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받침 No! 베개대용 No!  1000페이지 클럽 이벤트 
 

   

 

  '언터쳐블' 이라 불리우는 책들

주말에 알라딘 이벤트 게시판을 확인하다가 재미있는 내용의 구매 이벤트를 발견했다.  정해진 가격 이상에 구입하게 되면 적립금을 주는 일반적인 구매 이벤트였지만 이벤트 대상도서들이 평범하지가 않다.   

책 한 권 분량이 적어야 700페이지 정도에서 많으면 3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독자들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책들이다.    

야구에서 경기 운영 능력이 특출한 선수에게 붙이는 수식어 중에 '언터처블'(Untouchable)' 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타율 성적이 좋은 타자라도 시속 150Km에 가까운 투구를 제대로 쳐내지 못하는 투수를 가리키는 수식어다.   빠른 공에 안타라도 쳐내지 못하는, 공 끝 하나라도 쉽게 건드리지 못한다고해서 붙여진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야구 선수 중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언터쳐블형 투수라면 삼성 라이온즈 소속의 오승환 정도면 되겠다. 최소 경기 30세이브라는 기록을 남겼고 돌이라고 부를 정도로 묵직하면서 유일하게 빠른 직구를 홈런으로 쳐낼 수 있는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거포 이대호뿐이니 과히 언터쳐블이라고 불릴만하다.    

 

우리가 읽고 있는 책에도 '언터처블' 이라고 불려도 무방한 책들이 존재하고 있다.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완독은커녕 몇 페이지 들춰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꼭 읽어야겠다는 마음 때문에 큰 돈 들여서 구입해도 두꺼운 분량의 책들은 바로 읽혀지기보다는 표지도 펼쳐내지 못한 채 서가에 그대로 방치되기도 한다.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단지 두껍게 보이는 시각적인 인식에다가 어마어마한 쪽수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독자들에게 발휘하지 못하는, 어떻게 보면 불행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책인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가격은 일반적인 책 한 권 가격보다 2배 정도 비싸다보니 구입하는 독자를 만나는 것도 어렵다.  

 

사실 나도 500페이지 넘는 분량의 책을 못 읽는다.  아니, 방대한 분량에 겁먹어 안 읽는다고하는게 낫겠다.   정말로 내가 흥미롭게 여기는 내용이 아닌 이상 2권 이상 시리즈로 구성된 책들 역시 끝까지 못 읽는 편이다.   독서 습관이 한꺼번에 세 네 권 정도 같이 읽어야 속이 편하는 독특한 성미라서 한 번 읽은 시리즈나 두꺼운 책은 중도에 읽다가 포기해서 끝장을 보지 못한다.   

 

  

  군인들에게 좀 인기가 있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나마 일주일 잡아서 끝장까지 본 책이라면 모두 5권으로 이루어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와 6권으로 이루어진 <신> 뿐이다.   <개미>는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읽게 되었는데 10분 밖에 안 되는 학교 쉬는 시간에도 <개미>를 읽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만약에 <개미>를 다시 읽으라면 또 읽을 수 있다.     <신>은 군병원에서 입원했던 시절에 읽어서 그런지 역시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은 평소에 사회에서는 책을 안 읽던 사람도 군인이 되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 책을 읽게 되는데 그 중에서 제일 많이 읽혀지고 인기 많은 작가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이다.  (혈기왕성한 군인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게 만드는 '맥심' , 'GQ' 같은 시각적으로 즐겁게 만드는 잡지를 제외하고)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책을 집으면 지나가는 군인들은 몇 마디 건넨다.  자신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었다는 등 이 소설의 내용이 재미있다는 등 생각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관심이 많은(?) 군인들이 꽤 있었다.   비록 개인적인 체험을 토대로 추측하는 것이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와 더불어 국내에 다양한 연령층의 팬을 보유한 외국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데 독서와는 거리가 멀듯한 군인들까지 그의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면 무척 흥미로운 현상이다.    

(사족: 참고로 군인들은 장르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편이다. 주로 판타지를 많이 읽고 내 주변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외에도 군인들에게 많이 읽혀졌던 장르소설 작가로는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과학 독후감 덕분에 읽게 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내가 읽었던 책들, 그러니까 완독한 책들 하에 정한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쪽수의 책이었지만 끝까지 읽은 유일한 책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뿐이다.   

<코스모스>는 굳이 설명할 필요없는 유명한 과학의 고전이라서 인문계열에 속한 독자들도 많이 읽는 과학 도서일 것이다.   내가 소장하고 있느 <코스모스>는 보급판인데 맨 뒤쪽에 있는 찾아보기까지 포함하면 총 719페이지다.     

이 책이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그 때가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코스모스>가 화려한 올컬러 도판으로 이루어진 특별판으로 출간된 적이 있었다.  지금도 특별판도 보급판과 판매되고 있는 중인데 정가가 45000원에 특별판답게 책의 크기가 대형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책이라도 비싼 가격에 편안하게 읽기에는 힘든 무거운 판형이라면 독자들이 외면하기에 충분하다.  특별판이 나온지 2년 뒤에 줄어든 가격에 편안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판형으로 보급판이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보급판이라고해도 600페이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압박은 여전하며 보급판 속의 도판이 흑백인데다가 특별판에서 볼 수 있는 몇 몇 도판이 삭제된 게 아쉽다.   

읽기 어려운 특별판이라고 해도 나에게 특별판은 화려한 올컬러 화보 때문에 그나마 읽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듬해 고등학교 2학년 때 이 책으로 교내 과학 독후감을 쓴 적이 있었다.  나름 유명한 과학 고전인 것도 있었고 그 때 마침 과학 독후감 대회가 있어서 정말 밤을 새면서까지 대형 특별판을 읽고 열심히 10장 분량의 독후감 한 편을 써냈다.   

하지만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최우수상은커녕 입선에도 뽑히지 못하고 마는 비극을 맛봐야했다. 그래서 지금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만큼은 왠만한 일반 독자들도 잘 읽지 않는 과학 분야 도서지만 지금까지 읽거나 내 손에 거쳐간 수많은 책들 중에서 제일 기억이 남는 책들 중의 하나다. 유년시절의 독서 경험 덕분에 보급판을 구입해서 다시 읽을 수 있었다.   

  

 

 

  완독을 하지 못한, 지금도 조금씩 읽고 있는 '현재진행형' 독서의 책들     

   

 

 

 

 

 

 

   

 

최근에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권을 읽게 되면서 그동안 책장에 방치되었던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7월에 있었던 리뷰 대회 때문에 읽게 된 것이지만 만약에 김태권 도서 리뷰 대회가 없었더라면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읽지 못했을 것이다.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는 만화로 구성되어서 방대한 분량의 <사기열전> 속 내용을 재미있게 읽다는 점에서 장점이지만 그래도 사마천 특유의 역사적인 관점이 묻어있는 원전 <사기열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나름 입체적인 독서를 한답시고 김태권의 만화와 <사기열전>을 동시에 번갈아 읽어봤는데 사실은 <열전>만 읽기에는 충분치가 않다.   

사기는 <열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역대 제왕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본기>와 광활한 중국 대륙의 각각 지방을 다스리던 제후들의 기록을 담아낸 <세가>로 구성되어 있어서 간혹 <열전>에 있는 내용이 <본기>에도 다시 언급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왕이면 <본기><세가>까지 완벽하게 구비한 사마천의 사기를 읽는 것도 좋지만 각 한 권의 방대한 분량 무시 못한다.   

지금 두 권으로 된 <열전>만 소장하고 있는데 마음 같아서 <본기>와 <세가>를 구입하고 싶지만 절제 중이다.    일단 <열전>을 절반 정도, 아니 1권이라도 완독하는 것이 나에게는 최우선인듯싶다. 

 

 

  

 

 

 

 

 

 

 

  

평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일명 줄여서 '상절지백' 이라고 불리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만의 잡다한 지식들이 총망라한 책을 더 좋아한다.   제목만으로는 백과사전일뿐이지 실상 내용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백과사전답게 너무 진지하지도 않으면서도 굳이 살아가는데 알 필요가 없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평상시 우리가 지나치고 있거나 무관심하고 있었던 세상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는게 베르나르 베르베르식 백과사전의 큰 장점인거 같다.   <상절지백>에 있던 내용에다가 새로운 지식을 추가한 <상상력 사전>은 자투리 시간에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항목을 틈틈이 읽기에 좋다.   

독서에 대한 여러 가지 철칙들 중에는 정말 나 자신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책은 굳이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계속 먹다보면 질리게 되고 미각의 쾌락이 오래 가지 못하게 되듯이 내용이 너무 재미있다고 다 읽다보면 정작 찾아오는 것은 알 수 없는 허무감이 오며 읽고 난 뒤에 머릿속에 남는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만큼은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간직한 채 조금씩, 조금씩 읽고 있는 중이다.    

 

 

 

 

 

 

 

 

  

 

 

디트리히의 슈바니츠의 <교양>은 서양의 인문, 교양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읽으면 좋은 책인것은 분명하다.  이 책이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출간되었는데 지금도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중학교 2학년, 이제 막 인문, 교양이라는 것에 눈 뜨기 시작했을 때 이 책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 읽다가 도중에 잠든 기억만 날 뿐이다.   그 당시에는 동네 공공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는데 중학교 2학년, 15세가 읽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다가 몇 달 전에 자주 들리는 헌책방에서 완전 반값으로 구입하게 되었는데 지금도 이 책은 나에게 '교양' 이라는 멋진 이름을 단 수면제다.   <상상려 사전>은 내용이 재미있어서 조금씩 읽고 있지만 반대로 <교양>은 내용 자체가 진지하고 쉽게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서 천천히 읽는 편이다.  

 

 

 

 

 

 

 

  

  

 

 

이 세 권 다 내가 순전히 읽고 싶다는 마음에 구입한 책이면서도 과연 죽을 때까지 완독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게 만드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책들이다.  

<몽테뉴 수상록>은 인명사전까지 포함하면 총 1330페이지다.   몽테뉴는 죽을 때까지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수상록>를 남겼는데 분량도 1000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방대하면서도 글 속에 묻어 있는 몽테뉴의 사유 방식 역시 분량 못지 않게 깊으면서도 방대한 범위를 자랑한다.   

죽음, 잠, 종교, 우정 등 인간이라면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느끼게 되는 행위들에 대해서 몽테뉴만의 진실되고 솔직한 성찰과 감정이 담겨져 있다.  꾸밈 없는 그야말로 솔직하게 쓰여진 기록이다보니 오늘날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몽테뉴가 살았던 시기 때만 가능했던 제한적이면서도 구시대적인 관점도 있지만 몇 몇 수필과 문장 중에도 삶의 진리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내용이 많이 있다.    그리고 수필 중간에 호메로스나 세네카와 같은 고대 문장가들의 격언까지 인용되어 있어서 현대인의 정신을 살 찌우게만드는 좋은 명문들이 수필 곳곳에 박혀 있다.  

 

<광기의 역사>는 단지 미셀 푸코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선뜻 구입했는데,,,  지금까지 앞쪽의 해제만 여러 번 읽었을 뿐 독서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 제일 심각한 책이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는 지금까지 구입한 책들 중에서 산 지 얼마 안 된 책이다.  이 책을 구입한 동기 역시 단순히 서양미술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큰 맘 먹고 구입했는데 미술학과 전공도서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방대한 분량을 읽어내기가 순탄하지가 않다.  게다가 책의 활자가 깨알 같아서 덕분에 <교양>과 더불어 대구의 열대야를 이겨내는 좋은 수면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 전에는 대중의 기호에 맞춘 편안하고 읽기에 무던한 미술사 관련 책들을 읽어서 그런지 대학전공 수업 내용에 맞먹는 정말 '제대로 된' 미술사 도서를 만났으니 이 책을 읽기만 하면 부담스러우면서도 고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역사적 순서대로 한 챕터씩 읽으려고 했지만 독서 패턴이 단순해서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인상주의를 소개하고 있는 챕터를 읽어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를 시도해봤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읽을 정도의 책은 아닌거 같다.    관련 미술화파를 알기 위해서는 그 전에 유행했던 미술화파 역시 알고 있어야하기에 미술사에 대한 순차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않는 이상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미술 비전공이다보니 이 책이 미술사와 관련해서 책들 중에서 명불허전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사실은 미술 비전공자들에게는 깨알 같은 활자는 읽기 불편하다는 것.   그래도 시험을 위해서라면 전공책을 통독한 나로써는 활자는 수면을 부르게 할 뿐 불편을 감수하면서 읽고 있는 중이다.  광범위한 미술의 역사를 딱 한 권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게 어디인가.  

 

  

  분량이 두꺼워서 슬픈 언터처블 책들이여

무더움과 장마가 찾아오는 여름날에 어떻게 보면 두꺼운 분량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무더위와 짜증 그리고 수면만 늘어나게 만들 수 있다.   간혹 정계 인사나 CEO들이 휴가철에 읽는 도서들을 보면 조금은 두꺼운 분량의 고전 몇 권이 끼여있기 마련인데 여름철 무더위와 일상의 피곤함을 벗어나기 위한 휴가에 정말 제대로 읽는 사람이 있을까?   정말 특별한(?) 사고방식을 가진 몇 몇 사람만 제외하고는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이라도 두꺼운 분량의 책을 읽을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책은 꼭 휴가철에만 읽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책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꾸준히 읽어야 할 정신적인 영양소지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을 즐겁게만 해주는 우리들의 기호에 맞춰주는 인스턴트 식품이 아니다.    

요즘에는 읽기 어려워하는 고전을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물론 대중들의 독서를 위한 집필의 취지는 좋지만 정작 훌륭한 내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어렵고 분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오리지널은 외면받고 있다.  비단 고전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많은 내용들이 할애되는 철학이나 과학 분야의 도서들의 외면은 더하다.  가격도 비싸서 서러운 판에 단지 분량이 많다고해서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알맹이를 먼저 확인하지 못한 채 그저 형식상 겉모습만 보고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그나마 자신을 독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구매서평마저 없는 책도 있다.   

노천명의 시에 등장하는 사슴은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다고 하는데 방대한 분량으로 이루어진 일명 '언터쳐블' 책들은 판형이 크고 두꺼워서 슬프다.  독자들의 손에 쥐어쥔다고 해도 자신보다 가벼운 분량의 책처럼 바로 읽혀지기보다는 항상 책장에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다.  그리고 항상 뜨거운 라면이 담긴 냄비받침이나 목침 못지 않은 딱딱한 베개가 되기도 한다.   

주인 잘못 만나 서러운 경험을 하게 되지만 '언터쳐블' 책들은 화려한 홍보가 아닌 언제나 점잖게, 서점 책장 어디선가 자신을 선택할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을 간절히 원하는 독자를 기다리면서...

   

 

 

 P.S>

 

                                                 

 

 

 

 

 

 

 

두꺼운 책이라고 하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들뢰즈 &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을 빠질 수가 없다.  평소에 이 두 권의 책에 그저 눈빛만 보내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생각의 나무 출판사가  망해버려서 알라딘에 판매되고 있던 <율리시스>가 품절되고 말았다.  진작에 구입하지 못한 아쉬움만 자꾸 든다.  

반면에 들뢰즈라는 악명 높은(?) 철학자가 쓴 <천 개의 고원>은 출간된 지 꽤 되었고 역시 어마어마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판매중인데,,,   이 책 역시 언젠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품절 혹은 절판될 수 있을거 같은 느낌이 든다.   <천 개의 고원> 역시 편안하게 읽기 어려운 책이 아니지만... 재정적 여건만 된다면 빠른 시일내 구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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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에서 놓친 진정한 의미의 1000페이지 클럽 책들은 여기에도 있당^^
    from 퀸의 정원 2011-08-11 12:04 
    즐찾에서 cyrus님의 글을 읽다보니 냄비받침 No! 베개대용 No! 1000페이지 클럽 이벤트란 행사을 알게 되었네요. 가벼든,가볍지 않든 교양서적은 좀 무식한(?)사람 입장에서 페이지 수가 작아도 읽기 힘든편인데 권당 페이지수가 최소 7백페이지가 넘는다고 하니 평범한 사람 입장에선 일단 그 크기에 압도되어 읽을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그런데 문학서적분야에도 인문 교양서적 못지않게 무자비히게 페이지 수가 많은 책들이 있는데 정말 장식장용으로 딱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09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재미있는 페이퍼예요! 갑자기 정말정말 두꺼운 책을 책상 한가득 펴놓고 읽어보고 싶다는 갈망(!)이 생기네요..ㅎㅎ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두꺼운 책은 <나니아 연대기>예요^^;; 1080쪽이네요.
그 다음이 <오디세이아> 이건 672쪽이네요.

<교양>에 대해 쓰신 부분이 제일 공감가요. 저도 제목과 책이 마음에 들어 읽기 시작했었는데 정말 교양인답지 못한 꼴로 결론이 나요. 책을 베고 잠이 든다던지, 읽던 부분을 다시 읽으면서도 눈치채지 못한다던지요..ㅎㅎ

대학때 미술사를 배울 때는 책도 별로 없었어서 <미술의 역사>라는 정말정말 두껍고 무거운 양장 책을 교재로 썼어요. 미술사 들은 날은 정말 어깨가 아플 정도였어요. 그래도 비싼 책이라 학교에도 두고 다니지 못했다지요..ㅎㅎ

cyrus 2011-08-09 19:45   좋아요 0 | URL
저도 왠지 두꺼운 책만 보면 끝까지 다 읽어야겠다는 마음은 드는데,,
막상 읽고나면 중도에 포기할 때가 많았어요. 그러고보니
두꺼운 책이라면 <나니아 연대기>도 있었네요, 학창시절에 한창
<나니아 연대기>가 영화로 개봉되었을 때 판타지를 좋아하는 제 친구가
그 두꺼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

무거워도 함부로 보관할 수 없는게 전공책의 아이러니인거 같아요.
무겁다고 해서 학과 사무실이나 사물함에 따로 보관하게 되면
누군가가 훔쳐가거든요,, ^^;; 도난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본인이 직접 챙기는 수밖에요 ㅎㅎ

stella.K 2011-08-0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두꺼운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거의 허영인 경우가 많구요, 한 320페이지 내외면 딱 좋은 거 같아요.
저 상상력 사전은 알사탕 안 붙었으면 안 샀을텐데 사 놓고 모셔만 두고 있다능.ㅜ

cyrus 2011-08-09 19: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완독할 수 있고 적당한 최적의 분량이 그 정도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책을 멀리하는 이들에게는 300페이지도 두껍게
보인다는 사실이에요 ^^;;

아이리시스 2011-08-09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광기의 역사]보다 얇아서 푸코 책을 한 권 소유중인데 제목이 뭐더라. 흐아, 까먹었네요. 저건 다 가지고 계신 거죠? 저도 [서양 미술사] 있는데..^^

cyrus 2011-08-10 21:21   좋아요 0 | URL
푸코의 책 중에 얇은게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아닌가요?
저는 마그리트 그림을 좋아해서 도록이랑 그 책도 구입했는데,,
역시,,, 푸코의 글은 읽기가 쉽지 않았어요 ^^;;

사진에 있는거 다 읽으려고 구입한 거에요. 과연 다 읽을 날이 오게 될까요?
^^;;

마녀고양이 2011-08-10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요, 책 욕심이 많아서, 저렇게 두꺼운 책이 한벽 가득하다는거 아닙니까.
그런데 읽었냐구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난번에 800 페이지 넘는 아인슈타인 자서전 읽다 죽을뻔했죠~ ^^
아하, 율리시즈는 저기서 저를 보는군요. 나니아는 저도 읽었어요. 참 길죠~
뒤에 꽂힌 책을 보니, 도둑 들어오면 저 하드커버의 두꺼운 책들 냅다 던지면 될듯.

cyrus 2011-08-10 21:23   좋아요 0 | URL
저도요, 사진에 있는 책들은 한번도 끝페이지를 보지 못했어요 ^^;;
두꺼워서 읽지 못하는 책도 나름 쓸만한 용도가 있었군요 ㅎㅎ


콜로서스 2011-09-0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율리시스 품절된 거 생각하면 할수록 아쉬워지는....

cyrus 2011-09-02 23:3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콜로서스님 ^^

예전부터 구입하려고 눈독 들이고 있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
미루다보니 그만.. 결국에느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답니다. ^^;;

북깨비 2015-10-09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기의 역사에 대한 코멘트가 재밌어서 좋아요를 꾹 누르고 갑니다. ˝진도가 안나가는 제일 심각한 책˝은 내용이 제일 심각한 책인가요 심각하게 진도가 안나가서 제일 곤란한 책인가요. ㅎㅎㅎ 저도 `책이 좀 많습니다`에서 추천글을 보고 급 땡겼는데 cyrus님 올리신 사진보고 그 생각 조용히 내려놓습니다. ㅎㅎㅎㅎㅎ

cyrus 2015-10-12 18:11   좋아요 0 | URL
북깨비님 덧글 덕분에 예전에 썼던 글을 오랜만에 보게 됩니다. 다시 봐도 정말 부끄럽군요. ㅎㅎㅎ 분량이 엄청 많으면서도 몇 번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책을 만난다면 곤란해요. 여러 번 도전했는데 완독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말아요. 그래서 심각한 책이라고 표현한 것 같아요.

:Dora 2015-11-2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개의 고원 내년에 도전하고 싶은데 ..혹시 비법을 전수해주실 수 있으신지요(사셨을 거라 믿고) 구입하기도 전에 두려움에...

cyrus 2015-11-30 17:51   좋아요 1 | URL
답글을 재스민님의 서재 방명록에 남겼습니다. 확인해주세요. :)
 

  

 

 

 

 

 

 

 

  

 

 

사랑의 가벼운 날개로 벽을 날아 넘었죠.  돌로 지은 장애물은 사랑을 못 내치고 사랑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과감히 하니까요.  그러므로 그대 친척 나를 막진 못합니다. 

-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2막 2장 로미오의 대사, 민음사 pp 54 -

 

 

누구나 한번쯤 ‘로미오와 줄리엣’ 처럼 죽음조차도 갈라놓을 수 없는 순수하고도 열정적인 사랑을 꿈꾼다.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비극적인 죽음조차도 지울 수 없는 사랑의 향기를 담고 있다. 400여 년이라는 시공을 넘어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것도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사랑의 향기가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의 감성을 흔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탈리아에 있었던 전설을 토대로 만든 비극이라고 하던데 개인적이 생각이지만 아마도 셰익스피어는 이탈리아의 전설과 오디비우스의 신화를 함께 인용했을 거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비극적 사랑의 대명사로 오늘날에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 커플의 이야기에 모티브가 된 설화가 고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전해내려고 있다.

 

 

 

 

 



 



   

 

   

아주 오래 전, 시리아라는 지역에 퓌라모스와 티스베라는 총각 처녀가 살고 있었다. 두 남녀는 서로 이웃지간으로 살고 있었는데 정이 들다보니 서로 눈 맞아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양가 어른의 반대로 서로 만나는 것이 금지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살고 있는 앞집 뒷집 사이에는 아주 높은 벽이 세워져 있어서 서로 만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티스베> 1909년

 

 

그러나 높은 성벽이라도 연인들의 사랑을 막지 못했다.  벽 사이에 갈라진 틈을 이용하여 목소리만으로 사랑을 나누었던 것이다.    

더 이상 자신들을 가로막는 사랑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 퓌라모스와 티스베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야밤에 사랑의 도주를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도주하기 위해서 어두컴컴한 밤에 뽕나무가 있는 샘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얼굴을 베일로 가린 티스베가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했는데, 느닷없이 한 마리 사자가 입에 피를 묻힌 채 나타났다. 티스베가 황급히 바위 뒤로 몸을 숨기는 바람에 쓰고 있던 베일이 땅에 떨어졌고, 사자는 베일을 피 묻은 입으로 찢어버렸다.  한발 늦게 도착한 퓌라모스가 땅에 남겨진 사자의 발자국과 찢어진 티스베의 베일을 발견하고는 통곡하고 울부짖으며 칼을 빼어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잠시 후 조심스레 바위 뒤에서 걸어 나온 티스베는 이미 주검이 되어버린 퓌라모스를 발견하고 놀람과 슬픔에 오열하다가 그를 따라 자결하였다.  두 남녀의 죽음을 알게 된 양가 집안은 이들의 소원대로 두 사람의 주검을 한 무덤에 묻어주기로 하였다.

퓌라모스가 자결하면서 흘러나온 선혈이 약속 장소에 있었던 뽕나무 가지에 묻게 되었는데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가 익으면 검붉은 색으로 변하는 것이 퓌라모스의 티스베의 비극적인 사랑에서 비롯된 증거로 신화로 전해내려오고 있다.    

 

 

 

 

 프란체스코 하예즈 <로미오와 줄리엣> 1823년


 

두 사람의 가슴을 태운 사랑의 불꽃은 그 뜨겁기가 같았을까, 달랐을까?  아마 같았겠지.  하지만 양가의 부모들밖에는, 아무도 이 비밀을 몰랐어.  고갯짓, 눈짓으로만 사랑을 나누었으니까.  감추면 감출수록 깊어가는 게 사랑이잖아?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는 섶 속의 불씨 같은 게 사랑이잖아? 

-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1> '퓌라모스와 티스베' 편, 민음사 pp 156~157 -  


오비디우스의 저 표현대로라면 사랑이라는 불씨는 사랑하는 당사자 이외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면 들수록 더욱 활활 불타오르는 성질이 있다. 누군가 사랑의 불씨를 꺼뜨리려 하면 할수록, 그것은 더욱 거세게 불타오른다.  어떤 힘도 그것을 막을 수 없다. 부모든, 다른 어느 누구든 자신들의 만남을 가로막으면, 심지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도록 만드는 커다란 힘이 조그마한 사랑의 불씨 안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의 반대가 너무 강력하자,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음으로 자신들의 사랑을 지키려고 했듯이 말이다.  이렇듯 사랑을 가로막을 힘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부모도, 국가도, 총으로도 포탄으로도 막지 못한다. 결국 양가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쓸데없는 적개심 때문에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잃었다는 후회와 통절한 반성을 하게 되었고, 이와 같은 희생을 통해서 양가는 서로 화해하게 된다.

심리학 용어 중에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 라는 것이 있다. 이는 외부 압력이 거세질수록 남녀의 사랑이 깊어진다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일종의 청개구리 효과를 말한다.  (이 효과는 세기의 문학사적 커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삼국사기>에전해져 내려오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설화가 그 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문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기에 오히려 서로에 대한 사랑이 죽음까지 함께할 수 있는 용기를 낳을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이란 두 주체가 서로 매혹되는 일. 매혹이 일생 동안 한 치의 변함없이 유지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사랑은 시련에 맞닥뜨리게 되면 어떠한 것도, 심지어 죽음까지도 대수로워지지 않는 담력을 이끌어낸다.   

누구든 사랑에 빠지면, 이런 외적 요인들은 문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외적 요인들이 사랑을 방해하려 든다면, 그것들에 맞서서 저항하고 투쟁하도록 사람을 바꾸어 놓는 힘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랑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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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8-07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대야의 밤에 셰익스피어를 읽는 건 너무 멋지잖아요, 시루스님. 너무 더워서 죽겠어요. 저는 공부는커녕 책읽기도 귀찮아요. 시간을 계속 뒹굴거리며 흘러보내고 있어요. 이러다 정신차리면 10월이 와있을 것 같아요. 얼른 정신 차려야지. 대학생은 방학이라 푹 쉬어도 또 학교가지만 저는 뭔가 좀.. 흑흑. 참,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 다시 읽기 해야겠네요, 저도. 너무 멋있어요!!!^^

cyrus 2011-08-07 00:38   좋아요 0 | URL
저 방금 아이리시스님 서재에 댓글 달고 왔어요 ㅎㅎ
대구는 요즘 열대야라 잠이 안 오네요. 그래서 지금 이렇고 있어요 ^^;;

저는 민음사판으로 처음 읽어봤는데,, 고전이라서 그런지 읽는 내내
딱딱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원문의 운문 형식 그대로 따르다보니
뭔가 어색한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이윤기 님의 번역도 읽어보려고 해요.^^

비로그인 2011-08-08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얼마전 신화에 대해 관심이 있어 뭔가 찾아보곤 했는데, 이렇게 또 마주하니 재밌습니다. 거기에서도 그림과 문학작품에 대해서 소개를 하더라고요. 올려주신 글과 그림 읽으니 갑자기 그 부분이 막 생각납니다.

갑자기 비가 막 오고 갔는데, 뭔가 어수선한 밤입니다. 이 더위가 끝나면 cyrus님 개강이겠지만, 더위는 얼른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

cyrus 2011-08-08 23:51   좋아요 0 | URL
셰익스피어의 비극 속 대사를 읽어보면 신화 속 대사나 인물, 격언을
인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특히 셰익스피어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많이 인용하더군요.

어제 태풍이 지나간다고해서 바람이 많이 불었어요, 바람 때문에
덥지는 않았는데.. 태풍이 지나간 지금 너무 더워요. ^^;;
벌서 방학도 3주 남았네요, 슬슬 개강 준비를 해야되갰네요.


stella.K 2011-08-0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인기리에 방영중인 <공주의 남자>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프로 했다는데
괜찮은 것 같아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자식들이 서로 사랑할 수도 있겠다는 가정 충분히 가능
가능할 수 있죠. 이야기가 너무 현대적여서 그렇긴 하지만 사극에 현대성이 빠지면
재미없잖아요. 극본을 잘 쓴 거 같아요.ㅋ

cyrus 2011-08-09 19:47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드라마 시청하고 있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프로
했다는 광고에 혹해서 보고 있어요. 내용 전개는 뭐라 흠잡을데는
없는거 같은데 배우의 연기력 논란 때문에 말이 많은거 같아요 ^^;;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왜 어떤 기업은 위대한 기업으로 건재한 반면, 다른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몰락하는가
짐 콜린스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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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운명은 짧고 기술은 길다

부불삼세, 빈불삼세 (富不三世, 貧不三世) 

부자는 3대를 못가고, 가난도 3대를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과거의 변화는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지금의 변화 속도는 그렇지 않다. 불과 몇 년, 몇 달 아니 자고 나면 세상이 뒤바뀌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래서 기업의 수명도 과거보다 훨씬 짧아질 수밖에 없다.  기업의 평균수명은 30년이라는 것이라는 통설이 자리잡고 있지만 현재의 급변하는 기업환경 속에서 기업의 평균수명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끊임없이 변신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찾은 기업은 성장이 가능했지만 성공에 대한 지나친 오만(Hubris)에 빠진 기업들은 역사의 무덤 속에 묻혀 버리게 된다.

세계 카메라시장을 장악했던 코닥의 흥망성쇠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기업이 어떻게 몰락하게 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코닥의 몰락    

 

코닥의 역사는 18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유리판 필름은 대단한 기술이었다.   코닥은 그 후 카메라를 시판하기 시작했고 이처럼 코닥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싼 가격으로 제품을 시장에 내놓자 소비자들은 열광하였다. 추억을 현실속의 기록으로 남겨주는 기업으로, 카메라는 세계인들이 꼭 지녀야 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코닥은 잊혀진 기업이 되었다. 더 이상 과거처럼 필름의 대명사 역할을 할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변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닥은 디지털 시대가 되면 플라스틱 필름이 필요 없어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서야 자신의 발등에 불똥이 튄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 코닥은 뒤늦게 디지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여전기 코닥은 전성기의 영광과 추억에 집착했다. 디지털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자신들이 해오던 기존의 필름 카메라 사업 투자 비중은 오히려 확대했다.

신기술의 디지털 제품을 내놓으면 기존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던 아날로그식 필름 재고가 소진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일까?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가 그렇게 빨리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현실에 안주하며 대세를 읽지 못한 대가는 의외로 컸다. 시장의 반응은 혹독했다. 일본의 캐논이 디지털 시장을 석권하며 번성하고 있는 동안, 코닥은그렇게 몰락의 길을 걸어나갔다.  

  

 

  기업 몰락의 5단계  

아무리 뛰어난 기업도 언젠가는 몰락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어떤 기업은 위기를 극복해 다시 뛰어오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코닥이나 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견디지 못해 파산한 리먼 브라더스의 사례를 통해서 기업의 몰락을 실증적으로 증명하여 몰락의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경영 구루 짐 콜린스는 수많은 자료검증을 토대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책에 잘 나가던 기업이 몰락하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몰락 1단계는 성공을 당연시하고 진정한 성공의 근본요인을 잊을 때다.  성공에 취해 뭐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솟아오른다. 사업에는 운도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망해가는 기업은 행운으로 얻은 성공마저도 실력으로 거뒀다고 착각해 버린다. 경기가 좋아 물건이 잘 팔려도, 제품이 훌륭해서 판매가 늘었다며 좋아하는 식이다. 그러곤 앞으로 사업이 더 뻗어나가리라 믿는다.

2단계는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그간의 승리를 바탕으로 여기저기로 사업을 넓혀 나가게 되며 기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원래의 사업에 소홀해진다.  

3단계는 위험 가능성과 위기 경고를 부정한다.  그동안 쌓여왔던 문제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기업 판매 성적이 예전만큼 좋지 못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뭔가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아야 할 테다. 그럼에도 임직원들은 상황 탓만 한다.  이때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매달리기도 한다. 인원을 떨구고 비용을 줄인다며 법석을 떤다. 구조조정을 하면서 기업은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4단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원을 찾아 헤매는 시기다.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기업은 어려움을 한번에 날려줄 인재를 찾아 헤맨다. 여기저기서 변화와 혁신을 외쳐댄다. 이들은 그동안 다져왔던 기업의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느라 힘을 쏟아보지만 반짝 성과가 날 뿐 오래 가지 못한다.

마지막 5단계는 기업의 생명력이 소멸되는 최종적인 단계이다. 기업은 부도 절차를 밝게 되지만 모든 기업이 몰락의 성적표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 기사회생하는 기업들도 있다.   

   

 

  위대한 기업이란...?

짐 콜린스는 기업이 위대해지는 과정보다 몰락하는 길이 더 다양하다고 말한다. 기업의 몰락 과정이 반드시 책에서 제시되는 5단계 순서대로 거치는 것이 아니며  한 두 단계 빠르게 거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에 수십 년동안 거치는 기업도 존재한다.

그러나 과정이 어떻든간에 몰락한 기업의 공통점은 위기의 길로 인도하는 관습이 몰락을 자초하게 만들었으며 기업 스스로 성공의 덫에 걸려버렸다는 점이다.  성공에의 도취가 바로 몰락의 덫으로 바뀌게 되더라는 것이다.  이전에 저자가 출간했던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을 통해서 대표적인 성공 기업의 사례로 소개된 모토로라, HP 역시 몰락의 5단계 과정을 피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흥망성쇠 방정식은 무척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변화를 스스로 유도하여 새로운 강점을 끊임없이 창출해내면 번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짐 콜린스는 현실 안주보다는 성장의 욕심에 눈이 먼 과도한 변화와 혁신 역시 스스로 기업의 몰락을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고 증명하고 있다.   무모한 도전 역시 실패의 서곡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성공의 공식이 확실한만큼 성공의 덫을 피하기도 어렵다. 로마의 흥망성쇠가 그랬고,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시 초일류기업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짐 콜린스는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하며 경영인들에게 현실을 냉철하게, 해법은 착실하게 찾아나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생존전략 상의 오류를 반면교사로 삼아 각각의 기업들이 어떻게 생존해 나아갈 것인가를 제시해주고 있다.  

경영 현장에 상존하는 위기와 위험신호에 대해 얼마나 예민하게 읽어내느냐에 따라서 그 기업의 진가를 결정짓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위대한 기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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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8-0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아주 좋군요!
코닥이 망한 건 여기서 첨 알았네요. 헉.
그렇죠. 문제는 욕심. 이기주의 입니다. 큰일났습니다.ㅜ
짐콜린스는 꽤 괜춘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ㅋㅋ

cyrus 2011-08-07 00:00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을 읽기전만 해도 한 번 망한 기업은 회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 덕분에 기업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경영 도서치고는 분량이 얇고 어렵지 않아서 괜찮았어요.
다음 학기 때부터 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경영햑을 복수전공하게 되었거든요.
아마도 당분간은 경영학에 대해 알기 위해서 경영 도서도 읽어야할거 같아요.
^^;;

마녀고양이 2011-08-06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어나는 방법은 하나이나, 죽는 방법은 수천가지다 와 비슷하군요.
흥한 것은 언젠가는 망한다죠... 이는 하나의 교훈같아요, 겸손하라는.
(음.. 우리나라 누군가들에게 들려주고 싶군요. ^^)

cyrus 2011-08-07 00:06   좋아요 0 | URL
짐 콜린스는 점점 파산에 치닫고 있는 기업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부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소수의 기업에만 적용될 뿐 나머지는
CEO의 역량이나 그 밖의 외부 조건들 때문에 살아남기가 불가능할거 같아요,
결국에는 흥망성쇠의 진리는 부정할 수 없을듯합니다.
 

   

  모든 남자들이 생각하는 '그것' 

  

 

 

 

예전에 인터넷 서핑 중 한 글자도 적혀 있지 않는, 완전히 백지로만 구성된 책이 영국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그 책 제목은 바로 What Every Man Thinks About Apart From Sex, 직역하면 ' 섹스를 제외하고 모든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 ' 이다.   가격은 4.69파운드, 원화로는 약 8540원이다.  

책 분량은 200페이지 정도인데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글자 한 자도 찾아볼 수 없는 백지뿐이다. 책이 아니라 일반 연습장이나 다름없는 형식의 틀을 깨뜨린 파격적인 형식의 책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셰리던 시무브의 집필 의도가 재미있다. 수 십 년의 연구 끝에 그가 얻은 결론은 남자들은 섹스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 목표는 남성과 똑같이 섹스를 제외하고 모든 여성들이 생각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연구하는 것이란다.    

이 책은 영국에서만 판매부수를 10만 권을 넘겼으며 특히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런 독특한 책이 국내에서 발간되었다는 사실은 카스피님의 서재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제목은 ' 남자는 섹스 말고 무슨 생각을 하는가 ' .  제목이 노골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남성 독자들의 정곡을 제대로 찌르고 있다.     

 

' 남자는 섹스 말고 무슨 생각을 하는가 ' 서지정보

   

카스피님 말씀대로 정말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몇 부 정도 팔리는지 기대되지만 무엇보다도 만약에 이 책을 구입하게 된다면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궁금하다.  영국의 학생들은 연습장으로 사용한다고 하던데 한창 성적 호기심과 욕구가 충만한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이 책을 단순히 공부하거나 일반적인 낙서 용도의 연습장으로 사용했을까?  

 

   

  막가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성 문화    

이 독특한 구성의 책을 쓴 저자가 괴짜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자가 결혼을 내린 ' 남자가 항상 먼저 생각하는 것 = Sex ' 는 이미 그 전에 수많은 연구에서도 증명되어 온 발칙한(?) 진리다.  예전에 이성과의 첫 소개팅에서 남자의 머리 속에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섹스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 기사를 본 적이 있었고 내 주위 동성 친구들의 모습을 봐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은 확실하다.  

방금 백지로 된 책의 용도에 대해서 무척 궁금하다고 밝혔는데 개인적인 상상이지만 영국 학생들, 특히 남학생들은 이 책을 단순한 연습장으로 사용하지 않을거 같다.    정말 책 제목대로 백지로 된 책에 자신들의 성경험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다거나 야한 그림을 그려 넣을 수도 있다.   

좀 과장된 상상을 하자면 사드 후작에 견줄만한 노골적이면서도 포르노를 방불케하는 글도 쓰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섹스와 관련된 남성들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의 성경험을 동성에게 거리낌없이 이야기할 줄 안다. 이성과의 하룻밤을 전쟁에 승리한마냥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여성들에게는 불쾌한 비유일 수도 있지만 이런 남자들에게 성 경험 상대 이성은 전쟁을 통해서 얻게 되는 전리품과 똑같은 것이다.    

이런 남성의 사고방식은 여성보다 성에 관심이 많이 가지게되는 자연스러운 본능에 기인하고 있지만 이를 더욱 부채질하는 또 다른 부차적인 원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고착화된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는 70%가 혼전 성관계를 당연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성경험을 공공연하게 포털 사이트에 게시할 정도로 성에 대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인식이 심각하다.

 

   
 

 

'하룻밤' 후기에 인증샷까지… 막가는 대학생 性문화   

조선일보 2011년 7월 16일

 
   

 

  

  문제는 대한민국 남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성교육이다  

우리나라도 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변화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방관적인 태도로 일돤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올바르고 제대로 된 성교육에 대한 제도가 체계적으로 도입하지 않는 이상 그것은 풍기문란한 행위에 불과하다.   

'막장' 성 문화는 결국에는 '막장' 성 범죄를 일으키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잔악무도한 성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처음 만난 이성을 제대로 서 있지 모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로 만들어놓고 은밀한 신체 부위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포털 사이트에 올린다거나 한 때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이 대표적인 예이다. 

성 범죄 사건을 줄이기 위해서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가 개설되었고 화학적 거세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성 범죄를 줄이기 위한 정부가 내놓안 방안들은 현재 제도 도입의 효과에 대해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며 이미 발생한 행위를 이제와서 막아보려는듯한 사후약방문(死後藥訪問)의 뉘앙스를 지울 수가 없다.  

깨진 독항아리에서 새는 물줄기를 막으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독항아리가 또 다시 깨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한 법.

화학적 거세를 통해서 성 범죄자들의 지나친 성적 욕구들을 억제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한 성교육을 접해보지 못한 채 왜곡된 성에 대한 지식과 인식을 한꺼번에 바꾸기가 어렵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는 성교육이라고 하면 부담스럽고, 막막하고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성에 대한 인식이 건강하고 밝은 생각보다는 민망하고 부끄러운 생각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성교육이 필요한 줄 알면서도 방법을 잘 몰라서 제대로 교육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단순히 남들에게 떳덧히 자랑한다고해서 우리나라 성문화가 개방적이라고 할 수 없다. 몸을 소중하게 인식하는 것부터가 바른 성 가치관이 기본적으로 확립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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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1-08-0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훠! 저책 발간되었군요^^ 얼마나 팔렸는지 갑자기 매우 심하게 궁금하네요.

그런데 제 주위에 있는 남성분들은 모두 도를 닦는 듯한 자세로 살던데 그게 다 내숭이었을까요? 역시나 심하게 궁금하네요^^

cyrus 2011-08-05 15:17   좋아요 0 | URL
대대적인 홍보가 없는 이상 꽤 많이 팔려나갈지 않을거 같아요.
연령별대로 남성의 마음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하던데 그래도 공통점은 남성은
여성보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많은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거 같아요. 군 복무 시절때도 그렇고 제 주변 또래 남자들을 보면 성경험을 자랑스럽게 여기거나 성을 주제로 대화를 많이 하거든요. ^^;;

카스피 2011-08-0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대 의대생의 성추행 사건에서 볼수 있듯이 이른바 지성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들의 성에 관한 의식이 아직도 음성적이고 포르노적인것을 알수 있는데 그건 아무래도 기성세대의 성에 대한 비뚤어진 의식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청소년기에 성에 대한 제대로된 교육을 하지 않으므로써 청소년과 성을 떨어뜨려 놓을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나본데 참 어의없는 생각이지요.요즘 인터넷 몇번만 클릭해 보면 그렇고 그런 포르노를 아주 쉽게 볼수 있는 세상인데,그런 음성적 정보에만 매달리다 보면 결국은 비뚤어진 성의식만을 갖게 되기 때문이죠.
cyrus님 말씀처럼 제대로된 성교육을 통해서 보다 건정한 성 윤리관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글쎄 국내 교육환경상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군요ㅡ.ㅡ

cyrus 2011-08-07 00:07   좋아요 0 | URL
요즘엔 인터넷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성인물을 쉽게 볼 수 있다더군요.
우리나라 교육이 입시제도 위주라서 정말 제대로 된 성교육이 도입되는데 현실상 불가능할거 같아요. ^^;;

맥거핀 2011-08-06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데없는 생각이겠지만, 저는 이 글을 읽으니 영화 <방자전>에서 '송새벽'이 맡았던 배역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저는 인생의 목표가 단순해요. 최대한 많은 여자랑 자는 것.'이라고 했던...아마도 그 대사를 들으면서 찔리는 남자들이 꽤 여럿 있었을듯한 것은 저만의 생각이겠지요?
그건 그렇고, 조선일보의 저 기사는 쓸데없이 자세하네요. 요즘 조선일보 포탈에 오른 제목들을 보면, 이게 일간지인지, 삼류찌라시인지 모를 지경이던데...저런 기사를 올리는 그 속이 빤합니다.;;

cyrus 2011-08-07 00:11   좋아요 0 | URL
짧은 한 줄의 대사가 뼈가 있는데요.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제 주변 친구 한 명이 카사노바 유형이 있거든요. ^^;;

비로그인 2011-08-06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생각만 하고 사는건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재밌는 책이네요. ㅎㅎ

cyrus 2011-08-07 00:13   좋아요 0 | URL
어느 정도 팔릴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아이디어가 돋보인 책인거 같아요.
^^

노이에자이트 2011-08-0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문제는 노인들의 성병문제입니다.약 10여년전 정부에서 파고다 공원 등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남자노인들의 성병감염 실태를 조사했는데 그 감염률이 엄청났다고 하더군요.주로 남자노인들이 나이들고 은퇴한 매춘여성들과 성관계를 맺기 때문이죠.성병이 걸렸으면서도 계속 성을 사는 남자노인들 이야기를 들으면 성욕은 슬프다는 생각이 들어요.요즘은 홀로 된 노인들의 재혼도 많은데 이런 성병보균자들은 새로 얻은 할머니에게 성병을 옮기니까 이것도 문제지요.노인들은 아무래도 병에 대한 저항력이 젊은이나 중년보다 약하니까요.

cyrus 2011-08-07 00:17   좋아요 0 | URL
노자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내용이 확실하지 않지만 올해 최근 기사에서 성 범죄자 연령대별 조사 결과 노인들의 성범죄율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는 것을 본 적이 있거든요. 좀 지나친 과장일지도 모르겠지만 독거노인이 많아지고 있는만큼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수 없어서 결국에는 사창가로 향할 수 밖에 없는거 같아요.
그리고 우리나라 부부들은 나이가 들수록 성생활도 줄어드는 것도 한 몫하고
있고요.

노이에자이트 2011-08-07 14:49   좋아요 0 | URL
현직 매춘여성들은 늙은 남자 별로 안 좋아해요.결국 은퇴해서 나이든 전직 매춘여성들이 공원같이 노인들 많이 나오는 곳을 어슬렁거리다가 쇼쇼숑~ 하는 거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젊은 여자들이 남자노인들에게 성추행당했다는 이야기를 점점 많이 들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리시스 2011-08-0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아이디어 짱!!! 근데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요즘 연습장도 비싸요. 아마 두껍다면 종이만으로도 그 가격 나올 듯.ㅋㅋㅋ 남자들은 정말 그 생각만 하는지 한때 저도 무척 궁금했어요. 그럼 닉쿤도, 현빈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yrus 2011-08-07 00:57   좋아요 0 | URL
맞아요, 1학기 때 나름 공부한답시고 연습장 몇 권 사뒀는데 별로 쓰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다음부턴 정리가 필요한 과목을 듣지 않는 이상 다음부턴
연습장을 구입 안 하려고해요.

현빈이란 닉쿤은,,ㅋㅋ 글쎄요..? ^^;;
 

   

  안녕하세요, 쿠르베씨 

 

 

지난 주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박경신이 자신의 블로그에 남자 성기사진을 올린데 이어 여성의 음부를 그린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을 게재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에 “ 촌스럽게 아직도 이런 것 갖고 논쟁해야하나? ” 라며  “쿠르베의 그림은 원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소유하고 있던 것이며 라캉 사후 유족이 상승세 대신 국가에 헌납했고 지금은 오르세 미술관에 걸려있다” 라며 박경신의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박경신 관련한 비방 기사들은 21세기에 참으로 한심한 일이며 " 평소엔 ’하의실종‘ 어쩌고 선정적으로 기사를 쓰다가 왜 이런 맥락에서 갑자기 유교 탈레반으로 돌변하는 건지“ 라고 덧붙였다.

이어 진중권은 “방통심의위원들을 위한 현대예술” 이란글과 함께 남녀 성기가 묘사되거나 이미지가 대입된 명화들을 트위터에 게재하며 “방통심의위 자체를 해체시켜야 합니다. 21세기에 그런 검열기관이 왜 필요한지..대한민국이 무슨 탈레반이 지배하는 아프가니스탄 영토도 아니고..” 라고 전했다. 
  

  

 귀스타브 쿠르베 <만남 (안녕하세요, 쿠르베씨)>  1854년 

화가 자신의 후원자인 알프레드 브뤼야스를 만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오른쪽에 고급스럽게 잘 차려 입고 옆에 하인까지 대동한 사람이 알프레드 브뤼야스이며 왼쪽에 허름한 복장에 등에 휴대용 화구를 메고 있는 사람이 화가 쿠르베이다. 쿠르베는 단지 특별한 것이 없는 경험적인 순간을 화폭에 담아냈지만 출품 당시 관객들로부터 냉담한 반응과 조롱을 받아야했다. 자신보다 높은 지위에 속한 후원자 앞에서 격조 없이 당당하게 그려져 있는 그림 속 화가의 모습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쿠르베의 저 당당한 모습은 파리 부르주아들의 눈에는 상당히 도발적인 자세로 보였던 것이다. 

  

남자 성기 사진 게재 논란이 일어나면서 논란의 진상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박경신이라는 이름 석 자가 한동안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 올랐지만 '박경신 블로그' 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수백 년 전에 태어난 화가 쿠르베가 자신의 그림 <세상의 근원>과 함께 최고 3위까지 오르는 등 검색어 순위에 랭크되었다.  그것도 자신의 조국이 프랑스도 아닌, 남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비록 검색어 순위에 등장한 순간은 오래 가지는 못했지만 자신과 동시대에 살았던 유명한 프랑스 츨신의 화가들인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도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Top 10 축에도 껴보지도 못했던 것을 쿠르베는 자신이 그림 그림 한 장과 한국 네티즌들 덕분에(?) 사후 130여 년 만에 첫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르게 되었다.    

나 역시 화제의 논란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   

직접 문제가 된 박경신 블로그의 글을 읽어봤다.   역시 진중권이 왜 이 논란에 대해서 비웃었는지 알 것 같았다.   쿠르베의 그림이 올려진 글에는 수천개의 댓글이 달려져 있었는데 그림의 출처도 모르는채 그저 음란한 그림이라고 규정한 댓글이 많았다.   박경신이 이전에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진짜 남자 성기 사진처럼 포르노에서 볼 수 있는 '리얼' 여성 음부의 사진이었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경신과 진중권이 언급했지만 음란한 그림이라고 규정한 여성의 음부 그림은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의 작품이며 현재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즐비한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쿠르베라는 화가와 그가 그린 여성 음부 그림을 네티즌들이 모른다치더라도 더 웃긴 것은 이에 대한 언론매체들의 기사 내용이다.   쿠르베의 그림을 기사 원문에 게재해 당당히 기사 제목에 '음란사진' 이라고 올린 기사 내용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주장, 즉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남성 성기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박경신의 태도는  '오바' 였지만 이보다 더 '오바' 스러운 것은 단지 예술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남자 성기 사진과 같이 음란그림이 아닌, 그것도 '음란사진' 이라고 호들갑 떨었던 언론매체의 과민한 반응이었다. 

 

  

 

  서양화에 여성 누드가 많은 이유

   

  

 

 

 

 

   

   

 

19세기 인상주의 이전 서양의 화가들이 화폭에 담은 여성의 모습에는 그저 '남성적인' 시선이 많이 반영되었다.  그 남성적인 시선에는 여성을 남성보다는 한 단계 낮은 피지배적이며 인간이 아닌 타자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오늘날에 볼 수 있는 (비록 복제품이지만) 고대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진 조각상을 보면 대부분 남성 누드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때만큼 여성이라는 존재는 '인간' 이라는 존재 규정에 벗어난 연약하면서도 별개의 존재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 누드로 그림을 그릴 수도, 조각상으로 만들 수도 없었다. 이런 남성 모델 중심의 고대 미술의 취향은 근대 미술에서도 오랫동안 이어지게 된다.   

고전주의와 귀족의 취향에 맞춰져 있는 미술 학교에서는 누드 실기를 시행하게 되면 무조건 남성 모델을 사용해야 했으며 절대로 여성 모델을 그릴 수 있는 기회조차 마련되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점점 여성의 신체에 대한 아름다움이 각광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여성 누드화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예술의 터부를 깨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 그래서 화가들은 여성의 몸을 표현하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 바로 신화와 종교라는 주제를 빌린 것이다.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미의 여신 비너스나 성녀와 같은 고전적이면서도 신성한 대상을 그린답시고 세속적인 여성의 몸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영국의 비평가이자 소설가인 존 버거는 남성적인 소유의 욕망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으며 자본주의에 가장 적잘한 장르가 정물화라고 말했는데 존 버거의 말을 그대로 비유하자면 여성의 누드화는 여자의 몸에 대한 남성들의 성적 욕망을 간접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그리고 남성중심 사회에 가장 적절한 장르였던 것이다.     전시회에 찾아오는 남성 관객들은 화가의 여성 누드화를 구경함으로써 자신들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마네, 그림으로 파리 상류 사회를 도발하다    

근대 사회에 접어들수록 여성 누드화는 '남성' 화가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그림을 구입하고 후원하는 '남성' 패트런(patron)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1865년, 살롱전에서도 이전의 전시회와 다름 없이 벌거벗은 여인의 그려진 그림 한 점이 출품되었는데 관객들은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온갖 야유와 비난을 쏟아냈다. 
 

 

 

에두아르 마네 <올랭피아> 1863년 

이전에는 <올랭피아>의 모델이 창부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전에 KBS 1TV <명작 스캔들>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올랭피아>의 진짜 모델은 <풀밭 위의 점심>의 누드모델로 나선 빅토린 뫼랑이라는 사실이다.  빅토린 뫼랑은 <풀밭 위의 점심>뿐만 아니라 마네의 다른 그림 몇 점에도 등장하는 모델이다. 오늘날 쿠르베의 그림에 대한 음란성 논란처럼 <올랭피아> 역시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노골적인 나체 그림' 으로 조롱을 받아야했다.  수백년 전 '노골적인 나체 그림'은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과 함께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논란의 그림이 바로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였다.  평소에 벨라스케스와 같은 선대의 화가들을 모방했던 마네는 여성 누드화의 고전적인 구도를 자신의 누드화에 차용했고 남성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여성의 몸을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차디찬 반응을 피할 수 없었다. 

살롱의 관객들인 마네의 <올랭피아>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유는 마네가 <올랭피아>에서 표현한 묘사법에 있었다.    

별로 아릅답지도 않은 여자가 홀랑 나체를 드러내고, 그녀의 발치에는 검은 고양이가 눈을 번뜩이고 있다.  그리고 그녀 옆에는 흑인 여자가 전달된 꽃다발을 든 채 들어오고 있다.  

벌거벗은 여자, 검은 고양이 그리고 하녀로 보이는 흑인 여자.  

관객들은 <올랭피아>에 당시 파리 상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폭로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밤이 되면 남성 고객을 위해 몸을 파는 창부의 나체였고 창부의 방을 거쳐간 고객들 중에는 상류층 귀족들, 일명 사회지도층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마네가 그린 <올랭피아>의 모델은 여성 미의 상징인 비너스가 아니다.  관객들의 눈에는 아름다운 비너스의 누드가 아닌 이름 없는 싸구려 창녀의 누드가 그려진 음란한 그림으로 보였다. 자신들이 은밀하게 보던 창부의 나체를 고급스럽고 격조 높은 살롱 전시회에서 적나라하게 보게 될 줄 생각하지 못했고 적잖이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자신들이 숨기고 감춰왔던 은밀한 성적 욕구의 감정이 <올랭피아> 한 점 때문에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에두아르 마네 <풀밭 위의 점심> 1863년 

 

 

그러나 파리 상류 사회에 대한 마네의 도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2년 전에도 여성의 누드를 그렸다는 내용으로 커다란 물의를 빚기도 하였다.  마네는 이 그림을 구상하면서 자신에게 미술적 영감을 제공해준 벨라스케스의 기법을 모방하였으며 그저 단순히 목욕하는 여인이 그려진 그림을 제작하려고 염두하고 있었다.   

하지만 살롱의 반응은 냉담했으며 끝내 거절당하여  마네는 낙선전에 재출품하는 굴욕을 맛봐야했다.   거절당한 이유는 2년 후에 자신이 그리게 될 <올랭피아> 때 반응과 유사했다.  

여자의 누드가 너무 '사실적' 이라서.  

여성의 누드가 정중앙에 배치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관객들이 이 그림을 불쾌하게 본 또 다른 이유는 여성의 누드를 둘러싼 남자 모델들이었다.   당시 파리 남성들이 입고 있었던 댄디 스타일 복장을 입은 채 중앙에 위치한 벌거벗은 여인에 둘러싸 앉아 있는 남자 모델들의 모습이 남성 관객들에게는 자신을 보는 '거울' 이었던 것이다.  2년 후에 <올랭피아>를 본 반응처럼 말이다.  어두컴컴한 밤이 되면 감출줄만 알았던 자신들의 성적 욕구가 많은 사람들이 보는 대낮에 공개되는듯한 불쾌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마네는 그림으로 파리 상류 사회를 도발할 의도는 없었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시인인 보들레르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그림에 대한 관객들의 냉담한 반응에 대한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로 마네는 자신의 이름을 화단에 널리 알려질 수 있었다. 그에게도 자신의 미술을 후원하는 패트런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마네의 패트런은 르조슨 사령관이라는 군인이었다.   르조슨 사령관은 파리의 정계의 유력 인사들과 인맥을 맺고 있는 거물급 인사였다.  그는 마네의 그림 한 점을 구입하여 자신의 작업실에 걸어놓았는데 그의 작업실에 방문하는 유명 사회지도층과 귀족들은 르조슨 사령관이 구입한 그림 한 점을 통해서 마네의 예술적 가치를 알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르조슨 사령관이 구입한 그림이 바로 여성 누드를 사실적으로 그렸다고해서 혹평을 받았던 <풀밭 위의 점심>이었다.

 

 

  박경신 블로그 사태에 대한 나의 생각  

우리나라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대중매체 또는 예술의 음란성 기준에 대해서 사회적인 논란이 많았다.  1992년에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에서 시작되어 96년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 2003년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까지 음란물로 규정받아 법정에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오늘날에는 청소년들이 듣는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 가사에 성적 뉘앙스가 있다고 판단되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판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박경신이 블로그에 올렸던 말대로 " 현재 대한민국의 음란기준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자체가 불가능 "  하다.  음란한 목적에 올린 사진이라면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어서 공공성에 위반되는 행위이지만 예술의 입장에서 보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로 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표현의 자유가 인정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에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 ' 내 생각은 이렇다 ' 라고 주장하고 싶은 여지는 없다.    

이번 박경신 블로그 사태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표현의 자유가 허용될 수 있는 기준의 의미에 대한 합일점을 찾으려한다기 보다 그저 '야하고 음란하다 ' 는 이유만으로 예술을 음란물로 매도하는 대중과 언론의 경박스러운 태도가 마네의 <올랭피아> 스캔들을 불러일으킨 19세기 말에 무지한 파리 대중들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르베는 " 자신은 천사를 그리지 않는다.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 라고 말함으로써 실재하는 현실을 주관적으로 왜곡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충실하게 표현하는 것이라며 사실주의 미술을 강조하였다.  그가 실제로 에로티시즘에 의도하여 그렸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사실주의 미술에 대한 쿠르베의 예술적 신념과 '세상의 근원' 이라는 제목을 통해서 쿠르베는 자궁이 만들어낸 생명 탄생의 경험을 암시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구차하게 쿠르베의 그림을 싸잡아서 음란사진으로 규정하여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여성의 음부를 그저 '음란한 대상' 으로만 보이는, 혼자서 은밀하게 즐기려는 폐쇄적인 성 문화에 갇힌 우리들의 어두운 치부를 자신 스스로 만천하에 공개하는 꼴인 셈이다.    

 

 

 

P.S> 요즘 사회적 논란에 대해 개인적인 감상을 나름 주저리한 글입니다.  그래서 비논리적인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내용이 있다면 필자의 취약한 문제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제 생각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빵가게재습격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저는 대학원생이 아니고, 논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지 못한 어느 지방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부생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지적으로 많이 부족해서 독서나 알라딘 서재에 만나는 분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배우고 있는 많이 모자란(?) 학생입니다. ^^;; 

가끔 제 댓글에 저를 대학원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어서 사족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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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4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4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6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1-08-0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버자이너 문화사와 함께 읽어보면 재미있겠네요. 그리고 쿠르베의 그림은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포스터에도 등장해서 정면에 걸려 있죠. 다만 초점이 살짝 빗나가게 처리되어 있는데 만약 초점이 맞았다면 큰일날 뻔 했네요. 비 오는데 사이러스님 조심하시길..

cyrus 2011-08-04 23:5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예전에 <명작 스캔들>이라는 심야에 방송되는 교양 프로그램에는
마네의 <올랭피아>를 소개했는데요, ^^;; 세인트님도 비 비해 없으시고
더위 조심하세요 ^^

마녀고양이 2011-08-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박경신 씨 논쟁은 진짜 우습죠... 그리고
그런 용기를 낸 박경신 씨에게 저는 박수를 보냈답니다. 요즘
우리의 언론 통제, 문화 통제 진짜 우스워요.. 이리 갈팡 저리 갈팡.
코에 끼면 코걸이, 귀에 끼면 귀걸이.. 그런데 실제는 팔찌였다는 이런 상황 처럼요.

cyrus 2011-08-04 23:56   좋아요 0 | URL
확실한 기준 없이 음란으로 규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죠.
이에 대한 기준의 획일점을 찾아가는 것이 참 어려운거 같습니다.

아이리시스 2011-08-07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의 미술관]은 전부터 보고싶던 건데.. 쿠르베 그림 구경 좋고, 이 페이퍼 좋아요. 저는 미술사를 진짜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박경신님이 올린 사진의 의미가 그런 거였군요. 저는 제대로 보지 않고 그냥 넘겼었는데 뭐 사실 음란물의 기준도 그렇고, 사실 음란물이라서 문제가 아니라 그걸 대하는 사람들의 관념이 더 문제인 것 같은데요.

cyrus 2011-08-07 00:54   좋아요 0 | URL
<지식의 미술관> 강추합니다. 저자가 이주헌 씨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미술사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개념들을 지루하지 않게 잘 설명해주고 있거든요. 저는 전에 글을 올리면 그림도 같이 올리다보니 저 역시 저절로
미술사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싶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