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서평은 배보다 배꼽이 큰 글이다서평은 한 권의 책 속에 있는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비평한 글이다. 그런데 내가 서평을 쓰면 한 권의 책만 다루지 않는다. 서평으로 소개할 책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거나 그 책을 비판하기 위해 다른 책들을 끌어들인다. 배보다 배꼽이 큰 서평에서 배꼽에 해당하는 책을 정식 용어로 표현하면 참고 문헌이다. 읽고 싶어서 산 책보다 서평 한 편을 쓰기 위해 구매한 책이 더 많다















* 김상욱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변화의 시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동아시아, 2026)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전공 이외의 학문이나 주제에 관한 글을 쓰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것보다 참고 문헌에 의존한다고 했다김 교수는 칼럼에 참고 문헌의 제목을 언급한다. 그는 또 참고 문헌이 어떤 내용인지 간략하게 소개하기도 한다. 김 교수의 칼럼은 참고 문헌에 대한 한 줄 평으로 볼 수 있다한 줄 평만으로 참고 문헌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글쓴이가 참고 문헌을 언급하는 것도 독자의 관심(과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북 큐레이팅(book curating)이다.


이번에 나온 김 교수의 신작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그동안 발표한 칼럼들을 모은 책이다김 교수의 칼럼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칼럼 한 편에 교수가 인용한 참고 문헌이 한두 권 나온다. 책의 뒤쪽에 참고 문헌 목록이 있다. 외국 저자가 쓴 책을 번역한 역자 이름이 빠져 있지만, 참고 문헌을 만든 출판사 이름과 발행 연도가 표기되었다그리고 참고 문헌 목록에 김 교수가 칼럼에서 언급하지 않은 책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정도면 잘 만든 참고 문헌 목록이다.
















[개정판] 에드워드 윌슨, 이한음 옮김 인간 본성에 대하여(사이언스북스, 2011)




그런데 칼럼에 언급되었는데도 참고 문헌 목록에 없는 책들도 있다. 책의 첫 번째 글 우리는 왜 자꾸 남을 따라 할까의 주제는 유전자-문화 공진화론(gene-culture coevolutionary theory)이다이 이론을 소개하기 전에, 김 교수는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의 대표작 사회생물학인간 본성에 대하여 언급한다. 두 권의 책이 참고 문헌 목록에 없다


윌슨은 인간의 행동 방식에 진화론을 적용해서 분석하는 사회생물학(sociobiology)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윌슨은 1975년에 발표한 사회생물학(Sociobiology: The New Synthesis)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사회행동이 유전적인 요인으로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견해는 진화생물학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쟁의 시작점이 된다


사회생물학》은 두 권의 번역본(이병훈 · 박시룡 함께 옮김 사회생물학: 해파리에서 인간까지》, 민음사, 1992)으로 출간되었지만 절판되었다. 도서관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희귀 도서다. 인간 본성에 대하여사회생물학을 어려워하는 대중을 위해 쉽게 풀어 쓴 개론서인 동시에 사회생물학 비판론자에 응수하는 반박서다.















 

* 스티븐 제이 굴드홍욱희 · 홍동선 함께 옮김 《다윈 이후: 다윈주의에 대한 오해와 이해를 말하다(사이언스북스, 2009)


* 스티븐 제이 굴드, 김동광 옮김 《인간에 대한 오해: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잘못된 척도에 대한 비판(사회평론, 2003)


* 앤 커 · 톰 셰익스피어 함께 씀, 김도현 옮김 장애와 유전자 정치: 우생학에서 인간게놈프로젝트까지(그린비, 2021)




사회생물학 비판에 앞장선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는 사회생물학에서 지나치게 강조된 생물학적 결정론이 이데올로기와 결합하면 제2의 우생학이 될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윌슨과 사회생물학을 비판한 굴드의 견해를 알고 싶으면 지금 절판되지 않은 굴드의 주저 다윈 이후32생물학적 잠재력과 생물학적 결정론인간에 대한 오해7적극적 결론-지금의 모습으로 머무르리라를 참고하면 된다()우생학 운동을 주도하는 장애학자들도 윌슨의 사회생물학을 비판한다장애와 유전자 정치유전공학을 만난 우생학이 죽지 않고 살아남은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들은 현대 우생학 계보에 사회생물학을 추가했다.








 





















케빈 랠런드 · 길리언 브라운 함께 씀, 양병찬 옮김 센스 앤 넌센스: 20세기를 뒤흔든 진화론의 핵심을 망라한 세계적 권위의 교과서(동아시아, 2014)


* [절판] 존 올콕, 최재천 · 김산하 함께 옮김 사회생물학의 승리: 다윈 에드워드 윌슨과(동아시아, 2013)

 

* [절판] 최재천, 장대익, 전중환, 김동광, 이병훈 외 사회생물학 대논쟁(이음, 2011)

 

* [절판] 프란츠 M. 부케티츠, 김영철 옮김 사회생물학 논쟁: 유전자인가, 문화인가(사이언스북스, 1999)

 



생전에 윌슨은 사회생물학이 악명 높은 우생학으로 취급받는 것이 불편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사실 그는 유전적 요인이 진화 과정에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생물학적 결정론을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다. 문화와 양육이 진화에 미치는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간 본성에 대하여에서 언급했다센스 앤 넌센스, 사회생물학의 승리, 사회생물학 대논쟁, 사회생물학 논쟁은 사회생물학에 대한 지나친 오해를 한 꺼풀 벗긴 책이다.


사회생물학 논쟁은 오스트리아의 진화생물학자 프란츠 부케티츠(Franz M. Wuketits)가 쓴 책이고, 사회생물학 대논쟁최재천 교수를 포함한 국내 진화생물학자와 사회학자들이 함께 만든 책이다. 최재천 교수는 윌슨의 제자다이 책은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탄생 200주년이었던 2009년에 열린 사회생물학 관련 심포지엄에 발표된 여섯 편의 글이 실려 있다


















에드워드 윌슨 · 베르트 휠도블러 함께 씀, 임향교 옮김 《초유기체: 곤충 사회의 힘과 아름다움, 정교한 질서에 대하여(범양사, 2015)


* [개정판] 에드워드 윌슨 · 베르트 휠도블러 함께 씀, 이병훈 옮김 개미 세계 여행(범양사, 2015)

 

* [절판] 에드워드 윌슨, 이병훈 옮김 자연주의자(사이언스북스, 1996)



당시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병훈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 1세대 진화생물학자다. 이병훈 교수는 윌슨의 사회생물학》, 《개미 세계 여행》, 《자연주의자를 번역했다. 


윌슨은 곤충학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독일의 곤충학자 베르트 휠도블러(Bert Hölldobler)와 함께 개미를 연구했다. 1990년에 두 사람은 개미를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얻은 성과들을 정리한 <The Ants>를 발표했다. 이듬해에 이 책은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이 되었고, 윌슨은 1979년에 이어 두 번째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에게 첫 번째 퓰리처상을 안겨준 책이 1978년에 출간된 인간 본성에 대하여개미 세계 여행대중을 위해 쉽게 쓴 <The Ants>’. <The Ants> 원서도 사회생물학못지않은 벽돌 책이라서 두 학자는 <The Ants>의 핵심을 압축한 개미 세계 여행을 썼다.


초유기체(superorganism)’는 윌슨과 휠도블러가 만든 용어가 아니다. 두 사람은 개미와 꿀벌과 같은 사회성 곤충의 군집(群集)을 진화론적 관점으로 설명하기 위해 초유기체라는 개념을 가져왔다. 사회성 곤충은 여러 개체가 협동하면서 살아간다. 이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면 집단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인 것처럼 행동한다.


유전자냐, 환경이냐로 갈라서서 서로 물고 늘어지는 논쟁은 끝난 지 오래 됐다. 오히려 모든 진화생물학자는 한쪽 요인이 우세하다고 강조하는 결정론을 비판하고 있다.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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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그 너머로 - 지구와 태양계, 그리고 블랙홀까지 우주를 가로지르는 아찔하고 흥미로운 지적 모험
닐 디그래스 타이슨.린지 닉스 워커 지음, 김소정 옮김 / 현암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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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지구의 주인도, 이 세상의 주인도 아니다. 그러나 지구를 함부로 대하는 버릇은 여전하다돈이 될만한 자원을 찾느라 지구 여기저기 들이쑤신다지구가 아파하자, 위기를 느낀 인간은 건강한 제2의 지구를 찾는다.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은 인간은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우주 식민지 시나리오를 제안했다.[주1] 지구를 떠난 인간은 달이나 화성에 정착하면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 수 있다우주를 점령한 우주인은 우주의 주인이다.







우주(宇宙)는 거대한 집(宇宙)이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우주에서 온 별의 먼지로 만들어진 별의 자녀들이다. 밤하늘의 별을 올려보는 것은 아득한 집을 구경하는 것이다우주여행은 대기를 뚫고 아득한 집을 방문하는 일이다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은 우주여행을 해본 부호들이다. 자칭 우주인들은 우주를 개척하려고 한다. 인간은 우주의 주인(우주인)이 될 수 있을까?


대부분 과학자는 우주여행을 주제로 대화하기 시작하면 과학적 회의주의자( Scientific Skeptic)가 된다과학적 회의주의자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한다. 대중과 언론이 민간 우주여행에 열광하고 있을 때 과학적 회의주의자는 우주여행 광풍의 이면에 주목한다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은 과학적 회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천체물리학자다. 그가 생각하는 과학의 목표는 어떤 견해와 무관하게 우주의 진실을 찾는 것이다.[주2] 과학은 증거에 기반한 학문이다. 과학에서 진실을 확인하는 기준은 객관적인 자료다. 과학자도 인간이라서 오류에 빠지며 편견을 피할 수 없다. 열의에 차 있는 과학자의 견해는 검증되어야 한다.









타이슨의 책 무한 그 너머로(To Infinity and Beyond: A Journey of Cosmic Discovery, 2023)우주여행 광풍에 가려진 우주의 진실을 보여준다그는 베이조스와 브랜슨이 홍보한 우주여행을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대중은 우주선에 탑승해서 지구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우주여행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우주의 경계가 제각각 달라서 우주선을 타고도 우주여행이라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지구 대기권의 경계는 미터 단위로 깔끔하게 나눌 수 없다. 편의상 킬로미터를 쓰고 있지만, 대기와 우주를 명확히 구분하는 경계가 모호해서 만장일치로 결정되지 않았다NASA가 규정한 우주의 경계는 해발 80킬로미터 이상이다. 두 억만장자는 NASA가 공인한 우주의 경계에 도달하지 못해서 우주인이 아니다.


일생에 단 한 번, 우주여행을 할 기회가 없는 대중은 과학소설과 SF 영화를 보면서 간접적으로 우주를 체험한다하지만 과학소설과 SF 영화 속 우주는 실제 우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한다타이슨은 우주를 묘사한 과학소설과 영화에 나온 특정 장면을 언급하면서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검토한다.


소설 원작의 영화 <마션>(The Martian, 2015)우주인을 날려 버리는 화성의 모래 폭풍이 나온다. 타이슨은 위력적인 화성의 모래 폭풍이 옥에 티라고 지적한다. 실제 화성의 모래 폭풍은 산들바람 수준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과학적이지 않은 장면을 지적하면서 영화를 보는 방식에 반감을 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과학소설에 대한 칼 세이건의 견해를 들어보자. 그는 과학적인 사실이 제대로 반영된 과학소설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과학을 공부하는 데 유용한 교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세이건은 과학 이론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왜곡한 과학소설을 경계한다. 독자들에게 잘못된 과학 지식을 사실인 것처럼 전달하기 때문이다. SF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각본가는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과학적 사실을 약간 무시할 수 있다. 그렇지만 SF 영화에 엉터리 과학이 인상 깊게 나오면 관객의 머릿속에 각인되고, 계속 언급되면 사실로 굳어진다


대부분의 과학자는 과학소설 마니아다. 과학소설이 그들을 과학자로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과학소설에 나온 어설픈 묘사가 아쉽다고 지적해도 과학소설을 절대로 깎아내리지 않는다. 우주여행을 주제로 한 SF 영화는 과학자들에게 자문하면서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 감독의 SF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인터스텔라> 자문을 맡은 S. (Kip S. Thorne)은 절친한 호킹과 함께 블랙홀을 연구한 천체물리학자다이 영화에서 우주인들은 망가진 지구를 대체하는 행성을 찾으러 떠난다. 우주여행은 토성 근처에 열린 웜홀(wormhole)에서 시작된다웜홀이란 서로 다른 두 시공간(우주)을 잇는 가상의 통로다웜홀을 통과하면 멀리 떨어진 항성에 최대한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웜홀을 통한 우주여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그렇지만 킵 손의 조언 덕분에 거대 블랙홀 가르강튀아(Gargantua)’가 실감나게 묘사되었다.


인간에게 우주는 오래된 별 먼지들이 떠도는 아득한 집(宇)이고, 아늑하지 않은 집(宙)이다. 우주의 미세 먼지는 탐사선의 수명을 닳게 만든다. 그리고 인간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인간이 제2의 지구에 정착하려면 미세 먼지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미세 먼지 앞에 힘을 못 쓰는 인간은 우주인이 될 수 없다. 우주의 주인도 아니다. 



우주가 뭔지 모르는 인간은 

무지하고 유한한 먼지다.









책의 우주를 떠도는

cyrus가 만든 주석과 정오표




[1] 스티븐 호킹, 배지은 옮김,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까치, 2019), 8우리는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어야 하는가?



[2] 닐 디그래스 타이슨, 배지은 옮김, 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 천체물리학자의 우주, 종교, 철학, 삶에 대한 101개의 대답들(반니, 2020년, 절판), 126쪽. 






* 13






 이 작은 우주탐사선[보이저 1]에는 지구와 지구 생명체들의 소리와 노래, 우연히라도 만나게 될 외계 존재에게 건네는 인사말, 고독한 우리를 제발 구원해 달라는 인류의 애원을 담은 황금 레코드가 실려 있다[주3]





[주3칼 세이건과 그의 아내 앤 드루얀(Ann Druyan)보이저 1호와 2호에 실린 골든 레코드개발에 참여했다. 지구의 속삭임(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6)은 골든 레코드 프로젝트에 합류한 과학자들의 증언과 골든 레코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세하게 정리한 책이다.






* 43




 

 기상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제임스 글레이셔가 전문 열기구 비행사인 헨리 트레이시 콕스웰과 함께 목숨을 건 항공 실험을 진행했다. [중략] 1871년에 출간한 자신의 책 대기 속 여행[주4]에서 글레이셔는 물었다. “대기라는 바다의 파도. 그것은 이름 없는 해변에서 화학자, 기상학자, 물리학자들의 손으로 찾아낼 수천 가지 발견을 담고 있지 않을까?”



[주4] 대기 속 여행의 번역본은 열기구 조종사: 하늘길 여행자 에어로너츠(정탄 옮김, 아라한, 2020)이다. 정탄은 러브크래프트 전집(7, 황금가지, 2009, 2012, 2015)을 번역한 정진영의 필명이다.






* 86




 

 영화 <그래피티>[주5]는 캐슬러 효과라고 부르는 이 참사를 정확하게 묘사했다. 물론 잘못 묘사한 점도 있다. 샌드라 블록의 앞머리는 무중력상태인 궤도에서 자유롭게 흩날려야 했는데 영화에서는 눈썹 위에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주5] 그래비티(Gravity)의 오자.






* 204




 

 아서 코넌 도일의 1913년 작 단편소설 하늘의 공포[주6]에는 우주비행사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날아다니는 거대한 해파리가 나온다.



[주6코난 도일(Conan Doyle)의 단편 과학 소설 세 편을 모은 마라코트 심해(이수현 옮김, 행복한책읽기, 2014, 절판)에 수록되어 있다.






* 254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1848에세이 유레카[주7]에서 올베르스의 역설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천문학자들이 그 역설을 풀기 위해 수십 년 간의 축적된 자료가 필요했던 시기에 소설가가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주7번역본: 에드거 앨런 포, 노승영 옮김, 유레카(읻다, 2022)






* 279쪽





에드윈 허블의 책 성운의 왕국[주8]



[주8번역본: 에드윈 허블, 장헌영 옮김, 성운의 왕국(지식을만드는지식, 2014)






* 371쪽 (더 읽을거리)





Galilei, Galileo, Sidereus Nuncius, 1610.

Dialogus de systemate mundi, 1641. [주9]


Newton, Isaac, Philosophiæ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1687.

 [주10]




[주9<Sidereus Nuncius> 번역본:

갈릴레오 갈릴레이, 장헌영 옮김, 갈릴레오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 시데레우스 눈치우스(승산, 2009), 구판: 장헌영 옮김,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갈릴레이의 천문 노트(승산, 2004).

 

<Dialogus de systemate mundi> 번역본: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무현 옮김, 새로운 두 과학: 고체의 강도와 낙하 법칙에 관하여(사이언스북스, 2016).



[주10] <Philosophiæ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번역본:

아이작 뉴턴, 박병철 옮김, 프린키피아(휴머니스트, 2023).

아이작 뉴턴, 배지은 옮김, 버나드 I. 코헨 해설, 프린키피아: 해설서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승산, 2023).






* 372쪽 (더 읽을거리)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유유, 2020[주11]



[주11번역본 출간 연도는 202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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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6-06-14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킵손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영화 만들 때 이런 든든한 물리학자의 자문이 있으면 훨씬 더 정합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을 테니 부럽다 생각했어요.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cyrus 2026-06-15 06:55   좋아요 0 | URL
킵 손이 영화 <콘택트> 제작에도 도움을 주었다고 해요. 이 영화의 원작은 칼 세이건이 쓴 과학 소설이에요. ^^
 
하늘과 땅과 사람의 과학 -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우리 과학 이야기
김연희 지음 / 이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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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이 된 공자천명(天命)을 깨달았다. 논어》 위정(爲政) 4에 주석을 단 주희(朱熹)는 천명을 사물의 이치또는 하늘이 내린 사명으로 해석했다. 공자와 고대 중국 사람들은 하늘을 특별하게 생각했다. 그들에게 하늘은 땅 위에 있는 모든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 초월적인 존재(천제, 天帝)였다중국의 유학을 공부한 조선의 유학자들도 하늘을 무심코 바라보지 않았다. 하늘의 움직임(기상 현상)은 인간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공자의 손자 자사(子思)가 쓴 중용에 언급된 하늘은 만물을 덮은 우주다. 







今夫天, 斯昭昭之多, 及其無窮也

日月星辰繫焉, 萬物覆焉.

 

 지금 저 하늘은 이처럼 밝은 빛이 많이 모인 것이니, 무궁한 곳에 이르면 해와 달과 별들이 거기에 매여 있고, 만물이 [그것에] 덮여 있다.


(중용269, 김원중 옮김)




동양철학자 김충렬 교수는 하늘의 도(天道)를 논한 중용26장에 유가 우주론이 펼쳐져 있다고 주장했다. 유가 우주론은 고대 그리스의 우주론인 코스모스(cosmos)와 비슷하다. 만물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우주


천지인(天地人)은 단순히 하늘과 땅과 사람을 아울러 일컫는 말이 아니다. 하늘의 질서를 이해하려는 천지인은 하늘과 땅 모두와 짝할 수 있는(配天, 配地, 중용265) 사람이다.









하늘과 땅과 사람의 과학은 한국사 수업 시간에 접하기 힘든 과학 하는 천지인들을 조명한다한국의 전통 과학은 천문학에서 시작되었다고대 천문학은 군주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학문이었다. 군주는 하늘의 명령을 따르는 아들(天子)’이다. 하늘의 아들은 천체의 운동을 알고 있어야 했다. 군주의 곁에는 태양과 달, 별을 매일 관측하고 기록하는 천문학자들이 있었다. 하늘을 읽는 신하들은 홍수와 가뭄, 역병을 하늘이 내린 재앙으로 해석했다. 일식과 월식은 국가에 불길한 일이 생길 징조로 여겼다질서와 안정을 깨뜨리는 괴이한 현상을 옛말로 재이(災異)라고 한다. 재이가 일어나면 군주는 자신이 알아야 할 천명이 무엇인지 천문학자들의 조언을 받았다. 천명을 깨달은 군주는 부국강병과 민생 안정에 힘썼다.


고대 천문학은 점성술과 기상 관측, 동양철학(‘하늘개념)과 종교가 혼합되어 있다. 오늘날의 시선으로 고대 천문학을 바라보면 비과학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고대 천문학자들은 태양과 달의 주기(週期)를 이미 알고 있었으며 관측해서 얻은 정보를 활용하여 역서(曆書, 달력)를 만들었다하늘을 관측하는 조선 시대의 유학자들은 관상감(觀象監)’이라는 관청에 들어가 역서 간행, 일식과 월식 예보 등의 업무를 맡았다. 


17세기 이후 조선의 유학자들은 중국에 유입된 서양 천문학, 지리학, 의술을 접했다. 최한기지동설과 뉴턴(Isaac Newton)의 중력 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성리학의 틀 안에서 천체 운동을 이해하려고 했다. 말년의 다산 정약용박제가와 함께 청나라의 의학 서적들을 참고하여 천연두의 예방법인 종두법을 연구했다.


하늘과 땅과 사람의 과학유학과 성리학에 가려진 우리나라의 전통 과학을 들여다본 책이다. 우리나라의 과학 지식이 어떻게 수용되어 발전되었는지 알 수 있는 사료와 유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동양 및 한국 고전 속에 숨은 우리나라 과학 문화를 살핀다. 논어하늘을 만물의 근원으로 여기는 고대인들의 자연관을 엿볼 수 있다. 삼국유사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를 언급한 문헌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 퇴계 이황은 유가 우주론을 깊이 연구했으며 천체 관측 기구인 혼천의(渾天儀)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또 의술을 독학하여 학자들과 주고받은 편지에 자신의 의학적 견해를 밝혔다. 이황 사후에 간행된 문집 퇴계전서20여 건의 질환에 대한 이황의 처방법이 적혀 있다.


과학 하는 천지인들온고지신(溫故知新, 논어위정 편 11)의 자세로 과학을 공부했다. 그들은 과거의 과학 지식을 깊이 익히면서도 새로운 과학 지식도 배웠다후세 사람들은 과학 하는 천지인들을 모르거나 그들을 여전히 유학자로만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 하는 천지인들은 평생 책과 짝하면서 지낸 서생과 다른 삶을 살았다공자의 제자 자로(子路)꼭 책을 읽어야만 배우는 것인가?”라고 묻는다(논어선진[先進] 편 24)한문으로 된 하늘()을 해석하는 일에만 매달리는 공부는 변화가 없는 좁은 세상을 답습하는 일과 같다. ‘과학 하는 천지인들의 눈은 책 속에 갇힌 하늘만을 향하지 않는다. 변화무쌍하고 무한한 하늘이라는 책을 우러러본다.








책과 짝하면서 살아온 

서생 cyurs의 주석




* 191~192







 

 고대 한반도인이 (, 전염병)’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는 논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기원전 2세기에 편찬된 논어에는 이라는 표현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역귀(疫鬼)를 쫓는 나례(儺禮) 의식이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공자가) 마을 사람들이 나례를 행할 때 예복을 입고서 동쪽 섬돌에 서 계셨다라는 대목[주1]이 나온다. 이어서 역은 역귀가 일으키는 것이며, 그것은 쫓아내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이를 위한 의식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엄숙하게 치러져야 한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또 논어에는 병에 대처하기 위한 기도의 내용도 실려 있다.

[주2] 이는 중병에 걸렸을 때 하늘과 땅에 기원하는 의식이 일반적으로 행해졌음을 의미한다. 이때 사용하는 기도문을 뇌문(誄文)이라 하며, 이러한 의식이 한반도에도 전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1, 2] 논어의 문장을 인용하거나 간접적으로 언급할 땐 논어의 어느 편, 몇 장에 나오는 문장인지 밝혀야 한다. 나례 의식이 언급된 구절은 향당(鄕黨) 10에 있다. 병에 대처하는 기도는 술이(述而) 34에 나온다.







서평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논어를 읽었다. 김기창 고려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가 공자의 생애와 논어를 재해석한 두 권의 책 《새롭게 만나는 공자: 결기(), 윤리(), 배움()에 대한 다른 해석》(이음, 2021년)와 금서의 귀환, 논어도 곁들어 참고했다


김 교수공자 철학의 핵심 개념 ()’을 어질고, 온화한 마음가짐으로 해석하는 관점을 비판한다. 그동안 과거의 논어주석가들은 이 자기 내면의 수양을 중시한 공자의 메시지가 함축된 단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자는 을 왜곡한 과거 주서가들의 해석을 거부한다. 저자가 바라본 진짜 공자의 모습은 위기에 빠진 세상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리고 올바른 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투쟁하라고 가르친 반항적인 지식인이다.





 

* 273, 용어 해설





산해경: 고대 중국과 주변국을 다룬 지리서[주3]








[3] 산해경》은 신화집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 책에 중국 지도에 없는 지명들이 나온다. 허구적인 지명의 풍속과 그곳에 있는 동식물과 광물이 백과사전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다. 그림으로 묘사된 상상 동물의 형태는 괴물에 가깝다.









[주4] 하늘과 땅과 사람의 과학한국 과학사의 일부만 정리한 책이다. 화약과 무기를 만든 최무선의 업적이 언급되지 않았다. 동의보감이 몇 번 언급되지만, 허준이 조선 시대의 의약(醫藥)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나오지 않는다한국 과학기술사의 주요 장면을 소개한 책 한국인의 발명과 혁신1장은 최무선, 2장은 장영실, 3장은 정약용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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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 - 양자 컴퓨터와 초전도체 너머 양자역학의 미래
짐 알칼릴리 지음, 김성훈 옮김 / 윌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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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의 시

두 번은 없다중에서 -






물리학자들은 평생 양자역학을 공부해야 한다. 박사 학위를 받은 물리학자도 양자역학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학생이 된다양자역학은 물리학자들을 바보로 만드는 이상한 학교모든 자연현상을 일정한 인과관계에 따른 법칙으로 설명하려는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 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꺼린다. 왜냐하면 양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흔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자(Quantum)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다아원자입자는 원자보다 아주 작다우리는 아원자입자를 볼 수 없지만, 입자가 알갱이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양자 세계의 아원자입자는 입자(알갱이)이면서도 입자가 아니다양자역학 학교에 입학하면 제일 먼저 이중슬릿(double slit) 실험을 해야 한다. 슬릿은 틈새를 뜻한다빛이 두 개의 틈새가 있는 벽을 통과하면 벽 뒤쪽 스크린에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스크린에 물결이 흐르는 듯한 무늬가 생겼다영국의 물리학자 토머스 영(Thomas Young)빛이 입자 형태로 되어 있다고 주장한 뉴턴(Isaac Newton)의 견해(입자설)를 반증하기 위해 이중슬릿 실험의 기이한 결과를 제시했다물결 무늬는 빛이 입자가 아니라 파동 형태로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영과 그의 지지자들은 파동설을 주장했다. 입자설의 입지가 흔들렸다. 그러나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발견한 광전 효과가 알려지면서 입자설이 다시 주목받았다. 아인슈타인은 금속 표면에 빛을 비추면 입자 형태의 광자(光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양자역학 학교는 둘 중 하나의 관점만 선택해서 해석하게 만드는 이분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양자역학 학교에 소속된 교사 중 가장 젊은 루이 드 브로이(Louis de Broglie)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을 주장했다. 빛은 동시에 입자와 파동처럼 행동한다이와 같이 입자와 파동의 형태와 특징을 동시에 가진 상태중첩(superposition)’이라고 한다.


양자역학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은 교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빛이 언제 입자가 되고, 언제 파동이 되는지 관측(측정)할 수 있는가? 고전 역학은 인과관계가 분명한 거시적 세계의 자연현상을 연구하는 이론이다. 고전 역학에 익숙한 학생들은 측정 불가능한 자연현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양자역학 학교의 교감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불확정성 원리(uncertainty principle)를 제시했다. 양자 세계 입자의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관측할 수 없다양자역학 학교 교사 중에 수학을 잘 아는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파동함수와 파동방정식(슈뢰딩거 방정식)을 내세워 측정 불가능한 양자 세계를 이해하고자 했다. 양자 세계에서는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정확히 알기 어렵고 오직 확률적으로만 파악할 수 있다.







기이한 양자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은 낙심에 빠진다. 하지만 그들은 낙제생이 아니다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짐 알칼릴리(Jim Al-Khalili)는 양자역학을 어려워하는 과학도와 과학 비전공자들의 호기심이 위축되지 않도록 친절하게 다독여준다그가 쓴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Quantum: A Guide For The Perplexed)양자역학 학교에 천천히 적응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교재. 저자는 양자 세계가 우리가 몰랐던 자연의 예측 불가능한 특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사실 대부분의 양자역학 학교 교사들도 양자역학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지금도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의 기묘한 특성에 주목하여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양자역학 학교의 교장 닐스 보어(Niels Bohr)측정 불가능한 양자 세계를 해석하는 일은 시간 낭비라고 말한다. 이러한 보어의 관점을 코펜하겐 해석(Copenhagen interpretation)이라고 한다. 짐 알칼릴리코펜하겐 해석을 반대하는 물리학자. 그는 양자 세계에 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질문하지 않고, 오로지 현상의 결과에만 주목하는 코펜하겐 해석의 한계를 비판한다.







미국의 철학자 제나 히츠(Zena Hitz)는 궁금증이 있는 사람배움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말한다(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226). 하지만 교사가 학문을 잘 가르친다고 해도 학생의 질문을 막으면 그들의 호기심마저 막아버린다. 불친절한 교사는 학생이 알고 싶은 것을 외면하고,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지식을 가르친다.입 닫고 공부나 해.’ 지식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외우라고 다그친다닥치고 암기식으로 양자역학을 공부하면 양자역학의 기묘함을 이해하기는커녕 의혹과 거부감이 생긴다. 양자 세계의 기묘함을 일상적인 사례와 접목해서 설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양자역학 학교의 교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피하지 않는다양자역학의 기묘함에 무지한 교사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학생에게 가르친다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양자역학 공부는 정답이 된 지식을 암기하지 않는다. ‘답이 정해지지 않은 지식을 탐구한다.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독자

cyrus의 주석과 정오표

 










이 책에 저자 외에 다른 물리학자들이 쓴 기고문이 실려 있다. 1장의 기고문 버키볼과 이중슬릿 실험은 오스트리아의 양자물리학자 안톤 차일링거(Anton Zeilinger)가 썼다. 그는 양자 얽힘 현상에 관한 연구로 202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8장의 기고문 음을 강화하기는 과학 저술가로 더 유명한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폴 데이비스(Paul Davies)가 썼다.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의 초판 발행일은 522일이다. 이 책이 나오기 일주일 전에 폴 데이비스의 퀀텀 2.0이 출간되었다짐 알칼릴리가 퀀텀 2.0의 추천사를 썼다.





* 91




 


슈뢰딩거 방정식 다릅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다릅니다.





* 170




 


않는다는 을 비판하는 않는다는 것을 비판하는






* 243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서 서로 다른 시간에서의 파동함수를 구해보면 거기서 나오는 확률이 관찰한 방사선 붕괴 공식에서 나오는 확률과 정확히 일이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일이함 일치함






* 244




 


원소 비롯해서 원소를 비롯해서






* 271





 더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자면 약한 벡터 보손인데 그냥 W하고, Z로 부르는 게더 쉽겠죠.



Z로 부르는 게더 쉽겠죠. Z로 부르는 게 더 쉽겠죠.






* 278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은 절대적인 시간과 절대적인 공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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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싱 더 바디 - 젠더 정치와 섹슈얼리티의 구성 딕테 시리즈 4
앤 파우스토-스털링 지음, 홍승효 옮김 / 후마니타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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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밑 세계,

바다 밑바닥의 숲, 가지와 잎사귀,

파래, 어마어마한 이끼, 기이한 꽃과 씨앗, 빽빽한 다시마,

벌어진 틈, 그리고 분홍색 잔디,

다양한 색깔들, 옆은 회색과 녹색, 보라색, 흰색, 그리고

황금색, 물속에 비친 빛의 반짝거림.


 

(월트 휘트먼, 바다 밑 세계중에서, 황유원 번역)







플라톤(Plato)향연에 나온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는 아테네의 유명 인사들을 비꼬면서 당대 현실을 풍자한 희극 작가다광장에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눈 소크라테스(Socrates)도 아리스토파네스의 조롱을 피하지 못했다









향연장에서 연설한 아리스토파네스는 인간의 성()이 원래 세 개였다고 주장한다(향연 189e). 남성과 여성, 그리고 이 둘을 함께 가진 세 번째 성(androgynon). 시간이 지나면서 세 번째 성은 사라졌고, 이름만 남았다하지만 세 번째 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희미한 모습으로 어딘가에 살고 있다남성 생식기와 여성 생식기를 다 가진 사람을 자웅동체(hermaphrodite), 양성구유, 남녀추니, 어지자지라고 한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사람은 환대받지 못한다. 이상하게 태어난 인간이라고 놀림을 받는다. 










미국의 생물학자 앤 파우스토 스털링(Anne Fausto-Sterling)인간의 성을 다섯 개로 분류하자고 제안한다. 그녀는 남성과 여성에 이어 세 개의 자웅동체를 추가했다. 진성-자웅동체(herms), 남성-가성 자웅동체(merms), 여성-가성 자웅동체(ferms)학계는 스털링의 견해를 비판했고,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는 분노했. 훗날 스털링은 다섯 개의 성’을 약간 농담이 섞인 생각이라고 밝혔다하지만 다섯 개의 성은 헛웃음만 나오는 가벼운 농담이 아니다. 스털링은 두 개의 성(남성, 여성)만 존재한다는 이분법과 이성애(Heterosexuality)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정상성에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걸었.


1993년에 발표된 논문 『다섯 개의 성(The Five Sexes)두 개의 성을 지키는 이분법을 향해 돌을 던진 투석구라면, 2000년에 출간된 섹싱 더 바디(Sexing the Body)두 개의 성을 부수기 위해 만들어진 ‘투석와 같은 책이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자신과 적을 알아야 한다(知彼知己). 어린 시절 스털링의 별명은 톰보이(tomboy)’였다. 남자아이처럼 행동하는 여자아이는 인형보다 뱀과 개구리에 흥미를 느꼈다. 이때부터 그녀는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스털링이 평생 도전해야 할 적은 이분법이다. 오랫동안 세상을 지배한 적은 인간의 삶을 두 개로 분리해서 바라본다. 우리가 정상인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입증하려면 남성 대 여성’, ‘섹스(생물학적 성별) 대 젠더(사회가 만든 성별)’, ‘본성 대 양육으로 형성된 이분법적 범주 안에 속해야 한다. 이분법에 맞지 않는 사람은 비정상으로 간주된다.


적을 믿고 따르는 세력들의 역공도 대비해야 한다. 이분법의 함정에 빠진 과학자들남성 대 여성본성 대 양육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한다. 의사는 성별이 모호한 아이를 수술대 위에 눕혀 교정한다. 편견에 사로잡힌 전문가들은 자신의 연구 활동이 사회 개선에 공헌한다고 생각한다적의 속셈을 간파하려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스털링은 이분법이 적용된 과학이 어떻게 지식이 되는지 이해하기 위해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STS)을 연구했다.









권위 있는 과학자는 연구 결과를 사실로 규정해서 지식으로 만든다. 확정된 지식은 교과서에 자리 잡은 상식이 된다. 과학자는 라투르가 표현한 블랙박스(black box)’에 숨는다. 과학자의 권력이 잔뜩 들어간 지식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중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에 과학자의 편견과 이데올로기가 조금이라도 들어 있는지 숙고하지 않는다. 과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은 가치중립적이라고 착각한다섹싱 더 바디과학과 문화, 과학과 이데올로기를 분리하는 이분법도 비판한다. 과학은 실험실에서만 갇혀 지내지 않는다. 과학은 국가가 지향하는 정책에 반영된 이데올로기, 정부 기관, 연구 자금을 주는 재단을 만나면서 만들어진다.









남성 대 여성이분법적 시각을 옹호하는 과학자와 의사들은 자웅동체를 고쳐야 할 연구 대상(환자)으로 대한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지적한 대로 정상성을 강화하는 의학 지식은 성소수자를 통제하는 규율이 된다. 양성 생식기를 모두 가진 사람은 한 개의 성별로 만드는 교정 수술을 반대한다. 수술 방식이 까다롭고, 수술 이후에 부작용이 생기면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성별이 모호한 사람들은 자웅동체의학상 장애가 있는 존재로 규정하는 용어라고 비판한다. 그래서 자웅동체 대신에 간성인(intersex)’이라는 명칭을 선호한다. 간성인은 성별이 복잡한 인간이다.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친 본성(유전자와 호르몬의 작용)과 양육(교육, 외부 환경에서의 경험 등)을 분리해서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둘 중 하나를 무조건 선택하라고 종용하는 본성 대 양육논쟁은 이미 끝난 지 오래다. 우리는 본성과 양육이 복잡하게 얽힌 삶을 살고 있다. 스털링은 단순히 생물학적 관점에만 맞춰서 몸을 설명하지 않는다. 몸의 동적인 특성에 주목하기 위해 섹스 대 젠더이분법을 해체한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철학을 끌어들인. 우리 몸은 유전자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생물학적인 몸이 아니다. 외부 환경(의 문화)을 경험하면서 느낀 감각도 신체 발달과 성적 지향의 변화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우리 몸은 섹스와 젠더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체화(embodiment)[주]된 물질과 같다체화된 몸은 고정적이지 않다. 체화된 몸은 섹스 대 젠더이분법과 몸 대 의식(정신)’ 이분법을 거부하고, 안정적으로 변화하는 연속체.








<Sexing the Body> 국역본은 2020년에 나온 개정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개정판에 10젠더의 바다가 추가되었다. 우리는 존재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379)’ 젠더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 그러나 젠더의 바다는 젠더만의바다가 아니다. 젠더와 섹스는 절대로 분리할 수 없는 관계다. 그러므로 좀 더 정확히 말하면,젠더/섹스의 바다. 젠더/섹스의 바다를 즐기면 몸과 정신, 자연과 문화의 상호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무지개가 피어오르는 젠더/섹스의 바닷속에 

셀 수 없는 성과 몸들이 살고 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책을 구매한

cyrus의 주석




[] ‘embodiment’는 주디스 버틀러의 철학에 자주 나오는 개념으로, 버틀러의 대표작 젠더 트러블에서는 체현으로 번역되었다.




역자와 편집자들이 저자가 참고한 문헌의 국역본 제목을 표기했다잘 만든 책의 특징 중 하나가 세심한 편집이 돋보이는 국역본 표기다국역본 표기가 안 된 문헌이 있지만, 책의 완성도에 흠이 될 정도는 아니다.




* 옮긴이 각주, 353



 거트루드 스타인장미는 장미는 장미는 장미다”(Rose is a rose is a rose is a rose)라고 말했다.



[국역본] 거트루드 스타인, 신혜빈 옮김 세상은 둥글다(미행, 2022).






* 미주, 530




 

 싱클레어 루이스의 고전 소설 애로스미스 [과학 연구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국역본] 싱클레어 루이스, 유진홍 옮김, 의사 과학자 애로우스미스(군자출판사, 2025).






* 참고문헌, 602





Angier, N

Woman: An Intimate Geography





[국역본] [절판] 나탈리 앤지어, 이한음 옮김, 여자, 내밀한 몸의 정체(문예출판사, 2016).

 

[국역본 초판] [절판] 나탈리 앤지어, 이한음 옮김, 여자: 그 내밀한 지리학(문예출판사, 2003).






* 참고문헌, 635





Halberstam, J

Female Masculinity.






[국역본] [절판주디스 핼버스탬, 유강은 옮김, 여성의 남성성(이매진, 2015).






* 참고문헌, 651




   

Laqueur, T

Making Sex: Body and Gender From the Greeks to Freud.





[국역본] [절판토머스 라커, 이현정 옮김, 섹스의 역사(황금가지, 2000).






* 참고문헌, 653





Lewontin, R. C., S. Rose.

Not in Our Genes.



[국역본] 리처드 르원틴 · 스티브 로즈 · 리언 J. 카민 함께 씀, 이상원 옮김, 우리 유전자 안에 없다: 생물학·이념·인간의 본성(한울아카데미, 2023, 2).






* 참고문헌, 653





Lorenz, K

King Solomon’s Ring.



[국역본] 콘라드 로렌츠, 김천혜 옮김, 솔로몬의 반지: 그는 짐승, , 물고기와 이야기했다(사이언스북스, 2000).






* 참고문헌, 667





Pinker, S

How the Mind Works.



[국역본] 스티븐 핑커, 김한영 옮김,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동녘사이언스, 2007).






* 참고문헌, 671




   

Rubin, G


_The Traffic in Women: Notes on the “Political Economy” of Sex.


_Thinking Sex: Notes for a Radical Theory of the Politics of Sexuality.

 






[국역본] 

게일 루빈, 임옥희 · 조혜영 · 신혜수 · 허윤 함께 옮김,

일탈: 게일 루빈 선집(현실문화, 2015


1여성 거래: 성의 정치 경제에 관한 노트」(The Traffic in Women)

5성을 사유하기: 급진적 섹슈얼리티 정치 이론을 위한 노트

(Thinking Sex).






* 참고문헌, 686





Wilson, E. O.

On Human Nature.

 




[국역본] 에드워드 O. 윌슨, 이한음 옮김, 인간 본성에 대하여(사이언스북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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