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납세ㅋㅋㅋㅋㅋ

진짜 내일 완독 찍을 것!!! (적어놔야지 안되겟음… 어제 할랬는 데, 나의 완벽한 비서 나오는 드라마 봐버림🙄, 누가 나도 비서 주세요. 근데 내가 한지민처럼 ceo 이긴 한데 월급은 못 줌. 내 비서 주요 업무 : 고양이 똥 치우기, 나 욕구 불만으로 책 살 때 손등 때리기, 나 밥 먹는 거 귀찮아서 까먹은 척 할 때 혼내기) 역시 일도 독서도 마감을 미룬다고 일찍 끝내지는 않는다는 교훈…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 마감을…. 믿는다…🤯
석 달째 다 못 읽는 이유는… 한심한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걱정 때문… 핑계가 맞고요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재미는 있는데… 다시 붙잡기가 싫은 건 두께 때문이지 싶습미다… 읽어도 읽어도 끝이 안나…

진짜 진짜 진짜 올해는 어렵고 두꺼운 책 안 읽을 거야…🤬 예쁘고 얇고 바스락거리는 것만 읽을 것임…

사진은 신자유주의 미리 알림 ✅ 푸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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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내 인생은 순항 중이고,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날들은 삶에서… 아주 일부야.


1.

올봄에는 발목이 부러졌었다. 문제는 다른 데에 있었다. 가족들과 처음 하기로 한 일주일의 해외여행을 위해서(비슷한 경로의 저가항공을 이용했기에, 마음이 정말 아프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또 몰입해서 끝내야 하는 호흡이 긴 두 달 치의 일감을 하느라 미리미리 고사했던(자영업자 주제에) 다른 일들이 (일은 일의 일이 꼬리를 물어오게 마련이라는 영업 교훈) 갑자기 뚝 끊겨서 두어 달 정도는 손가락을 빨고 있어야 했던 것이다.


마음 한편에서는 이 때다! 책이나 실컷 읽자! 였지만 계속해서 불안이 올라왔다. 온 세상이 비웃는 것 같았다. 세상에 네 자리는 없다. 감히 일을 골라 받아? 너는 자의식 과잉의 실업자다. 너는 홀로 가난하게 살다 굶어죽을 것이야. 얼마안가 AI로 너의 업은 대체되겠지. 직업도 능력도 인맥도 스펙도 없는 주제에 조직생활도 못,견,뎌? 세상이 호락호락한 줄 알았더냐? 와 같은 말들을 스스로에게 퍼붓게 되기 직전. 어쩌면 그날의 달리기와 넘어짐은 그 상태(준실업)를 민낯으로 견디고 싶지 않았던 내가 고안해낸 것일지도 모르겠다며.


그러니까, 나는 깁스를 하고 있는 보름의 시간 동안 없는 일 걱정 대신 몸 걱정을 했다. 빨리 나아야지. 일단 낫자. 낑낑대며 병원을 오가고, 읽고 싶었던 소설을 읽고, 바퀴 의자 밀어가며 집안일을 하고, 평생 미뤘던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후후-), 거동의 불편함 대신 자유로운 눈으로 글씨들을 따라가면서 잊기 위해 읽는 동안 발목은 붙었고, 다시 일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안심했다.


그때 나는 인생에 다시없을 휴가 기간😎 막 이러면서도 한 쪽으로는 머리를 계속 굴렸던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게 좋을까.


잘. 모르겠다.

아직도. 여전히. 지금도.

그렇지만.


2.


그 이후로 나는 매번의 일들이 기회 같아졌다.


그래서 으레 형식적이던 감사합니다.라는 말에 진심을 담아서 거래처를 응대하게 되었다. 왜냐면 정말로 기뻤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제공하는 것. (거기에 자기 착취라는 혐의를 두고 싶지는 않다.) 원래 가지고 있던 “일은 제대로 해‘준’다”는 태도에서 약간은 더 물렁하지만 단단한 비굴하지는 않은 수준의 자영업자 환대 마인드? 적확한 언어를 찾지 못했지만, 어쨌든.


기준은 일에 두되 다른 부분에서 조금은 더 상냥해지기. 실은 그건 내가 잘할 수 있는 거였다. 나는 말을 예쁘게 할 수 있고, 나는  정확하지만 다정하게 메일과 카톡을 쓸 수 있다.


또 나는 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워졌다. 죽지 못해 한다는 느낌이었던 운동을 꼬박꼬박 챙기기 시작했다. 도장만 찍던 건성건성 까딱까딱 필라테스도(동생은 내가 운동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항상 복장이 터져한다. 나는 운동을 못하고, 잘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으며, 무엇보다 근육이 어디에 있는지를 인식하지 못한다.) 엉덩이는 어디 있나 새끼발가락은 어디 있나 궁리하며 정성을 다하였다.


넘어져 봐야 아는 것들이었나 보다.

잃어봐야 아는 것들이었을 수도.

감사해 할 줄 아는 것. 그리고.


정성.

일에 정성은 필요하다.

돈이 나와서가 아니라, 자발적 복종(...)이니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나 하나를 잘 책임지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계속해서 하기 싫어만 하다 보면 살기조차 싫어지니까.



3.


이상한 전회였다.

제발 날 좀 내버려둬. 나를 가만히 두지를 않는 이런저런 상황을 피하고저 어떻게든 고립되려 노력하던 몇 해 전과는 또 다르게.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정작 나는 일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을 때 느끼는 어떤 상태는. 나는 매미 같았고 번데기 같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지만 목청껏 울어젖힐 수 있는 성량도, 감춰둔 고운 날개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끝까지 나를 속일 수는 없지. 어딘가 잘못 생각하고 있던 게야.


어떤 부분은 아마도 단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게 맞을 것이다.

이에 대해 세세히 적을 수는 없지만.


“(20) 핑계 없는 삶, 저는 이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가게를 하기 전에 제 삶은 뭔가 억울함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늘 핑계가 있었고요. 다른 사람들만큼의 기회만 있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부양할 어머니만 없었으면… 등등.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상사나 사장님 핑계를 많이 대잖아요. 이제는 그 무엇에도 핑계를 댈 수 없습니다. (중략) 내가 고민하고 판단해서 발생한 결과이기에 실패를 해도 성공을 해도 모두 나의 몫입니다. 그래서 실패를 해도 배울 수 있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어요. 상사의 지시나, 지인의 충고에 따라서 일을 하게 되면 성공을 해도 배울 수가 없습니다. 내 몫이 적거나 혼재해 있기 때문입니다.”


펜더믹 발 얼떨결의 실업 이후, 내가 뚜벅뚜벅 도모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불안정 노동’(ㅋㅋㅋㅠㅠㅠㅠㅠ)에는 벼랑 끝의 핑계 없음이 주는 어떤 상쾌함이 혼재되어 있다. 망하면 도망칠 곳이 없어. 망하면. 하지만 계속 망하고 있는 상태인 거…. 별도의 업무일지를 쓰면서 마음을 다잡고, 없는 동안 생계를 유지할 다른 파트타임을 찾고, 수십 장의 견적서를 수정해서 써내는 동안… 내가 배운 건 실패이며, 핑계 없음이다.


카테고리로 분류하면 나는 아마 마음이 여리고, 눈물이 많고, 상처에 전전긍긍하는 종류의 섬약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부분에서는 강인하다고 느낀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지만, 매 번을 어찌저찌 해내는 데, 그러면서도 아무런 꿈도 없는 사람…이 나다. (전 꿈이 없고 내일도 없습니다… 오로지 오늘 벌어 오늘 먹고살지만 틈틈이 망해둔 턱에 망하기 근력은 무한대인. 인생이 마이너스 통장인데 한도가 많은 마이너스랄까요. 그게 뭐여 한다면 뭐여 받고 왜모왜뭐뭐! 마인드가 되었다랄까🐾 그치만 나이가 먹어갈 수록 몸이 노쇠해져가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요. 흑흑.)


4.


이 책을 발견한 것은 도서관이다. (알만한 사람은 아시겠지만 저는 자계서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자영업자에겐 요만한 분야가 없다 ㅋㅋ) 신간 코너에서 하얗고 샤이하고 정직하게 빛나고 있었다. 참상인이라는 단어가 투박하고 좋아 일에 대한 마인드 세팅을 다시 하고 싶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뽑아 왔는데.


딱.

이거 좀 보실래유?

(샘? 샘이 왜 여기서 나와? ㅋㅋㅋㅋ)


참상인의 길에 #정희진 샘의 *‘혁명’에 대한 정의*가 아니 왜 아니 왜 여기서 나오는 것이죠?



그것이 바로 데스트니. 희진 샘은 내 운명. 선생님은 제가 읽는 책은 안 읽으시겠지만(ㅋㅋㅋㅋㅋ), 나는 무슨 책을 읽든 정희진을 발견해 버리는 경지에 이른 것 입니다. 푸하하 (주접주접 😘)


물론 나의 일은 #참상인의길 에서 말하는 소자본 외식 창업과는 관련이 없다. 하지만 저는 엄연히 종소세를 내는 사람으로서… (ㅋㅋㅋ) 읽고 나니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구매를 결정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업체는 직원 복지가 있는데 사장이 직원들이 책 사는 데에는 돈을 아끼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직원은 나 한 명이지. 히힛. 암튼 추천합니다.



어지간한 자계서 보다 훨씬 소중한 마인드 세팅이 들어 있으며, 군데군데 짠내나고 눈물 나는 참상인의 길이(아아, 무도한 이 세상에서 어쩜 이런 길을 내셨나이까) 배겨있고, 사람 사는 냄새도 나고… (사람, 따뜻한 거였어), 술 냄새도 나고, 재밌는 아이디어들도 참 많아 읽으면서 찡하고 설렜다.


막연히 정말 막연히 언젠가는 한적한 곳에서 서점을 하고 싶은 꿈(-_- 방금 전까지 꿈 없다며, 그 치만 이 꿈이란 모든 독서가들의 꿈 아닌가요?)을 가진 내가 정도의 참상인의 길을 묵묵히 걸어 혁명을 수행하고 싶게 만들어 버린 그런 책이었달까. (덜덜 무서운 책)


“이유가 뭘까 궁금하시죠? 

손님들이 저희 가게에 와서 이 가게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p.33 <참상인의 길>”


이 마음을 안다. 사심 없이, 정말로 당신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런 마음은 아무나 쉽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친구에게도 하물며 가족에게도. 너가 잘 되어야 나도 잘됀다가 아니라 그냥 너가 너 스스로 조금은 더 나은 대접을 누리게 되길 바라는 마음. 당신 같은 사람, 이 가게 같은 곳이 잘 되어야 한다,는 마음은 그러니까 그런 마음은 언제 일어나는 것일까. 어떤 부분이 그런 마음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일까. 나는 그런 응원의 마음들의 작동원리가 궁금하다. 탄핵 응원봉처럼 때로는 아이돌 응원봉처럼, 어떤 일이든 그런 마음을 기꺼이 내어줄 수 있게 혹은 받아서 돌려줄 수 있도록 “(178)에너지”를 유지하는 일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다. 그건 어느 정도는 스스로 발명해야 하는 일이다.


또 책을 덮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너무도 많지만!) 맥락을 빼고 읽으면 자칫 왕 꼰대 같은 이야기 일 수도 있겠는 데, 바로 이 부분.


“(138) 그러면 사장의 본질은 뭘까요? (…) 저는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성공한 사람들 중에 사업가의 비중이 높은 것도 그들이 사업을 성장시키며 수많은 책임을 감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장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권한은 큰데 책임이 적은 사람은 괴물이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의 영혼은 자신이 진 책임만큼 성장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139) 상품이 나빠서도 아니고, 인테리어가 별로여서도 아니었어요.본인이 지는 책임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에요. 공간은 지자체에서 제공받고, 창업 비용과 멘토링 비용은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데, 폐업을 하게 되면 돈을 갚지 않아도 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아무것도 책임질 게 없는 데 무슨 수로 성장할 것인가.

그런 사람을 무슨 수로 돕는단 말인가.”


일에서 책임감이 강한편이다. 책임감이 강한 게 독으로 작용한 적이 많아서 책임의 범위를 한정하기 위해 지나치게 애쓴다. 그게.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 그래서 결국. 허세없이 딱 요만큼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었고. 내가 설정해둔 한계 속에서 안분지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 정도 체질에 맞다(팀플 혼자 다하는 스타일). 

12월 31일 연말에 맞추어 책임 있게 마감을 하루 일찍(ㅋㅋㅋ) 끝마치고 거래처들에게서 감사 인사와 입금을(ㅋㅋㅋㅋ) 갈무리 받은 뒤 올해의 일과 매출을 돌아보고 내년의 일을 마음먹어 보기에 참 좋은 책이었다. 그 와중에 아무것도 책임지려하지 않는 사람이 성장할 리가 없다는 문장이 눈에 밟혔던 것은, 책임의 범위를 조금 넓혀야 한다는 스스로의 요구일 터, 더 잘 책임지고 싶다. 책임지니까 사장이다! 거래처여 일을 주세요. 이 몸을 절반만 바치겠습니다. 반은 애껴 책 읽어야 함. 

 

사실 나에게는 약간의 사회 공포가 있다. 아니 많다. (최소한의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셀프 사장이 된...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언젠가는 이 사회공포(?)를 극복해야 한다고 어렴풋 마음먹고 있다. 내년에는 작은 도전들을 더 해보고 싶다. 다만 나는  방심하면 무리하고 무리하면 바로 몸이 고장나는 유리 몸을 지닌 체력 약한 단독자다… (그걸 명심해라, 나여.) 


재능이랄 건 아주아주 무수한 실패의 경험들을 끈덕지게 메모해둔 성실함 밖에 없지만, 나를 잘 돌보고 존중하고(이제사 이것에 익숙해져 가는 것일지도) 천천히 세상과 나 사이의 “(201)교집합”을 찾는 일을 (저자는 그것을 장사라고 표현했다) 도모하여 세상 속의 나 역시 좀 더 잘 책임져 보고 싶다. 

그러니 내년엔 공쟝쟝 말고 사쟝쟝아, 좀 더 힘내라! ㅋㅋㅋ

덧1, 

물론 여성에게 일이란 조금 더 복잡한 맥락에 위치해있다. 나의 사회공포도 이와 연결되어 있다. 올해에 읽었던 책들 중에 BEST를 한 권 뽑아 추천한다면, 그것은 바로 이 책.  


#흠결없는파편들의사회 라는 책이다. 민주주의는 회사의 문 앞에서 멈추고 일이라 불리는 모든 영역에서의 젠더 분업화는 첨예한 현실이다.


한국 여성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 책은 나와 친구들이 겪은 번아웃에 대해 적절한 언어를 주었다. 동시에 책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딸(미래)”에게 부모들이 투영하는 유무형의 겹겹의 요구와 그것을 거부할 수 없는 젊은 여성들의 이중 노동을 살짝 드러내 보여준다. 그 지점에 착목하여서 진지하게 읽었는데, 잘 쓰고 싶어서 독후감을 적지는 못했다. 요지는 “사랑”받은 만큼 죽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는 내용였다.


나는 광장파다. 광우병-세월호-(이대에서 시작된) 박근혜탄핵-N번방 시위. 경험해 온 굵직한 시위에는 (작은 시위에도) 항상 여성 동료들과 여자 참가자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2024년의 겨울, 광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꾸준히 이어져온, 그러나 일상에서는 언제나 파편으로 있는 우리들에게는 소중한 찰나의 연대 감각일 뿐(그 경험은 훌륭하다), 어른(특히 남성)들은 거기에 미래와 희망을 투사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 현실은 언제나 과거의 변형으로 도래하며 슬픔은 반복되고 현실에 없는 미래는 없다는 걸 이미 그녀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왜냐면, 나도 알 것 같으니까. 다시 만난 세계 라는 노래 가사가 이미 잘 알려주고 있다. #다만세


물론 진보의 시간성을 놓기가 어려운 어르신들은 미래라는 관념을 폐기하며 인구 재생산을 거부하는 여성들을 계속 틀리게 분석하실 것이 분명하다. 다른 세상을 원하기에 다른 세상을 만들고 있는 거다. 내 생각에 아마도 기득권은 사람을 멍청하게 한다. 그럴 땐 다른 자리에 서 보시길 권한다.


덧2, 

올해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가장 감사했습니다. 큰 힘이 되었어요. 이제 저는 읽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여러모로 마음 복잡한 연말이지만. 내년에는 모두가 조금은 더 어딘가는 더 수월해지시기를 바랍니다. 마침 윤가놈의 체포영장 소식으로 조금은 체증이 내려갔을 오늘이네요.. 내년에는 안 보고 싶은 얼굴 빨리 치워버리고, 우리는 또 만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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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1-02 1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접 잘 감상했습니다....
다 좋은데 마지막 짤이 극혐이군요! ㅋㅋㅋㅋㅋ
올해는 일 꾸준히 들어오길 바라고, 넘어지거나 다치는 일 없이 건강하길 또 바랍니다~
냥들하고도 꽁냥꽁냥 잘 지내고!

공쟝쟝 2025-01-03 07:38   좋아요 1 | URL
우히히 잠자냥님이다! 주접은 은오💕잠자 가 최고죠 ㅋㅋㅋㅋㅋ 잠자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저는 올해는 무탈하게 지내도록 운명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맞서싸우지 않으리 ㅋㅋㅋ
육고냥에게도 뜨신 방구석과 안녕과 복을 바랍니다! 참, 집사2께도요!!
 
참상인의 길 - 작은 가게를 성공시키는 사장의 마음가짐
하덕현 지음 / 파이퍼프레스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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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니까 사장이다(!)” 되풀이해 읽고 싶은 책이라서 구매를 결정했다. 연말에 맞춰 책임 있게(!) 마감을 하고 난 뒤 올해의 일을 돌아보고 내년의 일을 마음먹는 데 이만한 책도 없을 듯. 사쟝쟝 어서어서 자라서 참상인이 되도록하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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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상태?... 참 상인이 되고 싶은 보이지 않는 노동자로 부자는 됐고 적당히 잘 먹고 잘 사는 법 ]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잘 모르겠다. 불안과 다른 불안의 길항 작용. 아슬아슬하게 잘 견디고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남루하게 느껴지는 건. 사회의 시선일까, 내가 모른다는 것. 알 것 같지 않아졌다는 것. 그게 문제일지도. 나는 평안한가 하면 그렇고 이 아슬아슬한 것이 언제든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세계로 건너가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여기는 아슬아슬하나마 안온해서 그러나 머물러있기만을 고집한다면, 그 안의 틈은 점점 좁아져 나는 질식할 것이란 걸 어렴풋이 안다. 아주 좁은 틈의 평안. 틈을 넓히는가, 다른 곳으로 옮기는가. 두 가지의 선택지는 아니겠지만 어떤 선택이든 뭔가 변하려면 근력이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근력, 힘이. 뚫고 나가는 것도 굳히기와 버티기에 능해지는 것도.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또 그런 것들이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세상이 나를 다르게 대접해야 하는 것 아니느냐는 당위 같은 특권 의식. 나는 감사할 줄 모르는 건 아닐까. 자다가 깼는데 가진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아니고 무엇도 되지 못했는데, 가진 게 많네. 지킬 게 많다.

허심한 성실을 마음먹는다. 계속 더 파고들고 싶은 마음과 그걸 스스로 허락하지 않는 상황 사이에서. 상황이 나에게 주는 인식도 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사실, 이를 악문다, 살아남아야 해, 하지만 살아남는 것만이 목적이어서도 안돼. 잘 이겨내고 싶고, 강해지고 싶고, 또다시 시작하고 싶고 그렇다. 고집스러운 자기몰두에 대해 생각한다. 

부지런히 헤엄치는 오리처럼 살고 있고, 이 찰박임이 멈추는 순간이 그대로 가라앉는 순간이라는 것도 안다. 취해있어서는 안돼. 언제나 나는 건강해야 해. 다른 데에 눈 돌리면 안 돼. 바깥은 지옥. (불지옥이라기보다는 춥고 계속 난방에 관련해서만큼은 PLAN B,C,D가 있어야 하는 서늘하고 얼어 죽는 지옥이다.) 어쨌든 올해도 살아남아있긴 하다. 살아는 있다. 아직 괴물은 안됐고, 제 나름의 공부할 시간도 확보했다. 

그 와중에 단단한 것들을 빚어낸 사람들을 읽는다. 용기가 생긴다. 도움을 요청할 줄을 모르다니, 나는 책에서 도움받고 있다. 그리고 책은 많다. 아주아주 많다. 

 


(41) 그러면 서비스 마인드가 뭘까요? 감사함을 아는 마음입니다. 손님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생각해보고 하는 행동입니다. 장사를 하면서 가장 놀란 것 중 하나는 많은 사장님이 자신의 가게를 찾아준 손님에게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어요. 내가 잘해서 오는 거니까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별생각이 없거나 심지어 흉을 보거나 다투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늘의 별 처럼 많은 가게 중에 내 가게를 찾아준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 아닌가요? 



(39) 근 10년을 겪어보니 알게 되었다. 이런 사람들은 옛날부터 미래까지 주위에 계속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왜냐면 중심을 스스로 잡지 못하고 남에게 내 인생의 선택권을 맡기고 싶은 사람의 수요가 있으니까.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곳에는 당연히 공급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기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내가 바로 튼튼한 기둥이라며 홍보하여 기댈 곳을 돈주고 파는 사람이 있다. 그뿐이다. 이런 방법으로 아이템만 바꿔 끼면 내가 너의 마인드와 무의식을 바꿔주겠다는 클래스나, 당당하고 아름다운 엄마가 되자며 맘카페에서 다이어트 커피를 몇백만 원에 팔 수도 있는 것이다. 

열심히 살아도 그 정도길래 쉴 새 없이 더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그게 패착이었음을 뒤늦게 알았다. 물에 빠지면 죽을 것 같아 발버둥 치지만 더욱 물을 먹게 된다. 몸에 힘을 빼면 물 위에 뜨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잠깐 멈추고 나를 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했다. 



(10) 물론 전통적인 고용 관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상품화 하는 노동자는 때로 조직 내 여느 직장인들보다 더 자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외양과는 달리, 이상적인 자율성과 독립성은 극소수만 누릴 수 있을 뿐, 대다수의 노동환경은 오히려 더 불안정하고 위험한 경우가 많다. 오늘날 불안정노동자가 누리는 자율성은 허구이며, 보이지 않는 통제 아래 오히려 위태로운 생존 조건에 처해 있다. 


덧, 그치만 나라 일이 좀 안정이 되어야 일이 손에 더 잘 잡힐 거 같긴 함...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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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첫날, 트랜스젠더 광기를 멈추겠다] 선언



https://youtu.be/YIjg6FFAS8k


젠더는 정말로 현대 정치의 최종 심급일까. (이 뉴스 기사보다 유튜브 댓글들이 더 무섭다. 나는 생물학적 본질주의를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는 갇힌 사고방식의 퀴어하지 못한 페미니스트이지만… 아니 그게 뭐든 정체성에 의존하게 되어버리는 나약한 인간이지만… 열심히 읽어보고 써보지 않았더라면 댓글들이 겨냥하는 말들에 아마도 공감하고 있었을. 그런.)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가 재빠르게 표적 삼는 것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에는 자꾸 식은땀이 난다. 

미국 사회(한국 사회도 마찬가지다)의 PC 주의를 진저리치는 소위 좌파 연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언어는 계속해서 나빌레라 수준으로 섬세해지는 데, 어떤 말들은 너무도 난폭하고 둔탁해지고 거기에 또 어떤 진실을 담지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트럼프 당선을 호재로 여기는 종류의 담론은 또 어떠한가.(나는 혹하는 편이다. 윤석열이 시켜준 민주주의 공부처럼. 사건의 효과는 알 수 없으므로.)


나 자신조차도 빠른 답을 얻어내고 싶어서 질문-질문-질문-을 견디지를 못한다. 공백의 시간을. 침묵의 시간을. 견디기가 어렵다. 그 대답 없는 물음표들이 한가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나는. 우리는. 더 침착하게 느끼기를 당부 받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어떤 것을 느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정말로. 느끼는 것은 언제나 인식의 기준인데. 인식을 다르게 어떻게?

질문하는 게 벅차서 알코올로 마취를 자주 했는데. 그러다 준알중상태에 빠져있다는 인식을 한 후로는 책으로 도피를 하기로 했고. 덕분에 이브에는 환멸과 몰락을 사랑하는 니체를 읽고 크리스마스 당일(오늘)에는 사사키’s 푸코를 읽었다. (텍중…)

규율권력이 가져와야 하는(했을)  주권권력의 몰락이 돌연 인종주의를 매개로 생명권력과 만나는 지점. 

이 이항대립을 싫어하는 철학자는 양립하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유착되는 그 지점에 도달한다. 도달. 



“(584)우리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무엇으로부터? ‘다른 인종, 열등한 인종, 반-인종의 생물학적인 위협으로부터.’”


“(587) 인종 간의 투쟁은 주권 국가의 것이 된다. 국가의 ‘단일 인종’적 정통성을 옹호하는 요소가 된다. 인종주의라는 주제는 국가에 의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담당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때 앞의 인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의학적-규범화적인 기술’, 즉 생물학을 대거 흡수한다.”


“(594) 그렇다. 생명 권력은 본질적으로 생명을 늘려가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는 권력이었다. 인구 증가율을 높이고, 이환율과 사망률을 낮추고, 평균수명을 높인다. 이를 위해 인구 분포와 인구동태를 파악하고, 이런저런 환경과 주거의 변수를 ‘조정’하려는 권력이었다. 강제적으로 ‘살게 만드는’ 권력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은 어떻게 죽일 수가 있을까요?’ ‘죽게 내버려 둘 수 있을까요? 이 권력은 본디 살게 하는 것이 목표인데.’ 삶을 유지하고, 보존하고, 증식하려 하는 생명 권력이 살인을 할 때 누구를 죽이는가? 아니, “누구”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렇다. 어느 ‘인구’를 죽이는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푸코는 즉시 대답한다. 

“여기에 바로 인종주의가 개입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사실, 인종주의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선 권력이 받아들이는 삶의 영역에 단절을 도입하는 수단입니다. 살아야 하는 자와 죽어야 하는 자 사이의 단절입니다. 인류라는 생물학적인 ‘연속체’에 이런저런 인종이 출현하고, 인종을 구별하고, 인종의 서열을 매겨서 어떤 인종은 우수하고 다른 인종은 열등하다는 평가를 하는데, 이런 것들은 모두 권력이 받아들이는 생물학적인 영역을 세분화하는 방법이 됩니다.”

인종주의는 ‘세분화’한다. 생물학적 연속체 사이에 ‘단절’을 도입한다. …. 그 ‘생물학적인’‘연속체’에 단절을 가져오고, 경계선을 가져오고, 인종 간의 ‘구별’을 도입하고, 기꺼이 ‘열등’하다고 판단된 인종의 ‘인구’를 죽일 수 있게 된다. *즉, 학살이 가능해진다.* ‘죽게 내버려둔다’가 기묘하게 ‘죽게한다=죽인다’와 유착해 폭주한다”


“(599)푸코는 단언한다. 나치스보다 규율적이고 생명권력적이었던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연결을 끊어내는 것이 특기인 근대인(나는 주로 서백남이라 표현한다)은 명확한 단절이 있어야 평안하므로 경계선을 교란하는 존재를 견딜 수 없다. 현실은 회색지대라고. 혹은 스펙트럼이라고. 아니. 그 혼란과 교란이 바로 삶의 조건이라고. 그러므로 스스로의 불안함과 취약함을 싹둑 잘라내버리고 그걸 자극하는 존재를 악으로 규정하고 경계선을 세우는 것은 지나치게 근시안적이며 빠른 대답인 거라고.


불안에 머물러 있자고. 조금은 열어두자고.

나를 혼란하게 하는 존재들로부터 다른 앎을 생산하자고.

그게 오늘의 크리스마스에 내가 내게 주고 싶은 인식이었나보다.

책을 덮고, 요리를 하고, 한잔해야겠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메리크리스마스.🎄



메뉴는 트러플을 추가한 뇨끼였다죠.

푸코는 단언한다. 나치스보다 규율적이고 생명권력적이었던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 P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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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4-12-25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너무 달리시네요. 크리스마스인데 말이죠 🙄

공쟝쟝 2024-12-25 21:40   좋아요 1 | URL
메리크리스마스 수이님. 헤헷

수이 2024-12-25 21:42   좋아요 1 | URL
한 잔만 하세요. 노인은 어제 넘 달려서 오늘은 커피만 ㅋㅋ

공쟝쟝 2024-12-25 22:35   좋아요 1 | URL
두 잔 째 입니다. 히히. 해피뉴여.

수이 2024-12-25 22:36   좋아요 1 | URL
아직 멀었어여 며칠 남았음 🐥 뇨끼도 할 줄 아는 녀자 🤔

공쟝쟝 2024-12-26 07:16   좋아요 1 | URL
밀키트 🤫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26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저 저..... 문진에 깔릴 듯도 하여 마음 한 구석 서늘해지며... 이 책 아니면 저 문진 누가 감당할까 싶은 마음에, 천생연분인가 하노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쟝쟝님의 이 페이퍼는 그 어느 때보다도 사사키의 문체가 느껴지네요. (그냥 넘겨 짚은거 아님. 그 책 읽고 있는 사람임)

저는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준 모습에, 팔레스타인 문제를 대하는 모습에 많이도 실망하였습니다. 당근이죠. 그래서 재선 안 된 것일수도. 전쟁을 끝낼 사람이 누구인지, 전 요즘에 그걸 자주 묻고 있습니다. 제 주위에는 여전히 내란수괴 지지자들이 ‘암약‘(윤석열의 단어)하고 있어서 아무도 대답을 안 한다는...

공쟝쟝 2024-12-26 10:08   좋아요 1 | URL
전쟁을 끝낼 사람이 트럼프라는 아이러니, 하하! 저 고탄소 남성성들에게서 무언가를 읽어내야하는 까닭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