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수르채그>에 가면 소리가 들립니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이 소리는 책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귀가 아닌 눈으로만 들을 수 있는 소리예요.소리 나는 책이 바로 희곡(戲曲)’입니다. <수르채그>는 소설과 시뿐만 아니라 희곡도 있는 책방입니다.

 

세계문학 전문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세 번째 선정 도서는 희곡입니다. 세 번째 선정 도서를 쓴 이 작가는 소설, 특히 단편소설을 많이 썼어요. 대부분 독자는 이 작가단편소설의 대가라고 칭송합니다. ‘이 작가는 희곡도 썼는데, 본인 스스로 극작가라고 생각했어요.


올해는 이 작가를 기리는 해입니다. 715일은 이 작가의 손에 쥔 펜이 관 속에 영원히 잠든 날입니다. 그날은 이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정확히 120주년이 되는 날이었죠. 715일에 이 작가의 단편소설 선집을 펴낸 출판사들이 작가를 기렸습니다. 당연히 자신들이 펴낸 책도 겸사겸사 홍보했죠. 그런데 이 작가가 쓴 희곡을 소개한 출판사는 많지 않았어요.


이 작가의 단편소설은 분량이 짧고, 쉽게 읽히는 글입니다. 그래서 이 작가의 단편소설 선집은 독서 모임 도서로 많이 선정되는 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이 작가의 단편소설 선집 중 두 권은 제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독서 모임 선정 도서였어요. 그래서 저는 이 작가가 친숙해요. 작가의 이름을 들으면 저는 맥주(Hof)’가 생각나요.

















각설하고, 책을 좋아하는 여러분에게 이 작가의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Anton Chekhov)의 장막극 갈매기입니다갈매기는 체호프의 4대 장막극 중 한 편입니다. 장막극이란 2막 이상으로 이루어진, 말 그대로 긴 희곡을 뜻해요. 4막으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눈으로 읽는희곡, 즉 대본의 분량은 얇아요. 하지만 눈으로 보는연극 갈매기는 생각보다 길어요. 공연 시간이 두 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아무튼 연극갈매기는 정말‥… 재미있어요, 따봉! 최고예요!







1갈매기눈으로, 입으로 읽기 : 823일 금요일 저녁 8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8월 모임은 특별히 ‘1‘2으로 나누어서 진행됩니다. 1막에 갈매기를 눈으로 읽고, 입으로도 읽어 봅니다. 희곡을 읽고 느낀 점을 감상하고, 인상 깊은 극 중 대사를 골라서 연극 배우가 된 것처럼 읽어 봅시다. 부끄럽다고요? 희곡 속 인물의 감정에 이입되어 대사를 직접 낭독하면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2갈매기눈으로 보기: 831일 토요일 낮 1


비록 영상이지만, 소극장에서 연극을 보는 느낌이 나도록 2막이 진행되는 시간에 <수르채그> 전체를 대관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2막에 오시는 분들은 대관비 10,000을 내야 합니다. 대관비는 책 구매비와 음료 구매비와 별개입니다두 시간 조금 넘은 공연을 보고 난 후에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연극 감상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2막 진행 시간은 넉넉히 잡아서 3시간입니다. 1막에 참석하지 않은 분들도 2막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2막은 연극 갈매기<수르채그>에서 함께 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갈매기는 장막극이라 공연 시간이 길어요. 그래서 2막은 토요일에 진행됩니다. 유튜브에 갈매기공연 실황 영상이 있어요. <수르채그>비장의 무기(?)’ 빔 프로젝터로 연극 갈매기를 함께 봐요. 연극 준비 볼 완료됐어요.

 

사모바르로 끊인 홍차 같은 소설가체호프의 맛에 익숙한 애서가라면 8월 모임을 놓치지 마세요. 오래 숙성된 1860년산 보드카 맛이 나는 극작가체호프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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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7-24 1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유, 추워~~~
고맙다. 더워 죽는 줄 알았는데...ㅋㅋㅋㅋ
 





나는 10년 넘게 대구와 서울을 넘나들면서 독서 모임에 참석했다. 독서 모임을 통해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나는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그윽하면 국어사전이 알려주는 취향의 뜻을 바라본다. 취향이라는 단어가 평소와 다르게 보인다. 그 순간 반드시 해야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



취향(趣向):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연극인들이 활동하는 대명 공연 거리가 있는 대구 남구 대명동<일글책>이라는 책방이 있다. 토요일 아침에, 이곳에서 고전 읽기 독서 모임이 진행된다
















* 아리스토텔레스, 천병희 옮김 니코마코스 윤리학(도서출판 숲, 2013)




올해 두 살이 된 독서 모임이다. 나는 이 모임이 처음 시작된 작년에 참석했다. 지금은 독서 모임 정회원이 아니다. <일글책> 독서 모임 회원들이 읽고 있는 책은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니코마코스 윤리학이다


고전 읽기 모임 회원 중에 향기라는 분이 있다. 향기 님은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다. 향기 님의 자택 지하실은 본인이 구매한 추리소설들이 가득 꽂혀 있는 서재다. 고전 읽기 회원들은 향기 님의 서재를 향기 도서관이라고 부른다.


향기 님은 추리소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푸념을 늘어놓았다. 본인은 대구에 추리소설 읽기 모임을 진행하고 싶어도 자신의 취향과 같은 사람들을 모이기 어렵다고 했다.
















* [일시 품절] 에드거 앨런 포, 황소연 옮김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윌북, 2022)




 

추리소설 읽는 취미를 혼자 즐겼던 향기 님이 이번 달에 드디어 자신의 취향을 듬뿍 담은 독서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다! 독서 모임 이름은 <토요 미스터리 극장>이다. 모임 장소는 <일글책>이다. 독서 모임 선정 도서는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윌북)이다. 어제가 첫 번째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이 모임은 이렇게 진행된다. 책에 실린 포의 단편소설을 두 편씩 읽는다. <일글책>에 모여서 넷플릭스 드라마 어셔가의 몰락(The Fall of the House of Usher)을 시청한다드라마 어셔가의 몰락은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작들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향기 님은 드라마 속 배경과 드라마에 패러디된 포의 작품들이 어떤 것인지 알기 쉽게 정리한 노트를 직접 만들었다. 향기 님은 이 노트를 만들기 위해서 드라마 <어셔가의 몰락>을 두 번 이상 봤다고 했다어제 모임은 드라마 1, 2회를 봤다. 1화 제목은 어셔가의 몰락이고, 2화 제목은 붉은 죽음의 가면극이다. 드라마 회차 제목은 포의 단편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 에도가와 란포, 김소연 옮김 에도가와 란포(손안의책, 2017)




향기 님의 독서 모임 덕분에 나는 이번 달 중순에 진행하게 될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선정 도서에도가와 란포(江戸川乱歩)의 소설 선집으로 정했다. 에도가와 란포는 일본에 에드거 앨런 포의 추리소설을 소개한 작가다. 포를 좋아해서 그의 이름을 딴 필명 에도가와 란포로 지어서 문필 활동을 했다.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분들을 만나면 힘이 난다. 그분들을 만나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생긴다. 이런 분들은 내겐 소중한 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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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거에 철학사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철학책은 읽기 어렵다는 핑계로 철학 개론서와 철학사 관련 책만 골라 읽었다. 철학 개론서와 철학사에 축약된 철학 지식이 담겨 있다. 그것만 충분히 이해하면 철학을 좀 안다고 착각했다철학책 읽기 모임을 하면서 철학사가 아닌 철학을 사랑해 보기로 결심했다











지난달 초에 시작된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철학 읽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선정 도서는 레비나스의 강연록 시간과 타자



















* 에마누엘 레비나스, 강영안 · 강지하 함께 옮김 《시간과 타자》 (문예출판사, 20204)


* 마르틴 하이데거, 이기상 옮김 《존재와 시간》 (까치, 1998)




레비나스는 이 책에서 자신의 철학 스승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저서 존재와 시간에 담긴 존재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하이데거는 라는 존재는 이미 구성된 거대한 세계에 내던져진’ 상태라고 주장한다하이데거의 는 현존재(Dasein)’즉 거대한 세계 안에 존재하는 세계가 없으면 는 존재할 수 없다하이데거는 현존재를 세계 속 타자와 함께 살 수밖에 없는 공존재(共存在, Mitsein)’로 정의한다여기서 레비나스는 개인보다 전체를 더 중시하는 공존재가 전체주의로 변질되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한다그뿐만 아니라 주체 및 이성 중심 철학까지도 비판한다레비나스에 따르면주체와 이성에 초점을 맞춘 철학은 타자와의 관계성을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는다.


레비나스는 자신의 철학이 파르메니데스와 결별하자는 시도(시간과 타자, 37)’라고 한다왜 레비나스는 갑자기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을 언급했을까? 레비나스는 왜 그런 표현을 썼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파르메니데스는 존재는 하나요불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철학자다. 영원불변하는 일원론 철학사를 통해 알려진 파르메니데스 철학의 핵심이다철학사를 사랑하는 사람은 파르메니데스가 만물의 변화를 거부하는 철학자’라고 외운

















플라톤, 정준영 옮김 《테아이테토스》 (아카넷, 2022)

플라톤, 김인곤 · 이기백 함께 옮김 《크라튈로스》 (아카넷, 2021)




파르메니데스 철학과 반대되는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는 만물의 변화를 인정한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철학사를 외운’ 사람은 플라톤이 헤라클레이토스가 한 말이라고 주장한 격언을 강조한다. “너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크라튈로스》 402a).” 플라톤이 인용한 헤라클레이토스의 격언은 만물 변화설을 설명할 때 반드시 언급된다플라톤은 테아이테토스에서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 철학을 명확하게 일원론과 다원론으로 구분 지어서 설명한다.

하지만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 철학을 이분법적으로 정의한 플라톤의 견해는 정확하지 않다. 상식으로 굳어진 파르메니데스의 일원론 대 헤라클레이토스의 다원론’, ‘파르메니데스의 만물 불변설 대 헤라클레이토스의 만물 변화설은 두 철학자의 진짜 생각을 보여주지 못한다. 지금까지 일부만 남아 있는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와 관련된 고대 문헌들 속에 플라톤이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이 있다.



















* 김재홍 · 김주일 · 강철웅 외,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아카넷, 2005)

 

* 움베르토 에코 · 리카르도 페드리가, 윤병언 옮김, 움베르토 에코의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1: 고대. 중세 편(arte, 2018)

 

* [절판] 피터 애덤슨, 신우승 · 김은정 함께 옮김 초기 그리스 철학(전기가오리, 2017)




헤라클레이토스가 쓴 글은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지 않다. 헤라클레이토스의 문장을 인용한 다른 학자들의 글만 남아 있다. 히폴뤼토스(Hippolytus of Rome)라는 고대 로마의 기독교 신학자는 헤라클레이토스가 로고스(logos)’를 언급한 문장을 인용했다.



 나에게 귀를 기울이지 말고 로고스에 귀를 기울여, 만물은 하나이다라는 데 동의하는 것이 지혜롭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236)



헤라클레이토스는 처음으로 로고스의 중요성을 언급한 철학자. 그가 생각하는 로고스는 모든 만물에 대한 완벽한 설명이다. 고대 사람들은 완벽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고대 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 문장을 근거로 내세워서 헤라클레이토스가 만물 변화설을 믿었다는 플라톤의 견해를 반박한다(참고 문헌: 피터 애덤슨, 초기 그리스 철학, 움베르토 에코,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1)

















* 김주연 철학사 수업 1: 고대 그리스 철학(사색의숲, 2021)




파르메니데스는 최초로 존재론을 정립한 철학자존재론에 초점을 맞춘 철학자들의 계보를 만든다면 당연히 제일 먼저 파르메니데스가 나와야 한다. 레비나스는 전통적인 존재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하이데거와 파르메니데스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파르메니데스가 생각한 존재의 정의는 아주 단순하다. 반드시 있는 것이어야 하며, 그것이야말로 참된 진리다. 있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은 것이므로 탐구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그는 더 나아가서 있는 것절대로 변하지 않은 완벽한 구()’의 형태라고 믿는다우리가 경험하는 실제 세계 속 존재들은 변한다. 그러나 파르메니데스는 우리가 보고 느끼는 변화하는 현상들 모두 감각이 꾸며낸 환영 또는 착각이라고 주장한다파르메니데스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이성이다. 그는 순수한 이성적 논리를 동원하여 존재의 불변함을 증명하려고 했다.


파르메니데스는 자연의 변화를 거부하는 엄격한 일원론자로 알려졌으나 흥미롭게도 다원론자들은 파르메니데스야말로 자신들의 지적 스승이라고 주장한다. 다원론자들은 자연이 변화한다고 믿는 자연철학자들이다. 그들은 자연 현상을 관찰하는 것을 언급한 파르메니데스의 글에 주목한다. 자연철학자들은 세계가 두 개의 층으로 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변화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세계. 현실 배후에 ‘(변하지 않는) 만물의 근원이 있는 참된 세계가 있다. 다원론자는 참된 세계속 만물의 근원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고 주장한다. 두 개의 만물의 근원이 섞이면현실 세계에서 필멸하는 만물이 생긴다. 그리하여 자연철학자들은 항상 변하는 자연 현상의 원인과 변하지 않는 만물의 근원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참고 문헌: 김주연, 《철학사 수업 1》).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는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로 분류된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은 여백이 많은 철학자. 출생 연도와 출생지가 불분명하고, 고대 문헌에 적힌 내용이 정확하지 않아서 연구 대상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이렇다 보니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을 과소평가하는 철학도들이 있다하지만 철학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철학도는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철학 사상을 대충 보지 않는다.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공부한다. 그런 다음에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어제 쓴 글을 다시 강조하자면 지성을 사용할 용기(공부할 용기)와 무지와 오류를 인정할 용기가 모두 있어야만 철학을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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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시간을 내서 세계문학 전문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역사적인 첫날 밤을 빛나게 해줄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독서 모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한 분이 있을 것 같아서 진행 방식발제문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제가 책을 간단히 소개하고 작품을 해설합니다. 책 속의 역자 해설에 나오지 않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려드릴게요.
















 

(2) 감정의 혼란(하영북스, 2024)은 총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책에 실린 작품 순서대로 이야기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려 합니다. 읽으면서 느낀 것들을 말씀하시면 됩니다.

 

(3) 한 작품 감상 공유가 끝나면 그 작품과 관련된 발제문에 중점을 둔 대화가 진행됩니다. 세 개의 발제문을 준비해 봤어요. 발제문을 읽어보시고, 여러분의 견해를 말씀해 주세요. 발제문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발제문에 무조건 대답해야 한다는 부담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준비한 발제문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 또는 아쉬운 점도 말씀해도 됩니다. 다음 독서 모임 발제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피드백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저녁 독서 모임을 편안하게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발제 1]

<감정의 혼란> 도입부에 작중 화자인 롤란트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기 전에 스승이 했던 말과 비슷한 표현을 언급합니다.

 

 

* 10

 우리는 무수히 많은 순간을 겪지만, 우리의 내부 세계를 끓어오르게 하는 건 늘 단 하나, 오직 하나의 순간뿐이다. 그 순간 온갖 엑기스를 빨아들인 꽃은 순식간에 응축되어 결정(結晶)을 이룬다고 스탕달은 말했다.

 

* 23~24


 “모든 인간의 삶에서 그렇듯, 한 민족의 삶에도 예고 없이 절정의 순간이 단 한 차례 들이닥치곤 합니다. 그러면 온갖 힘들이 한데 뭉쳐서 강력한 한 방을 날리게 되고 그렇게 해서 그 순간은 영원성을 획득합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살면서 잊을 수 없는 절정의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었나요?

 

 

 

[발제 2]

<감정의 혼란>의 롤란트는 스승의 첫인상을 묘사할 때 혼자 있으면 아무런 열정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37)’이라고 말합니다. <아모크>의 의사는 낯선 이국땅에서 십 년을 무기력하게 생활하다가 귀부인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열정을 느낍니다. 여러분은 누군가를 만나야만 열정을 느끼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본인 스스로 열정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사람인가요? 열정이 생기게 하는 본인만의 방식이 있나요?

 

 

[발제 3]

<책벌레 멘델>의 멘델, <체스 이야기>B 박사는 에 지나치게 탐닉하는 바람에 불행해진 인물입니다. 평소에 독서를 즐기고 좋아하는 여러분은 책 때문에 일상이 위태로운 순간이 있었습니까? 여러분이 읽은 책 중에 개인적으로 위험한 책이라고 느낀 책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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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4-06-17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읽지 않은 책 중에 니체의 <도덕의 계보가> 위험하다고 느꼈어요.
아예 안 본건 아니고 앞의 몆 장을 읽어봤는데 놀랍더라고요. 올해에는 꼭 완독해보고 싶어요.^^

cyrus 2024-06-24 06:44   좋아요 1 | URL
니체가 제가 좋아하는 철학자이긴 한데, 그의 책을 읽다 보면 비판하고 싶거나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이 드는 문장들을 만나요. ^^;;
 




책방 수르채그에서 심야 독서 모임을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매달 금요일 저녁 8부터 모임이 시작됩니다.

 

올해 초에 다양한 분야의 신간 도서를 읽는 <신간회>를 꾸려봤는데요예상한 대로 참석 인원이 없었어요독서 모임이 실패한 원인을 분석해 봤어요제가 모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했고요무엇보다도 다양한 분야의 신간 도서를 읽는 일이 독서 모임 참석을 어렵게 만드는 진입 장벽이라고 생각했어요그래서 이번에 특정 분야의 책을 함께 읽는 독서 모임을 꾸려보기로 했어요.






 

모임 이름은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입니다국내 문학을 제외한 세계문학 작품들을 함께 읽어봐요장편과 단편 소설뿐만 아니라 시집희곡산문도 읽어볼 예정이에요.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는 너무나도 유명한 외국 문학 작품들만 읽는 모임이 아닙니다국내에 유명한 외국 작가들이 썼는데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문학 작품생소한 외국 작가들이 쓴 낯선 문학 작품을 읽는 모임입니다.

 

사실 저도 독서 편력이 심한 편이라 인지도가 높은 작가들의 대표작흔히 고전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문학 작품에 눈길이 갑니다그래서 이 모임을 통해 제가 잘 몰랐던 생소한 작가들의 문학 작품들을 직접 찾아서 읽으려고 해요.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첫 번째 선정 도서]

* 슈테판 츠바이크, 정상원 옮김 감정의 혼란》 (하영북스, 2024)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첫 번째 선정 도서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선집 감정의 혼란입니다슈테판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작가입니다감정의 혼란에 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어요표제작 <감정의 혼란>, <아모크>, <책벌레 멘델>, <체스 이야기>입니다. <감정의 혼란>, <체스 이야기>, <책벌레 멘델>은 이미 번역된 작품이지만, <아모크>는 이번에 처음 번역된 작품입니다.

 

<감정의 혼란>은 세 번이나 번역된 츠바이크의 대표작입니다. <감정의 혼란>이 수록된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 김선형 옮김 감정의 혼란》 (세창미디어, 2022)

 

* 슈테판 츠바이크, 서정일 옮김 감정의 혼란: 지성 세계를 향한 열망, 제어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 (녹색광선, 2019)

 

* 슈테판 츠바이크, 박찬기 옮김 사랑을 묻다사랑의 본질에 관한 4가지 질문》 (깊은샘, 2020)


* [구판 절판] 슈테판 츠바이크, 박찬기 옮김 《감정의 혼란》 (깊은샘, 1996)


1996년에 번역된 책의 개정판입니다제목과 표지가 바뀐 책으로 2020년에 재출간되었습니다. <감정의 혼란외 <모르는 여인의 편지>, <달밤의 뒷골목>, <황혼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체스 이야기>는 많이 번역된 작품입니다. <체스 이야기>가 수록된 책은 총 두 권입니다(절판된 책은 제외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 최은아 옮김 체스 이야기》 (세창미디어, 2021)

 

* 슈테판 츠바이크, 김연수 옮김 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문학동네, 2010)




제가 고른 소설 선집 감정의 혼란》 대신에 <감정의 혼란>과 <체스 이야기>가 실려 있는 다른 출판사의 책들을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세계문학 심야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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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4-06-04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 사는 분들이 부럽네요. 사이러스님과 독서 모임이라니! 거기다 슈테판 츠바이크라니! 서울이었다면 바로 참석인데 아쉽습니다. >.<

cyrus 2024-06-04 19:59   좋아요 1 | URL
모임장이 지역에 찾아가는 독서 모임,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ㅎㅎㅎ 대구에 독서 모임이 많아서 제가 운영하는 독서 모임에 참석하는 분들이 많이 없어요 ^^;;

blanca 2024-06-04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들 참석하시기를...멀어 아쉽네요.

cyrus 2024-06-04 20:00   좋아요 0 | URL
두 명만 참석해줬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