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Sherlock Holmes)는 장편소설 4, 단편소설 56편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어느 기술자의 엄지손가락(The Adventure of the Engineer’s Thumb)셜록 홈즈의 모험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홈즈의 활약은 미미하다.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덜리(Victor Hatherley)는 수압 기계를 설치하고 수리하는 일을 하는 전문 기술자다. 독일인 출신의  라이샌더 스타크(Lysander Stark) 대령은 비밀을 지켜달라는 조건으로 해덜리에게 일을 의뢰한다. 스타크 대령은 자신의 집에 설치된 거대한 수압 기계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수리해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거기에 해덜리가 평소 받는 수리비보다 엄청 높은 금액까지 제시한다.

 

 

 

대령의 달콤한 제안에 혹한 해덜리는 의심 없이 그와 함께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한 해덜리가 잠시 기다리는 동안, 정체불명의 여인이 불쑥 등장하여 해덜리에게 이곳을 떠나라는 말을 되뇐다. 해덜리는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다.

 

 

 

 

대령은 해덜리에게 고장 난 수압 기계가 있는 방을 안내한다. 해덜리는 방의 내부에 있는 수압 기계를 살피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그는 수압 기계가 다른 용도로 쓰였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해덜리는 대령에게 자기 생각을 대령에게 얘기했고, 해덜리가 알아선 안 될 사실을 알아챘다고 느낀 대령은 해덜리가 있는 방을 잠근다. 기계가 작동되면서 철로 된 천장이 슬슬 내려온다. 꼼짝없이 방 안에 갇혀버린 해덜리는 천장 판에 압사당할 위기에 놓인다. 그는 운 좋게 방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해덜리는 정체불명의 여인을 또 다시 만나게 되고, 여인은 해덜리의 탈출을 돕는다. 대령은 해덜리를 육중한 칼을 든 채 뛰쳐나오고, 해덜리는 살아남기 위해 창문으로 빠져 나온다. 그러나 대령이 휘두르는 칼에 맞아 엄지손가락이 잘려나가는 부상을 당한다. 해덜리는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부상당한 손을 치료하기 위해 왓슨(Watson)의 병원을 찾는다. 기술자가 겪은 일을 전해들은 왓슨은 홈즈에게 알린다.

 

사건이 해결된 후에 해덜리는 엄지손가락을 잃어버리고, 보수를 받지 못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벌이치고는 더러운 일이었습니다. 엄지손가락을 잃었고, 50기니의 보수는 날아갔고, 대체 내가 얻은 게 무엇인가요?”

 

(정태원 역, 셜록 홈즈의 모험구판 351)

 

홈즈가 나오는 소설은 항상 홈즈의 말로 마무리된다. 어느 기술자의 엄지손가락의 마지막 대사는 홈즈가 해덜리에게 위안하는 말이다.

 

 

* 원문 :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시간과공간사 (구판, 351) :

경험입니다.”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 경험은 언젠가 당신을 크게 도와줄 겁니다. 또한 당신은 그 일을 남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사는 동안 여러 사람한테서 훌륭한 친구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 황금가지 (2, 371) :

경험이지요.” 홈즈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앞으로 귀중한 자산이 될 거요. 우선 당신의 경험을 책으로 쓰시오. 그러면 앞으로 훌륭한 회사를 꾸려나가는 데 보탬이 될 명성을 얻을 거외다.”

 

* 현대문학 (주석판, 427) :

경험이죠.” 홈즈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아시다시피, 그건 간접적으로 큰 가치가 있을 수 있어요. 그걸 이야기로 써내기만 하면, 남은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동서문화사 (310) :

경험입니다.”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경험은 어디엔가 반드시 쓸모가 있는 것이지요. 당신은 그 이야기만으로도 이제부터 일생 동안 훌륭한 이야기 상대라는 평판을 얻을 수가 있을 겁니다.”

 

* 엘릭시르 (379~380) :

경험이죠. 이번 일은 큰 자산이 될 겁니다. 이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앞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큼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겁니다.”

 

* 문예춘추사 :

경험이죠. 해설리 씨. 이번 사건은 당신에게 퍽 값진 재산이 될 겁니다. 앞으로 남은 일생 동안 그 이야기를 풀어놓기만 하면 당신은 훌륭한 사장으로 인정받을 테니까요.

 

* 코너스톤 (개정판) :

경험이죠.” 홈즈가 웃으며 말했다. 경험이라는 크나큰 간접 자산을 얻은 거죠. 이 일화를 이야기로 써내기만 한다면,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더클래식 (구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 다른 사람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멋진 친구라는 평을 여러 번 들을 수 있겠죠.”

 

* 더클래식 (개정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이걸 이야기로 써서 책을 펴내면 남은 인생은 훌륭한 회사를 꾸리며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겁니다.”

    

 

qualia님은 원문을 이렇게 번역했다. qualia님의 댓글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의견을 남겨주신 qualia님 감사합니다)

    

 

 

[1] 201765645분 작성된 댓글

 

저는 해당 책을 전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앞뒤 문맥이나 배경을 전혀 모릅니다. 해서 위 물음에 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어야 원저자가 뜻한 의미에 가깝게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문맥과 배경을 모르는 상태에서 위 문장들만 가지고 함 직역 혹은 의역을 시도해보죠.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경험이죠.”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아실 테지만, 경험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아시겠지만, 경험이란 어떻게든 그 값어치를 발휘하죠.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put it into words = 경험을 말로 표현하다, 경험을 글로 옮기다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 훌륭한 친구(동반자)라는 명성(평판)을 얻다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남은 삶을 위한, 당신의 여생을 위한, 당신의 여생 동안 [for가 기간을 뜻하는 용법으로 쓰인 듯함. remainder를 남은 삶의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음.)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여생을 위한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직역: 말이 잘 안 됨.] 당신의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자연스런 의역]

 

당신은 그 경험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인기를) 얻을 것입니다.”

 

위에서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가 직역하면 당신 존재의 나머지, 자연스럽게 의역하면 당신의 남은 삶 혹은 당신의 여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로 번역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는 당신이(you) 훌륭한 친구라는(being) 명성·평판·인기 등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장 구조상으로도 의미상으로도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기는 어려워 보여요.

 

 

[2] 2017651348분 작성된 댓글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더리가 기술자로군요. 그래서 많은 번역자들이 해더리의 직업인 engineer에서 유추해 company를 회사 혹은 심지어 사장이라고 번역했군요.

 

그런데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라는 문장 구조상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라는 문구에서 the reputationbeing excellent company는 동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명성을 얻는 자훌륭한 친구인 자가 동일인이라는 것이죠. 이 문구에서 전치사 of는 동격을 나타내는 전치사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반면 위와 같은 해석을 제쳐놓고 company를 회사로 해석한다면 문장 구조상 명성을 얻는 자훌륭한 회사가 동격이 되는 이상한 결론이 나옵니다. 다만 원저자가 문법적 파격을 적용해 company로써 친구와 회사를 동시에 의미하는 중의법을 썼다고 볼 여지도 있긴 한데요. 그러나 이건 문법을 어겨 약간 억지스럽게 해석했을 때 가능한 얘기죠. 저한테 주어진 정보와 문법적 지식만으로는 of를 동격 전치사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동반자)로 해석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무리 없는 해석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해더리가 엄지 손가락을 잃고 목숨을 건진 경험담을 사람들한테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수압기계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것이라는 해석은 너무 억지스러워 보여요. 말도 잘 안 되고요.

 

아무튼 제 의견은 제 의견일 뿐이니까, 다른 분들 의견도 좀 듣고 싶네요.

 

 

원문이 어떻게 번역되든 간에 홈즈의 말이 탐탁해 보이지 않는다. 남이 겪은 불행한 일을 웃으면서 좋은 경험이라고 말하는 홈즈의 태도가 놀랍다. 왓슨은 해덜리의 명성을 가로챘다. 작중 왓슨은 홈즈가 해결한 사건을 기록한다. 그런데 왓슨은 해덜리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사건을 공표한다. 그렇게 되면 해덜리는 홈즈가 말한 대로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책을 쓰지 못한다. 왓슨이 기묘한 사건을 먼저 알리는 바람에 해덜리가 명성을 얻을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해덜리는 홈즈와 왓슨이 만난 사건 의뢰인 중 제일 불행한 사람이다. 그가 이 사건을 통해 얻은 건 단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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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0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cyrus님의 요즘 페이퍼를 읽다보면 ‘오늘의 영어 문장‘을 기대하게 됩니다. ㅋ 그나저나 동일한 원문에서는 홈즈의 성격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운 반면, 번역된 문장을 통해서 홈즈의 성격을 넘겨짚게 되네요. 특히 문학에서 번역은 이런 이유로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cyrus 2017-06-07 18:28   좋아요 0 | URL
원문을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인물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심지어 문체에 따라 홈즈의 나이도 달라져요. ‘~하게나’ 같은 예스러운 말투를 자주 쓰는 번역이면 홈즈는 ‘아재’가 되는 겁니다. 새로 나온 번역본들을 보면 홈즈의 말투에서 젊은이다운 느낌이 나요. ^^

2017-06-07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7 18:30   좋아요 0 | URL
문법도 공부해야 합니다. qualia님의 댓글을 보면서 문법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제 작업이 끝나려면 한참 멀었어요. ^^;;

양철나무꾼 2017-06-07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래서 한때, 장르소설에 심취했었을때,
장래희망이 번역가였습니다.
읽다보면 이해 안되는게 너~어~무 많아서~리.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7-06-07 18:34   좋아요 0 | URL
어색한 문장을 보면 몰입도가 깨져요. 지금도 장르문학을 전문으로 번역한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정태원 씨가 정말 장르문학 번역의 최고봉이었는데, 그 분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그 분이 지금도 살아계셨더라면, 장르문학 출판의 판도가 바뀌었을 겁니다. 그 분의 안목이라면 아직까지 번역되지 않은 장르 문학 작품들이 벌써 나왔을 거예요.

2017-06-08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