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어요. 요즈음에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어요. 지난달 모임 도서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읽을 때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곡만 여러 번 들었네요.

 

11월의 세계 문학 도서는 클래식 음악을 같이 들으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에요. 책 제목은 유명한 음악 제목과 같습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11월의 세계 문학]

자우메 카브레

권가람 옮김

겨울 여행

민음사

2025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11월의 세계 문학은 자우메 카브레(Jaume Cabré)의 단편 소설집 겨울 여행입니다.










<겨울 여행(Winterreise, Winter Journey)>은 오스트리아의 음악가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연가곡집입니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제목은 겨울 나그네입니다. ‘겨울 나그네는 의역한 제목이라서 원문에 살짝 벗어나 있어요. ()가곡은 이야기가 있는 가곡을 뜻합니다.








빌헬름 뮐러

김재혁 옮김

겨울 나그네

민음사

2017





<겨울 여행>은 총 24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5보리수가 유명합니다. 가곡의 노랫말들은 독일의 낭만주의 시인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가 쓴 동명의 시입니다. 슈베르트는 뮐러의 시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에도 곡을 붙여 연가곡집을 썼습니다. <겨울 여행>,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백조의 노래>는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집입니다.

 

자우메 카브레는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 작가입니다. 카탈루냐의 주도는 바르셀로나입니다. 카탈루냐는 17세기부터 자치 정부를 세웠습니다. 그 이후에도 카탈루냐는 네 차례 공화국 선언을 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2014년에 정권을 잡은 카탈루냐 민족주의자들은 다시 한번 독립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스페인과 대부분 국가(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어요)는 카탈루냐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겨울 여행14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어요. 소설 한 편의 분량이 짧지도, 그렇다고 길지도 않아요. 적당해요. 슈베르트의 음악이 언급되는 단편 소설이 있고요, 음악과 관련 없는 줄거리가 전개되는 단편 소설들도 있어요.

 

겨울 여행예술 소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소설에 슈베르트뿐만 아니라 아주 유명한 음악가와 화가도 나옵니다. 겨울 여행을 직접 읽어보시면 알 수 있어요.








 

대구에서 오래된 음악 감상실인 하이마트 음악 감상실에서 같이 슈베르트의 가곡을 듣는 모임을 추진해 보려고 합니다. 히시마 님이 하이마트 음악 감상실을 추천했습니다. 한 번 방문했는데, 음악 감상하기에 쾌적했습니다. 세계 문학 모임 속 작은 예술 즐기기 모임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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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1-09 0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장소가 있었군요. 대구에서 성장했지만 떠난 지가 오래되어서 이를 몰랐네요.

cyrus 2025-11-09 09:07   좋아요 0 | URL
대구 토박이인 저도 최근에 알았어요. 혼자 가기 좋은 장소였어요. ^^
 







대구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10월의 세계 문학







아서 C. 클라크

김승욱 옮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황금가지

2017




2025년 10월 31일 금요일

저녁 8시~10시

장소: 인더가든








<10월의 세계 문학>을 만든 독자들







[북 큐레이터(도서 추천)]

김성현, 천성은, 최해성

 


[진행, 북클럽투르기, 윤색]

최해성



[사진]

천성은, 최해성



[참여]

조약돌, 김성현, 히시마, 천성은, 배러(첫 참석)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

 

독서 모임 후기 엮은이.

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 또는 이러한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지 않았지만,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유명한 장면은 알고 있어요. 영화는 총 4막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1막에 달을 감시하는 자라는 이름을 가진 원숭이 인간(원시 인류)이 등장합니다. 지능이 발달한 원숭이 인간들은 뼈로 만든 곤봉을 써서 동물을 사냥하고, 동족끼리 싸우기도 합니다.








 

달을 감시하는 자는 땅바닥에 널브러진 동물의 뼈를 뼈 곤봉으로 내리칩니다. 여기서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나옵니다. ‘달을 감시하는 자는 뼈 곤봉을 공중으로 던집니다. 이때 공중에 뜬 곤봉은 우주를 나는 인공위성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됩니다이 장면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약칭 차라투스트라서곡이 장엄하게 흘러나옵니다. 서곡의 제목은 해돋이(Sonnenaufgang)’입니다.


영화가 유명해지면서 슈트라우스의 교향시는 대중에게 친숙한 클래식 음악이 되었어요. 2시간 이상의 영화를 본 적 없는 사람은 뼈 곤봉을 휘두르는 원숭이 인간이 나오는 장면만 기억합니다.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사람은 2분도 채 안 되는 서곡만 익숙합니다.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총 9장으로 편성되어 있어요. 사실 저도 서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어느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아카넷, 2025)

 

* 프리드리히 니체, 레지날드 J. 홀링데일 서문, 홍성광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펭귄클래식코리아, 2009)

 

* 프리드리히 니체, 정희창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민음사, 2004)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니체(Friedrich Nietzsche)의 대표작에 영감을 얻어 만든 곡입니다영화와 원작 소설의 줄거리가 조금은 달라요. 소설 후반부에 우주 탐사대의 유일한 생존자 데이비드 보먼(David Bowman)별의 아이(Star Child)’로 변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영화를 먼저 본 후에 원작 소설을 접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니체를 주목했습니다.


니체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은 별의 아이가 위버멘쉬(Übermensch, 초인)’를 상징한다고 주장했어요. 차라투스트라는 도덕과 기독교 교리에 얽매여 노예처럼 살아가는 보통 인간들을 향해 위버멘쉬가 되라고 강조합니다. 위버멘쉬는 스스로 힘에의 의지를 발현해서 고통을 극복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창조적인 존재입니다.


소설 원작자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와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은 영화 각본을 함께 썼습니다. 두 사람은 니체 철학으로 감상하고 해석하는 관점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독자와 관객들의 자유로운 해석을 존중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니체가 따라다니는 작품 해석은 시들어졌어요. 특히 소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후속작 세 편이 나온 이후부터 독자들은 니체와 헤어질 결심을 합니다. 그들은 별의 아이=초인해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설과 영화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철 지난 감상법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일시 품절] 롤랑 바르트, 김희영 옮김《텍스트의 즐거움》 (동문선, 2022)


* 그레이엄 앨런, 송은영 옮김《문제적 텍스트 롤랑/바르트》 (앨피, 2006)


* [절판] 필립 소디, 권순만 옮김《롤랑 바르트》 (김영사, 2009)





클라크와 큐브릭은 자신들의 작품에 의도적으로 철학적인 메시지를 심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죽었습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우리 독자를 위해 ‘저자의 죽음을 선언했습니다. 저자가 죽어서 남긴 텍스트는 결국 독자가 차지합니다. 독자는 저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텍스트를 마음껏 해석할 수 있어요. 틀려도 좋아요. 우리는 완벽할 수 없어요. 텍스트를 오독오독 곱씹어 읽어도 오독할 수 있어요. 죽은 저자는 말이 없습니다. 우리의 오독에 쓴소리하지 못합니다. 다른 독자들의 오독을 비판하는 것은 원본 텍스트와 독자의 해석으로 재구성된 텍스트 모두를 해석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오독만 보면 깔보거나 비아냥거리는 독자들이 있어요. 우리는 못된 독자들을 만나면 죽여야 합니다.


















* [개정 증보판] 블레즈 파스칼, 김화영 옮김, 팡세-분류된 단장(IVP, 2023)

 

* 블레즈 파스칼, 이환 옮김, 팡세(민음사, 2003)

 



저는 무신론자입니다종교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서 조금씩천천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지난달부터 읽기 시작한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의 팡세는 기독교를 변증하는 책입니다. ‘팡세(Pensées)’는 생각들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입니다이 책은 파스칼이 죽을 때까지 쓴 단상(짧은 글모음집이에요파스칼이 39세에 요절한 후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어요.

 

과장된 해석 혹은 잘못된 해석이 나올 수 있어요그래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읽으면서 신과 인간에 대한 파스칼의 생각과 종교관을 투사해 봤습니다. 제가 종교적 관점으로 재구성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본 독자들의 비판을 환영합니다.


소설에 묘사된 인류는 화성을 개척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 공학을 습득했고우주를 정복할 기세입니다소설의 화자는 아주 잠깐 파스칼을 언급합니다.



* 137

 

 모든 것이 지금보다 훨씬 더 단순했던 시대에 파스칼은 우주에서 전파가 끊임없이 지직, 쉭쉭 소리를 내고 있는데도 무한한 우주의 침묵이라는 순진한 소리를 했다.

 



무한한 우주의 침묵팡세에 있는 구절입니다파스칼은 무한한 우주의 침묵에 직면한 상황을 가정합니다.




팡세-분류된 단장, 193


무한한 공간들의 영원한 침묵에 나는 두려움을 느낀다.



팡세》(민음사), 213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




화자는 무한하고 침묵하는 우주 앞에 두려움을 떠는 파스칼이 순진하다고 말합니다소설 속 미래 인류는 우주를 두려워하지 않거든요. 인공지능 컴퓨터 HAL 9000의 반란을 방어하고 혼자 살아남은 데이비드 보먼은 우주에서 혼자 사는 것에 적응합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무한한 우주의 침묵을 두려워하고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 279


 보먼은 자신의 행동 패턴이 약간 변했음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침묵을 참을 수가 없었다. 잠을 잘 때와 지구와 통신하고 있을 때를 빼면, 항상 우주선 음향 시스템의 소리를 고통스러울 정도로 크게 올려놓았다.

 

 

보먼은 우주 속의 침묵과 고독을 잊으려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습니다파스칼은 무한한 공간에 혼자 있는 인간은 지루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 고독에 영원히 갇히는 불행한 존재로 봤어요. 지루한 인간은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 오락(divertissement)’을 합니다. 오락을 하면 즐겁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파스칼은 오락마저 냉소적으로 바라봅니다. 인간이 자신의 비참한 상태를 외면하기 위해 오락에 탐닉한다고 본 것이죠. 그리고 오락에 중독된 인간은 자신이 행복을 느낀다고 착각합니다.


보먼은 미지의 우주를 무사히 통과하여 목성에 도착하는 데 성공합니다. 화자는 점점 더 생존력이 강해지는 보먼을 묘사할 때 전지전능한 신을 언급합니다.



* 325

 

 뒤쪽에서 불의 바다가 점점 더 커져 가는 순간, 보먼은 마땅히 두려움을 느꼈어야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가벼운 불안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의 머리가 놀리다 못해 아예 마비되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논리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뭔가 거의 전능한 지적 능력을 가진 존재가 지금 상황을 통제하며 그를 보호해 주고 있음이 틀림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중략) 따라서 누군가가 그를 살려 두려고 지금까지 이렇게 애쓴 것이 사실이라면, 아직 희망이 있었다.




보먼을 보호하는 전지전능한 지적 존재파스칼이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숨은 신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파스칼은 신이 숨어 있어서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인간이 아무리 뛰어난 이성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도 신을 만날 수 없다고 봤어요. 숨은 신은 그로부터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만 볼 수 있어요. 파스칼의 유신론에 따르면 보먼은 숨은 신에게 선택받은 자입니다.


















* 임마누엘 칸트, 백종현 옮김, 판단력 비판(아카넷, 2009)

 

* 피오나 휴즈, 임성훈 옮김, 《칸트의 미적 판단력 비판입문(서광사, 2020)




파스칼과 다르게 독일의 철학자 칸트(Immanuel Kant)는 무한한 공간 앞에 선 인간을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칸트는 가늠하기 힘든 거대한 자연 앞에 서면 두려움(또는 불쾌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두려움이 사라지면, 자연이 아름다워 보이고 경외감을 느낍니다(쾌감). 이렇듯 칸트는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감정의 변화 상태숭고(역학적 숭고)라고 명명했습니다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칸트의 숭고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 314


 그는 눈을 감아 자신을 둘러싼 이 진줏빛 무()의 공간을 차단해 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겁쟁이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그는 그런 충동에 굴복하고 싶지 않았다.

 



보먼은 무의 공간, 무한한 우주를 두려워하지만, 어떻게든 잘 적응해 나갑니다. 그가 두려운 감정에 압도당하는, 즉 파스칼이 상정한 비참한 인간이었다면 우주에 생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숭고를 인식한 인간은 미지의 자연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숭고는 인간이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존재임을 확신시켜 줍니다. 칸트의 이성적 인간은 겁쟁이가 아닙니다. 그는 자연의 위력에 굴복하지 않습니더 나아가 자연을 정복하려고 합니다.




















[천성은 독자의 추천 도서]

* 장 자크 루소, 이재형 옮김, 인간 불평등 기원론(문예출판사, 2020)

 

* [리커버판] 장 자크 루소, 고봉만 · 주경복 옮김, 인간 불평등 기원론(책세상, 2018)




천성은 님달을 탐사하는 자가 나오는 소설의 초반부 장면(영화의 1)에 루소(Jean-Jacques Rousseau)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투사했습니다.








루소의 견해에 따르면 문명이 발달하기 전인 자연 상태의 인간은 평등하게 살았습니다. 혼자 생활하던 인간은 하나둘씩 모여서 집단(공동체)을 형성하는데, 루소는 여기서부터 불평등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문명 속의 인간은 자신과 타인을 비교합니다. 친하게 지내고 있어도 자신이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자신보다 더 잘 사는 타인에 질투심과 경쟁심을 느낍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 우월한 사람들은 자신보다 한 단계 아래인 사람들을 경계합니다.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그들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합니다. 지배 계층과 피지배 계층이 형성되고, 두 계층 간의 불화와 불평등은 더 커집니다. 루소는 문명이 발달하면서 불평등 문제가 생겼고, 이에 따라 인간은 도덕적으로 타락했다고 주장합니다.









성은 님은 인류의 진화를 압축해서 보여준 소설 초반부를 인간이 타락(불행)하기 시작한 장면으로 해석했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다양한 해석이 태어날 수 있는 소설입니다독자가 이 소설을 제대로 즐기려면 제일 먼저 늙은 니체를 죽여야 합니다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저자 행세하는 낡은 니체를 죽인 독자는 소설에 자신만의 생각을 덧붙여 씁니다

 


독자 여러분, 저자의 눈치를 보지 마세요.

저자를 죽여서 초인적인 독자가 되어 주세요.









<파스칼, 칸트, 루소에 관한 니체 빠’ cyrus의 주석>








[1] 어린 시절 파스칼은 수학 신동이었다. 세무 공무원인 아버지를 위해 10대 소년 파스칼은 사칙연산이 가능한 수동식 계산기를 발명했다.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Leibniz)도 계산기를 만들었다. 파스칼과 라이프니츠 계산기는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조상이다







[참고 문헌]

[절판더멋 튜링김의석 옮김계산기는 어떻게 인공지능이 되었을까?: 주판에서 알파고까지 거의 모든 컴퓨팅의 역사》 (한빛미디어, 2019)





[2] 니체는 도덕이 인간의 본질적 생명력과 창조력을 억누르고, 자기 극복을 방해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니체는 도덕을 강조한 루소와 칸트를 싫어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이동용 옮김《아침놀: 도덕적 선입견에 대한 생각들》 (세창출판사, 2022)







[품절] 프리드리히 니체박찬국 옮김《아침놀》 (책세상, 2004)


 


니체는 아침놀에서 칸트를 도덕의 유혹에 사로잡힌 철학자로 평가했으며 루소를 도덕의 독거미로 비유했다. 니체는 도덕의 독거미루소에게 물린 칸트의 영혼 밑바닥에 도덕적 광신이 숨어 있다고 썼다.







프리드리히 니체박찬국 옮김《우상의 황혼》 (아카넷, 2015)





우상의 황혼에서는 루소가 평등하다고 가정한 자연에 반대하여 더러운 자연이라고 표현했다. 니체가 생각한 더러운 자연은 이미 갈등과 투쟁으로 점철된 불평등한 세계다그리고 루소가 프랑스 혁명을 옹호하기 위해 내세운 만민 평등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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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5-11-0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의 니체에 대한 주석 너무 너무 좋습니다. 니체를 죽여야 진정한 독자로 태어나다는 cyrus님만의 살불살조(杀佛杀祖) 선언으로 들립니다. 당나라 때 임제선사는 진리의 길에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고 했어요. 수행자들이 부처의 뼈를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어서 부처의 골수를 얻었듯이 cyrus님 또한 니체를 죽여서 진정 니체를 부활 시키셨네요. 부럽습니다!!!

cyrus 2025-11-07 07:00   좋아요 1 | URL
제가 니체를 좋아해서 니체의 한계를 잘 압니다... ㅎㅎㅎ 독서 모임 선정 도서 한 권 덕분에 철학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

페크pek0501 2025-11-09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와 파스칼의 팡세는 대척점에 있는 듯한데 저는 두 책을 다 좋아하고 어떤 때는 니체의 문장인지 파스칼의 문장인지 헷갈려 할 때가 있어요. 아마 단상처럼 쓴 문장들이라는 공통점 때문인가 봅니다. 제 서재에도 두 책에 실린 글을 올린 적이 많은데 제 맘대로 해석한 게 많았죠. 제 해석이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는 것을 최근 니체 강좌를 들어 알았어요. 그런데 별로 상관이 없더라고요.ㅋㅋ
아포리즘을 좋아하는 저로선 두 책을 안 좋아할 수가 없어 밑줄이 많이 그어 있는 애독서인 셈입니다.

cyrus 2025-11-09 21:39   좋아요 1 | URL
아포리즘은 우리가 마음대로 해석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리고 금방 읽을 수 있어서 너무 길게 쓴 문장보다 읽기 편해요. 그런데 장점을 뒤집으면 단점이 생겨요. 우리 독자의 해석이 틀릴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도 저는 니체를 읽기 시작하는 독자를 만난다면 과감하게 아포리즘의 장점을 누리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런 다음에 제대로 니체 철학의 핵심을 안다면 아포리즘을 다시 읽으면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거든요. ^^
 






대구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10월의 세계 문학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627번째 책]

아서 C. 클라크

김승욱 옮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황금가지

2017




2025년 10월 31일 금요일

저녁 8시~10시

장소: 인더가든









<10월의 세계 문학>을 만든 독자들







[북 큐레이터(도서 추천)]

김성현

 

[진행, 북클럽투르기, 윤색, 사진]

최해성

 

[참여]

조약돌, 김성현, 히시마, 천성은, 배러(첫 참석)





※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


독서 모임 후기 엮은이

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 또는 이러한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에 했던 독서 모임.

 

가수 이용은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연인과 헤어져야 했던 그날을 슬퍼하면서 

<잊혀진 계절>을 노래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아주 많이 남긴 채

헤어졌지요.


잊힐 수 없는 시간이었어요.




과학 소설을 함께 읽는 독서 모임은 흔하지 않아요. 10월의 문학 작품을 추천한 김성현 님은 과학 소설 마니아입니다. 성현 님은 여러 생각이 솟아나게 만드는 과학 소설의 매력을 독서 모임을 통해서 알리고 싶어 했어요. 그러나 과학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들을 만나기 쉽지 않았대요. 그리하여 주제와 분야의 경계가 없는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약칭 세속’)을 만든 독자들을 위해 과학 소설의 고전을 추천하게 됐습니다.

















* 아이작 아시모프, 김옥수 옮김 아이, 로봇(우리교육, 2008)

 

* 로버트 하인라인, 김상훈 옮김 스타십 트루퍼스(황금가지, 2014)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쓴 영국의 작가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는 과학 소설의 거장 중 한 사람입니다. 과학 소설 마니아들은 이구동성으로 과학 소설의 거장을 세 명으로 압축해서 거론합니다. 나머지 두 사람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로버트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입니다. 아시모프의 대표작은 파운데이션시리즈와 다양한 성격의 로봇이 등장하고, 인간을 위협하지 않으며 인간의 명령에 따르는 로봇을 제시한 로봇 3원칙이 언급된 연작 소설 아이, 로봇니다. 하인라인의 대표작은 영화가 더 유명한 스타십 트루퍼스입니다. 사실 이 세 거장은 워낙 뛰어난 작품들을 남겼기 때문에 이들의 대표작을 한두 편만 고른다는 건 정말 쉽지 않아요. 






























* 아서 C. 클라크, 심봉주 옮김 아서 C. 클라크 단편 전집 1937-1950(황금가지, 2011)

 

* 아서 C. 클라크, 심봉주 옮김 아서 C. 클라크 단편 전집 1950-1953(황금가지, 2011)

 

* 아서 C. 클라크, 고호관 옮김 아서 C. 클라크 단편 전집 1953-1960(황금가지, 2011)

 

* 아서 C. 클라크, 고호관 옮김 아서 C. 클라크 단편 전집 1960-1999(황금가지, 2011)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장편 소설입니다. 클라크는 단편 소설도 많이 썼어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51년에 발표된 단편 소설 파수병(The Sentinel)을 작가가 확장해서 쓴 작품입니다작가가 스스로 말하기를, 파수병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시작점입니다. 이 단편 소설은 아서 C. 클라크 단편 전집 1950-1953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클라크의 단편 전집은 총 네 권입니다작가의 초기작부터 말년에 쓴 작품들을 발표 연도순으로 엮여 있어요.


 








성현 님은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이 만든 동명의 영화를 무려 두 번(!)이나 봤답니다모임에 처음 오신 배러 님도 학부생 시절에 영화를 본 적이 있다고 했어요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도 소설 못지않게 유명해요. 그런데 이 영화의 상영 시간이‥… 너무 길어요. 영화를 끝까지 다 보면 2시간 정도 걸립니다(공식적으로 알려진 상영 시간은 2시간 22분입니다). 처음에 봤을 땐 지루했고, 몇몇 영화 장면을 이해하지 못했대요. 원작 소설을 읽으니까, 난해하게 느껴진 영화 장면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 박태웅 박태웅의 AI 강의 2025: 인공지능의 출현부터 일상으로의 침투까지 우리와 미래를 함께할 새로운 지능의 모든 것(한빛비즈, 2024)

 

* [품절] 박태웅 박태웅의 AI 강의 2025: GPT의 실체부터 AI의 진화와 미래까지 인간의 뇌를 초월하는 새로운 지능의 모든 것(한빛비즈, 2023)




성현 님은 AI(인공 지능)에 관심이 많습니다. 예전에 AI를 알고 싶어서 정보통신업계에 오래 몸담은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이 쓴 책을 읽었다고 했어요. 책 제목은 박태웅의 AI 강의입니다. 이 책은 2023년에 출간되었어요. 이듬해에 최신 AI 관련 정보가 추가된 박태웅의 AI 강의 2025가 나왔어요.









소설과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빌런(villain)은 인공지능 컴퓨터 HAL 9000입니다. HALHeuristically Programmed Algorithmic의 약자입니다. 빌런은 악당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는 캐릭터를 뜻하기도 해요.


소설 초반부에 묘사된 HAL우주 탐사선 디스커버리호(discovery)를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똑똑한 관리자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HAL의 사악한 참모습이 하나둘씩 드러납니다. HAL은 탐사선에 탑승한 데이비드 보먼(David Bowman)과 그의 동료들을 감시합니다. 그리고 반란을 일으켜서 승무원들을 살해합니다. HAL은 자신의 살인 행위를 들키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합니다. 결국 보먼이 유일하게 살아남게 됩니다.


HAL은 집착이 강합니다. 이 기계의 유일한 목적은 자신에게 입력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HAL은 오로지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모든 힘과 능력을 쏟았다. 자신에게 입력된 프로그램을 완전히 실행하는 것에 그는 집착 이상의 열의를 갖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의 실행이야말로 그의 유일한 존재 이유였다. 보통의 생명체처럼 욕망이나 열정 때문에 정신이 흐트러질 일이 없는 그는 지금까지 절대적인 집중력으로 오로지 그 목적만을 추구해 왔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중에서, 237쪽)

 



HAL을 인간으로 비유하면, 오직 자신만 살기 위해서 부덕한 행위를 거리낌 없이 하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소시오패스(Sociopath)에 가깝습니다. 소설과 영화가 나온 1960년대 말은 인공지능신기술 분야로 한창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였어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당시 인공지능을 둘러싼 독자와 학자들의 장밋빛 관심을 어둡게 전환한 소설입니다. 소설이 나오기 전에 사람들은 이미 인공지능의 문제점을 우려했지만, 그래도 대다수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낙관적으로 전망했습니다성현 님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AI의 범죄 행위를 처음으로 묘사한 스릴러 소설이라고 평했습니다.


















* 칼 세이건, 홍승효 옮김 브로카의 뇌: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사이언스북스, 2020)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788번째 책]

* 칼 세이건, 이상원 옮김 콘택트(사이언스북스, 2001)

 



조약돌 님1960년대의 과학 기술과 천문학 지식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약돌 님은 클라크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셨어요. 저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과학 소설인 척하는 과학책으로 느껴졌어요.


칼 세이건(Carl Sagan)은 문학적인 글을 쓰는 과학자로 유명합니다그가 쓴 책을 보면 문학 작품들을 인용하곤 합니다필사하기 좋을 정도로 상당히 멋진 문장들을 남기기도 했어요그리고 NASA가 주도한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SETI)를 소재로 한 콘택트(Contact)라는 과학 소설도 썼어요세이건이 쓴 유일한 과학 소설입니다번역본 앞표지로 사용된 사진은 1997년에 개봉된 동명의 영화 포스터의 일부입니다.


세이건이 과학 소설 마니아라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브로카의 뇌라는 책에 수록된 과학 소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세이건의 과학 소설 취향을 알 수 있는 글입니다이 글은 과학 소설 비평문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세이건은 자신이 읽은 과학 소설들에 대해 간략하게 논평합니다그가 선호하는 과학 소설은 과학 지식을 거의 정확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유사 과학을 비판하는 과학자답게 세이건은 비과학적인 묘사가 있는 과학 소설을 비판적으로 봅니다

















로버트 실버버그 엮음고호관 · 박상준 · 박병곤 · 지정훈 옮김

SF 명예의 전당 1: 전설의 밤》 (오멜라스, 2010)

 

[절판] 박상준 엮음토탈호러》 (1993서울창작)





세이건은 과학 지식을 제대로 아는 작가로 클라크를 언급합니다세이건이 추천한 클라크의 작품은 단편 소설 90억 가지 신의 이름(The Nine Billion Names of God, 1953)입니다그런데 이 작품은 앞서 언급한 네 권의 단편 전집에 없어요번역된 작품이 실린 책은 두 권뿐입니다여러 명의 작가가 쓴 단편 공포 소설을 모은 토탈호러와 과학 소설 앤솔러지 SF 명예의 전당 1: 전설의 밤입니다토탈호러는 오래전에 절판된 책이라서 지금은 구하기 힘듭니다.



















* 브라이언 콕스, 박병철 옮김 블랙홀: 사건지평선 너머의 닿을 수 없는 세계(RHK, 2025)

 

* 킵 손, 박일호 옮김 블랙홀과 시간여행: 아인슈타인의 찬란한 유산(반니, 2019)

 

* 킵 손, 전대호 옮김 인터스텔라의 과학(까치, 2015)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웜홀(Wormhole)’이라는 단어가 나와요. 우리말로 풀이하면 벌레 구멍이에요. 웜홀은 두 개의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가상의 통로입니다.



 사람들은 더 높은 차원의 공간을 이용하는 지름길에 희망을 품었다. 똑바른 길보다 더 빠른 길이 공간과 공간을 이어 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은 프린스턴 대학의 어떤 수학자가 지난 세기에 만들어 낸 그럴듯한 말을 즐겨 사용했다. 우주의 웜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중에서, 274~275쪽)

 



웜홀은 실제로 관측되지 않았고, 증명된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도 여전히 과학자들은 웜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웜홀을 수학적으로 설명한 과학자가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입니다. 독일에 태어난 유대인인 아인슈타인은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갔고, 미국 시민권을 얻었습니다. 그는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상대성 이론과 중력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제자 네이선 로젠(Nathan Rosen)과 함께 웜홀 아이디어를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웜홀의 형태를 두 사람의 이름을 딴 아인슈타인-로젠 다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웜홀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은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존 아치볼드 휠러(John Archibald Wheeler)입니다. 1957년에 휠러는 자신의 논문에 웜홀을 처음으로 썼어요. 클라크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학술 용어였던 웜홀’을 소설에서 언급한 것이지요. 과학에 대한 작가의 관심도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휠러는 블랙홀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과학자이기도 합니다. 휠러의 제자인 킵 손(Kip Thorne)은 블랙홀 연구의 권위자입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을 맡았습니다. 세이건과 절친한 사이라서 세이건이 소설 콘택트에 쓸 때(이 소설에도 웜홀에 대한 묘사가 나옵니다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 제이미 그린, 손주비 옮김 우리를 찾아줘: 생명의 존재를 밝히는 눈부신 여정, 처음 만나는 우주생물학(위즈덤하우스, 2025)




히시마 님은 과학 소설을 이렇게 정의했어요. 인류의 근본(기원)을 질문하게 만드는 소설. 네, 공감합니다. 과학 소설의 매력이자 장점, 즉 우리가 과학 소설을 읽어야 할 이유를 제대로 말씀해 주셨어요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알아내는 학문인 우주생물학을 소개한 우리를 찾아줘라는 책에 히시마 님의 견해와 맞닿은 문장이 있어요.

 

 

 과학 소설은 지식의 경계가 우주로 향하는 바깥이 아닌,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로 확장되도록 안내한다.

 

(우리를 찾아줘중에서, 40)



과학 소설이 많이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과학 소설을 둘러싼 독자들의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과학 소설을 상상력에 중점을 둔 문학으로 여기는 독자들이 많아요. 저도 한때 과학 소설을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문학으로만 인식했어요. 그런데 과학 소설을 가볍게 보는 인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과학 소설의 과학은 희미해집니다. 과학문학이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방해하는 경계가 형성됩니다. 과학과 문학이 서로 무관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과학자도 과학 소설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과학 소설에 드러난 과학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기원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지식입니다. 과학 소설은 한마디로 말하면 과학스러운 소설입니다. 이제 독자들이 과학 소설의 과학에 더 많이 주목해 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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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11-03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한때 과학소설 덕후 였어요. 그래서 모았던 책이 많은데, 지금 엔날 책은 어디에 쌓여 있는지 모르겠어요. 단지 필립딕 대표선과 아시모프 대표선 그리고 래이 브래드버리 대표선 등 몇몇책만 눈에 좀 띱니다..ㅎㅎ

cyrus 2025-11-05 06:45   좋아요 0 | URL
과학 소설을 샀으면 따로 모아둘 걸 그랬어요. 저도 몇 권을 못 찾아서 다시 사야 할지 말지 고민했어요. ^^;;

카스피 2025-11-0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현재는 쉬고 있지만 한동안 과학소설을 엄청 수집했던 적이 있어요.B급 문학 마니아라 한대 헌책방을 돌아다니면서 과학소설을 찾으러 다니기도 했지요.
그나저나 위에 책들을 보니 무척 반갑네요.자랑하나 한다면 토탈호러를 출간한 서울창작의 시리즈 6권으로 모두 갖고 있답니다^^






cyrus 2025-11-05 06:46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도 토탈호러 2권을 구하지 못했어요. 얼른 짝을 만나야텐데 말이죠... ㅎㅎㅎ

카스피 2025-11-05 07:36   좋아요 0 | URL
소장욕구가 아니시라면 굳이 찾아 헤메실 필요 없어요.2편의 경우 1편보다 수록된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더군요ㅡ.ㅡ

blanca 2025-11-03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0억 가지 신의 이름 꼭 읽어봐야겠네요. 저도 sf 좋아해요. 지금 여기에서 벗어나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듯한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cyrus 2025-11-05 06:49   좋아요 0 | URL
<90억 가지 신의 이름>이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영향을 주었다고 해요. 테드 창의 소설은 영화로 만들 정도로 유명한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세속’)는 독자들이 만든 독서 모임이다. <세속>의 현재 나이는 1이다. 나보다 더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을 만난 덕분에 지금도 <세속>은 살아 있다. <세속>은 여전히 자라는 중이다.


독서 모임 후기는 독자들의 말을 그러모아서 가지런히 정리한 글이다. 독자들의 생각 흔적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다. 하지만 독자들의 말과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 휘리릭 사라진다. 독자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면서 동시에 쓸만한 내용을 머릿속에 허겁지겁 담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써야 한다. 얼른 쓰지 않으면 조각난 대화가 흐릿해진다나는 작년 연말 모임 때 올해 <세속> 후기 쓰기를 미루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3월의 세계 문학, 조약돌 님의 추천 도서]

페터 빅셀이용숙 옮김책상은 책상이다》 (위즈덤하우스, 2018)





<세속> 3월의 세계 문학 도서는 스위스의 소설가 페터 빅셀(Peter Bichsel)단편 소설집 책상은 책상이다이었다. 조약돌 님이 추천한 책이다.


약돌 님이 직접 발제를 만들었고, 모임 진행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모임이 있는 그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내가 930분까지 야근하게 된 것이다모임이 시작되는 시간은 8시다모임이 마무리되는 시간은 10시부터 1030분 사이다. 대화가 길어지면 11시에 마치기도 한다일 끝나자마자 바로 모임 장소에 갔지만, 내가 도착할 때 10시 조금 넘었고, 모임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집에 가려고 이제 막 자리를 뜨려는 참석자들과 잠깐 인사하고 헤어졌다. 이날은 모임 참석자가 많았다. 새로 온 참석자들도 있었다. 약돌 님의 모임 진행을 엄청나게 기대했는데, 끝내 보지 못했다. 나는 지각과 불참을 동시에 달성한 모임장이 되었다.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4월의 세계문학, 정유정 님의 추천 도서]

* 오에 겐자부로, 서은혜 옮김 개인적인 체험》 (을유문화사, 2009)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5월의 세계문학, 향기 님의 추천 도서]

* 아사이 료, 민경욱 옮김 정욕(正欲): 바른 욕망》 (리드비, 2024년)




4월과 5월 모임은 나뿐만 아니라 <세속> 독자들 모두가 만족한 모임이었다. 독서 모임 지정 도서가 된 일본 문학 작품을 두 달 연속으로 읽는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6월의 세계 문학, 조약돌 님의 추천 도서]

* 토머스 드 퀸시, 김석희 옮김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시공사, 2010년)


* [품절] 토머스 드 퀸시, 김명복 옮김 어느 영국인 아편 중독자의 고백(펭귄클래식코리아2011년)

















* 토머스 드 퀸시, 유나영 옮김 《심연에서의 탄식 / 영국의 우편 마차(워크룸프레스2019년)


* 토머스 드 퀸시, 유나영 옮김 《예술 분과로서의 살인(워크룸프레스2014년)



6월의 세계 문학 도서는 토머스 드 퀸시(Thomas De Quincey)의 에세이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이었다이 책도 약돌 님이 추천했다. 약돌 님이 추천한 번역본은 지금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펭귄클래식코리아판본이었다.


















서평을 썼을 정도로 책을 여러 번 재독했다. 드 퀸시가 쓴 다른 글도 읽었다.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의 후속작이 심연에서의 탄식이다. 드 퀸시의 글이 세계 문학 고전 작품으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논증하는 글을 쓰려고 준비했으나, 시작도 하지 못했다


















모임 다음 날인 토요일에 <세속> 1주년 모임이 있었다1주년 모임 장소는 카페 스톨토크로 정했다. 이번 달에 시작한 철학 공부 모임을 만든 김 사장님께서 그날 하루 전체 대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 <세속> 1주년 기념 케이크는 <세속> 모임 장소인 카페 인더가든사장님이 직접 만들었다


오랜만에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고 대화했다. 이날 스몰토크 김 사장님도 함께했다. 약돌 님의 취미는 바이올린 연주다. 약돌 님은 자신의 바이올린을 가져와서 연주했다. 김성현 님은 보드게임을 즐긴다. 그분의 가방 안에 책과 보드게임이 든 상자 여러 개가 들어 있다. 그날 늦게 남은 사람은 나를 포함한 네 명이었다. 네 명은 보드게임 몇 판 하고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이날 먹고 노느라 모임 후기 쓰는 것을 미루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5년 7월 도서, 김성현 님의 추천 도서]

스티븐 레비츠키 · 대니얼 지블랫 함께 씀박세연 옮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 (어크로스, 2018)


[<읽어서 세계 문학 + 향기의 미스터리 속으로> 2025년 8월 도서, 향기 님의 추천 도서]

정해연 홍학의 자리》 (엘릭시르, 2021)



7월과 8월 모임 지정 도서는 세계 문학과 살짝 거리가 먼 책들이었다. 7월 도서는 성현 님이 추천했다. 책 이야기보다는 국내의 굵직굵직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정치에 관한 대화를 깔끔하게, 균형 잡히게 쓰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그래서 7월 모임 후기를 과감히 포기했다.

 












8월 모임의 콘셉트는 <향기의 미스터리 극장>이다. 작년에 서점 일글책에서 시작된 추리 문학 전문 모임이다. 향기 님은 일 년 만에 두 번째 모임을 진행했다



















정해연 《드라이브》 (앤드, 2025)




모임장 향기 님은 정해연 작가의 작품 세계를 정리한 팸플릿을 직접 만들었다. 그리고 향기 님은 정현정 님에게 정해연 작가의 다른 소설 드라이브를 추천했다.




독서 모임 후기는 서평보다 쓰기 어렵다. 서평의 주인공은 책이다. 독서 모임 후기의 주인공은 모임에 참석한 독자들이다. 독서 모임에 참석한 독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제대로 정리해서 독서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다른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어렵게 시간 내서 독서 모임에 참석한 주인공들의 생각을 빛나게 해주고 싶은데, 막상 쓰려고 하면 자꾸만 내 생각이 주인공들의 생각을 침범해서 가린다그래서 독서 모임 후기를 다 쓰고 나서도 마음이 뿌듯하기보다는 개운치 않다. 완성된 독서 모임 후기를 공개하면 모임에 참석한 분들에게 마음에 안 드는 내용이 있으면 꼭 알려 달라고 부탁한다.
























버지니아 울프, 최애리 옮김《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열린책들, 2022)


버지니아 울프박인용 옮김보통의 독자》 (함께읽는책, 2011)



 

독서 모임 후기는 모임의 성격과 참석자들의 취향을 대강 파악할 수 있게끔 해주는 글이다. 그리고 도서 큐레이션 역할도 할 수 있다. 도서 큐레이션은 책방을 꾸리는 책방지기, 북 인플루언서, 북튜버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지 않아도, 전문가가 아니어도,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도서 큐레이션을 할 수 있다


내가 여태까지 여러 번 강조한 독자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가 선호한 보통의 독자를 뜻한다. ‘보통의 독자특별한 문학 훈련을 받지 않은 독자울프는 서재에서 보낸 시간이라는 에세이에서 보통의 독자유형과 비슷한 독서가의 모습을 제시한다.



 진짜 독서가는 본질상 젊다. 그는 호기심이 강하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며 사람들과 잘 소통하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이다.

 

 어떤 작품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자기 나름의 이유를 찾아내야만 하며, 이것이 우리를 한층 더 주의 깊게 만드는 동시에 우리가 정말로 고전 작품들을 읽고 이해했다는 최상의 증거가 된다.


(버지니아 울프, 서재에서 보낸 시간중에서, 문학은 공유지입니다수록, 12쪽과 17쪽에 있는 문장을 발췌했음)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을 만든 독자들은 정신적으로 젊은 독서가들이다. 이분들은 내가 눈여겨보지 못한 책들이 왜 좋은지, 왜 읽어야 하는지 분명하게 말할 줄 안다. 젊은 독서가들이 추천한 책들이 없었으면 독서 모임은 유지되지 못했을 것이다독서 모임이 사라지면, 나는 (울프가 말한) ‘박식하고, 책에 몰두해 있는 외로운 열정가로 살아가고 있지 싶다. 책을 더 많이 사는 대신에 젊은 독서가들을 많이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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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10-10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말고도 독서모임 몇개 더 있지 않니?
근데 넌 정말 모임에 진심이구나. 나 같았으면 그 시간이면 포기했을텐데 기어이 갔으니. 대단하다! 세속이 벌써 1년이라니 축하한다. 앞으로도 좋은 모임되길 바라.명절은 잘 지냈지?^^

cyrus 2025-10-11 11:18   좋아요 1 | URL
서울 독서 모임 <달의 궁전>, <수레바퀴와 불꽃>, 카페 스몰토크에서 하는 철학 공부 모임 2개. 제가 참석하고 있는 모임이 다섯 개에요. 내일 철학 공부 모임 있어요.. ㅎㅎㅎ

누님도 연휴 잘 보내셨나요? 연휴에 책 읽고 글만 쓰면서 지냈어요. 날씨가 좋았으면 햇빛 받으면서 산책하면 좋았을 텐데, 집에만 있으니, 책이 잘 읽히더라고요. ^^

blanca 2025-10-10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시네요. 케잌도 너무 예쁘고요. 독서 모임도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그 후기를 정리하는 일도 보통 아니죠. 저는 요새 읽기만 하고 리뷰를 안 쓰니 책 내용이 다 머리 속에서 흩어지는 느낌이에요.

cyrus 2025-10-11 11:20   좋아요 0 | URL
예전에 읽은 책에 대해서 리뷰를 쓰려고 하면 정작 그 책을 찾지 못해서 도서관에 빌리거나 다시 사곤 해요.. ^^;;

꼬마요정 2025-10-1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속‘ 이름도 멋집니다. 세속에서 세계문학을 전파하는 것 같아요 ㅎㅎㅎ 케잌도 정말 이쁘네요. 마지막 말씀이 저를 막 찌릅니다. 책을 더 많이 사는 대신에 젊은 독서가들을 만나야겠다... 저는 책을 잔뜩 사서 조금 읽기만 하고 정리도 안 하고 큰일입니다.ㅠㅠ

cyrus 2025-10-11 11:24   좋아요 1 | URL
독서가들을 많이 만나면 사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이 많아져요.. ^^;; 그래서 책을 잔뜩 사놓고, 안 읽고, 기록하는 일을 미루게 돼요. 요즘 제가 그렇습니다.. ㅎㅎㅎ

카스피 2025-10-10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참 많은 책을 읽으시네요.맨위에 있는 책상은 책상이다(2018)은 오래전에 번역된 책이지요.이 책의 제목을 본따서 서울대 인근에 책상은 책상이다라는 헌책방이 있을 정도입니다.서울에 오래된 헌책방중의 하나이지만 경영난 악화로 어느샌가 소리 소문없이 문을 닫아서 마음이 좀 아프긴 하더군요.

cyrus 2025-10-11 11:28   좋아요 0 | URL
헌책방 이름이 인상적인데, 방금 검색해 보니까 폐업하기 전 헌책방에 방문했던 독자들의 기록만 남아 있네요.

yamoo 2025-10-20 0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석 모임이 5개라니 ㅎㄷㄷ 합니다..ㅎㅎ

cyrus 2025-10-20 06:52   좋아요 0 | URL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독서 모임 일정이 겹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
 











이번 연휴는 철학 책에 달라붙어 읽으면서 지내고 있다지난달부터 철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달과 그다음 달에 철학 책을 읽는 모임 일정이 잡혔다철학 책 모임 전부 주말에 진행된다이미 지난주 토요일에 철학 책 독서 모임에 참석했다. 이번 주 일요일 오후에 철학 책 독서 모임이 있다.












[카페 스몰토크 철학 공부 모임 <니체와 레비나스> 지정 도서]

* Bettina Bergo · Jill Stauffer 엮음, <Nietzsche and Levinas: “After the Death of a Certain God”> (Columbia Univ Pr, 2008)





지난주 토요일에 시작된 철학 책 독서 모임 이름은 니체와 레비나스(Nietzsche and Levinas)’. 모임 이름은 지정 도서 제목이기도 하다. <니체와 레비나스>는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책이다영문으로 된 원서를 읽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로 번역된 것을 읽는다. AI 번역기로 한 것이라서 어색한 문장이 있지만, 그래도 읽을 만하다.





























* [품절] 프리드리히 니체, 안성찬 · 홍사현 함께 옮김, 즐거운 학문. 메시나에서의 전원시. 유고(1881년 봄-1882년 여름(책세상, 2005)

 

*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어느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아카넷, 2025)

 

[카페 스몰토크 <니체 읽기> 모임 지정 도서 (2022)]

* 프리드리히 니체, 김인순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열린책들, 2015)

 

*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안티크리스트(아카넷, 2013)

 

* [품절] 프리드리히 니체, 백승영 옮김, 바그너의 경우. 우상의 황혼. 안티크리스트. 이 사람을 보라. 디오니소스 송가. 니체 대 바그너(책세상, 2005)




책의 부제는 어떤 신의 죽음 이후(After the Death of a Certain God)’신의 죽음은 니체 철학의 핵심 용어다. 오랫동안 서양을 지탱해 온 철학의 두 기둥을 무너뜨리는 선언이다. 철학의 두 기둥은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시작된 형이상학적 이상주의와 그리스도교의 초월적인 신을 뜻한다. 철학의 두 기둥을 부여잡은 인간은 관념론을 쫓아다녔고, 자유와 욕망을 부정했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타락한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 철학의 두 기둥 앞에 서서 자신들이 지켜야 할 도덕과 기독교 교리를 반복적으로 새겼다니체는 을 죽이려고 철학의 두 기둥을 향해 망치를 휘둘렀다철학의 두 기둥에 해방된 인간은 자신의 삶을 긍정하며 스스로 삶의 의미를 만들 줄 안다.









<니체와 레비나스> 첫 번째 시간은 레비나스 철학이 등장하기 전의 철학사를 되돌아보는 강연으로 시작했다. 강연자는 과거에 니체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철학 독서 모임을 진행했던 카페 스몰토크의 주인장 김 사장이다.

















* 플라톤, 강철웅 옮김, 소크라테스의 변명(아카넷, 2020)

 

* 플라톤, 이기백 옮김, 크리톤(아카넷, 2020)





니체가 등장하기 전에 활동한 철학자들은 윤리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에 관심을 가졌다. 소크라테스(Socrates)덕에 관하여 논하는 삶이야말로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훌륭한 일이라고 했다(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38a). 플라톤(Plato)의 대화편 크리톤에 묘사된 소크라테스는 사형 판결을 받은 이후 감옥에서 죽음을 기다린다. 대화 상대자 크리톤(Crito)은 소크라테스에게 탈옥을 권유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피하려고 자신이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logos)’을 내다 버릴 수 없다면서 거부한다(플라톤, 크리톤46b). 원칙을 존중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일은 윤리적인 삶이다.


















* 임마누엘 칸트, 백종현 옮김, 윤리형이상학 정초(아카넷, 2018, 개정 2)

 

* 임마누엘 칸트, 김석수 · 김종국 옮김 도덕형이상학 정초, 실천이성비판(한길사, 2019)

 

* 임마누엘 칸트, 백종현 옮김, 실천이성비판(아카넷, 2019, 개정 2)



그리스도교와 중세 기독교 철학은 금욕적인 윤리를 강조했다. 칸트(Immanuel Kant)가 지향하는 이성적인 인간은 자기 마음속에 있는 도덕 법칙을 지키면서 자율적으로 살아간다. 그 도덕 법칙은 행위의 결과와 목적에 상관없이 무조건 실행해야 하는 정언 명령이다.



















* 에마누엘 레비나스, 강영안 · 강지하 함께 옮김, 《시간과 타자》 (문예출판사, 2024년)


* 에마누엘 레비나스, 김도형 · 문성원 · 손영창 함께 옮김, 《전체성과 무한: 외재성에 대한 에세이》 (그린비, 2018년)


* 에마누엘 레비나스, 서동욱 옮김, 《존재에서 존재자로》 (민음사, 2003년)




지금까지 언급된 철학자들(그리고 강연에 언급되었으나 이 글에서 언급되지 않은 철학자들)윤리적 삶을 살아가는 주체(개인)를 이타적 존재로 상정했다. 하지만 레비나스는 이들과 다르게 타자를 위해 살아가는 이타적 존재가 되자고 제안한다왜냐하면 윤리적 주체는 타자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은 자신의 시선과 관점으로 타인을 바라보기 때문에 주체와 타자는 동일한 존재가 된다. 아무리 개인이 이타적이라고 해도 타자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다.


















[카페 스몰토크 <에마뉘엘 레비나스 × 주디스 버틀러 읽기세 번째 지정 도서]

[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 16번째 도서 (2019)]

주디스 버틀러윤조원 옮김 위태로운 삶애도의 힘과 폭력》 (필로소픽, 2018)




일요일에 있는 철학 모임도 정확히 일 년 전 카페 스몰토크에서 했던 <레비나스 읽기> 모임의 연장선이다. 그리고 레비나스와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를 겹쳐 읽는 모임이기도 하다. 일요일 모임은 총 5회로 구성되어 있다모임 진행자는 작년 여름에 <레비나스 읽기> 모임을 만든 창현 씨창현 씨는 헤겔(Hegel), 칸트,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라캉(Jacques Lacan) 등의 철학자들을 독학으로 공부했고, 학식이 깊은 분이다모임 참석자 중에 철학을 처음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분들이 있다. 창현 씨는 이분들을 위해 지정 도서의 핵심 내용을 글로 요약해서 정리한다.


곧 다가오는 첫 번째 모임의 지정 도서는 작년에 완독한 시간과 타자. 두 번째 지정 도서는 존재에서 존재자로, 마지막으로 11월과 12월에 진행될 예정인 모임 지정 도서는 주디스 버틀러의 위태로운 삶이다. 이 책은 예전에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 지정 도서로 만나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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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5-10-09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니체 철학에서 ‘신은 죽었다‘ 는 명제가 가장 대중적이며 유명하죠. 사람들은 니체하면 니체의 그 말만 회자 시키는데 신의 죽음. 그럼 신은 왜 죽은 것일까? 무엇 때문에 죽었는 가로 바로 이어지지 못 하는 것 같아 보여요. 그저 기독교 적인 사고에서 벗어났다 라는 의미로만 보는 것 같더라구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보면 신이 죽었다는 명제 뒤에 나중에 보면 이런 말이 나왔어요. ˝신이 죽었다. 인간에 대한 동정 때문에 죽었다˝ 고 밝혀요. ˝신에게도 지옥이 있는데 인간에 대한 사랑이 신에게는 지옥이란 거지요. 즉 신의 죽음은 결국 인간 때문이란 것이지요. 기독교의 폐단을 말 하기 보단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신은 죽고 인간은 위버맨쉬 즉 초인으로 변해야 된다고 역설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낙타에서 사자의 변신 끝에 어린아이가 되는 것 그것은 동심이며 그 동심이 바로 신임을 밝히는 거지요. 즉 신은 죽되 죽지 않고 변화 한 것이 아닐까요? 신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신을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그 죽음이 바로 초인을 탄생 한 게 아닐까요? cyrus님의 신은 죽었다라는 해석이 궁금해 지네요. ㅎㅎ

cyrus 2025-10-09 16:07   좋아요 1 | URL
니체가 ‘신의 죽음’ 선언 이전에 기독교 교부 철학자와 종교인들은 성경 속 교리를 철저히 지키면서 살아가라고 강조했어요. 원죄론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죄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목사들은 신도들에게 천국에 가려면 매일 기도하고, 성경 교리를 지키고, 도덕을 지키면서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니체가 보기에는 기독교에 강조하는 도덕이 인간을 노예로 만든다고 비판해요. 니체가 죽었다고 말한 신은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성경을 자의대로 읽고 해석하면서 신의 대리인으로 행동하는 기독교 성직자들을 가리킨다고 생각해요. 성직자들은 매일 사랑을 언급하고 강조하는데, 신도들은 그들의 가르침은 맹목적으로 따릅니다. 신도들은 성경과 믿고 따르는 성직자들의 말속에 갇혀서 살아가요. 이것이 니체가 비유하는 ‘노예’이자 기독교 교리는 ‘노예도덕’이에요.

낙타, 사자, 어린아이 비유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정답은 없어요. 저도 어린아이가 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니체는 자신을 디오니소스의 제자라고 표현한 글을 썼는데, 어린아이는 디오니소스와 닮은 신으로 해석하고 싶어요. 지금 이번에 나온 <차라투스트라>를 읽는 중인데, 마힐 님이 언급한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야겠어요. 생각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은빛 2025-10-10 0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저도 철학을 공부해보고 싶어서 철학책들을 사곤 했었죠. 대학시절 교양 수업도 몇 차례 들었었고. 깊게 공부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도중에 길을 잃기 참 좋은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면에 제가 공부했던 사회학은 상대적으로 길을 찾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학문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길이 과연 내가 가야할 곳으로 잘 데려다주는 길이었느냐가 문제겠지만요. 아, 그건 철학도 마찬가지겠네요. 역시 학부 전공만 했기 때문에 깊게 공부하지 않았지만, 사회학은 사회 현상을 다루는 학문이라 살아가면서 겪는 현상들을 지켜보고, 기록해두고, 정리하는 일도 학문을 이어가는 일이라 여겨요. 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제 평생의 과업으로 여기고 있으니, 여전히 제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럼 철학은 살아가는 일에 대한 학문이니,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름의 방식으로 철학을 하는 것이 되는 걸까요? ㅎㅎㅎㅎ

철학책 읽기 모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시간과 공간이 허락한다면 저도 꼭 해보고 싶어요. 늘 시루스님 글을 읽으면 질투심이 드는데, 오늘 유독 더 그렇네요. ㅎㅎㅎㅎ

cyrus 2025-10-10 06:48   좋아요 0 | URL
저보다 철학 책을 즐겨 읽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공부하는 분들을 알게 돼서 이제야 철학의 맛을 알게 되었어요. 여러 철학자의 사상을 만나서 앞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설정해 보고, 지나간 삶의 흔적들을 되짚어보면서 반성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