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을 다시 만나다      

이번 달만해도 <햄릿>을 4번 읽었다. 독서모임 때문에 펭귄클래식판 2번, 이미 소장하고 있었던 민음사판 2번씩 읽었다.     

이렇게 열심히(?)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어제 독서모임에 참석하지 못했다.  2주 연속 불참이다.  어제 모임이 1기 독서모임 마지막이었는데,,,  어제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지금도 아쉽게 느껴진다.  그리고 온갖 사정으로 인한 잦은 불참에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셨던 같은 독서모임 조원분들께 죄송스럽다.   

햄릿이 '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로 고민했다면 나는 며칠 전부터 모임에 참석할까 말까 고민했다. 모임에 참석하기 위한 교통 경비를 확보하기 위해서 손에 쥐고 있던 용돈을 아껴썼지만 서울을 왕래하는데 비용이 조금은 부족했다.  목요일에 헌책방에서 만 원을 썼던게 화근이었다.  서울을 왕래하는 기차를 탑승할 때 드는 비용은 그렇다치더라도 12시가 넘는 심야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는데 드는 택시 비용은 무시할 수 없다.   기본 요금 2200원에 심야 할증까지 붙게 되면 5천원 정도 잡아야한다.   결국 택시비가 발목을 잡았다.  역시 돈이 없으면 뭐든지 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각설하고 다시 <햄릿>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은 언제나 다시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새롭다.  특히 복수를 하자니 겁도 나고, 부조리를 알게 되면서 분노하는 한편으로는 생의 무의미함에 시달리기도 하는 햄릿이라는 사내의 내면 묘사는 흥미진진하다.  

햄릿은 책을 멀리하는 사람이라도 이름만 대면 다 알고 있는 괴테가 창조해낸 베르테르와 더불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문학작품 속 주인공이다.  비록 햄릿은 우유부단한 사람, 베르테르는 자살 모방자의 대명사로서 조금은 불명예스러운 의미로 왜곡된 채 대중들이 그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 흠이지만.     

  

 

  작년에 썼던 리뷰 속 오류 지적

<햄릿>을 다시 읽다보니 작년에 작성한 리뷰도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항상 느끼지만 예전에 썼던 리뷰를 읽게 되면 부끄럽고 민망하다.  꼭 앨범 사진첩에 보관된 벌거벗은 채 찍은 신생아 시절의 모습이 담긴 나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하고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지만 대부분 다시 읽어보면 헛점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민망한 내용이 많다.  

작년 여름 이맘때 쯤에 민음사판을 읽고 리뷰를 썼는데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햄릿과 그의 어머니 거트루트의 성격에 대한 주관적인 분석와 감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그 내용 중에 잘못 소개된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햄릿 이외에도 그의 어머니인 거르루트에도 흥미로운 심리 상태를 가지고 있다.
거트루트는 자신의 재혼을 합리화시키기 위해서 아들 햄릿에게
‘곱고 애정어린 말’ (제1막 제2장 121행)을 언급하면서
과거에 선왕이 살아있을 때처럼 지내길 바라면서 햄릿을 설득한다.

  

최종철 연세대 교수가 번역한 민음사판 <햄릿>의 제1막 2장에는 아버지의 죽음에 괴로워하는 햄릿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서 삼촌과 그와 결혼한 햄릿의 어머니 거르루트는 과거처럼 함께 살기를 설득하는 장면이 있다.   작년에 쓴 리뷰에서는 1막 2장 121행인 ' 곱고 애정어린 말 ' 을 햄릿을 가리키는 거트루트의 대사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내용이다.  

최근에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121행의 대사는 거트루트가 아니라 삼촌인 왕의 대사 였던 것이다. 그리고 ' 곱고 애정어린 말 ' 이 아니라 ' 곱고 애정어린 답 ' 이었다.  거트루트의 성격에 대한 감상에 대한 근거를 설명하다보니 내용상 착오가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거트루트가 자신의 재혼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아들을 설득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대사 속에서 ' 곱고 애정어린 말 '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자기가 쓴 글을 글을 쓴 당사자 본인이 직접 지적하는 꼴이 우습지만 나뿐만 아니라 이름 모르는 독자들에게 혼동을 주지 않기 위해서 새로 작성하게 된 페이퍼에서나마 리뷰 속 내용의 오류를 언급하게 되었다.  만약에 독서모임을 위해서 <햄릿>을 읽지 않았더라면 잘못된 실수를 영영 알지 못했을 것이다.

 

  

  햄릿은 진짜 미쳐버렸는가?    

 

 

 

 

  

  

  

 

 

<햄릿>은 세계문학사에서 창조된 수많은 인물들 중에서 심리적 반응과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일 것이다.  그렇다보니 지금도 셰익스피어 연구가들 사이에서는 햄릿의 심리나 성격을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하고 있다.  

로쟈의 <책을 읽을 자유>에는 햄릿과 관련된 도서를 다루고 있는 페이퍼가 있다. 페이퍼 내용에 의하면 일본의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가와이 쇼이치로<햄릿의 수수께끼를 풀다>(시그마북스, 2009)라는 책에서 햄릿을 헤라클레스 신화와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쇼이치로는 이 책에서 햄릿이 삼촌의 범죄를 알게 된 이후부터 헤라클레스와 같은 영웅이 되고 싶어했으나 자신의 격정적인 성격 때문에 헤라클레스로서의 변신을 포기하고 세상의 섭리대로 '인간' 처럼 행동하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햄릿>을 읽게 되면 선왕을 위한 복수의 광기에 사로잡힌 덴마크 왕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삼촌의 음모로 인한 선왕의 억울한 죽음 그리고 삼촌과 재혼하게 됨으로써 형성하게 된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에 맞물리면서 자신의 절친한 벗인 호레이쇼 이외에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이들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되며 평소에 사랑했던 오필리아에게도 냉정하게 대한다.  이런 반감의 골이 깊어가면 갈수록 햄릿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서 냉소적이면서도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햄릿의 알 수 없는 행동을 지켜보는 클로니어스와 왕비 거트루트 그리고 오필리아의 아버지인 재상 폴로니어스는 햄릿이 오필리아에 대한 사랑이 지나친 나머지 미쳐버렸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햄릿은 자신에게 닥쳐온 비극적인 상황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으로 미쳐버린 것은 아니다. 그는 단지 삼촌의 복수를 위해 '미친 척' 한 것뿐이다.   

1막 5장에서 햄릿은 수소문 끝에 드디어 선왕의 유령을 목격한다. 그리고 선왕의 유령을 통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삼촌의 음모도 알게 된다.  햄릿은 자신의 절친한 충신인 호레이쇼에게 선왕과의 만남을 비밀로 유지할 것을 당부하게 되는데 여기서 햄릿이 선왕의 복수를 위해서 이미 미친 척하기로 염두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그것을 손님으로 환영해 주게나. 호레이쇼, 천지간에는 자네의 학문으로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 있다네.  그건 그렇고. 여기서, 아까처럼, 결코 발설하지 말게.  그럼 하느님이 자비를 내릴 걸세.  내가 아무리 이상야릇하게 행동해도 - 혹시 내가 이제부터 필요에 따라 어릿광대 짓을 할지도 모르거든.  

 - 셰익스피어 <햄릿> 제1막 5장 중 햄릿의 대사, 펭귄클래식코리아, pp 132 -   

 

이 대사 이후로 다음 막에서 햄릿이 본격적으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조울증에 가까운 증세에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해대는 햄릿의 행동에 대해서 호레이쇼를 제외한 주변 인물들(클로디어스, 거트루트, 폴로니어스, 오필리아 등)은 왕자가 정신적으로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햄릿의 '어릿광대 짓' 에 속아넘어간 클로디어스는 그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삼아 햄릿를 제거하기 위해서 영국으로 파견 일원으로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햄릿은 이미 삼촌의 계략를 이미 알아차린 터.   햄릿을 영국으로 보내려는 클로디어스의 조치는 복수로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던 햄릿의 심장에 도리어 기름질을 부은 셈이 되었다.  

  

 

  불안에 시달린 햄릿 

햄릿이 충동적인 모습에다가 삶에 대한 허무주의적 태도를 보였던 것은 단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힌 나머지 생긴 심리적인 갈등을 하고 있는 한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은 어떤 의미에서는 항상 위험한 곳이다. 그래서 현실 속에 존재하는 우리도 불안감에 시달린다.  프로이트는 불안을 ‘ 현실적 불안, 신경증적 불안, 도덕적 불안 ’ 으로 분류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일상적인 현실적 불안은 자신을 위협하게 만드는 상황 속 위험이 실제로 존재하게 되면 경험하게 된다.  자신의 친형을 죽이고 스스로 왕위를 차지하게 된 클로디어스의 계략을 선왕의 유령으로부터 알게 된 햄릿은 자신도 언젠가는 삼촌의 손에 죽을 것이라는 현실적 불안감에 휩싸인다. 
 
나머지 두 가지 불안은 앞에서 언급했던 현실적 불안에서 파생된 것이다.  신경증적 불안은 어떤 욕망을 충족시키려 했을 때 올 수 있는 위험을 그러한 행동을 하기 전에 미리 경험하는 불안이다.  

햄릿이 왕비 거트루트와의 대화 도중에 휘장 뒤에 숨어있는 폴로니어스를 삼촌인줄 알고 충동적인 성격을 억누르지 못한 채 죽이게 되는데 그가 찌른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오필리아의 아버지였다. (제3막 2장)     

결국 폴로니어스의 살해는 오필리아는 미쳐버리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만다.  햄릿은 자신의 행동이 오필리아를 미쳐버리게 될 줄은 예상은 못했더라도 자신이 삼촌을 죽이게 도면 괜히 죄 없는 어머니까지 미쳐버릴지 않을지 자신의 복수로 인해 마주하게 될 또 다른 파국국을 위시하여 신경증적 불안감을 한 번쯤은 가질 법하다.  이로 인해서 햄릿은 자신의 계획에 대해서 또 한번 혼자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매사가 나를 고발하며 내 무딘 복수심을 채찍질하는구나!  (중략) 

생각이란 걸 사등분하면 그중 하나만 지혜롭고 나머지 셋은 비겁함에 불과해.  난 왜 ' 이 일을 해야 한다. ' 고 뇌까리고만 있는 거지?  그럴 만한 명분, 의지, 힘, 수단을 다 갖췄으면서도 말이야,  

 - 같은 책, 제4막 4장 중 햄릿의 대사, pp 236 -  
 

 

도덕적 불안은 자신의 욕구나 욕구 충족을 위한 행동이 자신의 도덕 기준에 맞지 않을 때 경험하는 불안이다.  쉽게 말하면, 양심이라는 도덕 기준에 의해 생기는 비난을 두려워하는 불안이다.
햄릿은 스스로 부정하고 있지만 삼촌 클로디어스가 어머니와의 결혼이 성립됨으로써 법적으로는 자신의 아버지이며 덴마크의 국왕이다.  자식이 아버지를 죽인다면 패륜아로 낙인 찍히게 될 것이고 주위의 신하들의 반응도 그리 좋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햄릿은 삼촌을 증오하고 죽이고 싶지만 그와 결혼한 어머니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복수가 초래하게 될 결과에 대한 도덕적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불안은 어떤 종류이든 그 자체가 즐거운 것이 될 수 없으며 불안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현실을 파악하는 자아의 기능이 무너질 수가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안을 억제하려고 한다.  햄릿의 무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감은 햄릿의 자아 기능을 조금씩 갉아먹게 되며 그가 꾸민 선왕을 위한 복수는 햄릿이 고민하면 할수록 지체된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햄릿은 판단력이 저하되면서 자신이 처한 현실에 확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헤라클레스가 되고자 했던 '인간' 햄릿

불안의 개념을 통해서 본 햄릿의 심리적인 반응에 대한 설명은 사실 작년에 쓴 리뷰에 이미 기록했던 내용이다.    예전에 쓴 리뷰를 다시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감상을 덧붙여 다시 한 번 페이퍼로 정리해봤다.    

가와이 쇼이치로의 분석대로라면 햄릿은 선왕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서 클로디어스에게 복수를 함으로써 덴마크의 위대한 왕 아니 헤라클레스가 되고 싶어했을 것이다.  하지만 헤라클레스가 되기에는 햄릿은 야망은 품고 있었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부족했다.  하지만 의지가 부족한 햄릿을 어리석고 나약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 하느님, 나는 호두 껍데기 속에 갇혀도 스스로 무한한 우주의 왕이라고 자처할 수 있어. 다만 악몽만 꾸지 않는다면.  

 - 같은 책, 제2막 2장 중 햄릿의 대사, pp 155 -

 

햄릿의 저 대사처럼 예상치 못한 비극을 낳게 된 복잡한 상황이 악몽처럼 닥쳐오지 않았다면 햄릿의 복수는 조금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피하고자 했던 악몽은 왕비가 보는 앞에서 폴로니어스를 살해함으로써 끝내 이루어지고 말았다.  폴로니어스가 살해되지 않았더라면 햄릿은 주위 사람들부터 더 이상 미친 척 할 필요도 없었고 자신의 연인 오필리아도 비극적인 죽음을 맞지 않았을 것이다.     

폴로니아스와 오필리아의 죽음으로 인해 레어티스마저 자신을 위협하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된다.  이렇듯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수록 햄릿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정신적으로 괴로울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절친한 충신 호레이쇼가 곁에 있다하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표현한대로 햄릿에게는 덴마크, 즉 세상은 외부와 단절된 '감옥' 이었다.    

어쩌면 '감옥' 같은 세상이 덴마크의 '외톨이' 왕자 햄릿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을 것이다. 불안감에 집착한 나머지 헤라클레스가 되고자 했던 햄릿은 삶에 대한 허무주의로 가득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자신의 야망을 힘껏 펼치지 못한 채 햄릿은 그렇게 덴마크라는 감옥 안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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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7-2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3년 전쯤에 박근형이란 연극계에선 알아주는 연출가의
햄릿을 본적이 있어요. 무대를 최대한 간소화해서,
관객들이 배우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어려운 부분은 과감하게 뺏다고 합니다. 근데 뭘 뺐는지 잘 모르겠더만요.
뭐 그만큼 집중도를 높였다는 뜻이겠죠.
나름 몰입도도 좋았고, 인상 깊었습니다.
세익스피어의 작품은 365일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언제, 어디선가 계속
공연되고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해요.
그 할배는 천국에서도 아, 이 놈의 인기...!하며 행복한 한숨을 쉴 것 같습니다.ㅋㅋ

cyrus 2011-07-25 17:00   좋아요 0 | URL
햄릿을 연극으로도 보고 싶어요, 아마도 셰익스피어의 작픔 중에서
가장 많이 연극으로 상연되는 것이 햄릿과 로미오 & 줄리엣일거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1-07-2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드 레벤펠드가 쓴 '살인의 해석'이 맞나?
그 책을 보면 햄릿의 명대사를 프로이트와 융의 입장해서 해석한 게 나왔었어요.
New Trolls도 생각나고 말이죠~^^

cyrus 2011-07-25 17:02   좋아요 0 | URL
고등학생 때 그 책 나왔을 때 한 번 읽어봤는데 분량이 두껍고
프로이트와 융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도중에 읽다 포기했어요.
나무꾼님 말씀 듣고보니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New Trolls를 몰라서 방금 검색해보니, 가수였군요 ^^;;

2011-07-25 0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5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퇴근하는 길 도중에 버스를 갈아타고 오랜만에 헌책방에 들리게 되었다.  

지갑 안에 10000짜리 지폐 한 장과 5000원짜리 지폐 한 장,  집계 15000원이 있었다. 이 돈으로 집에 돌아오면서 시험한 아이스크림과 맛있는 과자를 살 것인가 아니면 헌책방에 가서 책을 구입할 것인가?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면서 고민했다.    헌책방에 가기 위해서는 중간에 내리고 다른 버스로 갈아 타야한다.   퇴근하는 시간대가 햇빛이 강력히 내리찌는 시점이라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는 버스에서 내리는 것도 귀찮다.  헌책방에 가지 않는다면 버스에서 중간에 내릴 필요 없다.    

헌책방에 가기 전에 미리 구입할 책들을 따로 메모를 하는 편이다.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책을 판매하는 헌책방이 있는데 내가 다니는 곳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동시에 책을 판매하는 곳이다. 나름 헌책방 매니아들 사이에서 좀 알아주는 헌책방이다.   

오늘따라 10000원짜리 한 장만으로 충분히 헌책 몇 권 살 수 있다는 직감이 왔다.  헌책방에 들리면서 많아야 5권까지 구입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책을 구입하는데 썼던 비용이 15000원였을 것이다.  정말 읽고 싶었던 신간도서 한 권을 발견하면 대략 5000원에서 7000원 선에서 잡아야한다. 그래서 헌책방에 가기 전에 미리 염두해야할 점은 내가 원하는 신간도서가 헌책방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지 책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을 넉넉히 준비할 수 있다.    일단 지갑에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비상금(?) 5000원이 있으니 비용 부담 없이 헌책방에 이용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뒤로한 채 중간에 내리고 다시 헌책방에 위치하는 곳을 지나가는 다른 버스로 갈아탔다.   

 

헌책방에 거의 1년 만에 오게 되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손님들을 반겨주는 어마어마한 양의 헌책들은 여전했다.  이상하게 입구에 가득 쌓인 헌책들을 보게 되면 이상하게도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헌책으로 이루어진 미로 속 동굴을 탐사하는 기분이 든다.  실제로 헌책방 내부로 들어가게 되면 정말 사람 한 명도 지나가기도 버거울 정도로 헌책이 가득하다.    

헌책방에 처음 오게 되면 성인의 키에 맞먹는 헌책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면 아무대나 정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분야별로 정리되어 있다.  헌책방 주인은 손님들이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자신만의 분류 방식으로 수만권이나 되는 헌책들을 보관한다. 그래서 헌책방을 자주 찾는 손님은 자신이 즐겨 읽는 분야의 책이 어디에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매일 자주 찾는 손님이 아니라서 항상 헌책방에 들리게 되면 헌책의 미로 속에서 헤맨다.  그래서 가끔 헌책방에 오면 주인 어르신이 나에게 항상 건네는 말이 있다.  

 

 " 손님, 무슨 책 찾으십니까? " 

 

나는 1년에 두 세 정도는 헌책방에 드리는 편인데도 여전히 헌책방의 분류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주인 어르신의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다.    인문학, 사회과학, 문학, 과학. 예술 등 모든 분야의 책들을 다 한번씩 훑어보지만 그 중에서 많이 구입한 분야의 책이 문학 특히 소설이 제일 많고 그 다음에 사회과학, 인문학 순이다.   소설은 다른 분야의 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서 많이 구입하는 편이며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도서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좋은 책이 있다하더라도 독서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로 지저분하게 낙서가 많으면 구입을 안 하는 편이다.   

그래서 헌책방에서 책 한 권 고르는데 대형서점 책 한 권 사듯이 족히 30분 이상은 잡아먹는 편이다.  이렇다보니 주인 어르신 입장에서는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다.  한 시간동안 책 고르다가 그냥 나가는 손님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나는 읽을만한 책 한 권 나올 때까지 오랫동안 있는 편이다.  절대로 빈 손으로 서점에 나오지 않는 것을 독서와 관련된 나의 철칙 중 하나다.   

결국 이리저래 주인 어르신의 눈치 보면서 한 시간 끝에 책 네 권을 골랐다.   구입한 책 네 권의 총 가격은 9000원.   저렴한 가격에다가 평소에 관심 있었던 책들 골랐으니 이번 헌책방 구입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1. 지식인을 위한 변명 (장 폴 사르트르, 이학사, 2007년 초판 1쇄)

 

 

 

 

 

 

 

 

  

4년 전에 나온 책도 헌책방에서는 신간도서나 다름없다.  이 책을 처음 발견했을 때 상태가 완전 최상급이었다.   정가로는 8000원, 알라딘 판매 가격에는 6800원.  헌책방에서는 2500원에 구입했다.    

헌책방에서 책을 구입하면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내가 구입한 책이 초판인지를 서지정보를 보는 것이다.  별 중요한 건 아닌데 이상하게 구입한 책이 초판 1쇄로 발행된 것이라면 세상에서 제일 구하기 힘든 책을 구입한듯한 성취감이 든다.    이 책은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이 책이 초판 1쇄라니,,,   

 

 

 2. 유리알 유희 (헤르만 헤세, 범우사, 1986년 초판 1쇄)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1>을 보면 헤르만 헤세의 소설 <유리알 유희>를 언급한 내용이 있다.  

소설 내용이 독특하다.  카스터리엔이라는 미래의 이상향에서 2400년경에 쓰여졌다는 설정을 해놓고, 이보다 약 2400년 전에 존재하였던 미래의 이상향 카스터리엔에 살고 있는 유희의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 유리알 유희 ' 는  수십 가닥의 철사줄에 갖가지 크기와 빛깔과 모양의 유리알을 늘어 놓는 놀이를 뜻한다.   하지만 단순히 철사줄에 구슬을 늘어 놓는 간단한 놀이는 아니다.   

철사줄은 오선보에, 유리알은 음표로 인식한 채 음악상의 인용이나 착상한 주제를 유리알로 구성하고, 바꿔 놓고, 변조시키고, 발전시킨다.  기술적으로는 독특한 유희에 지나지 않지만 이를 무한반복함으로써 하나의 음악처럼 정립과 반립으로부터 가능한 한 하나의 종합적인 체계를 만들게 된다.   

아직 이 소설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서 유리알 유희에 대한 설명이 미약한데 <유리알 유희>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중에서 마지막으로 발표된 동시에 1946년에 노벨 문학상을 안겨 준 작품이다. 소설에는 음악, 고대 철학, 예술, 명상 등 다양한 사상의 주제들이 축약되어 있어서  헤세 최고 걸작임에도 불구하고 전작인 <데미안><수레바퀴 아래서>보다는 대중적인 인기가 낮은 편이다.   

알라딘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리알 유희>는 1999년에 출간된 것이며 내가 구입한 책은 13년 전인 1986년에 출간되었다.  그래서 표지가 다르다.    가끔 도서관이나 헌책방에 가면 범우사에서 나온 세계문학 시리즈를 종종 보곤 하는데 내가 태어나기 전에 출간된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3. 살인의 철학 (콜린 윌슨, 선영사, 1991년 초판 1쇄)   

 

 

 

 

 

 

 

 

  

  

내가 가입한 공식 출판사 카페 회원분들 중에 헌책방을 자주 애용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 분 덕분에 콜린 윌슨의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분은 지금까지 헌책방을 여러군데 다니면서 시중에 구할 수 없는 절판된 콜린 윌슨의 책을 모은 헌책방 매니아다.   

콜린 윌슨은 24세(헉,,, 나랑 같은 나이다 -_-;;)<아웃사이더>라는 책을 출간함으로써 하루 아침에 '천재' 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문단계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문학 평론가다.  직업은 문학 평론가이지만 콜린 윌슨은 문학 이외에도 과학, 초능력, 살인, 미스테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저작을 남긴 다재다능한 저술가로 활동했다.   '콜린 윌슨 매니아' 인 그 분이 언젠가 카페에 국내에 번역된 콜린 윌슨의 책들을 목록으로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가 쓴 책의 분야과 수가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살인' 이라는 주제에 대한 책을 저술했는데 최근에 <현대살인백과>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콜린 윌슨의 책이 제목만 바꾼채 같은 내용으로 번역된 책이 많다보니 <살인의 철학>이 <현대살인백과>의 내용과 같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알고보니 <살인의 철학>이 나온 뒤 8년 뒤에 같은 출판사에서 <살인의 심리>로 이름이 바뀐 채 알라딘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잔인한 살인사건 사례들만 나열한 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일단 직접 읽어보고 판단해볼 수 밖에. 

 

 

 

 4. 베를린 천사의 시 (빔 벤더스 & 페터 한트케, 모아, 1993년 초판)   

  

 

 

 

 

 

 

 

 

 

  

페터 한트케의 작품들 중에서 고작 읽은 건 <어느 작가의 오후>뿐이지만 이 한 권으로 페터 한트케라는 작가의 존재를 알 수 있었다.  이 한 권만으로 작가의 진정한 문학적 가치를 평가하기에는 섣부른 판단이지만 페터 한트케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지 알 수 있었다.  예전에 누군가로부터 <베를린 천사의 시>가 페터 한트케가 쓴 작품들 중에서 훌륭하다고 칭찬의 평가를 주워 들은 적이 있어서 이 책을 보자마자 덥석 집어들었는데,,,  

알라딘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책이었다. 

알라딘에 ' 베를린 천사의 시 ' 로 검색을 하면 책 대신에 영화가 검색된다.  소설보다는 페터 한트케와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창작한 빔 벤더스 감독 의 영화가 잘 알려져 있다. 1993년에 영화가 국내에 처음 개봉되었으며 이 책 역시 1993년에 발간된 걸로 보면 이 책은 영화가 국내에 처음 개봉 당시에 맞춰 출간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이 알라딘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중에 구할 수 없는 책인지 모르겠지만 이보다 더 특별한 것은 책 속에 영화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지 못해서 더 이상 부연적으로 설명할 내용은 없지만 오늘 산 책들 중에서 구입하기 잘 된 책인 것은 확실하다.   

 

요즘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신간도서들 틈 속에서 오늘 구입한 헌책들 역시 읽혀지지 않은 채 책장에서 장시간 대기해야할거 같다.    그래도 오랜만에 적은 돈으로 읽고 싶었던 책들을 살 수 있어서 기분은 좋다.   구입한 책을 포장한 종이가방을 한 손에, 또 다른 손에는 책 사다 남은 거스름돈 1000원으로 산 편의점에 파는 아이스 커피를 쥔 채 집으로 돌아왔다.   비록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달달한 과자보다는 약하지만 먹으면 금방 뱃속으로 사라지는 음식을 포기하고 오랫동안 곁에 두고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한 오늘의 소비만큼은 독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신적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 비용으로 생각된다.  

또 언제 헌책방에 가게 될지 기약은 알 수 없지만 다음에도 오늘처럼 좋은 책을 만날 수 있기를 ' 만원의 행복 ' 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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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7-22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참 멋지시네요~ 이 더운 날 그런 수고를 마다않는 열정이 있으시네요. 그리고 저 <유리알 유희>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중학교때 헤르만헤세를 좋아해서 저 책을 골라 들었다가 정말 어려웠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제가 읽었던 바로 그 표지네요!!! 그 나이에 사실 <데미안>도 이해하기 어려웠었는데 <유리알 유희> 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어요 ㅋㅋ 책을 덮으며 그저 헤세의 문장을 포기하지 않고 읽었다는 뿌듯함을 즐겼었다죠~그 이후로 다시 읽지 못했어요. 조만간 도전해야겠어요.. 고마워요~옛 기억에 잠시 즐거워졌네요^^

cyrus 2011-07-23 12:57   좋아요 0 | URL
저는 헤세의 에세이는 읽어봤는데 소설은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어요.
집에 얇은 분량의 민음사판 <데미안>이 있는데 저도 조만간 읽어봐야겠어요^^

맥거핀 2011-07-2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보아도 손때가 묻어있는 헌책들이네요. 왠지 뭔가 나름 사연을 가지고 있을 법한 책들입니다. 오래된 책은 책의 내용과 별개로 나름의 사연을 가지지 않겠습니까.^^
오래된 헌책방에 가면, 주인장 분들이 거의 내공이 있는 분들이 많으셔서, 저는 책도 책이지만, 이 분들은 예전에 뭘 공부하시던 분들일까..그런 생각들을 하기도 합니다. 저 책을 보니 <베를린 천사의 시> 영화가 보고 싶어지네요.

cyrus 2011-07-23 13:03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 맥거핀님. 잘 지내고 계시죠? ^^

헌책방에 구입한 책들을 보면 꼭 보는 것이 예전 책의 주인들이 남겼던
흔적들을 보는거에요. 몇 년도 몇월 며칠에 어느 서점에 구입했다는
짤막한 기록이 남긴 책도 있고요. 저는 수많은 헌책더미에서
손님들이 원하는 책을 찾는게 대단한거 같아요. 정말 오랜 세월동안
축적된 내공이 아닌 이상 쉽지 않은 일이겠죠? ^^

stella.K 2011-07-2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유리알 유희는 예전에 저도 갖고 있던 책인데!ㅋ
정말 오래된 책이군요. 요즘 알바 하시나봐요. 더운데...ㅠ

cyrus 2011-07-23 13:06   좋아요 0 | URL
지금도 새 표지로 범우사에서 판매되고 있어요. 소설 내용도
어렵고 헤세의 다른 소설보다 인지도가 낫다보니
요즘 세계문학 전집 리스트에도 잘 안나오는거 같아요.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 쉬어요, 기말시험 쳤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7월도 1주일 밖에 안 남았네요. ^^;;

마녀고양이 2011-07-22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를린 천사의 시, 영화 괜찮은데 기회되시면 보세요.

헌책방에서 9000원에 건진 책들이라니, 너무 좋네요.
그리고 얼마 전에 엄청 지름신을 몰고온 제가 창피하구요....

cyrus 2011-07-23 13:10   좋아요 0 | URL
잠깐 책 속 영화 영상을 훑어봤는데,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구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나온지 좀 오래 되어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

책 지름신하는게 창피하긴요?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주저없이
사는게 좋아요, 저는 항상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지름신이 강림하지
않는 이상 눈도장을 찍는 편이에요, 그래서 눈여겨봤던 책이
갑자기 품절되거나 절판되면 진작에 책을 구입하지 못해서
후회해요, 최근에 생각의 나무 출판사가 도산되어서
정말 아쉬워요, 그곳에서 나온 책들 중에서 사고 싶었던 책이
있었거든요 ^^;;

blanca 2011-07-23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 좋아요. 유리알 유희 저 중학교 대 수학샘이 하도 강권하셔서 울며 자며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헤세를 좋아해서 꼭 읽으려 하긴 했지만 지금 읽으면 또 다르게 다가오겠지요. 천 원의 아이스 커피, 또 책이 든 가방을 들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

cyrus 2011-07-24 13:21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유리알 유희>를 읽어보신 분들이 많으시군요 ^^
수학 선생님이 추천한 책이라,, ㅎㅎ 원래 수학 선생님들은
수학자들의 평전이나 수학의 내용을 쉽게 소개한 책들을 많이
추천하는 편인데 왜 하필이면 소설 중에 <유리알 유희>를 추천하셨는지
이해할만하네요. 유리알 유희라는 게임이 아무래도 수리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것이라서 그런거 같아요, 역시 수학을 공부하신
분들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독특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거 같아요 ^^;;

산방산자락 2011-09-04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글 남깁니다..헌책방을 가끔 다니거나 이렇게 헌책방과 관련된 글을 읽으면 이사를 다니며 엄마의 완강함에 눈물을 뿌리고 정리해 버린 많은 책들이 생각납니다. 지난 달에도 이사를 해서 거의 200권가량 버렸는데..물론 전공책이 대부분이지만...날긍ㄴ 책이니 헌책방 가져가봐야 민폐일뿐일거야..라고 생각한 게 부끄럽습니다..초판 참 많이 있었는데 다 버렸으니..요즘은 어릴 적 읽던 동화전집들이 어찌나 생각나는지..^^ 사촌들에게 다 나누어줘버리신 어머니가 항상 원망스럽군요..ㅎㅎ
 
식코 - Sick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식코(Sicko)‘환자’ 라는 뜻의 속어다. 미국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직설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마이클 무어는 <식코>에는 미국의 공공의료보험제도의 심각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공공의료보험제도가 없는 세계에서 유일한 산업 국가다.  미국인 5000만 명은 의료보험에 들지 않았으며, 비싼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단지 아프지 않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민영보험회사에 가입한 2억 5000만명의 ‘행운아’들 역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파산하거나 죽는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응급 처치, 중증환자의 수술, 약 처방을 받기 전 보험사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 승인이 나지 않으면 환자들은 미국 내 어느 병원에서도 치료 받을 수 없다.

영화 속 한 어머니는 40도의 열이 펄펄 끓는 18개월 딸을 안고 허겁지겁 근처 병원에 가지만 그녀가 가입한 보험과 연계된 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를 거부 당한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아이는 몇 시간 뒤 끝내 숨지고 만다. 

이 같은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이 환자가 아니라 보험사의 이익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이다. 보험회사들은 갖가지 이유를 들어 환자의 치료비 청구를 거부한다. 반면에 병원은 의료비 지출을 할 필요도 없이 고스란히 자신들의 이익을 유지하게 된다.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자신이 스스로 수술을 하고 있는 애덤 씨

 

영화에는 미국 환자들의 온갖 기막힌 사연들이 쏟아진다.   

작업하다 중지와 약지 끝이 잘려나간 남자가 있다. 중지 접합에는 6만달러, 약지 접합에는 1만2000달러가 든다. 돈이 부족했던 남자는 중지를 포기하고 약지 접합 수술만 받는다. 21세에 자궁경부암에 걸린 여성이 있다. 보험료 지급을 청구하자 보험회사의 대답이 가관이다. “젊은 여성은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없다.”  

보험사의 심사위원들은 보험 지급 거부율을 높일수록 보너스를 받는다. 보험사들은 수천 가지 이유를 들어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가까스로 보험에 가입했다 해도 수만 가지 구실로 지급을 거부한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힐러리 클린턴의 의료보험 체계 개혁은 보험사들의 강력한 로비로 완전히 수포로 돌아갔다.  

이러니 극중 대사처럼 ' 안 아프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 
  

<식코>는 사회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쳤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이고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국내에 개봉 당시 외국의 사례를 너무 미화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008년 4월 24일 한국경제 칼럼에서 건강보험의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민영 의료보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미국은 민영 의료보험이 의료보장의 근간이고 공적 보험이 보조 역할을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적 보험이 30년 동안 훌륭하게 운영되고 있고 다만 재정 적자를 완화하기 위해 민영 의료보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략) 

국민 누구나 사각지대 없이 최소한의 건강보장을 받을 권리 확보와 의료산업 선진화를 통한 양질의 서비스 확대 간에는 상충관계가 있다.  전국민 의무가입이라는 틀 안에서 민영보험의 보장공백 보완이라는 현행 틀은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공ㆍ사보험간의 적절한 역할 분담,의료부문에의 경쟁도입,의료기관 당연지정제 완화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의료산업 선진화를 추구해야 한다.

영화 '식코'를 둘러싸고 가장 유감스러운 것은 미국 사례를 우리 현실인양 호도하면서 세력 결집의 동인으로 악용하려는 시도다. 상당수 진보단체들은 '식코' 관람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 2008년 4월 24일자 한국경제 칼럼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보장 확대 추진 분위기 속에서도 불거지는 보험료 인상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 앞에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으며  미국 사례를 우리 현실인양 호도하면서 세력 결집의 동인으로 악용하려는 시도의 세력을 진보단체임을 겨냥하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과 우리나라는 다르다고 이야기하지만 건강보험 축소와 민영 의료보험 확대가 바로 미국식 의료로 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낙후된 서비스보다는 당연히 질 높은 서비스가 좋은 건 사실이다. 문제는 그만큼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  미국처럼 1인당 월 100만 원씩 보험료를 내면 당연히 훌륭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민영 의료보험을 부담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고 나머지 대다수는 질 높은 서비스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식코> 속에 등장하는 피해자들처럼 말이다. 

 

<식코>는 사람의 목숨보다 이윤이 먼저인 미국식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이면이 낱낱이 드러난다.  . 처음으로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주제를 심각하지 않게 하면서도 직설적이고 유머러스하게 다루고 있어서 진지하게 몰입을 하면서 볼 수 있었다.

보험회사의 이윤을 위해 환자의 청구를 부당하게 기각했노라고 고백하는 의사의 얼굴에 드러난 자괴감, 병원비 걱정을 덜었다는 생각에 좋아라하는 환자 가족에게 보험 지급 거절이라는 청천벽력의 메시지를 전해야 했던 전화 상담원의 눈물, 약관 위반을 찾기 위해 저승사자처럼 환자들을 쫓아다니던 자신의 과거를 혐오하는 추심인의 냉소, 세계 최고 부자 나라에서 돈 때문에 환자를 내다버리고는 어쩔 수 없노라고 변명하는 병원 경영진의 피곤한 표정,,,,  

돈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모습은 단순히 먼 나라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
불합리한 체계 안에서 서로에게 가해자가 되고 있는 선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모습이 곧 지금도 어디선가 불합리한 의료제도 때문에 병원의 문턱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름 없는 서민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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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7-20 13:17   좋아요 0 | URL
제가 시루스님 알고 처음 보는 영화평 같습니다.
역시 시루스님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마이킁 무어 감독은 위트있게 사회적 문제를 잘 꼬집어 내는 것 같아요.
전 예전에 수퍼 사이즈 미던가? 햄버거 먹던...
그 영화 재밌게 봤고, 고등학교내 총기 사용문제를 다룬 것도
무어 작품인 줄 알고 있어요. 제목은 잊어 먹었당...ㅠ

cyrus 2011-07-21 20:31   좋아요 0 | URL
예전에 학교 수업 시간에 절반 정도 보다가 나머지 못본 결말은
시간 있을 때 보게 되었어요. 남의 나라의 일이지만 의료제도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의 사연을 보니 안타까웠어요.
저도 <슈퍼 사이즈 미> 보고 싶어요, 님이 말씀하신
총기 사용문제를 다룬 작품이 <볼링 포 콜럽바인>이에요 ^^

마녀고양이 2011-07-20 16:19   좋아요 0 | URL
시루스님,
미국의 건강 보험 제도 때문에 심리 치료 방식이 변화된다고 합니다.
기간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길고 긴 정신 분석 측면의 치료는 완전 도태되고
단기 치료 중심으로 방향이 바뀌는거죠. 그리고 치료가 되지 않아도
건강 보험으로 인해 치료 중단도 하게 되구요. 아마 다른 치료는 더 심하지 않겠습니까?

교육이나 의료, 음식...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
장난하지 않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그쵸?

cyrus 2011-07-21 20:33   좋아요 0 | URL
저는 잘 사는 미국에도 저런 심각한 사회문제가 있는줄 몰랐어요.
아무래도 남의 나라 이야기라서 자세히 몰랐을 수도 있지만,,
무어 감독이 있기에 미국의 실체를 알 수 있는거 같아요.
만약에 우리나라도 한국판 삭코 찍으면 미국보다 더한 피해사례들이
있을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꽃도둑 2011-07-21 15:01   좋아요 0 | URL
의료보험 민영화? 개풀 뜯어먹는 소리라는 거죠!...
옛 속담에 벼룩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게 있잖아요, 딱 그짝일 것 같네요,,
있으신 분들, 특히 요리조리 피해다니며 긁어 태산 만드신 분들, 수억대의 재산가이면서도 직장다니는 자식들에 이름 석자 얹어 놓고 의료보험 안 내시는 분들 주머니를 털 일이지..
그러면 적자적자 하는 소리도 줄어들텐데...
돈많은 사람들은 어쨌거나 국내 특급병원 특실에서 특급명의에게 진료를 받든(특급으로 구별되는!)미국을 가든 영국을 가든 가서 의료서비스 받으시면 되는거고...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문제인거죠..
의료보험 민영화 추진은 정말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랄 수밖에요, 따라할 걸 따라해야지..
경쟁의식을 아무대나 들이대는 전형적인 새머리들!! 정말 싫어요~~~

cyrus 2011-07-21 20:3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좀 더 환자들의 경제적 입장을 고려해서 이에 걸맞은
의료제도로 구성되면 좋을텐데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1-07-21 15:31   좋아요 0 | URL
전 식코는 옛날에 봤었고,
얼마전에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를 보면서 복기했었어요.

cyrus 2011-07-21 20:41   좋아요 0 | URL
예전에 나무꾼님 페이퍼에서 그 책 언급하신거 블로그에서 본 적 있는거
같아요. 제가 이 영화를 1학기 수업시간 때 보게 되었어요.
원래 그 수업이 행정학 관련된 과목인데,,
교수님이 독특하신 분이라서 수업과는 관련 없는 영화인데,,^^;;
사회문제의 고발하고 있는 내용을 다룬 다큐라서 인상깊게 봤습니다.
 

  

  

[대구대 14일 오후 8시 분규대학 'U턴']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다가 썩 달갑지 않은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지난주 목요일에 그동안 연기되었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학교 정상화 운영 결정이 난 것이다.  하지만 구 재단 측 인사들로 구성된 정이사 선임을 공식 의결시켰다는 사실이다.  대구대뿐만 아니라 그동안 사학분쟁이 있었던 동덕여대와 대구미래대 역시 구 재단 측 인사들이 절반 이상 포함돼 사실상 옛 재단이 학교 경영에 복귀하게 되었다.  

사립대학 내 비리의 유형은 족벌경영, 교비 무단 사용, 학사비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영진과 학내 구성원 간의 갈등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구대 같은 경우에는 1994년에  교비 무단 전용 등이 발각되어 최근에 정이사 체제 명단이 확정되기까지 무려 17년 간 임사 이사 체제로 운영되어 구재단측과 학교 정상화를 추진했던 범대책위원회 간의 갈등이 이어져왔다.   

이 과정에서 고액의 등록금을 낸 학생들만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요구를 위한 시위를 하고 있었을 때 대구대 학생들은 반값 등록금보다는 구재단 복귀 반대 시위를 펼쳐야했다. 이런 대학들에게까지 혈세로 반값등록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나오기도 한다.  

사립대 비리는 일차적으로 교과부측에 있다고 봐야 한다.  철저한 지도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솜방망이 처벌을 하거나 시간이 지난 뒤에 슬그머니 사면해주는 등 비리 사립대를 감싸주기까지 한다.  최근에 학교 정이사 운영을 결정한 사분위는 교과부 산하에 소속되어 있다.  사분위는 앞서 공금횡령, 부정입학 등의 비리로 물러났던 세종대, 조선대, 상지대, 광운대의 구 재단 인사들에게도 길을 터준 바 있다.     

 

 

 

 

 

 

 

 

 

이번에 선임된 이사회 명단에 보면 3명이나 구재단 측 인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정이사 체제로 운영된다고하더라도 구 재단측과 범대책위원회 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분위의 결정이 대학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제니퍼 위시번의 <대학 주식회사><후마니타스, 2011>라는 책에는 기업처럼 사유화되어가는 미국 대학의 사례를 들어 이에 대한 문제점을 소개하고 있다.  비록 미국 대학교 이야기이지만 사학재단의 등장으로 대학교에서 대학 '주식회사' 로 변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교의 행보를 생각하면 이 책 속에 있는 내용이 먼 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아직 목차만 간단히 훑어봤지만 이 책을 통해서 기업의 상업화에 물든 대학교의 문제점과 앞으로 마주하게 될 운명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학재단의 복귀 관련 소식은 대학개혁에 역행하는 잘못된 결정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 문제가 대학가 사이에서 가장 먼저 시급해야 할 문제로 확산되어 있는 실정으로 봐서는 이번 사분위의 결정 소식은 조용히 묻힐 분위기다.

대학은 설립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나라의 인재를 양성하는 공기로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대학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당국이 나서서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반값 등록금을 위한 다양한 재원 확보와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도입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사학재단의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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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9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9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7-1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학 다닐때,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가 쫓겨난 이사장이 다시 복귀하려는 걸 막으려고
총장실 점거도 하고, 학교 안에 갖혀보기도 하고, 뭐 여러가지 고생을 좀 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이런 일이 엄청 많은 것 같아요.
게다가 비리 재단의 복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어보이구요.

cyrus 2011-07-20 00:08   좋아요 0 | URL
저는 구재단 반대 시위에 한 번도 참여해본적은 없어요.
구차한 변명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학점, 스펙이 우선되는 현실을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처지를 무시할 수 없더군요, 잠깐 시위하는건 살짝
구경만 했어요,,^^;; 비록 적극적은 저항은 못하더라도 잘못된 현실에
대해서는 알아가려고 해요, 사실 저희 학교에 구재단 반대에 대해서
남 일이다듯이 관심이 없다거나 아예 모르는 학생들도 상당하거든요.

오늘 뉴스에서 대구대 구재단 복귀 관련 소식을 봤는데
이번 사분위의 결정에 대해서 강력히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하네요.
글쎄요,, 저 역시 이미 비리재단이 복귀한 이상 이를 타개할 방법은
미미하다고 봅니다.

마녀고양이 2011-07-20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리 사학 재단의 복귀로 지금 와글거리지요.
덕성여대도 그렇지요? (여대인데, 이름이 가물하네요...)
ㅎㅎ, 반값 등록금 어쩌구 하면서, 사학 비리 척결을 외치더니 머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cyrus 2011-07-21 20:42   좋아요 0 | URL
네, 덕성여대 맞아요. 진정 학생을 위한게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_-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 지만지고전천줄 32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강태경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여기엔 이 때 아닌 비극의 음모가 모두 적혀 있어요. 

만면에 웃음을 띤 인간의 얼굴이 살인의 악행을  

감춰두고 있다니 저는 경악스러울 뿐입니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제2막 3장 중에서, 지만지 pp 94 -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 가장 잔인한 작품     

 

14번의 살인. 성폭행과 생매장. 신체 절단과 인육 먹기. 

잔혹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이런 장면들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나온다고 한다면 믿어지겠는가?   

1590년대 초반에 쓴 걸로 추정되는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는 셰익스피어의 초기 작품의 하나이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무척 거칠고 잔인한 장면이 많다는 점 그리고 조지 필이라는 작가와 공동으로 집필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로 인해 <타이터스>의 작품성은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  

<타이터스>는 ‘고매한’ 셰익스피어가 썼다고 보기엔 너무 심한 잔혹한 묘사가 많다보니 T. S. 엘리엇'지금까지 나온 희곡 중 최악' 이라고 악평을 하였으며 '복수 3부작' 으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은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잔인한 복수극' 이라고 평가했다.   

도대체 내용이 얼마나 잔인하길래 복수를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든 박 감독마저도 혀를 내두르는 것일까?  

  

 

  핏빛 복수가 만연한 로마

<타이터스>는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작품 제목은 작품 속 주인공의 이름이다.  

고대 로마는 제국주의 국가처럼 해외 정복을 해온 나라이다. 타이터스 앤트로니커스 장군이 국력신장을 위해 몇 십 년 동안 영토 확장을 하고 개선을 하는 데서 연극은 시작된다.  그 사이에 로마의 두 왕자 새터나이너스와 그의 동생 배셔너스가 서로 왕권 다툼을 하게 되는데 한 명은 자기가 장자니까 황제 계승권을 가져야 한다고 하고 또 다른 한쪽은 자유로운 국민의 선택에 의해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에는 로마의 영웅 타이터스가 왕권 대립에 중재를 하게 됨으로써 새터나이더스와 로마의 새로운 황제에 오르게 된다.  새터나이더스는 자신이 황제가 될 수 있었던 타이터스의 공을 기리기 위해서 그의 딸 러비니아를 자신의 아내로 삼지만 왕권 타툼에 밀린 동생 배셔니스는 자신이야말로 예전부터 러비니아를 사랑하고 있었으며 그녀를 탈취하고 만다.  

러비니아를 둘러썬 두 왕자의 갈등으로 인해 혼전의 양상이 빚어지게 되었지만 황제 새터나이너스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한때 적국이었으나 포로로 잡혀온 고트 족의 여왕 태모라와 결혼하게 된다.   포로이면서 적국의 여왕이 로마 황제와 결혼하게 되는 갑작스런 전개 장면은 수긍이 안 가는 장면이지만 이 때부터 본격적인 복수극 무대의 막이 오르게 된다.

태모라의 마음 속에는 타이터스로 인해 잔혹하게 희생을 당한 자신의 아들들에 대한 분노와 이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다.  로마에서는 전쟁에 승리하게 되면 그들이 추앙하는 신을 기리거나 전쟁에서 희생된 동료의 원혼을 추모하는 뜻에서 적국의 포로를 희생 제물로 바치는 관습이 있다.  태모라의 아들들은 사지절단을 당하여 희생 제물이 되어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만다.  

로마의 포로에서 한순간으로 로마 제국 황제의 아내가 된 태모라는 이를 기회삼아 타이터스 가문을 복수하기로 마음 먹는다.  

비밀리에 사귀고 있었던 태모라의 인연 무어인 애런도 핏빛으로 물들이게 될 복수의 무대에 동참하게 된다.  태모라의 두 아들은 자신들의 어머니와 같은 복수심으로 배셔니스를 암살하고 러비아니를 사냥터에서 납치하여 강간하고 손도 자르고 일부러 증언을 할 수 없게 혀도 잘라내는 만행을 저지른다.  또한 태모라와 애런이 꾸민 간계에 휘말려 타이터스의 아들 두 명은 배셔니스의 암살과 관련된 모함을 쓰고 죽게 된다. 타이터스도 모함에 연루되어 자신의 손목을 자르게 된다.  

무서운 음모에 휘말려 아들들은 처형당하고 하나뿐인 고귀한 딸은 불구자가 되었다.  그리고 타이터스 자신 역시 한쪽 손목이 사라지게 되어 로마의 영웅에서 한순간에 로마 내에서 치욕적인 인물이 되고 말았다.   가문의 몰락을 두 눈으로 목격한 외팔이 타이터스는 복수의 화살을 자신을 파멸에 이르게 한 새터나이너스와 태모라에게 겨낭한다.  작품 초반에는 태모라의 복수가 전개되고 있다면 작품 중, 후반에는 이를 반격하기 위한 타이터스의 복수가 시작된다.  타이터스와 태모라가 펼치는 복수극은 더욱 극단적이면서도 잔인한 결말로 치닫게 된다.   

    

    

  작가의 문학적 미성숙함을 엿볼 수 있는 <타이터스>   

<타이터스>에는 초기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셰익스피어의 문학적 미성숙함을 볼 수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로마와 고트 족 간의 대립은 역사적으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지만 1막에서 전개되는 적국의 포로를 신의 제물로 바치는 잔인한 제사 의식 장면은 작품에 드러나는 잔혹한 복수극의 특징을 부각시켜주기 위해서 셰익스피어가 비약적으로 표현한 면이 있다.   그 밖에도 러비니아와 배셔너스의 결혼을 옹호하는 자신의 아들을 고민할 여지 없이 단칼에 베어버리는 아버지 타이터스의 모습은 셰익스피어가 (혹은 공동 저자인 조지 필이) 복수극 장르에 치중한 나머지 지나치게 유혈이 낭자한 장면 설정을 삽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도 광대가 깜짝 출연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광대의 역할은 비극적이고 암울한 이야기 전개 속에서도 코믹하고 해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리고 간혹 사건 전개와 관련된 단초 또는 중요한 요인을 등장인물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타이터스>에서 광대는 4막에서 잠깐 등장하여 새터나이너스와 태모라에게 타이터스 가문이 보낸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훗날 작품들에서 등장하는 광대의 역할에 비하면 이야기 전개 도중에 뜬금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굳이 광대의 등장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느끼는 대목이다.    

   

(광대 등장) 

태모라     이건 또 누구지!  내게 할 말이 있느냐? 

광대        그럼요,  아줌마가 황제라면. 

태모라     난 황후다.  저기 앉아 계신 분이 황제 폐하시지. 

광대        오, 저 사람이구만.  폐하께 신들의 축복이 있으시기를.  여기 편지 한 장과 비둘기  

              두 마리를 가져왔나이다.  

(새터나이너스, 편지를 읽는다)  

새터나이너스     이놈을 데려가서 당장 목을 매달아라! 

광대        수고비는 얼마나 주시려나? 

태모라     이놈아, 넌 교수형을 받는 거야.  

광대        교수형이라고요!   그게 내가 이 목을 달고 여기까지 온 이유였군. 

(광대, 군사들에 이끌려 퇴장) 

 

- 윌리엄 셰익스피어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제4먹 4장 중에서,  지만지 pp 164~165 -

 

새터나이너스가 읽은 편지에는 타이터스 집안이 반역을 꾸밀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광대의 무례없는 행동이 자신의 묘를 파게 된 원인이 되었지만 편지의 내용이 자신의 심기를 건드렸다고해도 편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 광대를 교수형으로 처하는 황제의 행위는 작품에 비중이 없는 광대마저도 복수의 분노가 만들어낸 살육의 피바람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광대의 익살스러운 행동은 살육과 광기로 가득찬 희곡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커녕 더욱 잔혹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작품 속 미친 존재감, 무어인 에런   

로마의 위대한 영웅 타이터스와 고트 족의 여왕이었던 태모나의 모습은 공통적으로 자신들이 사랑했던 자식들의 잔인한 죽음이 원인이 되어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인간적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방법으로 통해서 복수의 칼날을 휘두른다.  두 인물의 모습은 후대에 나오게 될 <햄릿><오셀로><리어 왕><맥베스>에서도 이어지는 복수로 점칠된 비극적인 환경 속에서 서서히 이성과 인간성이 파괴되는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주연보다 뛰어난 조연을 뜻하는 씬 스틸러(Scene Stealer)가 있기 마련인데 <타이터스>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한 인물이 있으니 그가 바로 무어인 에런이다.  

작품 속 무어인 애런의 역할은 흡사 고대 로마판 <오셀로>의 이아고를 보고 있는 듯하다. 두 인물 다 공통적으로 개인적인 불만과 질투를 해소하기 위해서 간악한 음모를 꾸며냄으로써 작품 전반적으로 비극적인 갈등을 유발시키는 장본인들이다.   

하지만 <오셀로>의 이아고보다는 에런이야말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끝까지 복수심의 끈을 놓지 않는 집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한 때 사랑했던 태모라를 되찾기 위해서 독자적으로 새터나이너스와 타이터스 간의 갈등을 조장하게 만드는 음모를 꾸미게 된다.   그리고 러비니아를 태모라의 두 아들들에게 강간하게 만든 것도 에런의 머리속에서 나온 또 하나의 계획된 음모 중의 일부이다.

그리고 태모라가 낳은 흑인 아기가 자신의 핏줄이라는 것을 상키시킴으로써 작품 후반부에 이를수록 권력욕에 눈이 먼 광기어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로마 황후가 흑인 아기를 낳았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 죄 없는 유모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고트족의 부활을 염원하게 된다.   

 

나는 고트족에게로 돌아간다.  제비처럼 빨리 날아서 말이다.  거기에 이 팔 안의 보물을 마틱고 비밀리에 황후의 옛 친구들을 규합해야지.  어서 가자, 입술이 두꺼운 아가야.  그곳으로 데려가마.  네 녀석이 이 아비의 갈 길을 바꿔버렸다.  야생의 열매와 풀뿌리로 널 먹여주고 염소의 젖을 빨게 해주마.  깊은 동굴 속에서 널 키워 떠나간 전사가 되게 하고 큰 군대를 이끌 장군으로 길러내겠다.     


  - 같은 책, 제4막 2장, 에런의 대사, pp 153 -

 

그러나 자신의 당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실행되었던 음모는 타이터스의 아들 루셔스에게 발각된다.   포박당하여 곧 죽음의 운명에 처하게 될 에런은 루셔스의 험학한 욕설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음모에 대해서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에런이 스스로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그는 정말 작품 속에서 단언 돋보이는 '악마' 같은 존재이다.

 

악마라는 게 정말 있다면 나는 악마가 되어  

영원히 타오르는 지옥의 불 속에 살고 싶다. 

그러다가 너희가 지옥에 오게 되면 이 독 묻은 혀로  

너희에게 영원한 고통을 맛보게 할 수 있을 테니까!  

 

 - 제5막 1장 에런의 대사, pp 181  - 

 

   

  잔혹한 복수극 뒤에 남는 것은,,, 

이 글에서 최대한 스포일러가 되지 않게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잔혹하거나 살육 장면의 일부를 살짝 언급했지만 <타이터스>를 직접 읽어보게 되면 셰익스피어 특유의 잔혹한 묘사를 실감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 후반부에 이를수록 잔인한 묘사는 극에 달한다. (특히 결말부에서는,,,)  이 복수극을 실제로 무대로 오르게 된다면 이전에 나왔던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에 견줄만한 복수로 시작된 유혈이 낭자한 장면들이 연출될 것이다. 

무더운 여름에 장르소설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잔혹한 내용의 고전을 원한다면 셰익스피어의 <타이터스>를 강력 추천한다.  오래 전에 나온 내용치고는 읽는데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비록 글로 묘사되고 있지만 혹시 모르니 임산부와 노약자에게는 권하고 싶지는 않다. 

    


 

프란시스코 고야 <싸움> 1820~1823

 

' 잔혹극 ' 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프랑스의 극작가 앙토냉 아르토는 잔혹함의 인식을 통해 인간성 회복과 치유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극에 달한 잔혹함을 경험할 때 영혼의 정화작용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관람자는 잔혹한 장면을 통해서 인간성 상실에 대한 비애를 느끼게 된다.

<타이터스>는 줄거리보다는 잔혹한 살육 장면이 많이 부각되는 바람에 이 작품이 과연 문학적 가치와 작품성을 부여할 수 있는지 독자들마다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잔혹함이 잔혹함만으로 그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타이터스와 태모라 그리고 에런이 연출한 잔혹한 복수극 뒤에 남는 것은 복수에 눈이 먼 나머지 인간성을 상실한 채 '악마' 가 되어야했던 그들의 비참한 최후뿐이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복수의 무대에서 단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다.  복수의 광기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성과 순수한 인간성뿐만 아니라 자신 자신의 삶과 인생마저 산산히 파괴시켜버리는 무시무시한 감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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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7-17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역시나 대학생의 열렬한 방학의 탐구심은 리뷰를 읽는 내내 숙연하게 만드네요. ^^ 밑에 있는 학점 역시 숙연하게 감상했습니다. ^^ 지존이신 듯 ㅋ

마지막 줄에 있는 복수의 광기에 대한 정의가 참으로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렇죠. 어떤 감정이 극단까지 올라가 치우친 다는 것은 인간의 균형을 상실하게 만들죠. 좋은 것이든 싫은 것이든 극단으로 올라가면 정말 좋은 것이 없습니다.

전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제대로 한 권도 읽지를 못 했어요. ^^ 게다가 악인들은 모두 흑인으로 나온다는 것에 대해서 별로 호감도 가지 않구요.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호불호이기는 하지만요. ^^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책에서 이런 셰익스피어의 시각에 대해 분석한 내용이 있었다고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때 당시 시대의 통념상 그것은 받아 들일 수 밖에는 없었겠죠.

암튼 위대한 작가인데 그다지 손이 안 가는 작가이니 저도 참 좀 극단적인 독서가에요.

비 많이 오는 데 시루스님의 집이 좀 걱정입니다. 독서에 집중하시게 비가 안 새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

cyrus 2011-07-18 15:33   좋아요 0 | URL
아직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복수에 사로잡힌
인물의 운명을 비극적으로 묘사하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해요.
특히 <햄릿>은 다시 읽어도 재미있는 작품이에요, 한 번 읽어보셔요 ^^

제가 사는 대구, 특히 저희 동네는 비 걱정 안 해도 됩니다. ㅎㅎ
항상 무덥거든요. 오늘도 무척 더워요.
서울 경기도 쪽에도 이제 더워지기 시작한다죠?
열심히 일하시더라도 이제 본격적으로 혹서기에 들어사게 되니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

양철나무꾼 2011-07-19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만지 책들 좀 좋아해서 하나 씩 사모으고 있는데,
세익스피어의 이 책은 아직이네요~ㅠ.ㅠ

오랜만에 고야의 그림을 보내요~^^

cyrus 2011-07-19 20:28   좋아요 0 | URL
저도 지만지 책을 구입해보려고 하는데,, 축약본이 좀 있는지라
왠만하면 완역본을 구입하려고 해요.

제가 읽은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완역본이에요.
내용이 좀 잔인하죠? ^^;;

마녀고양이 2011-07-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 현대 사회가 더 발전된 사회일지 모른다는,
적어도 몇가지 점에서는 더욱 좋아진 사회일지 모른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특히........ 형벌 측면에서는요. 아우, 몸서리쳐져요.
갑자기 조선 시대의 사지를 찢어 죽이는 형벌이 생각나서요. ㅠ

cyrus 2011-07-21 20:47   좋아요 0 | URL
능지처참은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서양에도 유사한 형벌이 있어요.
정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예전보다 좋은건 사실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