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유희 - 퍼즐과 역설에 관한 위대한 문제들 ㅣ Philos 시리즈 51
마틴 가드너 지음, 김영서 옮김, 김민형 해제 / arte(아르테)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자는 수학(數學)을 수학(修學)한다.


학수(學修)하는 수학자는

자신이 풀지 못한 문제를

동료 수학자들이 풀어주기를 학수(鶴首)한다.


숫자와 기호가 잔뜩 적힌 수학 문제를 만나면 어떻게 푸는지 몰라서 난감하다.

하지만 수학자들은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 유열(流悅)하다.

그들은 문제의 해답을 찾거나 문제를 만드는 일에 희열(喜悅)하다.

숫자와 기호는 수학자들이 공책을 펼쳐 놓고 만지작거리는 장난감(toy)이다. 



수학 장난감은 수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깊이 생각하면서 문제를 느긋하게 푸는 것을 좋아한다면 누구든지 가지고 놀 수 있다.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수학을 잘못 만났다. 수학 교수들이 상아탑에 가둬놓은 수학 장난감은 학교라는 감옥으로 옮긴다. 갑갑한 공부 지옥에 갇힌 학생들은 짧은 시간 안에 수학 문제를 빨리 푸는 연습을 반복한다. 문제를 천천히 풀 수 있는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마틴 가드너(Martin Gardner)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상아탑과 학교에서 썩히는 수학을 구출한 수학자다. 가드너는 1956년부터 1981년까지 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 칼럼을 썼다. 칼럼 제목은 <수학 게임(Mathematical Games)>이다. <수학 게임>은 ‘눈으로 보는 칼럼’이 아니다. ‘머리를 굴려야 하는’ 칼럼이다. 가드너는 <수학 게임>에 자신이 직접 만들었거나, 다른 사람들이 만든 수학 퀴즈와 퍼즐을 소개했다. <수학 게임>은 수학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다. 문제를 푼 구독자는 해법을 정리한 편지를 써서 가드너에게 보냈다.







가드너는 유희 수학의 명인(名人)이다. 가드너가 태어나기 전에, 유희 수학의 명인들이 있었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은 본명으로 수학 서적을 집필한 수학자였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수학 퍼즐을 만든 유희 수학의 명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내용 곳곳에 수학적 개념과 수학 이론들이 숨어 있다. 가드너는 앨리스 연구의 명인으로도 유명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탐독하여 엄청난 양의 주석을 썼고, 주석이 달린《앨리스》를 출간했다. 캐럴은 언어유희의 명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다양한 형식의 언어유희가 적용된 문장들이 튀어나온다. 가드너도 칼럼을 쓰면서 종종 언어유희를 구사했다. 언어유희를 주제로 한 칼럼을 썼는데, 《수학의 유희》 3장이 된 칼럼의 주제는 ‘회문(回文)’이다. 회문은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철자가 같은 단어다.







《수학의 유희》는 가드너가 가려 뽑은 ‘최고의 칼럼’ 50편이 실린 ‘수학 게임 앨범’이다. 1990년대 초반에 가드너의 수학 칼럼들을 선별하여 편집한 두 권의 책이 출간된 적이 있다. 《이야기 파라독스》(국립국어원이 정한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패러독스’다. 번역어는 ‘역설’이다)와 《이야기 수학 퍼즐 아하!》(초판본 제목은 《아하! 바로 그거야》였고, 제목이 바뀐 책은 개정판이다)다. 











이 책들이 나온 시기에 대학수학(修學)능력시험과 논술고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수학을 게임하듯이 즐기고 싶은 독자들이 만나야 할 가드너의 수학 칼럼 모음집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논리력과 수리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는 교양 서적으로 둔갑했다.


책에 실린 각각의 칼럼에 ‘부록’과 ‘해답’이 덧붙여 있다. 부록이 없는 칼럼도 있다. 부록은 가드너의 칼럼을 보충하는 주석이다. 《수학의 유희》는 ‘주석 달린 <수학 게임>’이다. 부록은 칼럼에 대한 반응이 담긴 구독자의 편지나 자신의 견해에 반박한 학자들이 보낸 편지 내용이다. 가드너는 자신의 잘못된 견해를 정확하게 지적한 구독자의 편지도 공개할 정도로 오류를 자정(自淨)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가드너는 한 편의 잡문에 가까울 정도로 주석을 길게 쓴다. 한 장에 차지한 ‘부록’의 분량이 칼럼 본문보다 많은 편이다.


《수학의 유희》는 유유히 읽어야 하는 책이다. 해답이 궁금해서 해법 과정을 생략한 채 읽는 것은 시간에 쫓기어 수학 문제를 푸는 상황과 같다. 가드너의 수학 퍼즐을 직접 풀어 보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틀려도 된다. 정답을 찾지 못해도 계산하는 과정을 즐겼다면 당신은 수학(數學)을 열심히 수학(受學)한 수학(數學/受學)자다. 《수학의 유희》는 독자의 계산 실력이 얼마나 잘 나오는지 측정하는 수학(數學) 능력 시험 문제집이 아니다.


잡학 다식한 가드너의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는 몰라도 되는 무용(無用)한 지식을 너무 많이 설명한다고 지적할 것이다. 하지만 가드너는 잘난이가 아니다. 그는 수학뿐만 아니라 새로운 분야나 지식을 공부하면서 글을 썼다. ‘찾아보기’를 제외하면 800쪽이 넘는 ‘벽돌 책’인 《수학의 유희》를 완독하지 못해도 ‘머리말’은 읽어 보길 바란다. 가드너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나열하면서 칼럼을 쓰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톺아보고, 새로운 지식은 배워가면서 칼럼을 썼다.






 ‘수학 게임(Mathematical Game, M. G.가 내 이니셜이기도 한 것은 우연의 일치이다)’이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사반세기 동안 계속됐다. 그 세월이 지나는 동안 나는 점점 더 많은 수학을 배웠다. 어떤 주제를 자신에게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다.

 

(머리말, 9쪽)

 


마틴 가드너는 수학(數學)을 수학(修學)한 수학자다.



Q. E. D.

Quod Erat Demonstrandum

증명 완료







Q. E. D.

Question Every Deduction

모든 추론을 의심하라




* 742~743쪽


 일각고래의 엄니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적을 찌르거나 얼음에 구멍을 뚫는 데는 사용되지 않지만, 짝짓기 시즌에 일각고래가 서로 엄니를 맞부딪치는 모습이 목격되어서 성적 의식에서의 역할이 주요 목적일 수도 있다. [주1]



[주1] 2017년 캐나다에서 일각고래가 엄니로 대구를 때려서 기절시킨 다음 잡아먹는 행동이 확인되었다. 엄니에 북극 바닷물의 염분을 감지하는 최대 1,000만 개의 신경 세포가 모여 있다. 바닷물의 염분이 높아질수록 수온은 내려간다. 과학자들은 일각고래가 덜 차가운 바다로 이동하기 위해 엄니로 바닷물의 염분 변화를 감지한다고 주장한다. 


[참고 자료] Britannica, 「What Does a Narwhal Use Its Horn For?」, 2026년 7월 24일 등록. 

https://www.britannica.com/science/What-Does-a-Narwhal-Use-Its-Horn-For






* 744쪽





플로베르의 희극 『성 앙투안의 유혹』 [주2]





[주2] 희곡 형식의 소설이다. 플로베르(Flaubert)가 20대부터 쓰기 시작한 작품이다. 그는 25년 동안 이 소설을 쓰는 데 매달렸고 세 가지 판본을 발표했다. 《성 앙투안느의 유혹》(김용은 옮김, 열린책들, 2010년) 앞표지에 ‘희곡 소설(dramatic novel)’이 표기되어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는 단어들>



* 수학(修學), 학수(學修): 공부한다.

 

* 학수(鶴首): 학의 목, 학의 목처럼 목을 길게 빼고 간절히 기다린다.

 

* 유열(流悅)하다: 좋아해서 탐닉한다.

 

* 희열(喜悅): 기뻐서 즐거워한다.


* 유유(悠悠)히: 움직임이 한가하고 여유가 있고 느리게. (=느긋이)


* 잘난이: 잘난 사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yamoo 2026-09-21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틴 가드너의 책은 거의 다 소장하고 있습니다. 마틴 가드너와 윌리엄 파운드스톤 책은 번역되어 나오는 즉시 구입해 놔야하죠!ㅎㅎ

cyrus 2026-09-21 23:10   좋아요 0 | URL
위키피디아에 등록된 마틴 가드너의 저작 목록을 확인했는데, 참 많이도 책을 썼더라고요.. ㅎㅎㅎ 선집 형태로 나온 칼럼 모음집은 열 권 넘었어요. 그리고 G. K. 체스터턴과 로드 던세이니 같은 작가들의 작품 주석판도 썼어요. 이런 책들이 번역되면 좋겠는데, 안 될 것 같습니다.. ^^;;

카스피 2026-09-21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사진속 책 두권 다 가지고 있어요.학창시절 교과서 수학책을 보면 머리가 지끈 거렸는데 저 두 책은 넘 재미있더군요.
그나저나 이제 일반인들은 굳이 수학공부 할 필요가 없어진 것 같아요.인공지능이 수학의 난제들도 풀어나기나 이제 인간의 사고력은 필요 없는 시대가 오나 봅니다.

cyrus 2026-09-21 23:15   좋아요 0 | URL
최근에 수학자들이 AI가 수학 문제를 푸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어요. AI로 정답을 빠르게 찾는 일에 익숙해지면, 계산하는 과정을 생략하게 되고 수리력이 떨어지겠죠. ^^;;
 
수학이 사랑한 음악 - 고대부터 AI 음악까지 음악사와 기술사의 교양서
니키타 브라긴스키 지음, 박은지 옮김 / 생각지도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자는 두 권의 공책을 가지고 있다. 문제를 풀 때 펼치는 공책에 수학자가 계산한 흔적이 빼곡하다. 또 다른 공책은 수학자의 고막에 있다. 이 공책은 수학자가 음악을 들으면 펼쳐진다. 수학자는 음악을 듣더라도 선율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선율이 왜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분석한다.


수학자는 어려운 문제를 계산해서 정답을 찾는 과정을 즐거워한다. 그러나 고막에 공책이 있는 수학자는 문제를 푸는 것보다 음악을 좋아한다. 마음에 쏙 드는 음악을 만나면 정답게 듣는다. 그에게 음악은 ‘고막 친구’다. 







《수학이 사랑한 음악》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수학과 음악의 끈끈한 우정(수음지교, 數音知交)을 보여주는 책이다. 책의 원제는 ‘수학적 음악(mathematical music)’이다. 음악의 역사에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음악에 날개를 달아준 수학자들도 있다. 







수학을 음악으로 표현한 최초의 수학자는 피타고라스(Pythagoras)다. 그는 비율이 좋은 음악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음악에 귀가 밝은 수학자들은 수학을 이용해서 아름다운 소리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다. 라이프니츠(Leibniz)와 오일러(Euler)는 음악을 듣는 순간, 우리의 정신(영혼)이 무의식적으로 ‘계산’하게 되어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음악을 감상하면서 동시에 계산한 오일러는 듣기 좋은 음악, 즉 어울림음(협화음)을 만들 수 있는 수학 공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음악가들도 수학이 음악을 만드는 데 요긴한 학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위법이 적용된 바흐(Bach)의 음악에는 정교하게 짜여진 수학적 질서가 새겨져 있다. 그러나 전통을 거부하는 아방가르드 음악가들은 어울림음을 과감히 포기했다. 이들은 고막을 긁는 불협화음도 수학적 음악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수학은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수학적 음악’은 컴퓨터와 AI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나날이 발전되는 현대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이미 수학과 음악이 한몸이었던 고대부터 시작되었다. 수학은 음악의 성장과 변신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지음(知音)이다.


《수학이 사랑한 음악》은 2023년에 번역 출간된 책이다. 초판은 양장본이며 최근에 나온 2판은 반양장본이다. 2판에 새로 추가되거나 달라진 내용은 없다. 초판에 고쳐야 할 내용이 2판에 그대로 남아 있다.







초판에 컴퓨터 음악을 만든 미국의 화학자 레너드 아이잭슨(Leonard Isaacson)의 사망 연도가 적혀 있지 않다(117쪽). 그는 2018년에 세상을 떠났다. 







초판이 출간된 2023년에 ‘AI 음악의 대부’ 데이비드 코프(David Cope)는 살아 있었다(126쪽). 2025년에 별세했다.







205쪽에 언급된 에드바르 그리그(Edvard Grieg)의 <산속 마왕의 궁전에서>(In the Hall of the Mountain King)는 하나의 독립된 작품이 아니다. <페르 귄트 모음곡 1번> 제4곡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SF 괴수괴인 도해백과
고성배 지음, 백재중 그림 / 닷텍스트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괴물은 지구에 살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어딘가에 괴물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괴물은 지구가 아니라 우리의 머릿속에 살고 있다. 뇌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괴물을 만든다. 여기에 허풍까지 맞으면 괴물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괴물은 인간이 빚어낸 조물(彫物)이다. 인간은 괴물을 만든 조물주(造物主)다. 아이러니하게도 상상력이 뛰어난 조물주는 징그럽거나 포악한 괴물을 두려워한다. 괴물을 피하는 우리의 모습은 자신이 직접 만든 괴물(creature)을 버리고 도망간 빅터 프랑켄슈타인(Victor Frankenstein)과 같다.


우리는 괴물을 무서워하고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흥미롭게도 닮은 구석이 있다. 메리 셸리(Mary Shelley)의 소설에 묘사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인간처럼 말할 줄 안다(영화로 다시 태어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언어 구사 능력이 부족하다). 유대교 랍비의 명령을 따르는 골렘(Golem)은 흙으로 만든 거인이다. 이 거대한 피조물도 인간처럼 죽는다. 골렘의 이마에 ‘죽음’을 뜻하는 고대 히브리어가 적힌 양피지를 붙이면 사라진다.







괴물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된다. 영화는 괴물의 초상화다. 우리는 편안하게 난폭한 괴물을 구경하면서 감상할 수 있다. 《SF 괴수 괴인 도해 백과》는 영화에 묘사된 총 50종의 괴물들을 소개한 백‘괴’사전이다. 괴물과 오컬트를 아카이빙(archiving)하는 작가 고성배와 일러스트레이터 백재중이 합심해서 만든 책이다. 







괴물은 괴수와 괴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짐승과 식물의 습성에 가까우면 괴수, 인간과 거의 비슷하면 괴인이다. 도해(圖解)는 어떤 내용을 그림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는 영화 속 괴물의 생김새와 습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괴물 해부도를 그렸다. 조잡하게 만든 오래된 B급 영화는 화질이 좋지 않다. 저화질을 뚫지 못한 괴물을 관찰하기가 어려워진다.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는 여백으로 남을 수 있는 불분명한 부분에 그들만의 상상력을 덧칠했다.







이 책의 묘미는 괴물과의 친밀감(?)을 높여주는 부록이다. 저예산 B급 영화의 거장 로저 코먼(Roger Corman) 감독의 <흡혈 식물 대소동>(The Little Shop of Horrors, 1960년)에 거대한 식인 식물이 나온다. 밥 달라고 말하는 식인 식물은 초심자용 식물이다. 키울 때 주의해야 할 점만 잘 지킨다면 ‘식물 집사’가 될 수 있다. 강심장은 식인 식물을 키워보자.






 

히말라야산맥에 사는 설인(雪人)을 찾아다니는 사냥꾼들을 위한 ‘설인 가면’이 있다. 설인이 눈앞에 나타나면 설인 가면을 써서 동족인 척 행동하면 된다.





 


귀염둥이 프랑켄슈타인에게 다양한 종류의 옷을 입혀주는 미니 게임도 있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독자는 프랑켄슈타인을 힙하게 만들어보자.










내가 악인(惡人) 하이드(Hyde)가 된다면 얼굴이 어떻게 변할까? 약을 먹지 않아도 하이드로 변신해 보자. 단, 성격은 변하지 말 것.



이 책에 소개된 괴수 영화 절반은 어설프게 만든 B급 영화지만, 그래도 명작도 몇 편 포함되어 있다. 괴수물을 좋아하는 시네필(cinephile)은 이 책에서 자신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색다른 영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래전에 나온 영화를 찾을 수 없으면, 영화가 된 원작 소설들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조르주 멜리에스(Georges Méliès)의 무성 영화 <달 세계 여행>(Le Voyage dans la Lune, 1902년)은 외계인이 최초로 등장한 영화다. 원작은 쥘 베른(Jules Verne)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김석희 옮김, 열림원, 2002년)다.












‘더 씽’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괴물 디 오리지널>(The Thing from Another world, 1951년)의 원작은 존 W. 캠벨(John W. Campbell)의 단편 소설 『거기 누구냐?』(Who Goes There?, 1938년)다. SF 단편 선집 《SF 명예의 전당 4: 거기 누구냐?》에 수록되어 있다.








러시아에서 만든 무성 영화 <크리스마스이브>(Noch pered Rozhdestvom, 1913년)의 원작은 니콜라이 고골(Nikolai Gogol)의 초기작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이경완 옮김, 을유문화사, 2021년) 2부에 수록된 단편 소설이다. 번역본에 있는 단편 소설 제목은 ‘성탄 전야’다.







기묘하고 이상한 책을 리뷰하는

cyrus의 주석










추천사는 연상호 감독이 썼다. 

해방촌에 있는 문학 전문 서점 <고요서사> 차경희 대표가 교정에 참여했다.








* 53쪽

 

소설 『셜록 홈즈』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대본을 썼다. [주]




[주]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이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고 잘못 소개했다. 도일은 영화의 원작자다. 영화와 같은 제목의 소설 《잃어버린 세계》 국역본 2종(이수경 옮김, 출판사: 황금가지 / 김상훈 옮김, 출판사: 행복한책읽기)이 2003년에 출간되었는데, 모두 절판되었다. 각본가는 마리온 페어팩스(Marion Fairfax)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길냥이로 사회학 하기 - 혹은 나는 어떻게 고양이를 사랑하도록 배웠는가
권무순 지음 / 오월의봄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모님의 집에 매일 놀러 오는 고양이가 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왔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주1] 











이름 없는 고양이는 제 방안을 거닐 듯 돌아다닌다.[주2] 한참 서성거리다가 문 앞에서 눕는다. 어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면 밥을 달라고 야옹야옹 운다. 







반년 동안 밥을 얻어먹었는데도 고양이는 어머니의 손길을 무서워한다.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고양이를 한 번도 쓰다듬지 못했다. 그런데 고양이가 착하다. 어머니가 자신을 만지려고 하면 발톱을 내밀지 않고, 하악질도 하지 않는다. 뒷걸음치면서 피하기만 한다. 어머니가 밥을 주면 가까이 다가와서 받아먹는다. 고양이는 어머니를 알아본다. 길을 가다가 어머니를 만나면 졸졸 따라다닌다. 정말 이상한 고양이다.[주3] 보면 볼수록 정말로 기묘(奇妙/奇猫)해.







이름 없는 고양이도 가족이 있다. 어떤 날은 거의 다 자란 새끼 고양이와 같이 밥 먹으러 온다. 맛있는 음식을 새끼에게 주고 먹지 못하니 그다지 살이 찌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부모님 집에서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아갈 작정인가 보다.[주4] 


무사태평해 보이는 저 고양이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에 고민거리가 있을 것이다.[주5] 인간과 함께 사는 집고양이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자유로운 길고양이로 살아갈 것인가. 이름 없는 고양이는 인간에게 애교를 부리는 반려묘도, 인간을 극도로 경계하는 야생 고양이도 아니다. 나는 이 기묘한 친구를 어떻게 봐야 할까?







《길냥이로 사회학 하기》는 고양이를 동물이 아닌 ‘행위를 하는 주체’로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는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STS)을 연구했다. 과학기술학은 과학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자연과 문화, 기술과 인간 등의 이분법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 두 가지 개념의 얽힌 관계와 연결망에 주목하는 학문이다. 행위를 하는 주체는 단독으로 행위를 하는 독립된 실체를 뜻하지 않는다. 또 다른 주체가 어떤 행위를 하는 데 영향을 주는 능동적 존재이다. 비인간도 행위를 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과거의 이분법은 인간과 비인간을 철저히 구분하는 인간중심주의를 답습했고, 과거의 사회학은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만 분석했다. 과학기술학은 이 두 가지 한계를 비판하여 비인간의 행위성(agency)에 주목한다. 비인간의 행위성은 다른 인간과 비인간의 행위를 변화시킨다. 







과학기술학을 정립한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는 인간과 비인간 모두 ‘행위자(actor)’로 인식했고, 이 세계가 인간 행위자와 비인간 행위자들이 얽힌 연결망(network)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복잡한 연결망을 ‘행위자 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 ANT)’이라고 한다.


ANT에 따르면 길고양이도 비인간 행위자다. 길고양이는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인간에게 접근해서 먹이를 구한다. 나의 어머니는 길 위에 떠도는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와서 함께 살았고, 고양이보다 개를 더 좋아한다. 시골에 정착하면 반려견을 키울 거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고양이 집사가 되었다. 이름 없는 고양이가 어머니의 인생 목표(행위 목표)를 수정하게 했다. 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거나 고양이를 길러본 적이 없는 인간이 주기적으로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면 그 사람은 길고양이를 만나서 행위자가 된 것이다. 부모님의 집은 이름 없는 고양이의 맛집이자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다. 인간 행위자인 어머니와 비인간 행위자인 길고양이는 한집에서 살고 있다.







저자는 길고양이가 비인간 행위자라면, 그들을 우리와 협상하는 대상으로 인정해야 하며 정치적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길고양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한다. 인간은 길고양이의 행위성을 바라보면서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 더 나아가 길고양이들과 함께 정치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길고양이를 정치적 주제로 보는 저자의 견해가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하는 독자들이 있다. 과학기술학이 낯선 독자들은 ‘정치하는 길고양이’가 터무니없는 생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저자는 인간과 비인간이 포함된 공동체를 뜻하는 ‘사물의 의회(parliament of things)’를 언급만 했는데, 이 생소한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을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야 했다. ‘사물의 의회’는 라투르가 자신의 책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We have never been modern, 홍철기 옮김, 갈무리, 2009년)에 제시한 용어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집 밖에서 생활하는 반려종(companion species) 또는 반려(하는 행위)자이다. ‘companion’은 ‘빵을 함께 먹는다’라는 뜻을 품은 라틴어 ‘쿰 파니스(cum pains)’에서 생긴 단어다.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는 동료로서 빵을 나누는 존재를 반려 종이라 했다. 반려종은 단순히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는 동료가 아니다. 서로 돌보고,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면서 관계를 맺는 동반자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어머니의 자식이 아니다. 기묘한 친척(odd kin)이다. 해러웨이가 강조한 ‘친척’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없는 존재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두 발로 걷는 친척에 관심이 많다. 인간 친척과 함께 사는 법을 잘 아는 묘수(妙手/猫手)다.








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이름 없는 고양이를 위해 글을 쓴

cyrus의 주석








[주1]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첫 문장을 패러디했다.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송태욱 옮김, 16쪽)









[주2, 3]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의 시 『고양이』 1연과 마지막 연의 구절을 인용했다. 오늘 8월 8일은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을 번역한 황현산 선생의 8주기다.

 

 

내 머릿속을, 강하고, 부드럽고, 매혹적인,

아름다운 고양이 한 마리가.

제 방안을 거닐 듯 돌아다닌다.

녀석이 야옹거려도 그 소리 겨우 들리고.

 

[중략]

 

너의 목소리밖에는, 신비로운 고양이.

세라핀 같은 고양이, 이상한 고양이야.

내 안에서는, 한 천사 안에서처럼

모든 것이 미묘하고 조화롭구나!

 

(황현산 옮김, 102~103쪽)






[주4, 5]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나온 문장들을 패러디했다.



* 36쪽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니 그다지 살이 찌지는 않았지만 절름발이도 되지 않고 그럭저럭 건강하게 그날그날을 살아가고 있다. [중략]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평생 이 선생 집에서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아갈 생각이다.

 

 

* 612쪽


 무사태평해 보이는 이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서점 예찬 - 서점 멸종 시대에 쓰는 좋은 서점론
제프 도이치 지음, 장혜인 옮김 / 니라이카나이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종이 480장이 만나서 모이면 1림(ream)이다. 림은 종이를 셀 때 쓰는 단위다. 서점에 있는 모든 책의 종이를 세면 몇 림일까? 종이를 일일이 세는 것은 엄청 힘들다. 종일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종이의 원료는 나무의 섬유질을 추출해서 만든 목재 펄프(wood pulp)다. 펄프가 된 나무들을 모으면 숲(wood)을 만들 수 있다. 서점의 책들은 숲의 흔적이다. 종이책이 된 숲(書林)의 자취가 있는 서점은 서림(書林)이다.


서점은 다양한 종류의 책이 주렁주렁 달린 숲이다. 서점을 찾는 애서가는 책 숲을 마음껏 둘러본다(browse). 종이책이 그득한 서점은 서림이다. 애서가들의 발길이 잦은 서점은 좋은 서림이다. 서림에 매료된 애서가는 서가를 둘러보면서 책을 훑어본다(browse).







미국의 비영리 서점 세미너리 코옵(Seminary Co-op)은 ‘책을 훑어보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서림이다. 세미너리 코옵을 운영한 제프 도이치(Jeff Deutsch)의 《서점 예찬》은 점점 더 귀해지는 좋은 서점의 특징들을 소개한 책이다. 그는 좋은 서점에 가면 ‘책을 훑어보려는 충동’이 생긴다고 말한다. 훑어보기(browsing)는 책을 곱씹거나 되새김질하는 일이다. 책을 훑어보는 독자는 책을 파고들면서(digging) 먹는 책벌레와 같다. 책벌레는 서림을 갉아먹는 해충이 아니다. 책벌레는 서림을 맛있게 먹을 줄 안다.







* 리디아 데이비스, 서제인 옮김 《세부 속으로: 더 자세한 쓰기, 사라짐의 쓰기에 대하여》 (에트르, 2026년)

 

* 제임스 우드, 노지양 옮김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삶과 문학, 읽고 쓰기에 관한 네 번의 강의》 (아를, 2025년)

 

* 제나 히츠, 박다솜 옮김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내면의 삶을 기르는 배움에 대하여》 (에트르, 2025년)




똑똑한 지성인(知性人)이 좋은 책벌레가 되는 건 아니다. 좋은 책벌레는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을 찾는 일을 성실히 하는 지성인(至誠人)이다. 바지런한 책벌레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 책을 발굴한다(dig). 독자들의 눈빛을 받아본 적이 없는 평범한 책은 서림에 어울리지 않는 잡초(雜草)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책벌레는 잡초 속으로(Into the Weeds) 스며든다. 


소설가 리디아 데이비스(Lydia Davis)는 에세이  《세부 속으로》(원제: Into the Weeds)에서 어떤 것에 신경 쓰이면(bother), 그것을 글감으로 삼아 글을 쓴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책벌레는 신경 쓰이는 주제를 만나면 그 주제와 관련된 책들을 모아서 탐독한다. 독자들이 신경 쓰지 않는 책도 책벌레는 꼼꼼하게 관찰하듯이 읽는다. 외골수 책벌레는 책에 적힌 사소한 단어를 대충 보지 않는다. 단어를 자세하게 파고들어(Into the Weeds) 자신만의 생각을 펼친다. 


문학 비평가 제임스 우드(James Wood)는 독자를 ‘침묵의 비평가’라고 했다. 책벌레는 ‘자기 의견을 말할 줄 아는 혀(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136쪽)’를 가진 침묵의 비평가다. 침묵의 비평가는 자신만의 잡초(雜抄)를 직접 써서 펼친다. 잡초(雜抄)가 무성한 좋은 서림은 독자들의 잡다한 생각과 취향이 가지가지 피어 있다. 


평범한 서점의 주인은 소매업자처럼 일한다. 그들은 책을 판매하는 일에 능숙하다. 자기한테 이익이 되는 일만 한다. 책을 사는 손님들을 끌어모으려고 서점에 잘 팔리는 책을 갖춘다. 상품성이 떨어지고 수익성이 낮은 책을 거들떠보지 않는다. 잘 팔리지 않는 책을 찾는 독자를 하대한다.


좋은 서림의 주인은 애서가, 애독자이자 책벌레 애호가이기도 하다. 애서가는 잘 팔리지 않는 책의 매력을 눈여겨본다. 책을 못 팔아도 크게 아쉬워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 은은한 매력이 있는 책을 알아보는 책벌레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책벌레 애호가인 서림의 주인은 쓸모없는 지식이나 주제에 파고든 책벌레를 쫓아내지 않는다. 책벌레의 ‘무용한 공부와 독서’를 북돋아 준다. 공부하는 책벌레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고, 배움을 사랑하는 독자다(제나 히츠,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226쪽). 


서림은 더 많이 배우려고 하는 학생과 같은 독자들을 양성하는 곳(seminary)이다. 세미너리 코옵은 상품성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서점이 아니다. 무용한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서점이다. 제프 도이치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서점 운영 방식을 고수한다. 그는 오히려 책벌레를 좋아하는 서점과 배움을 좋아하는 독자가 지닌 비효율성이 평가절하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세미너리 코옵처럼 ‘현명한 비효율성’을 추구하는 서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서림의 주인은 책의 판매 부수가 저조해도 책을 훑어보는 책벌레들이 많이 와주길 바란다. 서점 주인은 책을 사지 않는 책벌레가 달갑지 않다. 심지어 책벌레의 관심사와 취향을 무시한다. 하지만 서림의 주인은 책벌레를 ‘서림의 주인공’으로 격상시킨다. 책벌레의 독서 취향이 생소하고, 책벌레의 공부 방식이 서툴러도 지속적으로 격려한다. 서림은 비효율적으로 살아가는 책벌레를 위한 안식처다.









1928년 11월 21일 조선일보에 연재된 

벽초 홍명희의 장편소설 《임꺽정》 1회




서림(徐林)은 임꺽정의 책사(策士)다. 관군에게 사로잡힌 서림은 임꺽정을 배신했다. 책사(冊肆)는 잘 팔리는 책들만 진열한(肆) 서점이다. 책사(策士)처럼 행동하는 서점 주인은 만듦새가 부족한 책들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서림(徐林)이 책사(冊肆)를 운영했으면 독자를 기만하면서 책을 팔았을 것이다.


서림(書林)은 독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좋은 서림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단 한 명의 독자가 알았으면 하는, 은은한 매력을 지닌 책들의 목록을 만든다. 좋은 서림은 유명한 지식인, 출판인, 북튜버들이 추천한 책들만 진열하지 않는다. 서림을 드나드는 ‘침묵의 비평가’인 무명의 독자들이 추천한 책을 읽고, 큐레이팅한다. 서림에 정직하게 책을 소개하는 주인과 정독하는 독자들이 살고 있다.








《서점 예찬》에 나오는 책을 가지고 있는 

cyrus가 만든 주석




[출판사에 관한 주석]


‘니라이카나이’는 2020년에 등록되어 《서점 예찬》을 포함한 총 5권의 책을 만든 출판사다. 니라이카나이(ニライカナイ)는 오키나와섬이 있는 류큐 열도(난세이 제도)의 토착 민족 류큐인(琉球人)의 전통 설화에 묘사된 낙원이다. 이 낙원은 바다 저 멀리 동쪽에, 혹은 바다 밑바닥에 있다고 여겨진다. 오키나와현에 낙원의 이름에서 따온 다리가 있다.





 


니라이카나이 출판사 대표는 오키나와에서 2년간 생활했는데, 우리나라로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니라이카나이 다리였다고 밝혔다. 그래서 ‘책과 사람을 잇는 다리’와 같은 출판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담아 출판사 이름을 니라이카나이로 정했다고 한다.



(출처: 니라이카나이 출판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niraikanai_books/)






책 마지막에 ‘이 책에 나오는 책’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참고문헌 목록이 있다. 서점을 운영한 저자의 추천 도서 목록으로도 볼 수 있는데, 애서가가 흥미를 느낄만한 책들이 포함돼 있다. 목록에 국역본 제목이 없는 책, 저자 이름과 번역자 이름이 빠진 책, 출판사 이름이 잘못 적힌 책이 있다.





* 272쪽





『아리스토텔레스 선집』, 조너선 번즈 [주1]


『도서관』(Library: An Unquiet History), 매슈 배틀스 [주2]






[주1] 아리스토텔레스, 김재홍 · 김헌 · 유재민 · 임성진 · 조대호 함께 옮김 《아리스토텔레스 선집》 (도서출판 길, 2023년, 품절) 


국역본은 테런스 어윈(Terence Irwin)과 게일 파인(Gail Fine)이 편집한 아리스토텔레스 선집(1995년)을 참고한 책이다. 그리스 고전학자들이 많이 참고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은 독일의 문헌학자 아우구스트 이마누엘 베커(August Immanuel Bekker)가 편집한 판본(Corpus Aristotelicum,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집, 1830~1870년)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선집》은 베커의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집』에 실린 주요 저서들의 일부를 발췌해서 번역한 것이다.




[주2] 매튜 베틀스, 강미경 옮김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지식의 생성과 소멸의 은밀한 기록》 (지식의숲, 2016년, 절판)






* 273쪽





『영웅』(On Heroes), 토머스 칼라일 [주3]


[주3] 토머스 칼라일, 박상익 옮김 《영웅 숭배론》 (한길사, 2023년)






* 273쪽





『연설』(Orations), 키케로 [주4]


[주4] 키케로, 전영우 옮김 《연설가에 대하여: 로마의 실천 변론법》 (민지사, 2013년, 절판)






[곧 나올 책] 키케로, 이선주 옮김, 《연설가론》 (아카넷)






* 274쪽





『쓸모없는 지식의 효용』, 에이브러햄 플렉스너 [주5]





[주5] 에이브러햄 플렉스너 ·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함께 지음, 김아림 옮김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세상을 바꾼 과학자들의 순수학문 예찬》 (책세상, 2020년, 절판)


에이브러햄 플렉스너(Abraham Flexner)는 프린스턴고등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Study, IAS)의 설립자이자 초대 소장이다. 학자들이 무용한 지식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순수학문 연구소다. 《서점 예찬》의 역자는 ISA를 ‘고급 학문연구소’로 번역했다.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Robbert Dijkgraaf)는 네덜란드의 이론물리학자로, 9대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소장(2012~2022년)으로 재직했다. 여담으로, 3대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소장은 로버트 오펜하이머(Robert Oppenheimer)다.

 

번역본 제목으로 정해진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는 플렉스너가 쓴 에세이의 제목이다. 이 글은 무용한 연구가 왜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번역본에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의 에세이 『내일의 세계』도 수록되었다.






* 275쪽





『시간 맥동의 비밀』(The Secret Pulse of Time), 스테판 클라인(Stefan Klein) [주6]


[주6] 슈테판 클라인, 유영미 옮김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 심리학과 뇌과학이 파헤친 시간의 비밀》 (뜨인돌, 2017년, 절판)


슈테판 클라인, 유영미 옮김 《시간의 놀라운 발견: 시간의 미스터리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시간 사용 설명서》 (웅진지식하우스, 2007년, 절판)






* 275쪽





『철학자들의 생애』,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주7]






[주7]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김주일 · 김인곤 · 김재홍 · 이정호 함께 옮김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나남출판, 2021년, 전 2권)






* 276쪽





『황금 노트북』, 도리스 레싱 [주8]


[주8] 도리스 레싱, 권영희 옮김 《금색 공책》 (창비, 2019년, 전 2권)


도리스 레싱, 안재연 · 이은정 함께 옮김 《황금 노트북》 (뿔, 2007년, 전 3권, 절판)






* 277쪽





『백과전서』, 드니 디드로, 장 르롱 달랑베르 [주9]





[주9] 드니 디드로, 이충훈 옮김 《백과사전》 (도서출판b, 2014년)


정은주 옮김 《백과전서 도판집》(프로파간다, 2017년, 전 5권)



총 35권으로 구성된 <백과전서>(Encyclopédie)는 디드로(Denis Diderot)와 달랑베르(Jean-Baptiste Le Rond d’Alembert)가 편집자로 참여했고, 여러 명의 계몽사상가가 7만 개 넘는 항목을 작성했다. 1751년에 1권이 출간되었고, 35권은 1772년에 출간되었다. <백과전서> 서문은 달랑베르가 썼다.

 

《백과전서 도판집》은 원전 <백과전서> 17권과 ‘과학, 인문, 기술에 관한 도판집’이라는 부제가 달린 도판집 11권을 번역한 책이다. 《백과사전》은 원전 <백과전서> 제5권에 실린 디드로의 「백과사전」 항목 전문을 번역한 책이다.

 






* 278쪽





『참깨와 백합 그리고 독서에 관하여』, 유정화 옮김, 민음사, 2018 [주10]


[주10] 저자 이름이 빠졌다. <참깨와 백합>은 존 러스킨(John Ruskin)의 강연문이며 유정화가 번역했다. <독서에 관하여>는 <참깨와 백합>을 번역한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가 쓴 서문이다. <독서에 관하여>는 불문학자 이봉지가 번역했다.






* 278쪽






『의식은 육체의 굴레에 묶여』, 수전 손택, 김선형 옮김, 고양, 2018 [주11]





[주11] 출판사 이름이 ‘고양’이 아니라 ‘이후’다. 《의식은 육체의 굴레에 묶여》와 《다시 태어나다》(김선형 옮김, 이후, 2013년)는 수전 손택(Susan Sontag)이 1947년부터 1980년까지 썼던 일기와 노트에 기록된 잡문을 엮은 책이다. 두 권 모두 절판되었다.

 






* 279쪽





『흑인 소년』, 리처드 라이트 [주12]












[주12] 리처드 라이트, 정병조 옮김, 《흑인 문학전집 1》 (휘문출판사, 1965년, 절판), 수록된 작품명은 『블랙 보이』다. 


리처드 라이트, 정병조 옮김, 《블랙 보이》 (미문출판사, 1968년, 절판)


리처드 라이트, 이충률 옮김, 《깜둥이 소년》 (푸른미디어, 1998년, 절판)






* 272쪽





그웬돌린 브룩스(Gwendolyn Brooks) [주13] 









[주13] 그웬돌린 브룩스(1917~2000)는 미국의 시인이다. 1950년에 퓰리처상 시 부문(Pulitzer Prize for Poetry)을 받았다. 퓰리처상을 처음으로 수상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흑인 문인들의 시와 에세이, 희곡을 모은 《흑인문학전집 5》에 브룩스의 시 3편(「모성애」, 「앞뜰의 노래」, 「그대가 일요일을 잊었다면」)이 수록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