간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면서 ‘노력해 봤자 쓸데없다’는 젊아이 이런 식으로 표출된 것이다.- P188

어제저녁에는 마늘종 고기 볶음과 죽을 먹었다.
어젯밤에는 방에 전기스탠드 하나 달랑 켜 놓은 채 어둠 속에서 친구들과 채팅을 했다. 채팅에선 "한 며칠 입맛이 없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내 음식 솜씨가 형편없어서 그런 거지 입맛이 없던 건 아니었더라고." , "봉쇄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반년은 지나간 거 같은 느낌이야." 같은 잡다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우리는 현재 자신의 연인이 이전 애인에게 협박이나 험담, 폭력, 스토킹, 성관계 동영상 유포 같은 이별 폭력을 휘둘렀다면, 그 행위가 우리와 관련이 있는 건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P205

집에 돌아와서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는데, 문득 내일은 책 한 권 들고 내려가서 햇볕 쬐면서 읽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이 생각이 떠오른 순간, 속으로 몰래 나를 칭찬해 주었다.- P231

극히 수동적인 상황에 처해 있을 때도, 사람들은 여전히 주체적인 삶을 찾아 나선다.

어느 날 인터뷰를 보고 감동을 받은 일이 있다. 일선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한 의사가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늘 뭐라도 더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료진만 이렇게 생각하는게 아니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같은 생각을 한다. (..)

적십자에서 구호물자를 막아서고 나서자 사람들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냈다. 성공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은 최선을 다했다.

희망이 있어서 행동하는 게 아니다. 행동하니까 희망이 생기는 거다.-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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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
김보영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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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리님의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표지는 이 책의 첫인상이기도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한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사랑! 거창한 것 같지만, 결혼을 앞둔 평범한 남녀간의 사랑이다.
사람은 모두 각각 하나의 우주라는 말이 있다. 이 책에 정말 어울리는 말이다. 지구가 멸망하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 이야기는 이야기인데, 김보영 작가의 글이 좋다.
얇은 책이고, 이야기가 끝나고, 작가의 말 후로도 아직 페이지가 많이 남아서 궁금해하며 마저 읽었다. 


이 이야기를 둘러싼 이야기가 멋져서, 작가의 말과 독자들의 말이 멋져서 눈물이 찔끔 났다. 작가는 글로 사람의 일생에 이처럼 중요한 일에 함께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글과 글 바깥의 이야기가 이렇게 또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는 것을 보는 것은 각각은 흔한 이야기이지만, 굉장히 멋있게 흔한 이야기여서 감동받아 버렸다. 다시 읽으면서도 눈물 찔끔했다고.

다시 읽으니, 지구멸망이 더 다가온다.
지구멸망이다. 아니, 인간 멸망이고, 지구는 다시 살아나지. 늘 그랬던 것 처럼.
그리고, 이 아름답고 뻔한 이야기 속에

“내가 여기에 있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이제 알 것 같아. 그건 혼자 산 것이 아니었어. 난 한 번도 혼자 살았던 적이 없어. 누군가는 내가 내놓은 쓰레기를 치워 갔고 정화조를 비워 주었어. 발전소를 돌리고 전기선을 연결하고 가스를 점검하고 물통을 갈고 하수관을 청소했어. 어느 집에선가 면을 삶고 그릇에 담아 배달하고 다시 그릇을 가져가 닦았어. 나는 한 번도 혼자 살았던 적이 없어. 내가 무슨 수로 혼자 살 수 있단 말야?

그저 살아 있었다는 것만으로 나는 혼자가 아니었던 거야.- P50

왜 살았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생각해 보면 왜 죽으려 했는지도 모르겠더라. 아니, 더 생각해보니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죽는 거더라고. 그 도시처럼. 뭔가를 해야만 살 수 있는 거야. 의지를 갖고, 지치지 않고.- P60

하루를 살기 위해서는 하루가 다 필요해.
하루라도 정신을 놓으면 그 시간이 하염없이 늘어나. 하염없이 늘어나는 것을 통제할 수 없는 순간이 오면 생이 끝나리라는 예감을 해.- P79

나는 나이를 먹었어. 하루에 하루씩, 한 달에 한 달씩, 한 해에 한 살씩, 시간을 몸에 쌓으며 살았어. 그러니까 나는 당신에게 어울리는 사람이야. 10년 전보다 더 당신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어. 몇백 년 전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되었어.
내일은 하루만큼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될 거야. 내년에는 또 한 해만큼 그렇게 될거야.-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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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오리 작가의 크레파스 봉봉 







오일 파스텔을 해보고 싶었는데, 받아보니, 크레파스였다. 아.. 제목에도 크레파스. ^^ 

삼십년? 여만에 크레파스라는 걸 손에 쥐어봤다. 되게 재미있고 좋군. 


크레파스 이름도 예쁘다. 


그라스 그린, 올리브, 블르이시 그레이 (대신 번트 엄버를 썼다) 와 녹색 색연필, 흰색 색연필, 연필을 이용해서 색칠한 

첫 크레파스 컬러링 '산세베리아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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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1-11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 화분이랑 너무 잘 어울려요~ 그림 잘그리시는 분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하이드 2020-11-11 21:15   좋아요 1 | URL
저도요. 컬러링북이라 저는 색칠만 했답니다. 크레파스 색칠 재미있었어요!

dnwjdo1 2020-11-18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레파스봉봉어 들어있는 오일파스텔 24색 5천원대 하는거에다 전문가용 4개 포함된거에요 비싸요. 파스텔가격 포함해도 19500원이 적정가. 비싸게 파는 책은 사면 안되요. 문교 일반 파스텔은 크레파스급이라서 잘안써요. 책 따로 파스텔 따로 사세요.

에이프릴 2020-11-19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언니 저도 오일파스텔 샀어요. 부지런히 해보려고 산건데 몇번 못해봤어여 ㅋㅋㅋㅋ
 

당근펜이 도착했다. 동생한테 아이패드 물려받았을때만큼 기쁘다. 80원의 행복!

공부할 때 ㅇ회독으로 쓰기 좋다 싶고, 그 외에 또 어떤 용도가 있을까?! 는 모르겠지만, 공시생펜이라고 하기는해. 

공부용이야. 필기감도 사각사각 좋다. 






구매링크는 여기 : https://smartstore.naver.com/everythingmall/products/5177585023?


종이에 따라 글씨 없어지는 속도가 다르다. 단어카드에 쓴 건 네다섯시간 지나니 이제 거의 안 보이는 정도인데, 

영어노트에 쓴 것은 한시간 정도면 싹 없어짐. 단, 꾹꾹 눌러 써서 글씨 자국 나면, 그 자국은 남는다. 


하나에 천오백자?? 밖에 못 쓴다고 해서, 100심 주문했는데, 집에서 필사하다 온 바로는 2500자 쓸 때까지도 계속 나왔다. 

기본펜을 주고, (나는 기본펜 없다고, 당근펜 서비스로 받음) 다이소 당근펜이 꼭 맞아서 다이소 당근펜 같이 구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요즘 이렇게 공부템을 계속 사서 쓰게 되는데, 취미이자, 자기계발이자, 일이어서 일석삼조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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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1-09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아가는 펜이라니 신기해요!

하이드 2020-11-10 18:04   좋아요 1 | URL
네, 공부할 때 쓰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