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반 도서관보다 학교도서관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집 근처에 공공도서관이 없기도 없고 

학교도서관에 공부하러 간김에 책 검색 하면 읽고 싶은 책이 다 있어서 (학생도 아닌데?)  학교도서관을 즐겨 이용한다. 

오히려 학교다닐 때 보다 일반인이 된 근 몇년동안 더 이용한 것 같다. 

학교를 나오고 나면 그냥 막 빌려주진 않으니 이용하기 위해선 회원이 되어야 하는데 사실 예전에는 1년치 보증금만내고 무료로 1년동안 이용할 수 있었는데 몇년 전부터 규정이 바뀌어 회원료가 생겼다. 아깝다고 생각이 들지만 뭐.. 새 책 살 돈 아껴서 회원요금보다 더 많이 빌려 보면 개이득!이고 어차피 공부도 해야되니까 돈주고 독서실 끊느니 여기서 하면 되겠다라고 작년에 회원신청해서 1년동안 잘 이용했는데... 그 동안 취직을 했으면 다시 갱신할 일도 없었겠지만 그게 아니라 다시 도서관에가서 1년더 갱신하기로 했다. 간 김에 빌려보고 싶었던 책도 2권 빌려왔다. 그리고 알라딘에서도 몇 권 사고..


1. 알라딘에서 산 책



먼저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은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 9월 선정도서라 당연히 디폴트값으로 사는 책이다. ㅋㅋ

누구는 그런다. 그건 진짜 페미니즘이 아냐. 가짜야 이게 진짜야... 

안타깝지만.. 뭐가 진짠지 가짠지 악을쓰고 구분할 필요가 전혀~없다.


페미니즘이 단일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며, 모든 페미니스트가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대중에게 알려준다. 

(P.1)


이 책 소개에도 나오지만 여성이 처한 현실의 복잡성만큼 페미니즘은 하나가 아니며 다양한 관점으로 발전해왔다. 

이 책을 보고나면 페미니즘의 큰 줄기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두번째 책은 『사랑이 아닌 것은 별』이다.

이 책은 일본 시집이다. 한국 시도 읽지도 않으면서 무슨 외국 시란말이냐.. 라고 물으신다면 할말은 없다. 이 책은 책 추천 글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고 일본 시? 별 감흥없이 소개글을 읽던 중 어! 몇달 전 재밌게 봤던 영화인 <도쿄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의 원작인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의 시인이네. 라며 급 사본 책이다. 일본 시는 또 어떤 느낌일지..


세번째 책은 『돌이킬 수 있는』인데 주위에서 문목하를 재밌게 읽으신 분들이 많아 아, 그럼 나보다 소설구력이 높으신 분들의 눈을 의심치 말고 읽어보자라고 전자책으로 샀다.


2. 도서관에서 빌린 책



빌린 책 첫번째는보물섬』.

이 책은 일본소설인데 배경이 오키나와다. 몇 년전에 우연히 팟캐스트에서 오키나와의 슬픈 역사를 듣고 난 뒤 마냥 휴양도시인 오키나와가 아니구나. 대규모 미군기지가 주둔해 있는 일본의 남쪽의 섬 예전에 류큐왕국이라고 불리었던 곳. 차별과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도시인 오키나와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이 책의 배경이 그런 오키나와가 배경으로 쓴 소설이라고 해서 이번에 빌려봤다.


두번째는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나는 책을 고를때 베스트셀러나 인터넷 서점 인기 책 순위를 보고 산 경우가 거의 없었던 거 같은데 내가 좋아하는 사이트나 잡지에서 추천해주는 책중에서 골라서 빌리거나 사거나 해서 베스트셀러에 대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 에세이거나 자기계발서위주의 책이라 내가 딱 싫어하는 책이기도 한데 사람들은 그 책을 산 이유가 있을거 아닌가. 그리고 그 책에 도대체 무슨 내용이 들어있는데! 라는 점이 궁금하기도 하면서도 하지만 그 책을 읽기는 싫고.. 그래서 이 책을 만났다. 저자가 직접 베스트셀러 책을 읽고 비평을 해주니 편안하게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그나저나 이번 달 부턴 페이퍼 좀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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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9-03 0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부터 페이피 좀 써야겠다는 블랙겟타님의 생각을 응원합니다. 빠샤!

블랙겟타 2020-09-03 14:25   좋아요 0 | URL
원래 써야하는건데...요.
좀 써야겠다는게 머쓱하네요..;;

단발머리 2020-09-03 0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저도 어제 저 문장을 지나쳐 왔습니다. 겟타님 결심을 저도 응원합니다. 빠샤 2!

블랙겟타 2020-09-03 14:26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은 이미 출발하셨나요? ㅎㅎ
전 아직 시작은 아니고 훑어만 봐서...

수연 2020-09-03 0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얼마나 올리는지 지켜보지 않겠습니다, 지켜보면 더 못쓸 텐데....... 그 말이 떠올라서 ㅋㅋㅋ 문목하 리딩중 저도 :)

블랙겟타 2020-09-03 14:28   좋아요 1 | URL
지켜본다고 못쓰고 그런건 아닌데.. 애꿏은 무더운 날씨탓에 컴퓨터에 도저히 못앉겠더라는 변명을 해봅니다..
변명이구요.. 이제부턴 글로 자주 뵐게요..수연님 ^^
문목하 저도 곧 읽어볼게요!
 

한국의 20년 7월 초엔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망자는 말이 없고 숱한 의혹들을 남긴채 떠났기 때문에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박 시장의 죽음 이후에 벌어진 정치적인 공방에 나도 지치고 시민들도 지쳤는데 그 중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정의당 두 의원의 조문 불참 글로 비롯된 일이었다.

정의당의 두 국회의원(류호정, 장혜영)이 SNS를 통해 진상규명과 2차가해 방지를 강조하며 조문을 가지 않겠다는 글을 남겼는데 이를 보도 하는 다수의 기사에서 다분히 편향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몇몇의 기사에서 나타난 썸네일은 이 사안과 전혀 관계가 없는 류호정의원이 거울보는 사진으로 되어있다던가 하는 것이다. 나이 어린 이미지와 여성성의 편견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느낌은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닐테다. 당연하게도 이런 기사의 댓글들은 나이 어린 여성에 대한 비난 댓글이 다수를 이뤘다. 그 당시 조문을 불참한 의원들은 많았다. 그 쪽이 훨씬 정치적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었지만 같은 잣대로 보기보다 정의당의 두 의원의 경우 태도나 예의의 차원에서 해석했다.


김종인·안철수 대표의 조문불참은 정치적 판단 영역으로 전제하고 보도하지만 류호정·장혜영 의원의 조문불참은 그들 개인의 예의와 태도의 문제로 보는 차이다. 강제추행 등으로 복역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공적관계로 만난 비서를 사적관계(애정관계)로 이해한 점, 안 전 지사를 옹호했던 논리인 ‘어떻게 불륜으로 그만큼 처벌하느냐’는 것 등은 모두 남녀관계를 사적관계로 이해하는데 익숙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장슬기, 「박원순 사건에서 '여성' 정치인을 향한 이중시선, 미디어오늘, 2020.07.14일자.

  

일반적으로 어떤 '남성'이 말한다고 해서 '남성'으로 따옴표해서 해석하지 않지만 어떤 '여성'의 발언의 경우엔 '여성'이라는 따옴표에 갇혀서 해석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경우를 보더라도 '남성' '여성'은 계급이 맞는 것 같다.















모니크 위티그도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 범주는 여성에게 딱 붙어 있기 때문에, 여성은 범주 밖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여성은 오직 성, 그 성이다. 그리고 성이 여성의 마름, 몸, 행동, 제스처를 만든다. 심지어 살인과 구타도 성적이다. 정말로, 성 범주는 여성을 꽉 옭아매고 있다.

(p. 53)


위티그의 말대로 여성에겐 한 사람이라기 보다 '여성'이란 것이 딱 붙어서 해석된다. '여자'치고 잘했다던지..스포츠에서 볼 수 있는 여제(女帝)라는 표현도 그렇고 지금은 잘 안쓰는 여류작가, 여배우[일본에선 배우가 아닌 여(배)우(女優, 죠유)라 써야 여자배우인것으로 해석한다.]등등을 봐도 그렇듯이 말이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안철수 전 의원도 조문을 불참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이 것은 '안철수'의 불참이지 '남성'의원의 불참이라고 보지 않는다. 언제나 한 '남성'은 한 '일반'으로 해석되는데 이 책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추상적 형태는 소위 남성적인 젠더를 의미한다. 남성 계급은 보편적인 것을 자기 자신으로 전유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성이 보편적인 것이 될 능력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고, 여성이 특수한 부분으로 환원된 채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보편적인 것은 지속적으로 매순간 남성에 의해 전유되어 왔고, 전유되고 있다. 이것은 마법처럼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 계급이 다른 계급에 대해 저지르는 범죄적 행위다. 이것은 개념들, 철학, 정치학의 층위에서 수행되는 행위다.

(p. 176)                


보편적인 것과 일반적인 의미를 '남성'이라는 계급이 점유하고 있는 이상 '여성'은 일반 혹은 보편 이외의 의미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위티그는 남성이라는 계급을 없애야된다고 주장했다.


우리 싸움의 목표는 제노사이드적인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투쟁을 통해서 계급으로서 남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남성'계급이 사라진다면, 계급으로서 '여성' 역시 사라질 것이다.

(…)

'여성'은 우리 각자가 아니라 '여성'(착취 관계의 산물)을 부정하는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형태다. '여성'은 우리는 헷갈리게 하고 '여성들'의 현실을 숨긴다. 우리가 계급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계급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가장 강력하게 유혹적인 측면을 포함해서 '여성'신화를 없애야 한다.

(p. 67-68)


남성이라는 계급이 있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계급이 있기에 위티그는 정치적인 투쟁을 통해 계급타파를 실현해야 왜곡되어 있는 이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보았다. 이 남성-여성이라는 성범주를 넘어서기 위해서 위티그는 '레즈비언'을 말했다.


내가 알기로 레즈비언은 성 범주(여성과 남성)를 넘어서는 유일한 개념이다. 왜냐하면 지시된 주체(레즈비언)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 혹은 이데올로기적으로 여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을 만드는 것은 남성에 대한 특정한 사회적 관계, 우리가 이전에 노예 상태라고 불렀던 관계, 경제적 의무뿐만 아니라 개인적이고 물리적 의무를 의미하는 관계("강요된 거주지", 가내 강제 노역, 부부 관계의 의무, 제한 없는 아이의 생산 등), 레즈비언들이 이성애자가 되거나 이성애자로 남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탈출한 관게다. 

(p. 74-75)


이 위티그의 '레즈비어니즘'은 당시의 페미니스트들에게도 충격을 주었다고 하는데 30-40년이 지나 '남성'인 내가 읽어도 이 새로운 시선에 놀라웠다. 아직도 이런 주장은 '급진적'이라고 분류되어 소수적 관점일지라도 이런 주장에 귀를 기울어야 하는 이유는 미래에 언젠가 이런 관점들이 지금보다 더 진지하게 논의해야될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급진적'이었지만 나중엔 이 글보다 더 급진적인 관점들이 나타나 이글이 '보편적'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직도 안 읽은 다양한 관점들의 페미니즘 책이 너무 많다. 나도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당황하지 않고 맞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제껏 해왔던 행동들과 생각들을 반성해보기 위해 지금 페미니즘 책을 읽는다. 이 책은 전혀 두껍지도 않고 판형도 작은 책인데 비해 위티그의 철학적인 표현과 단어가 많이 쓰여져 있기 때문에 쉬운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위티그가 주장한 '유물론적 레즈비어니즘'은 이 책을 통해 머리 속에 이렇게 각인이 되었다.


참고

미디어 오늘, 박원순 사건에서 '여성' 정치인을 향한 이중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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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7-27 0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적절한 사례들 들고 와서 아주 알기 쉽게 써주신 것 같아요. 이 책은 같이읽는 여러분들이 써주신 글이 더 좋네요.
8월 책은 준비 하셨습니까?

블랙겟타 2020-07-28 16:4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
8월 책도 어제 샀어요 ㅋㅋㅋ

비연 2020-07-27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완독도 축하드리구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를 옭아매는 수많은 ‘범주’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블랙겟타 2020-07-28 16:43   좋아요 0 | URL
네 비연님, 저도 이 책을 읽으며 또 다른 관점에 대해 배웠어요.

별족 2020-07-27 1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들릴 건데, 저는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말이 좀 기이하게 들린다고 생각하는데, 그 구분 자체를 그대로 수용했을 때, 지금 많은 문제들이 공과 사의 크기가 달라진 것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존재하는데, 공적 영역을 남성에게 사적 영역을 여성에게 할당하여 구축된 문화 위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크기가 비슷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사적 영역을 자꾸 공적 영역에 편입시키는 혹은 편입시키기 위해서 사적 영역을 축소하는 지금의 자본주의-바꿔 말하자면, 모든 팔아치울 수 있는 걸 팔도록 장려하는-로 불균형이 발생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와 여성의 공간에 기업과 사업이 들어오고, 돈으로 거래할 수 없던 걸 거래하게 하면서, 여성의 위상이 계속 미끄러지는 거죠. 가정 내에서 아빠의 영향력이 엄마의 영향력과는 확실히 다르고, 여성이 존중해야 비로소 존중받을 수 있는 가부장의 영향력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나요?

블랙겟타 2020-07-28 16:49   좋아요 0 | URL
긴 댓글 감사합니다. 별족님
제가 몰랐던 관점인데 이런 쪽으로도 고민해보겠습니다.
 














(~37)


이 책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을 뒤늦게 읽고 있다. 

제목만 보면 무슨 내용인지 감도 안잡히고 모니크 위티그는 또 누구신지.. 매달 읽는 책에 비해서 얇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좀 착하지는 않은거 같구... (근데 이 책 내가.. 추천 했는..)


페미니즘에 관련한 책을 엄청 많이 섭렵하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매달 읽으면 읽을 수록 페미니즘 안에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각각의 주장하는 내용들이 어렵지만 뭔가 시선을 넓혀주어 읽고나면 성장해있는 것 같다.

이 책 또한 이전에 읽었던 관점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현재 다 읽지 못했지만 내가 이해 한 바, 저자 모니크 위티그가 바라보는 곳은 '이성애'다. 


초창기 자유주의 여성운동의 요구였던 남성이 가지고 있는 기본권 쟁취를 넘어 그 다음 세대의 우리도 남성과 동등하다라는 흐름과 프랑스 페미니즘의 남성 중심적 질서에 대항하기 위한 여성성을 강조한 '차이의 정치'의 흐름등 다양한 것이 있었다, 모니크 위티그는 '동등의 정치'은 물론이고 이 '차이의 정치'도 반대했는데 특히 '차이의 정치'는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여성과 남성의 성차를 신화화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비판하였다.


위티그가 말하는 보편성은 레즈비언 관점을 보편적인 것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여성성을 신화화하는 대신 보편화함으로써 보편 주제로 상정된 이성애자-남성을 탈구축하는 것이다.

이때 여성은 억압받는 자로서 여성 계급을 지칭하고, 이에 따라 궁극적 목표는 계급으로서 '여성'의 종말이 된다.

(p. 24)


위티그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이라는 젠더의 구분은 이항 대립에 근거해 이성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 고안된 인공적인 것이다. 선험적으로 주어진,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신의 섭리에 따른 구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p. 31)


위티그는 이성애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이며 사회계약 속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이 이성애 제도 자체를 무너뜨리면 남성-여성의 구분자체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성애 제도로서의 '여성'이 아닌 '레즈비언'으로서 새로운 계약을 맺겠다는 것이다. 내가 읽었던 이전의 페미니즘 책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접근이다. 그래서 그가 급진적 페미니스트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아직도 낙후되었다고 평가받는 보수적인 한국에서는 '이성애'에 대한 의문이라는 의제가 테이블 위로 올라와본 적은 당연하게도 없다. 그 보편적인 차별금지법조차 보수 개신교계-보수 정당의 반대로 제대로 입법절차에도 오른 적이 없다. (10년이 넘도록 폐기에 폐기를 거듭..)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을 논의하자는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 쉽진 않을 거 같지만, 그래도 꼭 이번 국회에선 통과되는 것을 보고 싶다.


지금 당연히 여기고 있던 것들이 미래에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견고한 남성적 사회구조를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정답은 무엇인지 모르지만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필요하다. 

누가 아나? 정답이 '이성애'였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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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부모님의 운동좀 해라는 원성에도.. 운동 쇄국정책을 펼쳤다.

"내 알아서 하께.."

사실 그동안 스스로 알아서 한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지만 말이다.

부모님도 지치셨는지 다행히 한동안 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편하게 맛있는 거도 먹고 눕고 일어나고.. 그래도 마음 속은 찔렸는지 운동이랍시고 한게 역에서 도서관 갈때마다 걸어 다닌거?

한창 수영 자격증딴다고 수영장 자주 들락날락거렸던 게 5-6년 전인거 같은데 그 시기에 비해 외형이 너무 달라졌지만 

수영은 자격증따고는 거의 제대로 하지 않았다. 몸도 불어나서 그런가 그냥 영법은 하겠는데 자격증 갱신을 위한 훈련 재강습때는 사람들 쫒아가지도 못하고 겨우 기진맥진한채 강습을 받았었다. 


그러다가... 주말의 어느날 어머니의 공격이 자연스럽게 들어왔고 나는 매일 도서관갈 때 걷는거 한다는 것으로 맞받아 치면서 방어에 성공했다. 그러면서 점심 알아서 해결하라면서 부모님께서 외출을 하시러나갔다.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다 보니 집에 편안하게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겼다. 

가만히 집에 있다가 두툼한(?)뱃살이 만져졌다.

불현듯 머리 속을 지나쳐가는 것이..

'아... 앞에 나가서 배도 꺼질 겸 뛰고나 올까?'

사실 우리 집 근처의 환경은 좋다. 집 앞 도로만 건너면 좀 넓은 공터가 있는데 러닝하기엔 제격인 곳이다. 

결국 한 30분 정도 뛰고 와서 그날은 진짜 운동을 했기 때문에 부모님의 공격은 없었다.

그날은 안그래도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인데 하고나서 너무 땀을 흘리기도 했고 진짜 오랜만에 러닝을 해서 그런지 정강이도 아프고 힘이 들었다. 


그래서 그 날 밤 혼자 러닝에 대해 인터넷을 좀 찾아봤다. 

요즘은 모른 게 있으면 네이버보다 유튜브라고 하지 않았던가.

유튜브를 보다가 으잉? 가수이자 작가인 요조님의 채널을 발견했다. 

(예전에 팟캐스트로도 한번씩 듣기도 했던 책, 이게 뭐라고의 유튜브 채널이었다.) 

왜 러닝을 찾다가 요조님의 채널을 발견했냐면 요조님이 요즘에 러닝을 즐기고 있다며 올린 브이로그 영상이 있었던 것이다. 

궁금해서 그 영상을 한번 봤는데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발견했다. 

"어? 달리기 어플도 있네? 'RunDay' 라고? 저 어플과 함께한다면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것 같은데??


<RunDay>


아, 정강이가 아픈건 알맞은 신발을 신고 뛰지 않았기 때문인 가능성이 있는군. 발바닥도 좀 아팠던 거 같고... 

저 편하게 생긴 신발은 무엇이람? '나이키 인피니티 런 플라이니트'라고? 디자인도 예쁘고.. 저건 얼마지?

아.. 몇달 전에 잠깐 공홈에서도 세일을 한 적도 있었다고? 근데 지금은 정가 17-8만원이라고? 

처음 신을 신발에 조금 부담스럽긴 한데..."

(한창 수영할때도 장비에 욕심이 있어서 수모랑 수영복을 여러벌 샀던 기억이 난다. 그거 아직도 있으며.. 지금은 안들어가는 것도 있을거다..ㅠㅠ 왜냐면 수영복은 조금 작게 입어야해서 그 당시에도 작은 걸 샀으니 지금은....)


그러다가 유튜브가 아닌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져보며 드디어 세일 중인 6만원대인 저려미지만 괜찮은 런닝화를 찾아내었다. 

그렇게 산 런닝화는 '써코니 킨버라9' !!



(디자인은 이렇게 보여도 기능은 충실한 놈이다. ㅋㅋㅋ)


이틀 뒤 택배로 기쁜 마음에 받아 그 다음날 직접 신고 뛰었다. 그 달리기 어플도 이용하면서 뛰었는데 와 요즘은 이런 어플도 있구나.. 간단한 것부터 해서 여러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이어폰에서 트레이너겸 성우가 계속 응원의 목소리도 들려주고 몇분 뛰기 몇분 걷기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어서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 의지박약타입인 나에겐 굿이다. 

그리고 확실히 쿠션도 좋은 런닝화를 신고 뛰다보니 이야 뭐 신세계다. 정강이가 아프지가 않아. ㅋㅋㅋ

쓰다보니 광고같은데;;;실제 이 어플 덕분에 정기적으로 런닝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유료도 아니고 무료라서 부담없이 쓰고 있기도하고.. 

이제는 뭐 매일은 아니고 주3회 정도 어플에 있는 프로그램에 따라 뛰고 있다. ㅋㅋㅋㅋ

예전에 20대 초중반까진 러닝연습도 안하고 10KM마라톤 대회도 한번씩 참가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와... 몸 자체가 무거우니까 앞으로 나가지도 않고 숨도 차더라.. ㅠㅠ 요즘은 조금 나아졌지만 말이다.

결국은 러닝을 하니까 몸은 확실히 개운해진 것같다. 러닝하길 잘했다.


여기까지 글을 쓰고 있는데 

'그래.. 몸은 예전보단 개운해진 것 같고.. 뭔가.. 허전한데...뭘까..

아! 여성주의 책 글쓰기!! 책 읽는건 어렵사리 다 읽고 있었지만 한동안 글은.. 없었구나...'

운동은 운동이고 쓰는 건 써야지...

쓸 책들이 너무 밀렸다..

와,,,, 이번 주내로 하나라도 쓰고야만다. 

(이 글에 선언이라도 안하면 또 내일내일 하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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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7-17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도 최근 런닝화 하나 샀는데 .. 고이 모셔만 두고 이주 지난..(먼산;;) 겟타님의 선언에 뒤이은 페이퍼 기대하며.. 저도 <스트레이트 마인드>로 휘릭!

블랙겟타 2020-07-22 09:37   좋아요 0 | URL
러닝화가 있다면...비연님도 어서 뛰세욧! ㅋㅋㅋ

다락방 2020-07-17 0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런데이] 앱은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극찬하며 사용하는 앱이더라고요. 저는 달리는 게 싫어서 아마 앞으로도 사용할 일은 없을것 같지만(그러나 미래는 예측불허!), 그 앱을 이용해 달리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뛰기 시작하셨다니, 너무 좋으네요. 저는 왜 다른 사람들이 운동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이렇게 기쁜지 모르겠어요... 만세!

맞습니다, 겟타님.
운동은 운동이고 쓰는 건 써야 합니다. 쓰세요! 쓰시란 말입니다!
그리고 달리는 것도 계속 하세요!
:)

블랙겟타 2020-07-22 09:40   좋아요 0 | URL
네 요즘은 어플이 신기한게 많더라구요. 그냥 달리는 것보다는 재미있게 뛸 수 있어요. ㅋㅋㅋ

그리고.. 다락방님은 운동보다..그 뒤에 강조하신부분을 더 원하시는거겠죠? ㅋㅋㅋㅋ
달리는건 당분간 계속하려구요 ㅋㅋ

수연 2020-07-17 0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리기 이야기 좋은데요, 전 언제 달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크크크 스트레이트 마인드 이야기 들으러 왔다가 달리기 이야기 듣고 가니까 스트레이트 글 더 기다려진다는~ 달리기 아자아자!!

블랙겟타 2020-07-22 09:41   좋아요 0 | URL
제가 기다릴만큼 참신한 이야기를 쓰지는 않지만 앞으로 몇개 더 써 볼게요. ㅋㅋ

단발머리 2020-07-17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운동화는 여러개 갖고 있는데 런닝화는 모르겠어요. 집에 있는 거는 다 운동화 같은데.... 저도 겟타님 따라 런닝화 하나 사서 달려야겠어요. 달려본지 너무 오래 되어서요. 달릴 수 있을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 앞 <빠르게 걷기>라도 하고 싶기는 한데. 그 앱이 그렇게 좋단 말이지요? 런데이!

블랙겟타 2020-07-22 09:44   좋아요 0 | URL
러닝화도 보니까 자기에게 맞는 신발이 있더라구요.
막 사서 신고 달리고 나면 정강이가 아프고 그런데 좋은(?) 신발(꼭 비싼거는 아니라 가격대비 괜찮은 신발도 있구요..)을 신고 달리면 편하게 달릴 수 있더라구요.
어쨋든 운동보다.. 장비욕심이 먼저 나는게 사실이네요 ㅋㅋ
 
일본을 禁하다 - 금제와 욕망의 한국 대중문화사 1945-2004
김성민 지음 / 글항아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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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시절 많은 과목 중에 특히 근·현대사를 좋아했었다. 

고려나 조선시대의 왕 순서나 왕의 업적을 외우는 국사파트보다 조선이 끝나고 일제강점기때 일어난 독립운동의 연도는 더 잘 외웠다. 이 과목에서 배울 수 있었던 크고 작은 전투도 많이 나오는 독립운동사를 배우며 뭔가 국뽕(?)에 취해 이야 우리나라 대단하네 라며 감탄하며 신나게 공부했었다. 당연히 이 부분을 좋아했으니 그 당시 적국인 일본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았다. 일본의 횡포에 부글부글 민족적 감정이 끓어오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와 함께 어릴때 부터 나에게 영향을 많이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 일본문화였다. 특히 만화(망가)라던가 일본에니메이션(아니메메)였는데 당시엔 일본국적의 만화/애니메이션인지도 모르고 보았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 것 인지 알고 봤던게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공식적인 일본문화개방이 있기 전이였기에 등장인물에 대한 이름도 현지화해서 한국이름이었으니 말이다. 예를 들면 슬램덩크의 주인공이 '사쿠라기 하나미치'가 아니라 '강백호'거나 피구왕 통키(불꽃의 투구아, 돗지 단페이)의 주인공이 '이치게키 단페이'가 아니라 '나통키'였던 것 처럼.  


역사과목을 통해 일본을 미워했으면서도 (몇몇은 일본문화인지도 모른채)일본문화에 영향을 받은 이런 나의 이중성은 무엇에 기인한 것일까?


이러한 물음에 어느정도 설명해준 것이 이 책『일본을 禁하다』였다. 

이 책은 일본문화 개방의 역사를 통해 한국의 문화사를 설명하고 있다.


일본 대중문화는 '금지'담론을 생산하는 정치 영역에서는 접촉이 허용되지 않는 '위험한 손님'이었지만, 실제 대중문화를 둘러싼 경제적·문화적 현장에서는 매우 복잡한 시선과 욕망이 중층적으로 투영된 대상이었다. 한국사회에서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금지와 월경이 동시에 작동했던 근저에는 경제 발전과 근대화의 상징의 척도였던 자본주의 문화와 그것이 생산하는 현대성을 둘러싼 욕망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p. 43)


광복 후 친일의 역사를 제대로 끊어내지 못한 탓일까 아니면 광복 후 대한민국의 운명에 대한 주도권을 잡은 미국의 전략적인 무시인지는 모르지만 생각보다 일본 대중문화가 비공식적으로 한국에 전파가 되고 있는 중이였다. 공식적으론 일본 문화를 금지하고 정치적으로도 반일을 외쳤던 시대였지만 특히 한국의 상층부나 정권을 잡고 있는 쪽에선 (가장 가까운 나라이자 우리보다 앞서 경제 고성장 중인 나라인) 일본을 내심 부러워한 것을 넘어 일본 문화를 늘 향유하고 있었다. 


그러던 가운데 박정희 군부독재정권은 시작을 반일민족주의로 시작했으나 그 본인도 일본 메이지유신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기도 하고 우리나라보다 앞서 경제 고성장 중인 이웃나라 일본에 대한 로망(이 것은 단순하게 친일정권이였나를 넘어 당시 북한보다도 못 살았던 한국의 처지를 볼때 고위층에서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우리의 미래는 일본이다라던지 가장가까운나라인 일본의 도움을 받아야만이 성장할 수 있겠다라는 현실적인 전략과  동아시아에서의 반공블럭의 축인 일본과 하루빨리 외교관계가 복귀하는 것이 나쁠 것이 없는 미국의 암묵적 동의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믿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일에 대한 전체적인 국가 분위기를 시민들과의 합의로부터 출발한 것이 아닌 아무것도 준비되어있지 않은채 위로부터의 강압적인 정책 추진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를 바탕으로 (지금도 한-일관계에서 중요한 사건인) 1965년에  한일 국교화 정상화를 우여곡절 끝에 성사시켰다. 하지만 아직 시민들은 '반일'을 갑자기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기엔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에 공식적으로는 왜색이라며 비난하면서도 일본문화는 비공식적이거나 교묘하게 수입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흐름은 97년 공식적인 일본문화개방 전 까지 유지가 되었는데 특히 수입된 일본애니메이션에서 '왜색'이라는 이유로 기모노라던가 신사가 나오는 장면은 아예 통편집되거나 극중에 나오는 일장기는 어설프게 태극기로 그려넣는다거나 하는 장면들이 있었던 이유다.


한국 대중문화 산업이 성장하면서 일본 대중문화는 단순한 식민지 시대의 잔재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적 침략으로 인식되었으나 ('문화 제국주의 비판'으로서의 정당성), 동시에 일본 대중문화를 미국 대중문화로부터 얻고자 했던 것과 같이 자본주의 문화의 하나의 모델로 인식했던 것과 같이 자본주의 문화의 하나의 모델로 인식했던 한국 대중문화 산업은 일본 대중문화를 배제하는 대신 국적을 지우고 적극적 모방, 표절하는 방법으로 산업적 성장을 피했다('산업적 근대화'로서의 정당성).

(p. 231)


97년 일본문화개방전까지 한국에서 트랜디한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은 대개 일본 드라마나 프로그램의 형태와 매우 유사한 형태였는데 좋게봐주면 모방이겠지만 표절이라고 볼 수 있는 사례도 상당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이 시기를 지나 나중에 일본문화를 정식으로 접했을 때 한국문화와 전혀 위화감을 갖지 못했을 때의 충격은 한국 프로그램 포맷이 일본 포맷에서 자유롭지 않았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어찌됬건 이러한 과정들이 결국은 한국문화의 성장도 이끌어와 내가 어렸던 시절과는 다르게 지금 자라고 있는 어린세대들은 일본 문화는 일본 문화인채로 받아들이고 있기도 하거니와 k-적인(?) 대중문화를 더 쉽고, 많이 접하고 있고 심지어 일본문화보다 더 좋다고 느끼고 있으니 한국의 대중문화의 위치가 변했긴 했나보다.


해방 이후 한국에서 일본이라는 타자가 '과잉된 존재'였다면, 전후 일본에서 한국이라는 타자는 자이니치在日나 북한, 다른 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줄곧 '부재'해온 것이다.

(…)

냉전이라는 거대한 프레임 속에서 함께 미국을 욕망하고, 고도성장과 발전주의를 경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상호의 '현대'가 갖는 다양한 문제를 공감하고 공유하기를 꺼려한 두 나라의 억압된 포스트콜로니얼한 문화적 관계는, 그렇기 때문에 '65년 체제'로 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p. 235)


일본문화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중엔 예전 박근혜 정부때 한-일 관계가 좋았었는데 말이지라고 회상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 시절이 결코 좋았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 당시가 일본 쪽에서 볼 때 우리를 다루기 쉽다고 생각(?)했을지는 몰라도 한-일관계가 좋았다고 하기엔 한국이 정치적으로 피해를 많이 봤다. 지금의 일본의 아베정권을 보고 있자면 한숨만 나오는데 언젠가 합리적인 정치세력의 대표가 총리가 되는 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생각보다) 문화적으로 영향력을 끼친 나라이면서도 알면 알수록 어려운 나라인 일본과 언젠가는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얽힌 문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해볼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도 되면서 진짜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이 책의 독서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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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0-05-31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의 대중문화(일드, 일본영화, 음악, 만화까지)를 정말 청소년기에 아주 열심히 섭취하면서 자란 저로서도 흥미로운 주제예요. 의식은 반일이었지만, 정말 문화는 일본 문화 좋아했었더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