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 - S. 피터슨이 안내하는
샌디 피터슨 외 지음, 박나림 옮김 / 초여명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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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가면 안 되는 장소가 있다. 하지만 누르면 누를수록 튕겨 나오는 것이 인간의 호기심이다. 금기는 곧 미지의 영역에 대한 호기심을 촉발한다. 드림랜드(Dreamland)로 가는 법을 아는 랜돌프 카터(Randolph Carter)가 금기의 장소에 발을 들이밀었다. 그는 고대 신들이 사는 ‘미지의 카다스(Unknown Kadath)’를 찾으러 여행을 떠났다. 그곳은 오싹하고 음산한 냉기로 가득하지만, 알 수 없는 매력을 지녔기에 누구나 미지의 영역에 대한 환상을 품을 수 있다.

 

 

 

 

 

 

 

당신은 혼자 드림랜드를 여행하다가 인간의 머리를 뜯어먹는 구울(Ghoul)을 만날 수 있다. 역겨운 비린내가 당신의 코끝을 스치기 시작하면, 얼른 달아나야 한다. 심해에 살다가 지상으로 기어 나온 물고기 인간을 눈앞에 마주하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악몽이 시작된다. 비록 초자연적인 존재들은 한낱 꿈에 불과하므로 당신을 위협하거나 두렵게 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꿈에서 깨어 세부적인 면을 분석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꿈속의 모든 것이 매우 괴이하고 끔찍한 실체였음을 알게 된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들》은 꿈속의 모든 것들의 실체를 알려주는 안내서다. 괴물들을 자세하게 묘사한 컬러 삽화는 환상적이면서도 생생한 현실감을 준다. 괴물들의 그로테스크한 형태는 독자의 눈과 마음을 압도한다. 컬러 삽화를 보면 볼수록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괴물들의 서식지와 생태 방식에 관한 정보를 숙지하지 않고, 드림랜드를 여행하는 일은 무모한 행동이다. 준비를 소홀히 한 드림랜드의 여행자는 처참한 악몽에 시달릴 각오를 해야 한다.

 

생소한 존재는 익숙한 존재보다 거북하고, 불확실한 존재는 확실한 존재보다 더 신경이 쓰인다. 덜 익숙하고, 불확실한 존재를 만나면서 생기는 불쾌한 느낌이 인간의 무의식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는 공포의 본질이다. 가장 먼저 드림랜드를 탐사한 러브크래프트(Lovecraft)는 ‘미지의 공포’야말로 가장 오래되며 강력하다고 말했다. 드림랜드는 지금도 가장 강력한 공포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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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9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29 14:21   좋아요 0 | URL
그림이 아주 잘 만들었어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피해야 됩니다. 호기심에 책을 펼치다가 충격과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

stella.K 2017-05-29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제 러브크래프트는 다 읽은 건가?

cyrus 2017-05-29 14:28   좋아요 0 | URL
다 읽었어요. 그런데 리뷰나 페이퍼로 소개하지 못한 러브크래프트의 소설 몇 편 있어요. 작년부터 구상하고 있었는데, 자꾸 미루게 되니까 계획이 묻혀졌어요. ^^;;

AgalmA 2017-05-2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리언 그린 한스 루돌프 기거 그림처럼 인상적이네요.

cyrus 2017-05-29 18:48   좋아요 1 | URL
기거의 그림, 정말 대단하죠. 어떻게 보면 기거는 ‘혐짤‘을 예술로 끌어올린 몇 안 되는 아티스트 중의 한 사람입니다. ^^

syo 2017-05-2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아서는 안될 어둠의 세계에 속하는 2차 저작물들을 통해 우연하게 러브크래프트를 알게 되었어요. 주로 러브크래프트의 러브에 관심이 많아 보이는 그 저작물들 속에서는 니알라토텝이라는 것이 여자였는데......험험.

일본쪽에서 이 세계관이 종종 변형되어 쓰이나보더라구요.

cyrus 2017-05-29 18:53   좋아요 0 | URL
syo님이 보신 2차 저작물, 혹시 만화 아닌가요? 저도 그 만화를 봤어요. 니알라토텝을 여 캐릭터로 만들 생각을 할 줄이야... ㅎㅎㅎ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크툴루 신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에요.


syo 2017-05-29 18:59   좋아요 1 | URL
cyurs님의 댓글을 보고 나니까, 제가 ˝우연히˝, 이 부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네요ㅋ, 하여튼 우연히 발견한 그 저작물이 2차가 아니라 3차 저작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거 어쩐지 온 세상에 죄송스럽습니다;;
그냥 순수하게 기어다니는 혼돈이라는 말이 멋있어서 검색했는데 그런게 나올줄은. 험험

어쨌든 일본은 엄청난 곳이네요. 어떤 의미에서든.

cyrus 2017-05-29 19:22   좋아요 1 | URL
제가 그 만화를 다 보고 나서 덕후들이 로리캐에 열광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