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제 읽은 책은 <트렌드 코리아 2023>이 아니고. 아니고.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이다. 이 책은 다락방님의 책탑 페이퍼(여기 :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172618에서 알게 된 책이고,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삶과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주제일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하고 가끔 죽음과 관련된 책들을 읽기는 했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책들은 이렇게 세 권. <슬픈 불멸주의자>, <죽음은 두렵지 않다>, <엔드 오브 타임>.

 




 













생명의 신비와 죽음의 비밀. 나는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인간이란, 살아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에 흥미를 느낀다. 아무도 내가 태어나리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은 채 이렇게이 세상에 태어나버린내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맞이하게 될 죽음.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고, 내가 가진 종교의 내세관은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회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대속, 그리고 속죄. 구원의 과정이 완료된 이후의 죽음은 그렇게 무섭거나 두려운 과정이 아니다. 죽음은 현세와 내세를 연결하는 작은 문과 같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죽음이 궁금하다. 특별히,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관심이 많다. 그 신비한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비밀을 어떻게 대하는지.


 


<한낮의 우울>, <유쾌한 우울증의 세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자살 역시 관심 가는 분야이다. 작년에는 우울증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자살과 우울증과의 연관성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자살에 대한 이해와 "바른 행동" 사이의 상관관계는 흥미로운 연구 분야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돌이켜보면, 어느 누구도 그걸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짐 삼촌과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해 따위가 중요치 않으며, 이해 여부가 진정으로 너그러운 정신을 갖는 데 어떤 장애도 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이해의 결핍이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장애로 작용하여 연민을 향한 본능마저 억제시켜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 충격적인 죽음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또 우리 가족에게는 무슨 말을 해줘야 옳은지를 놓고 골몰하고 있었다. 이 책의 취지 중 하나는 자살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보살핌과 너그러움을 베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비로소 자살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 10)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자살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는 저자의 모습, 그리고 개인적 슬픔을 넘어서서 자살을 탐구해야 할 영역으로 받아들여 하나의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애쓰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 깊다.

 

 


34쪽까지 읽었다. 어제 반납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안녕!했다. 그래서 오늘 읽을 책은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16세기 브라질에서 가톨릭과 식인의 만남이 부제다. 반납일까지 널널하다. 읽어보자.



















이와 대조적으로 심리학부(다른 학부도 아니고 바로 심리학부!) 동료와 교수들은 도무지 어떤 반응이 적절할지 깨닫지 못했다.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염려하기보다는 내 유전자의 이상 유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친구가 있는가 하면("자살은 유전 아냐?"), 대부분의 동료와 교수들은 내 아버지의 죽음을 아예 무시했다. 그중에서도 정신분석학 계통의 학자이던 임상 지도교수는 특히 정도가 심해 내 아버지의 자살에 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듯했다. 그는 자신의 무능력을 정신분석학의 중립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로 위장하려 했으나 속이 들여다보는 헛수고일 뿐이어서 오히려 애처롭기만 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자살에 대한 지적 이해를 필요로 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자(그게 가능한 사람은 사실 몇 안 된다) 본연의 선한 심성마저 제대로 표출하지 못했다는 게 내 생각이다. - P11

텍사스 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신과 의사들은 경보와 기각파의 중간 지점에서 균형을 잘 잡는 사람들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가 자살로 사망한 경험을 했기에 잠재한 위험과 공포를 뚜렷이 이해했다. 그들은 자살 위험 평가기준, 자살행동의 치료법을 숙지하고 충실히 따랐다. 하지만 그들은 또한 자신들의 중재에는 한계가 있음을, 정말 꼭 그래야 한다면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 수 있는 궁극적인 재량을 각자가 갖고 있음을 이해했다. 내가 받은 인상으로 이 정신과 의사들은 낮에는 병원에서 업무를 잘 수행하고 밤에는 집에서 편안한 잠을 자는 사람들이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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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2-28 1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살아야 합니까? 답: 살아있으니까.
왜 죽어야 합니까? 답: 쉬고 싶으니까.
죽음이란? 나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이 다른 것을 구성하러 해체되는 것. (이상 극단적인 유물론자의 해답) 원자에 마음은 없죠. 원자에 마음은 없다.

단발머리 2022-12-28 12:42   좋아요 2 | URL
극단적인 유물론자의 대답도 대답의 한 형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더더욱 죽음의 의미가 축소되고 자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단순히 원자의 재배열로 간주할 테니까요.
저는, 이런 저의 배열, 지금의 나를 만든 배열(사회적으로 구성되기 전의 나)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1인인지라, 생각을 좀 더 해봐야겠습니다. 🤔🤔🤔

공쟝쟝 2022-12-28 13:50   좋아요 2 | URL
사회적으로 구성되기 전의 인간이 있다고요? 그것 참 심오하네요. 전 사회없으면 인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미를 감각하는 언어 조차 만들어지지 않을 거고. 음하하. 이거 너무 선문답으로 가네요? 암튼. 여기서 논쟁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생각 많이 해보시어 스을쩍 펼쳐보여주세요. 저도 궁금합니당. 근데. 신앙.종교.영성에 관한 거라면. 저는 생각을 아예 해보지 않아서요. 겸손해야합니다. (다만 그것은 인간이기에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물으시기에. 종교없는 이는 죽음을 어찌대하느냐고. 저는 편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살도 거부감없이 봅니다. 다만 요즘에 만나는 분은... 삶이 편할 수도 있다고 하대요. 제가 아직 안살아봐서요. 편한 삶을요. 살아본 다음에는 다시 이런 몹쓸 시각(?)을 또 더 풍부한 방향으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요.

공쟝쟝 2022-12-28 1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응 갑자기 이 글을 적고 싶네요. 그런데, 마음이 있는 인간을 원자화된 개인으로 만들어 물리학처럼 그래프화해서 다루려고 했다는 것이 지금의 경제학이라고 대학에서 정치경제학 수업을 들을때 배웠어요.
양자물리와 관련된 교양서를 읽다보면 마음이 없는 원자들의 세계가 마음이 있는 인간보다는 아름답게 느껴지고요. 얼마전에 김상욱 책 들으면서 산책하는 데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138억년전에 우주가 만들어질 때 만들어진 그 별들의 원자가 내 몸이 된거라고. ㅋㅋㅋㅋ 아름답지요? 마음이 없는 원자는 아름답다.

단발머리 2022-12-28 12:46   좋아요 3 | URL
저는 양자물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오히려 그래서 ㅋㅋㅋㅋㅋㅋㅋ 원자들에게 마음이 있는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 아름다움의 ‘스스로 버전‘이 저는 여전히 신비롭고 불가해하거든요.

오늘 아침에 본 유튜브(유튜브 즐겨보는 1인)에 의하면 빅히스토리의 세번째 임계국면이 별의 충돌로 인한 ‘새로운 원소의 출현‘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138억년 전 우주 형성 과정 속의 그 별들의 원자가 내 몸이 된거겠죠. 우리는 별들의 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름답다,는 것도 인간중심적인 생각이잖아요 ㅋㅋㅋㅋㅋ 우주에는 ‘미‘도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2-28 13:52   좋아요 2 | URL
원자의 마음은 언어로 구성되는 마음은 아니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 양자물리 모른다고 하지마세요. 부분과 전체 읽는 분!!

다락방 2022-12-28 1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고 싶어서 먼저 사둔 책이지만 단발머리 님이 먼저 읽으셨네요. (완독은 못하셨어도요.)
저는 우리가 함께 읽은 미 비포 유 덕에 자살이 더 궁금해졌어요. 저는 영원히 살고싶다고 언제나 부르짖지만, 간혹 ‘이 고통은 죽어야 사라질텐데, 내가 살아있다면 이 고통은 계속 찾아들텐데‘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더 알고 싶어졌어요, 자살을 그리고 죽음을요. 전 아마 책장에 조만간 죽음에 대한 책이 한 칸을 따로 차지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읽게된다면 제 마음을 정리해 적어보도록 할게요.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이라뇨. 단발머리 님 너무 멋져요!! >.<

단발머리 2022-12-28 12:49   좋아요 2 | URL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는 구입해서 읽어도 좋을거 같아요. 선견지명의 다락방님은 미리 구매하셨다 ㅋㅋㅋㅋㅋㅋ 저는 그 쪽이 궁금하기는 한데 사실... 읽기는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서요, 내내 미루고 있다가 다락방님 서재에서 이 책 발견하고는 ‘아! 저거야! ‘하고 읽기 시작했어요. 학자적 접근과 개인적인 이야기가 잘 조화되어 있는 듯 해요. 전, 다시 도전하려구요 ㅋㅋㅋㅋ(도전인생)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재미있습니다. 일단 원주민에 대한 백인의 편협한 시선이 전면에 등장했구요. 곧 비판 등장할 차례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렇게혜윰 2022-12-28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한다는 마음으로도 가질 수 없는 사랑이 있듯이(90년대 feel)
죽고싶다는 마음과 달리 죽음은 내 뜻대로 안 되는 거라 될대로 되라지.....사는 데 충실해야죠 ㅠㅠ 삶은 원래 힘든 거라는 공자님 말씀을 가이드 삼아 ㅠㅠ 삶과 죽음은 생각할수록 골치 아파서 이런 책들을 의도적으로 피하게 되는데 이젠 점점 가까워지니 살펴보긴 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2-12-28 19:49   좋아요 1 | URL
제가 자살 관련해 읽다보니.... 죽음만큼은 내 뜻대로 하겠다는 마음이, 그런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저 역시 사는 데 충실해야한다고 생각하고요. 저도 내내 피하다 이 책은 좀 관심이 생기네요^^

수이 2022-12-28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우울증 책은 좀 읽고 싶어요. 자살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다, 이런 마음이지만 읽어야겠죠. 훌륭한 친구의 추천서니까 으흠. 근데 다들 넘 어려워보여요. 아무래도 나중에 읽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2-12-28 19:5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좀 부담스럽기는 하구요. 변명으로 이야기 하자면(사실 변명임) 이 책도 반납 이틀 전에야 펼쳐 보았습니다.
어려운 책을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유부만두 2022-12-28 15: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섭게…

단발머리 2022-12-28 19:52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제 말이 그 말입니다. 무섭습니다^^

독서괭 2022-12-31 2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단발머리 2023-01-01 15:49   좋아요 1 | URL
에궁~~ 독서괭님! 제가 더 감사해요. 내년에도 좋은 글, 좋은 사유 부탁드립니다.
배움의 길을 함께할 수 있는 이웃을 발견해 더욱 뜻깊은 한 해였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남으시면 저도 좀 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미 주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1 16:0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더 드릴게요! 많이 가져가세요!^^

단발머리 2023-01-01 16:06   좋아요 0 | URL
😍😍😍😍😍
 

네 그렇습니다 마리루티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마리 루티의 <가치 있는 삶>을 읽고 있는데 너무나 좋다는 거다. 그러면서 왜 좋단 이야기를 안 했느냐 했다. 말인즉슨 왜 별점만 주고 리뷰를 안 썼는가 하는 물음이다. 그러게. 그 책 참 좋았는데

 


페이퍼를 못 쓴 첫 번째 이유는 그 책이 너무 좋아서였다. 밑줄 그은 두서너 문장을 가지고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말로 많았다. 차마, 다 쓸 수 없었다. 두 번째 이유는, 그 책을 읽을 즈음에 시어머니가 큰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을 하셨더란다. 입원, 수술, 퇴원까지의 과정에서 특별히 한 일은 없었으나 완전히 매인 몸이 되었으니. 읽기는 하되 페이퍼로 풀어낼 여력이 없었다고 할까. (증명자료 1: 햄버거집에서 햄버거와 즐거운 한 컷) 하지만 이제 다시 알겠다. 페이퍼로 정리하지 않은 읽기는 금방 휘발해 버린다는 것을. 그 좋았던 책을, ‘좋았다는 말 이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을.  





 



친구가 그 책을 읽는다고 하니 마음이 다급하다. , 나도 그 책 진짜 좋았는데. 그리고 나서 발견한 독서괭님의 페이퍼. (https://blog.aladin.co.kr/703039174/14209573,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나는 BTS팬은 아니지만 보라색을 참 좋아하는데 컵도 보라색, 밑줄도 보라색이다. 이건 뭐 그냥, 사랑 그 자체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책은 <트렌드 코리아 2023>이 아니라는 점이 대번에 밝혀졌다. (햇살과함께님~~~ 쏴리! 얼른 트렌드 책 읽어 주세요ㅎㅎ) 내가 읽고 싶은 책은 친구들이 읽는 책이다. 심지어 그 책을 다 읽었는데도 말이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이 훌륭하고 위대한 책을 마치고 홀가분하게 책을 집어들려는 찰나. 올해에 끝내야 하는 책(한나 아렌트), 마저 읽어야 하는 책(메시지 역사서), 같이 읽는 책(Oh, William!),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 너스바음의 신간(교만의 요새)을 미뤄두고.

 



 


나는 읽고 싶다. 친구가 읽는 책을. 이웃님이 읽는 책을. 그 책, 바로 그 책을 읽고 싶다.


 


(야무지게 꽂혀있는 책 찾아서 밑줄긋기 3개 포함합니다. 양심상 ㅎㅎㅎ)



더불어 나는 근본적으로,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함이 실존적인 비극이 아니라, 사실은 엄청나게 귀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이 책에서 설명하고 싶다. - P27

이 마음은 우리 각자를 "우리"로 만들면서도, 우리가 누구인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열여섯 살의 마음과 일흔여덟 살의 마음 사이에는 어떤 연속성이 있을 테지만, 미성숙에서 성숙으로 나아가는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우리 마음은 수도 없이 변하는 것이다. - P35

그러므로 우리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부인하는 것은 우리 존재를 이루는 중요한 측면을 부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특별한 과거가 없었더라면 현재의 우리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임을 이해한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더 이상 과거를 이루는 핵심 요소들을 억압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과거의 다양한 모습을 자신만의 독특한 삶의 기술에 녹여 냄으로써 그 과거 전체를 "소유"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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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12-26 17:2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다 읽고 울었죠, 미친년처럼 너무 좋아서. 동시에 울보 귀염둥이가 떠올라서 아이쿠나 이 책 읽고 또 얼마나 울까 싶었어요. 마음이 서걱거려 눈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아 (중년이 좀 애매하죠) 눈이 아주 뻑뻑하신걸요 라고 안과 의사샘이 그러실 때 늙어서 눈물 흘릴 일이 별로 없네요, 소녀 적엔 맨날 울었는데 ㅋㅋ 하고 웃었더니 젊은 의사샘 막 당황해하시며 따라 웃어주시더군요. 애니웨이 이 책은 무한대로 읽히고 널리 알려져 미친듯 팔려야 한다고 봅니다!!!!! ❤️‍🔥❤️‍🔥❤️‍🔥❤️‍🔥❤️‍🔥❤️‍🔥❤️‍🔥❤️‍🔥❤️‍🔥❤️‍🔥❤️‍🔥❤️‍🔥❤️‍🔥

라파엘 2022-12-26 19:50   좋아요 2 | URL
수이님 덕분에 구매해야 할 책이 한권 또 생겼네요 😄

공쟝쟝 2022-12-26 21:03   좋아요 2 | URL
후훗...ㅋㅋㅋ 나 이 책으로 유튜브도 찍었...(응?) 가을 여자가 선물 받은 에세이라는 제목이여라...ㅋㅋㅋ 유튜브 홍보하기 ㅋㅋㅋ

단발머리 2022-12-28 12:52   좋아요 0 | URL
수이님 / 수이님의 하트와 불꽃이라면 이 책은 더 많이 판매될 거 같습니다. 이번에 많이 판매되어야 나중에 다른 책들도 번역될테니까요. 뽜야! 아니지, 불꽃! 화르르르르!!!!

라파엘님 / 책 구입을 매우 축하드립니다^^

공쟝쟝님 / 링크 안 주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 내가 링크 겁니다 ㅋㅋㅋㅋㅋ https://youtu.be/b5IsEQJgoVA

햇살과함께 2022-12-26 1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트렌드 저는 그냥 더 늦기 전에 알라딘에 팔까 봐요 ㅋㅋㅋ 요약본 PPT를 구했습니다 그것도 아직 안봤지만요..

단발머리 2022-12-28 12:54   좋아요 0 | URL
요약본 PPT로 보면 잘 정리되고 좋을 거 같아요. 현상에 대한 이야기라서 술술 넘어가기는 한데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하네요. 헐.
(얼른 파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2-12-26 19: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몇 분 팔로잉 안했는데도 자주 보이는 책이네요. 정말 좋은가봐요. 마리 루티는 전에 진화심리학 신랄하게 비판하는 그 책 시원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글 보고 최종 영업당해서 주문하러 갑니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2-28 12:56   좋아요 2 | URL
최종 영업의 당사자로서 매우 기쁩니다. 저는 진화심리학 비판했던 책도 좋아했지만 제일 좋아하는 책은 <남근선망과 내안의 나쁜 감정들>입니다. 앞으로 우리, 마리 루티 이야기 많이 나누어요^^

공쟝쟝 2022-12-26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왜죠? 왜. 너무 좋은 책은........ ㅜㅜ 너무 좋아서.. 글을 쓸 수 없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저도 정말 너무 좋은 책은 리뷰도 페이퍼도 쓸수가 없더라고요.... 여러 심상이 떠올랐다가 사라지지요. 걍 좋다 좋다.. 이럼시롱... 또읽어야지 이랬다가.. 결국 안읽고 낡혀가 .... 아무튼 그 좋음이 언어로 표현하고 싶지만 잘 안되는... ㅜㅜ 그래서 어느 순간 부터는 살짝 포기하고 나만 알기로 했어요..(응?) 헤헷. 마리루티는 내년의 발견으로 미뤄두려고 (올해의 발견 비비언 고닉이어서 ㅋㅋㅋ) 읽기 미루는 중인데요... 저도 요즘 올라오는 페이퍼들 보면... 엄청 읽고 싶다옹.

단발머리 2022-12-28 12:58   좋아요 1 | URL
너무 좋아 리뷰를 못 썼던 책이 저는 <체르노빌의 목소리>였고요. 또 있었는데 까먹었네요. 나만 아는 것도 좋아요. 전 사실, 정희진쌤 책은 전부 다 나만 알고 싶지만 선생님의 경제활동을 위해 친구에게 선물하는 아량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의 발견 비비언 고닉이어서 마리 루티 미뤄지는군요. 그럼 나는 비비언 고닉을 좀 찾아볼까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2-26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한 자의 저 책탑을 무척 부러워하는 자도 있습니다.
심지어 트렌드 코리아 마저 읽고 싶네요ㅋㅋㅋ

단발머리 2022-12-28 12:58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부지런히 오고 계시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트렌드 코리아 재미있습니다. 어렵지도 않고요. 다만 내년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하네요. 흐미.

얄라알라 2022-12-26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텀블러 키보다 높은 책탑^^

단발머리님, 저도 딱 저 옅은 노란색 하이라이터 써요.^^ ㅎ 별걸로 다 엮어 보고 싶어하는 저인가봐요

단발머리 2022-12-28 13:00   좋아요 1 | URL
헤헤. 저건 텀블러가 아니고요. 웨하스 형태의 과자 케이스에요. 필통으로 쓰면 좋겠죠? ㅋㅋㅋㅋㅋㅋ 사진 찍다가 허전해서 옆에 세워두었습니다.

노란색 쓰신다니 너무 반가워요. 파스텔톤 형광펜도 좋아하지만 제가 젤 좋아하는 색은 역시 노란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7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단발님을 위한 보라 페이퍼가 되었군요 ㅋㅋ 실상은 애들 체험수업 넣고 지켜보면서 책 읽다가 50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후다닥 올리느라.. 밑줄은 삐뚤빼뚤 색깔은 편집앱이 정해줬… 🤭
참 좋았는데 글을 못 쓰셨군요. 저도 그런 책 많은데 정말 휘발되더라구요 ㅠㅠ 짧게라도 남겨야 하는 것 같아요.
책탑 다 미루고 재독 하시나요?ㅋㅋㅋ

단발머리 2022-12-28 13:01   좋아요 1 | URL
네, 바로 저를 위한 페이퍼였습니다. 아이들은 체험 수업 50분 하고 쉬는 시간 10분 하고 50분 더해야 합니다!
독서괭님의 독서타임을 위해 이 연사 강력히 주장합니다!!!!!!!!!!!!!!!!!!!!!!!!!!!!
짧게라도 남겨야 하는 것 같아요. 짧게, 짧게라도요. 재독하려다가 또 여기저기 다른 데 돌아다니고 있어요. 저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독교의 특별함은 찾아옴에 있다. 수행, 수련, 순례의 과정 끝에서야 소수의 인간만이 신을 만날 수 있다’.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 없이. 기독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가 그렇다. 기독교만이 신이 인간을 찾아온다. 신이, 인간의 땅에, 인간의 몸을 입고 찾아온다’.

 


신이 아기의 몸을 입었다는 것도 특별하다. 아이를 낳아 키워본 사람이 아니라도 알 수 있는 아기의 무력함과 연약함. 그 무력함과 연약함을 우주의 주인이 자기의 옷으로 삼았다.

 




아쉬움과 안타까움, 슬픔과 아픔이 교차하는 순간, 순간들.

바로 이 순간에도 나를 찾아온 하나님. 하나님 아기.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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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12-24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단발머리 2022-12-24 18:06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메리 크리스마스! 🎄

서곡 2022-12-24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카드입니다 성탄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단발머리 2022-12-24 18:25   좋아요 1 | URL
친구가 보내준 카드인데요. 카드 받은 날 딱 눈이 내렸네요.
서곡님! 메리 크리스마스! 🎄

건수하 2022-12-24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님께는 더 특별한 날이겠어요.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세요 ^^

단발머리 2022-12-25 12:50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수하님과 수하님 가정에도 평화와 기쁨의 소식되기를요! 메리 크리스마스 🎄

유부만두 2022-12-24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당 밤 미사 가서 떡 받아왔어요! ㅎㅎ
복된 성탄 되세요!

단발머리 2022-12-25 12:51   좋아요 0 | URL
역시 한 발짝 빠르신 유부만두님!
즐겁고 복된 성탄 되시길요!🎄

라파엘 2022-12-24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혜의 종교, 그리고 겸손한 사랑.
단발머리님, 메리 크리스마스!!! 🎄

단발머리 2022-12-25 12:52   좋아요 1 | URL
라파엘님께도 평화와 기쁨의 소식 이미 잘 전해졌죠? ㅎㅎ 라파엘님, 메리 크리스마스! 🎄

책읽는나무 2022-12-25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에는 하나님의 영광이요,
땅에서는 평화가 이루어질지어다!
어릴 때, 많이 듣던 말이네요^^
학창시절까진 교회를 조금 다녔었는데...
지금은 종교가??? 오리무중입니다.
오늘은 하나님의 아기가 태어나신 날이네요.
교회에 다녀오셨을 시간 같기도 하네요?
암튼 복된 성탄절 되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2-12-25 13:03   좋아요 0 | URL
어린 시절(?)에 교회에 다니셨군요? 언제든 다시 돌아오셔도 극렬 환영합니다!! 전 지금 성탄예배 마치고 밥(점심은 카레 주시네요ㅋㅋㅋ) 먹고 이제 커피 마시러 갑니다^^
책나무님과 책나무님 가정에도 평화와 기쁨의 소식이 충만한 복된 성탄절 되시길 바래요.
메리 크리스마스! 🎄
 
시몬 드 보부아르와 데버라 리비
[다락방의 미친 여자] 오스틴, 비혼과 기혼 사이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가장 큰 임무는 출산이고, 가장 중시되는 역할은 어머니. 그래서 이것을 거부하는 여성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고 또 한편으로는 멸시의 대상이 되는데, 이는 독신 여성이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적임무와 역할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아이 없는 여성의 지적인 작업에 대해서는 여러 번 썼기에 링크로 갈음한다. (제 글을 제 글에 인용하는 저의 게으름을…. 부디 탓하지 마소서.)  



시몬 드 보부아르와 데버라 데비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3944978


오스틴, 비혼과 미혼 사이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100136

 



루시에게 수녀의 방식은 독신 여자들에게 유일하게 사회적으로 용인된 삶(봉사와 자아 포기, 그리고 정절의 삶)의 상징이다. (741)

 


미혼인 루시가 어떻게 수녀의 운명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742)

 


아이 없는, 결혼하지 않은 독신 여성에게 강요되는 삶의 양식은 수녀로서의 삶이다. 봉사하며, 자아를 포기하고, 정절한 생활을 이어가는 것. 이것이 독신 여성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삶이다. 정답은 그 반대편에, 진실은 그 뒷면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독신 여성의 행복은 정확히 그 반대쪽에. 스스로의 만족을 구하고, 자아를 추구하며, 성적 자기결정권을 포기하지 않는 삶. 독신 여성이 그런 삶을 살고자 할 때 사회는 가장 두려워한다. 독신 여성이 행복하게 즐겁게 건강하게 사는 것을, 사회는 가장 싫어한다. 더 많은 여성이 가정에서 행복을 찾지 않을 테니. 더 많은 여성이 결혼하지 않을 테니.





 













케이트 밀렛은 <성 정치학>에서 이렇게 썼다.

 


성적 계층 체계의 혹독한 현실은 루시를 좌절시킨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이 장애물들은 루시를 계속 나아가게 한다. 루시는 브론테 자매를 표상할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그러했고 현재에도 그러하듯 모든 젊고 의식적인 여성의 야망을 표상한다. 루시는 자유를 원한다. 그녀는 도망가기를, 배우기를, 일하기를, 여행하기를 미친 듯이 갈망한다. 루시는 직업을 가진 남성 모두를 시샘한다. 존은 의사고 폴은 학자다. 루시는 또한 그들이 받은 교육을 시샘한다. 존과 폴은 모두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교육은 그들에게 앞으로의 삶을 준비할 수 있게 했다. 루시에게는 그만큼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295)

 


루시는 자유를 원한다. 도망가기를, 배우기를, 일하기를, 여행하기를 미친 듯이 갈망한다. 사회가 원하는 여성상을 거부한 독신 여성의 갈 길은 어디에 있는가. 자유에, 배움에, 직업에 있다. 우정과 여행과 행복에 있다. 사랑에 있다. 자아 충족과 자기만족에 있다.




이것이 어디, 독신 여성만의 바람일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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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2-20 19:2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자기 글 자기가 인용하는 거........ 진짜 좋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회가 만들어낸 행복 각본에 한눈 팔지 않겠어요. 충성!

단발머리 2022-12-20 20:43   좋아요 5 | URL
진짜 좋은 문화 맞나요? ㅎㅎㅎㅎㅎ
더 행복하기 위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봅시다. 한눈 팔지 말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12-21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망가세요. 라고 하고 싶지만 평화를 위해 꾸욱 입을 다물어봅니다.
저는 한때 진짜 갈등했거든요, 도망갈까 말까 그런데 결국 안착하고 마네요. 훌쩍.

단발머리 2022-12-22 13:54   좋아요 0 | URL
전 도망가고 싶지는 않고 도망가지도 않을 거 같기는 해요 (나를 잘 알잖아요~~~~~~)
근데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좀 이해하고는 싶다고 할까요. 그냥 그런 맘이요. 훌쩍.

독서괭 2022-12-21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망가고 싶으십니까? ㅎㅎㅎ
˝미혼인 루시가 어떻게 수녀의 운명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 이거참, 그렇더라구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이 아니었을지 싶기도 하고.. 존이든 뽈이든 어떻게든 이 고독한 수녀의 운명을 벗어날 수 있다면 기꺼이 선택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비혼 여성들의 즐거운 인생을 응원합니다!

단발머리 2022-12-22 14:54   좋아요 0 | URL
저는 뭐, 도망가고 싶지는 않고요 ㅎㅎㅎㅎ
하지만 루시의 입장으로 들어갔을 때, 마음에 둔 존 그리고 관심이 가는 뽈 사이에서의 감정선이 무척 가깝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독신여성에게 강요되었던 수녀‘적인‘ 삶의 양식이 이 시대에는 그렇게까지 강권적이지는 않으니까요.
더 많은 누림과 기쁨, 즐거움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물론 저도 그러고 싶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내가 철없이 안소니(조나단 베일리, 2018년 커밍아웃)를 막 좋아하고 그랬을 때의 일이다. (2022 5) ‘만약 진짜 영국에 가서 조나단을 만났는데, 조나단이 정말 단발님 좋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친구의 질문에 나는 답하지 못했고. 이 세상 가장 다정한 우주 알라딘에 이 질문을 나누었는데, 지혜로운 바람돌이님께서는 남편이 둘이면 좀 많이 많이 귀찮을 것이다. 우리 힘 딸려서 안 된다라는 귀한 말씀으로 제정신이 돌아오게 해주셨다.



 



박완서 선생님의 말씀은 너무 뼈를 때리니까 인용하지 않기로 하고. 신자유주의 가부장제가 지배하는 2022년의 대한민국에서 나는 그래,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부족함을 그런대로 내버려 두고, 나의 장점이 뭔지 아는 사람과 살고 있으니까. 원망과 미움보다는 애정과 안쓰러움을 더 두껍게 쌓아 두었으니까. 나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또 결혼 생활에 만족한다. 하지만, 한 번 더 결혼한다고? 결혼을 한 번 더?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 윌리엄>의 윌리엄은 세 번 결혼했고, 루시는 두 번 결혼했다.

 


 

중학교 1학년, 처음 알았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존경하는 P목사님은 최근 설교 중에 사랑을 대하는 여남간의 차이를 설명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자들의 사랑은 늘 이래서 실패하는데…. 남자는 자꾸 진심을 보이려고 그래요. 그래서 앞에서 가슴을 찢고 심장을 꺼내서, 식기 전에 드세요. 그니까 다 도망가죠. 얼마나 무서워요.” 비슷한 경우가 내게도 있었다. 15장 편지의 마지막 장, 15번째 편지에는 이문열의 문장만 쓰여 있었는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대략 이런 문장이었다. “이 세상에는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심장이 있다.” 나는 놀랐다기보다는 ?’ 이런 심정이었는데, 그 사람의 감정이 소중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다른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이 너무나 무거웠기 때문이다. 저는 제 사랑을 들고 있기에도 너무 버거워요

 

 

내게 주어진, 내게 허락된 사랑이 하나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심장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많은 경험만이 진실한 사랑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에바 일루즈가 말했듯 선택지가 지나치게 넓어질 때, 선택 후의 만족감은 오히려 떨어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이루어진 사랑만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고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질적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절박하고 중요한 순간뿐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보내는 순간. 흘려보내는 시간, 멍하니 앉아 내리는 눈을 함께 바라보는 그런 시간.  

 

 


너의 사랑이 아니라도

네가 나를 찾으면

너의 곁에

키를 낮춰 눕겠다고

잊혀지지 않음으로 널

그저 사랑하겠다고

 



그래서 진짜 궁금한 건 조나단의 마음이 아니라 이런 마음인 것 같다. 잊혀지지 않음으로 그저 사랑하는 마음, 오래도록 기다리는 마음.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 애타는 마음,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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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2-1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여 난 기다릴 거예요….. 내 눈물의 편지….. 응? 내 그대는 ….. 하…하늘에….닿?…. 이런 역시 내 현생에서의 사랑은… 하늘…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닐 그 마음의 사치… 김윤아가 부릅니다)

공쟝쟝 2022-12-13 21:57   좋아요 0 | URL
도파민 - 세로토닌! 세로토닌의 사랑 💕 일루즈는 자본주의적 교환관계의 속성에 반하는 것을 낭만적 사랑이라고 규정하죠. 후후 자본주의를 이기는 그것은 사랑! 사랑을 하게써!!!!!! (아무도 모르게 나만을 위해 할거야)

단발머리 2022-12-13 22:05   좋아요 1 | URL
쟝쟝님 많이 젊으셔서 ......이 노래 사연 아실까 몰라요. 슬픈 사연의 곡입니다. 그래서 슬픈 노래.
나는 일년내내 명랑한데 노래는, 슬픈 노래가 좋아요. 김윤아 노래 가사 좋네요, 찾아봐야겠어요.

자본주의 이기는 것은 사랑뿐인데.... 아,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

수이 2022-12-13 22:02   좋아요 1 | URL
제가 말했습니다, 사랑을 이기는 그것 무엇이오? 내게 내 절절하게 끓는 심장 앞에서 한번 말해보시오! (응? 이건 무슨 대사? 안쏘니의 심장???)

공쟝쟝 2022-12-13 22:12   좋아요 1 | URL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 주세요. 난 좀 갖고 싶네.

수이 2022-12-13 2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https://youtu.be/K9UyHwHMWkw

왜 링크가 안 걸리나요???

단발머리 2022-12-13 22:09   좋아요 1 | URL
우아.... 장난 아니네요!!!!!!!!!! (휘둥그레)

유부만두 2022-12-14 1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쿡은 결혼 패키지에 시가가 옵션이라 그랬을까요? 남자 둘이면 시가도 둘이에요. 노땡큐.

독서괭 2022-12-14 09:53   좋아요 0 | URL
헉 유부만두님 말씀에 무릎을 칩니다😆

유부만두 2022-12-14 10:27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 페이퍼 읽고 와서 시댁 —> 시가 수정했어요. 내 안에 자리잡은 이눔의 가부장;;;;

독서괭 2022-12-1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부족함을 그런대로 내버려두고 나의 장점이 뭔지 아는 사람”이라는 말씀이 좋네요. 부부관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현명한 자세 같습니다.

단발머리 2022-12-20 18:37   좋아요 1 | URL
네, 제가 그런 자세를 견지하면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걸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만 아네요 ㅋㅋㅋㅋㅋㅋ

서니데이 2022-12-15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알라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합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단발머리 2022-12-20 18:3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매번 축하인사 감사드립니다.
올 한 해도 다정하고 따뜻한 서니데이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새해도 복되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