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왜 어떤 기업은 위대한 기업으로 건재한 반면, 다른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몰락하는가
짐 콜린스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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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운명은 짧고 기술은 길다

부불삼세, 빈불삼세 (富不三世, 貧不三世) 

부자는 3대를 못가고, 가난도 3대를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과거의 변화는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지금의 변화 속도는 그렇지 않다. 불과 몇 년, 몇 달 아니 자고 나면 세상이 뒤바뀌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래서 기업의 수명도 과거보다 훨씬 짧아질 수밖에 없다.  기업의 평균수명은 30년이라는 것이라는 통설이 자리잡고 있지만 현재의 급변하는 기업환경 속에서 기업의 평균수명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끊임없이 변신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찾은 기업은 성장이 가능했지만 성공에 대한 지나친 오만(Hubris)에 빠진 기업들은 역사의 무덤 속에 묻혀 버리게 된다.

세계 카메라시장을 장악했던 코닥의 흥망성쇠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기업이 어떻게 몰락하게 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코닥의 몰락    

 

코닥의 역사는 18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유리판 필름은 대단한 기술이었다.   코닥은 그 후 카메라를 시판하기 시작했고 이처럼 코닥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싼 가격으로 제품을 시장에 내놓자 소비자들은 열광하였다. 추억을 현실속의 기록으로 남겨주는 기업으로, 카메라는 세계인들이 꼭 지녀야 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코닥은 잊혀진 기업이 되었다. 더 이상 과거처럼 필름의 대명사 역할을 할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변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닥은 디지털 시대가 되면 플라스틱 필름이 필요 없어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서야 자신의 발등에 불똥이 튄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 코닥은 뒤늦게 디지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여전기 코닥은 전성기의 영광과 추억에 집착했다. 디지털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자신들이 해오던 기존의 필름 카메라 사업 투자 비중은 오히려 확대했다.

신기술의 디지털 제품을 내놓으면 기존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던 아날로그식 필름 재고가 소진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일까?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가 그렇게 빨리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현실에 안주하며 대세를 읽지 못한 대가는 의외로 컸다. 시장의 반응은 혹독했다. 일본의 캐논이 디지털 시장을 석권하며 번성하고 있는 동안, 코닥은그렇게 몰락의 길을 걸어나갔다.  

  

 

  기업 몰락의 5단계  

아무리 뛰어난 기업도 언젠가는 몰락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어떤 기업은 위기를 극복해 다시 뛰어오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코닥이나 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견디지 못해 파산한 리먼 브라더스의 사례를 통해서 기업의 몰락을 실증적으로 증명하여 몰락의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경영 구루 짐 콜린스는 수많은 자료검증을 토대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책에 잘 나가던 기업이 몰락하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몰락 1단계는 성공을 당연시하고 진정한 성공의 근본요인을 잊을 때다.  성공에 취해 뭐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솟아오른다. 사업에는 운도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망해가는 기업은 행운으로 얻은 성공마저도 실력으로 거뒀다고 착각해 버린다. 경기가 좋아 물건이 잘 팔려도, 제품이 훌륭해서 판매가 늘었다며 좋아하는 식이다. 그러곤 앞으로 사업이 더 뻗어나가리라 믿는다.

2단계는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그간의 승리를 바탕으로 여기저기로 사업을 넓혀 나가게 되며 기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원래의 사업에 소홀해진다.  

3단계는 위험 가능성과 위기 경고를 부정한다.  그동안 쌓여왔던 문제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기업 판매 성적이 예전만큼 좋지 못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뭔가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아야 할 테다. 그럼에도 임직원들은 상황 탓만 한다.  이때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매달리기도 한다. 인원을 떨구고 비용을 줄인다며 법석을 떤다. 구조조정을 하면서 기업은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4단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원을 찾아 헤매는 시기다.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기업은 어려움을 한번에 날려줄 인재를 찾아 헤맨다. 여기저기서 변화와 혁신을 외쳐댄다. 이들은 그동안 다져왔던 기업의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느라 힘을 쏟아보지만 반짝 성과가 날 뿐 오래 가지 못한다.

마지막 5단계는 기업의 생명력이 소멸되는 최종적인 단계이다. 기업은 부도 절차를 밝게 되지만 모든 기업이 몰락의 성적표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 기사회생하는 기업들도 있다.   

   

 

  위대한 기업이란...?

짐 콜린스는 기업이 위대해지는 과정보다 몰락하는 길이 더 다양하다고 말한다. 기업의 몰락 과정이 반드시 책에서 제시되는 5단계 순서대로 거치는 것이 아니며  한 두 단계 빠르게 거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에 수십 년동안 거치는 기업도 존재한다.

그러나 과정이 어떻든간에 몰락한 기업의 공통점은 위기의 길로 인도하는 관습이 몰락을 자초하게 만들었으며 기업 스스로 성공의 덫에 걸려버렸다는 점이다.  성공에의 도취가 바로 몰락의 덫으로 바뀌게 되더라는 것이다.  이전에 저자가 출간했던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을 통해서 대표적인 성공 기업의 사례로 소개된 모토로라, HP 역시 몰락의 5단계 과정을 피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흥망성쇠 방정식은 무척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변화를 스스로 유도하여 새로운 강점을 끊임없이 창출해내면 번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짐 콜린스는 현실 안주보다는 성장의 욕심에 눈이 먼 과도한 변화와 혁신 역시 스스로 기업의 몰락을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고 증명하고 있다.   무모한 도전 역시 실패의 서곡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성공의 공식이 확실한만큼 성공의 덫을 피하기도 어렵다. 로마의 흥망성쇠가 그랬고,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시 초일류기업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짐 콜린스는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하며 경영인들에게 현실을 냉철하게, 해법은 착실하게 찾아나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생존전략 상의 오류를 반면교사로 삼아 각각의 기업들이 어떻게 생존해 나아갈 것인가를 제시해주고 있다.  

경영 현장에 상존하는 위기와 위험신호에 대해 얼마나 예민하게 읽어내느냐에 따라서 그 기업의 진가를 결정짓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위대한 기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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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8-0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아주 좋군요!
코닥이 망한 건 여기서 첨 알았네요. 헉.
그렇죠. 문제는 욕심. 이기주의 입니다. 큰일났습니다.ㅜ
짐콜린스는 꽤 괜춘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ㅋㅋ

cyrus 2011-08-07 00:00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을 읽기전만 해도 한 번 망한 기업은 회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 덕분에 기업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경영 도서치고는 분량이 얇고 어렵지 않아서 괜찮았어요.
다음 학기 때부터 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경영햑을 복수전공하게 되었거든요.
아마도 당분간은 경영학에 대해 알기 위해서 경영 도서도 읽어야할거 같아요.
^^;;

마녀고양이 2011-08-06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어나는 방법은 하나이나, 죽는 방법은 수천가지다 와 비슷하군요.
흥한 것은 언젠가는 망한다죠... 이는 하나의 교훈같아요, 겸손하라는.
(음.. 우리나라 누군가들에게 들려주고 싶군요. ^^)

cyrus 2011-08-07 00:06   좋아요 0 | URL
짐 콜린스는 점점 파산에 치닫고 있는 기업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부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소수의 기업에만 적용될 뿐 나머지는
CEO의 역량이나 그 밖의 외부 조건들 때문에 살아남기가 불가능할거 같아요,
결국에는 흥망성쇠의 진리는 부정할 수 없을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