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가는 토요일은 무조건 일찍 일어난다. 그날은 검푸른 빛 아침에 달리는 열차를 만난다. 검푸른 빛 아침 하늘에 슬며시 퍼지는 햇살은 밝지 않다. 여리여리한 햇살은 두 겹으로 된 열차 유리창을 통과하지만, 눈부시지 않다.








 











[서울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열세 번째 모임(2025년 1월) 선정 도서]

정희진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 (교양인, 2023)





이틀 전 토요일은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모임 날이었다. 올해 첫 독서 모임이다모임 선정 도서는 정희진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이다이 모임 장소가 있는 동네는 서울 노원구. 모임은 오전 10에 시작된다. 새벽 6시에 서대구역을 지나는 아침 열차를 타야만 모임 장소에 여유롭게 도착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노원역으로 가는 지하철 4호선을 타면 30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작년에 해야 할 건강 검진을 계속 미루었고, 회사는 토요일에 병원에 가보라고 독촉했다. 오전에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해서 독서 모임을 불참하기로 정했다.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건강 검진을 받았다. 오전 시간대의 열차표 전부 매진되면 서울에 가지 않으려고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10시에 서대구역을 지나는 열차 자리 하나를 대기 예약했다. 다행히 자리가 생겼다. 햇살 쨍쨍한 아침에 서울로 가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수레바퀴와 불꽃>은 세 시간 동안 진행된다. 1시에 모임이 끝나면 참석자들과 점심을 먹는다. 모임 뒤풀이라 할 수 있다.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나는 모임 뒤풀이에 합석했다. 혼자 식사하는 일이 주말 일상이 되다시피 해서 여러 사람과 식사하는 일이 드물다. 무엇보다도 그날의 점심 메뉴가 중요했다. 모임 참석자들이 먹으려는 음식은 피자였다.


<수레바퀴와 불꽃>은 처음에 서한용 작가김지용 님, 두 분의 대화에서 시작되었다. 김지용 님은 피자를 매우 좋아하는 분이다. 단순히 피자 먹는 일을 좋아하는 분이 아니다. 다양한 형태의 피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떤 재료를 쓰는지 살핀다. 지용 님이 선호하는 피자는 대기업이 만든 피자(프랜차이즈 피자)가 아니다.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피자 전문 가게에 직접 가서 먹는다. 이런 피자는 기업형 피자의 토핑과 다르다. 그리고 만드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지용 님은 정말 피자에 제대로 미친사람이다. 그분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피자 사진이 많이 있다. 그분은 직접 구매한 피자를 먹고 나서 느낀 점을 인스타그램에 글로 남긴다. 피자 맛집을 잘 아는 지용 님이 추천한 피자 가게에 점심을 먹는다고 하니, 안 갈 수가 없었다. 그날 내 머릿속은 책이 아닌 피자 냄새로 가득했다













, 서 작가, 지용 님, 이 세 사람이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지노피자 창동이라는 가게였다.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도봉구 창동에 있다. 우리가 먹은 피자는 오리지널 디트로이트식 페퍼로니 피자 미트볼 피자였다.


피자 두 판이 나오자마자 지용 님은 피자의 전체 모습이 다 나오도록 사진을 찍었다. 이 가게의 도우는 두껍다. 두께가 얼추 토스트와 비슷하다. 도우의 식감은 겉바촉속이다. 피자의 겉부분인 크러스트는 바싹하고, 토핑이 올려진 피자의 속살은 촉촉하다. 피자 토핑이 된 미트볼은 피자 가게 사장이 직접 만든 것이다. 수제 미트볼위에 끈적하게 녹은 치즈가 있다.


우리는 피자를 먹으면서 책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래도 대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피자였다. 세 사람의 입과 눈빛이 피자로 향하자 김지용 교수님의 피자 강의가 시작되었다.


















[절판] 캐럴 헬스토스키, 김지선 옮김, 주영하 감수 피자의 지구사(휴머니스트, 2011)





김 교수님은 이탈리아 피자와 미국 피자의 차이점을 알려줬다. 그 전에 먼저 김 교수님은 이탈리아 피자라는 말을 자주 쓰면 다양한 피자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이탈리아 지방마다 피자를 만드는 방식과 토핑 재료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만들어진 피자는 빈민층들의 주식이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피자는 나폴리 피자. 나폴리 피자는 토마토와 치즈가 들어 있는 오늘날의 피자와 다르다. 나폴리 피자가 한참 유행했을 때 이탈리아에 토마토가 들어오지 않았다. 나폴리 빈민들에게 육류는 비싼 재료였다. 나폴리 피자에 먹음직스러운 토핑이 없었다. 둥글납작한 빵에 올려진 것은 마늘과 소금, 라드(lard: 고체 형태로 된 돼지기름)뿐이었다. 그래서 나폴리 피자의 별칭은 흰 피자였다고 한다미국 피자는 미국인들이 만든 피자를 뜻하지 않는다. 미국 피자를 처음 만든 사람은 미국으로 건너온 이탈리아 이민자들이다. 이들은 뉴욕, 보스턴, 코네티컷에 정착했고, 각 지역에서 나오는 특산물로 피자를 만들었다.


피자 가게에서 했던 우리의 대화는 뜨거웠다. 대화의 열기가 더욱 뜨끈뜨끈해질수록 피자는 천천히 식었다. 하루 지났는데도 내 머릿속에 여전히 따끈따끈한 피자 냄새가 진동했다. 다음날, 책에 미친 나는 도서관에 가서 피자의 지구사를 빌렸다. 피자에 미친 김 교수님도 이 책을 가지고 있었다이 책은 피자 강의의 교재였다교수님이 설명한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해서 강의 후기를 못 쓸 줄 알았다. 강의 교재 덕분에 김 교수님이 설명한 내용을 떠올릴 수 있었다.



🍕

 

피자의 역사를 정리한 책을 봐서 그런가? 

여전히 피자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지나간 피자는 잊어버리고, 이제 책을 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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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1-20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피자 맛있어 보인다.
나중에 그분 피자 가게 낸 다고 할 것 같네. ㅎ
그래. 다니던 사람은 다녀야 해. 안 다니면 허전하고 뭔가 손해 본 것 같고 그렇잖아.
검진 결과는 이상무지?

cyrus 2025-01-21 06:40   좋아요 1 | URL
지용님이 책을 좋아하셔서 책과 피자를 파는 가게를 차리고 싶다고 하셨어요. ^^

자세한 결과는 2월 초에 나올 거예요. 혈압은 정상인데, 혈당이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되네요. ^^;;

cyrus 2025-01-27 09:19   좋아요 1 | URL
지난주에 결과가 나왔는데, 문제없었어요. ^^

stella.K 2025-01-28 11:49   좋아요 1 | URL
그랴. 잘 됐다. 명절에 과음 과식하지 말고, 건강하게 잘 보내라.^^

blanca 2025-01-2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자 얘기 재미있네요. 특히 나폴리 피자 얘기는 진짜 신기하네요. 저는 이탈리아 고급 피자인 줄 알았는데...새벽 기차까지 타고 서울 독서모임에 가시는 정열이 부럽습니다.

cyrus 2025-01-21 06:41   좋아요 0 | URL
왠지 올해는 피자를 많이 먹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서니데이 2025-01-25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속의 피자 맛있을 것 같아요. 미국도 지역에 따라 피자가 조금씩 다르다고 들었는데, 디트로이트 식 피자는 처음봅니다. 건강검진 결과도 좋게 나왔으면 좋겠네요.

cyrus 2025-01-27 09:21   좋아요 1 | URL
건강에 큰 문제는 없었어요. ^^
 



서한용 작가가 감사하게도 내가 진행하는 독서 모임을 위한 추천사를 썼다. 이번 달 독서 모임 선정 도서는 내가 정했지만, 이 책의 존재를 처음 알려준 사람은 서한용 작가다. 서 작가의 추천사에 보르헤스(Borges)가 예술을 정의한 말이 나온다. 예술은 불과 수학의 결합이다.’ 





















* 리사 크론, 문지혁 옮김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12가지 스토리 법칙》 (웅진지식하우스, 2024)




2주 전에 나는 서 작가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독서 모임 추천사를 써달라고 제안했다. 당시 서 작가는 소설 집필을 위해 창작 방식을 소개한 책을 읽는 중이라고 했는데, 그 책이 바로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였다서 작가는 이 책의 머리말에 언급된 보르헤스의 말을 다시 인용했다.



 독자를 사로잡는 이야기는, 독자의 강력한 기대를 계속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일찍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예술이란 불과 수학의 결합이다라고 말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중에서, 7)



불과 수학은 보르헤스의 단편소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Tion, Uqbar, Obis Tertius)에 나오는 구절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송병선 옮김 픽션들》 (민음사, 201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황병하 옮김 픽션들》 (민음사, 1994)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는 보르헤스의 소설집 픽션들에 수록된 작품이다보르헤스가 만든 가상의 인물과 지명,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책들, 그리고 실존 인물의 이름이 나열되면서 뒤섞인 이야기는 독자에게 혼란을 준다여기에 여러 종류의 철학들도 녹아 들어 있어서 보르헤스의 글을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보르헤스의 글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꿈, 상상력, 백과사전이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픽션들은 현재 두 권이다. 처음 나온 지 30년이나 된 보르헤스 전집픽션들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픽션들이 있다. 두 권의 책을 만든 출판사는 같지만, 번역자는 다르다픽션들》의 두 번역자는 불과 수학’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어느 해적판 백과사전에서 존재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피상적인 언질을 발견했었다. 이제 우연은 내게 보다 정확하고 꼼꼼히 읽어야 할 어떤 무엇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이제 나는 그 알 수 없는 혹성에서의 건축과 놀이기구, 그곳의 신화가 가진 공포와 그곳 언어들의 흔적, 그곳의 황제들과 바다들, 그곳의 광석들과 새들과 고기들, 그곳의 기하학과 불, 그곳의 신학적이고 형이상학적 논쟁들과 함께 그곳의 전 역사를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방대한 자료의 일부를 바로 내 손안에 들고 있게 된 것이었다


(황병하 옮김, 27)


 이 년 전 나는 해적판 백과사전에서 존재하지 않는 거짓 국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발견했다. 이제 우연은 보다 정확하고 보다 공들인 무엇인가를 내게 제시하고 있었다. 이제 나는 알려지지 않은 행성의 전체 역사를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다룬 자료 일부를 손에 넣게 된 것이었다. 거기에는 그 행성의 건축과 카드 패, 소름 끼치는 신화와 그 언어의 속삭임, 그곳의 황제와 바다, 광석과 새와 물고기, 그곳의 수학과 불꽃, 그곳의 신학적이고 형이상학적 논쟁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송병선 옮김, 19)




소설 속 화자인 보르헤스는 기억력이 좋다. 그는 동료 작가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Adolfo Bioy Casares)가 잠깐 언급한 말을 잊지 못한다그 말은 이교도 지도자 우크바르가 한 말인데, 거울과 성교는 사람들의 수를 늘리기 때문에 혐오스럽다는 것이다. 보르헤스는 우크바르의 말의 출처가 궁금해서 백과사전을 살핀다백과사전에 언급된 여러 편의 참고문헌까지 경유한 보르헤스는 틀뢴과 오르비스 테르티우스라는 비밀에 휩싸인 행성과 세계를 만난다.


두 권의 픽션들중에 딱 한 권만 읽으라고 추천하기가 애매하다. 왜냐하면 두 번역본에 있는 역자의 주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보르헤스 전집픽션들의 단점은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장이다. 비록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담긴 주석도 더러 있다. 그 예로, 실제 인물인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사망 연도를 물음표로 표시한 역주(18쪽). ‘보르헤스 전집이 출간된 1994년에 카사레스는 살아 있었고, 그는 1999년에 세상을 떠났다. 보르헤스의 창작 의도를 알려주는 역자의 주석은 보르헤스의 소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보르헤스 전집픽션들의 문장은 읽기 수월하지만, ‘보르헤스 전집픽션들과 비교하면 역주의 양이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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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2-21 1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고가 많겠구나. 사람들은 많이 나오나? 이런 모임은 흔들리지 않는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아. 몇명이 나오든 상관하지 말고 꾸준히 잘 해 봐. 벌써 지원군도 있고. 든든하겠어. ㅎ 멀리서 응원한다!
이책 나도 읽어보고 싶던 책이야.

cyrus 2024-12-22 22:41   좋아요 1 | URL
문학 읽기 모임은 많으면 (저를 포함해서) 5, 6명이 참석하는 소모임이에요. 누님은 오래전부터 저의 서재를 봐서 아시겠지만, 저의 문학적 취향이 독특하잖아요.. ㅎㅎㅎ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분들은 제가 추천한 문학 작품들이 재미없다고 투덜대요. 그런데도 제가 감탄할 정도로 작품 분석을 잘 해요. 문학 모임이 6월부터 시작했는데, 이번 달까지 하면 7개월째 진행했네요. 이 정도면 예상보다 오래 한 겁니다. 저는 이 모임이 길게 가봐야 3개월로 예상했거든요.. ^^;;

감은빛 2024-12-24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거리를 극복할 수 있다면 시루스님 모임에 가고 싶네요. 저도 예전부터 책 모임 여러 개를 나가다 말다 했었어요. 제일 오래 나갔던 건 아마 1년 넘게 가기도 했었죠. 요즘은 SF읽기 모임을 시작한 지 세 달 정도 되었는데, 재미있습니다. 참석자들이 모두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점이 흥미로운 포인트인 것 같아요. 제일 연장자는 60대의 공장노동자이신데, 매주 주말은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보내는 정말 책을 많이 읽고 상식이 풍부한 분이시고, 막내는 30대 후반의 예술가로 정기적인 급여를 받는 노동을 하지 않고도 어떻게든 생겨를 꾸려가면서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훌륭한 활동가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유일한 여성이라 대화를 나눌 때, 여성의 시선으로 보려고 하는 흐름을 잘 이끌어 줍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훌륭한 분들인데, 각자 긴 시간 다른 분야에서 사회운동을 펼친 사람들이라, 각자의 경험과 시선이 달라서 더 재미있어요.

cyrus 2024-12-26 06:26   좋아요 0 | URL
연령대와 관심사가 서로 다른 분들이 모여서 즐거운 분위기 속에 독서 모임을 진행한다는 건 축복이에요. 제가 20대 때 참석했던 독서 모임은 감은빛 님이 말씀하신 독서 모임과 거의 비슷한 분위기라서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요즘 독서 모임은 과거 분위기만큼 나지 않네요. ^^;;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문학 작품을 디딤돌로 삼아서 철학을 펼친 철학자다. 레비나스의 문학 작품 해석은 작가의 의도를 밝히는 분석과는 사뭇 거리가 멀다. 레비나스는 문학 작품 속 인물들의 목소리에 자신의 철학적 목소리를 덧붙인다. 그래서 레비나스의 책에 언급된 문학 작품의 의미는 변하고 뒤집힌다. 정해진 해석과 교훈에 따라 문학을 흡수하는 독자들은 레비나스의 생각이 뒤섞인 문학 작품을 어려워할 수 있다. 그래서 레비나스의 책을 번역하려면 문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해야 한다. 번역자는 레비나스가 참고한 문학 작품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레비나스가 어떤 해석을 부여하면서 문학 작품을 언급했는지 정확히 밝히기 어려운 문장이 있다. 레비나스는 작품 제목을 언급하지 않고, 그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해서 설명할 때도 있다. 결국 번역자는 자신만의 해설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레비나스 읽기 모임 두 번째 도서 (8~10월)]

에마뉘엘 레비나스김도형 · 문성원 · 손영창 함께 옮김

전체성과 무한외재성에 대한 에세이》 (그린비, 2018)


* 윌리엄 셰익스피어, 최종철 옮김 맥베스(민음사, 2004)




전체성과 무한에서 레비나스는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비극 맥베스를 두 번 언급한다(213, 347). 그는 또 셰익스피어를 언급하는데, 이 문장은 애매모호하다.



* 399


 암시로 가득 찬 마녀들의 셰익스피어적 모임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이 있다. 이것은 모든 진지함의 부재인 듯, 말의 모든 가능성의 부재인 듯, 말들의 정숙함 저편에 놓인다. 이 웃음은 양의적 이야기들의 웃음이다



번역자는 암시로 가득 찬 마녀들의 셰익스피어적 모임이라는 표현주석을 달았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경식 옮김 템페스트(문학동네, 2009)




* 옮긴이 주


 셰익스피어가 마법사를 등장인물로 내세우는 희곡으로는 폭풍(The Tempest)이 있다.

 



폭풍은 셰익스피어가 쓴 마지막 희곡이며 원래 제목인 템페스트로 불리기도 한다. 이 희곡에 나오는 마법사는 작품 주인공인 프로스페로를 가리킨다. 그런데 본문에 마녀들이라는 표현을 썼는데도 번역자는 주석에 마법사를 언급한다


마녀들이 나오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맥베스. 반란군과의 전쟁을 승리로 끝낸 스코틀랜드 영주 맥베스는 귀환하기 위해 자신의 부관(副官) 뱅코와 함께 황야를 지나간다. 그곳에서 그는 세 명의 마녀를 만난다. 마녀들은 맥베스와 뱅코에게 예언을 들려준다. 맥베스가 스코틀랜드의 왕이 되지만, 뱅코는 왕이 될 수 없고, 그 후손이 왕이 된다는 예언이다예언은 미래를 암시하는 말이다. 따라서 암시로 가득 찬 마녀들템페스트의 마법사 프로스페로가 아니라 맥베스의 세 마녀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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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4-10-13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 구절은 당연히 맥베스를 연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cyrus 2024-10-19 08:41   좋아요 0 | URL
‘셰익스피어적 모임’이라는 표현이 상당히 낯선 데다가 본문과 주석 내용이 맞지 않아서 그냥 모른 척 지나칠 수 없었어요.. ㅎㅎㅎ

마녀사냥에 희생당한 사람 중에 남성도 있었다고 해요. 그들은 마법사였거나 마법사로 오해를 받은 사람들이었을 거예요.
 





겨울, 113일 금요일에 쓴 금정연의 일기는 커다란 그늘이 드리워져 있으면서도 여백에서 쌀쌀한 바람이 나온다. 이 일기에 인용된 마크 트웨인(Mark Twain)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일기는 1월에 쓰였다. 그들 모두 희망적이지 않은 자신의 처지와, 그것으로 인해 처량해진 기분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추운 날씨를 언급한다
















* 금정연 매일 쓸 것뭐라도 쓸 것: 마치 세상이 나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북트리거, 2024년)





금정연은 마지막으로 인용한 로버트 팰컨 스콧(Robert Falcon Scott)의 일기만이 그나마 분위기가 조금 밝은 편이라고 썼다. 로버트 스콧은 남극 탐사대를 지휘한 영국의 군인이다스콧과 노르웨이의 아문센(Roald Amundsen)은 제일 먼저 남극점에 도착하기 위해 경쟁한다. 19111214, 아문센 남극 탐사대가 역사상 처음으로 남극점을 밟았다. 35일 늦게 남극점에 도착한 스콧 탐사대는 허탈한 마음을 짊어진 채 다시 기지로 돌아간다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칠 대로 지친 스콧과 탐사대원들은 결국 기지에 도착하지 못하고 얼음 길 한가운데서 전원 사망한다.


115일에 쓴 금정연의 일기에도 스콧이 언급된다. 115일 일요일, 금정연은 가족과 함께 눈썰매장에 가다가 교통 체증을 겪게 된다. 금정연 가족이 탄 차는 엄청난 양의 눈발이 날리는 왕복 2차선 국도 한가운데서 옴짝달싹 못 하게 된다. 그 순간 금정연은 스콧의 일기를 떠올린다.



 도로 옆에는 어느덧 눈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대설주의보? 대설경보? 아무튼 눈이 많이 온다고 운전을 자제하라는 긴급 재난 문자가 거듭해서 왔다. 그런데 어쩐담? 안내가 조금 늦은 거 같은데.

 나도 모르게 로버트 팰컨 스콧의 일기를 떠올렸다. 눈이 내리는 남극에서 개썰매를 타고 달리던 스콧과 그의 대원들을, 그리고 그들의 최후를 아니지,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람. 나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

 

(금정연, 매일 쓸 것, 뭐라도 쓸 것중에서, 171)

 


금정연은 스콧 탐사대가 개 썰매를 타고 남극에 갔다고 썼다. 사실이긴 한데, 스콧은 남극을 탐사하기 전부터 개 썰매를 회의적으로 생각했다. 개 썰매의 실용성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스콧은 개 썰매가 아닌 말 썰매와 전기 모터가 달린 썰매를 준비했는데, 스콧의 안일한 선택은 남극 탐사가 실패하게 된 요인이 된다. 말은 매서운 남극의 추위 앞에서 버티지 못했고, 전기 썰매는 얼음 길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얼음 길이 전기 썰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독자라면 스콧 탐사대가 처음부터 개 썰매를 능숙하게 탈 줄 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스콧은 스키조차 탈 줄 몰랐다. 스콧 탐사대원 중 유일하게 스키를 탈 줄 아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그는 노르웨이 출신 스키 챔피언이었다(불행하게도 그는 타국 탐사대에 합류하여 같은 국적의 아문센이 이끈 남극 탐사대와 경쟁하는 상황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다). 아문센은 스콧과 다르게 남극 탐사를 철저하게 준비했다. 스키 타는 법을 익혔으며 이누이트와 친해지면서 개 썰매를 다루는 방법을 배웠다.





















* 로버트 팔콘 스콧, 박미경 옮김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 삶과 송두리째 바꾼 남극 탐험 500여 일의 기록(나비의활주로, 2017)

 

* [절판] 로버트 팔콘 스콧, 박미경 옮김 남극 일기: 남극의 비극적 영웅, 로버트 팔콘 스콧(세상을여는창, 2005)

 

* [절판] 라이너 K. 랑너, 배진아 옮김 남극의 대결, 아문센과 스콧: 아문센 대 스콧, 그들의 세기적 대결과 엇갈린 운명(생각의나무, 2004)





금정연이 참고한 스콧의 일기는 2005년에 남극 일기라는 단출한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마침 그 해에 송강호와 유지태가 출연한 영화 <남극 일기>가 개봉되었다. 스콧의 남극 일기는 절판된 책이었다가 2017년에 촌스러운 제목과 표지를 싹 바꾼 모습으로 재출간되었다. 역자는 바뀌지 않았다책의 저자명은 로버트 팔콘 스콧으로 되어 있다.


아문센과 스콧의 남극 탐사 원정은 유럽 강대국들이 제국주의를 내세워 본격적으로 다른 대륙을 지배하기 시작한 시기에 이루어졌다. 남극의 대결, 아문센과 스콧: 아문센 대 스콧, 그들의 세기적 대결과 엇갈린 운명은 마치 어느 제국주의가 위대한지 뽐내려고 하는 국가 대항전 같은 분위기로 시작된 남극 탐사 원정의 뒷이야기와 두 탐사대의 여정을 상세하게 정리한 책이다. 당연히 이 책에 스콧의 일기가 많이 나온다. 그뿐만 아니라 스콧 탐사대원의 일기도 인용된다. 이 책에 일기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스콧의 감정 상태와 그런 스콧을 바라보는 대원들의 시선이 한데 엮어져 있다.







‘1등만 기억하는 역사에 반기를 드는 역사가들은 스콧의 편에 서서, 그의 실패한 남극 탐사를 긍정적으로 재평가한다. 물론 대부분 역사가는 군인 정신만 있으면 남극을 정복할 수 있다고 믿은 스콧의 오만함을 지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문센과 너무 비교될 정도로 남극 탐사를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스콧의 지도력은 자신을 포함한 탐사대원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치명적인 패인으로 보기도 한다. 지금도 사람들은 스콧의 두 얼굴을 바라본다. 어떤 사람은 스콧을 위대한 패자로 평가받을 만한 탐험가로 칭송한다. 한편 아문센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은 스콧의 부족한 능력만 집요하게 비판한다. 그들이 바라보는 스콧의 모습은 말끔하게 생겼으나 탐험가 자질이 부족한 영국 신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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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

헌사

 


틈만 나면 내게 금정연정지돈의 글이 재미있다고 알려준 서한용 씨에게

오늘, 이 글이 태어날 수 있게 내 옆에서 여러 번 도움을 준 

산파 서한용 씨에게.





Scene 2

루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정지돈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이 아닌: 서울과 파리를 걸으며 생각한 것들(문학동네, 2021)

 

* 장 자크 루소, 문경자 옮김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문학동네, 2016)




토요일과 일요일, 나는 혼자였다. 정지돈은 산문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이 아닌>장 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의 첫 문장을 인용했다.



 마침내 나는 이제 이 세상에서 나 자신 말고는 형제도, 이웃도, 친구도, 교제할 사람도 없는 외톨이가 되었다.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사교적이고 정이 많은 내가 만장일치로 인간 사회에서 쫓겨난 것이다.

 

(장 자크 루소, 문경자 옮김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첫 번째 산책중에서, 7)



마침내 나는 주말 외톨이가 되었다. 그렇지만 루소처럼 만장일치로 인간 사회에서 쫓겨난 외톨이는 아니다. 나는 루소와 반대로 사교적이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사교적이지 않아서 외톨이로 지낸 시간이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 홀로가 된 시간을 보냈다


토요일, 오랜만에 두류도서관까지 걸어서 갔다. 걸어서 책의 세계 속으로. 루소가 산책하는 심정으로 루소의 뿔처럼 혼자서 갔다.





Scene 3

나는 왜 쉬는 날에 일기를 쓰는가

 















* 조지 오웰, 이한중 옮김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에세이(한겨레출판, 2010


이 책은 오래전에 내가 활동했던 알라딘 신간 도서 평가단선정 도서. 출판사는 홍보 목적으로 알라딘 신간 도서 평가단 정회원들에게 책을 무료로 제공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은 정회원은 정해진 기간 안에 서평을 써야 했다. 



그러게‥…? 내가 봐도 이상하. 평소에 안 쓰던 일기를 노동절에 썼고, 어린이날을 삼켜서 더욱더 빨개진 주말에 두 번째 일기를 쓰게 됐다. 이건 뭐, 주말 부부도 아니고‥…. 이런, 결혼하지 않아서 내가 주말 외톨이였구나. 부인(婦人)이 없다는 사실을 부인(否認)하지 않겠다.





Scene 4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책

















* 정지돈 브레이브 뉴 휴먼(은행나무, 2024)


금정연 매일 쓸 것뭐라도 쓸 것마치 세상이 나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북트리거, 2024)



 

정지돈의 신작 장편소설 브레이브 뉴 휴먼을 금요일 밤부터 읽기 시작했다. 책의 겉모습이 얇다. 나는 토요일이 된 새벽에 작은 책을 다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이 빗나갔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책은, 읽고 싶은 책을 여러 권 부르게 하는 힘을 지닌 한 권의 책이다한마디로 표현하면,책 속에 책이다. 이런 책들을 너무 많이 만나는 바람에 내가 책을 많이 샀지브레이브 뉴 휴먼은 무시무시한 마력을 가진 책 속에 책이다. 소설을 읽다가 다른 책들이 내 눈앞에 한두 권씩 나타났다. 내 눈앞에 얼쩡거리는 책들을 찾기 위해 소설 읽기를 멈추고, 책 탑을 허물기 시작했다한밤중에 책 정리 시작. 책 정리는 읽고 싶은 책을 찾기 시작하면 해야 하는 나만의 노동이다(내가 쓴 노동절 일기참조).


다행히 내가 원하던 책들을 찾았다. 하지만 재회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책 탑을 다시 세워야 한다. 책 탑을 새로 쌓는 속도는 더디다. 왜냐하면 책 탑을 쌓다가 예전에 찾지 못했던 책을 만나기 때문이다. 왜 하필이면 지금이냐고. 나중에 읽어야 할 책들은 되도록 내 눈에 띌 수 있는 곳에 배치한다. 이러면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책 많이) 사서 고생하는 나책 많이 사서 후회하는 금정연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책장에 새 책을 둘 자리가 없어서 한참 노려보다가 그냥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왜 맨날 책이 너무 많다고 불평하면서 또 책을 사는 걸까? 마조히스트인가?

 

(금정연매일 쓸 것뭐라도 쓸 것》 68일 일기 중에서, 93~94)

 





Scene 5

책이 없으면 서점으로

 


올해 일요일은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휴일인 어린이날을 삼켰다. 그래도 일요일이 양심이 있는지 더 쉬고 싶은 우리를 위해 빨간 월요일을 뱉어냈다. 하지만 완전 공휴일이 된 일요일과 붉게 변한 월요일에 도서관은 문을 열지 않는다. 이날에 도서관이 열려 있으면 보고 싶은 책들을 빌릴 수 있을 텐데. 되도록 책을 안 사고 싶었는데. 결국 서점에 가서 책을 사기로 했다.



















* 쥘 베른, 김남주 옮김 20세기 파리(알마, 2022)

 

* [절판, No Image] 쥘 베른, 김남주 옮김 20세기 파리(한림원, 1994

※ 검색하면 역자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서점에 구매한 책은 딱 한 권이다. 휴, 정말 다행이다. 내가 산 책은 쥘 베른(Jules Verne) 사후에 발표된 소설 20세기 파리. 나는 오래전에 나온 20세기 파리를 가지고 있다. 10년 전에 나온 책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대구 헌책방에서 만났다







20세기 파리는 한동안 절판된 책이었다가 2022년에 새로운 출판사를 만나서 다시 태어났다. 절판된 20세기 파리》의 번역가 김남주가 새 책의 번역을 맡았. 절판본과 새 책의 문장을 비교해 봤는데 역자가 문장을 새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22년에 출간된 20세기 파리를 구매한 이유는 이 책에 정지돈의 단편 소설 언리얼 퓨처: 22세기 서울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쥘 베른의 20세기 파리》를 패러디한 이 단편 소설의 주제는 인공 자궁과 가족 제도이다언리얼 퓨처: 22세기 서울』은 인공 자궁 기술이 허용된 미래 사회를 그린브레이브 뉴 휴먼이 나오기 전에 발표된 소설이라서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20세기 파리전자책이 있는데도 종이책을 샀다. 궁색한 변명을 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20세기 파리 ‘SF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레이가 말한 은 전자책이 아니라 종이책이겠지.





Scene 6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일기















 


* 강지희, 김신회, 정지돈 외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한겨레출판, 2022)








비가 내린 일요일. 집 근처 콩나물국밥 전문 식당에 가서 콩나물이 든 잔치국수부추전 먹었다. 마신 음료는 막걸리다. 





Scene 7

지돈 일기! 어때요?



53일에 쓴 금정연의 일기유튜브를 하기로 결심한 정지돈과 주고받은 대화가 나온다. 금정연은 정지돈을 위해 유튜브 이름을 지어준다.

 



지돈티비! 어때요?”

지돈 씨가 한숨인지 분노인지 모를 것을 내뱉었다.

‥…

내가 재빨리 덧붙였다.

지식이 돈이 되는 지돈티비.”

그러자 지돈 씨가 말했다.

, 그건 좋은데‥…


(금정연매일 쓸 것뭐라도 쓸 것》 5월 3일 일기 중에서, 209)

 

 

내가 쓴 일기의 다른 제목 지돈 일기지식이 돈이 되는 일기가 아니다지돈 일기는 내가 주말에 지출한 돈’을 어디에 썼는지 공개한 일기다. 혼자서 책 사고, 혼자서 밥 먹고 쓴 일. 



이 글의 주인공은 토요일에 산책한 나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산 책들이다.

 

(내가) 산책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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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5-06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밌는데? ㅎㅎ 난 알고 있었다. 너 휴일이면 일기 쓰는 거. 휴일이나돼야 너의 근황을 알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지?
두번째 사진 서점같다. 책 좋아하는 죄지 뭐. ㅋ
근데 설마 혼자 먹었던 건 아니지? 막걸리 먹어 본지가 삼백만 년쯤된 것 같다. ㅠ

cyrus 2024-05-13 06:18   좋아요 1 | URL
그날 국수 혼자 먹은 거예요. 주말에 카페에서 책 읽거나 글을 쓰면 식사는 밖에서 해결해요. 그래야 능률을 올릴 수 있거든요. 글을 써야 한다면 밥만 먹고요, 책을 읽어야 한다면 낮술을 마셔요. 그날 몸 상태와 작업 방식에 따라 메뉴와 음료가 달라요. 글을 제대로 쓰는 날이면(이때, 집중력이 높아진 상태예요.) 식사 한 끼 거를 때가 있어요. ^^;;

서니데이 2024-05-07 0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어린이날 연휴 잘 보내셨나요.
이번 연휴에 금정연 작가의 신작을 선물받아서 읽었는데, 오늘 cyrus님의 글 속에서 인용된 부분을 읽으니 반갑네요. 연휴에 비가 오는 날 맛있는 음식 드셨군요. 사진만 보아도 따뜻하고 좋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cyrus 2024-05-13 06:19   좋아요 0 | URL
연휴 잘 보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평일보다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

북깨비 2024-05-09 0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야말로 무서운 리뷰입니다 😭 대체 책을 몇권을 더 사고 싶게 만드나요!?

cyrus 2024-05-13 06:25   좋아요 2 | URL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 한 명만 알고 지내면 무서울 정도로 ‘책 과소비’를 하게 돼요. 그 사람이 추천한 책을 사서 읽었는데, 하필 그 책 속에 언급된 책들마저 좋아하게 되면... 어휴.. 생각만 해도 무섭네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