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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다이어트 - 뉴스 중독의 시대, 올바른 뉴스 소비법
롤프 도벨리 지음, 장윤경 옮김 / 갤리온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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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로 세상을 보면 마음이 심란하다. 그래서 정신 건강을 위해 뉴스를 자주 들여다보는 습관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뉴스를 아예 안 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대화 소재로 나올만한 뉴스는 챙겨보고 있다. 사람들이 뉴스를 보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런데 요즘에도 세상의 이면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뉴스를 본다는 사람이 있을까? 정말로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나는 뉴스를 너무 믿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진실을 은폐하는 뉴스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뉴스를 많이 보지 말라고 말하면 누군가는 내게 이런 말을 할 것이다. “당신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관심이 없군요.” 뉴스에 나오는 내용을 상식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시사 상식이 부족한 사람, 즉 뉴스를 보지 않은 사람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미국의 작가 업튼 싱클레어(Upton Sinclair)의 말을 살짝 변형해서 뉴스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말할 것이다. 매일 뉴스를 열심히 보는 당신은 세상의 모든 진실을 제대로 본다고 생각하세요? 당신은 프로파간다를 보고 있는 건 아닌지요?”[]

 

프로파간다에 쉽게 휘둘리는 똑똑한 바보로 살고 싶지 않으면 뉴스 다이어트를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스위스의 작가 롤프 도벨리(Rolf Dobelli)뉴스 다이어트를 제안한다. 뉴스는 우리 일상에 아주 가까이에 있다. TV와 유튜브에 실시간으로 뉴스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언론이 제공하는 뉴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뉴스를 습관적으로 보게 되면 현실을 인식하는 감각이 무뎌진다. 이러면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뉴스가 대중에게 보여주는 진실은 부차적이고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진실이라고 우기던 뉴스가 나중에 오보로 정정될 때가 있다. 이 정도는 약과다. 자신이 쓴 잘못된 보도 내용을 수정하지 않는 기자들이 있다. 뉴스를 소비하는 대중은 뉴스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믿으며 세상을 단순하게 해석한다. 이러면 뉴스 속에 있는 가짜 논증이나 오류까지 믿어버린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다양한데, 그중 하나가 뉴스다. 뉴스를 보면 화가 나고 짜증 날 때가 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은 뉴스에 나오는 범죄자를 보면 쌍욕을 내뱉는다. 그리고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드러낸다. 온라인 아고라(agora)로 시작된 댓글 창은 뉴스를 보다가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부정적 감정을 배출하는 온라인 아수라장으로 변질했다. 인간은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뉴스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뉴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롤프 도벨리는 한 권의 좋은 책을 읽는 것이 뉴스에 파묻혀 사는 것보다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독자들의 지식 저장소가 텅텅 비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책을 읽으라고 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지식 습득 방식으로 독서를 강조하는 그의 입장은 진부하다. 책에 너무 의존하는 것도 좋지 않다. 뉴스든 책이든 그 속에 있는 정보를 깊이 있게 분석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도 프로파간다와 거짓으로 채워진 뉴스에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방어 체제를 갖춰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방어 체제는 정보에 대해서 늘 끊임없이 생각하고, 검증하는 것이다.

 

 

 

 

 

[] 원문: 매일 신문을 읽는 당신은 진실을 읽는 것인가 아니면 프로파간다를 읽는 것인가?”, 뉴스 다이어트84쪽에 있다. 

 

 

Trivia

 

어떤 전쟁이 왜 발발했는지, 어떤 기술의 약진이 왜 일어났는지, 또는 축구 경기에서 바르셀로나가 왜 마드리드를 이겼는지 등의 이유는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 (63)

 

FC 바르셀로나가 이긴 팀이 레알 마드리드인지 아니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인지 분명하게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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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투스트라 2020-06-0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스 다이어트 반드시 필요한 듯^^ 저도 그걸 시작한 게 한 10년은 넘은 것 같네요...

cyrus 2020-07-01 12:51   좋아요 0 | URL
네, 습관적으로 뉴스를 보는 것보다는 내가 어떤 이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을 때 뉴스를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사회의 모든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불가능해요. ^^

페크(pek0501) 2020-06-03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은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고, 균형 잡힌 사고를 하게 해 주죠. 문제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 하는 거죠. 책을 사다 보면 잘못 샀구나, 할 때가 종종 있어요. 또 제가 좋은 책으로 알고 있는 책이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죠.
뉴스는 더 하죠. ㅋ

cyrus 2020-07-01 12:53   좋아요 0 | URL
좋지 않은 책을 고르는 것도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한 과정의 일부에요. 저는 그게 부끄러워해야 할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

감은빛 2020-06-1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요즘처럼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뉴스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또 자극적인 제목을 보면 나도 모르게 클릭을 하게 되죠.
이런 걸 자꾸 클릭하니까, 이런 저질 뉴스가 자꾸 나오고, 기레기들이 판치는거야
라고 생각은 하지만, 궁금한 건 또 못 참는 성격이라 결국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cyrus 2020-07-01 12: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뉴스 내용이 부실하고 영양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제목 때문에 호기심이 생겨서 결국 보고 말아요.. ㅎㅎㅎ

Angela 2020-06-13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디어의 배신은 항상 맞는것 같아요. 그것 역시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까요~^^

cyrus 2020-07-01 12:57   좋아요 0 | URL
믿는 언론에 뒤통수 찍힐 수 있어요.. ㅎㅎㅎㅎ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지적 전투력을 높이는 독학의 기술
야마구치 슈 지음, 김지영 옮김 / 앳워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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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을 성장하는 데 독서만 한 방법이 있을까. 그러나 풍성한 영상 콘텐츠들을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시대 속에서 책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을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왜 지속적인 독서가 어려운 것일까? 책 한 권을 읽는 것은 상당한 인내력이 있어야 하는 일이다. 이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컴퓨터나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검색 방법을 잘 활용하고 거짓 정보를 잘 피한다면 인터넷상에서도 신뢰도가 높은 유익한 정보를 몇 분 만에 얻을 수 있다.

 

요즘 국내의 독서 장려 운동은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마을 도서관을 세우거나 동네 서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진 시대가 되었다. 애서가들은 읽을 책이 많아서 행복한 고민을 하겠지만, 책을 가까이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말로 고민에 빠진다. 저 많은 책 중에 뭐부터 읽으면 좋지?’ 이들의 고민은 남 일 같지 않다. 책 속에 있는 정보를 얻으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캐내려 하는 정보가 많이 묻힌 광맥과 같은 책을 고르는 일이다. 한정된 시간에 광맥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광맥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 생각보다 길어지면 다음 단계인 정보를 캐내고 연마하는 작업으로 전진하지 못하게 된다. 공부의 시작은 독서다. 결국,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이 깊은 내공을 쌓는 데 필요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나는 책 속에 있는 정보를 읽는 행위를 통해 인풋(input)하여 글쓰기로 아웃풋(output)하는 과정이 몸에 밴 독자이다. 그러나 인풋 단계를 제대로 시작하지 못해 흐지부지된 경우가 많았다. 내가 생각해도 읽어야 할 책을 너무 신중하게 살펴보는 데 할애했다.

 

혼자서 공부하는 일, 즉 독학은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현상의 참된 성질을 꿰뚫어 보는 무기로 활용하는 과정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학구적인 사람이라면 독학에 몰두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나는 9년째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데 내게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 책을 열심히 읽었는데도 책에서 찾은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책에서 본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이 고질적인 문제점의 원인을 알아내서 해결하고 싶어서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을 고르게 됐다.

 

저자는 독학을 지적 전투력의 향상을 위한 어른의 공부로 본다. ‘전투라는 표현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지적 전투력을 인간의 신체 능력인 순발력과 지구력으로 비유한다. 순발력은 순간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능력이고, 지구력은 오랜 시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두 가지 신체 능력을 지적 능력으로 연관 지어서 설명하면 지적 전투력의 의미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이다. 지적 전투력에서의 순발력이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특정 상황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능력이라면, (지적 전투력에서의) 지구력은 과거에 습득한 정보를 잘 축적하는 능력이다. 지적 전투력이라고 해서 상대방을 살벌하게 지적하기 위해 공부해야 할 지식의 양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지식의 양으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은 독학의 목표가 될 수 없다. 즉 이 책에서 말하는 지적 전투력은 지적 싸움의 기술이 아니다.

 

저자의 독학은 인풋(독서)와 아웃풋(글쓰기)에 중점을 둔 기존의 지적 생산 방식과 다르다. 저자는 지적 생산 방식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미지화한다. 이 시스템은 전략’, ‘인풋’, ‘추상화 및 구조화’, ‘축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략은 독학을 실행하기 위한 과정을 계획하는 일이다. 독학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이 전략 단계에서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테마(Thema)를 설정하고, 어떻게 하면 그 테마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 생각한다. 전략을 수립했으면 인풋 단계로 가면 된다. 책이나 각종 기타 자료 등을 통해 정보를 획득한다. 인풋 단계에서 습득한 정보를 추상화하고 구조화한다. 추상화는 정보의 핵심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이고, 구조화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요약한 정보를 분석하고 조합하여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추상화 및 구조화된 정보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잘 축적해두어야 한다. 마지막 축적 단계는 내 것으로 만든 정보를 잘 저장하고 관리하는 작업이다. 축적 작업은 지식과 정보를 외우는방식과 다른 의미다. 지금까지 나는 지식과 정보를 기억하기 위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기억하는 것이 독학의 목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많은 양의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리고 지식과 정보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따라서 무조건 기억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유통기한이 지난 지식과 정보를 배출하고, 공간이 넉넉해진 저장고에 신선한 지식과 정보를 넣어두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저자가 말한 독학의 과정을 충실히 실행하면 저장고에 모아둔 정보를 필요할 때마다 꺼낼 쓸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았다. 나는 암기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었다. 암기 중심의 독서와 독학에 몰두하다 보니 내가 습득한 지식과 정보를 추상화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을 소홀히 했다.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독학이 아닌 새롭게 변하는 세상 속에 유연하게 살아가는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독학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내가 추구하는 독학은 저자가 말하는 삶의 무기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독학은 내 삶에 지루할 틈을 없게 하는 즐거운 놀이다. 독학을 통해서 새로운 정보로 가득한 세상을 만나고, 그 세상을 자유롭게 탐험하면서 지적인 안목을 넓힌다면 아주 재미있고 풍요로운 인생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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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19-09-16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시리즈인가요?^^

cyrus 2019-09-17 11:41   좋아요 0 | URL
전작인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성공적인 반응 때문에 이런 제목을 쓴 것 같아요. ^^

2019-09-17 0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9-17 11:43   좋아요 0 | URL
저도 책에서 본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해요. 모르거나 잊어버리면 그 책을 다시 볼 수밖에 없어요.. ㅎㅎㅎ

영어 논문을 써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영어 논문 작성법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

조그만 메모수첩 2019-09-17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기억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에서 힐링받고 갑니다... 다만 배출해야 할 정보는 쌓이고 간직해야 할 정보는 휘발되는 문제가ㅠㅠ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9-09-17 11:43   좋아요 1 | URL
저자가 그렇게 말해주니 정말 고마웠고 위안이 되었어요... ㅠㅠ

페크(pek0501) 2019-09-25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된 저자인데 이런 책도 냈군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책이네요. 읽은 책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재배치, 재구성하는가가 관건인 것 같아요. 재구성할 때 자신의 신선한 생각이 창출되어야 하는 점이 저는 어렵습니다. 다른 말로 새 관점이겠지요.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9-09-25 16:16   좋아요 0 | URL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동원해서 새로운 생각을 도출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독창적으로 생각한 걸 글로 쓰고 나면 뿌듯한 마음이 생겨요. 그런데 이미 누군가가 먼저 생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민망해요.. ^^;;
 
말의 품격 -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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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후 노아(Noah)의 후손은 하늘에 닿을 수 있는 탑을 쌓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간의 오만한 행동에 괘씸하게 여긴 야훼(Yahweh)는 인간의 언어를 혼란에 빠뜨려 뿔뿔이 흩어지게 함으로써 탑 쌓기를 중단시킨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탑(Tower of Babel)’ 이야기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인간의 절망감이 잘 묘사돼 있다. 바벨탑의 교훈은 말 잘하기의 필요성이 갈수록 절실해지는 지금도 유효하다. 살다 보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 간에 뜻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때때로 찾아온다. 예를 들면 진심으로 이야기했는데 소통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또 기껏 생각해서 이야기했는데 화만 내는 사람이 있다.

 

대화는 발화자가 상대방(수신자)에 대하여 무엇인가를 전달하기 위해서 특정한 형태의 말을 의도적으로 보낼 때 성립된다. 이처럼 너무도 단순해 보이는 과정이지만, 우리의 현실 속에서는 참으로 어렵고 힘든 작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인간사의 모든 갈등은 대화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곡되고 엇갈린 대화는 개인과 사회조직의 건강성을 해친다. 대화는 가정과 사회생활을 성립시키는 기초적인 행동이다. 이것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개인과 사회 모두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개인이나 조직의 서로 다른 경험과 이해, 가치관으로 인해 말의 차이 못지않은 대화의 장애를 겪는다.

 

우리는 지금 말 잘하기의 필요성이 갈수록 절실해지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생산적인 말하기를 위해 말하는 법도 공부해야 한다. ‘말하기’도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각종 대화법과 화술을 배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앞 다투어 쏟아져 나온다. 이런 책들이 비뚤어지고 휘어진 언어 습관을 교정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이라면, 《말의 품격》(황소북스, 2017)가시 돋친 언어에 상처받아 허해진 마음을 북돋아주는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이다.

 

《말의 품격》은 ‘상대방을 위한 말하기’란, 기본적으로 나와 상대방을 이어주는 과정이란 인식에서 출발한다. 상대방을 알려면 그가 어떤 말을 하는가를 보면 된다. 사람은 때로 상대방의 말 속에 숨은 생각을 읽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내 마음대로 상대방의 말을 판단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잘 들어야 한다. 섣부르게 상대방의 말에 개입하거나 끊어버리는 태도는 상대방의 발화를 막는 일방적인 자세이다. 상대방의 말 위에 자신의 말을 아무 생각 없이 얹어 버리면 서로가 이해할 수 없는 소음으로 변한다. 에머슨(Emerson)은 말이란 말하는 사람의 마음에 있는 소리라고 했다. 책의 저자도 말은 ‘마음의 소리’라고 말한다. 말이 정갈하게 모여 쌓이면 사람의 품성으로 완성된다.

 

한마디 말이 상황뿐만 아니라 인생을 바꾼다. 우리의 주변에 좋은 말 한마디 때문에 성공과 행복을 거머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말 한마디 때문에 인생을 망친 사람도 있다. 말은 이렇게 인생을 뒤바뀌게 하는 힘이 있다. 많은 말을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말은 소통이 목적이지 자신의 과시가 목적이 아니다. 저자는 침묵이 ‘말실수를 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침묵이 항상 좋은 처세도 아니다. 적절한 말을 적절한 때에 하는 것이야말로 잘하는 말이다. 상대방의 진심을 들여다보고 싶으면 침묵을 깨고 질문을 하는 것도 좋다.

 

저자는 《말의 품격》을 쓰기 위한 재료로 공자, 맹자, 장자, 《손자병법》 등 동양고전에서 찾아낸 질 좋은 문장들을 사용한다. 내가 왜 이 책을 열 가지 한약 재료를 넣어 만든 십전대보탕으로 비유한 이유가 있다. 몸에 좋은 동양고전의 문장들과 편안하고 쉬운 저자의 말을 함께 달인 《말의 품격》은 차가운 언어로 얼어버린 독자들의 몸과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 준다. 하지만 한약재를 잘못 먹으면 부작용이 일어나는 법.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고 이 책을 읽는다면 세속적 차원의 대화를 지향하는 것이 된다. 말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면 형식적인 말에 불과하다. 상대방이 알아듣고 통하는 말의 특징은 마음에서 곧장 흘러나와 단순하면서도 감동을 준다. 말은 상처받은 이들이 위로받고, 낙심한 이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생산적인 도구가 되어야 한다. 좋은 말은 사람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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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7-09-27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은 사람을 살리듯이 나쁜 말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요.

품격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품격 높은 정치 좀 보고 싶군요.ㅋ

cyrus 2017-09-27 18:44   좋아요 0 | URL
야당이든 여당이든 어느 정당이 제1정당이 되어도 막말하는 정치인은 매년 한두 명씩 튀어나옵니다.. ㅎㅎㅎ
 
책장의 정석 - 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나루케 마코토 지음, 최미혜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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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가는 책만 보면 호구(虎口)가 된다.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면 일단 사고 본다. 새 책을 집에 데려올 때 장서가는 행복하다. 그러나 책장의 터줏대감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들은 새 책의 향기를 맡자마자 인상을 찡그린다. 비좁은 자리 때문에 터줏대감들은 답답해 죽을 노릇인데 주인은 그 마음을 모른다. 장서가의 눈에는 책장에 꽂힌 책들이 귀여운 자식처럼 보인다. 터줏대감들은 주인에게 항의한다. “거 주인장, 욕심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그들의 볼멘소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애서가는 읽지도 않는 책을 사들인다.

 

일본의 다독가 겸 서평가인 나루케 마코토는 책만 열심히 읽은 게 아니라 일찌감치 책장의 터줏대감들의 마음마저 읽어냈다. 그는 불필요하게 많은 책으로 가득 채워진 책장을 관리하는 일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여유로운 독서를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책장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마코토는 《책장의 정석》에 효율적으로 책장을 관리하는 비결을 알려준다.

 

저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책장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책장에 꽂아둔다. 베스트셀러는 피해야 한다. 너무 평범한 책장이 된다. 보기 편하도록 책장의 20% 여백을 남긴다. 공간이 없을 정도로 책이 빽빽하게 들어찬 책장은 답답해 보인다. 책장에 여유 공간이 있어야 지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오래된 정보가 된 책은 책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 나이가 많은 터줏대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어야 한다. 그들의 빈자리에 최신 정보의 신간을 맞아들인다. 이로써 장서가는 따끈따끈한 지식으로 무장하여 한 단계 성장한다. 책장은 그저 뽐내기 위한 장식품이 아니다. 받아들여야 할 정보와 필요 없는 정보를 구분하는 외장형 두뇌처럼 활용되어야 한다. 과학, 경제 같은 사회인이라면 알아야 할 분야의 책은 ‘메인 책장’에 보관하면 좋다.

 

책장을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책장에 보관할만한 책을 잘 찾아내야 한다. 저자는 상대방에게 좋은 책을 추천받을 때, 무조건 ‘좋은 책’을 소개해달라고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신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은 큰 차이가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를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진다. 그럴 때 서평을 작성하면 된다. 저자는 독자가 이 책의 재미를 느끼게끔 서평을 쓴다. 감상 위주로 쓰면 서평이 아니라 독후감이 되고 만다. 그리고 글의 분량이 길어질 수 있다.

 

정석은 ‘정해져 있는 일정한 방식’을 의미한다. 《책장의 정석》 뒤표지에 ‘책장에도 룰이 있다’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책을 보관한 자리가 없어서 고민이 많은 장서가는 이 책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100% 해결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장서가에게 책장 관리는 숙명이다. 저자처럼 책장을 정리하려면 소설이나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저자는 픽션은 전자책으로 읽으라고 말한다. 물론 저자가 문학을 무시해서 픽션을 책장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 개인의 생각일 뿐이다. 픽션이나 문학 에세이를 선호하는 독자들은 《책장의 정석》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한편으로 문학을 책장에서 제외하는 저자의 태도를 생각하면, 고전을 ‘나중에 읽을 책’이라고 강조하는 그의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고전을 당장 읽지 않더라도 보관해두면 좋다고 말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전에는 ‘문학’이 다수를 이룬다.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책장의 정석》은 분명 장서가로 자처하는 독자들을 겨냥해서 만든 책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저자의 책장 관리법이 장서가의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해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 나는 이 책에 평점을 좋게 매긴 서평들을 이해할 수 없다. 책장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강조하는 책의 홍보 카피에 속지 마시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책장을 정리하는 데 치중하면, 자칫 책을 진열하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저자는 책을 외출복처럼 비유한다. 그런데 내가 입어야 가치가 있는 외출복을 한 번도 입지 않고 보관만 한다면 문제가 있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성장에 유용한 오락처럼 책을 즐겨야 한다.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기 책장을 꾸미는 일은 오락이 아니라 오만이다. 독자는 《책장의 정석》에서 새겨들을만한 내용만 가려내서 읽으면 된다. 특히 책장 관리를 꾸준히 할 자신이 없는 독자라면 서평을 작성하는 방식을 소개한 4장만 읽어도 충분하다. 그러므로 《책장의 정석》은 특별히 돈 주고 사야 할 책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아, 안 그래도 책장에 자리가 없는데 이 책을 산 것이 조금 후회된다. 팔 것인가, 보관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역시 나는 책만 보면 호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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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책한엄마_mumbooker 2016-01-19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책장을 효율적으로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cyrus 2016-01-19 10:13   좋아요 2 | URL
이 책을 읽으면 책장 정리의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책을 사놓고 실천을 하지 못하면 책값 낭비, 책장 자리 낭비입니다. 내용을 먼저 확인하고, 이 책을 살지 안 살지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yureka01 2016-01-19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다행입니다.ㅎㅎㅎ거의가 사진 관련 책들만 가집니다.나머지 책들은 줘버리거나 중고로 팔거나....그런데 또 사진책은 출간되는 량이 다른 분야의 책들에 비해서 엄청나게 적다는거....어차피, 세상에 나온 책..나올 책들..다 못보고 죽으니까요.ㅎㅎㅎㅎ

cyrus 2016-01-19 10:14   좋아요 2 | URL
사진 책은 다른 분야의 책들에 비해 귀한 편이라서 함부로 버릴 수가 없어요. ^^

글월마야 2016-01-19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삐뚤빼뚤 쌓이고 꽉꽉 채워진 책장이 그득한 쌀통보다 그득한 옷당보다 더 좋더라구요. 행복한 책바보 21세 간서치이고 싶습니다.
서평 잘 읽었습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cyrus 2016-01-19 10:15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책을 좋아하려면 사소한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아야죠. 글월마야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 날씨가 상당히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

표맥(漂麥) 2016-01-19 1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온 방에 책. 책. 책...
한번 모두 기증할 기회가 있었는데, 가족들이 아직 자기들 안읽었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집구석이 엉망(?)입니다.
정작 말한 그들은 읽지도 않으면서...^^

cyrus 2016-01-19 10:18   좋아요 2 | URL
인정하기 싫지만 제가 안 읽는 책에 미련이 남아서 못 버리고 있습니다.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1-19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주문했는데 조금 후회할 수도 있겠습니다 좀 낚인 것 같네요

cyrus 2016-01-19 21:31   좋아요 1 | URL
생각보다 특별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서니데이 2016-01-19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책장정리도 자주 해야할텐데, 괜히 하기 싫어요.^^;
cyrus님, 좋은밤되세요.^^

cyrus 2016-01-19 22:07   좋아요 1 | URL
맞아요. 방이 따뜻하니까 움직이기 싫어져요. ㅎㅎㅎ

심성 2016-01-22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 님 서평을 보고 관심이 생겨 방금 구매했습니다. 읽어보고 저도 제 생각을 적어 봐야겠습니다 ^^

cyrus 2016-01-23 15:51   좋아요 0 | URL
심성님이라면 책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드러낼 거라 믿습니다. 기대됩니다. ^^
 

 

 

 

 

 

 

 

 

 

 

 

 

 

 

 

 

 

미국의 심리학자 쉐드 헴스테드는 인간은 하루에 5만 가지 이상의 생각을 한다고 주장한다.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른다’는 우리말이 어느 정도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말이다. 이 많은 생각 중에 75%는 부정적인 생각이고 25%는 긍정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인간은 가만히 있어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사고로 기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넷과 언론매체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홍수처럼 밀려든다. IS 테러 소식, 광화문 시위, 각종 사건 사고 소식 등 많은 정보가 우리 주위에 맴돌고 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는 대부분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기사를 다룬다. 실제로 우리의 삶 속에서도 비판적이나 부정적인 이야기에 더 관심을 끌게 된다. 비판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사람 이야기는 대상이 구체적이다. 눈에 보이기 때문에 실감이 난다.

 

 

 

 

 

 

 

 

 

 

 

 

 

 

 

 

 

 

 

 

우리 사회는 긍정을 강조한다.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긍정의 힘' '긍정심리학' 같은 책이 불티나게 팔렸다. '긍정'이라는 제목을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지만 같은 얘기를 하는 책들도 많다. "결국, 마음먹기에 달렸다"며 '끌어당김의 법칙'을 내세운 베스트셀러 《시크릿》이나 1년 열두 달 삶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제시하는 '무조건 행복할 것'과 같은 여러 자기계발서가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도 결국 "긍정하라"인 것이다. 이지성은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뜻을 가진 R=VD 공식을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인생의 진리는 단순하므로 우리 스스로 상상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아직 열리지 않은 희망의 열매가 거둘 것이라고 낙관해도 좋을까. 삶의 난관들을 무시하고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하는 생각은 위험하다. 긍정의 힘만 믿으면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만 보면서 문제의 본질을 무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켄 블랜차드의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가 주목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인 말의 칭찬만 더 듣고 싶어 하는 역설적인 표현인지 모른다. 부정적인 말이 조직 내 분위기를 흐리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올바른 비판 의식이 갖춰진 부정적인 말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분위기로 조성해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향한 부정적인 비판이 자신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흠집을 낼 까봐 아예 그런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말을 듣는 것 자체를 거부하여 오로지 칭찬만 듣고 싶어 한다. 칭찬만 듣고 자란 사람은 자신이 남들의 눈에는 완벽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거의 아부에 가까운 칭찬만 듣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 앞에 자신이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주 열심히 춤을 춘다. 그런 모습을 사람들은 열정이라고 말하지만, 남들 앞에서 잘 보이고 싶어서 부단히 애쓰는 모습일 뿐이다. 그렇게 잘했는데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이나 좋은 반응이 없다면 분명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계속 칭찬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도전적 과업을 포기하거나,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된다. 중세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자 허무맹랑한 미신에 지나치게 의존했고,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해 미친 듯이 춤을 추었다. '죽음의 무도'는 죽음 앞에서 누구나 죽게 되는 인생의 덧없음을 보여준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칭찬의 긍정적 효과를 상징하는 말로 알려졌지만, 이것을 삐딱하게 보면 '칭찬'이라는 미신을 믿고, 좋은 소리만 들으려고 남들 앞에서 열심히 춤추는척 하는 비참한 상황을 보여준다. 과도한 칭찬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칭찬의 무도'를 멈추지 못한다. 언제까지 주변 사람들이 치켜세우는 칭찬의 춤을 추고 있을 건가? 당신의 모습을 보라. 비판과 실패를 두려워하는 비굴한 모습을.

 

 

어떤 질문이 당사자를 불편하게 했다면 본질에 정확했다는 이야기다.

 

(손호성 《악당의 명언》 중에서, 408~409쪽)

 

 

칭찬을 장려한다는 이유로 '강요'를 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려는 가식만 나올 뿐이다. 긍정과 부정의 균형이 필요하다. 부정적 피드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비판적 직언을 존중해야 한다. 직언을 막으면 조직이 실패할 수 있다. 노키아 경영진은 “아이폰에 버금가는 스마트폰을 빨리 개발해야 한다”는 개발진의 건의를 무시해 급격한 경영 악화를 경험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상대방의 직언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1등 악당에게는 근면 성실이 필수 덕목, 빌 게이츠, 히틀러, 무솔리니도 근면, 성실했다.

 

(손호성 《악당의 명언》 중에서, 114~115쪽)

 

 

윗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을 향해 '우리 젊은 시절보다 노력하지 않는다', '옛날보다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는 데도 불만 타령만 늘어놓고 있다'라고 잔소리한다. 그러나 근면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해주는 필수 조건이 아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심지어 우리가 믿고 표를 준 국회의원마저도.

 

 

똑똑한 애들은 보통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내서 공략한다. 하지만 사악한 애들은 장점을 무력하게 만들어서 좌절시킨다. 다신 못 일어나게.

 

(손호성 《악당의 명언》 중에서, 221쪽)

 

 

제대로 일하지 않거나 성과가 미미한 사람일수록 자기 나름으로 열심히 했다고 변명을 한다. 열심히 한다는 칭찬이 능력을 향상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약점을 가리려는 방패가 된다. 정글 같은 냉혹한 현실에는 자신의 특출한 능력을 무기로 앞세워 성공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독한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곳에서 '성실'과 '노력'이라는 방패를 든 사람들이 살아남기 힘들다.

 

긍정과 칭찬은 우리 삶을 기분 좋게 해주는 꿀이다. 그 꿀을 맛보려면 벌의 독침 공격을 맞으면서까지 벌집에 다가서야 한다. 꿀을 지키기 위해 공격하는 벌들은 안정적인 우리 삶에 공격하는 수많은 난관이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따끔거리게 하는 가벼운 쓴소리가 될 수 있고, 심하면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좌절하게 하는 최악의 상황일 수도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해서 포로가 된 스톡데일은 지속적 고문과 가혹한 환경을 견뎌내는 생활을 8년이나 한 끝에 극적으로 생환하였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또는 부활절에는 미군이 승리, 포로수용소에서 나갈 수 있다고 막무가내로 믿었던 많은 병사는 계속되는 실망감에 결국 상심해 죽게 된다. 현실을 파악하지 않은 맹목적인 낙관은 결국 실패로 이끌지만, 어려운 현실 속의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고 결국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으면 어떠한 어려움이 오더라도 극복해 낼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실화이다. 강요에 가까운 무조건적 긍정은 언젠가 우리의 발등을 크게 찍을 때가 있다. 긍정에도 힘이 있지만, 부정에도 중요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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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27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cyrus님, 편안한 밤 되세요.^^

cyrus 2015-11-28 09:4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

인디언밥 2015-11-28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칭찬의 무도` 아프게 와닿네요. 저도 누가 저를 좋게 보면, 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엄청 애썼었거든요. 지금도 여전한지는 모르겠지만...

cyrus 2015-11-28 09:46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랬습니다. 남들 앞에서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누군가가 부탁하는 일을 쉽게 거절하지 못했어요. 뭐든지 잘 하려는 마음이 정신적 압박감으로 되어서 스트레스가 생겼어요.

saint236 2015-11-28 1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괜찮아 다 잘될거야가 너무 팽배하다보니까 현실의 문제를 외면해 버리더라고요. 잘 될거라는 믿음도 현실을 직시하고 돌파할 수 있는 용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헛된 꿈이지요.

cyrus 2015-11-29 19:44   좋아요 1 | URL
제가 글로 쓰고 싶은 내용을 아주 간결하게 말씀해주셨네요.

페크(pek0501) 2015-11-29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이지성 저자를 비판하는 글을 많이 봅니다.

사탕발림에 넘어가는 자는 그래서 행복해질까요?

saint236 2015-11-29 23:50   좋아요 0 | URL
개인적인 편견일지 모르지만 이지성은 뽕도 안되더라고요

yureka01 2015-11-30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죽음도 맹목적 낙관의 일종이라면...ㅎㅎㅎ그러게요.

cyrus 2015-11-30 17:43   좋아요 0 | URL
올리버 색스나 지미 카터 같은 사람들이 대단한 것 같아요. 그들처럼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나이에 이르면 죽음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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