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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연극제 대상 기념 앵콜 공연

<평화>

 

연극 저항집단 백치들

원작: 아리스토파네스

연출, 창안: 이상명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2025년 2월 1일 토요일 저녁 7시






플라톤(Plato)의 대화편 향연소크라테스(Socrates)와 그의 친구들이 술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다.


















* 플라톤, 강철웅 옮김 향연(아카넷, 2020)

 

[대구 책방 <일글책고전 읽기 모임 선정 도서

파이데이아 독서 목록 2년 차]

* 플라톤, 천병희 옮김 플라톤 전집 1: 소크라테스의 변론 / 크리톤 / 파이돈 / 향연(도서출판 숲, 2017)





술 잔치에 참석한 아리스토데모스(Aristodemus)는 술에 취해 곯아떨어졌다. 날이 밝아오는 무렵에 잠에서 깨어난 그가 본 것은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었다. 요란했던 술 잔치에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은 소크라테스, 비극 작가 아가톤(Agathon), 희극 작가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였다아리스토데모스의 증언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두 사람 앞에서 비극 작가와 희극 작가는 같은 사람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향연》 223d). 지칠 대로 지친 아가톤과 아리스토파네스는 잠들어버렸고, 소크라테스는 집으로 돌아갔다. 향연은 이렇게 끝이 난다
















* 천병희 그리스 비극의 이해(문예출판사, 2002)




그리스 비극과 희극을 모두 번역한 천병희 교수향연의 결말에 나온 소크라테스의 견해를 비극과 희극을 다 쓸 줄 아는 시인으로 해석했다(그리스 비극의 이해, 16쪽).

















[대구 책방 <일글책고전 읽기 모임 선정 도서]

아리스토파네스천병희 옮김 아리스토파네스 희극 전집 1》 (도서 출판 숲, 2013)


[대구 책방 <일글책> 고전 읽기 모임 선정 도서]

* 투키디데스천병희 옮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도서출판 숲, 2011)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작품을 현대극으로 다시 만든 <연극 저항집단 백치들>의 평화 희비극이다. 희비극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비극으로 시작해서 희극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희비극의 주인공은 비극적 파탄에 이르게 되지만, 상황이 역전되어 행복을 맞이한다.


작품의 주인공 트리가이오스(Trygaeus, 남우희 분)는 길고 긴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지쳐 있다. 그는 평화가 오기를 간절히 원한다


[트리가이오스]


평화를 되찾아 무너진 세상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그는 인간 세계의 전쟁을 구경만 하는 신들을 직접 만나 따지기 위해 커다랗고 우스꽝스럽게 생긴 풍뎅이 막시무스(김학수 분, 원작은 쇠똥구리다)를 타고 하늘에 올라가기로 결심한다하지만 트리가이오스의 하인(이영찬, 강민주 분)은 그가 미쳤다면서 비웃는다.


트리가이오스는 하늘에 도착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곳에 남아 있는 유일한 신은 헤르메스(Hermes, 유지원 분)제우스(Zeus)와 다른 신들은 전쟁이 싫어서 다른 곳에 가버렸고, 전쟁(정성태 분) 하늘을 지배하고 있다. ‘전쟁이 절구통에 모든 나라를 넣고 절굿공이로 빻으면 전쟁이 일어난다. 전쟁을 따르는 두 명의 부하 혼란이(전소영 분)’절망이(성창제 분)’는 절굿공이를 들고 다닌다. 기세등등한 전쟁패거리는 평화(이연주 분)’를 구덩이에 가둔다.


트리가이오스는 평화를 구출하기 위해 헤르메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전령의 신 헤르메스는 신들에게 전쟁의 위험성과 평화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전쟁을 피해 멀리 떨어져 살아온 신들(최예나, 이영찬, 강민주 분)은 자신들과 상관이 없는 남의 일이라는 이유로 외면한다. 트리가이오스는 전쟁을 방관하는 신들의 태도에 절망하지만, 다행히 평화를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행복한 희극이다. 그러나 연극 평화는 희극에 가려진 현실적인 비극을 보여준다. 원작처럼 희극을 끝날 뻔한 작품이 비극으로 전환된다.


소녀(김강원 분)전쟁의 참상을 경험한 인물이다. 소녀는 관객들에게 평범한 일상과 자신의 꿈을 무너뜨린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들려준다

 

 


[소녀]


당신을 알까? 당신처럼 하루를 보내고 싶다. 꿈꾸고 싶다.”

 


소녀는 원작에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소녀는 전쟁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어린이다. 소녀의 독백은 우리가 잊기 쉬운 진짜 비극이다. 원작 평화는 전쟁에 지친 어른이 평화를 찾는 이야기라면연극 평화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느낀 전쟁과 평화 이야기다.


 <백치들>은 2023년에 청소년극 햄스터 살인사건(원작 허선혜연출 이성재)를 만들었으며올해에도 청소년극을 선보일 예정이다그리고 작년에 극단은 지역을 순회하면서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연극 공연 프로그램인 신나는 예술 여행을 진행했다연극 평화는 어린이에게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아동극이자 청소년극이다그리고 자녀에게 평화의 가치를 가르쳐주고 싶은 부모들이 보면 좋은 작품이다연극 평화는 극단 <백치들>이 꾸준히 만들어 온 연극관(演劇觀)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이다.


연극 평화는 결말이 없다. 비극과 희극이 공존한다크림반도와 가자 지구에서 시작된 전쟁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아이러니하게도 비극(전쟁)과 희극(평화)을 만들 줄 아는 작가가 인간이다. 그러나 연극은 비관적이지 않다. 인간은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고생하다가 끝내 희망을 찾게 되는 희비극적인 존재다연극은 전쟁광들이 만드는 비극이 계속되어도, 평화라는 희극을 다 함께만드는 일을 절대로 멈추지 말자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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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의 희극을 만났다. 오늘 저녁, 단 하루만 공연되는 연극을 보기 전에 원작을 읽고 싶었다올해 첫 번째로 관람하는 연극은 아리스토파네스 원작의 평화.




















[대구 책방 <일글책고전 읽기 모임 선정 도서]

아리스토파네스천병희 옮김 아리스토파네스 희극 전집 1》 (도서 출판 숲, 2013)


아리스토파네스천병희 옮김 아리스토파네스 희극 전집 2》 (도서 출판 숲, 2013)





평화아리스토파네스 희극 전집1에 있다. 이 작품을 2023년에 읽었다. 당시 나는 대명 공연 거리에 있는 책방 <일글책> 고전 읽기 모임의 정회원이었다. 아리스토파네스 희극 전집》 1권은 고전 읽기 모임 선정 도서였다. 대명 공연 거리는 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 근처에 있다. 이곳에 여러 개의 소극장이 모여 있고, 극단들이 공연을 하거나 공연 연습을 한다.







평화를 만들어 무대에 올린 <연극저항집단 백치들>(줄여서 백치들’)은 대명 공연 거리에 활동하는 극단 중 하나다.






 







 

 





* [절판] 히라타 오리자성기웅 옮김 도쿄 노트》 (현암사, 2013)

[절판] 히라타 오리자성기웅 옮김 과학하는 마음》 (현암사, 2013)

히라타 오리자성기웅 옮김 서울 시민》 (현암사, 2013)





내가 처음으로 본 <백치들> 연극 작품은 일본의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平田オリザ)이번 생은 참기 힘들어연극 원작은 히라타 오리자 희곡집 2권인 과학하는 마음에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이 절판되어서 도서관에 빌려서 읽었다. 희곡집 1도쿄 노트, 3서울 시민은 구매했는데, 오늘 1권이 절판된 사실을 확인했다.


공연 날짜는 202311월 말이었다. 연극은 낭독극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극 중 인물들은 시골에서 기생충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다. 그들의 대화 중간에 생소한 기생충 이름이 언급된다이 작품을 만든 원작자와 연출가는 관객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관객들이 마음껏 해석할 수 있는 작품이라서 재미있게 봤다

















* 김슬기, 이오진, 허선혜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제철소, 2017)




이번 생은 참기 힘들어가 끝난 후에 <백치들>이 선보인 다음 작품은 청소년극 햄스터 살인 사건(허선혜 원작이성재 연출)이었다. 10분의 중간 휴식(인터미션)이 주어졌고이어서 햄스터 살인 사건』 공연이 시작되었다이 작품도 낭독극으로 진행되었다. 연극 원작은 청소년극 선집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에 수록되어 있다



















* 이오진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제철소, 2023)




이 희곡 선집에 이오진 극작가의 청소년극 두 편도 있다. 이오진은 페미니스트 극작가 모임 <호랑이 기운> 소속 연출가이기도 하다. 2023년 제14회 두산연강예술상(공연 부문)을 받았으며 그해 말에 본인의 첫 희곡집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를 발표했다.







연극 감상문을 작성하면 알라딘 블로그와 개인 인스타그램에 공개한다. 그런데 이번 생은 참기 힘들어감상문은 블로그에만 공개했다. 글을 공개한 지 열흘이 지난 후에 이번 생은 참기 힘들어를 만든 이상명 연출가가 내 블로그에 댓글을 남겼다. 어떻게 이런 조용한 곳을 알고 찾아오셨는지 정말 신기했고 감사했다.


작년에도 <백치들> 공연 작품들을 봤는데, 이상하게도 불운한 일들(?)이 일어났다. 20244월에 처음으로 선보인 평화평일 공연이라서 예매하지 못했다. 7월에 평화두 번째 공연 날이 토요일로 정해졌는데, 공연하는 지역은 대구가 아니라 경기도 용인이었다. 두 번째 공연 역시 일정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 [절판] 정의신 정의신 희곡집(연극과인간, 2007)




햄스터 살인 사건이성재 연출가<검은 머리 해적단>이라는 극단을 만들었다. 신진 극단의 첫 연극 작품은 재일교포 출신 극작가 정의신의 20세기 소년 소녀 창가집이었다. 나의 연차 휴가 날짜와 공연 날짜가 겹친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예매했다. 20세기 소년 소녀 창가집이 수록된 정의신 희곡집은 절판된 책인 데다가 도서관에 없는 책이다. 다행히 대구의 어느 도서관 딱 한 군데에 이 책이 있었다. 다가오는 휴가를 기다리면서 희곡을 읽었다.

 

그런데 휴가 하루 전날에 예상하지 못한 최악의 상황이 일어났다. 같이 일하는 동료 직원이 나에게 자신의 휴가 날짜와 바꾸자고 제안했다. 동료 직원의 휴가는 다음 주 목, 금요일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가족상을 당했고, 동료 직원은 장례식 준비를 위해 부득이하게 휴가를 바로 써야 했다. 내가 일하는 공장의 연차 휴가 규정에 따르면 하루에 쉴 수 있는 직원은 세 명이다. 나를 포함한 세 명의 직원이 이미 휴가가 확정되었기에 동료 직원은 연차를 쓸 수 없다. 하루에 직원 네 명은 쉴 수 없는 것이다. 작업반장은 내게 다가와서 동료 직원을 위해서 양보해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내 휴가는 다음 주로 미뤄졌고, 20세기 소년 소녀 창가집예매를 취소했다공연 전날에 취소한 것이라서 관람료 전액을 돌려받지 못했다.



















* 레오노르 콩피노, 임혜경 옮김 벨기에 물고기(지만지드라마, 2019)


* 이혜빈 지금도 가슴 설렌다(걷는사람, 2018)




예매 취소 이후에 이상명 연출가의 연극 결혼벨기에 물고기를 봤다. 결혼이혜빈 극작가의 작품인데, 원작은 텍스트로 출판되지 않았다. 텍스트로 된 원작 없이 연극을 보면 감상문을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소득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지만, 이혜빈 극작가의 다른 극작품 지금도 가슴 설렌다희곡 가게 <인스크립트>에서 구매했다








벨기에 물고기서평은 썼지만, 연극 감상문은 쓰지 못한 희곡이다. 원작의 재미를 잘 살렸을 뿐만 아니라 원작에 없는 대사와 배우들의 연기가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원작에 잘 녹아들었다. 글쓰기를 미루는 바람에 감상문을 쓰지 못했다잘 만든 연극을 감상문으로 소개하지 못한 것 또한 불행한 일이다.






 













* 아리스토파네스, 이희원 옮김 리시스트라타(지만지드마라, 2024)


천병희 교수가 번역한 리시스트라타는 희극 전집 2권에 있다.





올해 공연될 예정인 <백치들> 작품들이 공개되었는데, 9월 공연작이 아리스토파네스의 리시스트라타가 있다. 이상명 연출가의 작품이다. 아테네 여성들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쟁에 참전한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하는, 일명 (sex) 파업을 그린 작품이다인물들의 대사 곳곳에 성적 표현들이 나오는, 가장 오래된 섹스 코미디다. 이 작품도 재미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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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보면 희곡

멀리서 보면 연극


No. 8









6회 실험극 페스티벌 in 골목 실험 극장 작가 시대

(1018~113)


<갈망>

 

창작19(일구다) & 살판협동조합

· 연출 강현욱

공연 장소: 골목 실험 극장

 

20241019일 오후 7시 공연 관람

 





열쇠가 없어서 열 수 없는 술병 진열대탄탈로스(Tantalus)’라고 한다. 탄탈로스는 그림의 떡과 비슷한 뜻의 관용어다. 열쇠를 잃어버린 술병 진열대의 주인도 탄탈로스로 변한다. 그는 진열대에 보관된 술을 꺼내서 마실 수 없다. 탄탈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이다. 그는 신들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술을 훔친 죄로 지옥에서 끔찍한 형벌을 받는다. 눈앞에 음식과 물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탄탈로스의 마른 입술이 음식과 물에 닿으려고 하면, 음식과 물은 저 멀리 도망가 버리거나 사라진다. 탄탈로스는 영원히 갈증과 굶주림에 시달린다.








6회 실험극 페스티벌 첫 번째 참가작 <갈망> 탄탈로스의 기갈(飢渴)’과 같이 만남과 대화로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인간관계를 음악, , 오브제(무대 소품)로 표현한 작품이다극은 드럼(연주 김재영)과 베이스(연주 강현욱, <갈망> 창작자 겸 연출가)에서 흘러나오는 사이키델릭(Psychedelic)풍 음악이 흐르면서 시작된다. 음악에 맞춰 무용수(하서정)가 춤을 춘다여자(양지선 분)는 우연히 만난 남자(도윤호 분)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녀는 남자와 매일 만나면서 대화를 나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이어질수록 여자의 방에 남자와 관련된 물건이 하나둘씩 놓인다여자의 방은 한 남자를 위한 갤러리가 된다(이 작품의 다른 제목이 <누구의 갤러리_갈망>이다).


극은 남자와 여자가 남남에서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단순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남자는 무대 위에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는 두 개의 텔레비전 화면에만 나온다. 여자는 텔레비전에 갇힌 남자와 대화한다. 이때 텔레비전 한 대에 남자가 말하는 영상이 나오고, 다른 텔레비전 화면은 ‘의문의 영상을 보여준다얼굴이 아닌 여성의 상체를 클로즈업한 영상남자의 말 속에 은밀하게 숨어 있는 성적 욕망을 암시한다. 하얀 가면을 쓴 수수께끼 인물의 얼굴도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데,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고 거짓으로 꾸민 자아로 해석할 수 있다두 사람은 인간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불길한 대화를 이어나간다. <갈망>에 묘사된 대화는 두 사람의 관계가 애초부터 어긋난 채로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여자의 방에 놓인 남자의 물품 중 하나인 피노키오 인형진실하지 않은 감정 또는 중독에 가까운 성적 욕망을 상징한다.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할수록 그의 코는 커진다. 대화를 많이 해도, 남자가 여자의 방에 자주 들어와 몸으로 섹슈얼한 대화를 해도,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잘 모른다. 상대방을 알고 싶어서 자주 만나고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그들은 만족하지 못한다반복된 만남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텅텅 비어 있고, 친밀감은 서늘하다.


극 중간에 관객들에게 간식과 음료를 주는 퍼포먼스가 있다. 관객들에게 제공한 음료 중에 도 있다(이 공연은 만 19세 이상 관객만 볼 수 있다). 아주 짧으면서도 달콤한 인터미션(intermission, 쉬는 시간)일 수 있겠지만, 간식과 음료에 입을 댄 관객들도 무대 밖에 있는 배우가 된다. 몇몇 관객이 간식을 먹은 후에 배가 고프군,’ ‘간식 하나 더 먹고 싶은데라고 느꼈을 수 있다. 그런 감정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생리적인 갈망이다. 갈망의 형태는 다양하. 어떤 사람은 물질에 대한 강렬한 갈망을 가지며 어떤 이는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성공했는데도 계속 성공하고 싶은 갈망을 느낀다. 인간관계가 지속되기를 갈망하는 이들도 있다하지만 갈망이 너무 커지면 원하는 것으로부터 멀어진다<갈망>은 관객들에게 불편한 진실을 알려준다인간은 지옥에 가지 않고도 탄탈로스가 될 수 있다자꾸만 갈망을 부추기는 이 세상이야말로 지옥이다.







<Trivia>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연출가가 긴 글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었다. 글 위에 아래의 시를 읽어주세요라는 지시문이 있다. 시는 사라 케인(Sarah Kane)<갈망>(crave)이다. 여기서 케인의 글이 시로 소개되어 있지만, 사라 케인은 시인이 아니다. 영국의 극작가 겸 연출가다. 그녀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해럴드 핀터(Harold Pinter)의 극찬을 받은 동시에, 파격적인 표현과 연출을 선보여서 논란을 일으킨 극작가다. 케인은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총 다섯 편의 희곡과 영화 한 편을 남긴 채 1999년에 자살했다. 이때 그녀의 나이는 28세였다. <갈망>1998년에 초연된 케인의 단막극이다. 종이에 적힌 케인의 글은 <갈망>에 나오는 ‘A’라는 인물의 독백 대사다. 사라 케인 원작의 <갈망>2012년 우리나라에 초연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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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 번 연속으로 글머리에 철학자 레비나스(Emmanuel Levinas)가 나올 줄 이야. 요번 글은 레비나스를 위한 글이 아니다. 연극 공연 일정을 소개한 글이다. 그래도 레비나스가 한 말을 언급하면서 이 글을 시작해야겠다.

















에마뉘엘 레비나스김도형 · 문성원 · 손영창 함께 옮김

전체성과 무한외재성에 대한 에세이》 (그린비, 2018)



 작품은 언제나 어떤 의미에서는 실패한 행위다


(레비나스, 전체성과 무한중에서, 342)



레비나스가 말한 작품은 만든 물품이다. 일하면서 나오는 결과물, 즉 제작물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예술 작품과 다르다그렇지만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것 또한 노동이다. 그림 그리기, 조각품 만들기, 작곡하기. 극장 안에도 예술가가 있다. 그들 모두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연 무대를 설치하는 무대 감독과 조명 기사. 만들어진 무대 위에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하면서 연기 연습하는 배우들. 배우들이 자신의 배역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지휘하는 연출가.


연극은 실패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다. 연출가와 배우는 무대에 올릴 희곡을 철저히 읽고 분석하면서 희곡에서 드러난 메시지를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하지만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채 공연이 끝나는 경우가 있다. 관객들은 공연이 난해하다고 느끼면 당혹스러워한다. 연출가, 배우, 극작가는 극장에서 실패를 맞닥뜨리는 예술가들이다.


















안톤 체호프강명수 옮김 갈매기》 (지만지드라마, 2019)



 

유명한 연극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안톤 체호프(Anton Chekhov)는 단막극을 발표하면서 극작가로 성공했다. 그는 야심 차게 장막극 갈매기를 선보였지만, 첫 공연 때 참담한 결과를 눈앞에서 지켜봤다. 이 작품 발표 이후로 체호프는 한동안 장막극을 집필하지 않았고, 갈매기두 번째 공연을 만든 연출가의 제안을 처음에 거부하기도 했다. 그래도 체호프는 실패를 예감하면서도 꿋꿋하게 갈매기를 썼다그는 실패를 두려워했지만, 실험은 두려워하지 않았다기존 장막극과 다르게 등장인물의 수를 늘렸으며 관객들의 상상력이 펼칠 수 있는 다소 독특한 결말로 극의 마무리를 지었다.








10월은 대구 연극인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달이다. 한 달 동안 대구 대명 공연 거리의 분위기는 뜨겁다. 10월 초에 이미 씨어터 페스티벌 실패주의가 개최되었다. 이번 공연 페스티벌의 표제어는 실험을 뜻하는 엑스페리먼트(experiment).


첫 번째 공연작은 부산에 활동하는 극단 극예술실험집단 초 <20000원 내고 우리 작품 보러 올 바에 차라리 그 돈으로 치킨을 한 마리 사 먹겠다>.








 









* 장태준 《6월 26일》 (지만지드라마, 2019)


* 레오노르 콩피노, 임혜경 옮김 《벨기에 물고기》 (지만지드라마, 2019)




두 번째 공연작은 대구 극단 열혈단<626>이다.

 

세 번째 공연작은 대구 극단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벨기에 물고기>.









10월 중순에 또 다른 공연 페스티벌 6회 실험극 페스티벌 in 골목실험극장이 개최된다. 페스티벌 표제어는 작가 시대.


10월 중순에 또 다른 공연 페스티벌 6회 실험극 페스티벌 in 골목실험극장이 개최된다. 표제어는 작가 시대.

 

 

첫 번째 공연작은 창작 19살판협동조합이 함께 만든 <갈망>이다.

 

두 번째 공연작은 투드림<백열등: 주광성 벌레들>이다.

















* 안톤 체호프, 박현섭 옮김 《상자 속의 사나이》 (문학동네, 2024)


* [절판] 안톤 체호프, 안지영 옮김 《사랑에 관하여: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과 대표 단편들》 (펭귄클래식코리아, 2010)



 

세 번째 공연작은 창작집단 진창극단 골목이 함께 만든 <롯실드의 바이올린>이다. 원작은 체호프의 단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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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1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든 첫번에 성공하는 건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지. 설혹 성공한다고 해도 다음번엔 어쩔거야? 근데 우리의 체홉 아저씨 너무 자신을 과신하셨나 보다. ㅋ
실험극 페스티벌도 하는구나. 난 이해가 안되면 막 화가 나거나 실망하게 되더라. 갖다오면 후기 오려 봐. ㅋ

cyrus 2024-10-20 12:13   좋아요 1 | URL
어젯밤에 <실험극 페스티벌> 첫 번째 참가작 공연을 봤고요, 오늘 오후 3시에 <실패주의 페스티벌> 마지막 참가작 공연을 봐요.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어서 어제 공연 감상문 썼어요. ^^

서니데이 2024-10-19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서점도 다녀오시고, 독서모임도 하시고, 공연관람도 하시려면 주말 시간이 많이 바쁘시겠는데요. 그래도 문화생활은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아 부럽기도 합니다.
여기는 비가 오면서 기온이 내려가는데, 대구는 조금 덜 차가웠으면 좋겠네요.
cyrus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cyrus 2024-10-20 12:16   좋아요 1 | URL
주말 일정이 많아질수록 쓰는 돈도 많아져요. 교통비, 책 구입비, 공연비 등등.. ㅎㅎㅎ 어제 밤바람이 너무 차가웠어요. 긴 겉옷은 입고 있었는데, 속에 반팔티를 입고 있어서 추웠어요.. ^^;;
 




가까이서 보면 희곡

멀리서 보면 연극


No. 7








<만나러 갈게, 비는 오지만>


철학극장

원작 요코야마 다쿠야

연출 / 무대 디자인 고해종


2024년 6월 8일 토요일 오후 3시 공연 관람





친구는 가까이하고, 적은 더욱 가까이하라(Keep your friends close, but your enemies closer).’ 영화 <대부 2>에 나온 대사다


친구와 가까이 지내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갈등이 생긴다. 쩍 벌어진 관계의 틈에서 미운 감정이 새어 나온다. 친구와 오랜 우정을 유지하는 일은 어렵다. 크게 싸운 후에 부서질 뻔한 가냘픈 우정이 더 단단히 굳어져서 더 친해지는 친구가 있다. 하지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친구는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은 적이 된다. 내 몸과 마음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 친구는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은 적이다. 과거에 친했던 친구의 얼굴이 불현듯이 떠올리면 그의 이마에 이라는 글자를 크게 새긴다. 분이 풀릴 때까지 증오심이 가득 묻힌 화살을 적의 얼굴에 계속 쏜다.










미로 같은 서울 을지로 4의 골목길에 소극장 을지 공간이 숨어 있다. 예전에 낭독극으로 선보였던 요코야마 다쿠야(横山拓也)의 희곡 <만나러 갈게, 비는 오지만>이 을지 공간에서 정식으로 초연되었다
















한일연극교류협의회 엮음 현대일본희곡집 10》 (연극과인간, 2022)

<만나러 갈게비는 오지만수록 (이혜정 번역)




일본 희곡을 무대 위에 올린 철학 극장(philotheatre)’연극으로 철학 하기를 지향하는 극단이다. 극단 대표 겸 연출자 고해종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 자크 라캉(Jacques Lacan), 알랭 바디우(Alain Badiou)의 철학을 접목한 연극을 만들고 있다.







무대는 단순하다. 다다미가 깔린 좁은 직사각형 형태의 개방형 무대. 무대 위에 나무로 만든 작은 창살문 두 개가 있다. 극 중 인물들은 창살문 사이에 두고 대화한다. 대화하는 도중에 직접 문을 옮기기도 한다. 객석은 무대 양쪽에 있다. 객석과 무대가 상당히 가깝다. 배우들의 표정 연기뿐만 아니라 건너편 객석에 있는 관객들의 표정까지도 볼 수 있다







연극은 관객들에게 과거(1991년 여름)와 현재(2018년 겨울, 2019년)가 겹쳐진 불편한 상황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에 그림 실력이 뛰어난 오사와 준(大沢 潤, 권주영 분)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왼쪽 눈을 크게 다친다. 그는 평생 오른쪽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살아간다준의 왼쪽 눈을 다치게 만든 사고에 휘말린 가나모리 기미코(金森 君子, 박수진 분). 그녀는 <명탐정 메에>라는 그림책을 발표하여 신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기미코의 얼굴에 반쪽이 된 기쁨의 표정이 서려 있다. 어린 시절에 일어난 사고가 기미코의 기쁜 표정을 완전히 펼치지 못하게 꽉 잡고 있다. 기미코는 죄책감에 지배당한 채로 성장한다. 그녀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친하게 지냈던 준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든 가해자라고 생각한다.


불의의 사고는 준과 기미코의 우정뿐만 아니라 두 가족의 평범한 일상마저 무너뜨린다. 기미코의 아빠 유타로(悠太朗, 박승현 분)는 자신이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자책한다. 일찍 세상을 떠난 기미코의 엄마를 대신해 조카를 친딸처럼 돌본 마이코(舞子, 심은우 분)는 준의 부모(준의 아빠: 황규찬 분, 준의 엄마: 고은민 분)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준의 부모가 사이타마로 이사하게 되면서 준과 기미코는 더 이상 만나지 못한다


준의 사연을 들은 가자미 마사시(風見 匡司, 최준하 분)기미코의 그림책에 어린 시절 준이 그렸던 양 그림과 비슷한 삽화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가자미는 준의 왼쪽 눈을 다치게 한 것도 모자라 준의 그림을 도용한 기미코를 용납하지 못한다. 가자미는 준과 기미코의 만남을 주선한다. 그는 준에게 기미코를 만나면 사과와 보상을 제대로 받으라고 재촉한다


연극에 몰입한 관객은 준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자미를 옹호할 것이다. 가자미의 감정에 이입하면 기미코는 준의 친구가 아니다. 준의 왼쪽 눈에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었고, 준의 그림 실력을 훔친 적이다.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강제로 이별하게 된 준과 기미코는 27년 만에 다시 만난다하지만 여기서도 관객들은 또 한 번 불편한 상황을 눈앞에서 본다







기미코는 자기 때문에 준이 평생 힘들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준의 한쪽 눈을 잃게 만든 본인을 스스로 용서하지 못한다. 그런데 준은 평범하게 살아왔고 말한다그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기미코를 이해하지 못한다오히려 기미코에게 사과하지 말라고 한다기미코를 너그럽게 대하는 준의 태도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그렇지만 준의 얼굴에 철학이라는 조명을 비추면 그가 기미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준의 얼굴은 철학자의 얼굴과 비슷하다.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와 자크 데리다. 이 두 철학자의 얼굴이 포개져 있다두 철학자의 관심사는 용서환대.

















[레비나스 철학 읽기 모임 첫 번째 선정 도서(6~8월)]

* 레비나스, 강영안 · 강지하 함께 옮김 《시간과 타자》 (문예출판사, 2024)




레비나스는 라는 주체가 타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탐구했다. 레비나스 이전의 철학자들은 이성으로 무장한 주체를 중시했다. 여기서 레비나스는 주체 및 자아 중심 철학을 비판한다. 왜냐하면 주체를 이성적 존재로 상정하게 되면 타자는 주체에 동화되거나 흡수되는 존재로 격하된다. 레비나스는 주체의 권력화 또는 특권화가 전체주의로 자라나는 문제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서 경고한다. 레비나스의 타자 중심 철학은 얼굴과 얼굴을 마주한관계를 강조한다레비나스는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타인도 이웃이다. 타인이 사회적 약자라면 그들의 고통을 보듬어주면서 보호해야 한다레비나스가 바라보는 타인의 얼굴은 개별성과 존엄성이 내포되어 있다.



















* 자크 데리다 · 안 뒤푸르망텔, 이보경 옮김 《환대에 대하여》 (필로소픽, 2023)


* 자크 데리다, 배지선 옮김 《용서하다》 (이숲, 2019)


* 강남순 《데리다와의 데이트: 나는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 (행성B, 2022)




레비나스가 타자를 환대하는 방식이 무조건적 환대라고 한다면, 데리다는 환대의 긍정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환대의 개념이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데리다는 환대의 복잡성과 양면성을 좀 더 드러내기 위해 호스티피탈리티(hospitalité)’라는 신조어를 제시한다환대와 적대를 뜻하는 두 단어를 합친 것으로, 적환대 번역되기도 한다. 데리다는 이 신조어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환대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낯선 손님을 만나면 당신은 누구세요?’라고 묻는다. 데리다 철학에서는 이 질문을 문지방 질문(threshold question)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호기심 어린 눈빛과 친절한 미소로 손님에게 드러내면서 누구세요?’라고 말하면서 먼저 말을 걸어온다. 이것은 환대의 질문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낯선 손님을 향해 경계의 눈빛을 쏘면서 누구세요?’라고 말한다. 상대방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한 상황에 나오는 적대의 질문이다 


문지방은 환대와 적대가 동시에 있는 경계다. 하나의 용어 또는 명제에 증거와 반증이 동시에 들어 있는 것을 아포리아(aporia)’라고 한다. 데리다의 환대는 아포리아다.


극에서 가장 중요한 무대 장치인 창살문은 상대방을 환대하거나 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데리다의 문지방 즉 호스티피탈리티 문지방이다. <만나러 갈게, 비는 오지만>이 재공연된다면 극 중 인물들이 서로 대화할 때 창살문을 어떻게 옮기고, 또 어디에 배치하는지 살펴보는 일이 연극 감상 포인트다. 







어른이 된 준은 오랜만에 만난 기미코를 자신의 인생을 파괴한 적이 아니라 어렸을 때 친하게 지낸 이웃 친구로 대한다. 준은 자꾸만 자신을 향해 거듭 사과하는 기미코에게 사과하는 거 금지라고 말한다. 기미코는 준과 헤어지기 직전에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551쪽). 자신을 용서한 준의 도움으로 과거의 아픈 기억을 말끔히 씻어낸 기미코는 환대의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낸다. 준과 기미코는 다음에 다시 만나자고 확답하지 않지만, 두 사람은 미소를 머금은 채 서로를 바라본다. 웃음은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 보면서 상처 입은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만나러 갈게, 비는 오지만>은 텍스트로 여러 번 읽어도, 공연을 봐도 모호한 느낌이 독자와 관객을 맴돈다. 모호한 연극의 단점이 난해함이라면, 장점은 관객이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는 것이다. <만나러 갈게, 비는 오지만> 아포리아적 희곡이다. 철학 연극은 관객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려주지 않는다. 관객은 스스로 철학자가 되어 질문해야 한다. 진정한 용서란 무엇인가, 나를 아프게 한 타인을 용서하면서 환대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

 





덧붙이는 토막글








* 권주영 배우와 박세인 배우는 서울 연희동에 있는 희곡 전문 서점 <인스크립트> 운영하고 있다. 박세인 배우가 맡은 역은 기미코의 친한 후배 이시모토 도모(石本 智).

 

* 세 장의 사진에 등장한 남성은 오사와 준을 연기한 권주영이다권주영 배우는 작년 10월에 공연된 청소년극 <Tank; 0-24>에 출연했는데, 권융이라는 예명을 사용했다공연을 다 보고 난 후에 나는 권주영 배우에게 본인의 얼굴이 나오는 사진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이 글을 쓸 때 배우 얼굴이 나온 사진을 쓰겠다고 허락을 구했다. 권주영 배우는 흔쾌히 사진을 보내주면서 얼마든지 써도 된다고 했다. 3개월이 지나서야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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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9-16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대가 어떨지 궁금하네. 네 다리냐? 전체 무대나 보여줄 일이지. 다리는 무슨...췟!
너도 내 나이 먹어봐라. 느는 게 불평이다. 그래서 꼰대 소리 듣겠지만.ㅎㅎㅎ
약간 난해할 것 같기도 해. 그래도 일본 연극이라니 궁금하기도 하고.
철학극장이 있다니. 일단 신선하긴 하다. 요즘엔 배우가 서점도 운영하눈구나.
웬지 있어 보인다.

cyrus 2024-09-17 15:41   좋아요 2 | URL
제 다리입니다... ㅎㅎㅎ 그런데 정말로 무대가 좁았어요. 무대 전체를 담은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이미 관객들이 객석에 앉은 바람에 찍지 못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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