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창조적 기쁨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삶과 독신 예찬의 말들
펜턴 존슨 지음, 김은영 옮김 / 카멜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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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점  ★★★☆  B+







고독의 동굴, 고독의 회랑은

밝고도 캄캄하다


Its Caverns and its Corridors

Illuminate or seal



(에밀리 디킨슨, 777 중에서) [주]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은 자신이 쓴 시에 고독크기를 잴 수 없을 정도로 어둠에 싸인 동굴로 비유했다시인은 스스로 세상을 향한 문을 닫았고, 고독한 삶을 살기로 선택했다. 그녀는 깊고 어두운 자신만의 동굴을 두려워하면서도 그것을 영혼의 창조자(The Maker of the soul)’로 본다. 그래서 고독의 동굴은 밝고도 캄캄하다혼자 생활해본 사람만 아는 고독이란 이런 것일 수 있다. 때론 외롭고 힘겨울 때가 있지만,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 그러므로 자발적인 고독은 생각보다 어둡지 않다타인을 만나면 생기는 불필요한 소음을 피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고독에 너무 빠져버리면 타인과의 관계 거리가 너무 길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무엇이 고독을 두려워하게 만드는가. 이에 대해 고독의 창조적 기쁨의 저자 펜턴 존슨(Fenton Johnson)고독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풍토라고 지목한다대부분 사람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독신자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독신자가 느끼는 고독은 두 개의 성() 또는 동성의 결합(결혼하지 않은 연인 관계, 법적인 부부 관계)이 이루어지지 않은 삶에서 느껴지는 감정으로 단정 지어버린다외로움, 쓸쓸함, 불행, 은둔, 옆구리가 시리다. 이 낱말들과 관용구는 독신자의 삶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사람들은 독신자와 관련된 부정적 단어만 늘리는 게 아니라, 편견까지 그들의 삶에 씌워버린다독신자는 금욕주의자라는 편견. 자발적으로 결혼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금욕주의자가 되고 만다독신자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독신자에게 연애와 결혼을 재촉한다누군가는 독신자를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주의자 또는 국가의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 주지 못하는 역적으로 취급한다.


독신자에 대한 기존의 정의에 이성애 중심주의와 가족중심주의가 진하게 농축되어 있다. 저자는 독신자를 새롭게 정의한다. 홀로 명상과 사색에 잠기는 걸 좋아하는 별난 사람, 그러면서 결혼했지만 혼자 있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도 독신자의 범주에 포함시킨다저자는 독신자를 괴롭혀왔고, 고독을 기피하게 만든 부정적인 편견에 균열을 낸다. 그리고 독신자의 정신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명상과 사색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동으로 전환한다.


앞서 소개한 디킨슨은 고독의 동굴을 두려워했지만, 그곳은 시를 쓸 수 있는 유일한 은둔처다. 그녀에게 시 쓰는 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신과 주변 세상을 제대로 보게 만드는 노동이다. 이러한 문학에 대한 열정이 어두운 고독의 동굴 안을 밝게 해주었다프랑스의 화가 폴 세잔(Paul Cézanne)은 결혼한 독신자다. 그는 매일 혼자 화구를 챙겨 생 빅투아르 산에 올랐고, 산의 풍경을 반복해서 수십 점 그렸다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수상록의 저자 몽테뉴(Montaigne)와 더불어 성찰의 대가로 손꼽히는 지식인이다. 그는 월든 호숫가의 오두막에 혼자 살았지만,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는 은둔형 외톨이가 아니었다. 도시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저자는 독신자의 삶을 살았던 작가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면밀히 살피면서, 고독의 장점에 주목한다이들은 고독을 창작 활동에 영감을 주는 스승이자 동료로 받아들였다.


고독의 창조적 기쁨은 고독을 사회적 관계에서의 일탈로 규정하는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 책에 소개된 독신자들은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고, 뛰어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그리고 우정과 동료애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 고독은 개인의 행복과 창작 욕구를 샘솟게 할 뿐만 아니라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 원래 디킨슨의 시에 제목이 없다. 국내에 번역된 디킨슨의 시 제목은 편의상 시의 첫 번째 행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777번의 제목은 고독은 잴 수 없는 것(The Loneliness One dare not sound)이다. 인용한 시구의 출처는 강은교 시인이 번역한 시 선집 고독은 잴 수 없는 것(민음사, 201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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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괴물들 -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
알베르토 망겔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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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점  ★★★☆  B+





국어사전에 표기된 괴물의 뜻은 두 가지다. 하나는 괴상하게 생긴 물체, 또 하나는 괴상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괴물과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는 괴짜. 우리는 별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괴짜라 부른다. 반면 비범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괴물이라 부른다. 특히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야구 선수들에게 자주 붙는 별명이 괴물이다. 겉모습은 평범한데 내면에 추악한 괴물이 숨어 있는 인간이 있다. 이런 괴물 같은 인간은 사이코패스에 가깝다이렇듯 괴물은 다의어.


알베르토 망겔(Alberto Manguel)끝내주는 괴물들괴물이 다의어임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저자는 애서가답게 문학작품에 나온 괴물들을 문학 친구라고 소개한다. , 분명히 말해두는데 이 책에 나오는 괴물들은 네시(Nessie)나 설인(Yeti) 같은 미지의 생명체(Cryptid)라든가 전설이나 민담에 나오는 요괴와 전혀 관련이 없다그러므로 미스터리나 요괴에 관심 있는 독자는 다른 책을 알아보시길끝내주는 괴물들을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저자의 문학 친구들인 괴물, 괴짜, 기인, 별종들에 대한 감상문 모음집이다


저자의 문학 친구 중에 빨간 모자가 있다. 빨간 모자가 끝내주는 괴물이라니. 책의 목차를 본 독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필자가 앞에서 언급한 것, 즉 괴물이 다의어라는 사실을 기억해두시라. 저자가 보는 빨간 모자는 괴짜에 가깝다. 그녀는 고분고분 어머니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빨간 모자는 어머니가 시킨 심부름을 하기 위해 할머니 집으로 가는 도중에 도토리를 줍는다든지 훨훨 나는 나비를 따라가는 등 딴 짓을 한다. 저자는 빨간 모자의 신조가 시민 불복종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색다른 견해를 덧붙인다. 자유와 불복종을 상징하는 인물로 알려진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Holden Caulfield)가 빨간 모자를 지지했을 것이라고. 그러고 보니 홀든 역시 괴짜에 가까운 인물 아닌가.


저자는 왜 괴물을 문학 친구라고 생각할까. 저자가 생각하기에 그들이 문학작품 속에 보여준 다중, 다변의 정체성은 매력이다. 이 문학 친구들은 틀에 박힌 독자들의 해석을 거부한다. 틀에 박힌 독자들은 괴짜와 별종을 만나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저 사람 왜 저래? 미친 거 아냐?’ 괴짜와 별종을 기피하는 그들은 허구의 괴물에게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것이다하지만 괴물을 친구처럼 여긴다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괴물은 타인을 증오하지만 한편으로는 타인으로부터 사랑받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타인을 사랑할 줄 안다. 이러한 괴물의 복합적인 감정은 인간이 살면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우리가 타인을 만나면 행복하다가 때론 질투하는 것처럼 괴물도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한다. 이런 괴물들의 매력을 이해한다면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가진 괴물에게 동질감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끝내주는 괴물들은 그동안 편협하게 사용되어 온 괴물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뿐만 아니라 인간 대 괴물이라는 오래된 이분법을 해체한다. 인간처럼 감정이 있는 괴물이라면 그들을 괴물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을까인간과 괴물을 구분하려는 이분법에 벗어나지 못한 인류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만의 기준과 잣대로 타자를 마음대로 괴물로 분류하고 차별하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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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8-04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별이 3개라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B 이네요~♡ㅎㅎㅎ(재미있게 읽은 1인)

cyrus 2021-08-04 22:30   좋아요 3 | URL
개인적으로 망겔의 책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기대한 만큼 별로였어요. 저자가 다독가라서 글 한 편에 작가와 문학 작품들을 많이 언급해요. 그런데 제가 처음 보는 작가와 문학 작품들이 많아서 글에 몰입하는 데 힘들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재미가 없었어요. 역자가 작가와 문학 작품에 대한 주석을 더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학 작품을 더 많이 읽어야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1-08-04 2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작가가 책에 쓴 내용에 집중해서 그가 언급한 인물들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며 일는데 cyrus님은 괴물이라는 단어에도 깊이 생각하셨네요. 저는 책을 많이 읽어 온 작가가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들에 감탄하며 읽고 있어요^^

바람돌이 2021-08-05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cyrus님 역시 다른 분들이 읽은 글을 보면 작품들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네요. 인간 대 괴물의 이분법을 해체한다는 데서 맞아 그런면도 있었어라고 무릎을 탁 칩니다. ^^

레삭매냐 2021-08-05 0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강호의 책쟁이다우신
글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의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넘실거리니 어찌
좋다고 말하지 않을 것인가.

stella.K 2021-08-05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 보다 평점은 그리 높지 않네.
나는 저자의 책을 아직 읽은 것이 없어서 명성만 생각하면
꽤 괜찮은 책일 것 같은데...ㅋ

새파랑 2021-09-10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2관왕~!!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09-10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이 책 대기중입니다~^^

mini74 2021-09-1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서니데이 2021-09-10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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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작년 여름부터 대구의 책방 서재를 탐하다’ 책방지기가 직접 책을 쓰고, 편집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사업 등록 당시에 출판사 이름은 도서출판 서탐이었고, 올해 1월에 사명을 ‘tampress(탐프레스)’로 변경되었다책방지기는 겸손하게도 ‘tampress’출판 스튜디오라고 부른다. ‘tampress’책방 안에서 나온 창작 활동의 산물을 출판물로 만드는 일에 전념하는 출판사다.


책방에 다재다능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책방지기의 든든한 벗이다. 책방지기는 재주가 많은 두 명의 벗과 함께 여성을 위한 소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소셜 커뮤니티 이름은 ‘W.살롱이다(나는 처음에 ‘W.살롱우먼살롱으로 읽었다. 정확한 호칭은 더블유살롱이다). ‘W.살롱프로젝트에 참여한 책방지기의 동료들 모두 글 쓰는 일을 한다. 권지현 작가는 라디오 방송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마이뉴스> 시민 기자이기도 하다(본인을 프리랜서 글꾼이라고 소개했다). 이도현 작가이도라는 필명으로 단편소설 보름달을 펴냈다.책샘(책이 샘솟다)’이라는 독서 모임을 남편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W.살롱여성들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영화를 보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문화 공동체이다‘tampress’의 첫 번째 출판물인 <W.살롱 에디션>‘W.살롱’ 정기 모임에 참여한 여성들의 글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이 책에 책방지기, 권 작가, 이 작가가 쓴 글도 실려 있다세 사람이 함께 표지 디자인 제작, 편집, 교정 작업을 했다현재 총 네 권의 <W.살롱 에디션>이 출간되었다(책 한 권의 정가는 8,000원이다)네 권의 책 모두 이 글에 전부 소개할 수 없어서 <W.살롱 에디션> 첫 번째 책만 언급하겠다.


<W.살롱 에디션> 첫 번째 책의 주제는 이다. 주제는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대부분 사람은 밥을 한국인의 주식(主食)’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W.살롱의 작가들은 밥을 차리는 주체에 주목한다여성은 결혼하면 밥을 차리는 아내가 된다. 사실 여성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나 주변 사람들한테 아내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으면서 자란다. “여자는 자고로 음식을 잘 만들어야 좋은 아내가 되고,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오랫동안 아내가 차려준 밥을 먹으면서 살아봤거나 이런 아내를 만나 살고 싶은 남자들은 밥 짓는 일의 수고로움을 모른다책방지기 겸 편집자인 김정희 작가는 나 또는 누군가의 끼니를 위해 육체를 움직여 보지 않은 사람은 일상을 대하는 태도가 관념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 이반 일리치 그림자 노동(사월의책, 2015)



 

우리는 정떨어진 사람에게 밥맛없다라고 말한다. 권지현 작가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단어인 밥맛을 새롭게 정의한다. 그는 밥맛에 밥을 차리는 노동을 하찮게 여기는 인식이 반영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밥을 차리는 노동은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이도 작가는 음식을 만드는 일에 소비되는 돈과 시간을 직접 재보기 위해 요리 마일(cook miles)’이라는 계산식을 만들었다. ‘요리 마일국내총생산(GDP)과 같은 경제적 수치에 반영되지 못한 가사노동의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가사노동, 특히 음식을 만드는 일은 그림자 노동이다.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이반 일리치(Ivan Illich)는 임금 노동에 가려진 가사 노동을 그림자 노동이라고 명명했다


일리치는 남성 중심의 생산노동에 가려진 그림자 노동을 양지로 끌어올리려 했다하지만 빛이 너무 밝으면 공해가 된다. 밥 만드는 일을 지나치게 숭배하고, 여성의 모성과 희생에만 초점을 맞춘 신화밥 차리는 주체의 수고로움을 가리는 공해이다. <W.살롱 에디션> 첫 번째 책의 부제는 신화를 걷어내다이다. 그들이 걷어낸 신화밥을 차리는 주체를 보지 못하게 만드는 관념적인 식탁보다. W.살롱의 작가들은 식탁보가 된 신화를 걷어낸다. 만약 당신이 <W.살롱 에디션>을 다 읽고나서 식탁보를 걷어내면 식탁 위에 밥이 아닌 ‘밥을 차리는 주체의 이 있음을 알게 된다.


<W.살롱 에디션>을 문고본 형태의 문집이라고 얕보지 마시라.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이 있는 단행본이다. 서평지 서울 리뷰 오브 북스의 편집위원인 송지우 교수는 책을 내는 가치가 있다면 서평은 그 가치를 존중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나는 송 교수의 말에 공감한다. 책방에 모인 작가들의 수고로움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의 작업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서평을 썼다. 내가 책방지기의 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서평을 쓴 건 절대로 아니다(<W.살롱 에디션첫 번째 책은 책방에서 샀다). 지인이 쓴 책도 쓴소리와 악평을 피할 수 없다. 좋은 책을 알아보는 독자는 잘 만든 책 속에 부족한 점, 아쉬운 점, 문제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반드시 언급한다. <W.살롱 에디션> 첫 번째 책에 몇 개의 오자가 보였다. 나는 이 사실을 책방지기에게 알렸다. 내 의견을 그분에게 직접 전달했으므로 이 글에 책의 오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 책 감별사모여 국내 최강 서평지 만든다(동아일보, 2020.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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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2-23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끝내 주는 리뷰입니다.

이 책도 어느 포스팅인가에서 보고는
일단 쟁여 두기는 했는데 어디에 두
었는 질 모르겠네요...

cyrus 2021-02-24 10:57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이 언급한 ‘이 책’이 <그림자 노동>을 말하는 겁니까? ㅎㅎㅎㅎ
<그림자 노동>을 ‘서재를 탐하다’ 책방에서 구입했는데, 작년에 제가 방을 도배했을 때 이 책을 종이 상자에 넣었어요. ^^;;

페넬로페 2021-02-23 1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밥하고 밥차리는 그림자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cyrus님의 리뷰는 저를 한 번 돌아보게 하네요^^
근데 문제는 현실적으로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예요^^
그게 참 문제인것 같아요**
항상 고맙다, 잘 먹겠다는 말이 나에게 마약처럼 작용해 또 노동에 종사하게 되는거죠^^
저 위의 사진이 참 좋아요.
평화로워요**

cyrus 2021-02-24 11:05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어머니나 아내에게 말로만 감사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직접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서 음식을 직접 만드는 일은 거의 없어요. 그래도 부엌에 자주 갈려고 하는데, 그럴 때 식기와 음식 재료들이 어디에 있는지 관찰하고 기억해두려고 해요. 그러면 나중에 제가 혼자 음식 만들 때 편해요. ^^

stella.K 2021-02-25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책방지기님 좋은 일 하시네.
잘 됐으면 좋겠다.
<W.살롱 에디션>도 잘 됐으면 좋겠다.
너도 이쯤해서 책 한 번 내보는 건 어때?
좋은 글들이 많은데.

cyrus 2021-02-26 12:39   좋아요 0 | URL
제 글이 잘 썼다고 보기 어렵고, 사람들이 제 글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작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제 글을 보는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서 책보다는 블로그로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

kuki 2021-03-14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샘 <밥>을 읽어주시고 애정어린 서평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책방에 모인 작가들의 수고로움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의 작업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서평을 썼다‘

W살롱의 앞길에 뜨거운 에너지 듬뿍 받습니다^^ 이 글을 서탐 블로그에 고이 모시고 갈께요.

cyrus 2021-03-14 23:34   좋아요 0 | URL
제 글을 ‘서탐’ 블로그에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책 대 담배 쏜살 문고
조지 오웰 지음, 강문순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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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점  ★★☆  B-





쏜살문고의 쏜살1966년에 세워진 민음사의 초창기 로고 활 쏘는 사람을 뜻한다. 쏜살문고는 민음사 창립 50주년인 2016년에 첫선을 보였다. 출판사 측은 쏜살문고가 아름다운 글 화살이 되어 독자의 가슴에 가닿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에세이 선집 책 대 담배는 작년 3월에 나온 쏜살문고 시리즈다. 표제작인 책 대 담배는 책이 안 팔리는 이유를 나름 계산하면서 분석한 오웰의 영민한 능력이 돋보인 글이다. 그는 독서가 개 경주나 영화 보러 가는 것보다 재미가 없어서 사람들이 책을 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책 대 담배는 아쉬운 점이 많은 책이다. 이 책에서 오웰의 주석을 제외한 역자의 주석은 고작 두 개뿐이다. 이 두 개의 역주는 책에 제일 마지막에 수록된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죽는가에 있다. 역주가 없으면 독자는 오웰의 글을 이해하지 못한다. 책 대 담배에 수록된 책방의 추억,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책, 문학을 지키는 예방책은 오웰의 폭넓은 관심사가 반영된 글이다. 그는 이 세 편의 글에서 영미 작가와 소련 출신 인사들을 언급하면서 그들의 글과 행보를 비평하고 있으며 스페인 내전과 파시즘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낸다. 그런데 이를 친절하게 설명해줄 역주가 없으니 독자들은 오웰의 박학다식함에 기가 죽고 만다. 이러면 독자들은 오웰의 글이 어렵다고 느낀다. 나는 오웰의 에세이를 읽으려는 독자에게 한겨레출판사에서 나온 나는 왜 쓰는가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의 장점은 역주다. 역자는 오웰의 글이 쓰인 시대적 배경뿐만 아니라 낯선 용어와 인명을 역주를 통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했다.

 

오웰의 글이 아무리 잘 썼어도 역자의 주석이 없으면 독자의 가슴에 가닿지 못한다. 역자는 완성된 책 대 담배를 만족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책은 쓰다 만 책이다. 역주를 달지 않은 것은 역자의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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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1-01-16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주석>이 학자의 중요한 업적 중의 하나라고 말을 하는 모양입니다. ^^

cyrus 2021-01-17 10:13   좋아요 0 | URL
네, 주석의 가치가 재평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새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

DYDADDY 2021-01-16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이 쓰셨던 글 중에 주석에 대한 평이 있는 글이 생각나네요. 일반적인 독자의 지적 수준을 배려하여 (배려라 쓰고 폄하로 읽기도 합니다.) 너무 세세한 주석도 가독성을 떨어뜨리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이 책 한권 읽자고 온갖 것을 찾아봐야 하는 것도 집중이 되지 않으니 역시 ‘적당‘이라는 것 만큼 어려운게 없나봅니다.

cyrus 2021-01-17 10:1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역자의 역량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독자의 독서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양의 주석을 달아야하고, 무엇보다도 주석 내용을 정확하게 써야 해요. ^^

stella.K 2021-01-17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차 보면 읽고 싶은데 너의 서평을 보니 주저되네.
그러고 보면 너의 대부분은 독후감이 아니라 서평인데 말야.
알라딘 메뉴얼과 별개로 너만의 별점을 보여주고.
넌 상당히 성실한 서평가에 속한다고 생각해.^^

cyrus 2021-01-18 09:21   좋아요 1 | URL
성실하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기분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해요. ^^
 






서평이 뭔데왜 서평을 써야 하지?’ 매년 한 번쯤 나 자신에게 묻는다암만 물어봐도 만족스러운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그래도 맞든 틀리든 나는 서평의 정의와 서평을 쓰는 이유를 꼭 알아야 한다. 어느 날 아폴론 신전 앞을 지나가던 테스 형이 말했었지너 자신을 알라사람들은 이 말을 자신의 무지를 알라는 뜻으로 자신의 내면에 새긴다나는 이 말을 빌려 내 손 안에 있는 작은 거울에 새긴다. “서평을 쓰는 너 자신을 알라.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사실을 알면 겸손해진다. 바보 같은 내 모습을 철저히 반성하려면 일단 써야 한다그래서 나는 올바른 생각을 한 저자와 그렇지 않은 내가 마주친 결정적 순간을 반드시 서평으로 기록한다.



















* 조지 오웰 책 대 담배(민음사, 2020)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이 쓴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는 한 편의 작은 자서전이다. 이 글은 오웰의 에세이 선집 책 대 담배에 실려 있다. 이 글에서 오웰은 나 자신에 관한 연재 서사를 창작하는 일을 십오 년 넘게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록 활동이 일기 같은 형식의 글을 쓰는 일이라고 했다. 오웰은 십 년 동안 글을 쓰면서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들고 싶어 했다. 확실히 그는 자신이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나는 십 년째 서평을 쓰고 있다그렇다면 지난 십 년 동안 내가 가장 쓰고 싶었던 서평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어리석은 나 자신에 관한 서사가 담긴 서평이다


누군가는 일기 형식의 서평을 독후감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서평과 독후감은 서로 닮은 구석이 있으면서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 서평과 독후감 속에 독자의 생각이 있다. 책과 관련된 자잘한 개인적인 생각을 기록하면 독후감이 된다. 서평의 주된 내용은 책에 대한 글쓴이의 객관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나는 서평과 독후감을 가깝지만 먼 친척’ 관계로 보고 싶다. 서평 전문가처럼 서평과 독후감을 정확히 반을 가르듯이 구분하고 싶지 않다.


오웰은 글쓰기의 네 가지 동기를 언급했는데, 그중 하나가 역사적 충동이다. 역사적 충동은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찾아내 그것을 보존해 두려는 욕망이다. 책의 내용을 잘 알려주면서, 책 앞에 고개 숙인 내 모습을 솔직하게 쓰고 싶은 욕망. 이 욕망이 내가 서평을 쓰는 이유이다. 나는 왜 쓰는가는 서평을 쓰는 나를 있는 그대로 보게 해준, 내 손 안의 작은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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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1-16 14: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려워요~퍼가서 몇번 더 봐야겠어요! 안그래도 <서평 잘 쓰는법>꺼내놓은 참이었어요. 오늘도 제게 피가 되고 살이 될 내용👍

cyrus 2021-01-16 20:07   좋아요 3 | URL
늘 쓰던 글인데, 가끔 어떻게 쓸지 모를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저는 아무 생각하지 않고, 글도 쓰지 않아요. 그냥 책만 계속 읽어요. ^^

DYDADDY 2021-01-16 15: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평과 독후감을 칼로 베듯이 정확하게 나눌 수 없는 것은 객관의 정도때문이겠지요. 인식을 통한 세계관으로 자아가 형성되기에 완벽한 객관성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cyrus님처럼 주관과 객관의 줄타기가 서평일거라고 생각해요.

cyrus 2021-01-16 20:10   좋아요 3 | URL
저는 독후감과 서평의 특징을 혼합해서 쓰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아니면 어떤 날에는 독후감을 쓰고, 또 어떤 날에는 서평을 쓰는 식으로 해서 책의 주제와 내용에 따라 글의 형식에 변화를 주면서 써보려고 해요.

stella.K 2021-01-16 17: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서평이 대세지. 독후감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독서를 하고 난 느낌을 말하는데 말야.
그런데 알고 보면 서평 보다는 독후감은 여전히 많이 쓰는 것 같아.
그래놓고 서평이라고 해.
그렇다면 서평과 독후감을 나눌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둘은 나눌 필요는 있어 보이고
나는 개인적 느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런 점에서 독후감은 그것자체로 더 대접을 받아야 하는데
왜 독후감은 평가절하된 느낌을 받는지 모르겠어.
참고로 난 알라딘에서 적립금 준다기에 쓰기 시작했는데
그거로 책까지 냈잖니. 암튼 그런 게 없었으면 내가 지금까지
서평이든 독후감이든 썼을까 몰라.

오늘 글은 좀 짧은 느낌이다. 나만 그런가?ㅋ

cyrus 2021-01-16 20:16   좋아요 4 | URL
서평 쓰기를 알려주는 책들을 보면 내용이 이래요. 저자가 독후감과 서평의 정의를 알려줘서 두 용어의 차이점을 보여줘요. 그런 다음에 독후감보다는 서평을 쓰기를 권장해요. 항상 이런 식으로 전개돼요. 독후감을 서평보다 한 단계 평가 절하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런 내용을 볼 때마다 ‘독후감과 서평의 장점을 혼합해서 쓰면 안 되나?’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볼 땐 이런 혼합적인 특징의 서평을 쓴 작가는 정희진, 요네하라 마리, 쉼보르스카에요. 그래서 서평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는 슬럼프가 찾아오면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을 봐요. ^^

요즘 문장을 짧게, 글의 분량을 적게 쓰려고 자가 훈련 중입니다. 매일 글 쓰는 것도 제겐 훈련이고 연습이에요. ㅎㅎㅎ

겨울호랑이 2021-01-16 17: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객관적인 관점의 서평과 주관적인 관점의 독후감 사이의 경계를 구분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마치 사람의 생각에서 이성과 감성을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것처럼요...

cyrus 2021-01-16 20:18   좋아요 3 | URL
네, 맞아요. 그래서 저는 객관적인 관점의 서평과 주관적인 관점의 독후감의 특징이 혼합된 글을 쓰려고 해요. 책 소개와 책과 관련된 개인적인 서사를 동시에 보여주는 글이죠. ^^

syo 2021-01-16 2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객관적인 해석‘이라는 말이 형용모순이라고 생각하고, 객관적인 관점이라는 것이 증명되기 위해서는 세상 모든 사람의 관점을 다 살펴보고 판단할 수 있는 슈퍼관점이 존재해야 되므로 그것 역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쓰는 글과 사이러스님이 쓰는 글을 보면 누구 글이 더 객관을 지향하는 글인지는 바로 알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또 객관이라는 게 완전히 없는 것 같지는 않기도 하고, 여튼 그렇게 혼란스럽습니다.

cyrus 2021-01-16 20:36   좋아요 3 | URL
맞아요. 객관적인 내용이라고 해도 누군가는 그 내용이 주관적으로 보일 수 있죠. 그런데 서평 쓰기를 알려주는 책을 쓴 저자들의 견해를 보면 서평을 마치 ‘객관적으로 쓴 글’인 것처럼 소개해요. 그래서 이런 내용을 볼 때마다 syo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혼란스러울 때가 있어요. 저는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려고요. 서평과 독후감의 특징을 혼합한 글을 쓰려고 해요. 저는 기계가 아니니까 계속 서평을 쓸 수 없어요. 책의 주제나 내용에 따라 독후감을 쓰고 싶을 때가 있어요. 장르의 틀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글을 써볼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