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셜록 홈즈약점이 있을까? 홈즈는 좀처럼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그와 함께 생활하면서 홈즈를 일거수일투족 지켜본 왓슨은 홈즈의 약점을 잘 알고 있으리라. 왓슨은 홈즈의 결점뿐만 아니라 그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 실수하는 상황까지도 사건일지에 공개한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홈즈의 두뇌를 무력화할 수 있는 약점으로 보기 어렵다. 왓슨은 친구의 약점을 공개하지 않은 선에서 사건일지를 기록했다. 홈즈의 약점이 만천하에 공개되면 홈즈의 목숨을 노리는 악의 세력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홈즈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어떻게든 홈즈의 약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홈즈를 연구한다고 해서 그들이 홈즈를 열렬히 숭배하는 홈지언(Holmesian), 셜록키언(Sherlockian)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홈즈의 추리 방식을 비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홈즈를 절친한 동료 왓슨을 속이면서까지 자신의 사생활을 철저히 숨기는 냉소적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홈즈의 언행에 이해가 되지 않은 점이 발견되면 비판하는 입장이다.

 

 

 

 

 

 

 

 

 

 

 

 

 

 

 

 

* 바스커빌 가문의 개(황금가지, 2002)

* 배스커빌의 개(시간과공간사, 2002)

* 바스커빌의 개(동서문화사, 2003)

* 바스커빌 가문의 개(펭귄클래식코리아, 2010)

* 바스커빌 가의 개(열린책들, 2010)

*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6 :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현대문학, 2013)

* 배스커빌 가의 개(더클래식, 2014)

*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코너스톤, 2016)

*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엘릭시르, 2016)

 

 

 

바스커빌 가의 개(The hound of the Baskervilles)는 홈즈 시리즈 4대 장편 중 작품성이 뛰어난 걸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눈썰미가 좋은 연구가들은 이 소설의 사소한 문제점 하나 놓치지 않는다.

 

 

 

다음 내용은 작품의 줄거리 및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홈즈와 왓슨은 습지가 많은 지역 다트무어(Dartmoor)전설로 알려진 바스커빌 가의 저주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분주하게 노력한다. 바스커빌의 저주에 따르면 지옥 개로 알려진 거대한 사냥개가 바스커빌 가의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게다가 젊은 상속인 헨리 바스커빌 경을 호시탐탐 노리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꾸민 계략에 천하의 홈즈도 당하고 만다. 홈즈는 런던에서 해결해야 할 사건을 맡고 있어서 런던 밖으로 떠날 수 없는 상황이다.(이 내용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왓슨이 대신 바스커빌 경 일행과 함께 다트무어로 향하게 된다. 왓슨은 바스커빌 가의 저택에 머물면서 겪었던 기이한 사건들, 그리고 다트무어에 거주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관찰한 것 등을 편지로 기록하여 홈즈에게 전달한다.

 

왓슨이 보낸 보고서를 참고하면서 추리한 홈즈는 본격적으로 수사를 펼치기 위해 왓슨과 바스커빌 경 일행 몰래 다트무어에 들어온다. 황량한 황무지에서 극적으로 왓슨과 해후한 홈즈는 바스커빌 가의 저주를 꾸민 악당과 그가 조종하는 사냥개를 생포하기 위해 런던 경시청 소속의 레스트레이드 경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안개가 짙어서 어두컴컴한 밤에 세 사람은 악당의 집 주변 바위 뒤에 숨어 악당이 등장하기를 기다린다. 악당의 집에는 악당과 대화를 나누는 헨리 바스커빌 경이 있었다. 사실 헨리 경은 악당의 덫에 걸린 상황이다. 악당은 저택으로 돌아가는 헨리 경을 죽이기 위해 이미 사냥개를 풀어놓고 있었다.

 

이 무지막지한 괴물 사냥개는 밤길을 걷는 헨리 바스커빌 경을 덮친다. 괴물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헨리 경의 목덜미를 뚫기 직전에 홈즈와 왓슨은 권총을 꺼내 괴물을 향해 발포한다. 간발의 차이로 헨리 경은 살아남을 수 있었고, 여러 개의 총알을 맞은 사냥개는 그 자리에 즉사한다.

 

 

 

 

 

홈즈 정전을 분석한 로버트 키스 레빗헨리 경을 구출한 홈즈의 행동이 상당히 위험했다고 지적한다. 홈즈는 사냥개가 헨리 경을 쓰려뜨려 덮쳤을 때 권총을 발포했다. 사냥개가 헨리 경에게 다가서고 있을 때 미리 쏠 수 있었다. 그리고 스티븐 패럴은 사냥개의 옆구리를 향해 발포한 홈즈의 사격술을 의심한다. 사냥개를 향해 총을 쏘는 홈즈의 자세는 시드니 패짓의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 사냥개의 옆구리를 맞춘다고 해서 사냥개가 즉사할 정도의 치명상이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명중이 실패하면 헨리 경이 총상을 입을 수 있다.

 

나도 홈즈의 사격술을 의심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동의한다. 독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했던 홈즈의 약점 중 하나가 사격술이다. 그리고 내가 주장하고 싶은 홈즈의 또 다른 약점이 . 지금부터 홈즈의 약점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들을 하나씩 열거해보겠다. 소설 속 장면 및 내용을 가지고 필자가 상상한  것도 있으니 재미로 봤으면 한다.

 

 

 

다음 내용은 작품의 줄거리 및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근거 1.

셜록 홈즈의 특이점(SHERLOCK HOLMEShis limits.)’

홈즈의 사격 실력에 대한 언급이 없다.

 

 

 

 

 

* 주홍색 연구, 네 명의 기호(시간과공간사, 2002)

 

 

 

진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 편에 왓슨은 홈즈가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와 그의 특기를 종이에 적는다. 다음 내용은 정태원 번역의 주홍색 연구, 네 명의 기호(시간과공간사, 2002) 29~30쪽에 있다.

 

 

셜록 홈즈의 특이점

 

1. 문학 지식 : 전혀 없음.

 

2. 철학 지식 : 전혀 없음.

 

3. 천문학 지식 : 전혀 없음.

 

4. 정치에 대한 지식 : 조금 있음.

 

5. 식물학 지식 : 일정하지 않음. 벨리도나, 아편, 그 밖의 일반 독물에 대해서는 박식하지만 원예에 대해서는 전혀 모름.

 

(중략)

 

9. 범죄학 지식 : 해박함. 금세기에 일어난 범죄는 전부 자세히 아는 것 같음.

 

10. 바이올린을 능숙하게 연주함.

 

11. 봉술, 권투 및 검술의 달인.

 

12. 영국 법률의 실질적인 지식이 많음.

 

 

왓슨은 홈즈의 사격 실력에 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이때 당시 왓슨은 홈즈를 만난 지 얼마 안 됐다. 그래서 그가 홈즈의 사격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을 것이다. 아니면 왓슨이 홈즈의 사격술이 영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홈즈의 특이점을 사건일지에 공개했을 때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거나 사격 실력을 지적한 내용을 삭제했을 수도 있다. 왓슨이 눈치 없이 홈즈의 사격술이 형편없다고 언급했으면 홈즈의 체면이 구겨질 게 뻔하다.

 

 

 

 

근거 2.

홈즈는 틈만 나면 사격 연습을 했다.

 

 

홈즈는 평소에 범상치 않은 행동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사격 연습이다. 이러한 홈즈의 모습은 머즈그레이브 가 전례문(The Adventure of the Musgrave Ritual, 셜록 홈즈의 회고록수록) 나온다. 홈즈는 베이커가 하숙집 한쪽 벽을 표적지 삼아 권총을 쏜다.

 

 

 

 

 

 

 

 

 

 

 

 

 

권총 사격 연습은 두말할 나위 없이 언제나 야외에서 심심풀이로 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인데, 홈즈는 기분이 언짢을 때면 방아쇠가 민감한 권총과 100발의 복서 탄약통을 갖고 안락의자에 앉아 맞은편 벽에 총알-곰보 자국을 내서 애국적인 V.R.(‘빅토리아 여왕의 약자)를 새기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집 안 꼴도 공기도 개선되긴 영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183)

 

 

홈즈의 사격 연습을 괴팍한 행동으로만 봐야 할까? 홈즈가 집 안에서 사격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왓슨 말대로 사격 연습은 밖에서 해야 한다. 그렇지만 홈즈는 야외 사격장에서 사격 연습하는 자신의 모습이 런던의 악당들이 알게 될까 봐 위기감을 느꼈다. 홈즈를 신뢰하는 허드슨 부인 덕분에 그녀의 동의를 받고 집에서 사격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근거 3.

홈즈는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악당의 머리에 재빠르게 총을 들이대는 연습을 했다.

 

 

 

 

 

 

홈즈의 사격 방식을 지적했던 로버트 키스 레빗은 악당에게 총을 겨누는 홈즈의 자세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홈즈는 악당의 공격을 미리 방어하기 위해서 악당에게 날렵하게 다가가 총을 들이대는 연습을 했다. 홈즈는 시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러나 사격 실력이 늘어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편 및 모르핀 복용의 후유증으로 손 떨림 증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홈즈는 명중률을 높이는 자신만의 사격 방식을 생각해냈고, 사건이 없는 날이면 악당의 머리에 총을 들이대는 연습을 했다.

 

 

 

 

근거 4.

홈즈는 개에게 물린 사고의 충격을 잊지 못했다.

덩치가 큰 개를 만나면 공포증이 생겼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해 헨리 경을 공격한 사냥개를 향해 어설프게 발포했다.

 

 

글로리아 스콧 호(The Adventure of the Gloria Scott, 셜록 홈즈의 회고록수록)에 홈즈는 왓슨에게 친구 빅터 트레버를 알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내가 빅터 트레버 얘기를 한 적 없지?” 그가 물었다. “내가 대학에 다니던 2년 동안 그는 유일한 친구였어. 나는 영 사교성이 없었거든. 차라리 방에서 뭉그적거리며 생각하는 방법이나 연구하길 좋아하는 바람에 동급생들과는 딴판이어서, 우리는 전혀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었지. 내가 아는 학생은 트레버뿐이었는데, 그와 사귀게 된 것도 어느 날 아침 내가 교회에 갈 때 그의 불테리어가 내 발목을 물고 늘어진 우연한 사고 때문이었어.”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153)

 

 

 

불테리어의 공격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 홈즈는 그 사고 이후부터 개 공포증이 생겼을 것이다. 그 사고에 대한 기억은 홈즈가 쉽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작용하다 보니, 성인 남성의 체격에 맞먹는 사냥개의 정체를 밝혀야 하는 사건(바스커빌 가의 개)상당히 위험한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홈즈는 런던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 있다는 핑계를 둘러댔고, 왓슨이 홈즈를 대신해서 사건 현장에 갔다. (앞서 소개한 바스커빌 가의 개줄거리를 참조할 것.) 홈즈는 런던에 있는 동안 사냥개를 단숨에 해치울 수 있도록 사격 연습을 했다. 그러나 사냥개의 공격을 받는 헨리 경을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지 홈즈는 사냥개의 옆구리 쪽으로 어설프게 총을 쏘고 말았다.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 셜록 홈즈의 모험(현대문학, 2013)

 

 

 

권총으로 공격성이 강한 사냥개를 단번에 죽이려면 급소라 할 수 있는 머리에 정확히 겨누어야 한다. 너도밤나무 집(The Adventure of the Copper Beeches, 셜록 홈즈의 모험수록) 편에 나오는 왓슨처럼 말이다.

 

 

 

홈즈는 러캐슬을 덮친 사냥개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서 총을 꺼내 들 생각이 나지 않았다. 왓슨의 빠른 대처가 없었으면 루캐슬은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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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7-08-02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재밌어라... ㅋ 스포일러의 글을 좋아합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 이웃 친구의 집에서 개에 물린 적이 있어서 큰 개를 보면 아직도 무서워해요.
평상시 사람을 절대 물지 않는 개였는데 왜 물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제가 개를 빤히 쳐다봤을 것 같고 그걸 공격의 표시로 알았는지...


cyrus 2017-08-02 19:08   좋아요 1 | URL
요즘은 개와 친하게 지내려면 감정을 표현하는 개의 행동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

2017-08-02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7-08-03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출전이 기억나지 않는 홈즈버젼에서 홈즈가 복싱과 펜싱, 그리고 유도와 사격의 달인이라는 표현을 본 것 같아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래고 홈즈의 사격실력이 별로라는 생각을 해보지는 못했네요. 손떨림-사격을 연결시켜볼 생각은 못 했어요.

cyrus 2017-08-03 13:03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내용의 출전이 80년대에 나온 동서문화사 홈즈 전집일 겁니다. 《진홍색 연구》를 번역한 《빨강글자의 수수께끼》 해설에 나온 내용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전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말에 확인해봐야겠습니다. ^^
 

 

 

죽은 모리아티가 라이헨바흐에서 꿈꾸며 기다린다

(1, 2017713일 작성)

http://blog.aladin.co.kr/haesung/9457819

 

    

 

1부의 글에서 홈즈의 숙적 모리아티 교수의 정체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가설을 소개해봤다. 2부는 모리아티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록(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 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회상록(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회고록(코너스톤, 2016)

* 셜록 홈스의 회상록(엘릭시르, 2016)

 

 

    

 

모리아티는 홈즈의 도플갱어(Doppelgänger).

 

 

홈즈와 모리아티의 외모를 비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홈즈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주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에 왓슨이 홈즈의 모습을 묘사한 내용이 나온다.

 

 

 

 

 

 

 

 

 

 

 

 

 

 

 

 

 

 

 

 

 

 

 

 

 

 

 

 

 

* 셜록 홈즈 전집 1 : 주홍색 연구(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 전집 3 : 주홍색 연구, 네 명의 기호(시간과 공간사, 2002)

* 진홍색 연구(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 주홍색 연구, 네 사람의 서명(현대문학, 2013)

* 주홍색 연구(코너스톤, 2016)

* 주홍색 연구(엘릭시르, 2016)

    

 

키는 6피트가 넘었지만 너무 말라서 6피트보다 더 커 보였다. 그의 두 눈은 남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이 날카로웠다. 홈즈의 가느다란 매부리코는 그가 항상 경계하고 있고, 결단력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했다. 그의 턱 역시 결단력이 있는 사람임을 나타내는 듯이 돌출되어 있었고 각이 져 있었다. (주홍색 연구중에서, 정태원 역, 26)

 

6피트는 180cm 이상.

    

 

홈즈는 누구를 경계하고 있었을까. 홈즈가 두려워하는 인물, 모리아티 교수다. 홈즈는 왓슨을 만나기 전부터 또 하나의 자신모리아티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고, 그가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범죄를 일으킬까 봐 두려워했다.

 

 

 

 

 

 

 

 

시드니 패짓이 그린 모리아티의 모습은 늙은 홈즈를 연상시킨다. 홈즈와 모리아티가 서로 대치하는 상황을 묘사한 그림을 보자. 이 두 사람은 마른 체형, 움푹 들어간 날카로운 눈빛, 그리고 비상한 두뇌를 가진 것까지 서로 이상하리만치 닮았다.

 

 

 

 

 

 

 

 

 

 

 

 

 

 

 

 

 

 

 

* 다케루베 노부아키 판타지의 주인공들(들녘, 2000)

* 구사노 다쿠미 환상동물사전(들녘, 2001)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상상동물 이야기(민음사, 2016)

 

 

 

도플갱어 현상을 경험한 사람은 결국 죽음에 이른다는 미신이 있다. 스코틀랜드의 미신에 의하면 죽음을 앞둔 사람은 자신과 닮은 영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정신의학에서는 도플갱어를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때 생기는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보고 있다. 이것을 자기상 환시(Autoscopy)라고 한다. 자기상 환시에 시달리면 육체적 · 정신적 피로에 시달린다. 피로를 풀기 위해 알코올 또는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알코올과 약물에 의존할수록 더 피로해지고,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환각 증상을 경험한다.

 

홈즈는 약물 중독자. 사건 의뢰가 뜸할 때 코카인이나 모르핀을 팔뚝에 찌른다. 네 개의 서명(The Sign of Four)은 다소 충격적인 내용으로 시작된다. 홈즈가 7%의 코카인 용액이 있는 주사기를 혼자서 투약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 셜록 홈즈 전집 2 : 네 사람의 서명(황금가지, 2002)

* 네 개의 서명(문예춘추사, 2012)

* 네 사람의 서명(코너스톤, 2016)

* 네 사람의 서명(엘릭시르, 2016)

    

 

셜록 홈즈는 벽난로 선반 구석에서 병을 내리고, 예쁜 모로코 가죽 케이스에서 피하 주사기를 꺼냈다. 하얗고 긴 손가락을 신경질적으로 움직여 주사기에 약을 채우고, 정교한 바늘 끝을 다듬고 나서 셔츠 왼쪽 소매를 걷어 올렸다. 한순간 생각에 잠긴 그의 시선이 수많은 주사 바늘 자국으로 뒤덮인, 힘줄이 불거진 팔뚝과 손목에 쏠렸다. 이윽고 날카로운 바늘 끝을 피부에 푹 찌르고 작은 피스톤을 누르더니 만족스런 한숨을 길게 내쉬며 벨벳을 씌운 긴 의자에 깊숙이 파묻었다. (정태원 역, 205)

    

 

홈즈는 무료할 때면 시간을 때우기 위해 약물을 즐긴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는 모리아티에 대한 검고 깊은 두려움을 떨쳐내려고 약물에 손댔고, 결국 심각한 중독 수준에 이르고 말았다. 홈즈는 도플갱어의 미신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비과학적인 현상을 무시하는 냉철한 현실주의자였던 홈즈도 자신 주변을 배회하는 죽음의 그림자를 두려워했다. 홈즈는 피할 수 없는 파멸을 막을 방법을 생각해냈다. 모리아티를 직접 쓰러뜨리는 것.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분신과의 혈전을 치르기 위해 왓슨과 함께 런던을 떠나게 되고, 고심 끝에 홈즈가 선택한 결전 장소가 스위스의 라이헨바흐 폭포.

 

내 주장에 대한 다음과 같은 반론을 예상할 수 있다.

 

 

모리아티가 정말로 홈즈의 도플갱어라면, 홈즈를 아주 완벽하게 닮은 모습이어야 한다. 그런데 모리아티는 홈즈보다 나이가 많다. 그리고 홈즈와 전혀 닮은 구석이 없다.” (리더스북다이제스터)

 

 

흔히 도플갱어라면 닮은 정도가 거의 완벽한 쌍둥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 않다. 자신의 미래 모습을 닮은 영혼을 만나는 것도 도플갱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21세의 괴테8년 후 자신의 모습을 닮은 영혼을 만났다고 한다. 사람들은 괴테가 정확히 8년 후에 세상을 떠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괴테는 도플갱어의 저주를 피했고, 83세까지 장수했다. 괴테의 사례를 볼 때, 모리아티는 홈즈의 미래 모습과 흡사한 도플갱어이며 홈즈도 도플갱어의 저주에서 벗어났다.

 

 

도플갱어는 인간의 몸에서 빠져나간 영혼이다. 그렇다면 영혼을 잃은 육체나 다름없는 홈즈가 가까스로 살아남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정말로 모리아티가 폭포수 아래로 추락해서 사망했다면, 홈즈는 두 번 죽는 상황이 된다.” (시이쏘우)

 

 

홈즈와 모리아티는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싸웠다. 서로 부둥켜안으면서 몸싸움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중심을 잃은 두 사람이 동시에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두 사람이 껴안은 상태로 떨어지는 중에 모리아티는 홈즈의 몸속으로 들어가게 됐고, 비로소 완전한 영혼을 가진 홈즈는 살아남으려는 의지를 느꼈다. 도플갱어로서의 위력이 상실된 모리아티는 죽은 거나 다름없다. 위기에서 벗어난 홈즈는 필사적으로 절벽을 기어올라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빈 집의 모험[The Adventure of the Empty House] 참조)

 

 

 

 

 

 

 

 

 

 

 

 

 

 

 

 

 

 

 

 

 

 

 

 

 

 

 

 

 

 

 

 

 

 

* 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RHK, 2012)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민음사, 2013)

* 붉은 죽음의 가면(더스타일, 2013)

*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코너스톤, 2015)

* 포 단편집(지만지, 2015)

    

 

 

도일은 근대 추리소설을 확립한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영향을 받아 셜록 홈즈를 만들어냈다. 코난 도일이 모리아티를 홈즈의 도플갱어로 설정했다면, 도플갱어가 등장하는 포의 윌리엄 윌슨을 참고했을 것이다. 윌리엄 윌슨은 생년월일과 외형이 똑같은 2의 윌슨을 알게 된다. 그런데 화자로 설정된 진짜 윌슨은 악인이고, ‘2의 윌슨은 선인이다. 화자는 2의 윌슨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낸다. 실제로 도일은 유령, 심령술을 진지하게 믿었다. 그는 신비한 초자연적 현상에 쩔쩔매는 인간홈즈의 모습을 한 번쯤은 묘사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모리아티는 홈즈의 죽음을 겨냥해 만들어진 초자연적 존재라고 상상해볼 수 있다.

 

 

 

 

 

 

 

 

 

 

 

 

 

 

 

 

 

 

* 러브크래프트 전집 1(황금가지, 2009)

*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 크툴루의 부름 외 12(현대문학, 2014)

 

 

글의 제목은 러브크래프트크툴루의 부름에 나오는 고대 주문을 패러디한 것이다. 원문은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판글루 글루나파 크툴루 르뤼에 가나글 파탄. 죽은 크툴루가 그의 처소 르뤼에[리예]에서 꿈꾸며 기다린다.)

 

모리아티와 크툴루는 지배자의 위치에 있는 막강한 캐릭터다. 모리아티는 범죄의 나폴레옹이라면 크툴루는 위대한 옛 존재(Great old one)’이다. 그런데 이 최종 보스급인 두 캐릭터가 죽는 과정은 안습 그 자체. 그렇지만 이들은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 라이헨바흐 폭포수 속에 잠들었던 모리아티는 백 년이 지난 후에야 눈을 뜨는 데 성공했다. 그는 셜록의 강력한 적수 짐 모리아티로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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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4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14 18:14   좋아요 1 | URL
아동용 번역본에는 홈즈의 약물 중독에 대한 언급이 없을 것이다. 저도 홈즈의 약물 중독을 처음 알았을 때 충격 받았습니다. 순화된 ‘아동용 홈즈’에 익숙해지다가 까칠한 ‘성인용 홈즈’를 만나니까 기분이 묘했습니다. ^^;;

레삭매냐 2017-07-1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토믹 블로든 개봉에 즈음해서 제임스 매카보이(!)
의 프로필을 뒤지다가 작년에 나온 <빅터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비교적 덜 알려진 영화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영화에서 모리아티를 보고 어찌나 반가웠는지요.

리뷰하고는 별로 관계 없는 내용입니다만.

cyrus 2017-07-14 18:19   좋아요 0 | URL
홈즈와 아르센 뤼뺑이 같이 나온 이야기가 나왔듯이(도일은 그걸 싫어했지만) 홈즈를 다른 작품에 접목시키는 시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홈즈가 드라큘라와 크툴루를 만나는 이야기도 있다고 합니다. ^^;;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일찍 종영한다. 드라마 작가는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극을 끝내야 한다. 이렇다 보니 극 전개 과정에 깔아놓은 복선이 종영을 앞두고 허무하게 풀려버리고, 황당하게 끝을 맺는다. 급하게 결말을 짓다 보니 이야기가 흐지부지되고 극의 완성도는 떨어진다. 이런 경우를 소드마스터 야마토라고 부른다.

 

 

 

 

 

 

 

 

 

 

 

 

 

 

 

 

 

* 마스다 코스케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5(대원씨아이, 2009)

 

    

 

소드마스터 야마토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의 한 에피소드에서 유래된 말이다. 에피소드의 주인공 유메노 카게라(국내판 이름은 오로지 꿈마니’)는 잡지에 만화 소드마스터 야마토를 연재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여러 가지 사정에 부딪히는 바람에 만화를 완결한다. 작가는 결말을 내기 위해 막강해 보이던 최종 보스를 죽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급하게 결말이 나는 망작(망한 작품)’을 비꼬아 말할 때 소드마스터 야마토를 언급한다.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록(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 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회상록(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회고록(코너스톤, 2016)

* 셜록 홈스의 회상록(엘릭시르, 2016)

    

 

 

코난 도일마지막 사건(The Final Problem)망작의 반열에 오르지 않았지만, 작품의 충격적인 결말은 소드마스터 야마토식 결말로 볼 수 있다. 마지막 사건의 결말은 홈즈 시리즈를 즐겨 읽은 독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 작품에서 홈즈가 숙적 모리아티 교수와 격투 끝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소설이 1893<스트랜드 매거진>에 공개되자마자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영국 독자들은 홈즈의 죽음에 울었고 분노로 들끓었다. 마지막 사건발표 이후 수천 명의 <스트랜드 매거진> 구독자들이 구독 취소를 했다. 한 독자는 도일에게 홈즈의 부활을 염원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홈즈를 좋아하는 미국 독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들은 도일에게 항의하는 편지를 보냈다. 독자들의 성화를 이겨내지 못한 도일은 1903년 홈즈가 살아서 돌아오는 내용의 빈집의 모험(The Adventure of the Empty House)을 발표한다.

 

도일은 자신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준 홈즈를 끔찍이 싫어했다. 그는 홈즈 시리즈 집필을 그만두고, 완성도 높은 역사소설을 쓰고 싶어 했다. 도일은 홈즈를 죽일 결심으로 홈즈에 대적할만한 악의 제왕모리아티 교수를 등장시켰다. 소설을 잘 읽어보면 모리아티 교수가 도일이 급하게 만든 악당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홈즈와 모리아티가 죽는 극적인 장면이 허술하다.

 

모리아티 교수는 최후의 결전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홈즈가 오기를 기다린다. 비열한 악당이라면 무기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는 홈즈를 쓰러뜨리기 위한 무기도 없이 그냥 맨주먹으로 싸운다. 홈즈 연구가들은 모리아티의 죽음을 의심한다. 경찰이 물 위에 떠올라야 할 모리아티의 시체를 건지지 못한 점 등의 이유를 들어 모리아티도 살아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가도 있다.

 

소드마스터 야마토식 결말을 받아들이지 못한 연구가들은 지금도 모리아티의 정체의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기상천외한 내용의 가설들을 대화체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가설은 황당한 것도 있는데, 놀랍게도 실제로 공식 발표된 것들이다.

    

 

* 머니데이 :

모리아티는 살아 있어. 홈즈는 죽었고, 그의 역할을 모리아티가 대신한 거야. 왓슨은 모리아티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홈즈로 분장한 모리아티를 알아차리지 못했어.

 

* 곰곰심각하는발 :

모리아티는 그야말로 불멸의 존재. 그는 드라큘라 백작이어서 죽을 수가 없어.

 

* 가을호랑이 :

말도 안 되는 소리! 모리아티는 홈즈가 꾸며낸 가상 인물이야. 홈즈는 탐정 일을 그만두고, 런던을 떠나 어딘가에서 혼자 지내고 싶었어. 그래서 왓슨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잠적한 거야.

 

* 오락방 :

왓슨은 홈즈가 해결한 사건의 경과를 기록해서 책으로 발표했어. 왓슨이 자신의 책을 더 많이 팔려는 욕심에 모리아티가 등장하는 사건을 실제로 일어난 일인 것처럼 쓴 게 아닐까?

 

* mureka00 :

홈즈는 모리아티 교수를 죽이는 데 실패했어. 그는 모리아티의 계략에 속았어. 실은 홈즈가 폭포에 떨어뜨린 사람은 모리아티가 아니라 그의 친척이거나 부하였어.

 

 

 

 

 

 

죽은 모리아티가 라이헨바흐에서 꿈꾸며 기다린다 (2)

http://blog.aladin.co.kr/haesung/9459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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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7-13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저양반들ㅋㅋㅋㅋㅋㅋ

cyrus 2017-07-13 18:31   좋아요 0 | URL
혹시 syo님이 아시는 분들인가요? ^^

syo 2017-07-13 21:01   좋아요 1 | URL
평소에 제가 흠모해 마지않는 분들이십니다. 과연 이름에 걸맞는 고견들을 제시하시네요.

2017-07-13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13 18:31   좋아요 1 | URL
뭔가 비슷하게 보셨다면 기분 탓입니다.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7-1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호랑이 공식에 공감 하나 추가요^^: ㅋㅋㅋ

cyrus 2017-07-13 18:33   좋아요 1 | URL
진짜가 나타났다! ㅎㅎㅎㅎ
 

 

 

 

 

 

 

 

 

 

 

 

 

 

 

 

 

 

 

 

 

 

 

 

 

 

 

7. 등이 굽은 사나이

(The Adventure of the Crooked Man)

 

 

 

* 원문 :

“Ah, here is Simpson to report.”

“He’s in all right, Mr. Holmes,” cried a small street Arab, running up to us.

“Good, Simpson!” said Holmes, patting him on the head.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33) :

, 저기 내가 일을 맡긴 심슨이 있군. 심슨의 보고부터 들어봐야겠네.” 좁은 거리에서 한 소년이 우리에게 달려오며 소리쳤다.

그는 집에 있습니다. 홈즈 선생님.”

잘했네, 심슨!” 홈즈는 만족한 듯 소년의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 동서문화사 (중판) :

보게, 심프슨이 보고하러 이리로 오고 있네.”

집에 있어요. 홈즈 씨.” 조그마한 떠돌이 소년이 뛰어와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 좋아.”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홈즈는 말했다.

 

* 더클래식 (구판) :

여기일세, 저기 심슨이 보이는군.” 거지 소년이 홈즈를 보자 달려왔다.

지금 집에 있습니다, 홈즈 선생님!”

좋았어, 심슨!” 홈즈가 소년의 등을 토닥였다.

 

* 문예춘추사 :

, 심슨이 보고를 하러 오는군.”

선생님,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기에 있으니까요.” 꼬맹이 부랑자가 달려와서 커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잘했다, 심슨!” 홈즈가 그 아이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

 

* 현대문학 (주석판, 265) :

, 저기 심프슨이 보고하러 오는군.”

그 사람은 이상 없어요, 홈즈 씨.” 거리의 꼬마 아랍인이 우리에게 달려오며 외쳤다.

고생했어, 심프슨!” 홈즈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저기 심슨이 보이는군.” 거지 소년이 홈즈를 보고 달려왔다.

지금 집에 있습니다, 홈즈 선생님!”

좋았어, 심슨!” 홈즈가 소년의 머리를 토닥였다.

 

* 황금가지 (2, 247) :

, 여기 심슨이 보고하러 왔군.”

홈즈 선생님, 그 사람은 집 안에 있습니다.” 작은 거리의 아이가 우릴 보고 달려와서 소리쳤다.

잘했다. 심슨!” 홈즈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저기 심슨이 상황을 알리러 오고 있군.”

별 이상 없습니다, 홈즈 씨.” 부랑 소년이 우리에게 달려오면서 외쳤다.

잘했다, 심슨!” 홈즈가 심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 엘릭시르 (273~274) :

, 저기 심프슨이 있군. 보고를 하러 오는 걸 거야.”

그 사람은 여기 있어요. 홈스 씨.” 자그마한 체구의 부랑아가 달려오면 소리쳤다.

잘했다. 심프슨!” 홈스는 소년의 머리를 토닥이며 칭찬을 해주었다.

 

  

 

Comment

pat : 쓰다듬다, 토닥거리다

 

 

 

 

 

 

 

 

8. 그리스 어 통역관

(The Adventure of the Greek Interpreter)

 

    

 

* 원문 :

It was after tea on a summer evening, and the conversation, which had roamed in a desultory, spasmodic fashion from golf clubs to the causes of the change in the obliquity of the ecliptic, came round at last to the question of atavism and hereditary aptitude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77) :

어느 여름 저녁, 홈즈와 나는 차를 마시고 난 뒤 밑도 끝도 없는 잡담을 했고, 이야기의 화제는 마침내 격세 유전과 유전적 소질에까지 미쳤다. 어떤 개인의 특수한 재능이 어느 정도까지 젊을 때의 훈련에 의하는 것인가 하는 게 논점이었다.

 

* 동서문화사 (중판) :

어느 여름날 저녁 때, 차를 마시고 난 뒤 골프 클럽 일로부터 황도(黃道)의 경사도 변화에 이르는 밑도 끝도 없고 껑충 뛰는 식인 종잡을 수조자 없는 잡담을 하고 있는 사이, 화제가 마침내 격세 유전과 유전적 소질에까지 미쳤다. 어떤 개인의 특수한 재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 젊을 적의 훈련에 의하는가 하는 게 논점이었다.

 

* 더클래식 (구판) :

어느 여름날 저녁, 홈즈와 나는 식사를 마치고 끊임없이 잡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이야기가 가족력과 유전에까지 뻗쳤다. 우리는 한 사람의 재능이 그의 노력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 문예춘추사 :

어느 여름날 저녁, 차를 마시고 난 뒤 나와 홈즈는 골프 클럽 이야기나 23.5도 기울어져 있는 황도 경사도가 바뀌는 원인 등등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가 화제는 격세유전과 유전적 특성의 문제로 이어졌다. 특정한 재능은 어디까지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고, 또 어디까지가 젊었을 때의 훈련에 의한 것일까 하는 점이 논의의 초점이었다.

 

* 현대문학 (주석판, 309~310) :

어느 여름날 저녁, 차를 마신 후였다. 두서없이 산만하게 흘러가던 대화는, 골프채 얘기에서 황도의 기울기가 변하는 이유로 넘어갔다가, 이윽고 격세유전과 재능의 유전 문제에 이르렀다. 개인의 독특한 재능은 순전히 조상 덕인가, 아니면 초기 학습에 좌우되는가, 이것이 논의의 핵심이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어느 여름날 저녁, 홈즈와 나는 차를 마신 후 끊임없이 잡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두서없는 이야기가 골프채에서 황도 경사의 변화 원인을 거쳐 마침내 격세 유전과 유전적 소질에까지 뻗쳤다. 우리는 한 사람의 재능이 그의 노력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유전으로 물려받은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 황금가지 (2, 293~294) :

어느 여름 저녁, 차를 마신 다음이었다. 우리의 대화는 두서없이 산만하게 이어져 골프채에서 황도 경사의 변화 원인을 거쳐, 종내는 격세유전과 유전적 소질의 문제에까지 이르렀다. 우리는 개인의 특수한 재능에서 어디까지가 물려받은 것이고, 또 어디까지가 교육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어느 여름날 밤, 차를 마시고 난 뒤 대화가 이어졌다. 골프채 이야기부터 태양이 지나는 황도의 경사도가 변하는 원인까지 종잡을 수 없는 주제로 산만하게 흘러갔다. 그러다 결국 격세 유전과 유전성 재능이라는 문제에 이르렀다. 개인의 뛰어난 재능에 가계 혈통이 얼마만큼 기여하고, 어릴 적 교육은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는지가 토론의 핵심이었다.

 

* 엘릭시르 (320) :

어느 여름날 저녁, 우리는 차를 다 마시고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대화는 골프채 이야기에서 황도 경사각이 바뀌는 원인을 오가며 특별한 주제도 없이 오락가락 이어지다가 마침내 격세유전과 재능의 유전 문제에 다다랐다. 개인의 특별한 자질은 어디까지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고 어디까지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훈련의 결과인가 하는 문제였다.

 

 

 

Comment :

홈즈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 사전과 같은 인물이다. 그와 대화를 나누면 삼천포로 여러 번 빠지는 일은 기본이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더클래식 구판]에 홈즈와 왓슨의 대화 주제를 나타내는 문장(from golf clubs to the causes of the change in the obliquity of the ecliptic”)이 누락되었다.

 

golf club : 골프채, 골프

obliquity : 경사각(傾斜角)

ecliptic : 황도(黃道. 태양의 둘레를 도는 지구의 궤도)

 

 

 

 

 

 

 

 

9. 해군 조약문 / 해군 조약 사건

(The Adventure of the Naval Treaty)

 

  

* 원문 :

“A very commonplace little murder,” said he. “You’ve got something better, I fancy. You are the stormy petrel of crime, Watson. What is it?”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13) :

흔한 살인 사건이야. 왓슨, 자네가 가지고 온 사건은 좀 더 좋아야 할 텐데. 매우 중대한 사건인가 보군. 뭐지?”

 

* 동서문화사 (중판) :

아주 흔해 빠진 조그만 살인 사건이라네.” 그는 말했다. “자네는 좀 더 굵직한 것을 가져왔을 테지. 자네는 정말 범죄의 바다제비니까 말일세. 어떤 사건인가?”

 

* 더클래식 (구판) :

살인 사건이야. 왓슨, 과연 자네가 가져온 사건은 어떨지 모르겠군.”

 

* 문예춘추사 :

그냥 평범하고 작은 살인 사건일세. 왓슨, 자네는 좀 더 재미있는 사건을 가져왔겠지? 자네는 폭풍을 부르는 바다제비 같은 사람이니까. 어떤 사건인가?”

 

* 현대문학 (주석판, 348~349) :

아주 진부한 살인 사건이야.” 그가 말했다. “보아하니 자네는 좀 더 나은 사건을 물어 온 모양이군. 자네는 범죄 사건을 물어 오는 바다제비야, 왓슨. 그래, 무슨 사건이지.”

 

* 더클래식 (개정판) :

아주 평범한 살인 사건이야, 왓슨. 자네는 더 나은 사건을 가져왔겠지? 자네는 사건을 물어오는 바다제비잖아. 어떤 사건인가?”

 

* 황금가지 (2, 331) :

아주 평범한 살인 사건이지. 그런데 자넨 좀 더 그럴듯한 사건을 가져온 것 같군. 왓슨, 자네는 사건을 물어다 주는 바다제비일세. 이번엔 뭔가?”

 

* 코너스톤 (개정판) :

아주 진부한 살인 사건이야.” 홈즈가 말했다. “하지만 자네는 뭔가 더 나은 일을 가져온 거지? 자네는 제비처럼 사건을 물어 나르니까. 그래, 이번에는 뭐야?”

 

* 엘릭시르 (361) :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살인 사건이지. 그런데 자네가 이보다 더 좋은 사건을 가져온 것 같군. 자네 주변에는 항상 사건이 일어나잖아, 왓슨. 이번에는 무슨 사건인가?”

    

 

 

Comment :

 

 

 

 

 

 

 

 

 

 

 

 

 

 

  

* J. 스티븐 랭 교양인을 위한 바이블 키워드(들녘 · 2007)

    

 

‘stormy petrel’은 관용어다. 직역하면 폭풍을 부르는 바다제비가 된다. 바다제비는 바다 표면 위를 살짝 스치면서 날아가는 습성이 있다. 고대 사람들은 바다제비가 나는 모습을 보면서 물 위를 걷는 예수의 기적이 떠올렸을 것이다. 성서 마태복음에 물 위를 걷는 예수를 따라 하다가 실패한 베드로(Peter) 이야기가 나온다. ‘stormy petrel’는 베드로의 일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J. 스티븐 랭)

 

 

 

 

 

 

 

 

 

 

 

 

 

 

 

  

* 강준만 교양 영어사전 1(인물과사상사 · 2012)

    

 

옛날 선원들은 바다제비를 폭풍이 나타나는 징조를 알려주는 새로 여겼다. 그래서 ‘stormy petrel’나타나면 사건이 일어나는 사람’, ‘분쟁을 일으키는 사람을 뜻하는 관용어가 되었다. (강준만)

 

홈즈는 사건을 해결하는 일에 재미가 들린 인물이다. 그래서 홈즈는 하숙집을 방문한 왓슨이 반가워서 사건을 물어다 주는 바다제비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썼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을 번역한 정태원 씨는 ‘the stormy petrel of crime’매우 중대한 사건으로 의역했다. [더클래식 구판] 번역은 홈즈가 사용한 관용어의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

 

 

 

 

사실은 항상 나타날 때마다 사건이 일어나는 엄청난 녀석이 따로 있다. 그 이름은 코난. 탐정이다.

 

 

 

 

 

10. 마지막 사건

(The Adventure of the Final Problem)

 

    

 

* 원문 :

“This morning the last steps were taken, and three days only were wanted to complete the business. I was sitting in my room thinking the matter over, when the door opened and Professor Moriarty stood before me.”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71) :

오늘 아침에 마지막으로 할 일을 마쳤고, 3일만 있으면 모든 일이 끝나게 되어 있었어. 그런데 방에 앉아서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면서 모리아티가 내 앞에 나타난 거야.”

 

* 동서문화사 (중판) :

오늘 아침에 마지막 짜임이 갖추어져서 이제 일의 완성에 앞으로 3일간이 필요할 뿐으로 되었네. 내가 방에 앉아 이 사건을 여러 모로 생각하고 있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고 눈앞에 몰리아티 교수가 서 있지 않겠는가.”

 

* 더클래식 (구판) :

오늘 아침에 마지막 단계를 끝냈고, 이제 삼 일만 더 지나면 모든 게 마무리되지. 그런데 내 사무실로 누가 들이닥쳤는 줄 아나? 바로 모리어티였어.”

 

* 문예춘추사 :

오늘 아침에 나는 최후의 수단을 썼어. 이제 사흘 후면 모든 것이 끝날 판이었지. 그래서 나는 내 방에 들어앉아 이 사건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모리어티 교수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 아닌가?”

 

* 현대문학 (주석판, 410) :

오늘 아침 최후의 조치가 취해졌고, 이제 일이 완결되는 데에는 딱 사흘이 남았어. 그런데 오늘 내가 방에 앉아 이 문제를 곱씹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면서 모리아티 교수가 내 앞에 떡하니 나타난 거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오늘 아침에 마지막 조치를 했고 이제 삼 일만 더 지나면 모든 게 마무리된다네. 그런데 오늘 내 방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모리어티가 내 앞에 나타난 거야.”

 

* 황금가지 (2, 398) :

나는 오늘 아침에 마지막 포석을 놓았지. 이제 사흘간 기다리기만 하면 상황이 종료될 참이었네. 그런데 아침에, 곰곰이 그 생각을 하면서 방에 앉아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모리어티 교수가 나타났네.”

 

* 코너스톤 (개정판) :

나는 오늘 아침에 마지막 조치를 취했고, 이제 단 사흘만 기다리면 일이 완전히 마무리될 거야. 그런데 내 방에 앉아서 이번 일을 다시금 곱씹고 있는 도중에 문이 덜컥 열리더니 모리아티 교수가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게 아닌가.”

 

* 엘릭시르 (433) :

마침내 오늘 아침 마지막 조치를 취했네. 앞으로 사흘이면 모든 일이 끝날 걸세. 내 방에서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문이 열리더니 모리아티 교수가 보이지 뭔가.”

 

 

 

 

 

 

* 원문 :

‘You have less frontal development that I should have expected,’ said he, at last. ‘It is a dangerous habit to finger loaded firearms in the pocket of one’s dressing-gown.’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71) :

일의 진행이 내 기대에 못 미치는군요.’ 마침내 모리아티가 입을 열었지. ‘가운 주머니 속의 장전된 권총에 손을 갖다대는 건 위험한 짓이오.’

 

* 동서문화사 (중판) :

생각했던 것보다 두뇌의 발달이 모자라는 사람이군요.’ 그는 마침내 입을 열었네. ‘가운의 주머니 속에서 장전한 권총을 만지작거린다는 건 위험한 습관이지요.’

 

* 더클래식 (구판) :

일은 잘 되어 갑니까?’ 모리어티가 말했어. 나는 극도의 위협감을 느꼈다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 가운 주머니에 넣었지. 하지만 모리어티는 그걸 알아챘어.

 

* 문예춘추사 :

자네는 생각보다 머리가 좋지 않은 것 같군. 실내복 주머니 속에서 총알이 장전된 권총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니, 위험한 습관이야.’

 

* 현대문학 (주석판, 412) :

자네 전두골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니 뜻밖이군.” 그가 마침내 말했어. “실내복 주머니에 장전된 화기를 집어넣고 만지작거리는 건 위험한 버릇이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생각만큼 전두골이 발달하진 않았군.’ 마침내 그가 말했어. ‘자신의 가운 주머니에 장전된 총을 넣고 만지작거리는 건 위험한 습관일세.’

 

* 황금가지 (2, 399~400) :

예상보다는 전두골이 덜 발달하셨군.’ 교수는 마침내 입을 열었네. ‘그런데 실내복 주머니에 장전한 총을 집어넣고 만지작거리는 건 위험한 습관이지.’

 

* 코너스톤 (개정판) :

자네는 생각보다 전두골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군.’ 마침내 그자가 말문을 열었어. ‘실내복 주머니에 장전한 화기를 넣고 만지작거리는 건 위험한 버릇이네만.’

 

* 엘릭시르 (434) :

내 기대보다 전두골이 덜 발달했군. 실내복 주머니에 장전된 총을 만지작거리는 습관은 위험하다오.’

 

 

Comment :

모리어티의 말(‘You have less frontal development that I should have expected,’)19세기에 유행했던 골상학과 관련되어 있다. 골상학자들은 두개골의 형태를 통해 인물의 성격 그리고 범죄 성향을 유추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근거로 범죄자 얼굴의 특징을 찾는 연구를 시도했다. 골상학자들은 똑똑한 사람일수록 전두골이 발달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리어티는 홈즈의 전두골을 비난하면서 기선 제압을 시도한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더클래식 구판]의 번역문은 원문의 의미와 완전히 다르다. 의역을 시도한 문장으로 보인다. 머리가 둔한 사람(전두골이 발달되지 않은 사람은 둔하다)은 일 진행이 더디기 때문이다.

 

 

 

 

 

* 원문 :

Tell Inspector Patterson that the papers which he needs to convict the gang are in pigeonhole M.,done up in a blue envelope and inscribed “Moriarty.”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92) :

모리아티라고 적힌 푸른 봉투 안에 모리아티 일당을 유죄판결로 소탕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다 넣어 서류함 ‘M’항목에 두었으니 패터슨 경감에게 전해 주게.

 

* 더클래식 (구판) :

모리어티라고 적힌 봉투에 그와 그 일당들을 유죄 판결을 내릴 증거가 들어 있네. 그걸 패터슨 그레고리 경감에게 전해 주게나.

 

 

Comment :

페터슨 그레고리 경감은 누구?

 

 

 

 

 

 

 

* 원문 :

I shall ever regard as the best and the wisest man whom I have ever known.

    

 

* 시간과 공간사 (구판) :

문장 생략

 

* 더클래식 (구판) :

문장 생략

 

* 문예춘추사 :

셜록 홈즈는 내 생애를 통틀어 가장 좋은 친구이자 가장 현명한 친구로 기억될 것이다.

 

* 현대문학 (주석판, 438) :

홈즈는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가장 선하고 가장 현명한 사람으로 내 마음에 영원토록 기억될 것이다.

 

* 더클래식 (개정판) :

내 기억 속에서 홈즈는 세상 그 누구보다 훌륭하고 현명한 남자일 것이다.

 

* 황금가지 (2, 423) :

홈즈는 내게 언제까지나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남아 있으리라.

 

* 코너스톤 (개정판) :

홈즈는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가장 선하고 가장 현명한 사람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 엘릭시르 (458) :

홈스는 언제까지고 내게 살면서 가장 훌륭하고 현명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Comment :

<마지막 사건>의 마지막 문장. 떠나간 친구에게 보내는 왓슨의 찬사는 홈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독자들을 울리게 만든다.

 

[동서문화사]의 괴랄한 번역은 슬픈 분위기를 반감시킨다. 도대체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이렇게 망쳐 놓다니.

 

 

가공할 만한 괴수에 관해서는 재판 중 언급되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 문장에서 내가 그의 경력을 분명히 밝히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어째서냐 하면, 그것은 그를 옹호하려고 하는 지각없는 인간들이 존재하여 그들이, 내가 내 평생에 알게 된 가장 선량하고 가장 현명한 인간이라고 영원히 간주할 인물에게 공격을 가함으로써, -다시 말해서 몰리아티의 이름을 결백한 것으로 남기고자 노력하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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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04 17:28   좋아요 0 | URL
네, 번역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소설이나 시를 쓰는 일도 어렵지만, 다른 나라의 말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힘든 작업에 감히 토를 다는 제가 우습기도 합니다. ^^;;

카스피 2017-07-04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예전에 한 3개정도 출판사의 홈즈관련 번역을 비교한 적이 있는데 님은 많은 출판사를 비교해 주셨네요.그나저나 영문번역이 모두 각각인것을 보면 역시 남의 나라 글을 우리글로 번역하는 것은 참 어려운 작업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패터슨 그레고리는 누구?라고 코멘트를 하셨는데 셜록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경찰관련 인물들중의 하나가 그레고리 경감이 있는데 해당 단편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 소설에 그레고리 경감이 등장해서 그렇게 번역한것이 아닌가 싶네요^^

cyrus 2017-07-05 12:54   좋아요 0 | URL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권에 ‘패터슨 경감’에 관한 주석 항목이 있어요. 어떤 학자는 패터슨 경감이 모리어티가 심어놓은 스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무튼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원문에 경감 이름이 ‘패터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패터슨이 그레고리 경감의 동일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오후즈음 2017-07-05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런걸 볼때마다 cyrus님에게 감탄!! 다른 나라 와서 한정된 언어로 얘기 할때마다 우리 나라만의 그 느낌의 말을 찾아 전달 할 수 없을때가 있더라구요. 번역도 그런 부분에서 오류들이 있는것 같아요.

cyrus 2017-07-05 12:58   좋아요 0 | URL
번역을 어설프게 하면 인물의 말투도 이상하게 됩니다. 홈즈가 자신의 대학교 동창인 사건 의뢰인에게 높임말을 쓰는 번역본이 있습니다. ^^;;

Finiteness 2019-09-30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을 잘 읽고 있는데 혹여 오해하는 바가 있으신 거 같아 댓글을 남깁니다.
three days를 사흘로 해석한 걸 틀렸다고 했고, 3일로 한 건 옳다고 표시해뒀습니다. 하지만 사흘은 3일과 동일한 뜻입니다. 4일과 동의어는 나흘입니다.
또한 이 오해로 인하여 https://blog.aladin.co.kr/haesung/9422406에서도 실수가 반복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cyrus 2019-10-01 17:38   좋아요 0 | URL
오류를 지적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사흘’과 ‘나흘’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몰랐어요. 국어사전을 검색해보면 알 수 있는 건데 제가 방심했습니다.
 

 

 

 

 

 

 

 

 

 

 

 

 

 

 

 

 

 

 

 

 

 

 

4. 글로리아 스콧 호

(The Adventure of the “Gloria Scott”)

    

 

* 원문 :

“We broke up that poaching gang they swore to knife us, and Sir Edward Holly has actually been attacked.”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19) :

그 밀렵단을 해체시켰을 때, 그들은 나를 찔러 죽이겠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호비 경이 실제로 습격을 받기도 했지.”

    

 

* 동서문화사 (중판), 현대문학 (주석판, 155), 코너스톤 (개정판), 엘릭시르 (139~140) :

에드워드 호비 경

    

 

*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 문예춘추사, 황금가지 (2, 127) :

에드워드 홀리 경

 

 

Comment :

홈즈 시리즈를 연재한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 , 영국 단행본에는 에드워드 호비 경이라고 적혀 있다. 미국 판본에는 에드워드 홀리 경으로 되어 있다.

 

 

 

 

 

 

 

5. 머스그레이브 가 전례문 / 머스그레이브 가 의식문

(The Adventure of the Musgrave Ritual)

    

 

 

* 원문 :

“There are cases enough here, Watson,” said he, looking at me with mischievous eye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48) :

왓슨, 이 안에는 괜찮은 사건이 제법 있다네.” 홈즈가 장난기 어린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 더클래식 (구판) :

왓슨, 이것들 중에도 재미있는 사건이 꽤 있었다네.” 홈즈가 눈을 번뜩이며 말을 이었다.

 

 

Comment :

mischievous (짓궂은, 장난기 있는)

 

 

 

 

 

* 원문 :

“You will excuse me, Musgrave, if I say that your butler appears to me to have been a very clever man, and to have had a clearer insight than ten generations of his master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2) :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뭣하지만, 머스그레브, 자네의 집사는 정말 머리가 좋은 남자로, 10대에 걸친 머스그레브 가의 주인보다도 날카로운 통찰력을 갖고 있군.”

 

* 동서문화사 (중판) :

머스그레이브 씨. 실례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 집사는 아주 머리가 좋은 사나이로서, 10대에 걸친 주인들보다도 더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 더클래식 (구판) :

레지날드,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자네 집안의 집사는 아주 비상한 두뇌를 가진 자야. 어쩌면 몇 대에 걸친 자네 선조들보다 더.”

 

* 문예춘추사 :

머스그레이브, 이렇게 말하면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집사라는 사람은 머리가 아주 좋아서 사물을 꿰뚫어 보는 힘이 몇 대에 걸쳐 내려온 주인들보다도 훨씬 더 뛰어났던 모양일세.”

 

* 현대문학 (주석판, 198) :

머스그레이브, 자네가 듣기에 민망할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집사는 아주 영특한 인간이었어. 주인으로 모신 집안의 10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통찰력을 지녔던 거야.”

 

* 더클래식 (개정판) :

머스그레이브,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자네 집안의 집사는 아주 비상한 두뇌를 가진 자야. 어쩌면 몇 대에 걸친 자네 선조들보다 더.”

 

* 황금가지 (2, 173) :

머즈그레이브, 내가 보기에 자네 집안의 집사는 대단히 영리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 미안한 얘기지만 자네 가문의 대를 이은 조상 열 분보다 훨씬 뛰어난 통찰력의 소유자일세.”

 

* 코너스톤 (개정판) :

머스그레이브, 자네 집사는 아주 영리한 사람이었던 것 같네. 미안하지만, 열 세대에 걸친 주인들보다 나은 명석한 통찰력을 소유했군.”

 

* 엘릭시르 (192) :

머즈그레이브, 내 말에 기분 상하지는 말게. 집사는 매우 영리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 십 대에 걸친 주인들보다 더 훌륭한 통찰력의 소유자였을 거야.”

 

 

 

Comment :

셜록 홈즈와 사건 의뢰인 레지날드 머스그레이브는 대학 동창이다. 그런데 <동서문화사> 판본에 나오는 홈즈는 대학교 친구에게 높임말을 쓰고 있다. ‘ten generations’몇 대()’라고 의역한 판본들이 있다. '여러 대에 걸친 유서 깊은 가문'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번역자들이 의역한 것으로 보인다. (quaila님의 의견) 

 

 

 

 

 

* 원문 :

“From this starting-point I proceeded to step, having first taken the cardinal points by my pocket-compas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6) :

이곳을 출발점으로 해서 나는 우선 포켓 컴퍼스로 방향을 확인한 다음 걸음으로 재기 시작했네.”

 

* 동서문화사 (중판) :

이 출발점에서부터 우선 주머니에서 자석을 꺼내어 확인한 다음 걸음으로 재기 시작했네.”

 

* 더클래식 (구판) :

문장 생략

 

* 문예춘추사 :

그곳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우선은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한 뒤에 문답에 적혀 있는 대로 걸음을 옮겨 보았네.”

 

* 현대문학 (주석판, 202) :

그곳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먼저 휴대용 나침반으로 방위를 알아본 다음 걸음을 떼기 시작했지.”

 

* 더클래식 (개정판) :

나는 이곳을 출발점으로 삼아 일단 내 휴대용 나침반을 이용해서 기준 점을 찍은 후…‥

 

* 황금가지 (2, 179) :

이것을 기준점으로 삼아 휴대용 나침반으로 기본 방위를 알아낸 다음 나는 걷기 시작했네.”

 

* 코너스톤 (개정판) :

그곳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먼저 휴대용 나침반으로 방위 기점을 찾은 다음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어.”

 

* 엘릭시르 (198) :

그 지점을 출발점으로 삼아 휴대용 나침반으로 중요한 방향을 확인했지. 그러고 나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네.”

 

 

 

Comment :

‘compass’는 두 가지 기구를 의미한다. 첫 번째, 방향을 파악하는 기구 '나침반'. 두 번째, 원을 그릴 때 쓰는 기구 '컴퍼스'. <시간과공간사 구판>포켓 컴퍼스는 독자에게 혼동을 준다. 좀 더 정확하게 번역하면 나침반으로 써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컴퍼스가 원을 그릴 때 쓰는 기구로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동서문화사>자석은 오역이다. <더클래식 구판>에 홈즈가 나침반을 사용하는 모습을 묘사한 문장이 생략되었다.

 

 

 

 

 

6. 라이게이트의 수수께끼 / 라이게이트의 대지주들

(The Adventure of the Reigate Squires)

 

 

* 원문 :

Three days later we were back in Baker Street together; but it was evident that my friend would be much the better for a change, and the thought of a week of spring time in the country was full of attractions to me also.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80) :

3일 뒤 우리들은 베이커가로 돌아왔지만, 홈즈에게 요양이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했고, 나도 시골에서 봄날의 1주일을 보내고 싶었다.

 

* 동서문화사 (중판) :

3일 뒤 우리들은 베이커 거리로 돌아왔다. 홈즈에게 전지요양이 좋다는 것은 명백해졌고, 나로서도 봄날의 1주일을 시골에서 보내는 건 몹시 마음 이끌리는 일이기도 했다.

 

* 더클래식 (구판) :

사흘이 지나서야 우리는 베이커 가로 돌아왔다. 하지만 홈즈에게는 여전히 요양이 필요했고, 나도 한적한 시골에 가서 일주일쯤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 문예춘추사 :

사흘 후, 우리는 베이커 가에 있는 하숙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당분간 환경을 바꿔 보는 것이 홈즈에게 좋을 듯했고, 일주일이라도 시골에 머물며 봄이라는 계절을 맛보는 것도 멋진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 현대문학 (주석판, 218) :

사흘 후 우리는 베이커 스트리트로 돌아왔다. 내 친구가 기분 전환이라도 한다면 분명 한결 좋아질 것 같았고, 봄날 시골에서 한 주일을 보낸다는 것은 내게도 꽤나 구미가 당기는 일이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사흘이 지나서 우리는 베이커 가로 돌아왔다. 하지만 홈즈에게는 여전히 요양이 필요했고, 나도 한적한 시골에 가서 일주일쯤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 황금가지 (2, 190) :

사흘 뒤 우리는 다시 베이커가로 돌아왔다. 그러나 내 친구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했고, 봄철에 시골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건 나도 대찬성이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사흘 후 우리는 베이커 스트리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 친구가 기분 전환이라도 하면 훨씬 좋아질 것 같았다. 나도 시골에서 일주일을 보낸다는 계획에 마음이 끌렸다.

 

* 엘릭시르 (212) :

사흘 후 우리는 함께 베이커 스트리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환경에 변화를 주는 편이 홈스의 건강에 훨씬 좋을 것 같았다. 시골에서 일주일 정도 봄을 만끽하는 건 내게도 무척 매력적이었다.

 

 

Comment :

구텐베르크 프로젝트에 등재된 원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원문에는 Three days later’라고 나와 있다.

 

 

 

 

 

* 원문 :

“Yes, sir. But he was off like a deer after the shot that killed poor William Kirwan was fired. Mr. Cunningham saw him from the bedroom window, and Mr. Alec Cunningham saw him from the back passage. It was quarter to twelve when the alarm broke out.”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85) :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윌리엄 카원을 죽이고 나서 사슴처럼 재빨리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커닝엄 씨가 침실 창문에서 범인의 모습을 보았고, 알렉 커닝엄 씨도 뒷문에서 보았다는 겁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열두 시 이십오 분 전으로‥…

 

* 동서문화사 (중판) :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윌리엄 카원을 죽이고 나서 사슴처럼 재빨리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커닝검 씨가 침실의 창문에서 범인의 모습을 보았고, 알렉 커닝검 씨도 뒷문에서 보았다는 겁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1225분 전으로서‥…

 

* 더클래식 (구판) :

범인은 윌리엄을 죽이고 재빨리 달아났지요. 커닝엄 씨가 침실 창으로 그를 보았고, 커닝엄 씨의 아들 알렉 씨도 뒷문에서 보았답니다. 열두 시 이십오 분경이었고요.”

 

* 문예춘추사 :

. 윌리엄 카원을 사살한 뒤에 범인은 정신없이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커닝엄 씨는 침실 창문으로, 아들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뒷문으로 범인을 보았다고 합니다. 사건은 밤 1145에 일어났습니다.”

 

* 현대문학 (주석판, 223) :

그래요. 하지만 범인은 윌리엄 커원을 사살한 후 사슴처럼 내뺐죠. 커닝엄 씨는 침실 창문으로, 아들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뒤쪽 통로에서 범인을 봤답니다. 비명이 들린 것은 저녁 1215분 전이었어요.”

 

* 더클래식 (개정판) :

그렇습니다. 범인은 윌리엄을 쏴 죽이고 사슴처럼 재빨리 달아났지요. 커닝엄 씨가 침실 창으로 그를 보았고, 커닝엄 씨의 아들 알렉 씨도 뒷문에서 보았답니다. 총성이 울린 것은 열한 시 사십오 분경이었고요.”

 

* 황금가지 (2, 196~197) :

그렇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가엾은 윌리엄 커원을 쏘아죽인 뒤 그야말로 사슴처럼 도망쳤습니다. 커닝엄 씨는 침실 창문을 통해, 아드님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뒤편 복도에서 범인을 목격했습니다. 총성이 울린 것은 밤 열두시 15분 전이었지요.”

 

* 코너스톤 (개정판) :

그렇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총을 쏴 윌리엄 커원을 사살한 후 온 힘을 다해 달아났어요. 커닝엄 씨가 창문으로 범인을 봤고, 아들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뒤편 복도에 서서 범인을 목격했죠. 비명 소리를 들었을 때가 밤 1215분 전이었다고 합니다.”

 

* 엘릭시르 (218) :

하지만 범인은 마부인 윌리엄 커완을 사살한 후 쏜살같이 도주해버렸습니다. 커닝엄 씨는 도주하는 범인을 침실 창문으로 목격했고 아드님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뒷문 쪽 복도에서 그자를 봤습니다. 비명소리가 들린 시각은 1145이었고요.”

 

    

Comment :

quarter’‘15을 나타내는 명사다.

 

It’s (a) quarter to four nowI’ll meet you at (a) quarter past.

지금이 415분 전이니까, 415분에 보자.

 

(출처: 네이버 영어사전)

 

‘to’‘~분 전의 의미로 사용되는 전치사다. 그러므로 ‘quarter to twelve’‘1215분 전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1215분 전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12시가 되기 15분 전의 시간을 의미한다. 그래서 ‘1145으로 해석해도 맞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1225분 전이라고 오역했는데, <시간과 공간사 구판>을 표절한 것으로 의심되는 <동서문화사>오역을 살피지 않고 답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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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7-06-28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뒤늦게 발견했네요. 몇 가지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문장이 건조체라 읽는 분들한테는 좀 따지고 든다는 느낌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드는 건 절대 아니니 걍 담담하게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⑴ [···] have had a clearer insight that ten generations of his masters.”

→ 위 인용문 가운데 that은 than의 오타 같은데요. 맞는지요?

⑵ cyrus 님께서는 《‘ten generations’를 ‘몇 대(代)’라고 오역한 판본들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물론 엄밀히 말하면 오역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걸 글자 그대로 《10대》라 하지 않고 《몇 대(代)》라고 번역한 것은 오역이라기보다는 번역자의 재량이라고 판단됩니다. 일종의 의역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냥 여러 대(代)에 걸친 선조들을 가리키기 위한 편의상의 번역이란 것입니다. 위 문맥에서 《ten generations》가 어떤 단서를 제공하는 복선 같은 표현이 아니라면, 즉 걍 관용적으로 여러 세대를 가리키는 관용적 표현에 그친 것이라면, 《몇 대(代)》라는 번역을 오역이라고 판정하기에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물론 원문 그대로 《10대》로 직역하는 게 여기서는 가장 좋다고 봅니다.

⑶ It was quarter to twelve [···]

위 문장을 《12시 15분 전》이라고 번역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왜냐면 원문을 모르는 상태에서 번역문만 가지고 판단하면, 《12시 15분 전》이란 표현은 《12시 15분이 되기 전의 아무 때》를 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우리 언제 만날까? 낮 12시 15분 전이면 아무 때라도 좋아.》와 같은 사례에서는 낮 12시 15분이 되기 이전의 시간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서 이런 혼동을 피하기 위해, 보통은 《15분 전 12시》라고 표현하고 대부분 그렇게들 씁니다. 이렇게 표현하고 번역하면 전혀 혼동할 우려가 없지요.

요컨대 It was quarter to twelve를 《12시 15분 전》으로 번역하는 것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혼동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15분 전 12시》로 번역하거나 아예 《11시 45분》으로 번역하는 게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2017-06-28 16:15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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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말씀]

예컨대 위 번역본들의 몇몇 번역 사례를 한번 봅시다.

① 비명이 들린 것은 저녁 12시 15분 전이었어요.

② 총성이 울린 것은 밤 열두시 15분 전이었지요.

③ 비명 소리를 들었을 때가 밤 12시 15분 전이었다고 합니다.

위 번역 사례들 모두 《quarter to twelve》를 《12시 15분 전》이란 식으로 번역했지요. 그런데 과연 저런 번역문들을 읽고 저것이 가리키는 정확한 시각이 11시 45분이라고 이해할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물론 50% 이상은 정확하게 이해할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90%가 넘는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10% 정도는 12시 15분 이전의 어떤 시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12시 15분 전》이란 표현은 적어도 두 가지 상이한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애매모호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이런 혼동을 없애려면, 《15분 전 12시》 혹은 《11시 45분》과 같이 혼동의 우려가 없는 확실한 표현으로 번역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는 사건 발생의 정확한 시각이 중요한 원문을 반영해 《15분 전 12시》라고 번역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2017-06-28 16:57에 추가 작성]

cyrus 2017-06-28 17:30   좋아요 1 | URL
제가 qualia님의 글과 댓글을 한두 개 본 것이 아니라서 qualia님이 따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이제는 익숙해졌어요. 오히려 제가 건조체를 쓰는 편이라서 가끔 오해를 받을 때가 있어요. ^^;;

(1)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원문을 확인해보니까 제가 ‘than’을 ‘that’으로 잘못 썼어요.

(2) qualia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 의견이 의역을 무시하는 의도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qualia님의 의견을 반영해서 내용을 수정하겠습니다.

(3) 저도 처음에 ‘12시 15분 전’이라는 표현을 보면서 긴가민가했습니다. 번역본들마다 시간 표시가 제각각 달라서 이거만 계속 보니까 힘들었습니다.. ㅎㅎㅎ 저는 ‘11시 45분’으로 번역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15분 전 12시’라는 표현이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qualia 2017-06-28 17:51   좋아요 1 | URL
cyrus 님, 그렇게 받아들여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아하, cyrus 님께선 《11시 45분》이란 번역이 더 낫다고 보시는군요. 그렇죠. 혼동의 우려가 없는 정확한 번역이고 표현이니까 확실히 나은 번역임에는 틀림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15분 전 12시》 같은 표현이 생소하시다고 하는 건 의외입니다. 왜냐면 여기 중부 지방에서는 이런 표현 많이 쓰거든요. 일 약속 시간 정할 때나 사건 발생 시간 등을 말할 때 우리 중부 지방에서는 아주 흔히 쓰는 표현이거든요. cyrus 님 지방에선 잘 안 쓰는 표현인가 봅니다. 아무튼 세세한 점까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cyrus 님의 번역본 비교·대조 작업, 비판 작업은 매우 유익하고 그 의미가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쭈욱~~ ^^

cyrus 2017-06-28 17:57   좋아요 1 | URL
제가 사는 곳이 대구입니다. 군 복무했을 때 생활관에 같이 지낸 선, 후임, 동기 대부분 서울 경기 출신이라서 서울말을 알아듣는 데 힘들었습니다. 서울 경기 출신 사람들도 제 경상도 사투리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경상도 사투리의 억센 억양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ㅎㅎㅎ

제가 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긴 글을 꼼꼼하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업만큼은 포기하지 말아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