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버 블레이즈 (Silver Blaze)

 

 

* 원문 :

“Have you noticed anything amiss with them of late?”

“Well, sir, not of much account; but three of them have gone lame, sir.”

I could see that Holmes was extremely pleased, for he chuckled and rubbed his hands together.

“A long shot, Watson; a very long shot,” said he, pinching my arm.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8~39) :

최근 양에게 이상한 일은 없었나?”

, 대단치는 않지만 세 마리가 다리를 절어요.”

홈즈는 크게 만족한 듯 킬킬 웃으면서 두 손을 비볐다.

광맥을 찾아냈어, 왓슨, 광맥을 찾아냈네.” 홈즈는 내 팔을 움켜잡으면서 말했다.

    

 

* 동서문화사 (중판) :

요즘 양에게 무언가 이상한 일 없었나?”

,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만 양 세 마리가 절름발이가 되었습죠.”

홈즈는 크게 만족한 눈치로 킬킬 웃으면서 두 손을 비벼댔다.

광맥을 찾아냈어, 왓슨. 광맥을 찾아냈네.” 나의 팔을 움켜잡으면서 홈즈가 말했다.

    

 

* 더클래식 (구판) :

최근 양들에게 무슨 변화가 있지 않았나?”

. 이상하게도 세 마리가 다리를 절어요.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요.”

홈즈가 예상했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맞잡았다.

좋았어, 왓슨! 거의 다 됐어!” 홈즈가 내 귀에 속삭였다.

    

 

* 문예춘추사 :

요즘에 양에게 무슨 일이 있지는 않았소?”

, 있었습니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세 마리가 다리를 접니다.”

홈즈가 키득 웃고는 두 손을 비벼 댔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친구가 매우 기뻐하고 있음을 알았다.

왓슨, 확률은 낮아……. 맞아 떨어질 확률은 낮지만…….” 이렇게 말하며 홈즈는 내 팔을 잡았다.

    

 

* 현대문학 (주석판, 42) :

최근 그 양들한테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글쎄요, 별일은 아니지만, 세 마리가 발을 좀 절더군요.”

나직이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비비는 것을 보니 홈즈는 매우 흡족한 듯했다.

천행이야, 왓슨. 정말 천행이야.” 그가 내 팔을 꼬집으며 말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최근에 양들에게 무슨 변화가 있지 않았나?”

, 이상하게도 세 마리가 다리를 절어요.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요.”

홈즈가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맞잡았다.

좋았어, 왓슨! 거의 다 됐어!” 홈즈가 내 팔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 황금가지 (2, 42) :

요즘 양한테 별 문제는 없나?”

뭐 큰일은 아니지만 양 세 마리가 다리를 절게 됐습니다. 선생님.”

홈즈는 만면에 희색이 가득해서 쿡쿡거리며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비볐다.

왓슨, 내 예상이 적중했군. 적중했어.” 그는 내 팔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요즘 이상한 점은 없었나?”

글쎄요, 별일은 아닙니다만 세 마리가 다리를 약간 절게 되었어요.”

홈즈가 빙그레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대고 비비는 걸 보니 매우 만족스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판이 났네, 왓슨. 이제 다 됐어.” 홈즈가 내 팔을 움켜잡으며 말했다.

    

 

* 엘릭시르 (44~45) :

혹시 최근 양들에게 무슨 문제가 없었나?”

글쎄요. 별일은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양 세 마리가 갑자기 다리를 절긴 했습니다.”

일꾼의 대답에 홈스가 껄껄 웃으며 양손을 마주 비볐다. 아주 흡족해하는 것이 분명했다.

대담한 계획이군, 왓슨. 그 사람, 머리를 정말 잘 썼어!” 홈스가 내 팔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Comment :

‘a long shot’승산이 없는 시도’, ‘가능성이 없는 것’, ‘희박한’, ‘모험을 건 도박등을 의미하는 숙어다. 대부분 번역가들은 ‘a long shot’을 의역했다. 홈즈는 다리를 저는 양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어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다. 그러므로 홈즈가 거듭 말한 ‘a long shot’은 뜻밖의 횡재를 얻어 감탄했을 때 나오는 표현처럼 해석해야 한다. ‘a long shot’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번역본은 <문예춘추사>, <현대문학>이다.

 

he chuckled and rubbed his hands together.”는 홈즈의 습관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현이다. 홈즈는 기분이 좋으면 손바닥을 연신 비벼대는 습관이 있다. ‘rub’문지르다’, ‘비비다를 뜻하는 단어인데,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에는 손을 맞잡았다라고 되어 있다.

 

‘pinch’‘(손가락으로) 꼬집다’, (엄지와 다른 손가락으로) 집다를 의미하는 동사다.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의 문장은 명백한 오역이다.

 

 

 

 

* 원문 :

Wessex Plate

[it ran] 50 sovs. each h ft with 1000 sovs.

added, for four and five year olds.

Second, £300. Third £200.

New course (one mile and five furlong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40) :

웨섹스 플레이트

말 출주 등록금 50소브린. 4, 5세 말 출주.

1착 상금 1,000소브린,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새 코스(1마일 5퍼롱)

 

 

* 동서문화사 (중판) :

웨섹스 컵 레이스

각 말 50소브린, 1착에는 부상으로 1천 소브린, 4, 5살 된 말 출전. 23백 파운드. 32백 파운드. 새 코스(2.6킬로미터)

 

 

* 더클래식 (구판) :

웨섹스 플레이트

- 4~5세 말 출전

- 출주금 50파운드

- 1: 10,000파운드, 2: 5,000파운드, 3: 3,000파운드

- 새 경주로 : 2킬로미터

 

 

* 문예춘추사 :

<웨식스 컵 경주>

참가 신청금은 한 마리당 50파운드, 취소할 경우 반액 몰수.

11,000파운드. 2300파운드, 3200파운드. 4, 5세 마 출전.

새로운 코스(1.6킬로미터 5펄롱).

 

 

* 현대문학 (주석판, 44) :

웨식스 배, 4세와 5세 경주, h ft 50파운드, 11,000파운드,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새 주로(1마일 5펄롱)

웨인 스위프트는 “h ft”‘half forfeit(반액 몰수)’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그 의미는 마주가 참가비를 낸 후, 경주마가 출주하지 않으면 참가비 반액을 몰수당한다는 뜻이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웨섹스 플레이트

- 4~5세 말 출전

- 출주금 50파운드

- 1: 1,000파운드, 2: 3,00파운드, 3: 2,00파운드

- 새 경주로 : 2킬로미터

 

 

* 황금가지 (2, 45) :

웨식스 배

1등 상 금화 1000파운드.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신 경주로(1.6킬로미터 5펄롱)

 

 

* 코너스톤 (개정판) :

웨식스 컵 경마 대회

출전비 경주마당 50파운드

상금 11000파운드(4, 5세 경주마에게는 가산),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신 경주로(2.6킬로미터)

 

 

* 엘릭시르 (47) :

웨섹스컵

경주당 출주 등록금 오십 파운드, 등록 취소 시 반액 반환.

상금 1등 일천 파운드, 2등 삼백 파운드, 3등 이백 파운드.

4세와 5세 말만 출장 가능. 2.6킬로미터 거리의 신규 주로에서 경기.

 

 

Comment :

소브린(sovereign)은 영국의 구 화폐이며 1소브린은 1파운드짜리 금화에 해당한다. 그래서 50소브린은 ‘50파운드와 같다고 보면 된다. ‘h ft’half forfeit(반액 몰수)’의 약어다. 참가비(출주금)를 낸 경주마가 대회에 출주하지 앍거나 출주 등록을 하지 않으면 참가비의 반액이 몰수당한다. ‘h ft’를 번역한 책은 <문예춘추사>, <현대문학>(주석으로 용어 설명), <엘릭시르> 뿐이다. <더클래식 구판>1~3등 상금 액수를 잘못 표기했다. <코너스톤 개정판>‘4, 5세 경주마에게는 가산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원문의 add’를 잘못 해석한 것이다. 원문의 ‘add’어떤 사항을 추가하다의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2. 노란 얼굴 (Yellow Face)

   

 

* 원문 :

“I am usually an extremely sound sleeper. It has been a standing jest in the family that nothing could ever wake me during the night.

 

 

* 시간과 공간사 (구판, 62) :

나는 잠만 들면 곯아떨어지는 편이라서 밤중에 아무리 소동이 벌어져도 잠을 깨지 않는다고 집사람한테 놀림거리가 되고 있어요.

 

 

* 동서문화사 (중판) :

저는 평소 잠만 들면 곯아떨어지는 편이라서 밤중에 아무리 소동이 벌여져도 잠을 깨지 않는다고 집사람한테 놀림거리가 되고 있었지요.

 

 

* 더클래식 (구판) :

저는 잠들면 아침까지 깊이 자는 편입니다. 아내는 한밤중에 불이 나도 모를 거라며 저를 놀려 대곤 했지요.

 

 

* 문예춘추사 :

저는 평소에 아주 깊이 잠자는 편입니다. 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깨지 않는다며 집안사람들이 놀리곤 했죠.

 

 

* 현대문학 (주석판, 103) :

나는 평소에 잠이 아주 깊은 사람이랍니다. 밤에 잠이 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른다고 집안사람들이 늘 놀릴 정도였어요.

 

 

* 더클래식 (개정판) :

구판과 동일한 문장.

 

 

* 황금가지 (2, 67~68) :

저는 굉장히 깊이 잠드는 사람입니다. 가족들은 제가 한번 잠이 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를 거라며 놀려대곤 했지요.

 

 

* 코너스톤 (개정판) :

평소에 저는 아주 깊이 잠드는 편입니다. 밤에 자고 있으면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고 가족들이 놀려댔었죠.

 

 

* 엘릭시르 (74) :

저는 평소에 깊이 잠드는 편입니다. 제가 잠에 곯아떨어지면 무슨 짓을 해도 못 깨운다고 식구들이 농담을 할 정도죠.

 

 

 

 

 

 

 

 

3. 주식 중개인 / 증권 거래소 직원

(The Stockbroker's Clerk)

 

* 원문 :

“Human nature is a strange mixture, Watson.”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11) :

왓슨, 인간의 본성은 아주 이상한 혼합물이지.”

 

* 동서문화사 (중판) :

인간의 본성이라는 건 이상한 혼합물이라네.”

 

* 더클래식 (구판) :

왓슨,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란 용광로에 든 쇳물과 같아.”

 

* 문예춘추사 :

왓슨, 여러 가지 면이 뒤섞여 있는 인간성이란 참 신비한 것일세.”

 

* 현대문학 (주석판, 151) :

왓슨, 인간의 본성은 참 묘한 혼합물이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왓슨, 인간의 본성이란 용광로에 든 쇳물과 같아.”

 

* 황금가지 (2, 122) :

왓슨, 인간이란 참으로 복잡다단한 존재 아닌가.”

 

* 코너스톤 (개정판) :

왓슨, 인간의 본성은 기묘한 혼합체.”

 

* 엘릭시르 (132) :

인간의 본성이란 참으로 기묘해.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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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버 블레이즈 (Silver Blaze)

 

 

 

* 원문 :

“We are going well,” said he, looking out the window and glancing at his watch. “Our rate at present is fifty-three and a half miles an hour.”

“I have not observed the quarter-mile posts,” said I.

Nor have I. But the telegraph posts upon this line are sixty yards apart, and the calculation is a simple one.”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0) :

순조롭게 달리고 있군. 시속 53마일 반이야.” 그는 창밖을 보고는, 시계를 언뜻 보면서 말했다.

“4분의 1마일 표식이 보이지 않았는데.” 내가 말했다.

나 역시 못 봤어. 하지만 이 선로의 전주는 60야드마다 서 있기 때문에 계산은 아주 간단해.”

    

 

* 동서문화사 (중판) :

순조롭게 달리고 있는 모양이군.” 창밖을 내다보다가 시계를 보면서 홈즈는 말했다. “지금 시속 86킬로미터야.”

40미터 표지를 보지 못했는데.”

나 역시 보지 못했지. 하지만 이 선로의 전봇대는 55미터마다 서 있기 때문에 계산은 지극히 간단하네.”

    

 

* 더클래식 (구판) :

꽤 순조롭군. 시속 90킬로미터야.” 홈즈가 창밖과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자네는 그걸 어떻게 알았나?”

선로의 전주가 55미터마다 서 있지. 그러니 계산은 아주 간단하다네.”

    

 

* 문예춘추사 :

그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열차 속도가 꽤나 빠른 것 같네, 왓슨. 지금 시속 9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고 있어.”

“400미터 지점을 나타내는 표식은 보지 못했는데.”

나도 못 보았네. 하지만 이 철도의 전봇대는 55미터마다 세워져 있으니 계산은 간단하지.”

    

 

* 현대문학 (주석판, 14) :

잘 달리고 있군.” 그가 창밖을 내다보기가 자기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현재 속도는 시속 53.5마일이야.”

“400미터 푯말을 못 봤는데?” 내가 말했다.

나도 못 봤어. 하지만 전봇대가 60야드 간격으로 세워져 있으니 계산은 간단해.”

 

* 더클래식 (개정판) :

꽤 순조롭군. 시속 90킬로미터야.” 홈즈가 창밖과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나는 400미터마다 서 있는 푯말을 못 봤는데?”

나도 세어 보진 않았어. 하지만 선로의 전신주가 55미터마다 서 있지. 그러니 계산은 아주 간단하다네.”

    

 

* 황금가지 (2, 10~11) :

잘 달리고 있군.” 홈즈는 창밖을 내다보고 시계를 흘끗거리더니 말했다. “지금 시속 88킬로미터로 가고 있네.”

“4백 미터 푯말들이 있었나? 나는 못 봤는데.”

그건 나도 못 봤네. 하지만 이 노선에는 전신주가 55미터 간격으로 서 있어서 계산하기가 간편하지.”

    

 

* 코너스톤 (개정판) :

별 탈 없이 잘 가고 있군.” 홈즈는 창밖을 내다보다가 시계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시속 약 85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다네.”

“4분의 1 지점 이정표를 못 봤네만.” 내가 말했다.

나도 못 봤어. 하지만 선로에 전신주가 약 55미터마다 서 있으니까 간단히 계산했어.”

    

 

* 엘릭시르 (11) :

잘 달리는군. 지금 기차의 속도는 시속 팔십육 킬로미터일세.” 그는 창밖을 계속 보다가 시계를 힐끔 보며 말했다.

나는 사백 미터 표지판을 하나도 못 봤는데.”

나도 그래. 하지만 이 노선에는 전신주가 오십오 미터마다 서 있거든. 그러니 간단한 계산으로 알아낼 수 있지.”

 

    

 

Comment :

quarter-mile’‘4분의 1’을 의미하는 명사다. 나는 영국 단위(마일, 피트)를 미터나 킬로미터로 환산하는 방법을 모른다. 보면 볼수록 헷갈린다. <더클래식 구판>은 원문에 있는 왓슨의 말(“I have not observed the quarter-mile posts”)를 무시하고 자네는 그걸 어떻게 알았나?”라는 문장을 썼다. 이렇다 보니 왓슨의 말에 동조하는 홈즈의 말(“Nor have I.”)도 생략되었다.

 

 

 

 

 

* 원문 :

I lay back against the cushions, puffing at my cigar, while Holmes, leaning forward, with his long, thin forefinger checking off the points upon the palm of his left hand, gave me a sketch of the events which had led to our journey.

“Silver Blaze,” said he, “is from the Somomy stock, and holds as brilliant a record as his famous ancestor.”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2) :

나는 좌석 쿠션에 몸을 기댄 채 담배를 피우며 홈즈의 이야기를 들었다. 홈즈는 몸을 내밀고 중요한 사항을 말할 때면 가늘고 긴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두드리며, 우리들을 여행하게 만든 사건의 개략을 이야기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아이소노미의 혈통을 이은 말로, 유명한 조상 못지않게 빛나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동서문화사 (중판) :

나는 좌석의 쿠선에 등을 기댄 채 시가를 피웠고, 홈즈는 몸을 내밀고 길쭉한 집게손가락으로 요점을 말할 때마다 왼쪽 손바닥을 쿡쿡 찔러 가며 우리들의 여행의 원인이 된 사건을 대충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은성호는 아이소노미 계의 말로, 유명한 조상 못지않은 빛나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더클래식 (구판) :

나는 좌석에 몸을 편하게 기대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홈즈는 무언가 중요한 사항을 말할 때 항상 하던 버릇대로 가늘고 긴 오른쪽 검지로 왼쪽 손바닥에 사건의 개요를 써 가며 설명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서 깊은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이은 말로, 그 명마 못지않게 눈부신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문예춘추사 :

나는 좌석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담배를 피웠으며 홈즈는 길고 가느다란 검지로 왼쪽 손바닥을 두드리며 우리를 여행으로 인도한 사건의 요점을 하나하나 이야기해 주었다.

은점박이는 그 유명한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물려받았고, 자신의 조상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기록을 남겨 왔다네.”

 

 

* 현대문학 (주석판, 16) :

나는 쿠션에 기대앉아 담배를 피웠고, 홈즈는 몸을 앞으로 숙인 채 길고 여윈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왼손바닥 위에 요점들을 체크해가며, 우리를 여행길로 이끈 사건을 내게 스케치해주었다.

“‘은점박이는 유명한 경주마인 권리평등의 후예인데, 선조인 그 말만큼이나 찬란한 우승 기록을 갖고 있지.”

 

 

* 더클래식 (개정판) :

구판과 동일한 문장.

 

 

* 황금가지 (2, 12) :

나는 시가를 피우며 좌석에 몸을 묻고 있었고 홈즈는 상체를 내밀고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에 요점을 정리해 가며 사건의 개요를 설명해 주었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명한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물려받았는데 그 조상 못지않게 눈부신 기록을 내고 있다네.”

 

 

* 코너스톤 (개정판) :

홈즈는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길고 가는 오른쪽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짚어가며 우리를 여행길로 이끈 사건의 개요를 들려주었다. 나는 홈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쿠션에 기대어 시가를 피웠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명한 경주마인 소모미의 후손인데, 그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5년차 경주마야.”

 

 

* 엘릭시르 (13) :

나는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며 좌석의 쿠션에 편하게 몸을 기댔다. 한편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인 홈스는 중요한 내용이 나올 때마다 가늘고 긴 검지로 왼손 손바닥을 눌러가며 우리를 아침부터 다트무어로 이끈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아이소노미라는 유명한 경주마의 혈통을 이어받은 말이라네. 대단한 조상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기록을 자랑하는 경주마지.”

 

 

 

Comment :

 

대부분의 미국 판본에는 이 경주마 이름이 ‘Somomy(소모미)’라고 되어 있는데, 그 까닭은 알 수 없다. (‘Somomy’는 아무 의미 없는 말이라서, 경주마 작명 전통으로 볼 때 오식일 가능성이 매우 놓다. 아니면 권리평등(isonomy)이라는 말을 편집자나 발행인이 두려워했거나-옮긴이)

 

(<현대문학 주석판> 16)

 

 

 

 

“while Holmes, leaning forward, with his long, thin forefinger checking off the points upon the palm of his left hand.”는 두 가지 형태의 문장으로 번역되어 있다.

 

첫 번째 번역문. 홈즈는 검지손가락으로 활짝 핀 왼쪽 손바닥 위를 툭툭 두드리면서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 문예춘추사)

 

두 번째 번역문. 홈즈는 검지손가락으로 활짝 핀 왼쪽 손바닥 위에 글을 써가며 체크하듯이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더클래식 구판, 더클래식 개정판, 현대문학 주석판, 황금가지 2)

 

 

 

 

 

* 원문 :

“At a few minutes after nine the maid, Edith Baxter, carried down to the stables his supper, which consisted of a dish of curried mutton. She took no liquid, as there was a water-tap in the stables, and it was the rule that the lad on duty should drink nothing else. The maid carried a lantern with her, as it was very dark and the path ran across the open moor.

    

 

* 시간과 공간사 (13) :

아홉 시 조금 지나서 메이드 이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 양고기 카레 요리를 만들어 마구간에 가져왔네. 마실 것은 곁들어 있지 않았지. 왜냐하면 마구간에 수도가 있었고, 일할 때 물 외에는 아무것도 마셔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지. 아주 어두운 밤이었고 황야를 지나가야 했기 때문에 메이드는 랜턴을 손에 들고 있었네.

    

 

* 동서문화사 (중판) :

“9시 조금 지나서 하녀인 에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서 양고기로 카레이 요리를 만들어 마구간에 가져왔네. 마실 것은 없었어. 왜냐하면 마구간에 수도가 있었기 때문인데, 당번인 마부는 물 외엔 아무것도 마셔서는 안 되는 규칙이 있었어. 굉장히 컴컴한 밤이었고 넓은 황야를 가로질러 가야 했으므로 하녀는 등불을 손에 들고 있었네.

    

 

* 더클래식 (구판) :

아홉시가 조금 넘어서 하녀 이디스 백스터는 헌터에게 줄 양고기 카레를 싸서 마구간으로 향했지.”

    

 

* 문예춘추사 :

“2, 3분쯤 지났을 무렵, 하녀인 이디스 백스터가 남아 있는 젊은이를 위해서 마구간으로 저녁을 가지고 갔어. 그날 저녁은 양고기 카레였고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네. 마구간에는 수도가 들어오는데 불침번은 밖에서 반입되는 음료는 마시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거든. 아주 어두운 밤이었고 길은 널따란 황야를 지나야 했기에 하녀는 램프를 들고 있었다네.

    

 

* 현대문학 (주석판, 16~17) :

“9시 몇 분 후 에디스 백스터라는 하녀가 그의 저녁 식사를 마구간으로 갖다 주었어. 그건 양고기 카레였지. 마실 것은 갖다 주지 않았어. 마구간에 수도꼭지가 있었고, 마구간을 지킬 때는 그 물 말고 다른 것은 마시지 못하게 돼 있었거든. 하녀는 랜턴을 가져갔는데, 날이 너무 어두운 데다가 툭 터진 황야에 길이 나 있었기 때문이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아홉 시가 조금 넘어서 하녀 이디스 백스터는 헌터에게 줄 양고기 카레를 싸서 마구간으로 향했지. 마구간에 마실 물이 있었기 때문에, 따로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네. 게다가 보초를 서고 있는 동안은 물 말고 마시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는군. 시간이 늦어 매우 어둡고, 길이 넓은 황무지를 가로질러 나 있었기 때문에 그 하녀는 등을 가지고 갔지.

    

 

* 황금가지 (2, 14) :

아홉시가 좀 지나서 하녀 에디스 백스터는 마구간으로 헌터의 식사를 가지고 갔네. 그건 양고기 카레였어.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지. 근무자는 밖에서 반입된 음료수를 마시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으니까 말이야. 대신 마구간에는 수도가 있네. 밤이라 어두운 데다가 길이 그대로 황야로 통해 있기 때문에 하녀는 등불을 들고 갔지.

    

 

* 코너스톤 (개정판) :

“9시가 조금 지나자, 하녀인 에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 양고기 카레 요리를 마구간에 가져다주러 갔지. 마구간에 수도 시설도 있었고, 근무 중인 마부는 물 말고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는 게 규칙이라 술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더군. 아주 어두웠던 데다 탁 트인 황무지에 난 길을 따라 걸어야 했기 때문에 하녀는 랜턴을 들고 갔다고 했어.

    

 

* 엘릭시르 (15) :

“9시 직후에 조교사 집의 하녀 이디스 백스터가 마구간으로 헌터의 저녁을 가지고 갔어, 그날 저녁은 양고기 카레였지. 음료수는 따로 가져가지 않았어. 마구간에 수도가 설치되어 있거든. 게다가 일꾼들은 근무중에 물 이외의 음료는 마시지 않는 게 규칙이라네. 밖이 너무 어두워서 하녀는 등불을 가지고 갔어. 조교사의 집에서 마구간까지 황무지에 난 좁은 길을 따라갔지.

 

      

 

Comment :

<더클래식 구판>에 굵게 표시한 문장이 통째로 생략되었다. 다행히 <더클래식 개정판>이 나와 구판에 빠진 문장이 번역되었다. <동서문화사>의 직원들은 교정 업무를 소홀히 하는가 보다. 카레의 옛 표기법 카레이를 고치지 않은 채 전자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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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6-18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제목 : 셜록 번역에 대한 역저의 비교연구...논문 만들어도 될듯.^^..집념 최고네요 ~

cyrus 2017-06-19 09:52   좋아요 1 | URL
제 글이 논문으로 나올 수준은 아니에요. ^^;;

피오나 2017-06-18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꼼꼼한 비교 분석..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름 셜록 홈즈 완전 팬이라고 자부했는데..명함도 못내밀겠네요..하핫..

cyrus 2017-06-19 09:54   좋아요 0 | URL
현대문학에서 나온 <주석 달린 셜록 홈즈>를 많이 참고했어요. 그 책을 읽었을 때 어디 가서 함부로 홈즈 팬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셜록 홈즈의 회상 동서 미스터리 북스 4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조용만.조영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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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사 출판사의 책은 의혹투성이다. 고인이 된 지 오래된 번역가의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도 모자라 실체가 불분명한 이름만 번역가를 내세우기도 한다. 그리고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번역문을 고집하며 사소한 오역을 고칠 생각을 안 한다.

 

동서미스터리북스 43번째 책 셜록 홈즈의 회상은 내용면에서는 완전히 수준 이하다.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올드(old)한 중역은 동서문화사의 전매특허(?). 이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동서문화사의 셜록 홈즈의 회상정태원 씨가 번역한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 공간사, 2002) 문장 일부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정 씨의 번역본 초판 발행일은 20027월이고, 동서문화사 판본은 20031월에 중판된 것이다. 동서문화사는 70년대에 홈즈 시리즈를 펴낸 적이 있고, 1984년에 홈즈 시리즈와 아르센 뤼팽 시리즈로 구성된 <지능훈련 뤼뺑이냐 홈즈냐>를 펴냈다. <지능훈련 뤼뺑이냐 홈즈냐> 번역에 참여한 사람이 조용만 씨와 조민형 씨. 이 두 사람의 이름은 중판으로 나온 동서미스터리북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지능훈련 뤼뺑이냐 홈즈냐> 전집 일부를 가지고 있다. 전집 중에 조용만 씨와 조민형 씨가 번역한 것이 있다. 이 책의 번역문과 (조용만 씨와 조민형 씨가 번역한 것으로 알려진) 중판본의 번역문이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까 출판사는 동서미스터리북스를 펴내기 위해 번역문을 전면 개정하고, 예전 번역가의 이름을 그대로 썼다. 조용만 씨가 번역을 새롭게 다듬었는지 의문이다. 조용만 씨는 1995년에 별세했다. 공동 번역자로 알려진 조민형 씨가 실존 인물인지 확인이 어렵다. 추측이지만 조민형 씨는 유령 번역가일 가능성이 있다.

 

정 씨의 번역을 도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장이 상당히 많다. 한 두개가 아니다. 여기에 일일이 옮겨 적어 소개하기가 힘들 정도다. 무엇보다도 어이없는 것은 문제투성이, 오류투성이의 책을 전자책으로 유통한 동서문화사의 뻔뻔한 상술이다. 동서미스터리북스 전자책 가격이 종이책 가격보다 싸다. 여기에 혹해서 전자책, 특히 셜록 홈즈의 회상은 종이책으로든, 전자책으로든 절대로 사지 마시라. 필자는 이 책을 전자책으로 산 게 후회된다. 나를 화나게 하고, 전자책 구입을 후회하게 만든 문제의 번역문을 확인해보시라.

    

 

 

* 시간과 공간사 (구판, 79) :

  홈즈는 이 사건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밤 늦게, 내가 촛대를 들고 침실로 가려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왓슨, 내가 내 힘을 과신하거나 사건에 대해서 정당한 노력을 아끼는 것이 눈에 띄거든, 내 귓가에 대고 노벨리라고 속삭여 주게. 그렇게 해주면 대단히 고맙겠어.

    

 

* 동서문화사 :

  홈즈는 이 사건에 관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날 밤 늦게 촛불을 가지고 침실로 갈 때 말했다.

  “왓슨, 내가 내 힘을 너무 믿거나 사건에 대해서 정당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눈에 띄거든, 내 귓가에 대고 노베리라고 속삭여 주게나. 그렇게 해준다면 대단히 고맙겠어.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41~142) :

그 밖의 일에 관해서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으리라. 우리들은 돈을 벌었고, 세계 각지를 여행하다가 부유한 개척자로 영국으로 돌아왔지. 우리들은 20년 남짓 평화롭고 유익한 생활을 보냈다. 그리하여 과거가 영원히 매장되기를 바랐지. 그러니 그 선원이 나를 찾아왔을 때 조난 당시 살려 준 남자인 것을 알고 나의 마음이 어떠했었는지 상상해 주기 바란다. 그는 우리들의 행방을 수소문했고 우리들의 두려움을 밥줄로 삼고자 했던 것이다. 내가 그하고 다투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너는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해할 수 있을 테지. 그가 내 집을 떠나면서 언제라도 무서운 일을 폭로하겠다는 듯이 또 한 사람의 먹이를 찾아간 지금, 너는 이 아버지의 가슴을 채우고 있는 공포에 조금쯤 동정을 해줄지…….

 

아래에 판독할 수 없을 만큼 떨린 필적으로 다음과 같이 씌어져 있네. 베도즈는 암호로 허드슨이 모든 걸 폭로했다고 써 보냈다. 신이여, 우리들의 영혼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 동서문화사 :

그 밖의 일에 관해서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거다. 우리들은 성공했고, 여기저기로 이동하여 한밑천 잡은 식민지 개척자로서 영국으로 돌아가 시골에 땅을 샀지. 우리들은 20년 남짓 평화롭고 유익한 생활을 보내 왔다. 그리하여 과거가 영원히 매장되기를 바랐지. 그러므로 찾아왔던 수부를 보고 즉각 그 조난시 살려 준 사나이임을 알았을 때 나의 가슴속이 어떠했었는지 상상해 주기 바란다. 그는 우리들의 행방을 끝까지 수소문해 찾아냈고 우리들의 두려움을 밥으로 삼고자 작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하고 다투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너는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해할 수 있을 테지. 그가 나의 집을 떠나면서 언제라도 무서운 일을 폭로하겠다는 듯이 또 한 사람의 먹이를 찾아간 지금, 너는 이 아버지의 가슴을 채우는 공포에 조금쯤은 동정해 줄 수 있을는지…….

 

아래에는 읽을 수 없을 만큼 떨린 필적으로 다음과 같이 씌어 있었네. 베도즈는 암호로 허드슨이 모든 걸 폭로시켰다고 써 보냈다. 신이여, 우리들의 영혼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42~143) :

뱃사람과 베도즈에 관한 소식은 그 경계의 편지가 날아온 다음부터 전혀 들을 수가 없었지. 두 사람 모두 아주 자취를 감추고 말았던 거야. 경찰에 보호 의뢰가 제출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베도즈는 협박을 진짜로 받아들였는지도 몰라. 허드슨이 그 근방에 잠복하고 있는 것을 언뜻 본 사람이 있다고도 해서 경찰에서는 그가 베도즈를 해치운 뒤 도망쳤다고 믿고 있다네. 내 생각으로는 진상은 전혀 반대일 것 같네. 베도즈는 과거의 죄상이 폭로된 줄로만 알고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허드슨에게 복수를 하고, 긁어모을 수 있는 돈을 몽땅 챙겨서 해외로 달아났다고 하는 편이 아무래도 진상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네. 이상이 이 사건의 자초지종이네. 왓슨, 자네의 사건 수집에 도움이 된다면 좋을 대로 이용하게나.”

    

 

* 동서문화사 (중판) :

수부와 베도즈해서는 그 경계의 편지가 다음부터 전혀 소식이 없었네. 두 사람 모두 아주 모습을 감추고 말았던 거야. 경찰에 보호 의뢰가 제출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베도즈는 협박을 진짜로 받아들였는지도 몰라. 허드슨이 그 근방에 잠복하고 있는 것을 흘긋 본 자가 있다고 하므로, 경찰에서는 그가 베도즈를 해치우고, 그리고 나서 도망친 것이라고 믿고 있다네. 내 생각으로는 진상은 전혀 반대라고 여겨지네. 베도즈는 자포자기가 될 만큼 궁지에 몰려 과거의 죄상이 폭로된 줄로만 알고서 허드슨에게 복수를 하고, 긁어모을 수 있는 돈을 몽땅 가지고서 나라 밖으로 달아났다고 하는 편이 아무래도 진상에 더 가깝다고 생각되네. 이상이 이 사건의 자초지종이라네. 왓슨, 자네의 콜렉션에 도움되는 거라면 좋을 대로 이용해도 좋아.”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1) :

 그건 누구의 것인가?

 떠나가신 사람의 것입니다.

 누구의 것이 될 것인가?

 올 사람의 것입니다.

 몇 월이냐?

 처음부터 여섯 번째입니다.

 태양은 어디에 있느냐?

 떡갈나무 위에.

 그림자는 어디에 있느냐?

 느릅나무 아래에.

 몇 걸음이냐?

 북으로 열 걸음, 또 열 걸음, 동으로 다섯 걸음, 또 다섯 걸음. 남으로 두 걸음, 또 두 걸음, 서로 한 걸음, 한 걸음, 그리하여 아래로.

 우린 무엇을 바쳐야 하나?

 우리들의 모든 것을.

 무엇 때문에 바치느냐?

 신의를 위해서.

    

 

* 동서문화사 :

 그건 누구의 것인가?

 떠나가신 사람의 것입니다.

 그걸 얻는 건 누구인가?

 이윽고 찾아올 사람입니다.

 몇 월이냐?

 처음부터 여섯 번째입니다.

 태양은 어디에 있느냐?

 떡갈나무 위에.

 그림자는 어디에 있느냐?

 느릅나무 아래에.

 어떻게 재느냐?

 북으로 열 걸음, 또 열 걸음. 동으로 다섯 걸음, 또 다섯 걸음. 남으로 두 걸음, 또 두 걸음. 서로 한 걸음, 한 걸음. 그리하여 아래로.

 그러기 위해 우린 무엇을 바쳐야 하나?

 우리들의 것인 모든 것을.

 무엇 때문에 바치느냐?

 신의를 위해서.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3~164) :

이 나무는 자네 가문에서 처음 의식을 지낼 때부터 여기에 있었겠군.’ 마차가 그 옆을 지나칠 때 내가 물었네.

노르만 정복(1066, 노르망디공 윌리엄이 영국을 정복하여 노르만 왕조를 세움-역주) 때부터 있었던 모양이야. 나무 둘레가 23피트나 되니까.’ 그가 대답했지. 이것으로 나의 기준 측량의 하나가 확인되었네.

이 집에는 느릅나무 노목이 있나?’

저쪽에 아주 오래 된 것이 있었는데, 10년 전에 벼락을 맞아 베어 버렸지.’

    

 

* 동서문화사 :

저 나무는 의식서가 씌어졌을 무렵부터 저기에 있었겠군요.’ 마차가 그 앞을 지나칠 때 나는 물었네.

노르만 정복(1066년 노르만디 공 윌리엄이 영국을 정복하여 노르만 왕조를 세움)때부터 있었던 모양이에요라고 그는 대답했네. ‘나무 둘레가 7미터나 된답니다.’ 이것으로 나의 정점(定點)하나가 확보된 셈이었지.

느릅나무는 어디에 있습니까?’하고 나는 또 물었네.

저 편에 아주 오래된 고목이 있었는데, 20년쯤 전에 벼락을 맞아 버렸어요.’

    

 

역주의 문장이 비슷한 점에 표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머스그레이브 가의 의식(The Musgrave Ritual)의 사건 의뢰인 레지널드 머스그레이브(Reginald Musgrave)는 홈즈의 대학 동창생이다. 그런데 동서문화사 판본은 이 두 사람의 대화를 높임말로 썼다. 그리고 동서문화사 판본의 20년쯤 전에 벼락을 맞아 버렸어요라는 문장은 오역이다. 원문은 “It was struck by lightning ten years ago, and we cut down the stump.”이다.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79) :

왓슨, 나는 겸손을 미덕의 하나로 치는 사람들에게는 동의할 수 없네. 논리가는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보아야 되지. 자기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은 자기의 능력을 과장하는 것만큼 진실에서 벗어난 일일세. 그러므로 내가 마이크로프트 형이 나보다 뛰어난 관찰력을 갖고 있다고 내가 말했다면, 정확히 문자 그대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라고 해석해 주면 좋은 걸세.”

    

 

* 동서문화사 :

왓슨.” 그는 말했다. “나는 겸손을 미덕의 하나로 치는 사람들에게는 동의할 수 없네. 논리가는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보지 않으면 안 되지. 자기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은 자기의 능력을 과장하는 것과 같을 만큼 진실에서 벗어난 일일세. 그러므로 내가 마이크로프트가 나보다 뛰어난 관찰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면, 정확히 문자 그대로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라고 해석해 주면 좋은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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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18 14: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리뷰 쓰시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것 같네요.^^: 추리소설은 조금 가볍게 읽으셔도 ㅋ

cyrus 2017-06-18 20:46   좋아요 2 | URL
추리소설을 가볍게 읽으려면 번역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번역을 바라지 않습니다. 의역이든 직역이든 가독성이 좋아야 합니다. 동서문화사의 작품 초이스는 좋은데, 번역이 작품을 살리지 못해요. 그리고 번역에 성의가 느껴지지 않아요. 표절이 의심되는 동서문화사 번역본이 이번에 두 번째입니다. 동서미스터리북스가 추리소설 마니아들이 알아주는 책이라서 그런지 과대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syo 2017-06-18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노력글이 등장할 때 마다 제 알라딘 마일리지라도 기부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cyrus 2017-06-18 20:50   좋아요 1 | URL
땡스투 적립금을 많이 받는 편이 아니라서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저처럼 책을 잘못 사는 독자들이 나오지 않으려면 잘못된 건 널리 알려야합니다. ^^

보슬비 2017-06-18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제목만 보고 웃음이 났어요.
cyrus님의 빡침이 확 다가왔거든요. ㅋㅋㅋ

cyrus 2017-06-18 20:51   좋아요 2 | URL
정말 화가 났어요. 원래는 도서관에 가서 빌려 읽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제가 주말 첫날이고, 날씨가 더워서 외출하기가 귀찮았어요. 그래서 전자책을 사고 말았습니다.. ㅠㅠ

2017-06-18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8 20:52   좋아요 2 | URL
류 감독 사진이 ‘돈 내놔라, 먹튀야!‘ 드립 때 같이 쓰는 웃긴 짤방입니다. ^^

dys1211 2017-06-18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진정성을 많이 느끼고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요즘 필요한 Grit인거 같습니다.

cyrus 2017-06-18 20:55   좋아요 1 | URL
제가 집념은 강한 편입니다. ^^;;

stella.K 2017-06-1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가 현재 작업중이란 게 이건가 보구나?
동서문화사 세계문학은 괜찮은 것 같던데...
미스터리는 표지도 올드해서 별로 읽을 생각이 안나다군
범우사도 그렇고.

cyrus 2017-06-18 20:58   좋아요 0 | URL
동서문화사 월드북 시리즈도 제대로 파헤쳐 읽으면 문제점이 있을 거예요. 예전에 동서문화사의 막심 고리키 번역본 보고 크게 실망했어요.
 
초판본 주홍색 연구 - 1887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아서 코넌 도일 지음, 송성미 옮김 / 더스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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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쪽에 아서 차펜티어, 해군 중사입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에 해당하는 원문은 “Arthur Charpentier, sub-lieutenant in Her Majesty’s navy”입니다. ‘sub-lieutenant’해군 중위를 뜻합니다. 중위는 위관급에 속하는 군대 계급이며, 중사는 부사관 계급입니다. 영국 해군 중사는 ‘Petty Officer’입니다. 28쪽에 멘델슨의 <무언가>’가 언급된 문장이 있습니다. 멘델슨은 독일의 작곡가 멘델스존(Mendelssohn)의 영국식 발음입니다. 88쪽에 오역이 있지만, 문장이 읽기 편해서 대체로 만족할 만합니다.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에 실린 시드니 패짓(Sidney Paget)의 초판본 삽화뿐만 아니라 다른 판본에 있는 삽화도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판형이 작아서 삽화 크기도 작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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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4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4 20:0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제 글을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오역 문장들을 찾아내고, 소개하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요즘 저는 홈즈 전집 번역본들을 살펴 보고 있습니다. 제가 전문 번역 일을 하지 않아서 오역을 지적할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번역에 대한 제 의견을 보시게 되면, 비판적인 첨언을 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5월 17일에 작성된 글에도 ‘sub-lieutenant‘ 오역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sub-lieutenant‘를 ‘중사‘로 오역한 책이 더 있어요.

※ http://blog.aladin.co.kr/haesung/9343606

2017-06-14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1인 전자책 전문 출판사 페가나 북스에서 윌리엄 올라프 스테이플던(William Olaf Stapledon, 1886~1950)의 작품 두 편을 출간했다. 스테이플던은 영국의 SF 소설가다. 그가 1930년에 발표한 첫 장편 소설 최후이자 최초의 인간(Last and First Men: A Story of the Near and Far Future)은 열일곱 번의 진화를 겪는 인류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불꽃(The Flames: A Fantasy)1947년에 발표된 중편소설이다. 화자는 외계의 불꽃 생명체를 만난 화자가 토스(Thos)’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친구에게 경험담을 들려주는 편지 형식의 작품이다.

 

 

 

 

 

 

 

 

 

 

 

 

 

 

 

 

* 이상한 존(오멜라스, 2008)

* 시리우스(오멜라스, 2008)

* 스타메이커(오멜라스, 2009)

    

 

 

SF 평론가 박상준 씨가 SF 전문 출판사 오멜라스 대표로 활동했을 때 스테이플던의 작품 세 편이 출간되었다. 이상한 존(Odd John: A Story Between Jest and Earnest)초인(Übermensch)’의 의미와 유사한 호모 슈페리어(homo superior)가 등장한다. 존 웨인라이트(John Wainwright)로 알려진 이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초인이다. 이 소설은 1970년대의 문고본 시리즈 아이디어회관 SF문고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그러나 일어 중역판 축약본은 스테이플던 작품 특유의 사변적 분위기를 느끼기에 부족하다.

 

 

 

 

 

 

 

 

 

 

 

 

 

 

 

2015년에 ‘EQ 세계추리 SF문학시리즈의 수록작으로 출간되었다. 안 봐도 축약본이다.

 

스타메이커(Star Maker)SF문학의 한 장르인 사변소설(speculative fiction)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스타메이커는 모든 존재의 원천으로 볼 수 있는 유한하고 창조적인 정신또는 영원하고 절대적인 정신으로 해석된다. 작가가 스타메이커에 나오는 용어의 의미를 정리한 해설 편을 썼을 정도로 이야기의 규모가 무척 방대하다. 시리우스(Sirius: A Fantasy of Love and Discord)는 인간의 지능을 가진 개와 인간 여성의 관계를 묘사한 작품이다.

 

 

 

 

 

이 글은 스테이플던의 작품 세계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데 미흡한 점이 많다. 사실 필자는 스테이플던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절판된 스테이플던의 소설 두 권을 가지고 있다. 페가나 북스의 신작 출간 소식 덕분에 잊고 있었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글을 쓰려고 페가나 북스가 발행한 무크지 2를 참고했다. 스테이플던의 소설을 읽기 전에 무크지를 먼저 읽는 것이 좋다. 스테이플던의 작품 세계에 대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고, 최후이자 최초의 인간불꽃의 번역문 일부를 볼 수 있다. (페가나 북스 공식 블로그 : http://pegana.tistory.com/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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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3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3 18:34   좋아요 1 | URL
SF문학이 재미없고, 비주류 문학이라는 편견이 많습니다. 복거일 선생이 SF문학 보급에 노력한 작가입니다. SF 문학에 대한 복 선생 칼럼 몇 편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칼럼들이 극우 언론에 게재되어 있어서 안 보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

transient-guest 2017-06-14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으로 직행했습니다. 사라지기 전에 구해야 할 텐데요..ㅎ 복거일의 책은 본 적이 없고, 예전에 다른 책들이 언급한 것만 봤습니다. 정치성향이 전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거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네요.

cyrus 2017-06-14 10:31   좋아요 0 | URL
오멜라스에 나온 종이책을 절판되었어요. 다행히 전자책은 나오고 있습니다. ^^

transient-guest 2017-06-14 10:45   좋아요 0 | URL
아 이런 급 실망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