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은 어떤마음으로 집필을 시작했을까. 이 책이 훗날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칠 줄 알았을까.




6월 28일,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Le Deuxième Sexe』 집필을 시작한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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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6-28 1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기 시작?!

블랙겟타 2022-06-28 17:42   좋아요 2 | URL
아뇨 ㅎㅎ🥲
예전에 <1947, 현재의 탄생>이란 책을 읽고 보부아르가 나오길래 밑줄을 쳐놨었거든요 ㅎㅎ
75년 전 오늘, 집필했다고 해서 인용해봤어요 ☺️

수이 2022-06-28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곧 보우!!!
 
















작년에 우연한 기회로 단발머리님과 이 책,『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함께 읽었었다.(뒤늦게 우리가 함께 읽는 것(?)임을 깨달았지만 말이다) 이미 책은 작년에 다 읽었지만 이제야 글을 쓰는 이유는 결국 나의 게으름과 읽었던 것마저 잠시 잊고 지냈던 나의 덕분이다.


책을 읽으면서 '자기 가축화self-domestication'라는 표현이 계속 나오는데 뭘까 해서 당시 좀 찾아봤었다. 

'자기가축화'는 동물사회학자들 사이에서 hot한 이론이다. 개가 언제부터 인간들이랑 친해졌을까? 그리고 어떤 계기로 그렇게 되었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지금까지의 주류는 1만2천년 정도 전(신석기 혁명이 막 시작되었을 즈음) 그 시기에 개가 인간주변의 여러가축들 중 처음으로 가축이 되었으리라는 설이다.

 

기존의 견해는 피노키오 가설로 사람의 필요에 따라 회색늑대(개는 흔히 회색늑대에서부터 진화했다는 설이 다수)의 새끼를 거둬서 훈련을 계속해서 시키고 말 잘 듣는 암수를 교배시키고 그러면서 점점 사람이 원하는 가축의 성질과 형상을 만들어냈다는 가설이다. 


하지만 동물학자인 로나 코핑거-레이먼드 코핑거부부가 기존의 견해에 대해 반박을 하였다. 2001년 저서에서 사람이 개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개 스스로가 가축화되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갈 때 즈음, 인간들에게 정착지가 생겼다. 그러면서 일부 배부른 사람들은 잉여 음식물을 남기기 시작했고 그때 당시 회색늑대의 조상들중 일부는 야생에서 다른 포식자들과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것보다 저 인간이라는 동물의 뒤를 따라다니며 남기는 음식물을 취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하고 남는 일이라고 자각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당시의 몇몇 늑대들이 인간들의 삶의 터전을 배회하며 인간들이 남긴 음식물을 먹으면서 인간과 개의 조상 사이에서의 관계가 처음 형성되었다고 보았다. 

인간 입장에서도 남긴 음식물 처리문제는 늘 골칫거린데 저 동물들이 먹어서 치워주는구나고 느끼며 쓸모있는 용도로 인식했다. 개들도 인간들의 남긴 음식물을 차지하기 위해 인간의 정착지를 지켜주었고 인간에게 친근하게 표현(재롱을 떤다던지)을 해주니 더 좋아해주고 잔반이 아닌 멀쩡한 음식을 내어주었다. 이러한 흐름으로 인간이 늑대를 선택해서 개를 만든 것이 아니라 개가 인간주변에 어울려서 스스로 가족이 되는 길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다.


이렇게 인간-동물간의 관계를 기존의 우열관계가 아닌 능동적인 관계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우리 공동체 일원으로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로 보아야한다는 오늘날의 인식변화의 흐름에 큰 의미를 준다.


저자인 브라이언헤어는 이 가설을 토대로 가축이된 동물(개, 고양이등)의 특징을 알아보았더니 상당히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는 것이다. 두개골과 뇌의 크기가 작아지고 성격이 온순해졌으며 야생동물에 비해서 발달속도가 느린점, 혈중의 호르몬 농도가 공격성을 억제하는 세로토닌 수치가 높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낮아졌다는 특징등이다. 이렇게 가축화 신드롬의 영향을 받는 동물들 중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중에서는 누가 있을까라고 조사하던 중 유인원의 일종인 보노보에서 특징이 발견이 되었다.


보노보는 유인원의 종류(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보노보)중 하나로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피그미침팬지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덩치가 컸기때문)

인간과 침팬지가 갈라선 게 약 550만 년 전, 그 침팬지와 보노보가 약 250만년 전에 갈라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침팬지와 보노보는 달라도 너무 다른데 동물행동학자인 프란스 드 발은 우리 인간에게 침팬지와 유인원 둘 다 들어있다고도 하였다.

 















먼저 침팬지는 부계사회로서 무리에 강력한 수컷 한마리가 모든 것을 독점한다. 심지어 어느정도냐면 암컷이 다른 수컷과 교미해 다른 자식을 낳아버리면 찢어죽일 정도다. 영아살해도 서슴지 않는 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컷 간의 권력투쟁이 장난이 아니다. 그 알파수컷은 매 순간 지위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나머지 수컷 침팬지들이 침탈할 기회를 늘 노리고 있다. 그래서 알파수컷이 부상을 당하거나 병 드는 순간 바로 무리로 부터 내쳐지거나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교미를 거절하는 암컷에게 폭력을 가하고 영역을 넘어온 다른 침팬지를 공격하기도 하고 다른 무리들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는등 동족살해도 발생한다. 이렇게 보면 인간의 가장 부정적인 측면을 따로 모아서 본다면 침팬지의 날 것의 모습과 비슷하다고도 한다. 


반면, 보노보들은 모계사회로서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암컷이 그 무리의 왕이다. 보노보 사회에서도 당연히 갈등은 있지만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특징이 있다. 성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인데 서로 싸우는 가 싶으면 어느샌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그리고 성관계를 암컷과 수컷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암컷과 암컷, 수컷과 수컷, 성체와 어린 개체등 다양한 파트너조합으로 관계를 가진다. 성관계만 하는 것은 아니고 스킨쉽도 한다. 이러한 특징때문에 침팬지와 다르게 보노보 무리안에서는 영아살해가 일어날 수 없다. 누구 애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모계사회답게(?) 수컷들은 발언권이 없으며 암컷이 지정하면 관계를 맺어야 하는 수동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침팬지의 수컷과 보노보의 수컷중 비교하면 보노보 수컷이 오래산다. 


이런 보노보에게 가축화 특징이 나타난다는 것인데 저자인 브라이언 헤어는 왜 침팬지가 아닌 보노보에게 이런 특성을 지니게 되었을까라고 의문을 가졌다. 브라이언 헤어의 설명에 따르면 200만 년전에 일부 보노보집단이 콩고 남쪽에 격리가 되었다고 한다. 보노보를 노리는 포식자들로 부터도 떨어질 수 있게 되었고 먹이의 경쟁상대였던 고릴라와도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이 곳은 보노보의 먹을거리가 풍부했었던 특징도 있었다. 브라이언 헤어가 보기엔 이 곳은 먹을거리가 넘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폭력, 종 간 경쟁, 종 안에서의 경쟁이 불필요한 사회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보았다. 이런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소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게 종족이 번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고 당연하게도 그런 것을 지향하는 애들이 오래살아남지 않았을까라고 보았다. 그렇게 그 보노보들이 우세종이 되어 지금의 보노보의 특징이 된 것은 아닌가라고 브라이언 헤어는 이야기하는데 이런 이유로 보노보가 스스로 자기가축화가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보았다. 


더 나아가 보노보가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인간도 어느 시점을 지나면서 사냥에 필요한 덩치나 근육, 싸움 능력보다 오히려 다른 인간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협동능력, 힘을 합쳐 포식자들에게 대항하는 능력등이 중요지지 않았을까? 무리의 우두머리를 뽑을 때 자기가 무력으로 휘어잡으려는 횡포한 그런 인간보다 이타적인 행동을 하고 권력을 남용하지 않으려는 인간을 선택하고 배우자를 선택할 때도 폭력적인 인간보다 포용적인 인간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다. 그 사이에서 나은 자식은 이러한 부모의 성질을 물려받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적을 만들어내는 인간, 힘이 센 인간이 아니라 협력을 잘 하는 사람, 다정한 사람이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것이 오늘날의 우리 인간이 아닐까? 결국 인간의 사회성, 공동체 문명을 꾸리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자기가축화'에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브라이언 헤어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다정한 사람으로 발전되어왔다면 왜 오늘날에도 폭력이 끊이질 않은 걸까?

브라이언 헤어는 '자기가축화'는 같은 무리라고 생각하는 그 안에서만 강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무리가 아니라면 적으로 상정해 나나 나와 여러가지 관계를 맺고 있는 공동체 안전을 위해서는 배격해야할 집단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자기가축화로 인한 고도의 사회성이 이 사회에 진입하지 못한 외부인이나 타자에 대해 극단적인 폭력의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연민과 공감능력이 있으며, 집단 내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능력은 진화를 통해서 획득한 우리 종 고유의 특성이다.

 하지만 이 친절함은 우리가 서로에게 행하는 잔인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본성을 길들이고 협력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우리 내면에 최악의 속성의 씨앗을 뿌린 것도 동일한 뇌 부위에서 모두 일어나는 일이다. 

(p. 195~196)


그럼에도 저자는 우리 인간들이 자기 가축화를 통해서 점점 다정한 동물로 진화해왔듯 지금의 이런 갈등 고리들도 충분히 끊을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희망적으로 보았다.


지금 상황을 보더라도 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하고 걱정이 들 때가 많다. 몇 년 전엔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며 세계 모두가 고통받았으며(지금도 진행중이다) 한 쪽에선 전쟁이 일어났고(뿐만아니라 지금은 세계적인 군비증강의 시대다) 그로 인한 유통 연결고리가 깨지고 전 세계 물가가 오르고 이러한 위기 속에 여러나라에서 극우세력이 점점 득세할 기세다. 착각이길 바라지만 모두가 불행한 시대인 것 같다. 20세기부터 이어진 세계화의 흐름이 한풀 꺾이면서 자유무역 시대도 점점 저무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군사적 동맹관계를 경제블럭화해서 힘의 지위를 높이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각자도생의 시대인건가. 이런 흐름을 보며 이 책에서 보았던 '우리끼리' 영역이 공고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든다. 저자가 희망적으로 봤던 인간의 역량을 그 어느때보다 믿어보고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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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6-27 09: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위에 등장한 단발머리입니다^^
저도 ‘가축화‘ 되기로 스스로 결정(?)했던 ‘개‘ 혹은 ‘늑대‘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유발 하라리의 ‘인간이 밀을 재배한게 아니라, 밀이 인간을 사육했다‘ 그런 주장도 기억났고요.
요즘의 형국을 봐선 인간은 보노보보다 침팬지 쪽에 가까운 듯 해요. 물질적으로는 훨씬 더 풍요로워졌는데 전쟁과 상대에 대한 위협, 적개심이 멈춰지질 않네요. 이기심 때문일까요.
오랜만에 겟타님 글 반가워요. 우리 자주 만나요!!!

블랙겟타 2022-06-27 12:33   좋아요 1 | URL
우와 같이 읽었었던 단발님이다 ㅎㅎ😁
네! 그러네요. 유발 하라리의 말도 생각이 나구요.
인간이 보노보를 닮아야 할텐데 말이죠..
막연한 기대일 순 있겠으나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물론 그런 믿음이 실제로 나타나기 위한 실천은 우리의 몫이죠.
네 반겨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글 자주 쓸게요

수이 2022-06-28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 보노보 할래요!!! 읽어야지!!!

블랙겟타 2022-06-29 11:12   좋아요 0 | URL
네 보노보에게서 많이 배워야죠 ㅎㅎ
좋은 책📚이에요 😊

얄라알라 2022-07-04 10:07   좋아요 1 | URL
ㅋㅋ보노보^^;;

두 공저자가 <개는 천재다>를 새로 내셨길래 집에 모셔놨는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톤으로 미루어, 인간 아닌 존재들에 대한 열렬한 애정과 공감이 가득한 책이리라 상상합니다

블랙겟타 2022-07-04 16:24   좋아요 1 | URL
얄라님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얄라님의 말씀에 1000%공감입니다.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ㅎㅎ
 

2021년이 몇 분도 안 남은 이 시점에 글을 쓰려고 서재에 들어갔더니 마지막 글이 올해 1월에 썼던 글이었다… 

그 동안 왜 안썼을까 하면..알라딘 서재까지 들어오는 데까지 어려웠던 것 같다. (심리적인 요인이 있었던 듯.^^;;)

그래도 나도 소소하게나마 한해의 독서결산이라는 것을 끝내지 않고 올해를 보낸다면 잠이 안올 것 같아 이렇게 써보기로했다.


일단 올해를 돌이켜보면 한마디로 재미없다.. 였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시대는 올해도 어김없이 계속되었다.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않았나 싶다. 작년을 겪으면서 올해 안에 끝나진 않겠구나라는 것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막상 1년을 더 보내고 나니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코로나 시대가 계속되면서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한편으론 편한 것도 있었다. 밤거리를 나가도 밤새 술 마시며 고성방가를 거리는 사람도 바닥에 유인물, 담배꽁초들로 쌓여진 것들을 보지 않을 수 있겠구나해서 말이다. 나도 어차피 최근 몇 년간은 새벽동안 마실 경우가 거의 없었기에 늦게까지 술을 못먹는 것 정돈 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내향적인 내가 코로나에 타격을 입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언제부턴가 나는 나랑 놀고 있었다. 그래도 뭐 다른 사람의 취향에 맞출 필요없이 내가 원하는 밥을 먹기도 하고 만약 어느 가겔 갔다가 별로였더라도  나 혼자 실망하면될 일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글도 읽어보고 유튜브도 보고… 괜찮았다. 괜찮을 줄 알았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남들과 어떻게 소통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내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할지(원래 잘 안 꺼내긴 하지만)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 간혹 모임이 있어 나가면 얼굴을 봐서 반갑긴 한데 막상 사람들과 만나면 고민을 털어놓을 타이밍을 못잡아 그냥 그런채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에는 상대방의 말도 잘 들어주고 받아들일 여유가 있었것 같은데 요즘엔 그런 마음의 여유도 없는 것 같다. 

어딜 가더라도 나 빼고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린 것 같았다. 나만 붕 떠있는 것 같았다. 바람을 따라 날아갈 수밖에 없는 나의 무력함에 조금은 슬펐다. 


이렇게 생각한 건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었는데 돌이켜보니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계속 쌓여가는 가운데 코로나까지 이어지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어느날 문득 ,,재미없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계속 우울하게 지냈던 것은 아니다. 좋은 것도 보고 읽고 그러긴 했다. 책은 다행히 놓치진 않았다. 올해 읽은 양만 보더라도 나의 기준으로는 꽤 봤었다.

아쉬운건 페미니즘 책을 많이 못 읽었다는 점이다. 


1. 사회과학 도서

『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로라는 “한 밤중에 깨어나 누운 채 기적 같은 치유를 바라거나 구원해 달라고 애원하지는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다. 욕실로 집으로 폭포로 갈 수 있고, 관람용 차나 기차 객실에 올라갈 수 있고, 면접을 보러 가고 국회의사당에 들어갈 수 있도록 경사로가 만들어지기를 원한다. (…)내 꿈에서는 (…) 식당 종업원과 비행기 승무원이 우리를 보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의사들은 우리 말에 귀 기울인다. 내가 꿈에서 보는 건 그가 걷는 모습이 아니다. 그가 상처받지 않는 모습을 본다.”라고 했다.

(p. 231)


간단히 말해서 장애가 있는 몸이 살아가는 인생도 그만의 특별한 기쁨이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점에서는 비장애인은 접근할 수 없는 수준으로 우리가 우리 몸과 친밀해지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져야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장애가 있기 때문에 행복해질 수 있다.

(p. 332)


동화 이야기 속 몸에 결함이 있는 쪽은 대부분 악당이었다. 주인공이 결함이 있을 경우도 있지만 결국 그 결함을 극복해 비장애인이 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장애를 무조건 극복하고 나아야만 좋은걸까? 장애를 가진 채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사는 것이 당연한 일임을 올해 읽었던 책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2. 페미니즘 도서

『사회주의 페미니즘』
















좌파 지식인들이 묘사하는 가난 역시 낭만적이었으며, 중·상층계급을 몰아세우기 위한 근거일 뿐이었다. 좌파 지식인들의 관점에서 노동계급 영웅은 언제나 남성이었다. 정의롭게 분노하며, 초인적으로 고귀한 남성. 현실의 자기혐오와 폭력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거나 희화화되었다. 내가 아는 가난은 휑하고 기운 빠지고 부끄러운 것이었고, 내가 아는 여자들은 가족 바깥의 세상에서 영웅처럼 여겨지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강한 이들이었다.

(p. 77)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자본주의만을 사회적 총체로 상정하는 (이른바)’기계적 마르크스주의’를 거부한다.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남성으로 젠더화된) 생산양식만을 사회적 총페성으로 간주하는 기존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적 한계를 돌파하여 생산 중심적 틀에서 포착되지 않는 사회 집단을 가시화하고 재생산을 포함한 더 넓은 분석 틀을 제시한다. 즉, 페미니스트들이 제기하는 정치적 쟁점을 다룰 수 없는 마르크스주의와 결별하는 지점이 곧 사회주의 페미니즘이 탄생한 지점이다.

(p. 762)


올해 읽었던 책들중 생각나는 것은 사회주의 페미니즘이었다. 사회주의 내에서도 후순위거나 무시 당했던 여성문제에 관해 당대의 페미니스트들은 기존 마르크스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어 넓은 분석 틀을 제시하여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만들어냈다. 오늘날 우리 한국내에서도 진보진영에 속한 이들이 여성 이슈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이슈파이팅을 하고 의미있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어느때보다 정치력을 발휘할 때일지도 모르겠다.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4년전 쯤 학교도서관에서 페미니즘 도서를 뒤적이다가 책 날개의 낙서를 발견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페미나치’라고 쓰여져 있었는데 속으로 ‘뭐야 지금 시대가 어느시댄데 이딴 저급한 낙서를..’하며 웃어넘겼었다. 그리고 그 즈음 페미니즘 리부트 물결이 크게 일면서 책들도 쏟아져나오는 것을 보면서 이런 흐름이라면 조만간 인식들이 바뀌겠구나라고 느꼈었다… 하지만 지금시점에서 그 당시 이렇게 나이브하게 보고 있던 나를 반성한다. 그 뒤로 상당한 백래시로 페미니즘의 ㅍ조차도 뭔가 입에 올릴 수 없는 단어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앞으로 바뀔 수 있을까? 올해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온전히 읽는 것에 집중을 하지 못해 많이 읽지못했다. 내년엔 다시 열심히 읽어봐야겠다. 내년은 정치의 해이기도 하다. 아직도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부디 정치가 여성들의 삶을 외면하지 않고 작동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 소설

『눈으로 만든 사람』















은채의 표정이 좋지 않으면 남편은 딱 한마디를 하고 지나갔다. 우리 딸 사춘기인가! 남편은 은채가 열 살일때도 그 말을 했다. 우리 딸 사춘기인가! 하하하! 기분이 좋은 날이면 남편은 서점에 들러 초등 고학년 딸이 엄마와 갈등을 겪다 서로를 이해하는 내용의 아동소설을 사왔다. 그는 한번도 부녀 관계에 대한 책은 사오지 않았다. 에어컨 바람이 주방까지 오지 않아 땀을 흘리며 음식을 만들고 있으면 그는 바람을 주방까지 보내주려고 선풍기를 끌어와 이리저리 돌리며 애를 썼다. 하지만 자신이 주방으로 와서 저녁을 만들진 않았다.

(p. 62~63)


결국 소설 속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되어 오명의 대상이 되는 것은 룸살롱에 있던 수미의 남편이 아니라, 경제적 활동과 ‘좋은 엄마’로서의 노동을 모두 해야 했던 수미다. 기혼 여성이 느끼는 고립감과 좌절감은 그들이 사회에서 병리화되는 방식과 병치되며 잔인하게 다가온다,

해제, (p. 377)


올해도 많은 소설을 읽진 못했지만 그 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것은 최은미 소설 『눈으로 만든 사람』이었다.  9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 소설집은 다양한 여성서사를 통해 지금 우리사회의 모습을 가감없이 그려내고 있다.  단편 하나하나를 읽으며 은연중에 그렇게 생각했을 내 모습에 뜨끔했었다. 

 







































올해를 돌이켜보면 내 뜻대로 잘 되는일도 없었던 것 같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는지 몰라도 자신있게 대면하기 보다 매번 상황에서 도망친 것 같다. 내년이 된다고해서 상황은 크게 다르진 않을테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좋은 삶을 살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그러다보면 독서도 올해보다는 더 의미있게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2021년의 아쉬웠던 점은 뒤로 한채 다들 2022년 새해에는 더 나은 한해 되시길 바랄게요!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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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31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게타님 2022년 새해 복 마뉘 🐯

블랙겟타 2022-01-01 00:51   좋아요 1 | URL
scott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얄라알라 2022-01-01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개해주신 책들이 제 취향저격^^ 블랙겟타님 고맙습니다

블랙겟타 2022-01-01 20:38   좋아요 1 | URL
얄라님의 취향과 맞다니 다행이네요. 저야 말로 감사해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얄라알라 2022-01-02 10:37   좋아요 1 | URL
[눈으로 만든 사람]부터 읽어보려 합니다^^ 자주 놀러 올게요. 블랙겟타님^^

블랙겟타 2022-01-02 11:1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얄라님 ☺️ 저도 얄라님 글 즐겨 볼게요 ^^
그런데 자주 놀러 오신다면 먼저.. 제가 자주 글을 써야겠네요 ㅋㅋㅋㅋ
작년보단 부지런해지겠습니다 💪🏻

수이 2022-01-01 1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새해 원하는 일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아자아자!! 호랑이 🐯 기운을 마구 날려요!!!!!

블랙겟타 2022-01-15 21:43   좋아요 1 | URL
vita님 댓글 감사합니다 😁
네, 이뤄질 수 있도록 저또한 열심히 노력 해야겠죠.
vita님이 주신 호랑이 기운으로 내일은 콘푸로스트를 먹어야겠…
(죄죄송합니다😅)
vita님도 올해에도 건강하시구 작년보다 나은 한해가 되기를 바랄게요🙏🏻

:Dora 2022-02-12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떠날것인가.. 검색하다 겟타님 글 읽었어요 새해2022 즐겁게 바쁘게 지내시길~~

블랙겟타 2022-04-12 00:45   좋아요 1 | URL
:Dora님 먼저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ㅠㅠ
이 댓글의 대댓글을 2개월을 지난 오늘에서야 남기는 것을요.
한동안 서재나 북플의 접속이 뜸해서 뒤늦게 발견하고 남겨요.
떠날 것인가.. 책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새해는 훨씬 지났지만 :Dara님도 올 한해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D
 

여름 같이 더운 날 창문을 열다가 잘 때 간혹 이른 새벽에 밖에서 뭔가 소리가 나 잠에서 깰때가 가끔 있다.

뭐야 하고 일어나서 밖을 보면 쓰레기 수거차량의 소리다. 그렇구나 하고 다시 잠에 든다. 

한번은 문득 왜 쓰레기 수거를 새벽에 할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평소에 집에서 쓰레기가 종량제봉지에 쌓이면 버리는 거나 재활용품들은 각각 분리하는 걸로 쓰레기 처리는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을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생각해보면 이상한데 새벽이 아니라 일과시간에 수거한 걸 본 적이 없었고 그 새벽마저도 쓰레기 수거차량의 소리에 짜증을 내시는 분도 있다. 환경미화원분들은 남들과 다르게 늘 일찍 새벽부터 일해야만 하는건가? 우리가 자고 있는 사이 아파트 앞에 있던 쓰레기들은 말끔히 치워져 있다. 안 보이게 일하고 존재도 잘 모를 정도다. 


2년 전엔 쓰레기 대란이 있었다. 재활용쓰레기 이야기다. 매번 깔끔히(?) 치워지던 재활용 쓰레기가 수거업체에서 수거할 수 없어서 쌓여만 가서 큰 소동이 일어난 적이 있다. 아니 매번 잘 치워지던 재활용쓰레기가 왜 안치워진거지? 이유를 살펴보면 중국정부에서 폐 플라스틱등의 각종 폐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시켰던 것이다. 이때까지 나는 중국으로 폐 플라스틱등이 보내지는지도 몰랐다. 알고보면 중국은 선진국들의 폐 플라스틱을 받아주는 최대 수입국(?)이였기때문이다. 몇년 전 나온 중국 영화<플라스틱 차이나>(2016)를 통해 경제성장을 위해 세계의 쓰레기통으로 전락한 중국의 민 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이는 중국 내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켜 정부로서도 부랴부랴 환경 관리와 인민들의 안전을 이유로 폐기물의 수입 금지를 단행했다. 이는 곧 선진국의 쓰레기 문제를 일으켰고 이는 그동안 상당량을 수출하던 우리나라 또한 이 쓰레기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이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그런문제가 사라졌는데? 선진국들은 이 쓰레기 처리를 중국이 아닌 동남아로 방향을 틀었고 한국 또한 동남아시아로 많은 쓰레기들을 수출하고 있다. 문제는 불법 폐기물들이 재활용폐기물로 둔갑한 채 밀반입이 되어 아무렇게나 소각하거나 방치되어 현지 마을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으로 돌아보면 인천에서 25년부터는 더이상 인천 이외의 쓰레기는 안 받겠다라는 선언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현재 인천은 수도권의 쓰레기를 떠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쓰레기 매립지에서 서울이 42.2%, 경기가 39%나 차지한다. 그렇다보니 인천 입장에서도 버리는 사람은 따로 있고 처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불만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작년 1년동안 코로나 집콕시대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만큼 쓰레기는 늘어났을 텐데 내 눈에 안보인다고 문제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보이는 문제보다 더 무섭다. 
















이 책『쓰레기 거절하기』 또한 쓰레기에 관한 책이다.  

오스트리아에 살고 있는 산드라는 어느날 <플라스틱 행성>이라는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나름 나 정도면 재활용 분리도 하고 잘 사는 줄 알았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곧 그의 가족들은 우선 플라스틱 줄이는 삶을 1달 간 실천해보기로 토론 끝에 결정했다. 이 실험을 해보면서 산드라 가족들이 원칙으로 삼았던 것은 '재미'와 억지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실험을 통해 산드라 가족들은 생각보다 플라스틱 줄이기는 쉽지 않았으며 또한 플라스틱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쓰레기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의 삶으로 이어나아가게된다. 


우리는 채식 문제와 관련해서 완전하게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 이야기로 다시 몇 가지를 깨달았다.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대개 개인적인 취향과 습관이었다. 트히 이 습관을 세상의 주류와 일치하고, 각각의 변화가 상당한 수고와 비용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더욱 힘들어진다. 게다가 갑자기 고기를 먹지 않게 되는 것처럼 무언가를 100퍼센트 '바로 끊거나 그만두는 것'은 대부분의 변화 과정에서 장애 요인이 될 때가 많고, 오히려 차근차근 변해 가는 것이 더 좋다. 이는 플라스틱 끊기 실험의 첫 국면에서 우리가 얻은 중요한 깨달음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p.82~83)

산드라의 말대로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취향와 습관이다. 마음 속으론 알면서도 내가 늘 먹던.. 내 입맛에도.. 맞던 그 음식들을 하루아침에 안 먹을 수 있을까? 진짜 꾸준히 하기 위해선 길게보고 차근차근 변해가야 성공할 수 있을 것같다. 


 세계적으로 생산된 식품의 3분의 1이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었다. 유럽연합에서는 1인당 1년에 평균 173킬로그램의 식품이 쓰레기가 되었다. 독일에서는 매년 1,100만 톤의 식품이, 오스트리아에서는 약 80만 톤이 버려졌다. 주된 원인은 대략 세 가지로 정리된다. 소비자들의 계획적이지 않은 장보기 습관, 겉으로 보기에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식품을 버리는 관행, 그리고 유통기한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참고로 유통기한은 생산자가 제품의 안정성을 책임지고 보증하는 기간일 뿐 상품의 실질적인 보관 기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p. 126~127) 

현대의 사회는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는 사회다. 분명 예전보다 값싼 식품, 외제식품마저 값싸게 먹을 수 있는 풍요의 시대인 것은 분명하다. 집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면 너무나도 다양한 물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하지만 어릴 적 엄마의 단골 심부름이었던  콩나물 1000원치만 사오는게 지금은 되나? 예전엔 그 당일이거나 2-3일 안에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재료들만 사와서 바로 요리해먹거나 냉장고 혹은 냉동고에 보관하면 괜찮았지만 지금은 보통 마트를 가면 대량으로 판다. 그리고 대량으로 사야 단위당 가격이 더 싼데 결국은 비싸다(응?) 집 냉장고자체도 대량의 저장고가 되어버려 그때 그때 바로 재료를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몇 주치.. 몇 달치 먹을 재료들이 냉장고에 쌓여간다. 한번씩 언제산지도 모르는 것들이 깊숙한 곳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ㅋㅋ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냉장고들은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 분명 그 때는 먹고 싶어서 샀는데 묶음으로 사다보니 유통기한내 소비하기 위해서 먹기싫어도 억지로 먹어야한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미처 못 먹고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도 늘어났다.


이렇게 보면 고기와 동물성 식품을 버리는 것은 이런 미친 짓의 클라이맥스다. 나는 이 문제를 조사하면 할수록, 그리고 세계적인 맥락 속에서 이 문제의 규모를 파악하면 할수록 절망과 분노가 점점 커져 나갔다. 육류와 동물성 식품은 이미 그자체로 대규모 식품 낭비라고 해도 무방했다. 최소한 그것들이 판매되고 소비되는 양을 보면 말이다. 

(p. 128)


값싼 육류제품을 봐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값싼 제품을 먹을 수 있는 덕분은 공장식 대량 사육시스템의 결과다.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삼림이 파괴되고 있는 소식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의 큰 원인은 브라질의 거대 수입원인 소떼 방목또는 콩 재배를 위한 밭을 만들기 위해 이루어진 일때문이다. 










아 그리고 곧 읽을 책 『육식의 성정치』에선 육식의 가부장제적 의미에 대해서 살펴 볼 수 있을 것 같아 육식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이 기대가 된다.  


어떤 물질을 다른 물질로 무작정 바꾸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쉽게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소비하거나 사용하는 모든 물건 중에서 지난 50년 동안 진행되어 온 과잉 상태에서 자유로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 위기는 낭비적 소비와 낭비 경제의 위기이기도 하다.

(p. 141~142)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 어떻게 될 것 같다. 인류가 이정도로 과잉의 시대를 살아왔던 적이 있었을까? 나도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모든 것들이 이 상태를 일조한 것일 것이다. 차라리 에라 모르겠다. 뭐 남들도 이렇게 다하고 사는 데 뭐 라고 넘기기엔 기후 위기가 눈 앞까지 닥쳐왔다. 최근에 있었던 강추위가 작년 여름에 있었던 희귀한 벌레들의 등장을 생각한다면 한편으론 반가웠던 게 사실이었다. 그래! 겨울에 이렇게 추워야 그 다음 여름에 이상한 벌레들의 등장을 막아줄테지.라고 생각했었지만 그 반가움은 곧 깨졌다. 이 추위는 단순한 겨울 추위가 아닌 열대바다의 '라니냐'(적도 동태평양과 태평양 중부의 수온이 평소보다 낮아지는 현상)와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일어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 추위도 결국은 온난화의 작품이라고 말할수 있을 텐데 하루 빨리 전지구적인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저자인 산드라는 남편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서로가 공감을 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자고 했을 지라도 아이들에게 강제적으로 따르기 보다 토론을 통해서 그들의 방식대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게끔 하였다. 아이들은 또래의 친구들과 달리 어떻게 보면 불편한 삶을 사는 것이였기에 흔히 사고싶은 것 못사고 먹고싶은 것을 참아야 하는 것을 윤리적으로만 통제하는 것이 어려워서 부모와 부딪치는 부분도 나온다. 첫째 아이인 말레네 또한 그런 과정들이 있었다. 말레네가 교환학생을 위해 핀란드로 가야만 했는데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산드라가족의 공통의 다짐을 어쩔 수 없이 깨야만 했던 일이 나온다. 그렇게 말레네가 교환학생생활 1년을 마치고 돌아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 엄마인 산드라에게도 감동을 주었고 나에게도 뭉클하게 했다.

여기에 옮겨본다.


고백하자면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여러 번 비행기를 탔습니다. 

정확히 말해 헬싱키와 빈, 그라츠를 모두 네 번 왕복했습니다. 누군가는 이게 많다고, 누군가는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다시는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어차피 나는 비행기 타는 걸 딱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첫째는 비행 공포증 때문이고, 둘째는 그게 환경에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죠.


나는 부모님 덕분에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지난주로 열아홉 살 반이 되어서야 개개인의 삶과 행위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북극에서 얼음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소식을 라디오에서 들었을 때 나는 번쩍 깨달았습니다. 지난 4년 동안 거의 매일같이 환경 재앙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읽었는데도 내가 얼마나 둔감했는지.


앞으로 다시는 비행기를 타지 않겠습니다. 물론 이 세상엔 가보고 싶은 곳이 아직 많은 데 그런 곳들을 영영 가지 못하게 된 것이 슬픕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슬픈 것은 핀란드를 지금까지처럼 쉽게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함께 안고 살아갈 수는 있습니다. 반면에 도저히 함께 안고 살아갈 수 없는 것은 세상이 파괴되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입니다. 미래에도 많은 사람이 살아야 하고, 그런데도 그들은 현재 일어나는 일들에 어떤 영향도 끼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책임은 더 크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이게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작은' 발걸음에 지나지 않고, 앞으로 살면서 내가 바꿀 수 있고 바꾸어야 할 일들이 아직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건 내게 시작일 뿐입니다.


내가 이 글을 올린 것은 비행기를 타는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그들에게 비행기 타는 것을 그만두라고 재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물론 동시에 아쉽기도 한) 이 결정을 여러분에게 알리고, 그와 함께 혹시라도 이 글에 자극받아 나와 같은 사람들이 나오도록 북돋우기 위해서 입니다.


추신: 누군가는 이 글을 보면서 '남들은 계속 비행기를 타는데 나 혼자 그런다고 뭐가 바뀌겠어?' 하고 말할지 모릅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생각을 바꾼다면, 그래서 모두가 '내가 바뀌면 최소한 나 하나는 바뀌는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내일 벌써 저 하늘엔 비행기가 날아다니지 않을 것입니다.

쓰레기에 관한 소식들을 보면서 우연히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어 이번에 이렇게 읽게되었는데 읽길 잘했다. 쓰레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산드라 가족의 이야기를 접하고 이들과 똑같이 할 순 없지만 나도 '에이 나 하나로 지구가 달라질까..'라기 보다 지치지 말고 꾸준히 나만의 방식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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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1-17 1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흑.. 마지막 말레네의 다짐이 너무 감동적이에요~ㅠㅠ 굶어 죽는 아이들이 많은데 한쪽에선 부지런히 먹을게 버려진다는게 가슴 아프구요..ㅠㅠ
저는 가공된 식품은 먹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너 하나 이런다고 뭐가 달라져? 이런 질문 진짜 많이 들었는데,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어여 종전선언 하고, 서울역에서 유럽을 갈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럼 진짜 비행기 안 타도 될텐데요!!!

블랙겟타 2021-01-23 12:28   좋아요 1 | URL
툐툐님 댓글 감사해요.
저도 가슴아프면서도 제가 하고 있는 행위(?)를 생각하면 ㅠㅠ
어렵지만 개개인이 조금씩 노력해야겠지요.
네 저도 철도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언젠가 한국에서도 갈 수 있길 기다리고 있어요!!

라로 2021-01-17 1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저 오늘 딱 그 생각 했어요!! ‘에이 나 하나로 지구가 달라질까..‘ 저는 그래서....

블랙겟타 2021-01-23 12:32   좋아요 1 | URL
라로님 댓글 감사합니다 ^^
‘나 하나로..’ 저도 매번 생각하는데요.. 최근에 우리들이 겪고 있는 이상기후현상을 생각하면 그래도 할수 있는 건 해야겠다고 다짐하게되네요.
라로님의 말줄임표도 그런 고민들의 흔적이겠지요?

다락방 2021-01-17 1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요. 읽어보면 또 얼마나 뒷통수를 맞을지 또 얼마나 죄책감을 느낄지 두렵지만요..
무엇보다 저는 비행기를 앞으로도 계속 타고 싶어요 ㅠㅠ 그게 미치겠는 지점이에요. 제가 앞으로 살면서 바라는게 있다면 비행기 더 타고 여기 저기 더 다녀보고 싶다는건데, 그런데 그걸 하면 환경에 안좋다는 걸 알면서 이걸 어떻게 절충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ㅠㅠ

블랙겟타 2021-01-23 12:39   좋아요 2 | URL
뒷통수 맞을지 저도 알면서도 보긴해요..ㅠㅠ
미치는 마음 저도 이해해요(응?) 비행기 타고 엄청 멀리 가본 기억은 잘 없지만 비행기 덕분에 여러 아름다운 곳을 갔던 좋은 기억이 있거든요.
저는 예전부터 비행기 타지 않고 유럽에 가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거든요.
(사실 환경에 대한 고민 보다는 남들과 다르게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거긴 한데요..;;;)
배로 가서 기차로 가는 방법이었는데요 생각해보면 배도 기름을 많이 먹는 교통수단이라. ㅠㅠ

han22598 2021-01-20 05: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취향과 습관을 바뀌는 일은 참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극단적인 목표를 가지는 것보다는 실천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연습해보는 것도 중요한것 같아요. 저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투코 음식 잘 먹지 않기, 플라스틱용기는 바로 버리지 않고 적어도 2~3는 사용한 후에 버리는 것정도 실천하고 있어요.

블랙겟타 2021-01-23 12:47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han님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ㅠㅠ
너무 거창한 것부터 하려다가 ‘에잇! 나 안해!!’라고 포기하는 것보단 할 수 있는 것부터 길게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도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은 예전보다 더 플라스틱 친화적인 세상에 사는 것 같아 걱정이 되긴해요.
그쪽으로 생각안하고 살다보면 뭐야 플라스틱이 이렇게 많이 배출되다니 하며 놀란 경우가 많죠. 이 많은 플라스틱이 어디로 가는 걸까 하며 생각하던 차에 이 글을 쓴 것도 있네요. 평소에도 자각하면서 덜 이용해야겠지요.

공쟝쟝 2021-01-23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이생각 참 많이 하는데... 저두 저 다큐를 좀 봐야겠군요..!!!! 좋은 책 감사합니다링!

블랙겟타 2021-01-24 10:55   좋아요 2 | URL
혹시 쟝님이 말하신 다큐가 <플라스틱 행성>이라면 제가 찾았을 땐 안보였어요 ㅠ
네 저도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1-01-24 12:26   좋아요 2 | URL
찾아서 공유할 수 있어요! 겟타님이라면!!!!!🔥🔥🔥🔥
 

부제- 내가 생각했던 2020년은 이랬던게 아니라고!! 


올해 1월달 내가 쓴 글을 보니 나에게 진한 추억이 있었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의 시대라고 어떤 설램과 신기함이 공존하면서 2020년을 맞이 했었었다. 그리고 이 시기엔 작년부터 나름 준비했던 입사시험이 올해 초에 있었어서 이 정도 준비했으면 이야 될 것같은데? 해볼만 한데라고 생각도 했던 시기였다. 그리고 책도 많이 읽을거고..알라딘에 글도 더 쓸거고.. 그랬지만 다 망했다.ㅋㅋㅋㅋ 

(솔직히 말하면 더이상 망할 것도 없어서 엄청 타격을 입은 건 아니지만..)


먼저 작년 12월에 뉴스에서 중국에서 감염병이 유행을 하고 있다라고 얼핏 보았지만 그렇구나라고 넘겼던 그 '코로나19'가 전지구적으로 퍼져나갔다. 모든 것을 덮쳐버렸다. 지금 시점의 우리는 전염병이란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라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렇게 전지구적으로 대유행이 된 이유에는 대부분의 나라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는 점이다. 열심히 나라간 무역도 하고 여행도 자금의 여유만 있다면 여러 나라에 손 쉽게 갈 수 있는 시대다. 경제가 금융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자국의 경제 상황이 더 국제 상황에 연동되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각자도생할 수 있는 나라가 전세계에서 몇이나 될까? 그렇게 폐쇄적이라는 북한이라는 곳도 규모가 작거나 암시장을 통해서 그렇지 아예 폐쇄적인 국가로 살아남기란 힘들다. 이런 것들은 일반 사람들에겐 손 쉬운 세계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기도 해주었고 다양한 무역, 금융의 발전은 우리 눈앞에 값싼 외국의 농산물이나 상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세계가 연결되어있는 시대가 오히려 전염병이 폭발적으로 퍼질 수 있는 환경이 되어버렸다. 한국은 특히 올해 초 옆나라 중국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중국인 입국을 전면 차단해라/마라라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이후로 신천지, 이태원발, 8.15 집회발의 일시적인 유행을 거쳐 겨울에 들어와서 일일 평균 약 10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고 연 초에 열릴 예정이었던 입사시험은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상황에 몇달을 연기하고 말았고 그 연기되었던 시험에 보기 좋게 떨어지고 말았다. 


올해는 예전보다 모든 시민들이 집콕하는 분위기라 나도 책을 더 읽을 줄 알았는데 막상 어플의 기록을 보니 작년보다 20권 덜 읽었다고 나온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진 않으니까 집콕한다고 더 읽는건 아니였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꼈다.

그나마 실천했던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가 아니였으면 더 형편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ㅋㅋㅋ 


1. 사회과학 도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먼저 올해는 경제 혹은 사회과학 서적도 몇 읽은게 없었지만 그 중에 눈에 띄었던 책이 이 책이었다. 

두 저자 모두 노벨경제학상 수상한 사람이기도 한데 경제 도서중 그리 딱딱하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우리 시대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학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론 어떤가?

경제학에서 특히 주류경제학에서 말하는 방법이란 경직적이고 이상적인 이론 모델을 내놓고 있다. 그런 경제학의 통념과 이론이 실제와 만났을 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때론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를 우리는 실제로 보았다. 

이 두 저자는 과학이나 의학분야의 무작위 대조 시험(Randomized Controlled Test, RCT)을 사회정책의 효과를 따지는 데 활용해서 주목받는 경제학자다. 이념과 모델에 기반을 두었던 경제학이 실제로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대해 경제학이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적은 책이다. 또한 경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인간에 대한 존엄과 존중의 관점에 대해 강조했던 부분이 좋았다. 















2.페미니즘 도서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 모임 덕분에 올해도 여러권을 읽게되었다. 이 분야에 대해선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던 것도 아니고 불과 2년 전부터 읽고 있는 중이라 아직도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처음엔 호기심반 이 상황에 대한 충격반으로 읽었었는데 갈수록 내가 몰랐던 사실들이 나오고 어려운 개념들이 나오면서 머릿 속이 더 복잡해지지만 지금은 더 알아야될 때다. 올해는 하반기에 프로이트, 푸코를 맞이하며 헤롱헤롱거려 결국 올해 안으로 선정된 모든 책을 읽진 못하게 되긴 했지만(ㅠㅠ) 푸코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은 커졌다. 푸코의 저작들은 참 어렵게 쓰여져있는데 다른 해설서를 읽든 관련 논문이나 글을 찾아보든 조금 더 알아봐야겠다. 이렇게 올해 읽었던 책 중에 인상 깊었던 책을 꼽자면 단연 『섹슈얼리티의 매춘화였다.

눈에 보이는 매매춘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섹슈얼리티 자체가 이미 매매춘화되어 있다고 매매춘에 대해 여성 인권의 차원에서 논의한 책이다. 이 책은 막연히 알고 있었던 매매춘에 대해 자세히 알게 해주었고 읽고나서 이에 대해 생각해야될 부분이 많이 생겨서 반성을 많이 한 책이었다.

























3.소설

『사라진 세계』
















소설은 참 안읽게 된다. 이유는 모르겠다. 소설의 묘미를 아직 알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영상보다는 집중이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도 진짜 소설은 안읽었지만 그 중에서 『사라진 세계』는 좋았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만화나 영화들을 좋아했었다. 예를 들면 지금도 좋아하는 도라에몽도 미래에서 온 고양이로봇이라는 컨셉으로 진구의 책상과 연결된 타임머신을 통해 시간여행을 하는 에피소드들이 있었고 어릴 적 보았던 백 투더 퓨쳐 영화도 시간여행이였고 그리고 드래곤볼Z의 셀 에피소드도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온 트랭크스가 오면서 시작되는 것이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SF소설로 주인공 수사관 '섀넌 모스'가 인류의 큰 사건을 막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일어난 일을 그리는 이야기다. 주인공인 섀넌 모스가 가진 매력도 좋았지만 그녀가 시간 여행자로서 겪에되는 정체성을 그린 부분도 좋았다. 소설을 읽지도 않은 나조차 다 읽게 말했으니 말 다했지 뭐 ㅋㅋ 












본 영상은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촬영했습니다.


이젠 영상에서 이런 자막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 시대를 힘겹게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예전 같으면 비현실적인 상황이었을 모든 국민들이 길에서, 건물안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시대를 살고 있다. 미래엔 이 시기가 어떻게 기억될까? 다행히 전세계의 다양한 제약회사들이 달려든 덕분에 백신은 비교적 빨리 나오고 있다. 아마 내년이면 한국도 맞을 수 있겠지만 백신이 나온다고 해서 맞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코로나가 오기전) 영상들을 보면서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겠지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해야할 편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엉뚱하고 새로운 생각이 따뜻한 시선을 받던 시대는 곧 과거의 추억이 될지도 모른다. 제도를 바꾸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는, 마이너스 시대에 우연한 성공이 만들어지기는 어렵다. 오히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이 치는 진입 장벽이 점점 높아지기가 쉽다. 성벽이 높아지면 기회는 성 안 사람들에게만 고여 있게 마련이다. 준비된 이들에게만 성공이 주어진다. 자신을 가진 사람만이 더 큰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금수저의 시대, 성공을 경험한 이들이 더 성공하는 보수적인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껏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던 혁신의 힘이 사라진 시대, 마이너스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

(p.25)

이 책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글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코로나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힘들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지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였다. 막연하게 고성장을 추구하던 시대를 지나 저성장을 기본으로 혹은 성장만이 답인지? 성장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할 때가 점점 앞 당겨오는 것 같다.

재난은 공평하지 않다. 다 힘들었다. 그러나 다 같이 어려운 시대이었지만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일 수록 피해는 더 컸다. "감염병은 연대와 협력의 의지를 북돋는다는 점에서 전쟁과 닮았지만, 같은 국민이라도 낯선 사람을 의심하고 두려워하고 배척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전쟁과 다르다"고 시사IN 천관율기자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현재 전쟁보다 더 힘든 시기를 거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일부터는 20년대가 시작되는 해다.  내년이 당장 좋아질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내년엔 부디 모두가 연대와 협력으로 지치지 않고 이 시기를 무사히 지나 올해보단 나은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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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31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정말 골고루 다양한 분야를 읽으셨네요.(푸코도 많이 ㅋㅋ)
2021년 새해 연하장 겟타님 서재에 놓고 가여 ㅋㅋ

2021년 새해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2021년 신축년
┏━━━┓
┃※☆※ ┃🐮★
┗━━━┛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블랙겟타 2020-12-31 23:06   좋아요 1 | URL
다른 분에 비하면 거의 읽은 것도 아니지요 ㅋㅋㅋ

연하장까지.. 감사합니다. scott님
내년엔 즐거운 한 해 보내세요 ^^

단발머리 2020-12-31 2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겟타님의 소설 리스트는 또 저랑 많이 다르네요 ㅋㅋㅋㅋㅋㅋㅋ여성학 책들은 무척이나 반갑구요. 올 한 해도 수고많으셨어요.
내년에는 소원하는 모든 일들 다 이루시고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 되시길요.
그리고 우리 알라딘에서 자주 만나기에요!!!

블랙겟타 2021-01-07 12:00   좋아요 0 | URL
음 소설은 제 전공(?)이 아니다보니 ㅋㅋㅋ 단발님과는 리스트가 다를 수도 있겠네요.
예를 들면 저 리스트중 <보물섬>이라는 책의 경우엔 제가 몇년 전에 우연히 오키나와(류큐열도) 역사를 알게되면서 관심이 있었는데 그 어두운 역사를 배경으로 쓴 책이라 선택했었어요.

감사합니다^^ 단발님도 건강한 한 해 보내세요 올해도 자주 뵐게요!

비연 2021-01-01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겟타님이 작년 마지막날 쓴 글을, 올해 첫날 읽으니 괜히 감개가 무량 ㅎㅎ 이제 신축년이 되었어요! 씩씩하고 멋진 새해이길! ^^

블랙겟타 2021-01-07 12:0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비연님!
올핸 더 다양한 책들을 더 많이 읽고 싶어요!
비연님도 멋진 새해 보내세요 ^^

han22598 2021-01-01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기한 것 발견했어요. 경제학에 1도 관심 없는데, 경제학에서 RCT 방법을 사용한다는 점.........우와 신기하네요. (제가 임상시험관련 연구도 하거든요.) 저 책은 꼭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블랙겟타 2021-01-07 12:06   좋아요 1 | URL
네, 저 책(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은 미국에 있는 여러 쟁점들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경제학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도 비교적 편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여져 있어요. 조금 두껍긴 한데요. ㅎㅎㅎ
다음에 또 좋은 책 있으면 소개해드릴게요.

han22598 2021-01-08 09:0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종종 알려주세요~

공쟝쟝 2021-01-04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뚜벅뚜벅 많이 읽었군요, 올해에도 즐거운 독서생활 영위하시길~ 복많이 받으세요!

블랙겟타 2021-01-07 12:08   좋아요 0 | URL
여기에선 읽었다고 하기엔 명함도 못 내밀지만요. ㅋㅋㅋㅋ
네 쟝쟝님도 올해도 즐거운 독서생활 하세요! 알라딘에서도 자주 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붕붕툐툐 2021-01-09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0년을 계획대로 보낸 사람은 단 1명도 없을 거 같아용~ 책은 완전 열심히 읽으셨는 걸요~ 👍👍 2021년엔 더 행복하시고 더 많이 읽으세요~ 뒤늦게 새해인사 드리고 갑니다~^^

블랙겟타 2021-01-12 14:30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툐툐님 말대로 20년은 모두에게 특별(ㅠㅠ)했었네요.
답글이 늦어서 죄송해요. 아직 주위의 이웃들에 비하면 적은편이지만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툐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 글로 알라딘에서 많이 뵈어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