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48 


한지혜 <참 괜찮은 눈이 온다>


" 그러다 서른 살이 되었다. 최승자 시인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했는데, 나는 조금 반대였다. 서른 살이 되자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는 일만 생겼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에,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에, 도망치듯 결혼할 남자도 없었다. 끝도 없이 나쁜 일만 찾아왔다." 


이런게 싫다. '도망치듯 결혼할 남자도 없었다' 이런 문장을 클리쉐로 쓰는 것은 해롭다. 


"인생의 모든 우여곡절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면 된다'라는 구호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개인의 능력과 성실과 비전을 간단하게 묵살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세상의 모든 불합리와 실패와 차별을 개인의 노력 여하로 돌리는 사회가 가장 비겁하다고 여전히 믿는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그 모든 절망의 바탕에 개인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성공은 시스템의 문제일 수 있지만, 성취는 온전히 개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말 좋다. '성취는 온전히 개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작가로서의 활동에 소흘했던 터라 편집위원이라는 자리를 맡는 일은 어쩌면 무모한 결정이었는데, 제안이 온 순간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흔쾌히 수락했다. 억지로라도 뭔가 도모하고 싶던 차에 받은 제의였다. 쓰지도 읽지도 못하는 작가로서의 삶은 이제 그만두고 싶던 때였다. 편집위원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려면 쓰고 읽기를 게을리할 수는 없을 터이니 그렇게라도 하면 작가로서의 정체기를 어떻게든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되돌아보니 내가 걸어온 모든 자리는 무모하게라도 시도했을 때 한 걸음이나마 앞으로 나아갔다. 염려하고 망설이고 현실과 타협하면서 이루고 성취한 일은 없었다." 


갑갑.. 으으.. 갑갑.. '아이는?' 이라니. 이 남편아! 그리고, 미혼 여성 노동자로 사셨겠지요. 비혼 미혼 구별해서 써주세요. 

결혼해서 아이 낳고 아이 때문에 본인 일도 못 나갈까봐 안절부절 하시는 분이 왜 '비혼 여성 노동자' 였다고 하시나. 


몇 년 전 트위터의 남성 평론가의 글 나온다. 기억나는군. 


" 문학계에 여성 작가가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생계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팔리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부모 또는 남편이 있기에." 


" 글을 쓰는 일이, 창작을 하는 일이, 예술을 성취하는 일이 먹고사는 것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중간에 입을 다물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밥'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그 논쟁이 벌어진 시점에 나는 남편이 벌어다주는 밥을 먹는 바로 그 '여성 작가'였다. 그리고 밥 앞에서는 어떤 정의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그건 밥을 굶어본 자로서의 경험이었고, 밥 앞에서 무력했던 만큼의 겸손이었다. 밥을 먹을 수 없어 창작을 포기한 이들과 밥을 먹는 대가로 창작을 포기한 이들 중 누가 더 불행한지를 말하라니, 너무나 당연하고 뻔한 결론이었다. 작가로서의 존엄과 정체성은 다시 개인의 의지와 무능으로 돌아왔다." 


"논쟁은 사라졌지만, 현실은 남아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답을 모르면 모르는 대로 일단 나오기로 했다. 나와서 쓰고 읽고 생각하기로 했다. 두려우면 두려운 대로 일단 밖으로 나와 끝내 합의하거나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조금씩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잇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계속) 



9:12

브래디 미카코 <아이들의 계급투쟁>


영국에서 유아 교육 시설을 '아이를 맡기는 곳'에서 '아이를 교육하는 곳'으로 바꾸고자 한 시도는 토니 블레어가 수상을 맡았던 즈음의 노동당 정권 때 이루어졌다. 취학 시기에 확연히 드러나는 아이들간의 '발육 격차'를 시정하기 위해서였다. 

'0세부터의 교육은 위험하다' 라는 이유로 자유주의자들의 비판을 받았으나, 실제로 이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시되된 분야는 '개인적, 사교적, 정서적적 발육', 즉 정서 지능 emotional intelligence' 였다. 정서지능의 발달이 먼저이고, 이를 토대로 '아카데믹한 지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영국 교육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저변 탁아소는 하위 1%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탁아소였다. 영국에서는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언더클래스에 대한 차별은 대놓고 하는 경우가 있다. 언더클래스란 사회보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은 '반긴축파' 라고 얘기할 정도로 긴축으로 인한 문제, 그 중에서도 자신이 일하는 보육 분야에 대한 문제들을 짚고 있다. 

저변 탁아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보육사 자격증을 따서 민간으로 갔다가, 민간 어린이집이 망하고, 망해가는 저변탁아소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긴축의 영향을 받은 저변탁아소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여기는 원래 문제를 안고 있는 가정과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탁아소였다. 그런데 긴축 때문에 정부 보조금이 끊기고, 민간 기업 기부금도 줄어 현재는 정부에서 유일하게 보조금이 나오는 이민자 대상 영어 교실의 탁아소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변하긴 했어도 여기가 이민자 복지센터는 아니란 말이다. 어디에서 왔는지와 상관없이 문제가 잇는 사람들, 도움이 필요한 가족들이 오는 장소였단 말이다." 


이민자 가족들은 다른 나라 복지로 편하게 살기 위해 건너온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근면하고, 상승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역 빈민민가에 사는 질 나빠 보이는 영국인들을 경원시한다. 그들에게 언더 클래스 틴은 영국의 으뜸가는 악마이자 '브로큰 브리튼'의 원흉. 


그렇기에, 탁아소에 다니며 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무표정의 켈리를 돌보는 언더 클래스 틴인 비키가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이민자 부모들의 으름장과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난민 문제다. 백인과 무슬림의 충돌이다 하는 뉴스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가운데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만을 전달할 뿐이다. 살아 있는 유기체인 사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좀 더 깊숙한 무언가가 있다. 지역의 영국인을 배제하려는 이민자를 꾸짖는 무슬림 여성이 여기에 있다." 


이런 이야기를 영국인이 썼다면, 재수 없었겠지만, 이 이야기의 발화자는 이민자인 일본인이다. 발화자의 중요성. 


(계속)


9: 37 


"변화는 이렇게 일어난다. 처음에는 한 사람, 두 사람이 변하고, 그것이 세 사람이 되고 다섯 사람, 열 사람으로 늘어나면서 커뮤니티가 변하는 것이다." 



한동일 <로마법 수업>


"현재를 살아가는 생활인들이 흥미롭게 들을 수 있을 만한 부분을 추려 키워드별로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결혼과 비혼, 돈과 계급, 여성문제, 그리고 낙태와 성매매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삶과 쟁점에 긴밀하게 연결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저기요, 이제 미혼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거야? 결혼주의자들에게 미혼이면서, 비혼 쓰지 말라고 비혼주의자들이 얘기하는데, 왜 미혼이라고 안 하고 비혼이라고 하지? 근데, 키워드들이 결혼과 비혼, 돈과 계급, 여성문제, 낙태와 성매매..로 나가는 건 다 여성이슈네. 한동일 교수님의 <라틴어 수업>을 굉장히 잘 읽었어서 어떤 이야기 나올지 기대된다. 


로마법에서는 "당신은 노예인가, 자유인인가?" 라는 말이 아주 중요한 신원조회 사항이었다. 현대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당신은 정규직인가? 비정규직인가?" , "당신은 전임교수인가? 시간강사인가?" , "당신은 서울캠퍼스 학생인가? 지방캠퍼스 학생인가?" (..) 연봉과 소득이 얼마이든 간에 어떤 의미에서는 모두 '임금노예'이지만,  경제적 '안정'과 '불안정'으로 삶의 질을 나누는 세태가 결국 한 인간의 가치가 돈에 매여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아, 인간.. 참으로 신비하고 모순된 개념이여! " 

가 결론이라니, 답이 없는 문제지만, 교수님, 답은요! 

그 전 줄에 답 비스무리한게 있긴 있다. 

"대세와 신분제의 늪에 안주해버리면 저절로 '노예'로 전략하고 마는 것입니다." 


내 결론은 F.I.R.E.!


Utrum servus es an liber?

우투룸 세르부스 에스 안 리베르

Servusne es an liber?

세르부스네 에스 안 리베르? 


"당신은 자유인입니까, 노예입니까?" 


이건 중요한 질문. 나에게도 관련 있는 질문. 메모. 


로마 정부는 매춘세에 재정의 상당 부분을 의존했다. 이거, 지금 우리나라도 이런거 아니냐!


로마시민이 시민답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즉 범죄를 저질렀을 때의 제재

첫번째로 자유 박탈. 자유 박탈하지 않더라도 시민권은 빼앗기는 '수화불통'이나 '강제유배'의 처분도 있었다. 

'수화불통'은 물과 불의 사용을 금한다는 뜻인데, 사실상의 추방을 의미. 수화불통에 처해진 사람이 마을로 돌아왔을 때에는 법외자가 되어 공동체 안에서 누구라도 그를 '살해'할 수 있는 '사형'선고와도 같았던 것. 


그렇다면 지금은? 

"과거 로마에서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행해지던 처분이 돈이 없는 사람들, '자본주의 사회'가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하지 못한다고 낙인찍은 이들에게 가장 먼저 행해지고 있다. 골목을 걷다가 허름한 집 현관 앞에 나붙은 전기세, 수도세, 집세 체납 공고문과 언제까지 돈을 내지 않으면 단전, 단수하겠다는 경고문을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현대에도 수화불통의 형벌은 이어져내려오고 있는 게 아닐까" 


"생필품과 쌀, 전기세와 수도세를 감당할 최소한의 소득조차 없어 삶의 근거를 잃고 희망조차 내려놓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직 창창한 나이의 젊은이들이 자살하거나 궁핍한 일가족이 동반자살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들은 현대의 수화불통을 목전에 두고서 절망하고 두려워하다가, 물과 빛이 끊기기 직전에 자기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끊어야겠다고 결심했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밥줄과 숨통을 틀어쥔 수화불통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동일 교수님. 생각의 범위를 늘려주는 소중한 글을 써주신다. 


로마에서 엄청난 중형이 처해지는 죄목 


"재판관이 사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금전을 수수하고 판결을 조작하는 경우, 그리고 성욕이나 연정을 일으키는 사랑의 묘약이나 낙태약을 제공하거나 사용한 경우" 에 처해졌다고 한다. 


여성에게 약을 먹여 성폭행! 죄의 경중을 따지기도 힘든 극악무도한 범죄!


"재판의 판결을 조작한다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약물로 비열한 협잡질을 저지른른 이들은 외딴섬에 고립시켜야 한다는 것이 바로 로마의 정의였던 것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비혼을 선택하고 출산을 거부하는 것은 단순히 홀로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자발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의 선택만은 아닐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이미 깨닫고 있는 것입니다. 더이상 희망을 가지고 내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는 현실을 처절하게 몸으로 깨닫고 있습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내 아이가 사회지배계층을 먹여살리는 하층계급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 것을, 그들은 뼈아프게 간파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살아온 세상보다 더 힘겨운 사회에서 나만큼이라도 살려면 더욱 발버둥쳐야 할 2세를 남기는 무모하고 어리석은 선택은 '안 하고 싶다'는 절규가 비혼과 독신을 선택하는 하나의 동기가 되고 있습니다." 



(계속) 


딴짓하고 옴. 트위터라던가, 트위터라던가. 


다시 시작 


11:21


아난드 기리다라다스 <엘리트 독식 사회> winners take all, The elite charade of changing the world


나는 어떤 남자의 목을 조르며 등에 올라앉아 있지만,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장담하건대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며

가능한 한 모든 수단으로 그 짐을 덜어주고 싶다. 

... 그의 등에서 내려오는 것만 빼고. 

- 레오 톨스토이, <시민 불복종과 비폭력에 관한 글> 


"상위 10퍼센트의 펴평균 세전 소득은 1980년 이래 두 배가 되었고, 상위 1퍼센트는 세 배 이상 증가했으며, 상위 0.001퍼센트는 일곱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하위 50퍼센트의 평균 세전 소득은 거의 정확학하게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 친숙한 수치가 35년 동안의 경의롭고 어리둥절한 변화의 결과인데, 그에 반해 1억 1,700만 미국인의 평균 임금은 조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누구에게나 주어졌던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는 이미 앞서 있는 사람들의 특권으로 변형되었다." 


오늘날 미국의 엘리트들이 역사상 가장 많은 사회적 배려를 하는 엘리트이긴 하지만, 숫자를 보면 이들이 가장 약탈적인 엘리트이기도 하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엘리트의 계획에 우리의 미래를 넘겨줄 준비가 되었는가? 참여 민주주의는 실패라고 외치면서 이렇듯 사적인 형태로 변화를 창조하는 것이 앞으로의 새로운 방식이라고 선언할 준비가 되었는가? 미국 정부의 노쇠한 상태를 핑계로 그것을 우회할 뿐만 아니라, 더 위축되도록 방치할 준비가 되었는가? 아니면 우리 모두가 잠재적으로 목소리를 갖는 의미 있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울 것인가?" 


소름끼치네. 엘리트 독식 사회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착한?' '선한?' 엘리트 독식 사회를 이야기하는 책인가보다. 

예로 든건 골드만삭스의 녹색 채권과 임팩트 투자, 우버나 에어비앤비같은 테크 회사가 가난한 사람들과의 공유 경제로 힘을 길러주고 있다고 말하는 것. 부호들과 대기업이 후원하는 컨퍼런스나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시스템의 결함'을 다루기보다 '결함있는 시스템 내에서의 삶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지식 소매상"을 양성하는 것, 등등. 이들이 쓰는 언어로는 "세상을 변화시킨다 changing the world" 거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 making the world a better place"  


멜린다 게이츠, 빌 게이츠의 재단이 퍼뜩 생각났다. 최근에 멜린다 게이츠 글 읽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그 영향력을 선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 있었어서. 

 

"이 책은 엘리트들의 사회적 배려와 약탈, 예외적인 베품과 축재hoarding, 불공정한 현 상태에서 단물을 빼먹고 그럼으로써 아마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동과 그 행동을 하는 주체가 현 상태의 사소한 부분을 수선하려고 하는 시도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해 보려는 작업이다. 또한 엘리트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하나의 견해를 제시하는 시도다. 이를 통해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행하는 활동의 장점과 한계를 더 잘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 


11: 56 


오전 독서는 여기까지. 두 시간 동안 읽으려고 했는데, 중간에 딴짓하고 어쩌고 세시간 되었다. 

알바 가기 전까지 다시 동굴로 들어가 읽고 있는 네 권 독서 마무리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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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말 뽀개기보다 좋은 말이 생각 안 난다. 내 지금 마음이 딱 한 권씩 뽀개보자. 이런 으쌰으쌰 마음이라서. 

물론, 어제 시작했을 때보다 에너지 레벨 낮아져서 으..쌰..으..쌰.. 이긴 하지만. 


뽀개다라는 말을 찾아보니, 빠개다가 표준어다. 

1.두 쪽으로 가르다, 2.틈을 벌리다, 3.잘 되어가던 일을 틀어지게 하다. 라는 뜻이 있다. 


음, 두 쪽으로 가르고 갈라서 영어책을 읽고 치운다. 라는 뉘앙스일까? 


첫번째로 선택한 책이 Vocabulary Workshop 이다. wordly wise 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보카책.  


나는 그린부터 시작하는데, 그린이 grade 3, 오렌지 grade 4, 블루 grade 5 그 이후에는 A- H 까지로 

H는 grade 12+ 이고, 단어 보니, 아는 단어 거의 없.. 


어제 그린 (미국 학교 3학년 레벨) 시작하면서, 올 해 안에 H까지! 라고 했는데, 역시 나는 무모하다. 

영영 보케북 보는 것이 중요하고, 도움 많이 되겠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보카워크샵 정말 잘 나온 책이다. 

홈페이지와의 연계도 대단히 훌륭하다. 정말 재미있잖아!


단어의 유의어, 반대어 다양한 형식의 질문으로 익힐 수 있게 해두었다. 

영어 문제집들 보면 답지는 teacher's guide 로 따로 파는 경우 많은데, 가격이 서너배야. 


내가 어느 레벨까지 답지 없이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문제집 푸는데, 답지 없으면 어떻게 해?? 


여튼, 어제, 문득 생각나서 풀기 시작했다가, H까지! 그린은 190페이지니깐, 하루에 20피씩 뽀개겠어! 

질러 놓고, 2 유닛씩 날짜 적어두고, 5월 안에 끝내기로, 약간 구몬 영어 같은 느낌으로다가 하기로 했다. 


보카 앱도 몇 개 써 보고, 단어장도 봤지만, 이 책이 정말 좋다. 영어 문제와 유의어, 반의어, 한 단어의 다양한 뜻, 문맥 등 다 영어로 짚어주는데, 너무 훌륭하고 재미있다. 그린 클리어 하면, 찬찬히 리뷰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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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5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5-15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읽자나 2020-05-1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저희 애들 어렸을때 썼는데 정말 좋아요. 영영으로 쉽게 뜻풀이가 되서 좋았던 기억이...열공하시고 응원합니다~~

하이드 2020-05-15 11:59   좋아요 0 | URL
정말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아이들 영어 공부 시작할 때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왜 영영 해야 한다고 하는지, 해보니깐 확실히 알겠어요.
 

한 주가 참 빨리도 간다. 오늘은 아침부터 호우 경보로 안전안내문자가 두 번이나 왔고, 비가 내리고 있다.

집에서 하루종일 책이나 읽고 싶군!


어제는 간만에 에너지가 좀 쌓여서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더니, 밤에 꼬꾸라졌다. 

이 몸으로 매일매일을 보낸게 수천일인데, 왜 나는 내 몸뚱이 에너지 하나 조절해서 쓰지 못하는걸까. 

계속 힘들 때는 그건 자의가 아니니 할 수 없지만, 기운 찰 때, 기운 남길 생각을 왜 매 번 못하고, 밤에 더 더 소진되는지 

갑갑하고 한심하다. 


그래도 그렇게 기절하고 나면, 다음날 컨디션은 좀 올라와서 또 간만에 끄적거리겠다고 컴퓨터 켰으니, 그건 내 몸이 잘한다, 잘해. 기절 시켜서 좀 살려 놓고. 


오랜만에 비 주룩주룩 오는 날, 한지혜의 <참 괜찮은 눈이 온다>를 꺼내 읽는다. 이거 참 괜찮은 눈이 올 때 샀던 것 같은데, 겨울 가고, 봄 가고, 여름 앞에 두고 읽게 되는군. 


첫번째 챕터에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책을 좋아했던 나. 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으, 이 오글거리는 이야기는 뭐지. '나는 활자중독이야' 얘기하는 사람 보는 것 같은. 역시 책 좋아하는 이야기 하는게 진짜 나나 재미있고 의미 있지, 이렇게 지루하고, 과잉감정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 덮으려다 좀 더 읽어보자. 요즘은 싫은 것도 읽다보면 괜찮아지는 경험을 많이 하고 있어서. 


읽다보니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해볼만 해서 책은 계속 읽기로 한다. 


"사람은 저마다 개별적인 존재이다. 모든 환경과 경험도 개별적일 수밖에 없다. 비슷한 경험은 있지만 똑같은 경험은 없다. 그러므로 나도 너와 똑같이 경험해봤다는 말은 매우 신중히 해야 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 많은 인생을 자처하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시련에 혹독하거나 냉정하기 쉽다." 


계속 읽어도 여전히 리뷰대회빨 받은 책이라는 생각은 변함 없군.  


얼마 전 트위터 플로우였던 '한녀문학' 생각도 났다. 

이건 나중에 꼭 얘기해 보고 싶은 주제다. 간단히 말하면, 불행 전시, 수동적, 체념 정서, 피해자성 뭐 그런거 비판하면서 나온 이야기. 다 내가 질색하는 거라서, 아, 내가 이래서 한남문학이고, 한녀문학이고, 한국 소설들을 잘 못 읽었구나. 생각했다.  비판하며 나온 이야기이지만,이 플로우에 추천 한녀문학들도 많이 돌았고, 한국 소설 잘 안 읽었는데, 중고 서점 뒤져서 잔뜩 사 두었다. 좋다는 것만 사긴 했지만, 읽어보고, 더 생각해 보고, 더 이야기하고 싶다. 






개천에 살았던 적이 있다. 비유나 상징이 아니라 진짜 개천이다. 동네 야산에서 흘러내린 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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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아쓰코 <소금 1톤의 독서> 읽는 중 


나탈리아 긴츠부르크의 <만초니가의 사람들> 이라는 책 이야기가 나온다. 이탈리아에서 친구들과 잘 살던 주세페가 친구도 옛애인도 이탈리아도 버리고 형이 있는 미국의 프린스턴에 가는 이야기. 서로 간의 편지글들이 많이 나온다.주세페가 미국으로 간 이듬해 1월 같이 살던 형이 뇌출혈로 강연 중에 급사하고, 주세페는 형의 부인과 형 부인의 전남편과의 딸을 건사하기 위해 미국에 남는다. 


'그런데서 이제 와 뭘 하고 있는 거니, 한시라도 빨리 돌아와. 당분간은 몬테 페르모에서 지내면 돼.' 옛애인인 루크레치아의 편지 


이탈리아의 친구들은 주세페가 어째서 돌아오지 않는지 이해 불가다. 주세페 자신도 왜 그런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선택하지 않는 듯하면서 주세페는 차근차근 선택하고 있다. 이것이 독자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일종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젊은 시절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해 자신의 선택이 인생의 갈림길을 결정해나간다고 믿었다. 플라톤을 읽기도 했고 소설을 쓰려고 하는 주세페에게도 분명히 그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자신의 선택에 대해 타인에게, 그 자신에게조차 설명하지 않게 된다. 설명하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불합리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진저리 날 정도로 깨닫기 때문이다. "  


작은 선택들을 하고, 그 선택들이 좋은 선택들이라고 믿는 요즘이다.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고 있고, 지금까지 내가 확신해 왔던 것들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다. 차근차근 선택하는 주세페가 갑자기 마음에 와닿아서 책 읽다 옮겨본다. 


루크레치아가 새로운 애인에게 차이고 쓴 편지에도 맘에 긁히는 말이 있다.


".. 내가 순식간에 못생기게 늙어버린 듯한 느낌이야. 머리카락은 부석부석 바지고 갑자기 주름은 늘고, 예전의 창백함은 사라지고 피부는 누레져버린 것 같아. 당신이 예전에 칭찬해준 그 '근사한 창백함'은 사라져버렸어... 이제 평생 당신을 못 만나는 건 아닐까, 때때로 그런 느낌이 들어. 그걸로 됐어. 이꼴이 된 나를 보지 않았으면 하니까. 그걸로 됐어. 이 세상에서 함께해서 지치지 않았던 이는 당신 하나뿐이었던 것 같아.." 



얼마전에 인터넷에 떠도는 MBTI 검사를 해봤는데 INTP가 나왔다. 그러고도 별 생각 없었는데, 어제 문득 생각이 나 검색해보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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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이라고 썼지만, 긴 글 쓴지 너무 오래 되어서, 일단 다시 시작이라도 하려고 뭐라도 써 본다. 


나는 요즘 


계속 바쁘지. 계속 바쁘지만, 사람은 익숙하게 되고, 내가 돌리는 쳇바퀴 안에서 적당히 쉬는 시간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아직은 작고 소중한 틈새 짜투리 시간들의 대부분을 침대에서 뻗어 보내지만, 아주 조금씩 뭔가 다른 걸 하기 시작했다. 


책은 계속 읽었지만, 더 읽게 되었고, 집이 정말 엉망이어서, 집에 와서도 스트레스 받았는데, 지난 일요일 처음으로 나 알바하는 동안 집정리 도움을 받았다. 4주 정도면 정리정돈 될 것으로 예상하고, 정원 시즌 동안은 매 주 도움 받을 예정. 


5월부터 지출잠금 했지만, 사람처럼 사는데 드는 돈 쓰는 것에 예산 잡아둬야 한다. 신기한 것이, 집에 오니, 진짜 더 더러워진거 같은 느낌이라 황당하고, 싱크대 안과 싱크대 주변만 싹 깨끗이 정리해 두었는데, 매일 사용하는 공간이 정리되니, 진짜 너무 좋고, 편하고, 내가 그 주위를 치우며 깨끗한 공간을 늘려가기 시작했다는 거. 오늘 아침에는 바닥의 매트까지 들어내고 물걸레질까지 빡빡 했다. 설거지도 부지런히 하고. 일단 책정리가 되어야 하는 집이라서 이번 주 중에 홈쇼핑에서 주문한 다이(인데, 책장 활용 예정) 오면, 공간 여기저기 쌓여 있는 책 산들도 좀 정리가 되려나. 책 산들이 모여 산맥을 이루고 이루어... 


작년 11월에 미친듯이 지른 책들의 수퍼바이백 기간이 작년 11월의 미친 지름을 상기시키며 사나흘 간격으로 돌아오고 있고, 예전에는 그냥 넘기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단 한 권의 수퍼바이백도 놓치지 않으리라. 부지런히 책 팔고 있어서 5월에 20권의 책을 방출했다. (수퍼바이백 + 기존의 책 + 동생 사무실 정리하며 나온 책) 작년 11월에 이어, 올 4월에 미친듯이 주문한 책들이 아직도 오고 있는 건, 이건 대부분 중고책이긴 하지만, 여튼 몇 십권의 중고책이 오고 있는 건 음.. 지금은 5월이니, 5월의 일을 하면 되지! 


슬슬 알바 갈 시간이다. 오늘은 알바도 가고, 끝나자마자 득달같이 달려가서 서쪽일 해야 하는 날인데, 빨간날이라고 오후일은 쉰다. 화요일 오전 알바도 오늘부터 7시까지 가던거 8시까지로 되어서 그 한 시간 아주 유익하게 잘 썼다. 


꿀같은 오후 시간 보내야지. 청소도 하고, 책도 읽고, 낮잠도 자고. 


아, 이런걸 시작했다. 

6월 마라톤이 연기될지 취소될지 모르겠는데, 

일단 나는 독서 마라톤 시작한다. 제주시 우당도서관에서 하는 '전국민' 대상 독서마라톤대회입니다. 

사이트가 버벅거리고, 뭔가 아직 시스템 안정되지 않은 것 같지만, 여튼, 글은 써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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