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입문의 계기



수하님의 <페미니즘 입문의 계기>에 이어서 쓴다.

 


정규직 내정자를 채용하지 않기 위해, 임신한 여성을 채용하지 않기 위해, 채용 후 출산 휴가를 주지 않기 위해, 모집 분야를 바꿔 다른 남자 직원을 뽑는 사람들의 마음을, 수하님은 이해한다고 썼다. 나 역시도 그랬을 거 같다. 세상이 온통 남자들 세상인데 여자들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는 건, 그래, 너무 과하다. 하지만.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배신감, 실망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는, 결혼 후 남편과 나에 대한 시댁과 친정의 처우를 보고 나의 위치를 확인하게 된 경우다. 이른바 시월드 입성 후. 시어머니가 심한 경우가 아니라는 것, 보통보다는 나은 경우라는 걸, 결혼 후 4-5년 차쯤 됐을 때 알게 됐다. 시어머니만 그런 게 아니었다. 나를 둘러싼 모든 세상이 그랬다. 나도 결혼 전에는 친정에서 팬덤 거느리던 사람이었는데, 결혼 후 남편은 하늘 같은 아들백년손님을 오가는 데 비해, 나는 (수식어 없는) 큰며느리와 (역시 수식어 없는) 딸이었다. 충격적이라고 할 만하지는 않았지만 놀랍기는 했다.



 













나는 결혼을 하고 어머니가 된 후에야 비로소 나이가 들수록 아는 것이 적어진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슴 터질 듯한 사랑도 느꼈지만 미칠 듯한 좌절감도 맛보았다. 그전까지는 생각해 보지도 못한 존재의 근간을 뒤흔드는 새로운 감정이었다. 백만 가지 방식으로 아이와 연결된 어머니가 되고 나서야 페미니즘의 이상향을 현실에 접목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페미니즘을 저버릴 수도 없었다. 아이를 욕조 속에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20)

 


『빨래하는 페미니즘』의 저자 스테퍼니 스탈은 바너드 대학을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 대학에서 석사를 마치고, 언론계와 출판계에서 활약하던 중 결혼-임신-출산을 겪으며 프리랜서 기자로 전업한다. 아이를 키우며 일하던 중 대학의 페미니즘 고전수업을 청강하면서 그 과정을 책으로 엮어냈다. 나의 페미니즘 읽기의 시작과 같은 책. 이때가 2015년이다.

 













『내 날개옷은 어디 갔지?』2013년에 읽은 책이다. 여자, 여자로서의 삶, 여자의 일생, 어머니의 헌신, 어머니의 위대함, 이런 류의 제목에 질색하던 내가 그림(장차현실님)에 이끌려 무심코 읽기 시작했는데 이 문장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집이 안식처가 될 수 없는 나의 현실과 현재를 그대로 보여주는 문장.

 


다음 날 아침이 지나면 집은 다시 거짓말처럼 어질러져 있다벽에 기대 앉아 우두커니 바라보고만 있다어디부터 또 손을 댈까아기는 자기만 보아달라고 소리를 지르다가 옆에서 머리를 바닥에 박아댄다집이 나에게도 쉬는 곳이었던 때가 있었는데나는 집을 나가서 쉬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게 되는 것이다. (30




 













세 번째로는 레베카 솔닛의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가 기억난다. Mansplain의 재발견도 놀라웠지만, 더 놀랐던 건 이런 문장.


 

부연하자면, 총에 맞아 죽은 여성들의 3분의 2 가까이는 현 파트너나 전 파트너에게 살해되었다. (49)

이 나라에서는 9초마다 한번씩 여자가 구타당한다. 확실히 짚어두는데, 9분이 아니라 9초다. 배우자의 폭행은 미국 여성의 부상 원인 중 첫 번째다. (49)

여자와 북어는 삼일에 한 번씩 패야 맛이 좋아진다는 속담을 가진 민족의 일원으로서, 나는 여성 폭력이 미개함과 후진성의 증거(그것 그대로 사실이긴 하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국 여자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며 가장 부유한 나라의 여성도 맞는다는 데 생각이 이르자, 그냥 맞는 정도가 아니라 미국 여성 부상 원인의 첫번째가 배우자의 폭행이라는데 식겁했다. 은폐되고 감춰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국가와 민족, 계급과 인종을 넘어 사회 전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이때 어렴풋이 깨달았던 것 같다.

 


















여자가 자신을 위해 자신에 의해 살게 될 때, 그때 여자는 완전히 한 인간이 될 것이다. (379)

 


네 번째 책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서 함께 읽었던 주옥같은 책들 중, 시몬 드 보부아르의2의 성』. 천재가 들려주는 여성의 역사. 2의 성으로 갈음되었던 여성이 겪어냈던 여성의 역사, 신화와 문학 속 여성의 모습, 그리고 여성의 현재에 대한 통찰이 이어진다. 그 외에도 주옥같은 책들이 많이 있지만, 내가 처음 페미니즘을 읽기 시작했을 때 울림을 주었던 책을 위주로 적어 보았다.

 


 

다음을 묻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그다음은? 이라고 묻는 사람이고 싶다. 농경 사회에서부터 지속된 견고한 가부장제의 오천 년 역사와 신화, 종교, 정치, 경제, 법률, 사회, 문화, 문학, 과학을 지배하는 여성혐오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너머, 그래서 그 다음은? 이라고 묻고 싶다. 다 망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인류에게 더는 희망이 없다는 걸 안다. 같은 호모 사피엔스를, 여성을, 동물을, 토양을, 해양을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핍박하고 착복하는 인류에게 미래는 없다. 그럼에도 다음을 묻고 싶다. 그래서,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묻고 싶다. 물어야 한다고, 그래야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에 그 답은 반핵과 반전, 그리고 환경운동이 될 것임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가부장제와 여성혐오로 엉망이 된 이 지구를 구할 수 없을지 몰라도, 우리의 멸망을 연기하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역시나 정치가 가장 중요하고, 시민이 가장 중요하다. 하아, 우리의 새 정부는 북한에 적대적이어서 한반도에 초긴장 상태가 예견되건 말건 전혀 상관없다는 듯, 원전 세일즈한다고 저러고 다닌다.

페미니즘 정치는 어디로 가는가. 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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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7-05 16: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글인데 뭐라고 답글을 적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저는 마지막 두 문단 구구절절 공감이 됩니다. 지금 이 정체된, 시궁창 같은 현실 속에 절망이 찾아올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붙잡아야 할 가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단발머리 2022-07-05 17:34   좋아요 1 | URL
계속해서 답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묻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폭력이 아닌 화합이 주도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이 정부 하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거리의 화가님^^

독서괭 2022-07-05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식어 없는 존재. 그것이 딱 가부장제에서 여성의 위치 같아요. 수식어가 붙어도 그건 나쁜 것들.. ˝여자와 북어는 삼일에 한번씩..˝ 이런 비슷한 속담이 세계 곳곳에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전체로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페미니즘에 깊숙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다음을 물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단발머리 2022-07-05 17:33   좋아요 2 | URL
여성 혐오와 멸시의 속담, 이야기는 공히 전 세계 공통이라고 저 역시 확신합니다. 가부장제가 역사적 과정의 산물이었듯이 더 발전된, 더 나은, 더 인간적인 사회로 나갈 수 있다고 전 믿어요 (그러나, 너무 견고한 것입니다 ㅠㅠ)

vita 2022-07-05 1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 후 유령인간이 된 느낌에 사로잡혀 한동안 고생한 기억 있어서 단발님 말씀 구구절절 옳소 하고 두 주먹을 하늘 위로 올릴 수 있습니다. 보부아르 언니 영어책 더 멋져 보이니 저도 얼른 조만간 시작하고 싶습니다. 태그도 모두 옳소!!!!

단발머리 2022-07-05 17:31   좋아요 1 | URL
결혼 후 유령인간이... 되지요, 모두들. 들으면 헉!하는 에피소드 우리 한 두개쯤은 가지고 있잖아요. 주먹 불끈 쥐고 우리 힘내요!!
근데 보부아르 영어책은 읽은 건 아니고, 그냥 <집에 이 책 있어요> 느낌으로 링크해서 부끄럽네요. 헤헤헤!

블랙겟타 2022-07-06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으며 단발님의 고민과 생각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수 년전에 고등학생 시절 살짝? 친했던 친구를 대학 졸업후에 경찰이 됐다길래 오랜만에 만난 적이 있거든요?
계속 만났던 관계는 아니어선지 어른되어서 다시 만나니까 살짝 어색했는데요. 그날의 백미는 단발님이 언급하신 그 속담(?)이 그녀석의 입에서 말하는 순간이었어요. 저는 그 때까지 그런 문장이 있는 줄 몰랐었는데요 충격을 받았었죠. 이런 말을 자랑스럽게 지껄인다고? 이런 놈이 경찰을 한다고?? 그 뒤로는 멀리하고 싶어서 자연스레 멀어졌죠. 그 문장을 보니 그 날이 생각이 갑자기 났네요ㅠ

단발님 말대로 다음을 묻는게 중요한 것같아요. 역사의 진보를 믿지만 막상 현실에서 보여지는 진짜 진짜 미약한 한걸음을 볼 때마다 답답함을 느끼기도하죠. 게다가 간혹 그 미약하게 딛었던 걸음에 반해 크게 뒷걸음치고 있는 상황을보고 있으면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가 있을까?라고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요즘드는 생각은요 지치지 않고 서로를 지지해주는거. 생각했던거에 비해 진짜 미약하게 현실이 바뀌더라도 실망하지 않는거..중요하구나. 그리구 어느부분에서 마음에 덜 들더라도 실제현실을 반영돼 바뀌어지는 것에 응원하고 방법들을 고민해봐야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어요. 저도 지구가 더이상 망가지지 않기위해ㅠ 계속 읽고 사유하겠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읽는 『Normal People』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코넬을 미워했다가 용서했다가 다시 미워하는 시간을 오가고 있다. 먼저 읽은 친구들은 끝까지 읽고 나서 코넬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것 같던데, 나는 아직 그런 마음은 아니다. 왜 이렇게 코넬이 싫은가 생각해본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어느 순간, 어느 시기에 부끄러운 행동을 한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현재의 오류를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으니까, 선명하게 인식된 나쁜 기억이란 대부분 과거의 것이다. 과거의 나는 얼마만큼 쪼잔하고 또 얼마만큼 부끄럽다. 그런 면에서 코넬이 싫은 진짜 이유는 그의 못난 생각, 행동, 말의 일부분이 과거 나의 것이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리라. 코넬, 내 안에는 네가 있다.

 

 















장강명이, 이게 뭐라고』 팟캐스트 팀원들과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한 독서모임을 했을 때다.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과 은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자신을, 다른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쓴다.

 


처음에는 책 이야기가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번지는 것에 당황했다. 우리가 너무 수다스럽고 사생활 털어놓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가 궁금했다. 그러다 머지않아 이게 여러 독서 모임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97)

 


이런 일이 독서 모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사람처럼 놀랐다. 그런 일은 너무나 자주 일어나는데도 말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지난번에 친구들과 『One Day in December』를 같이 읽었다. 우리는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는 여남 주인공에게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여주인공의 선택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분명 우리는 소설에 대해, 소설 속 사건에 대해, 주인공의 선택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우리는 나라면?’이라고 묻기 시작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답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글을 썼다. 좋아하는 문장을 옮기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적었다. 서로의 글에 댓글을 달았다. 그리곤, ‘, 그렇게 생각할 너라면, 그렇게 선택할 너라면, 이 여주인공의 소설 속 이런 선택을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겠구나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어떤 책을 읽어왔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고, 같은 책을 읽으며 여러 번 생각을 교환했던, 그리고 서로를 어느 만큼 알고 있는 서로에게서 전혀 새로운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내게는 무의식으로, 그러니까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던 생각이었다. 나는, ‘나의 말하지 않음속에서 나의 어떠함을 발견해낸 친구의 안목에 깜짝 놀랐다. 나 혼자 가지고 있던 나쁜 생각을 들킨 것 같기도 했고, 나를 이렇게나 정확히 파악한 친구의 판단력에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장강명의 말이 기억났던 이유다. 같은 책을 읽는다는 건 이렇게나 은밀하며 섹시한 일이란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런 일은 『Normal People』을 읽는 동안에도 일어났다. 나는 처음부터 한결같이 코넬이 싫었다. 코넬 같은 남자도 싫었지만, 여자가 코넬 같아도 별로라고 생각한 터였다. 아무튼 총체적으로 코넬이 싫었다. 코넬 최악의 장면 중 하나로 꼽았던 장면은 코넬과 그의 여자친구와의 대화문이다. 마리앤이랑 너랑 사귄 거 아니냐는 여자친구의 질문에 코넬이 답한다.



It doesn’t have to be weird that she’s your ex, Helen said.

She’s not my ex. We’re just friends.

But before you were friends, you were …

Well, she wasn’t my girlfriend, he said. (166)

 


매사에 정확한 건 좋은 일이다. Yes 아니면 No. 맞으면 맞은 거고, 아니면 아닌 거다. 그렇다고 마리앤과 코넬이 그냥 친구 사이였을까. 정말 친구였을 뿐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리앤에게 코넬은, 코넬에게 마리앤은 그 순간에는 삶의 이유였다. 지옥 같은 삶에 한 줄기 구원의 빛이었다. 그 사랑을 인정하지 않는 그가, 고맙다고 여기지 않는 그가, 괘씸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따라 읽고 있는데, 천천히 따라 읽는 동안 한 가지 일이 떠올랐다. (사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내가 대학에 다닐 때니까,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이 막 육지에 발 혹은 지느러미를 내딛었을 때의 일이다. 대학이라는 데를 들어갔더니 축제가 있다고 했다. 보통은 남친을 초대해 같이 술 마시고 노는 분위기인데, 남친이 없으니 부를 사람이 없네, 이러고 있는데, 초등학교 동창이 자기를 좀 불러달라 했다. 네네 학교 축제가 더 재미있는데, 왜 우리 학교 오려고 하니? 라고 물어보지는 않았고. 여대 축제 가보고 싶기는 하지. 그래, 와라. 그래서 그 친구가 학교에 왔다. 서관 쪽 앞 어디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하면서 놀고 있는데 선배가 지나간다. 안녕하세요? , 단발아! 친구 왔네? 남친이야? 아니요, 친구. 하하하, 그래. 다음 선배가 지나간다. 안녕하세요? , 단발이 남친 데리고 왔네? 아니에요, 초등학교 동창이에요. , 그래? 친구야? (의미심장한 미소) 그다음에는 교수들이 지나간다. (자리 잘못 잡았나. 왜 이렇게 이 앞으로 지나가시나) Hi! Hi! (의미를 담은 미소) Boyfriend? No. He’s not a boyfriend. Just a friend. 교수님 또 지나간다. Hi! Hello! Boyfriend? No, no. He’s just a friend. 그날, just a friend를 얼마나 많이 말했던가. 확인하려는 듯 그 친구를 바라보는 학교친구들과 선배와 교수들에게 친구는 멋쩍게 마주 보며 웃곤 했다.

 


그 친구가 나를 오랫동안 좋아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나는 누가 날 좋아하고 그런 거를, 그런 소중한 상황과 느낌과 분위기와 공기를 못 알아보는 그런 무딘 사람이 아니다. 근데 난 진짜 몰랐다. (그럼, 무딘 사람인 걸로) 첫 번째는 그 친구 잘못인 것이, 그 친구는 고백을 안 했다. (사랑에는 고백이 필수입니다) 두 번째 잘못이라면 내 것이라 할 수도 있겠는데. 우린 단둘이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친구들과 우르르 만났을 때, 나는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말로는 좀 부족한 감이 있다. 내 시선, 내 청음 능력, 내 모든 세포는 딱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해바라기가 해를 바라보듯이 오로지 그쪽을 향해서만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알 수 없었다. 내 사랑이 소중해서, 내 마음만 소중해서, 나는 나에게로 향하고 있는 그 마음을, 그 감정을 알아챌 수가 없었다.

 


코넬의 문장을 읽는데, 그때의 내가 떠올랐다. 나는 코넬만큼 나쁜 사람은 아니다(라고 저는 생각해요). 나는 코넬만큼 용기 없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내가 코넬의 문장을 똑같이,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는 동안, 그 친구의 마음이 어떠했는지를 생각하니 내가 코넬 같이 느껴지긴 했다. 내가 코넬 같다는 게 아니라, 나도 코넬처럼 행동하는 사람이었던 사실이, 난 좀 아팠다. 차이점은 여기에 있다. 이 책을 같이 읽은 친구들은 코넬과 비슷한 철없는 자신의 청춘을 기억하면서도 자신의 그러한 면을 그냥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 비해, 나는 그러지를 못한다. 나는 코넬을 계속 미워한다. 용서하지 않는다. 지우려 한다. 없던 것으로 만들려 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고, 과거의 나는 그대로 존재하는데,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데. 나는 과거를, 과거의 나를, 코넬 같은 나를 지우려 한다. 없애려 한다. 여전히 미워하고, 용서하지 않는다. 코넬이 내 안에 있어서, 내 안에 코넬이 있어서.

 


어떤 책을 읽는지, 어떤 문장에 줄을 긋는지, 어느 작가를 좋아하는지, 어느 작가가 별로였는지. 그걸 말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일들은 너무나 섹시하고 매혹적인 일이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한 번은 꼭 해봄 직한 일이란 걸 안다.

 


그래서 제가 요즘 읽는 책들은 이렇습니다. 전 샐리 루니를 읽으면서 과거를 후회하고, 밤마다 한나 아렌트를 읽고, 에이드리언 리치를 끌어 안고 우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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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7-04 1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안에 너 있다..* 언젠가 제가 뭔가가 싫어서 너무 싫다고 했을 때 단발님이 꼬치꼬치 캐물었던 거 생각나요. 알고보니 제가 부러웠던 걸로 밝혀져…(대반전) 전 저를 잘 들여다 보는 기횔 가져찌요…
내가 싫어하는 거엔 내가 내가 있습니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제가 그래서 레이먼드 카버 시집을 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05 17:37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랬었군요 ㅋㅋㅋㅋㅋㅋㅋ 넘 꼬치꼬치는 아니었으면 좋았을 것을요.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너무 돌아보면 목이 아프고요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싫어하는 거엔 내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레이먼드 카버 시집은 넘나 ㅋㅋㅋ 나에겐 코넬 같네요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7-04 1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단발머리님께서는 교수님, 선배들의 ‘의미심장‘ 미소를 그냥 넘기시고 한결같이 ‘친구‘로 소개하셨군요.
어쩌면 그래서 더 매력적이셨을수도..

위 글에서 ˝‘나의 말하지 않음’ 속에서 ‘나의 어떠함’을 발견해낸 친구의 안목에 깜짝 놀랐다.˝
그런 경험, 사람의 지나온 삶을 뿌듯하게 해주죠. 나의 멋진 친구들^^ 단발머리님은 온라인에서도 그렇지만 오프에서도 참 좋은 친구분들 많으실 듯^^

단발머리 2022-07-05 17:40   좋아요 0 | URL
두 가지 경우였겠죠 ㅋㅋㅋㅋㅋㅋ 남친인데 아니라고 우기거나 남친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인데 역시 아니라고 우기거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그 친구는 제 남친은 되지 못했고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연락두절 ㅋㅋㅋㅋㅋㅋ

제 친구의 안목은 오랜 기간의 독서를 통해 가다듬어졌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건 약간 타고나는 것 같아요. 본질을 꿰뚫어 보는 그런 안목이요. 오프라인에서도 좋은 친구들 많지만 여기 알라딘 친구, 이웃분들도 넘나 좋은 친구들입니다.
얄라알라님도 포함해서요^^

다락방 2022-07-04 14: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 본 <귀를 기울이면> 이라는 애니에 바로 이런 스토리가 나옵니다.

‘시즈쿠‘의 주인공 ‘유코‘가 ‘스기무라‘ 라는 남학생을 좋아하는데 짝사랑이라 괴로워하거든요. 나중에 시즈쿠가 스기무라에게 소리 지르면서 ˝너는 왜그렇게 둔한거야, 유코는 널 좋아한다고!!˝ 하니 스기무라가 ˝그렇지만 난.. 널 좋아하는데!!˝ 라고 하는겁니다. 이에 시즈쿠는 집에 돌아와서 엄청 괴로워해요. 스기무라 둔하다고 욕했지만 정작 둔한 건 나였어.. 하면서요.
이런 일은 사실 종종 일어나는 것 같아요.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사랑에는 예민한 촉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에 있어서라면 예민하게 보지 못하는거죠. 저 사람이 저 사람을 좋아한다는 가능성에 자기 자신을 놓는 걸 잘 안하게 되는 것 같아요. 거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즈쿠도 그리고 그 때의 단발님도, 마음이 온통 다른 사람에게 가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수지가 부릅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아, 너무 좋은 글입니다, 단발님. 저는 언젠가부터 단발님이 꼿꼿하다는 걸 알게 됐고, 그 꼿꼿함은 저의 것과 그 성질이 다르지만, 그러나 단발님의 것을 그대로 좋아하고 또 존경하고 있습니다. 저는 꼿꼿한 사람이 참 좋더라고요, 단발님.

이런 글을 써주는 분이셔서 좋고 꼿꼿해서 좋고, 그렇습니다. 하트 놓고 갑니다.

단발머리 2022-07-05 17:46   좋아요 1 | URL
제가 위에 ㅋㅋㅋㅋㅋ 굳이 제가 그렇게 무딘 사람은 아니라고 썼는데, 그것 자체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친구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는 저 좋아하는 사람 잘 찾아냈고요(?) 그 친구가 유일하게 ‘못 알아본‘ 경우인데 그건 네, 맞습니다. 내 마음이 온통 다른 사람에게 가 있었기 때문이죠. 사람 마음은 단수인가봐요. 딱 한 개인가. 주고 나니 다른 건 살필 여력이 없었네요.

제가 그런 사람인 걸 알아서 전 약간은 놀라기도 했거든요. 그러다가 다락방님 글이랑 댓글 찬찬히 읽는데 아, 그렇구나, 맞아 내가 그렇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 소름~~~~ 제 안의 꼿꼿함을 발견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런 면을 다락방님이 좋다고 해주셔서 저도 넘 좋구요. 무척 행복했고요. 왠지 모르게 난 자유다, 뭐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놓고 가신 하트를.... 제가 어제부터 줍고 있는데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서요. 팔만스물다섯개, 팔만스물여섯개, 팔만스물일곱개....

바람돌이 2022-07-04 13: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젊은 시절에 같이 몇년간 같은 책을 같이 읽었던 친구들이 있는데요. 지금도ㅠ가장 친한 친구들입니다. 우리가 더 이상 같이 책을 읽지 않은지는 너무 오래됐는데도 지금도 이 친구들은 약간 오래 같이 산 부부같아요. 감탄사만 내뱉어도 그속에 들어있는 백마디가 짐작이 가는.... ㅎㅎ 말을 좀 잘못해도 야 네 말은 그게 아니라 이거잖아라고 얘기할 수 있는요. 같은 책을 읽는다는건 그런 공감의 폭이 무한대로 늘어나는 과정인것 같더라구요.

단발머리 2022-07-05 17:49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댓글 읽는데 저도 제 친구들이랑 그런 사이가 될거라는 예감이 팍팍팍!! 드네요. 그런 친구를 얻는다는 게 얼마나 복된 일인지요 ㅎㅎ 앞으로도 많이 느끼고 맘껏 누리겠습니다 : )
그리고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도 바람돌이님을 비롯해서 여러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넘 좋아요. 각각 다르게 읽고 다르게 느끼고 다른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일이 얼마나 멋진지요. 여성의 목소리가 더 멀리까지 들리기를 바라게 됩니다.

독서괭 2022-07-05 15: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 안에 너 있다.. ㅎㅎ 그런데 밤마다 한나 아렌트를 읽고, 에이드리언 리치를 끌어 안고 우는 사람, 너무 멋진 거 아닌가요?
같은 책을 읽고 나의 경험을 끌어와 함께 나누는 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게 바로 독서모임의 묘미..!! 오프라인 독서모임 한지 오래됐는데, 그립네요.
그나저나 ˝내가 대학에 다닐 때니까,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이 막 육지에 발 혹은 지느러미를 내딛었을 때의 일이다.˝ ㅋㅋㅋㅋㅋ 이 문장 넘 재밌어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같이 흔해빠진 표현 안 쓰고 이렇게 쓰시는 거 넘 좋네요 >ㅁ<

단발머리 2022-07-05 17:54   좋아요 0 | URL
밤마다 한나 아렌트 읽는데 책만 펴면 잠들어서 아직도 반밖에 못 읽었다는 슬픈 소식 전해드려요. 에이드리언 리치는 완전 사랑입니다. 넘나 좋아요. 그래서 아끼다 보니 진도가 안 나가고 있습니다.

제 유머 알아주셔서 감사해요, 독서괭님!! (와락)
원래는 최초의 육상 생물이... 라고 쓰려했더니 최초의 생물은 식물이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최초의 육상 동물은... 이라고 쓰려고 했더니 그건 또 전갈류 쪽이라네요. 그래서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로 쓰려고 했더니, 제 정확한 의도는 학명을 쓰는 건데, 그게 여러 의견이 있는거에요. 어류에서 다리 달린 쪽이랑 양서류랑 또 사지 구분되는 동물이랑 해서 정확히 제일 앞선 종이 어떤건지 잘 못 찾겠고 좀 복잡해서리 ㅋㅋㅋㅋㅋㅋ 그냥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이... 이렇게 쓰게 된 것입니다.
알아주는 당신 독서괭님, 고맙습니다.
 


















1. 요점 정리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참회 예식은 행위가 아니었고, 참회자는 여러 특징을 드러내는 하나의 신분 상태(70)일 뿐이며, 엑소몰로게시스는 죽음의 상연과 자기 포기의 극적 상연(75)을 통해 드러난다. 수도원에서의 자기 점검이란 행위보다는 사유를 가리킨다(82).

 



2. 엑소 vs 엑사

 

참회자가 자신의 죄인의 상태를 일종의 공적인 현시 내에서 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엑소몰로게시스이고, 영적 아버지의 의지에 전적으로 복종하는 관계 속에서 행해지는, 사유의 분석적이고 계속적인 구두 표현 행위가 엑사고레우시스이다. (92)

 



3. 주제 문장

 

심지어 엑사고레우시스에서 파생된 이 해석학적 기술들 내에서조차도 진실 생산은, 기억하시겠지만 매우 엄격한 조건 없이는 달성될 수 없었습니다. 그 엄격한 조건이란 자기희생을 내포하는 자기해석학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이건 심층적인 모순이거나 아니면 이렇게 말해도 괜찮다면 자기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테크놀로지의 어마어마한 풍부함입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희생 없이는 진실도 없다는 것입니다. (95)

 



4. 느낀 점

 


1) 자기 희생 없이는 진실도 없다.

 

2) 두 번의 강연과 두 번의 대담을 엮은 책인데, 뒤쪽의 두 대담이 코믹하다. 한 대담의 사회자 이름은 나와 있고 한 인터뷰어의 이름은 못 찾겠는데, 아무튼 두 대담이 흥미진진하다. 좋은 질문이다, 네 그렇습니다, 라는 푸코의 답이 있기도 하지만, 더 임팩트 있는 시작은, 글쎄요, 그 강연에 (당신이) 참여했던가요, 아니요,  ** (사회자의 언급)이 결코 아닙니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 이 정도면 멱살 잡아야 한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내용은 재미없고 머리 위로 잠은 쏟아지는데, 두 분이 나를 살렸다.  

 

3) 잠깐 쉬었다가 다음 책은광기의 역사』로 한다.




그 결과 이 두 실천의 공통 요소로서 다음과 같은 원리, 즉 초기 그리스도교의 이 두 경험에서 자기 자신에 관한 진실의 폭로는 자기 자신을 포기해야 하는 의무와 분리될 수 없다는 원리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관련된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자기를 희생해야 하고, 자기 자신을 희생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관한 진실을 발견해내야 합니다. 진실과 희생, 우리 자신에 관한 진실과 우리 자신의 희생, 이것들은 심층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희생을 삶의 양식의 근본적 변화로 간주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정식, 요컨대 너는 실제적인 신체와 실제적인 삶으로서의 네가 소멸하는 오직 그 순간, 그런 너를 네 스스로 파괴하는 오직 그 순간에만 너는 진실을 현시하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하는 정식으로부터 결과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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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 2022-06-28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_ 어렵다. 자기희생이라는 말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타성과 닿아있다고 여긴다면 고개 끄덕끄덕.

단발머리 2022-06-28 15:12   좋아요 1 | URL
그니까 말이에요. 진실과 희생이 연결되어 있대요. 자신을 희생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관한 진실을 발견해야 된다고.
뭐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9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말하는 진실이 어떤 진실인지 감이 오지 않아서(혹은 지에 대한 사랑이라는 진실?ㅋㅋㅋ), 저는 ‘진실‘이라는 단어에 ‘사랑‘을 껴보고 싶습니다! (내가 발견할 수 있는 진실이 사랑에 가까운 무엇이라고 했을 때...) 헌신이나 어느 정도의 희생없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사랑은 매번 어느 만큼의 나를 내주고 그것을 감당할지를 겨루는 시험장인 것 같아요. 그건 말 한마디로 뚝딱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닐테고, 매일의 현실에 나를 걸어 놓고 어디까지 보호하고 어디까지 희생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협상해야 하는 지난한 노동... 임을 알고(는) 있죠.

그런데 그걸 안하고 그냥 다 바쳐, 그냥 다 내줘! 그게 사랑이야!라고 하는 것이 (어쩌면 그게 쉬울지도 모르겠어요) 아주 오랜 시간동안 여성에게 강조되어온 사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최소한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담론으로 기능해왔을 것 같아요.) 그렇게 보면...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희생이라는 말과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기투(?)라고 한다면, 그걸 매일의 삶에서 감당해온, 인류의 존속을 유지해온, 세상에 존재했던 많은 여성들은 재생산 능력 때문에라도 자신의 (언어화되지 못했지만) 진실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갖출 수 밖에 없었겠네요. 그럴 의무와 필요가 없었던 남성들은 일부만 계발 할 수 있었던게 사랑의 능력이었을 테고. 또 많은 여성들은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내몰렸을지도 모르겠어요. (가부장제의 창조를 읽으면 이렇게 전체 여성 인류 역사에 대해 크게 크게 생각하게 되어버린닼ㅋㅋㅋㅋ 이것이 바로 여자가 사유해내는 대문자 역사다ㅋㅋㅋ)

이 지점에서 출산과 육아를 겪지 않은 프리랜서 엔잡러인 저는 신자유주의를 생각하는데요... (ㅋㅋㅋ 이놈의 신자유주의 타령) 매일 매일 어느 수준에서 나를 내어주고 희생하고 배팅하고 감당하고 또 어디까지는 나를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고 잇속을 차리는 것인지에 대해 (제 경우에 한정에서), 심지어 어떤 소비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까지도요(?) 끊임없이 겨뤄야 하는 나의 피곤함... 이 극도의 심각한 노동...ㅜㅜ 피곤함... 계속 이렇게 불안해하며 머리 굴리며 살아야 하나, 이 상황 속에서 내가 망가지지 않을 수 있나? 이 속에서도 어떤 자존을 지키고 싶은 그런 자기애가 있긴 하거든요. ㅜ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 자체에서... 저는 어쩔 수 없이 자신에 관한 진실을 발견하게 되네요. 길게 썼는데... 좀 더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고 싶어요... 저의 저 자신에 대한 사랑, 그리고 사회화는 이다지도 험난합니다. 자신에 관한 진실.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저를 내줘야한다. 아 피곤하다. 그만하고 싶다. 진실 아닌 삶을 살고 싶다.

단발머리 2022-06-29 19:33   좋아요 1 | URL
쟝쟝님... 사실 나도 여기서 말하는 진실을 다 쫓아가지 못했어요. 책도 반납했고요. 그래서 내가 인용해놓고 내가 두 번 읽었다는... 그러나 다시 한 번 찬찬히 생각해본 결과라면...

이 문맥에서의 진실이란 ˝자신에 관한 진실˝을 말하는 것 같고요. 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죄에 대한 고백‘을 뜻하는 거 같아요. 자신의 진실, 즉 자신의 비밀, 생각 속의 죄를 영적인 스승 앞에서, 구두 행위로써 밝혀야 만이 자신에 관한 진실(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전 그렇게 읽었어요. 그런 진실을 밝히는 일은 자기를 포기하고 희생해야만이 얻을 수 있다, 이렇게요. 쟝님이 나중에 읽고 잘 밝혀주세요^^


두번째 문단은 <가부장제의 창조>의 390쪽을 생각나게 하네요. 여성들에게는 여가 시간이 없었죠.

따라서 여성들은 자신의 경험을 불신하고 평가절하하는 것을 배웠다. 월경 속에 무슨 지혜가 있을 수 있는가? 모유로 가득 찬 젖가슴 속에 무슨 지식의 원천이 있는가? 일상적인 수유와 청소 속에 추상성을 위한 무슨 재료가 있는가? 가부장적 사고는 그와 같은 성별 정의된 경험들을 비초월적인 ‘자연스러움‘이라는 영역에 소속시켰다.
여성의 지식은 단순한 ‘직관‘(intuition)으로 되었고, 여성들의 이야기는‘수다’(gossip)로 되었다. 여성들은 특히 희망이라고는 없는 특수한 것들을 다룬다. 그들은 자신들의 서비스 기능(음식과 쓰레기를 처리하는 속에서, 끊임없이 방해받는 시간 속에서, 그들의 분산된 주의집중 속에서, 매일 매시간 현실을 경험한다. 그 특수한 것들이 자신의 소매를 당기는동안 사실들을 일반법칙으로 추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상징을 만들고 세계를 설명하는 그와, 그의 신체적.심리적 욕구와 그의 자녀를 돌보는 그녀 - 그 둘간의 간극은 엄청나다. (390쪽)


우리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타령과 극도의 심각한 노동,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의료보장제도 확대, 기본 소득 도입으로 그 무게의 강도를 줄일 수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근데 가능할까요? 특히 이 정부 내에서?


공쟝쟝 2022-07-01 22:42   좋아요 0 | URL
이 정부 내에서는 가능하지 않지만, 이 인민들 내에서도 가능하지 않죠. (모든 인민은 그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진다...) 우리 아렌트 읽기로 했잖아요? ^^? (아닌가? 긴가? 아닌가?)

특정 당, 정치인, 정치 세력에게 개인의 무력감을 의존하는 형태의 메시아주의적 정치로는 그것이 진보이든 보수이든 이 무한한 반복을 무한히 반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사유하고, 또 발언하고, 토론하고, 자신의 의견을 고치고, 그러면서 공동의 세계를 짓는 일(모두가 원하면 연결될 수 있는 기술과 과학이 발전한 시대 아니겠습니까? 못할 것도 없는 데... 정치를 잘못배운 인간들이 스피커를 자처하며 정치를 드럽게 하는 세상인 듯 합니다..구시대의 유물로 꺼져버렷!!) 에서의 연대감을 회복하는 게 앞으로의 전체 인민이 배워야할 정치겠죠. 그런데.. 그것이 가능한 최소한의 조건이 먼저 기본소득이다! 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긴하네요.

거다러너가 그런 말을 하잖아요. ˝시작하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과정 그 자체는 방법이며 목적이다.˝ 저는 과정 그 자체가 방법이며 목적이어야한다고 생각하고요, 그것이 페미니즘 정치일지 아렌트가 말하는 정치일지는 모르겠지만, 일개 시민이자 영세자영업자로서 힘 닿는한 친구들과 사유하며 공부하고 토론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ㅋㅋㅋ 요는 저 자신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전체 인민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알라딘 서재의 똑똑이 중년 여성들의 공부 만세!

다락방 2022-06-2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기의 역사 리뷰 기다립니다..

단발머리 2022-06-29 14:58   좋아요 0 | URL
반사!!! 😘😘😘
 


 
















미국 연방 대법원이 임신 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를 허용해왔던 이른바 로 대 웨이드판결을 2022 6 25일 자로 공식적으로 폐기했다. … 연방 대법관 9명이 표결해 5 : 4의 결정으로 폐기했는데, 진보성향 대법관 3명은 헌법적 보호를 상실한 수백만의 미국 여성들을 위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MBC 12시 뉴스)  


 

 




환호하는 여성들과 울고 있는 여성들의 표정이 극명하다. 바이든이 오늘은 슬픈 날이다, 라고 말했지만, 대통령 바이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지만, 미국은 150년 전으로 후퇴했고. 트럼프는 떠났지만, 트럼프가 임명한 대법관들은 남아 있다.  

 

 


우리나라 헌법 재판소 재판관은 9명 모두 윤석열 재임 기간에 임명된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후보들을 검증한다고 하니, 법무부 장관 한동훈의 기호에 맞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최고 법적 결정권을 갖게 될 것이다. 미국은 150년 전으로 후퇴했는데 우리는 호주제 부활하는 거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 9명 전원 교체라면 문재인 당선도 불법이었다고 할 것 같기는 하다

 


만약, 당차고 야무지고 똘똘한 여자아이, 그래 남자아이 포함.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를 가까이 두고 있다면 모두 한 마음으로 로스쿨 입학을 응원해야 할 것 같은 심정이다. 우리의 삶을 이처럼 가까이에서, 이토록 강력하게 좌우하는 법의 영역, 최고 결정권자의 자리에, 사람을 심어야 한다.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김영란처럼, 긴즈버그처럼 법의 자리로 보내야 한다. 만학도여도 괜찮다. 혹 지금이라도 법 공부하실 분 있으시면. 제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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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25 2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결국 이리 되었나요ㅠㅠ 진짜 제대로 된 법관들이 절실해졌습니다.

단발머리 2022-06-25 21:28   좋아요 2 | URL
유산인 경우도 낙태로 처리될 수 있고, 그런 경우 유산이었음을 본인이 밝혀야 한다고 하대요. 낙태 관련해서 개인정보 보호도 문제가 되어서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는 생리 캘린더 앱 지우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하고요. 에휴 ㅠㅠㅠ

미미 2022-06-25 22: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미국 충격적이네요.
트럼프의 분탕질은 결국
이런 파장을 만드는군요.
한동훈의 행보도 걱정이구요.
김영란, 긴즈버그같은 여성 법관들이 나와 주어야하는데...

단발머리 2022-06-28 13:44   좋아요 2 | URL
앞으로가 더 걱정이기는 합니다. 미국은 이런데 우리는 괜찮을까요.
초법적 법무부는 또 어쩌구요 ㅠㅠㅠ

바람돌이 2022-06-25 2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청소기 수리하러 서비스센터 가서 앉아있다가 이 뉴스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하 진짜 우리나라에서는 호주제 부활하는거 아닙니까? 역사가 때때로 거꾸로 간다고 하지만 이건 좀 진자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발머리 2022-06-28 13:45   좋아요 1 | URL
저도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 호주제 부활이었고요. 그리고 우리나라도 낙태 관련 규정이 더 엄격해질 거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 말입니다. 에휴 ㅠㅠ

psyche 2022-06-27 06: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지난번 미리 유출되었을 때 예견되었지만 진짜 저렇게 발표되니 정말..... 트럼프의 4년이 끝나고 나서도 악몽이 계속되네요. ㅜㅜ

단발머리 2022-06-28 13:54   좋아요 0 | URL
프시케님 미국에 계시니 더 답답하실거 같아요. 근래 경제 때문에 바이든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던대요. 재임이 어렵기도 하겠지만 트럼프 컴백한다는 소문이 여기까지 났어요...

프레이야 2022-06-27 08: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작은딸에게 긴즈버그의 말 사주렵니다.
담아가요. 땡스투유 ~^^

단발머리 2022-06-28 13:46   좋아요 0 | URL
긴즈버그의 말은 저도 아직 못 읽어봐서요. 저는 저 시리즈가 다 좋더라구요. 땡투 감사요^^

독서괭 2022-06-27 1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 저도 기사 보고..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라고 ㅜㅜ 우리 입법이 어찌될 지 걱정이네요. 앞으로 나올 미국 판결들도.. ㅠ

단발머리 2022-06-28 13:47   좋아요 1 | URL
미국 주에서 보수세가 강한 곳부터 시행될 거라 하는데 낙태를 위해서 다른 주로 이동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거 같아요. 참.... 안타깝습니다 ㅠ

블랙겟타 2022-06-28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는 그러더라구요.. 49년 동안만 주여졌던 권리라구요.

단발머리 2022-06-28 13:48   좋아요 1 | URL
다시 찾아오려면 또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요. 암담할 뿐입니다....

기억의집 2022-06-28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법을 몰랐을 때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에 호의적이었는데… 저 말이 법 모르는 사람을 디스한 거더라고요. 법에 대해 알면 알수록. 사건의뢰라는 유투브 보면서 법지식나 작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었어요… 근데 6개월이면 애가 배를 차는 시기인데.. 그러면 낙태를 아예 허용하지 않는 건가요???

단발머리 2022-07-01 10:08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법을 잘 모르는가 아는가에 상관없이 법은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까지를 규제할 수 있으니까요.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전면 금지한 미국 미시시피 주 법에 대한 위헌 심판을 내린 것이니까요. 강간으로 인한 임신도 낙태 금지된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경우 다른 주로의 낙태 여행까지 필요할 거 같아요. 참, 암담합니다.
 
한심하게도 저는 고독합니다





 















1.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

 


어제 산 책 3. 최근에 한길사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3종 세트가 품절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느낀 건데, 책은 살 수 있을 때 사야 한다. 책은 언제든 품절될 수 있다. 사야 하는 책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은, 줄 쳐야 하는 책은 미리 사 두어야 한다. 갑자기 맘이 급해져서 구입한 에이드리언 리치 두 권. 버지니아 울프 책은 예뻐서 샀다. 위의 카테고리에서 찾는다면 이 책은 사야 하는 책이다. 책이 손에 쏙 들어와서 좋기는 한데 확 펼쳐지지 않으니까 읽을 때 주의 요망.

 

















2. 사랑의 종말

 

그레이엄 그린의 책은 처음인데 책 소개의 흥분된 광고 문구만큼의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질투하는 남자 혹은 질투하는 사람의 마음을 백분 이해하지만, 그 남자 정확히는 그 남자들(남편과 연인들)의 한결같은 찌질함을 계속 읽어가는 일은 즐겁지 않았다. 그레이엄 그린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 하겠지만, 무서운 책을 읽는 건 아무래도 자신이 없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 와중에 주운 문단은 여기. 질투 코드는 아니지만, 유머 코드는 나랑 맞는 듯.

 


"이름이 랜스인가요?"

"랜슬롯 경의 이름을 땄습니다. 『원탁의 기사에 나오는."

"놀랍군요. 꽤 불유쾌한 이야기가 있는 사람인데."

"그가 성배를 찾았습니다." 파키스씨가 말했다.

"성배를 찾은 사람은 갤러해드예요. 랜슬롯은 기네비어와 잠자리를 함께하다가 들켰죠." 왜 우리는 순진한 사람을 놀려주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 걸까? 질투인 것일까? 파키스씨는 아들을 배신한 듯한 표정으로 아이를 건너다보며 침울하게 말했다. "처음 듣는 얘깁니다."

 

 















3. Normal People

 


처음 코넬과 메리앤이 헤어지고 난 뒤, 메리앤이 자신의 삶을 차근차근 쌓아간 데 비해 비극의 원인 제공자였던 코넬은 무척 힘들어한다. 괴로워하고 방황한다, 나는 이렇게 마음이 약한 사람이던가. 나는 코넬을 용서했다. 방황하는 그에게, 고통받는 그에게 연민을 느꼈다. 그래, 너도 아직 어리지. 그래, 네가 실수한 거야. 우리 모두 다 그렇잖아. 실수를 하고, 그리곤 후회를 하지.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단다, 코넬.

 


근데 이 장면에서 코넬과 메리앤의 두 번째 이별 이후, 코넬의 여자친구가 과거 코넬과 메리앤의 관계를 묻는 장면에서 나는 코넬에 대한 용서를 철회해 버리고 말았다.



 

 

사랑하지 않고, 연인이지 않으면서 섹스하는 관계. 코넬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100번이나 강조하고 싶은 말, We’re just friends. , 코넬 얘는 진짜 안 되겠구나. 고쳐서 쓸 수 없겠어. 그렇게 나는 또 코넬을 버렸다. 술 퍼마시고 막 울고 고통받고 방황하고 그래도, 이번에는 안 봐줄 생각이다. 진짜다. 이번에는 진짜 안 봐준다.

 



 














4. 자기 해석학의 기원

 


푸코의상당한 위험』을 클리어하고 푸코의 다음 책으로 넘어갔다. 신간인데다가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얇은 두께도 마음에 들었지만, 소제목 <그리스도교와 고백>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두 번째 유인 요소이다. 첫 번째 유인 요소는 당연히 알라딘서재 고인물 쟝쟝님.  

 

중죄를 범한 죄인이 교회 공동체로부터 추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음식, 의복, 성관계 등을 제한하는 삶에 대한 계율을 의미했던 참회(22)는 주로 공개적이고 행위 중심이었는데(23), 기원후 4세기부터 죄인이 영적 지도자에게 자신이 저지른 죄들을, 말을 통해 상세하고 분석하며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한다. 말로 하는 철저한 고백. 푸코는 이러한 고백 행위를 자기 해석학의 기원(24)으로 보았다.  

 

지금 40쪽까지밖에 읽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잘 모르겠지만, <그리스도교와 고백>이라는 흥미로운 파트를 읽기 위해 가열차게 전진하고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녀서 기독교 문화에는 익숙하지만, 천주교의 문화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다. ‘죄의 고백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기독교와 천주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가톨릭교회는 교리 제1422조에 따라 고해성사를 통해 신부가 죄 용서를 선언하는 순간 천국에서 하느님이 죄를 용서하신다고 정해놓고 있다(네이버 교회용어사전). 신약성경 야고보서 5 16절에 그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백하며… “라고 쓰여있지만,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일, 고백으로 죄 사함을 요청하는 일은 교회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중보는 인간(혹 그가 사제일지라도)이 될 수 없고, 중보자는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 뿐이라는 신앙 때문이다. 죄의 고백이 자기 해석을 넘어 주체 구축의 차원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어떻게 그려질지 흥미진지하다. 그러나, 이 책은 매우 어렵고. 어렵거나 말거나 그렇게 책장을 넘기고 있던 그제 밤, 나는 이런 사진을 보게 된 것이다.

 




, 나에게 푸코를 던져주었던 그가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을 읽고 있다니.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깊은 분노를 느꼈다. 사진 배경으로 푸코의말과 사물』이 없었더라면 밤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나는 아마 그에게 전화를 걸었으리라. 내가 이 어려운 책을, 꾸역꾸역 읽고 있다니까! 『깊은 강』이 웬 말이여! 왜 당신은 푸코 안 읽고 있어!!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나는 왼쪽 면을 가득 채운 닭다리 너겟 한 접시를 보고 말았으니. 내 마음은 봄날 눈 녹듯 일시에 녹고 말았다. 닭다리 너겟은 최근 나의 최애 독서 친구로서, 22년 상반기 최고의 선택 중 하나이기 때문이고, 그러한 선택을 공유하는 친구의 선택을, 나는 존중하기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타오르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그에게 묻는다. 나에게 푸코를 추천한 그대여. 그대는 왜 강을 건너려 하는가. 내 앞에 이렇게 도도히 푸코의 강이 흘러가게 해 놓고서. 당신은 왜, 당신은 깊은 강을 건너려 하는가. (혹은 이미 건너갔는가?) 내 앞에 흐르는 이 푸르고 도도한 푸코의 강을, 나더러 도대체. 어떻게 혼자 건너가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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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6-25 14: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순간적으로 단발머리님도 깊은 강 읽으시는건가 했네요^^*
덕분에(the Love Hypothesis)사두었는데 언젠가
읽으리라 다짐하며 불타는 눈으로
한 번씩 바라보곤 합니다.ㅋㅋㅋ 노멀 피플도 언젠가 리스트에 넣고 싶네요. 코넬이 미워질것 같긴한데 묘하게 끌리는 소설임이 분명합니다 언젠가 어서와랍!

단발머리 2022-06-25 14:31   좋아요 3 | URL
지금 알라딘 서재 분위기 봐서는 저도 <깊은 강>을 읽어야될 거 같은데요. 제가 유행에 좀 뒤처진 편이라 아직 시작을 못했습니다.
우리 아담이 나오는 책을 미리 사두셨다니 너무 반가운 일입니다. 두 책 다 재미있지만 노멀 피플이 번역본이 나와 있어서 쪼금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거에요.
예쁜 책들이 성큼성큼 미미님에게 걸어가는 날이 속히 오기를^^

수하 2022-06-25 17: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닭다리너겟 맛있죠!
쟝쟝님 껀 닭다리 같은데 여튼 ㅎㅎ 저도 좋아하는 과자예요
책 얘기는 안하고 과자가 반가워 댓글을 남깁니다 ㅎㅎ

섹스보다 친구 비중이 더 컸다 더 소중했다는 뜻 아닐까 했는데 just가 걸리네요 코넬 이 모자란 녀석…

단발머리 2022-06-25 21:23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제가 그날 밤에도 같은 과자인줄 알고 오늘도 그렇게 알고 사진을 올렸네요. 맛이랑 식감은 똑같습니다. 간도 똑같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양만 다를 뿐 ㅋㅋㅋㅋㅋㅋ
저는 이대로 모지리 코넬과 이별할 듯 싶습니다. 저도 영 just가 걸리네요.

수하 2022-06-26 07:47   좋아요 2 | URL
엇 저는 닭다리 너겟이 덜 짜다고 느꼈는데.. 그건 그날 제 입의 문제였나봐요 ^^;; 단발님 댓글 보고 아이에게 물어보니 맛 똑같다며 ㅎㅎㅎ

단발머리 2022-06-28 13:54   좋아요 1 | URL
저랑 입맛이 비슷한 그 귀여운 친구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하이!˝

수하 2022-06-28 18:34   좋아요 1 | URL
전해드리겠습니다 ㅋㅋ

독서괭 2022-06-25 17: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분은 이미 깊은 강 건너가신 것 같던데요??ㅋㅋㅋㅋ 사야할 책은 제때 사야 한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근데 사야할 책이 왜 이렇게 많아요??ㅜㅜ
닭다리너겟 먹고 싶네요… 저도 엔도슈샤쿠 궁금한데, 소설만큼은 좀 있는 거 다 읽고 사자 싶어서 ㅜㅜ 한참후에나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 2022-06-25 21:25   좋아요 3 | URL
그 분 강 건너 갔더라고요. 이런 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은 한 달에 두 권이시죠? 전 정해놓은 건 없는데 신간은 대부분 희망도서로 신청해두고 도서관에서 사 주면 시간 좀 지나서 읽고요. 그 사이 얼른 읽고 싶은 마음 50%는 사라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페미니즘 책은 읽어보고 괜찮으면 구입하고 있어요. 그래서 페미니즘 책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공쟝쟝 2022-06-27 09:22   좋아요 0 | URL
아니 제가 어제 이거 댓글을 달다가 잠들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유튜버 되는 거 너무 고강도 노동.....

vita 2022-06-25 2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닭다리 너겟은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데 급맥주가 땡기면서 얼른 마트로 달려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페이퍼입니다! 전 모지리 코넬이 너무 귀여워 죽을 지경입니다. 친구 누구도 떠오르고 다른 친구 누구도 또 떠오르고.......

단발머리 2022-06-25 21:30   좋아요 2 | URL
닭다리 너겟은 제가 요즘에 밀고 있는 과자입니다. 가격은 세일할 때 1,980원이고 보통 2,400원인데 2,9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TMI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친구들 이야기 좀 ..... 나중에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22-06-26 22:02   좋아요 2 | URL
닭다리 너겟이요... 단발님 드시는거 보고 마트에 갔더니 제가 생각한 상자에 들어있는 거랑 다른거더라구요. 1차 충격!(이름만 다른거지만요.^^:;)
그래서 가격을 봤더니 닭다리 너겟은 2000원대고.. 그냥 닭다리는 1000원대더라구요. 2차 충격!
그래서 이..일단 닭다리만 사가지고 먹었죠 ㅎㅎ 다음엔 꼭 닭다리 ‘너겟‘ 한번 사 먹어봐야겠어요 ^^

라파엘 2022-06-25 20: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동일하게 기독교로 분류되면서도, 천주교인은 개신교인에 비해 스펙트럼이 넓은 편입니다. 저도 단발님과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완전속죄를 믿으며, 신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임을 믿습니다. 천주교의 고해성사는 인용하신 대로 야고보서 5장 16절의 행위이며, 고해성사의 과정에서 신부는 대언하고 선포하는 역할을 할 뿐이지요. 개신교에서 목사가 어떤 성도에게 세례를 준다고 해서 목사가 그 성도를 거듭나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듯이, 천주교에서 신부가 죄사함을 선포한다고 해서 신부가 죄를 사하는 것은 아니지요. 개신교든 천주교든 결국에는 그 모든 것의 근거를 예수 그리스도에 두기 때문에, 모두 동일하게 기독교라고 하지요. 천주교의 고해성사는 요한일서 1장 9절에 근거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완전속죄가 이루어졌지만 믿음 이후의 삶에서도 죄 인식과 죄의 자백은 필요하며, 그러한 고해성사의 과정을 통해 개인은 신 앞에서 자신을 성찰하게 될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공적인 죄의 고백이 성도 개인의 삶과 그들의 모임인 교회를 정결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니까요... 천주교 미사와 개신교 예배를 경험해보면, 천주교는 성경의 전통과 형식에 충실하려는 느낌이 강하고 개신교는 그 전통의 형식을 현대적으로 간소화하려는 느낌이 강합니다. 기독교라고 하면 천주교와 개신교를 모두 포함하는 용어지만, 전자를 구교로 후자를 신교로 칭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ㅎㅎ

단발머리 2022-06-25 21:51   좋아요 5 | URL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완전한 속죄에 이른다고 하는 요한일서 1장 9절의 말씀은 기독교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니까요. 다만 제가 배우고 자란 ‘장로교‘쪽 교단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시인하는 일을 통해 ‘구원‘을 받고 그렇게 해서 신자의 신분 변화, 죄인에서 의인으로의 변화에 주안점을 두는 데 반해, ‘감리교‘쪽 교단에서는 예수를 주로 시인한 후에 변화된 삶, 열매로서의 삶, 실천적 믿음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죄에 대한 고백으로 죄인인 인간이 단번에 완벽한 의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죄의 고백과 회개가 기독교쪽에서는 더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다보니, 하나님 앞에서 ‘대충‘ 퉁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저같은 사람을 포함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가 사회 속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야고보서의 말씀처럼, 혹은 한국 대부흥 운동의 평양 교회 경우처럼 ‘서로 죄를 고백하는‘ 일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전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가 알라딘에 이런 댓글을 쓰게 될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라파엘님, 자주 오소서!!!

라파엘 2022-06-26 01:10   좋아요 5 | URL
지적인 단발님이 잘 정리해주신 것처럼, 개신교의 경우 교단마다 교리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장로교와 감리교를 비교해서 설명해주신 내용에 저도 공감합니다. 그러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감리교는 장로교에 비해 천주교와 신앙의 결을 같이 할 수 있고, 실제로 몇 년 전에는 감리교와 천주교가 구원논쟁을 끝내고 의인교리 공동선언문에 함께 서명하기도 하였지요. 물론, 장로교의 강조점과 감리교의 강조점 중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칭의와 성화는 사실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니까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칭의와 성화를 설명한 책으로는 제리 브리지스의 <견고함>이 정말 훌륭한 책으로 추천할 만 합니다... 그리고 단발님 말씀대로, 저도 죄의 고백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평양 대부흥을 비롯하여 교회사에서 주목되는 대부흥의 사건들은 예외 없이 모두 ˝공적인 죄의 고백˝이 그 부흥의 시작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무튼, 저도 알라딘에서 이런 댓글을 나누게 되어서 좋네요!!! 친애하는 단발님, 은혜로운 주일 보내세요 ^^

단발머리 2022-06-28 14:00   좋아요 2 | URL
감리교와 천주교가 구원논쟁을 끝내고 의인교리 공동선언문에 함께 서명했다는 이야기, 전 처음 들었어요. 반가운 소식입니다.
칭의와 성화에 대한 라파엘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한국 교회가 사회에서 빛된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한 부분이 칭의에 대한 강조와 성화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추천해주신 책 <견고함>은 함 찾아볼게요. 근데, 전에 추천해주신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제가 대출했다가 못 읽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척 어려워 보이더군요) 오늘 반납합니다. 그 책도 어려우면.... 흠.... 또 못 읽고 반납하겠습니다.
감사해요, 라파엘님 : )

바람돌이 2022-06-25 22: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달에 한번만 책사는 제가 다음 달에 사려고 꿍쳐놓은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 4권.... 기다려라입니다. ㅎㅎ
쟝쟝님 페이퍼에서는 맥주때문에 꼴깍꼴깍 했었는데 이제 단발머리님 페이퍼에서는 닭다리 너겟으로 관심 집중.
우리동네 슈퍼에 있으려나? 없으면 온라인 주문해야 하는데 온라인은 대용량인데 하면서 이 밤에 궁리하고 있네요.
음 푸코는 그냥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6-28 13:51   좋아요 0 | URL
축하말씀 드리자면 다음달이 3일 밖에 안 남았다는 소식입니다. 기다려라~~ 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닭다리 너겟은 저의 최애 과자로서 저같은 경우, 두 개 사면 한 개는 따로 숨겨놓았다가 아무도 없을 때 저 혼자 먹는 신공을 발휘하고는 합니다. 푸코 응원 감사합니다. 저 책 마저 읽었는데 한동안 안녕할까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곡 2022-06-25 23: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엄 그린: ˝처음 듣는 얘깁니다˝ ㅋㅋㅋㅋ 저는 영화는 봤습니다 줄리안 무어와 랄프 파인즈가 주연이랍니다 평이합니다

단발머리 2022-06-28 13:52   좋아요 1 | URL
그레이엄 그린은 저도 이번에 첨 읽었는데요, 단편 모아놓은 현대문학을 많이 읽으시더라고요. 표지가 아주 예쁜게 특징입니다.
영화는 전 못 들어본 거라서 검색해 보려고요^^

서곡 2022-06-28 14:5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 단편집 도서관에서 보고 빌려볼까 했었지요 꽤 두껍더군요 ㅎ 영화는 ost 를 우연히 듣고 알게 된 경우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6-26 1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어요^^
친구는 친구를 닮는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ㅋㅋㅋ
근데 지적인 단발님이시라 댓글의 친구분들도 죄다 지적이신 분들!!! 부러워요^^
푸코 읽는 친구라니....전 늘 놀랍습니다. 그 분!!ㅋㅋㅋ

공쟝쟝 2022-06-27 09:23   좋아요 3 | URL
푸코 펼쳐놓고 딴짓하는 푸코를 초자아로 사용하는 친구.... 입니다...

단발머리 2022-06-28 14:04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 제가 오늘 <자기해석학의 기원>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말이죠. 푸코 읽는 사람은 따로 있는가 보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서관 책상에 기대어 잠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책나무님도 지적이시라서 제 방에 자주 오시고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책나무님 부러워하고 책나무님은 저를 부러워하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니까 참 좋네요!!

쟝쟝님 / 나 푸른 강 건넜으요 ㅋㅋㅋㅋㅋㅋㅋ 푸코의 초자아 친구여

공쟝쟝 2022-06-27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깊은 강을 건넜는 데 말과 사물의 강은 왜 건너지 못하니... 나여... 나여... ㅜㅅㅜㅋㅋㅋㅋㅋㅋ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는 제게도 있습니다. 너무 너무 좋죠. 그리고 자기해석학의 기원! 아직 안샀네요? 왜 안샀지? 언제 나왔지? 단발님... 저 진짜 다 때려치고 책만 읽을까요? ㅜㅜ 나 왤케 마음이 바쁘니? ㅜㅜ ㅜㅜㅜㅜ 근데 왜 또 오늘 6월 27일이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가부장제의 창조 다 읽고 오실게요!!!

단발머리 2022-06-28 14:05   좋아요 1 | URL
말과 사물이 그렇게 어렵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읽고 페이퍼 쓰시고요
나는 에이드리언 리치 글이 항상 좋아요. 나를 뜨겁게 하는 사람이에요. 한국 사람 중에 정희진 선생님이랑 제일 비슷한 느낌 ㅋㅋㅋㅋㅋㅋ 나한테는 그래요.
오늘 6월 28일입니다. 서둘러요, 뽜야!!!

공쟝쟝 2022-06-28 17:08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독서하면서 타이머 돌리는 중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04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왜 저 지금 봤죠? 그리고 이 페이퍼 왜케 지적이고 근사하고 멋있고 댓글들도 난리났네요. 와... 사람이 정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지적인 거 원했더니 이제 제 주변이 온통 지적임으로 가득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고넘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05 17:58   좋아요 0 | URL
제가 중요한 말씀 전해드리자면...

‘사람들은 다들 나와 함께 있고 싶어했고 나를 만나고 싶어했다.’

그래서 이렇게 된 것입니다. 다락방님이 지적인 거 원한다고 하셔서 주위에 지적인 사람들이 아주 우글우글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특히 지적인 사람들이 다락방님 만나고 싶어해서요 ㅋㅋㅋㅋ 차고 넘친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