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Sherlock Holmes)는 장편소설 4, 단편소설 56편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어느 기술자의 엄지손가락(The Adventure of the Engineer’s Thumb)셜록 홈즈의 모험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홈즈의 활약은 미미하다.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덜리(Victor Hatherley)는 수압 기계를 설치하고 수리하는 일을 하는 전문 기술자다. 독일인 출신의  라이샌더 스타크(Lysander Stark) 대령은 비밀을 지켜달라는 조건으로 해덜리에게 일을 의뢰한다. 스타크 대령은 자신의 집에 설치된 거대한 수압 기계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수리해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거기에 해덜리가 평소 받는 수리비보다 엄청 높은 금액까지 제시한다.

 

 

 

대령의 달콤한 제안에 혹한 해덜리는 의심 없이 그와 함께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한 해덜리가 잠시 기다리는 동안, 정체불명의 여인이 불쑥 등장하여 해덜리에게 이곳을 떠나라는 말을 되뇐다. 해덜리는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다.

 

 

 

 

대령은 해덜리에게 고장 난 수압 기계가 있는 방을 안내한다. 해덜리는 방의 내부에 있는 수압 기계를 살피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그는 수압 기계가 다른 용도로 쓰였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해덜리는 대령에게 자기 생각을 대령에게 얘기했고, 해덜리가 알아선 안 될 사실을 알아챘다고 느낀 대령은 해덜리가 있는 방을 잠근다. 기계가 작동되면서 철로 된 천장이 슬슬 내려온다. 꼼짝없이 방 안에 갇혀버린 해덜리는 천장 판에 압사당할 위기에 놓인다. 그는 운 좋게 방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해덜리는 정체불명의 여인을 또 다시 만나게 되고, 여인은 해덜리의 탈출을 돕는다. 대령은 해덜리를 육중한 칼을 든 채 뛰쳐나오고, 해덜리는 살아남기 위해 창문으로 빠져 나온다. 그러나 대령이 휘두르는 칼에 맞아 엄지손가락이 잘려나가는 부상을 당한다. 해덜리는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부상당한 손을 치료하기 위해 왓슨(Watson)의 병원을 찾는다. 기술자가 겪은 일을 전해들은 왓슨은 홈즈에게 알린다.

 

사건이 해결된 후에 해덜리는 엄지손가락을 잃어버리고, 보수를 받지 못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벌이치고는 더러운 일이었습니다. 엄지손가락을 잃었고, 50기니의 보수는 날아갔고, 대체 내가 얻은 게 무엇인가요?”

 

(정태원 역, 셜록 홈즈의 모험구판 351)

 

홈즈가 나오는 소설은 항상 홈즈의 말로 마무리된다. 어느 기술자의 엄지손가락의 마지막 대사는 홈즈가 해덜리에게 위안하는 말이다.

 

 

* 원문 :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시간과공간사 (구판, 351) :

경험입니다.”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 경험은 언젠가 당신을 크게 도와줄 겁니다. 또한 당신은 그 일을 남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사는 동안 여러 사람한테서 훌륭한 친구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 황금가지 (2, 371) :

경험이지요.” 홈즈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앞으로 귀중한 자산이 될 거요. 우선 당신의 경험을 책으로 쓰시오. 그러면 앞으로 훌륭한 회사를 꾸려나가는 데 보탬이 될 명성을 얻을 거외다.”

 

* 현대문학 (주석판, 427) :

경험이죠.” 홈즈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아시다시피, 그건 간접적으로 큰 가치가 있을 수 있어요. 그걸 이야기로 써내기만 하면, 남은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동서문화사 (310) :

경험입니다.”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경험은 어디엔가 반드시 쓸모가 있는 것이지요. 당신은 그 이야기만으로도 이제부터 일생 동안 훌륭한 이야기 상대라는 평판을 얻을 수가 있을 겁니다.”

 

* 엘릭시르 (379~380) :

경험이죠. 이번 일은 큰 자산이 될 겁니다. 이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앞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큼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겁니다.”

 

* 문예춘추사 :

경험이죠. 해설리 씨. 이번 사건은 당신에게 퍽 값진 재산이 될 겁니다. 앞으로 남은 일생 동안 그 이야기를 풀어놓기만 하면 당신은 훌륭한 사장으로 인정받을 테니까요.

 

* 코너스톤 (개정판) :

경험이죠.” 홈즈가 웃으며 말했다. 경험이라는 크나큰 간접 자산을 얻은 거죠. 이 일화를 이야기로 써내기만 한다면,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더클래식 (구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 다른 사람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멋진 친구라는 평을 여러 번 들을 수 있겠죠.”

 

* 더클래식 (개정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이걸 이야기로 써서 책을 펴내면 남은 인생은 훌륭한 회사를 꾸리며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겁니다.”

    

 

qualia님은 원문을 이렇게 번역했다. qualia님의 댓글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의견을 남겨주신 qualia님 감사합니다)

    

 

 

[1] 201765645분 작성된 댓글

 

저는 해당 책을 전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앞뒤 문맥이나 배경을 전혀 모릅니다. 해서 위 물음에 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어야 원저자가 뜻한 의미에 가깝게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문맥과 배경을 모르는 상태에서 위 문장들만 가지고 함 직역 혹은 의역을 시도해보죠.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경험이죠.”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아실 테지만, 경험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아시겠지만, 경험이란 어떻게든 그 값어치를 발휘하죠.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put it into words = 경험을 말로 표현하다, 경험을 글로 옮기다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 훌륭한 친구(동반자)라는 명성(평판)을 얻다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남은 삶을 위한, 당신의 여생을 위한, 당신의 여생 동안 [for가 기간을 뜻하는 용법으로 쓰인 듯함. remainder를 남은 삶의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음.)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여생을 위한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직역: 말이 잘 안 됨.] 당신의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자연스런 의역]

 

당신은 그 경험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인기를) 얻을 것입니다.”

 

위에서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가 직역하면 당신 존재의 나머지, 자연스럽게 의역하면 당신의 남은 삶 혹은 당신의 여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로 번역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는 당신이(you) 훌륭한 친구라는(being) 명성·평판·인기 등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장 구조상으로도 의미상으로도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기는 어려워 보여요.

 

 

[2] 2017651348분 작성된 댓글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더리가 기술자로군요. 그래서 많은 번역자들이 해더리의 직업인 engineer에서 유추해 company를 회사 혹은 심지어 사장이라고 번역했군요.

 

그런데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라는 문장 구조상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라는 문구에서 the reputationbeing excellent company는 동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명성을 얻는 자훌륭한 친구인 자가 동일인이라는 것이죠. 이 문구에서 전치사 of는 동격을 나타내는 전치사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반면 위와 같은 해석을 제쳐놓고 company를 회사로 해석한다면 문장 구조상 명성을 얻는 자훌륭한 회사가 동격이 되는 이상한 결론이 나옵니다. 다만 원저자가 문법적 파격을 적용해 company로써 친구와 회사를 동시에 의미하는 중의법을 썼다고 볼 여지도 있긴 한데요. 그러나 이건 문법을 어겨 약간 억지스럽게 해석했을 때 가능한 얘기죠. 저한테 주어진 정보와 문법적 지식만으로는 of를 동격 전치사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동반자)로 해석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무리 없는 해석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해더리가 엄지 손가락을 잃고 목숨을 건진 경험담을 사람들한테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수압기계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것이라는 해석은 너무 억지스러워 보여요. 말도 잘 안 되고요.

 

아무튼 제 의견은 제 의견일 뿐이니까, 다른 분들 의견도 좀 듣고 싶네요.

 

 

원문이 어떻게 번역되든 간에 홈즈의 말이 탐탁해 보이지 않는다. 남이 겪은 불행한 일을 웃으면서 좋은 경험이라고 말하는 홈즈의 태도가 놀랍다. 왓슨은 해덜리의 명성을 가로챘다. 작중 왓슨은 홈즈가 해결한 사건을 기록한다. 그런데 왓슨은 해덜리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사건을 공표한다. 그렇게 되면 해덜리는 홈즈가 말한 대로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책을 쓰지 못한다. 왓슨이 기묘한 사건을 먼저 알리는 바람에 해덜리가 명성을 얻을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해덜리는 홈즈와 왓슨이 만난 사건 의뢰인 중 제일 불행한 사람이다. 그가 이 사건을 통해 얻은 건 단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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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0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cyrus님의 요즘 페이퍼를 읽다보면 ‘오늘의 영어 문장‘을 기대하게 됩니다. ㅋ 그나저나 동일한 원문에서는 홈즈의 성격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운 반면, 번역된 문장을 통해서 홈즈의 성격을 넘겨짚게 되네요. 특히 문학에서 번역은 이런 이유로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cyrus 2017-06-07 18:28   좋아요 0 | URL
원문을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인물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심지어 문체에 따라 홈즈의 나이도 달라져요. ‘~하게나’ 같은 예스러운 말투를 자주 쓰는 번역이면 홈즈는 ‘아재’가 되는 겁니다. 새로 나온 번역본들을 보면 홈즈의 말투에서 젊은이다운 느낌이 나요. ^^

2017-06-07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7 18:30   좋아요 0 | URL
문법도 공부해야 합니다. qualia님의 댓글을 보면서 문법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제 작업이 끝나려면 한참 멀었어요. ^^;;

양철나무꾼 2017-06-07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래서 한때, 장르소설에 심취했었을때,
장래희망이 번역가였습니다.
읽다보면 이해 안되는게 너~어~무 많아서~리.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7-06-07 18:34   좋아요 0 | URL
어색한 문장을 보면 몰입도가 깨져요. 지금도 장르문학을 전문으로 번역한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정태원 씨가 정말 장르문학 번역의 최고봉이었는데, 그 분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그 분이 지금도 살아계셨더라면, 장르문학 출판의 판도가 바뀌었을 겁니다. 그 분의 안목이라면 아직까지 번역되지 않은 장르 문학 작품들이 벌써 나왔을 거예요.

2017-06-08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원문 :

 

“I can quite understand your thinking so,” I said. “Of course, in your position of unofficial adviser and helper to everybody who is absolutely puzzled, throughout three continents, you are brought in contact with all that is strange and bizarre. But here” 

 

(A Case of Identity, '신랑의 정체' 편)

  

 

* 시간과공간사 (구판, 92) :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잘 알아. 자네는 곤경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구조하는 사립 탐정이니까 신기하고 불가사의한 사건만 겪어 왔을 거네. 그러나-”

 

* 황금가지 (2, 97) :

자네의 그런 생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네. 물론 자네는 세 개의 대륙에 걸쳐 곤경에 빠진 사람들에게 비공식적인 조언과 도움을 제공하다 보니 이상하고 기괴한 사건들에 자주 접하게 되었지. 하지만 이걸 보게.”

 

* 현대문학 (주석판, 169) :

그런 생각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냐. 세 개의 대륙에서 완전히 미궁에 빠진 온갖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조언과 도움을 주고 있는 자네 입장에서는, 기묘하고 이상야릇한 온갖 일을 접하게 마련이지. 하지만 이 자리에서.”

 

* 엘릭시르 (56) :

그렇게 생각하는 건 충분히 이해하네. 세 개 대륙에 걸쳐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비공식적인 도움과 조언을 주는 자네 입장에서야 이상하고 기묘한 사건들을 많이 접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렇겠지. 하지만 이걸 좀 보게.”

 

* 문예춘추사 :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해. 자네는 어려움에 빠진 전 세계 사람들을 돕는 사립탐정이니까. 그들에게 조언을 하고 도움을 주면서 언제나 이상하고 기괴한 일들만 경험해왔겠지. 그래도 말일세…‥.”

 

* 코너스톤 (개정판) :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 만해. 자네 일이라는 게 세 개의 대륙을 돌며 미궁에 빠진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조언과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니 별 희한하고 기이한 온갖 일을 접하기 마련이지. 하지만 이걸 봐.”

 

* 동서문화사 (49) :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잘 알겠네. 자네는 온 세계의 곤경에 처해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을 돕는 사립탐정이니까 이상야릇한 사건에만 부딪쳐 왔을 걸세. 그러나…‥

 

* 더클래식 (구판) :

자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세 개 대륙에 걸쳐 위험에 빠진 사람들에게 비공식적인 조언과 도움을 주다 보니 이상하고 괴이한 사건들을 자주 접하게 되겠지. 하지만 이것 좀 보게.”

 

* 더클래식 (개정판) :

자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세 개 대륙에 걸쳐 위험에 빠진, 혹은 완전히 수수께끼에 빠진 사람들에게 비공식적인 조언과 도움을 주는 자네 입장을 생각해 보면, 당연히 이상하고 괴이한 사건들을 자주 접하게 되겠지. 하지만 이것 좀 보게.”

 

 

Comment :

직역과 의역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번역본 9종에 있는 문장 전부 인용했다.

 

 

 

 

 

* 원문 :

 

“I do not know whether the spotted handkerchiefs which so many of them wear over their heads might have suggested the strange adjective which she used.”

 

(The Adventure of the Speckled Band, ‘얼룩무늬 끈)

 

 

* 시간과공간사 (구판, 288) :

언니는 얼룩이란 이상한 형용사를 사용했는데, 집시가 곧잘 머리에 감고 있는 물방울무늬의 네커치프와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 황금가지 (2, 305) :

“‘얼룩이라는 이상한 표현은 혹시 집시들이 쓰고 다니는 얼룩무늬 수건을 말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 현대문학 (주석판, 366) :

얼룩이라는 말이 좀 이상하지만, 많은 집시들이 얼룩덜룩한 수건을 머리에 쓰고 있어서 그런 말을 썼을지도 몰라요.”

 

* 동서문화사 (254) :

집시들이 머리에 감고 다니는 점 있는 수건을 보고, 얼룩진 끈이라는 이상한 형용사를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엘릭시르 (313) :

“‘얼룩이라는 이상한 표현을 쓴 건 집시들이 머리에 쓰고 다니는 얼룩무늬 수건이 떠올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 문예춘추사 :

그렇게 보기에는 얼룩이라는 말이 걸리지만, 어쩌면 집시들이 곧잘 머리에 두르고 다니는 얼룩무늬 수건을 말하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 코너스톤 (개정판) :

“‘얼룩이라는 말을 왜 붙였는지는 의아하지만, 집시들이 머리에 두르는 얼룩무늬 손수건을 얘기하려고 한 말일 수도 있어요.”

 

*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 :

언니는 얼룩이란 표현을 썼는데 집시들이 머리에 쓰고 있는 물방울무늬 수건과 관계있는 게 아닐까요?”

 

 

 

* Comment :

‘kerchief’머리를 덮는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에 유래된 말이다. ‘kerchief’는 착용하는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목에 두르면 네커치프(neckerchief), 손에 두르면 행커치프(handkerchief)가 된다.

 

정태원 씨는 원문의 ‘handkerchief’를 네커치프로 번역했다. 오역이라고 보기 어렵다. 행커치프와 네커치프 둘 다 머리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번역자들은 전부 하나같이 수건으로 번역했다. 바른번역 팀(코너스톤 개정판)얼룩무늬 손수건으로 정확하게 번역했다. 커치프는 장식용수건이다. 우리는 보통 수건이라면 하면 세면용수건을 생각한다. 장식용 수건과 세면용 수건은 엄연히 다르다. 행커치프는 장식과 실용을 겸할 수 있어서 손수건에 가깝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몸을 닦기 위해 쓰는 수건을 ‘towel’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수건으로 번역한 문장은 원문의 단어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오역이다.

 

 

 

 

 

* 원문 :

I took it up and glanced at it. “Mr. Victor Hatherley, hydraulic engineer, 16A, Victoria Street (3rd floor).”

 

(The Adventure of the Engineer’s Thumb, ‘기사의 엄지손가락)

    

 

* 시간과공간사 (구판, 319) :

나는 명함을 집어 들었다. ‘빅터 하더리, 수력 기사, 빅토리아 가 16A(4)

 

* 동서문화사 (281) :

나는 명함을 집어들고 보았다. ‘빅터 해저리, 수력기사, 빅토리 거리 16번지 A(4)

 

 

* Comment :

시간과 공간사(구판)’동서문화사판본에는 ‘3이 아닌 ‘4으로 되어 있다.

 

 

 

 

 

 

* 원문 :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The Adventure of the Engineer’s Thumb, ‘기사의 엄지손가락)

    

 

* 시간과공간사 (구판, 351) :

경험입니다.”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 경험은 언젠가 당신을 크게 도와줄 겁니다. 또한 당신은 그 일을 남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사는 동안 여러 사람한테서 훌륭한 친구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 황금가지 (2, 371) :

경험이지요.” 홈즈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앞으로 귀중한 자산이 될 거요. 우선 당신의 경험을 책으로 쓰시오. 그러면 앞으로 훌륭한 회사를 꾸려나가는 데 보탬이 될 명성을 얻을 거외다.”

 

* 현대문학 (주석판, 427) :

경험이죠.” 홈즈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아시다시피, 그건 간접적으로 큰 가치가 있을 수 있어요. 그걸 이야기로 써내기만 하면, 남은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동서문화사 (310) :

경험입니다.”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경험은 어디엔가 반드시 쓸모가 있는 것이지요. 당신은 그 이야기만으로도 이제부터 일생 동안 훌륭한 이야기 상대라는 평판을 얻을 수가 있을 겁니다.”

 

* 엘릭시르 (379~380) :

경험이죠. 이번 일은 큰 자산이 될 겁니다. 이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앞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큼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겁니다.

 

* 문예춘추사 :

경험이죠. 해설리 씨. 이번 사건은 당신에게 퍽 값진 재산이 될 겁니다. 앞으로 남은 일생 동안 그 이야기를 풀어놓기만 하면 당신은 훌륭한 사장으로 인정받을 테니까요.

 

* 코너스톤 (개정판) :

경험이죠.” 홈즈가 웃으며 말했다. 경험이라는 크나큰 간접 자산을 얻은 거죠. 이 일화를 이야기로 써내기만 한다면,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더클래식 (구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 다른 사람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멋진 친구라는 평을 여러 번 들을 수 있겠죠.”

 

* 더클래식 (개정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이걸 이야기로 써서 책을 펴내면 남은 인생은 훌륭한 회사를 꾸리며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겁니다.”

 

 

* Comment :

이 문장은 번역을 전문적으로 해본 사람들이 검토해야 한다. 번역문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을 보류한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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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5 06:52   좋아요 0 | URL
번역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글 쓰는 일보다 더 힘들 겁니다. ^^;;

qualia 2017-06-05 0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위 문장들을 정확히 번역하려면 우선 앞뒤 문맥을 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아래 사항을 사전에 파악해야 할 듯합니다. 각 출판사의 번역문을 참고해 함 물어봅니다.

① Holmes는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것인가요?
② 그 상대방이 현재 어떤 회사를 경영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가요?
③ 그 상대방이 작가인가요?
④ 위에서 경험은 어떤 경험을 말하는 것이죠?

저는 해당 책을 전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앞뒤 문맥이나 배경을 전혀 모릅니다. 해서 위 물음에 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어야 원저자가 뜻한 의미에 가깝게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문맥과 배경을 모르는 상태에서 위 문장들만 가지고 함 직역 혹은 의역을 시도해보죠.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경험이죠.”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⑴ “아실 테지만, 경험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⑵ “아시겠지만, 경험이란 어떻게든 그 값어치를 발휘하죠.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put it into words = 경험을 말로 표현하다, 경험을 글로 옮기다
▷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 훌륭한 친구(동반자)라는 명성(평판)을 얻다
▷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남은 삶을 위한, 당신의 여생을 위한, 당신의 여생 동안 [for가 기간을 뜻하는 용법으로 쓰인 듯함. remainder를 남은 삶의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음.)
▷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여생을 위한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직역: 말이 잘 안 됨.] → 당신의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자연스런 의역]

당신은 그 경험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인기를) 얻을 것입니다.”

위에서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가 직역하면 당신 존재의 나머지, 자연스럽게 의역하면 당신의 남은 삶 혹은 당신의 여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로 번역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는 당신이(you가) 훌륭한 친구라는(being) 명성·평판·인기 등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장 구조상으로도 의미상으로도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기는 어려워 보여요.

하지만 배경 문맥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위 짤막한 문장만 가지고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틀렸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걍 재미로 번역해보았으니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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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안]

“경험이죠.”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아실 테지만, 경험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당신은 그 경험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을 것입니다.”


cyrus 2017-06-05 07:22   좋아요 0 | URL
1. 홈즈가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더리에게 한 말입니다.

2, 3. 수압기계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기술자입니다.

4. ‘경험‘은 빅터 해더리가 겪은 기묘한 일을 말합니다. 독일 출신의 대령이 빅터를 찾아가 수압 기계를 수리하는 일을 의뢰합니다. 대령은 비밀을 보장해달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빅터는 대령의 집에 설치된 수압 기계의 용도를 의심합니다. 대령은 빅터가 자신의 정체를 눈치챘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껴 그를 살해하려고 합니다. 빅터는 가까스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대령이 휘두르는 칼에 맞아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겪습니다. (그래서 작품 제목이 ‘기사의 엄지손가락‘입니다)

홈즈는 빅터가 겪은 불행한 일을 ‘경험‘이라고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에서도 홈즈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홈즈는 빅터에게 위안의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엄지손가락을 잃어버렸지만, 불행한 일이 언젠가는 당신(빅터)의 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qualia 2017-06-05 13:48   좋아요 0 | URL
cyrus 님, 자세한 답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더리가 기술자로군요. 그래서 많은 번역자들이 해더리의 직업인 engineer에서 유추해 company를 회사 혹은 심지어 사장이라고 번역했군요.

그런데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라는 문장 구조상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라는 문구에서 the reputation과 being excellent company는 동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즉 ‘명성을 얻는 자’와 ‘훌륭한 친구인 자’가 동일인이라는 것이죠. 이 문구에서 전치사 of는 동격을 나타내는 전치사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반면 위와 같은 해석을 제쳐놓고 company를 회사로 해석한다면 문장 구조상 ‘명성을 얻는 자’와 ‘훌륭한 회사’가 동격이 되는 이상한 결론이 나옵니다. 다만 원저자가 문법적 파격을 적용해 company로써 친구와 회사를 동시에 의미하는 중의법을 썼다고 볼 여지도 있긴 한데요. 그러나 이건 문법을 어겨 약간 억지스럽게 해석했을 때 가능한 얘기죠. 저한테 주어진 정보와 문법적 지식만으로는 of를 동격 전치사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동반자)로 해석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무리 없는 해석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해더리가 엄지 손가락을 잃고 목숨을 건진 경험담을 사람들한테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수압기계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것이라는 해석은 너무 억지스러워 보여요. 말도 잘 안 되고요.

아무튼 제 의견은 제 의견일 뿐이니까, 다른 분들 의견도 좀 듣고 싶네요.

transient-guest 2017-06-07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력은 모든 발전의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ㅎ 저도 예전에 홈즈를 여러 번 읽으면서 번역이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ㅎㅎ

cyrus 2017-06-07 08:32   좋아요 0 | URL
제가 만약에 번역본 한 권만 읽었으면 번역이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을 거예요. ^^;;
 

 

 

 

 

 

 

 

 

 

 

 

 

 

 

 

 

 

 

 

 

 

 

 

 

 

 

* 원문 :

 

One nightit was on the twentieth of March, 1888I was returning from a journey to a patient (for I had now returned to civil practice), when my way led me through Baker Street. ('보헤미아의 스캔들' 편)

    

 

* 시간과공간사 (구판, 10) :

1888320일 밤, 나는 (본업인 의사 노릇을 다시 시작했다.) 왕진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베이커가를 지나게 되었다.

     

* 황금가지 (2, 11) :

18884 20일 밤, 왕진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나는 그새 군에서 제대하고 개업했다.) 베이커가를 지나게 되었다.

 

* 현대문학 (주석판, 86) :

어느 날 밤, 그러니까 1888320일 밤, 왕진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이 무렵 나는 다시 개업을 했다).

 

* 동서문화사 (13) :

1888320일 밤이었다. 나는 왕진에서 돌아오는 길에(본디 개업의사로 돌아가 있었므로) 우연히 베이커 거리를 지났다.

 

* 엘릭시르 (11) :

1888320일 밤 왕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베이커 스트리트를 지나게 되었다(그때 나는 다시 개업을 한 상태였다).

 

* 문예춘추사 :

1888320, 나는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군의관을 제대하고 다시 개인 병원을 운영하기 시작한 나는 왕진을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베이커 가를 지나게 되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어느 날 밤, 그러니까 1888321 이었다. 나는 왕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우연히 베이커 스트리트를 지나게 되었다(그 무렵 나는 다시 개업을 했다).

 

* 더클래식 (구판) :

18884 20일 밤, 나는 왕진을 다녀오는 길에(군대를 제대하고 개업했다.) 베이커 가를 지나게 되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1888320일 밤, 나는 왕진을 다녀오는 길에(군대를 제대하고 개업했다.) 베이커 가를 지나게 되었다.

 

    

 

Comment :

홈즈 연구가들은 미국 판본의 오식을 발견해낸다. 주석판에는 연구가들이 찾아낸 미국 판본의 오류들이 언급되어 있다. 그런데 내가 발견한 날짜 오류는 미국 판본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한국어로 번역되고, 인쇄되는 과정에 생긴 오류로 보인다.

    

 

 

 

 

 

* 원문 :

 

“When Mrs. Turner has brought in the tray I will make it clear to you. Now,” he said as he turned hungrily on the simple fare that our landlady had provided. ('보헤미아의 스캔들' 편)

    

 

* 시간과공간사 (구판, 33) :

터너 부인이 식사를 준비하면 이야기하지.” 그는 부인이 준비한 간단한 식사를 들면서 말을 이었다.

 

* 황금가지 (2, 35) :

허드슨 부인이 음식을 가져오면 그때 자세히 말해 주지. 저기 오는군.” 홈즈는 말하고 하숙집 주인아주머니가 가져다준 간소한 음식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 현대문학 (주석판, 110) :

터너 부인이 음식을 갖다 놓았으니, 슬슬 먹으면서 얘기할게.” 그는 우리의 하숙집 주인이 차려준 소박한 음식에 게걸스럽게 달려들었다.

 

* 동서문화사 (32~33) :

터너 아주머니가 식탁을 준비하고 나면 이야기하지.” 그는 하숙집 여주인이 차려준 간단한 식사를 급히 먹으면서 말을 이었다.

 

* 엘릭시르 (35) :

터너 부인이 음식을 가져다주었으니 일단 먹으면서 이야기하지.” 홈스는 하숙집 주인이 가져다준 음식들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 문예춘추사 :

터너 부인이 음식을 가져오면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겠네.” 홈즈는 부인이 가져온 간단한 요리를 허겁지겁 먹어치우며 말을 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터너 부인이 음식을 갖다 놓았으니 이제 더 자세히 말해줄게.” 허기가 많이 졌던지 주인아주머니가 간단히 차려준 한 끼에 맹렬히 달려들며 홈즈가 말을 이었다.

 

*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 :

허드슨 부인이 음식을 가지고 오면 자세히 알려 줄게. 저기 왔군.” 홈즈는 하숙집 주인아주머니가 가지고 온 음식을 허겁지겁 입속에 밀어 넣었다.

    

 

 

Commet :

홈즈 연구가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논란의 문장. 61일에 작성된 에세이 <“왓슨, 하녀를 해고하지 말게.”>(http://blog.aladin.co.kr/haesung/9371689)에서 이미 언급했다. 여기서는 주석판에 있는 주석 전문을 인용한다.

 

 

이 사람은 누굴까? 네 사람의 서명첫 장에는 주인아주머니의 이름이 허드슨 부인으로 나온다. (주홍색 연구에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정전의 다른 이야기에도 주인아주머니의 이름이 나올 경우에는 모두 허드슨 부인으로 되어 있다. 윌리엄 S. 베어링굴드는 이렇게 말했다. “홈즈(아마도 당시 뒤쫓고 있었던 보스콤밸리 사건을 잠깐 생각하느라) 아니면 왓슨(그를 기다리고 있는 예약 환자들을 생각하다가)이 깜빡 실수를 한 것일까?” D. 마틴 데이킨은 왓슨이 당시 보스콤밸리 사건을 기록하느라 여념이 없었을 거라고 주장한다. 그 밖에도 많은 주장이 있다. 페이지 헬든브랜드는 터너 부인이 잠시 허드슨 부인의 일을 대신 해준 거라고 주장했다. 188887일 밤 살인마 잭에게 두 번째로 희생당한 마사 터너가 바로 그녀인 것은 아닐까? 터너 부인이 그저 하녀일 수도 있다(하녀는 흔히 성씨를 쓰지 않고 이름만 썼고, 요리사나 가정부쯤 되어야 아무개 부인이라고 성씨를 썼지만). 혹시 홈즈를 조사하기 위해 아이린 애들러가 하녀로 변장한 것일 수도 있다.

 

(현대문학, 110)

 

 

    

 

 

 

* 원문 :

 

“I shall approach this case from the point of view that what this young man says is true, and we shall see whither that hypothesis will lead us. And now here is my pocket Petrarch, and not another word shall I say of this case until we are on the scene of action.('보스콤 계곡 사건' 편)

    

 

* 시간과공간사 (구판, 136) :

나는 이 젊은이의 진술이 사실이라는 입장에서 출발하여 이 사건을 수사하고 싶네. 그리하여 이 가정으로 나가면 과연 어떻게 될까. 지금 단계에서는 이 포켓판 페트라르카 시집을 읽기로 하고, 사건에 대해서는 현장에 닿을 때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겠네.

 

* 황금가지 (2, 145) :

나는 청년이 한 말이 진실이라는 관점에서 이 사건에 접근할 생각이네. 나의 가설이 어떤 결과에 이르게 되는지 보세나. 나는 휴대용 온도계를 가지고 왔어. 지금부터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이 사건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을 작정이네.

 

* 현대문학 (주석판, 214) :

나는 그 청년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관점에서 이 사건에 접근할거야. 그리고 그런 가설이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지 알아볼 거야. 그럼 이제 페트라르카 포켓북이나 좀 읽어볼까? 사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이 사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어.

 

* 동서문화사 (123) :

그래서 나는 이 청년의 진술이 사실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하여 이 사건을 수사해 보고 싶네. 그리하여 그 가정으로 나가면, 과연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까. 지금으로선 문고판 페트라르카 시집이나 읽기로 하고 현장에 닿기 전에는 사건에 대해서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겠네.

 

* 엘릭시르 (147~148) :

난 젊은이의 말이 사실이라는 관점에서 사건에 접근할 생각이야. 이 가설이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지 두고 보게나. 이제 난 페트라르카 시집이나 읽어야겠어. 현장에서 도착하기 전까지 사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네.

 

* 문예춘추사 :

나는 이 청년의 말이 사실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이번 사건에 다가갈 생각이라네. 그 가설이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까? 지금은 이 페트라르카의 포켓판 시집이라도 읽어야겠어. 그리고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더 이상 사건 이야기는 꺼내지 않도록 하세.

 

* 코너스톤 (개정판) :

나는 청년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는 관점에서 이 사건에 접근할 생각이야. 이 가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한 번 보자고. 그럼 이제 페르라르카 시집이나 읽어볼까? 지금부터 사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는 말을 아껴야겠어.”

 

* 더클래식 (구판) :

나는 젊은이의 말이 사실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해서 사건을 조사하고 싶어. 이런 방향으로 끌고 나가면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긴 해. 지금은 포켓판 페트라르카의 시집을 읽고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사건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겠네.

 

* 더클래식 (개정판) :

나는 젊은이의 말이 사실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해서 사건을 조사할 걸세. 이런 방향으로 끌고 나가면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긴 해. 지금은 포켓판 페트라르카의 시집을 읽고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사건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겠네.

 

 

Comment :

황금가지 번역본이 미국 판본을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 판본에는 페트라르카 시집이 아닌 휴대용 온도계로 인쇄되어 있던 것일까? 이게 사실이라면 황금가지 번역본의 문장은 '오역'이 아니다.

 

 

 

 

 

* 원문 :

 

“Mr. McCarthy was the only man alive who had known dad in the old days in Victoria.

“Ha! In Victoria! That is important.”

 

('보스콤 계곡 사건' 편)

 

 

* 시간과공간사 (구판, 140) :

매카시 씨는 빅토리아 주에 살던 때부터 아버지를 아는 유일한 친구였으니까요.”

빅토리아 주? 이건 중요합니다.”

 

* 황금가지 (2, 148) :

빅토리아 여왕 시절부터 아빠랑 알고 지냈던 친구 중에서 살아 계신 분은 매카시 씨뿐이었거든요.”

! 빅토리아 여왕 시절이라! 그 점이 중요하군요.”

 

* 현대문학 (주석판, 218) :

매카시 씨는 옛날 빅토리아에 살 때 친하게 지내던 사람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 계신 분이었거든요.”

! 빅토리아에서! 그건 중요한 사실이군요.”

 

* 동서문화사 (127) :

아무튼 매카시 씨만이 빅토리아 주 시대부터의 오랜 친구분이셨는걸요, .”

허어! 빅토리아 주에 계셨습니까? 이것은 중요한 일인데.”

 

* 엘릭시르 (152) :

매카시 씨는 아버지가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에서 살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분들 중에 유일하게 살아 계신 분이었거든요.”

! 빅토리아에 계셨었군요! 아주 중요한 사실인데요.”

 

* 문예춘추사 :

예전에 오스트레일리아의 빅토리아 주에 있었을 때부터 아버지와 알고 지낸 분 중에서는 매카시 씨만 살아 계셨거든요.”

! 빅토리아 주에 말이죠? 이건 중요한 사실입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매카시 씨는 아버지가 빅토리아에서 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들 중 유일하게 살아 계신 분이었거든요.”

아하! 빅토리아에서요! 중요한 사실이군요.”

 

*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 :

그도 그럴 것이, 매카시 씨는 빅토리아 주에 살던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유일한 친구였으니까요.”

빅토리아 주? 정말 중요한 사실인데요.”

 

 

Comment :

이걸 보는 나도 부끄럽게 만드는 오역이다. 저 문장에서 말하는 Victoria’는 오스트레일리아 동남부에 위치한 지명을 의미한다. 19세기 당시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의 식민지로, 죄수들을 오스트레일리아로 유배시키는 제도를 통해 정착민을 만들어 식민지 대륙을 점령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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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1211 2017-06-0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대단 하신다는 말 밖에....

cyrus 2017-06-04 07:39   좋아요 1 | URL
더 검토해봐야 할 번역문이 있습니다. 제가 오역으로 판단한 것이 틀릴 수 있어요. ^^

단발머리 2017-06-04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봉!!을 드리고 싶네요.
정말 대단하세요~
저에게 셜록은 아직도 도전의 대상인데
cyrus님께는 분석의 대상이네요~~

cyrus 2017-06-04 12:09   좋아요 0 | URL
홈즈 이야기 속에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흥미로운 장면들이 많습니다. 특히 페미니즘 관점으로 읽어 보면 작품 속 인물이 새롭게 보입니다. ^^

2017-06-04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4 12:11   좋아요 0 | URL
이 작업이 몇 개월 이상 걸릴 듯합니다. 책 읽는 속도를 더 내서, 얼른 정리하고 싶습니다. ^^

이하라 2017-06-0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을 판별로 분석하시다니 정말 마니아이신가봐요 저는 셜록홈즈 등장하는 추리소설을 중학시절까지 몇편 읽어 보긴 했었는데 기억도 잘 안나요ㅠ

cyrus 2017-06-04 12:16   좋아요 0 | URL
인터넷에 ‘홈즈 번역본’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면, 추천 번역본과 비추천 번역본을 소개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비추천 번역본을 읽어서 안 되는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어요. 대부분 홈즈를 읽은 리뷰어들은 ‘어떤 번역본에 오역이 있으니 읽지 말라’는 식으로 간단하게 언급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역으로 판명된 문장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지 않은 거죠. 그래서 이 부족한 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샌디 피터슨 외 《S. 피터슨이 안내하는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초여명, 2016)

* 모리세 료 《도해 크룰루 신화》 (AK커뮤니케이션즈, 2010)

* 노무라 마사타카 《크룰루 신화 대사전》 (AK커뮤니케이션즈, 2013)

* 모리세 료 《크툴루 신화 사전》 (비즈앤비즈, 2014)

 

 

 

오늘 먼저 공개한 《S. 피터슨이 안내하는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약칭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리뷰는 이 글의 서론에 불과하다. 이 글은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을 좀더 깊숙이 파고든 글이다. 사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은 ‘크툴루의 부름 TRPG’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이용자를 위해 만들어진 안내서다. 물론, 러브크래티안(Lovecraftian)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을 읽으려면 당연히 러브크래프트(Lovecraft)의 작품들을 먼저 읽어야 한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에 소개된 총 53종의 생명체 대부분이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에 종종 언급되거나 등장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소설을 먼저 읽은 다음에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을 읽으면 생명체의 실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크툴루 신화(Cthulhu Mythos)의 2차 창작에 대한 정보가 많이 반영된 《도해 크툴루 신화》, 《크툴루 신화 사전》, 《크툴루 신화 대사전》도 참고할 만하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의 별점을 ‘4점’으로 준 이유가 있다. 이 책은 러브크래프트의 문장을 인용했는데, 문장의 출처는 그가 썼던 글(소설 혹은 공포문학의 의미를 정리한 비평문의 일부)이다. 그런데 작품명을 단 한 개도 소개하지 않았다. ‘신화의 괴물들을 소개하는 글’에 보면 글쓴이(미스카토닉 대학교 중세 형이상학부 명예교수 엘리파스 코드빕 풀워스-미스카토닉 대학은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 나오는 가상의 장소이다. 당연히 대학에 소속된 인물들은 실존 인물이 아니다)는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가 작품에 남겨 둔 자세한 묘사를 꼭 읽어 보세요.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은 지금도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습니다”라고 썼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9쪽) 저자와 번역가 중 한 사람이라도 1%의 센스를 발휘해서 작품명까지 알려준다면, 독자들은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찾아볼 것이다.

 

다음에 나오는 두 개의 인용문은 '틴달로스의 사냥개'를 설명한 내용의 일부이다.

 

 

 

 

 

 

틴달로스의 사냥개는 각도 120° 이하인 곳을 통해서만 나타날 수 있다. 방의 구석, 바위에 간 금, 접힌 나뭇잎 등, 어떤 것에서도 그 조건만 충족하면 사냥개의 출현이 가능하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62쪽)

 

차원을 넘어 인간계에 출현하기 위해서는 90도 이하의 각도가 있어야만 하며 90도보다 각도가 큰 곳에서는 들어올 수 없다.

 

(《크툴루 신화 대사전》 70쪽)

 

 

틴달로스의 사냥개(Hounds of Tindalos)는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 언급되지 않은 괴물이지만, 러브크래프트의 ‘우주적 공포’에 딱 어울리는 무시무시한 존재이다. 틴달로스의 사냥개는 2차원의 세계에서만 서식하다가 90도 이하의 각도가 있는 공간을 발견하면 인간 세계로 들어온다. 괴물은 원통형의 혀로 생명의 정수를 빨아들인다. 그 녀석이 등장하기 전에 얼른 도망쳐야 한다. 틴달로스의 사냥개가 나타나기 전에 미리 대피하는 방법이 있다. 괴물의 등장을 알리는 위험 신호를 감지해야 한다. 괴물이 출몰하기 전에 90도 이하의 각도로 이루어진 모서리에 악취가 나기 시작하거나 검푸른 안개가 피어오른다.

 

 

 

그런데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에서는 ‘120도 이하의 각도’가 이루어진 곳에 괴물이 나타난다고 적혀 있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아무튼, 직각에 가까운 모서리가 있는 곳은 피하자.

 

초자연적 존재들의 이름은 부르는 사람마다 다르다. 옛 지구의 지배자인 ‘크툴루’는 인간이 발음하기 어려운 외계의 이름이다. 편의상 ‘크툴루’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 구글을 검색하면 ‘크툴루’의 다양한 이름이 나온다. 몇 개만 소개하자면 Tulu(툴루), Clulu(클룰루), Clooloo(클룰루), C‘thulhu(쓰툴후), Cighulu(시굴루) 등이 있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56쪽을 보면 ‘하스투르’라는 이름이 나온다.

 

 

차토구아는 강력한 위대한 옛 것들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이다. 비슷한 외계의 존재들로는 크툴루, 이타콰, 형언할 수 없는 하스투르가 있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56쪽)

 

 

‘하스투르’는 하스터(Hastur)의 동일 이름이다. ‘형언할 수 없는 하스터(Unspeakable Hastur)’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스터는 바람의 속성을 가진 옛 지배자다. 그는 크툴루와 사이가 좋지 않다. 크툴루가 잠들고 있는 고대 도시 ‘를리에(R’lyeh)’는 ‘르뤼에’의 동일 이름이다. 러브크래프트 작품을 번역한 황금가지 판본에는 ‘리에’라고 되어 있다.

 

 

 

 

 

 

 

 

 

 

 

 

 

 

 

* 로버트 블록 《사이코》 (해문출판사, 2001)

* 로버트 블록 《사이코》 (도서출판 다시, 2004)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3쪽에 목차가 있고, 그 바로 밑에 헌사가 적혀 있다.

 

로버트 블로크에게 이 악몽들이 돌아가기를.

 

헌사에 언급된 ‘로버트 블로크’는 미국의 작가 로버트 블록(Robert Bloch, 1917~1994)이다. 그의 대표작은 영화로 더 많이 알려졌다. 그 작품이 바로 《사이코(Psycho)》다. 블록은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은 작가 중 한 사람이다. 러브크래프트와 블록은 장르문학 연재 잡지 <위어드 테일즈(Weird Tales)>에 글을 발표했고, 두 사람은 서로 편지로 교류할 정도로 친분을 쌓았다.

 

 

 

 

 

 

 

 

 

 

 

 

 

 

* 러브크래프트 《러브크래프트 전집 1》 (황금가지, 2009)

 

 

1935년 블록은 『The Shambler from the Stars』라는 단편소설을 썼다. 이 소설에 러브크래프트를 닮은 작중 인물이 등장하는데, 죽고 만다. 이 소설을 읽은 러브크래프트는 블록을 위해 『누가 블레이크를 죽였는가?(The haunter of the dark)』를 썼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버트 블레이크는 러브크래프트가 창조한 인물이지만, 누가 봐도 ‘로버트 블레이크’가 ‘로버트 블록’에서 따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러브크래프트는 블록이 했던 것처럼 똑같이 소설의 주인공을 죽인다. 언뜻 보기에 두 사람이 엄청 살벌하게 글 쓰는 작가처럼 보이지만, 서로를 비방하기 위해서 소설을 쓴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의 절친한 관계 덕분에 재미있는 두 편의 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앞에 언급했던 블록에게 바친 헌사를 다시 읽어보자. 어떻게 보면 러브크래프트가 블록에게 쓴 것처럼 보인다. “내가 악몽으로 엄청 고생했어. 친구, 너도 한 번 이 악몽의 고통을 똑같이 느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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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7-05-29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툴루 신화? 첨들어 봅니다. 이런 신화집도 있군요!
근데 냐루코 양은 재밌나요??
쓰신 페이퍼의 내용이 생소하기만 합니다그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재밌으면 구매할까 합니다..ㅎ

cyrus 2017-05-30 08:54   좋아요 0 | URL
만화의 장르가 개그라서 볼 만합니다. 러브크래프트의 소설과 크툴루 신화를 모르는 분들이 만화를 보게 되면 만화 속 장면과 대사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해요. ^^;;

AgalmA 2017-05-29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서리 귀신 괴담도 많죠. 모서리에 대한 공포는 심리적인 건지 집단 무의식인 건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cyrus 2017-05-30 08:54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는 심리적인 이유로 모서리에 공포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방 안에 혼자 있거나 누워 있을 때 우리의 시선이 천장과 (벽과 벽이 만난 생긴) 모서리에 향합니다. 그러면 또 다른 존재가 천장이나 모서리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 S. 피터슨이 안내하는
샌디 피터슨 외 지음, 박나림 옮김 / 초여명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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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가면 안 되는 장소가 있다. 하지만 누르면 누를수록 튕겨 나오는 것이 인간의 호기심이다. 금기는 곧 미지의 영역에 대한 호기심을 촉발한다. 드림랜드(Dreamland)로 가는 법을 아는 랜돌프 카터(Randolph Carter)가 금기의 장소에 발을 들이밀었다. 그는 고대 신들이 사는 ‘미지의 카다스(Unknown Kadath)’를 찾으러 여행을 떠났다. 그곳은 오싹하고 음산한 냉기로 가득하지만, 알 수 없는 매력을 지녔기에 누구나 미지의 영역에 대한 환상을 품을 수 있다.

 

 

 

 

 

 

 

당신은 혼자 드림랜드를 여행하다가 인간의 머리를 뜯어먹는 구울(Ghoul)을 만날 수 있다. 역겨운 비린내가 당신의 코끝을 스치기 시작하면, 얼른 달아나야 한다. 심해에 살다가 지상으로 기어 나온 물고기 인간을 눈앞에 마주하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악몽이 시작된다. 비록 초자연적인 존재들은 한낱 꿈에 불과하므로 당신을 위협하거나 두렵게 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꿈에서 깨어 세부적인 면을 분석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꿈속의 모든 것이 매우 괴이하고 끔찍한 실체였음을 알게 된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은 꿈속의 모든 것들의 실체를 알려주는 안내서다. 괴물들을 자세하게 묘사한 컬러 삽화는 환상적이면서도 생생한 현실감을 준다. 괴물들의 그로테스크한 형태는 독자의 눈과 마음을 압도한다. 컬러 삽화를 보면 볼수록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괴물들의 서식지와 생태 방식에 관한 정보를 숙지하지 않고, 드림랜드를 여행하는 일은 무모한 행동이다. 준비를 소홀히 한 드림랜드의 여행자는 처참한 악몽에 시달릴 각오를 해야 한다.

 

생소한 존재는 익숙한 존재보다 거북하고, 불확실한 존재는 확실한 존재보다 더 신경이 쓰인다. 덜 익숙하고, 불확실한 존재를 만나면서 생기는 불쾌한 느낌이 인간의 무의식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는 공포의 본질이다. 가장 먼저 드림랜드를 탐사한 러브크래프트(Lovecraft)는 ‘미지의 공포’야말로 가장 오래되며 강력하다고 말했다. 드림랜드는 지금도 가장 강력한 공포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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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9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29 14:21   좋아요 0 | URL
그림이 아주 잘 만들었어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피해야 됩니다. 호기심에 책을 펼치다가 충격과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

stella.K 2017-05-29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제 러브크래프트는 다 읽은 건가?

cyrus 2017-05-29 14:28   좋아요 0 | URL
다 읽었어요. 그런데 리뷰나 페이퍼로 소개하지 못한 러브크래프트의 소설 몇 편 있어요. 작년부터 구상하고 있었는데, 자꾸 미루게 되니까 계획이 묻혀졌어요. ^^;;

AgalmA 2017-05-2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리언 그린 한스 루돌프 기거 그림처럼 인상적이네요.

cyrus 2017-05-29 18:48   좋아요 1 | URL
기거의 그림, 정말 대단하죠. 어떻게 보면 기거는 ‘혐짤‘을 예술로 끌어올린 몇 안 되는 아티스트 중의 한 사람입니다. ^^

syo 2017-05-2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아서는 안될 어둠의 세계에 속하는 2차 저작물들을 통해 우연하게 러브크래프트를 알게 되었어요. 주로 러브크래프트의 러브에 관심이 많아 보이는 그 저작물들 속에서는 니알라토텝이라는 것이 여자였는데......험험.

일본쪽에서 이 세계관이 종종 변형되어 쓰이나보더라구요.

cyrus 2017-05-29 18:53   좋아요 0 | URL
syo님이 보신 2차 저작물, 혹시 만화 아닌가요? 저도 그 만화를 봤어요. 니알라토텝을 여 캐릭터로 만들 생각을 할 줄이야... ㅎㅎㅎ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크툴루 신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에요.


syo 2017-05-29 18:59   좋아요 1 | URL
cyurs님의 댓글을 보고 나니까, 제가 ˝우연히˝, 이 부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네요ㅋ, 하여튼 우연히 발견한 그 저작물이 2차가 아니라 3차 저작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거 어쩐지 온 세상에 죄송스럽습니다;;
그냥 순수하게 기어다니는 혼돈이라는 말이 멋있어서 검색했는데 그런게 나올줄은. 험험

어쨌든 일본은 엄청난 곳이네요. 어떤 의미에서든.

cyrus 2017-05-29 19:22   좋아요 1 | URL
제가 그 만화를 다 보고 나서 덕후들이 로리캐에 열광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