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금 가사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찾으라고 베티 프리단이 말했을 , 말을 실현할 있었던 백인 중산층 이성애 가정의 전업주부들에게 남겨진 선택은 가사노동의외주화였다. 가사노동을 외주화 시킬 있는 여성, 그런 경제력을 갖춘 여성들만이 자기 실현의 장소인직장으로 진출할 있었다. 그녀들이 일하는 동안, 다른 여성들이 그녀들이 해야만 하는 일들, 해왔던 일들을대신’ 해주었다. 대부분 유색인종 여성들이었다. 자신의 아이들을 집에 내버려두고, 아이들끼리 끼니를 때우게 하고, 조금 아이가 작은 아이의 보호자가 되게 하고는, 다른 여성의 가사노동을 대신해 주었다. 이런 경우, 그들을 그렇게 만든 사회 구조가 아니라, 자기의 아이들을 가정에 내버려두고 직장에 나가면서 유색인종 여성을 고용한 백인 여성들에게 비난이 쏟아진다. 여자가 얼마나 벌겠다고 자기 애들을 내팽개치는 거냐. 이기적인 그녀들 때문에 자기 아이들을 내버려두고 가사 노동에 고용된 다른 여성들은 얼마나 불쌍하냐.
















다시 물어야 한다. 만약 베티 프리단에게 국가 기금과 작가 후원 프로젝트가 지원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여성성의 신화』 집필할 있었을까. 그녀가 도서관에서 글을 쓰기 위해 외출해 있는 동안베이비시터 고용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여성성의 신화』 완성할 있었을까. 가사노동, 베티 프리단의 가정에서 불가피하게 필요한 가사 노동이 전적으로 프리단의 몫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그녀의 이러한 외출은 정당하다. 살림도 잘하고, 아이들도 키우고, 남는 시간에 남아있는 힘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여성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모든 여성들이 그런 아니다. 베티 프리단도, 베티 프리단마저도 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았다. 베티 프리단에게 쓰지 말고 아이들이나 돌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다른 여성들도 베티 프리단처럼 자신만의 ,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어야 한다. 개인에게만 요구할 일이 아니다. 그럼 누가. 생략된 주어를 밝힌다. 국가가 해야 한다. 국가가 역할을 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 요구를 가족을 위해 많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해(243)했었는데, 책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발견했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주어진 많은 시간 가족 뿐만 아니라, ‘나를 가장 즐겁게 하는 에도 쓰여질 있다는 . 여유롭고 자유로운 시간에 이루어지는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활동. 즐거움을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누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소득이 보장 되어야만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그저 개혁의 요청이 아니라 관점이자 자극으로도 생각할 있다. 한편으로 이는 노동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자는 요구이다. 임금 감소 없는 6시간 근무 요구는 내가 여기서 주목할 공식이다. (239) 




임금 감소 없는 6시간 근무와 기본 소득제. 지금으로서는 유토피아에서나 가능한 일인 같지만, 이런 꿈만 같은 일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수도 있을 거라 감히 희망을 가져본다. 5일제 시행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들어대던 사람들, 최저임금 만원 되면 기업 전멸한다고 했던 사람들의 메아리가 너머로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면. 4시에 퇴근한 아빠 손을 잡고 하원하는 북유럽 아이들의 행복을 우리나라 아이들도 누릴 있게 된다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운용할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면. 이런 같은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간다면. 무엇보다, 노동은 신성하며, 내가 돈으로 먹고 살겠다는 노동의 신화가 점점 흐릿해져 간다면. 




임금 감소 없는 6시간 근무와 기본 소득제. 가능하다. 충분히 가능하다. 






임금뿐 아니라 내가 여기서 생각하는 것은 "여성임금"과 "가족임금"이다. 노동시간 역시 역사적으로 가족을 참고로 구성되었다. 다시 말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가 풀타임근무의 표준이 되었을 때, 대개 남자로 그려졌던 노동자는 집안의 여성으로부터 보조를 받는다고 상정되었다(이는 물론 대부분 백인 중산층의 형편이었지만, 사실상 사회적 관습이자 정치적 수단으로서 효과적으로 기능하는 데 문제는 없었다). 남성노동자가 무급 가사노동을 책임져야 했다면, 그가 하루에 최소 8시간 일해야 한다고 확실히 요구받았을 것으로 상상하기는 어렵다. 줄리엣 쇼어Juliet Schor가 주장했듯이 젠더 분업이 없었고 역사의 바로 그 시점에 가구 내 재생산노동을 풀타임으로 담당하는 여성의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면, 이런 노동시간제는 결코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1997, 49 -50)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노동윤리와 가족윤리가 여전히 일체의 역 사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 타래들로 한데 엮여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무급 재생산노동의 조직화와 분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임금노동의 시간제에 맞서는 시도는 언제나 근시안적인 것이 된다. 또한 가족윤리를 장려하거나 내버려 둔 채 만연한 노동가치를 약화시키려는 노력은 늘 문제적인 것이 된다.

핵심은 노동시간의 계산에 언제나 사회적으로 필요한 무급노동항목이 포함되어야 하며,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모든 운동에는 현재 노동이 조직화되고 분배되는 방식에 맞서는 일이 포함되어야 한다는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던 과거의 운동들이 사유화된 재생산노동의 젠더 분업을 현대 가족 이상의 핵심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면, 오늘날의 페미니즘적 노동시간 단축운동은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부족과 젠더 분업 문제 모두를 직면하고 적극적으로 맞서야 한다. 노동시간 전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노동시간제뿐 아니라 노동윤리에까지 맞서려는 노력 역시 힘을 잃는다. 가족 중심 접근이 그랬듯이, 임금노동의 도덕화에 맞서려는 이런 노력은 생산 중심주의 가치에 대한 비판을 무급 가사노동으로까지 확장하지 않는 한, 최선의 경우 제약을 받거나 최악의 경우 꺾어질 것이다. 일의 이 같은 도덕화 - 우리 삶을 바쳐야 하는 것으로 일을 정의하는 것-가 공고히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254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0-01-28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게 너무 짜릿했어요. 이미 알려진 여성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비판한다는 거요. 이미 말해졌기 때문에 수정 보완이 가능한거잖아요. 그래서 더 많은 여성학자들이 더 많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우리에게 베티 프리단이 곧(단발머리님에겐 다시!) 올겁니다!

단발머리 2020-01-28 21:15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선배 학자들의 주장 위에서, 그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고 반박하고 비판하는 것 너무 멋진 일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여성들이 말해야만 하죠. 저도 다락방님 말씀에 100번 동의합니다.

다시 만날 그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syo 2020-01-28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훅훅 달려나가시는군요.
저도 어깨에 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이제야 이 책에 몰두를.....

근데 1월은 이제 3일 남았고....

단발머리 2020-01-29 15:43   좋아요 0 | URL
무거운 짐 내려놓으셨으니 이제 가볍게 훌훌 날면서 완독하시고요.
페이퍼도 좀... 😀

블랙겟타 2020-01-29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전세대에서 보지 못한 것들을 현 세대나 미래세대에서 대안이나 생각들을 확장시켜나가야겠죠.
다락방님 말대로 프리단의 책도 읽어봐야할 이유가 생겼네요.
기본소득을 희망하며 댓글을 남깁니다.( •ᴗ•)

단발머리 2020-01-29 17:33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상상의 범위가 확장될수록 현재 뿐 아니라 미래 세대들도 더 나은 세상을 살 수 있을테니까요.
저 역시 기본소득제 실현을 희망합니다^^
 
















고정관념 없이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묘사하자면 이렇다. 보통 사람보다 키가 커서 뚱뚱해 보이지 않는 남자 2 여자 1 복부비만에 도달하기 직전의 완만한 라인을 자랑한다. 보통 체격의 남자 1 과체중이고, 여자 2 점핑 다이어트 중인데 죽을 힘을 다해 뛰었건만 한달 동안 겨우 2키로 빠졌다고 한탄한다.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의 평범한 현대인들. 우리는 그렇게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모두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부족하지 않은 양을 먹고,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먹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늙으신 어머니는 쌀을 씻으신다. 



새벽부터 손님 아닌 손님맞이로 고단하신 어머니는 돌침대 위에서 잠시 눈을 붙이시고, 안마의자 심청이와 함께 자동코스 20분짜리 안마여행을 방금 마치고 돌아온 어떤 며느리는 즐거운 핸드폰 놀이를 이어가는데. 



늙으신 어머니는 쌀을 씻으신다. 



9 30분에야 아침을 먹기 시작했는데, 이제 겨우 12 35분인데. 



늙으신 어머니는 쌀을 씻으신다. 



안방에서 잠든 어떤 며느리는 깊은 잠에 빠져버렸고 심청이와 함께 있던 며느리만 총알처럼 일어선다. 



늙으신 어머니가 쌀을 씻으러 일어서시니 어떤 며느리 벌떡 일어설 밖에.    





나는 먹고 싶을 ,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 심한 편식이다. 둘째를 낳고 모유수유를 했는데, 운동하지 않았는데 살이 빠졌다. 내가 만든 것을 (맛이 없어) 먹을 수가 없으니 자연스레 다이어트가 되었다.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먹고 나서 크게 생각나는 음식도 별로 없다.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음식이 커피와 . 아주 좋은 원두를 전문가의 솜씨로 정성껏 방울, 방울 추출한 그런 커피가 아니어도 된다. 그냥 커피면 감사하지만, 선택은 거의 라떼. 빵은 항상 맛있다. 물론 맛있는 빵이 있기는 하다. 유선생이 집에 놀러오면서 내가 좋아할거라며 심사숙고해 골라온 이런 빵들. 버터프레첼, 애플피셀, 올리브 치아바타, 먹물앙금과버터. 이런 빵들 사랑한다. 인생 어느 순간, 진지하고 성실하게 운동할 때가 오게 된다면, 운동은 아마 빵들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빵을 먹기 위해. 빵을 마음껏 먹기 위해. 









유발 하라리도 언급했듯이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변수는 영양 부족이 아니라 영양 과다이다. 먹어서가 아니라 많이 먹어서 생기는 문제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때를 맞춰 쌀을 씻어야 하고 밥을 먹어야 한다. 먹여야 한다. 새끼와 새끼의 새끼에게 밥을 먹이는, 먹이고 싶은 마음. 내가 모르는 세상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내가 새끼의 배고픔에 항상 다급한 것처럼 그럴 것이라 믿을 뿐이다. 문제는 배고프지 않아도 먹어야 된다는 . 때가 되니 먹어야 한다는 . 내가 모르는 세계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다만 먹지 않을 . 






집에 돌아와서는 레이 브래드버리 읽는다. 몰리님의 애정 작가를 다시 읽는다. <September 2036> The Martian. 


사람들이 돌아오는 서울, 번도 떠나보지 못한 서울에서 우주를 생각한다. 화성에 정착한 지구인을 생각하고, 지구인 몰래 숨어사는 화성인을 생각한다. 






지난번에 읽었을 때는 변신하는 화성인에 관심이 갔다. 화성을 침략한 지구인은 변하지 않고, 화성에서조차 떠나온 지구를 실현하는데, 침략 당한 화성인은 지구인의 요구에 자신의 모습을 바꿔야만 했다. 이번에는 지구인에게 눈길이 간다. 지구인들에게는 화성인이 각각 다른 사람, 다른 존재로 보인다.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내가 찾는 바로 존재로 화성인을 인식한다. 모든 지구인이 그랬다. 사람의 예외도 없이. 누구도 아니며, 무엇도 없는 화성인은 그대로 녹아 내린다.   




빨간 글씨가 하루 남았다. 아이들이 방학이라 개학 전까지는 빨간 글씨나 마찬가지고, 검은 글씨이되 빨간 글씨 같은 검은 글씨가 앞으로도 열흘 정도 남아있다. 금쪽처럼 소중한 빨간 글씨가 이렇게나 많이 남아 있다. 나는 기쁜가. 아니면 슬픈가. 



빨간 글씨에 읽을 책과 읽어야만 하는 책, 읽고 싶은 책을 골라 두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명랑한 일이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1-27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8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20-01-27 0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먹는 걸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꼭 삼시세끼를 먹어야 한다 이렇지는 않아요. 아이들 키울 때도 그랬고요. 근데 아이들이 명절 때 집에 오면 세 끼를 꼭 챙기게 되네요. 방학 때 왔을때도 내가 챙겨주지는 않아도 냉장고에 장 봐서 꺼내 해 먹을 수 있게 해놓고요.
저희 친정은 제사를 안 지내는데도 명절이면 꼭 온갖 명절음식을 하는 친정 어머니께 툴툴거렸는데 저는 미국에 있으면서도 명절이면 기본적인 명절 음식을 하고 있어요. 아무도 하라 하지도 않고, 심지어 집에 있는 막내 녀석은 잡채나 전을 좋아하지도 않는데...ㅜㅜ 그냥 뭐랄까 아이들이 클 수록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이런 거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까요? 내가 해주지 않으면 아이들이 이 음식 언제 먹겠냐 싶기도 하고...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님들의 모습을 내가 따라하고 있네요. 이제 정말 늙어가나봐요.

단발머리 2020-01-30 07:50   좋아요 0 | URL
전... 진짜 프시케님 댓글 읽는데 넘 마음에 와닿는거예요. 저도 엄마가 밥 차려줄 때하고 제가 밥 차릴 때가 다르기도 하구요. 전 많이 먹는게 문제라서 좀 배고파도 괜찮다고, 그게 더 건강에 좋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프시케님 경우처럼 멀리 떨어져 지내던 아이가 방학 맞아서 집에 오면 진짜 세 끼 챙기게 될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잡채나 전 같은 한국 명절 음식을 그 때만이라도 먹이고 싶은 프시케님 마음도 완전 공감되구요.

아직도 배고프다 노래하는 아이가 있어서 그 아이가 ˝됐어요, 나 배 안 고파요.˝ 할 때까지만이라도 성실히 밥 차려주자, 그게 저의 소박한 목표이기는 해요. 아, 쉽지 않은 이 밥의 길~~~~*^^*

유부만두 2020-01-27 1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브래드버리...전 도서관 화재 이야기를 읽고 ‘화씨451’를 읽으려는 참입니다.

단발머리 2020-01-30 07:41   좋아요 1 | URL
저도 올해는 브래드버리 몇 권 더 읽고 싶기는 해요. 전 ‘화씨 451‘보다 ‘화성연대기‘가 더 좋았거든요.
유부만두님은 어떠셨는지 듣고 싶어요. 헤헤헤^^

유부만두 2020-01-30 10:05   좋아요 0 | URL
화성연대기! 접수 했습니다.

blanca 2020-01-27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친정 엄마도 어제 종일 부엌게 계시더라고요. 도와준다고 계속 서성거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주도하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우리 나라 삼시 세끼는 정말 여자들의 노동력을 갈아 넣어야 하는 것 같아요. 가족들이 함께 하는 시간에 나이를 막론하고 여자들의 노동력이 계속 투입되어야 한다는 게 참...

단발머리 2020-01-30 07:39   좋아요 0 | URL
엄마밥이 제일 맛있지만 부엌에 종일 계시면 마음이 좀 불편하기는 해요. 삼시세끼가 포인트인것 같기는 한데요.
밥 차려주시는 마음이야 알지만 블랑카님 말씀대로 여성들의 노동력, 여성들의 노동력만을 바탕으로 한 거니까요 ㅠㅠ

다락방 2020-01-27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의 집에 놀러가면서 빵 사가는 건 참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빵 사가지고 오는 손님은 좋습니다. 저는 딱히 빵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참 맛있게 잘 먹어요. 음.. 적어놓고 나니 뭔가 모순된 문장... ㅋㅋㅋㅋㅋ

당장 내일부터 출근이라는 게 너무 믿기지 않고, 게다가 오늘이 몇 시간 남지 않았다는 것도 슬퍼요. 흑흑.
남은 밤을 하얗게 불태우겠습니다. 빠샤!

단발머리 2020-01-28 19:46   좋아요 0 | URL
저도 커피 사오는분들과 빵 사오는분을 애정합니다. 우리 인생에는 모순된 일이 얼마나 많던지요.
남은 밤을 하얗게 불태워 완독의 즐거움 가지셨으니 멋지세요. 부럽고요^^

레삭매냐 2020-01-28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아침부터 빵 사진을 보니
빵을 뜯고 싶어지네요...

초딩 2020-01-28 10:22   좋아요 0 | URL
굉장히 동의합니다~ !

단발머리 2020-01-28 19:08   좋아요 0 | URL
제가 특히 애정하는 빵은 먹물앙금과버터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려요. 하하하!
 
















베버가 지적했듯이 노동윤리는 개인화의 담론이다.(90) 





우리는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청교도 윤리에 근거한 답을 내놓는다. 일하지 않는 먹지도 말라. 사람들은 자신이 누리는 혜택과 권리의 많은 부분을 자신의 노동이 담당했다고 쉽게 생각해 버린다. 





다시 말해, 도덕적 책임은 이제 공동체가 아니라 개인에게 놓인다. 부자든 빈자든 똑같이일하지 않고서는 먹어서는 된다”.(159-160) 명제는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임금노동이 규범으로 자리 잡으면서 널리 적용되었다. 또한 명제는 먹고사는 일의 규범이 가장 아니라 모든 성인 시민에게 요구되는 점점 보편적인 규범이 되면서 더욱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합당한 경제적 또는 정치적 의존의 사례가 점점 들어들면서남아 있는 의존은 무엇이든 개인의 잘못으로 해석될 있었다.”(Fraser and Gordon 1994, 325) 독립은 사람이 처한 관계의 유형에 달린 것이라기보다는 개인 인품의 자질에 달린 것이 된다.(322) 따라서탈산업화 시대의 의존 점점 합당치 못한 것이 되면서, 동시에점점 개인화되었다.(325) (90)  





위에 따르면 일하지 않고 먹는 자들은 비난 받아야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난은 종국적으로 그들 자신의책임이라는 일부 부자들의 주장이 더욱 힘을 받게 된다. 



2016, 기본 소득에 대한 스위스 국민투표는 76.9% 반대로 부결되었다. 국민의 근로의욕 저하와 국가경제 잠식, 높은 금액의 기본소득으로 이민자들의 스위스 유입에 대한 우려, 세금 증가 등의 이유가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일하지 않고 지급받는공짜 대한 저항감이 컸다. 핀란드, 네덜란드 등지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혹은 지방 정부를 통해기본 소득 대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해야만, 일한 후에야만, 그에 대한 보상으로서 그것도 아주적은 만을 원하고 있다. 오직 노동의 대가로서만 임금을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이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인간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활동들이 존재한다. 모든 활동을 의무, 여가활동 또는 없는 사람들의 소일거리로 규정했을 , 모든활동 결과물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일례로 4 가족, 남성 외벌이의 경우, 가정의 주된 수입원은 일하는 남성이다. 가정의 생성, 존속 또는 유지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오로지 가정, 개인이 감당한다. 성실한 노동자가 다음날 직장에 출근해 맡겨진 일을 있기 위해 필요한 정서적, 물질적 지원은 그의 월급에 포함되지 않는다. 회사는 오로지 그가 직장에서 노동한 시간, 일한 시간만을 계산해 지급할 뿐이다.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아이를 돌보고, 아이를 가르치는 일을 모두 개인의선택으로만 단정하는 극단의 현실은존속과 유전자 전달 숙명을 가진 유전자마저 무색하게 만든다. 인류 출현 최초로 가장 강력한 비율의 저출산 현상이 대두되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람과 기쁨을 얻는 근간이 오로지’, ‘직업뿐이라고 단정할 , 우리의 많은활동 쓸데 없는 일이 된다. 병원에 입원하신 큰어머니를 방문하거나 5 조카와 놀아주는 . 우울한 기분에 빠져있는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오후 햇살을 받으며 아이 손을 잡고 함께 공원을 거니는 . 새로 생긴 맛집에 가족과 함께 가거나 여행을 떠나고 돌아오는 .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 처음으로 악기 연주를 시작해보는 .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중하고 멋진 일들은월급 받을 없는 일이다. 결국, 우리가이라고 정의하는활동 범위를 극단적으로 확대하지 않는 , 이전의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는 , 많이 일하고, 열심히 일해서, 내가 돈으로 생활하겠다, 소박한 소망은 장시간 노동, 위험한 근로환경, 저임금으로 되돌아올 밖에 없다. 




가사노동은 젠더화되어 있다. 여성이 주로 맡고 있는 영역의 직업군에 저임금이 흔한 이유다. 영유아 어린이집 교사, 간호사, 전문 간병인 등의 돌봄 노동자, 가사 노동자들의 일이 중요하지 않거나 힘이 적게 들어서가 아니라, 주로 여성들이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노동 강도에 비해 저임금이 지급된다. 사랑과 희생의 이름으로 수행되는 가사노동은 말할 것도 없다. 




기본소득은 가사임금 요구를 계승하는 기획(229)으로서 의미가 있다. 





기본소득은 개인들에게 무조건적으로, 가족이나 가구 구성, 다른 소득 여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고용 여부와 상관없이 지급되는 소득이다.(van Parijs 1992, 3) 기본소득은 소득이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게끔 바닥 수준을 정립하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많은 이들이 임금 시스템으로부터 독립할 수는 없더라도 지금의 조건과 상태에 의존할 있게 것이다. (217)  





만약 오늘 당장 기본소득이 시행된다면 어떤 사람들이 가장 먼저 혜택을 받게 될까. 성인을 기준으로 경우, ‘남편 돈으로 편하게 놀고 먹는다 전업주부와 이미 십여 전에 자식과의 모든 연락이 끊겼지만 복지혜택 사각지대에 엄연히 존재하는 독거노인과 가족 사람이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어 그를 돌봐줘야 하는 사람, 취업 준비생, 휴직 상태에서 이직을 꿈꾸는 사람, 원치 않은 권고사직을 당한 새로운 인생후반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먼저 떠오른다. 무상 급식,이라는 당연하고 정당한 요구에도 얼마나 많은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이 국민들을 갖가지 말로 위협했는지 기억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인 흐름은 확고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 무상 급식이 시행되고 있고, 올해부터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확대된다. 고교 무상 교육은 지원자가 적어 운영이 어려운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델라 코스타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매점도, 보육시설과 세탁기, 식기세척기도 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권을 원하기도 한다. 우리가 원할 소수의 사람들과 사적으로 식사하는 , 아이들과 어르신들과 아픈 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언제 어디에서 할지 선택할 있기를 원한다.” 선택권을 가지려면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시간을 갖는 적게 일하는 것을 뜻한다.(Dalla Costa and James 1973, 38) (199) 






완벽한 외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삶에 연결되어 있다. 예상할 없는 일들로 인해 삶이 총체적 위기에 처했을 돕는 손길이 필요하다. 친구의 불행은, 친척의 슬픔은 내게도 영향을 미칠 밖에 없다. 일을 개인의 일로만 남겨두어서는 된다. 4 혁명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로봇이 우리가 했던 많은 일들을 대신하게 , 남겨진 간에 우리는 무엇을 것인가. 생산만 소비하지 않는 로봇이 경제에 어떠한 활력도 제공할 없을 , 인간 이외에 누가 소비의 주체가 것인가. 때에 가서야 노동과 생산의 주체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는 인간상의 정립을 시작한다면 그건 너무 늦은 아닐까. 



노동 시간 축소, 일자리 확대 그리고 기본 소득. 그에 더해 일하지 않아도, 당장 버는 일을 하지 않아도먹어도 된다 생각. 이렇게나 오래, 열심히 일하는 사회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있게 하는 열쇠가 바로 이것들이다.  






정치 이론에서 일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유로 짚어 둘 만한 것은 최소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내가 ‘일의 사유화"라고 부르는 현상 때문이다. 서두의 두 인용구에서 보듯이, 사람들은 일과 가정 모두에서 그 권력관계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데 대체로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는 흔히 고용관계를 - 결혼관계에서처럼 - 사회제도로서가 아니라 독특한 개별 관계로서 경험하고 상상한다. 이는 결혼관계와 마찬가지로 고용관계의 사적 측면을 보장하는 사유재산 제도를 통해 일부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일을 사유화하는 방식을 고수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역시 짚어 보아야 한다. 13

노동윤리가 설파하는 노동신화에 기대지 않고, 페미니즘은 무급 형태로 이뤄지는 재생산노동이 폄훼되고 주변화되는 것에 어떤 식으로 맞설 수 있을까? 페미니스트는 단순히 더 많이 일할 수 있게 혹은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더 적게 일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여성화된 무급노동의 가치를 재고하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그런 노력 탓에 여성의 무급노동이 신성화되는 것에도 반기를 들어야 한다. 29

노동 거부의 결정적 핵심이자 본질적 연결 고리는 사유재산도, 시장도, 공장도, 창조적 역량의 소외도 아닌, 바로 노동을 자본주의적 관계의 제1의 기초로, 시스템을 지탱하는 접착제로 파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어떤 의미 있는 전환도 노동의 조직화와 사회적 가치에 대폭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159

라파르그는 "유용함이라는 자본주의 강령"을 멸시하고 노동시간이 3시간으로 단축되면 그제야 노동자는 "게으름의 미덕을 실천하기 시작할 수 있을것이라고 주장한다.(41, 32) "오, 게으름이여, 예술과 고귀한 미덕의 어머니여"(41)라는 열정에 찬 라파르그의 헌사는 말할 것도 없이 콜라코브스키와 같은 겉보기에 보다 진지한 마르크스 연구자들과는 명백한 대조를 이룬다. 161

이 책에서 더 많은 일보다 더 적은 일을 선호하는것이야 명백할 것이다. 더 많은 일에 대한 요구는 개인이 생계를 해결하는 유일한 수단이 일일 때에는 당연히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더 적은 일에 대한 요구 역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더 적은 일과 더 나은 일에 대한 요구 사이의 관계, 그리고 어째서 적어도 상대적으로 후자를 무시하면서 전자에 초점을 맞추는지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나는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이 긴요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168

페미니즘에 대한 학술 연구의 영역에서 보자면, 하나의 페미니스트가 다른 페미니스트에게 물려주는 유산은 쌓아 놓은 저술이라기보다는 일생의 작업이다. 이런 주체화된 틀에서 저자는 저술에 우선한다. 유산은 정치적이며 동시에 개인적인 것이며, 개인적 저술의 패러다임을 상회하는 이론과 전략, 전망이 아니라 의식과 경 험, 욕망, 특정 개인의 헌신으로부터 생겨난다. 변증법 모델이 과거를 현재로 이끄는 단계 또는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취급한다면, 가족 모델은 과거에 경의를 바친다. 페미니즘의 역사를 존경해야 할 어른, 보존해야 할 유산으로 여기는 것이다. 186

가사임금 관점이 호소력을 주는 주된 요인 중 하나는 말할 것도없이 그 탈자연화 효과에 있다. 여성의 본성에 뿌리 내린 자발적 욕망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 여성이 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인지부조화를 낳는다. 가사임금 요구의 가치를 이런 측면에서 강조했던 사람도 있었다. "이 요구로 우리 본성이 끝나고 우리 투쟁이 시작된다. 205

그저 가사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본성의 표출로서의 일을거부하는 것을 가리키며, 그리하여 자본이 발명한 바로 그 여성의 역할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Federici 1995, 190) "여성성과 동일시되는 행위에 대해 가사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탈동일시의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가사임금을 요청하는 것조차 이미 우리가 곧 그 일인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Edmond and Fleming 1975, 6) 그리하여 "투쟁을 통해 자본주의적 동일시를 깨뜨리는 힘을 얻는 만큼" 여성들은 적어도 "우리가 누군가가 아닌지를 결정할 수 있다.(1976, 8, 강조는 저자 추가) 206

노동 거부의 정치와 연결되려면, 가사임금 요구에서도 그랬듯이, 보장되는 소득이 충분히 커서 임금노동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일 가능성에 가까워질 수 있어야 한다.(다음을 참조. McKay 2001, 99) 기본적 필요를 채울만큼 충분한 소득이 보장된다면, 임금노동을 완전히 거부할 수 있거나, 추가 소득을 원할 대부분에게는 더 나은 고용 조건을 협상할 수있는 더 우세한 지위가 주어질 것이다. 보장되는 소득이 임금에 더해지는 소액에 그친다면, 불안정 고용을 지원하고 현재의 임금 시스템을 정당화해 줄 위험이 있다. 기본생활소득으로서 그 돈으로 생활하기에 적절한 수준일 때, 기본소득은 현재 노동사회의 조건에 실질적인 파열을 일으킬 것이다. 218

페미니스트들은 매일의, 그리고 다음 세대의 유급 "생산"노동을 가능케 하는 대체로 무급인 "재생산"노동이 사회적으로 필수적인 노동임을, 고로 이 노동을 둘러싼 관계들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본질적 일부임을 주장했다. 여가eisure라고 분류되어 왔던 것이 실은 일이었다. 그리고 여성의 본성이 자연스럽게표출되는 것으로 보았던 것이 실은 숙련된 활동이었다. 47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0-01-22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짝짝짝짝 (기립박수)

멋진 글 적어주셔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기본소득에 대한 부분을 얼른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짐작하신대로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어지나요??(초롱초롱)

그리고 인용하신 부분들의 페이지수를 보니, 제가 오늘 소설책을 들고 나온게 살짝 민망해지는군요. 흐음...
저도 이 소설책만 다 보는대로 다시 1월의 도서로 돌아가, 단발머리님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곧 2장,3장에 대해 글을 적겠다던 겟타님은 왜 소식이 없으실까요?

단발머리 2020-01-22 15:07   좋아요 1 | URL
멋지지는 않지만 아무튼 하나의 페이퍼를 완성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짐작한대로 뒤로 갈수록 재미있어지고 읽기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정확히는 <3장 일하기의 요구 : 가사임금부터 기본소득까지> 179쪽부터입니다. 전 아무래도 전업주부다 보니 가사노동, 부불노동에 대한 부분이 관심이 많아서 더 쉽게 느껴지는 것 같구요.

다락방님의 글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겟타님은.... 흐흠.... 일단 제가 그 방에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블랙겟타 2020-01-22 15:41   좋아요 0 | URL
갑자기 제가..언급이.. ㅋㅋㅋ
저의 시간 속의 ‘곧’이랑 여러분이 생각하는 ‘곧’의 차이가 조금은 있어요..(변명 아닌 변명...)
근데 결국은 이렇게 언급된 관계로 제 생각보다는 빨리 쓸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20-01-22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때 기본소득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어요. 지금도 가지고 있긴 하지만요. ㅋㅋ
그래서 이 책에서도 기본소득이 언급이 되는게 반가웠어요.
잘 읽었습니다. 단발머리님 :)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글을 써야할지 생각을 좀....(・-・))

단발머리 2020-01-22 16:39   좋아요 1 | URL
잘 이해한 건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글을 썼네요.
겟타님 글을 기다리면서 이제 좀 쉬어볼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부담은 갖지 마시구요^^

공쟝쟝 2020-01-2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8페이지!! (64페이지 읽고 신났던 저를 반성합니다) 달라코스타가 너무 반가워요!!

단발머리 2020-01-24 11:55   좋아요 1 | URL
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어서 오세요~~~~~!!!!

서니데이 2020-01-24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단발머리 2020-01-24 14:37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기 바래요.

syo 2020-01-28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놓치고 간 글은 또 왜 이렇게 많은 거야.....
그리고 그런 글들은 또 왜 이렇게 잘 쓰신 거야.....

반성의 시간입니다.

단발머리 2020-01-29 17:35   좋아요 0 | URL
반성하지 마시고요~~~ 아니지, 반성의 의미로 페이퍼를 내놓으신다면 ㅎㅎㅎ
 




















다시 강조하자면, 책은제목 그대로 아니다. 물론 결론이 그렇게 났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결론은결혼해도 괜찮아이다. 하지만, 결혼의 역사,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고수하는 소수민족에게서 결혼의 의미, ‘결혼이라는 구속에 기꺼이 헌신하려는 현대인, 그렇게 사랑하던 사람과 반드시 이혼하려 애쓰는 사람들, 법적인 결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하는 성소수자들에 이르기까지, 저자는결혼 과거와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학술적으로 파헤치고자 한다. 



물론 개인적인 사건사고가 있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 하고 싶었지만, 그와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 그도 동의했기에 사람은 결혼하지 않으면서 평생 함께하는 그들만의 생활을 꿈꾸어왔던 터였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댈러스 공항에서 입국 불허를 받으면서 그들이 함께할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서 결혼을 선택할 밖에 없었다. 결국 그녀가 말한대로 책은 결혼하기 싫지만 결혼해야만 하는 스스로에 대한설득 바탕으로 한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제목에 대해서만 쉴드 일이 아니다. 결혼이 싫은 사람, 결혼이 지긋지긋한 사람이라면 책을 읽지 않는 좋겠다. 더해 결혼 생활에서 탈출하고 싶은 사람도. 





역사상 가장 효율적인 전체주의 경찰이었던, 동독 공산당의 비밀경찰도 새벽 시에 가정집에서 오가는 비밀스러운 대화는 엿들을 없었다. 누구도 불가능했다. 베갯머리에서 어떤 사소하고 진지하고 점잖은 이야기가 오가든 간에 고요한 시간은 오로지 함께 있는 사람만의 것이다. 어둠 속에 누워 있는 연인들 간의 대화야말로프라이버시 정의 자체라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프라이버시는 섹스만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전복적인 일면, 친밀함 뜻한다. 세상 모든 연인들은 시간이 흐르며 둘만의 작고 고립된 나라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3자는 참견할 없는 자신들만의 문화, 자신들만의 언어, 자신들만의 도덕 법규를 만드는 것이다. (339) 





길버트의 사진을 전면으로 내걸고(혹은 전면으로 내걸고 싶어서) 얼마전에 <진실하고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여자 뿐인가?>라는 글을 썼다. 글의 요지는 하나의 질문이다. 낭만적 사랑의 극단적 유효성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영원한 사랑을, 사람과의 친밀함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도대체 ,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파시스트, 마르크스주의자들, 동독 공산당, 소련과 20세기 중국의 공산당 모두 결혼 제도 이외의 새로운 사회 체제를 수립하려고 했다. 결혼을 말살하려 했고, 후에는 통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만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반항을 이겨내지 못했다. 초기 기독교 교부들은 결혼을 버리고 금욕을 택하라고 노골적으로 독려하고 지시했지만(341), 결국에는 실패하고 오히려 결혼 제도와 관련된 까다로운 조건을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저자는 이렇게 쓴다.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원하지 못하도록 막기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특별한 사람과의 친밀감을 원했다. 친밀감에는 반드시 프라이버시가 포함되기에, 사람들은 연인과 단둘이서만 있고 싶은 단순한 욕구를 가로막는 사람이나 사물은 무조건 심하게 밀어냈다. 역사를 통틀어 정치 세력들은 욕구를 억누르려고 했으나 결국은 포기할 밖에 없었다. 인간들은 법적으로,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물질적으로 다른 영혼과 연결되고 싶은 권리를 계속 주장하기 때문이다. (343) 




다른 영혼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 마음은 생기는 건지, 무엇 때문에 생기는 건지, 근원이 궁금하기는 한데, 적어도 가지는 확인하게 됐다. 다른 영혼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 그녀/그와의 친밀함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마음. 




다음의 문단은 긴데, 그래도 인용해 보겠다. 책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문단이고, 기억하고 싶은 문단이기도 하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한 여성으로서 저자는 자신이이모 연대 속한다고 말하는데, 아래의 문단은 그런 자랑스러운 이모, 고모, 숙모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아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남겨진 아이를 사랑으로 돌봐 주었던 멋진 여성들. 이모, 이모들. 놀라운 이모 연대.   





작가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해보자. 레오 톨스토이와 트루먼 카포티, 브론테 자매들 모두 친엄마가 죽었거나 친엄마에게 버림받고, 자식이 없는 여자들의 손에 자랐다. 톨스토이는사랑의 도덕적 즐거움 가르쳐준 투와넷 숙모가 자신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본은 어려서 고아가 후로, 자식이 없는키티 이모 손에 자랐다. 레논을 키운 미미 이모는 그에게 언젠가 훌륭한 음악가가 거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이모 애너벨은 그의 대학 등록금을 내주었다.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게 처음으로 공사를 의뢰한 사람은 이모인 제인과 넬이었다. 사랑스런 독신녀들은 위스콘신주 스프링그린에서 기숙학교를 운영했다. 어릴 고아가 코코샤넬을 거둬준 사람은 가브리엘 이모였다. 그녀는 샤넬에게 바느질하는 법을 가르쳤는데, 그것이 샤넬에게 매우 유용한 기술이었음은 다들 인정할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캐롤라인 고모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퀘이커 교도이자 독신이었던 고모는 평생을 자선 사업에 몸담았고, 성령의 목소리를 듣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훗날 울프가 회상했듯이현대의 예언자같은 사람이었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유명한 마들렌을 베어 물던, 문학사에 길이남을 중대한 순간을 기억하는가? 순간, 프루스트는 어린 시절의 향수에 압도당해 책상 앞에 앉아 방대한 양의 대서사시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Remembrance of Things Past)』를 수밖에 없었다. 해일처럼 밀어닥친 노스탤지어의 도화선이 것은 프루스트가 사랑하는 레오니 고모에 대한 기억이었다. 고모는 매주 일요일마다 예배가 끝난 , 어린 프루스트와 함께 마들렌을 나눠먹곤 했다.



그리고 피터팬의 모델이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피터팬의 창조자인 J.M. 배리는 1911년에 이미 질문에 답했다. 세계적으로자식이 없는 많은 여성들의 얼굴에서 피터팬의 이미지와 정수, 행복한 기운을 발견했노라고.

이것이 바로 이모 연대다. (257)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20-01-2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레논을 키운 미미 이모와의 이야기를 우연히 영화를 보고 알게 되었어요. 먼저 세상을 뜬 이모부가 아주 다감하고 유쾌한 사람이었더군요. 엄마는 밝고 자유분방한 여성이었는데 이모는 엄격하고 심지가 깊은 분이더군요. 저도 이모이자 고모인데 조카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네요. 이모 화이팅ㅎㅎ

단발머리 2020-01-22 16:40   좋아요 0 | URL
전, 존 레논을 비롯한 이런 이모 연대 이야기를 이번에 처음 들었어요. 아, 제인 오스틴 이야기는 들은 것 같기도 하구요.
엄마 없는 아이들을 돌봐주었던 이모들 정말 멋지죠! 전 이모도 고모도 아니어서요 ㅠㅠ
그래도 외쳐봅니다. 이모, 고모 화이팅!!!

다락방 2020-01-21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이모인 제가 몹시 좋아합니다. 흐흣.

단발머리 2020-01-22 16:41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다락방님 생각났어요. 타미 이모 화이팅!

수이 2020-01-2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인 동시에 이모일 수도 있을까. 싶지만 그건 불가능하지 싶고 하여 좋은 엄마 노릇은 좀 못해도 좋은 이모 노릇은 해보고싶단 생각을 문득!

단발머리 2020-01-22 16:42   좋아요 0 | URL
엄마면서 이모인 방법은.... 음.... 없을 것 같기는 해요.
저도 이모 쪽이 끌리기는 한데.... 어쩌죠. 엄마에요 ㅠㅠ

레와 2020-01-22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이모와 고모가 되고 싶어요.

단발머리 2020-01-22 16:43   좋아요 1 | URL
레와님은 좋은 이모, 좋은 고모 되실것 같은데요.
너무 오랜만이에요, 레와님~~~ 반갑습니다^^
새해에는 더 자주 뵈어요!!
 















이삿짐 정리 3일째. 실제로 하는 일은 없는거 같은데, 버릴 거, 가져갈 거 대답하는 일도 장난이 아니다. 이 인생 어느 지점에서는 반드시 미니멀리즘, 실천해 보리라, 다짐에 다짐을 더하지만 아직은 안 될것 같아. 짐이 너무 많다. 



아이들 책, 영어책 정리할 거 정리하고 줄 거는 주고 버릴거는 버리고 있다. 내 책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대충 봐도 내 책은 버릴 책이 없다. 하나도 없다. 모두 훌륭한 말씀이라 줄을 그었고, 색색깔 호화 찬란한 인덱스도 장난이 아니다. 내 책은 다 소장각이다. 




그 와중에 또 책을 산다. 이게 나의 가장 큰 사치, 가장 큰 호강이다. 

읽게 하소서! 부디 읽게 하소서!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20-01-1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신 거에요? ㅎㅎ ˝내 책은 다 소장각이다˝에서 빙그레~ ^______________________^

단발머리 2020-01-18 22:08   좋아요 0 | URL
이사 전 준비 작업중입니다. 이사는 3월인데, 버릴게 너무 많아서 일찍 시작했어요. 목표는 구정전인데... ㅠㅠ
제 책은 다 소장각입니다. 아시면서~~~~~~ ^_________________________^

moonnight 2020-01-1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이사준비 너무 힘드시겠어요ㅜㅜ 암요 암요 단발머리님 책은 다 소장각이지요 그토록 열심으로 읽으시는데요.^^

단발머리 2020-01-20 20:56   좋아요 0 | URL
조금 힘들었어요. 앞으로 힘들 일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저의 소장각을 인정해주셔서 감사해요., moonnight님!

무식쟁이 2020-01-19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 한 줄을 긋는 순간 그 책은 내게 특별해버림.. 버릴수 없는 변명 하나가 더 추가된다는.

단발머리 2020-01-20 20:57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전 도서관 책을 자주 읽는 편이라 구입하는 책이라면 정말 줄을 긋기 위해 구입합니다.
근사한 변명이지요^^

보슬비 2020-01-19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집에 제책만 있기 때문에 소장도 정리도 다 제몫이예요 ^^ 나중을 생각해서는 정리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ㅠㅠ

단발머리 2020-01-20 20:58   좋아요 0 | URL
헤헤헤. 전 제 책이 별로 없다고 항상 주장하는 편인데, 요즘에 정리하다 보니 제 책도 꽤 되더라구요.
조금씩 정리하고 있어요. 헉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