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책으로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있다. 처음 읽을 때는은혜로운 페미니즘 가능하다는 저자의 말에 너무 신나서 단숨에 읽었다. 강의를 옮긴 책이라 쉽게 느껴지기도 했, 읽었던 책이 나올 때는 반갑기도 했. 이번에 읽을 때는 노트를 펴놓고 정리하면서 읽고 있다. 가능하다면,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184, 185쪽이다. <4, 전통의 재구성여성의 눈으로 다시 건설하다>에서 페미니스트 조직신학자 밸러리 세이빙 골드스테인을 최초로 죄의 문제를 페미니스트 시각에서 문제 제기한 학자(183) 소개한다. 





교회에서 가르치는 가장 죄는교만이다. 에덴 동산에서의 타락, 하나님과 같이(하나님처럼) 되기 위해 선악과를 먹은 행위의 기저에 교만이 자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조금 다르게 말한다. 





골드스테인은교만 남자들의 죄라면, 자기 포기는 여자들의 죄라고 합니다. 물론 어떤 생물학적 남자의 경우는 자기 포기가, 어떤 생물학적 여자는 교만이 죄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가부장적 사회에서 절대적 다수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결국 창조주 하나님 신앙에 입각할 유대-기독교 전통에서 교만만큼이나 중요한 죄는자기 포기임을 천명해야 하며, 그것이 특히 여성들이 저지르기 쉬운 죄임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죠. … 살면서 어느 경우든 나를 주장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는 겁니다. 이기심이나 이해타산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하나님이 목소리를 주셨고, 언어를 주셨고, 주장할 있는 상황을 주셨는데, 하나요? 누가 대신해 주기를 바라나요? (184-6)  





남자가 쉽게 저지를 있는 죄가교만이라는 동의한다. 맨스플레인이라는 단어 하나만 있으면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남자들은 말해야 하고, 자신만만해야 한다. 성숙한 사람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이다. 


여자는? 여자는 자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못하겠어, 라고 스스로의 능력을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어쩔 없지 ,라고 상황에 순응해서는 된다. (185) 자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주장해야 한다. 지금보다 많이. 성숙한 사람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이다.  





유투브 돌아다니다 조수미씨가 <대화의 희열> 출연한 클립을 보게 됐다. 다섯 아이의 엄마였던 조수미씨의 어머니가 저녁 설거지 하는 내내 투덜거리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나서, 조수미의 손을 잡고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면서 조수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매일 . 매일 그녀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를 사랑하고, 릴케의 시를 사랑하던 많은 여고생이 이제는 엄마가 되어 딸아이의 손을 잡고 걸으며 밤마다 말한다. 너는 같이 살면 . 남자에게 종속돼서 사는 아니라, 멋진 음악을 해서 세계를 돌면서 만인의 연인이 되렴. 





나는, 모든 여성들의 선택이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지만, 큰아이를 낳고 나서 엄마라는 직업으로만 살고 있다.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의 선택은, 때의 나에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여성들이 결혼을 하라고, 아이를 낳으라고, 엄마가 되라고 강요 당하는 세상에서, 그렇게 살지 않기로 결정한 여성들의 선택 또한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여성들도, 자신의 꿈을 위해 살라고, 자신의 기쁨을 위해 살라고 격려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들이 그런 것처럼.  


여성,이라는 종의 요구가 아니라, 그녀 자신의 기쁨과 즐거움을 위해 살아도 된다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암컷은 종의 요구에 따라 신의 개성을 주장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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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02-06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성들의 모든 선택은 존중받는데, 모든 여성들의 선택들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여전히 선택의 기로에 있는 주어진 삶들...용기를 내어봅니다! ^^

단발머리 2020-02-06 09:22   좋아요 0 | URL
네... 전 여성의 삶이 응원받지 못하는 지점을 결혼이라고 봐요. 결혼이후. 결혼 후에, 출산 후에, 양육 과정에서 여성은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을 더 직접적으로 요구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합니다, 존중받아야 하는 여성의 선택을요.

다락방 2020-02-06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저 다른 책 읽으려고 가져왔는데 오늘 이 페이퍼 보니까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을 읽고 싶어지잖아요. 안그래도 시작하긴 했었는데 다른 책들이 사이에 자꾸 끼어들어가지고..

여름에 엄마,이모와 여행하기로 했거든요. 제가 ‘미술관도 가보자‘ 했어요. 이모는 ‘그래‘ 라고 했는데 엄마는 제게 ‘나는 너에게 미술 공부를 가르친 적이 없는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똑똑해졌니‘ 하시더라고요. 순간 말문이 막혔어요. 저는 딱히 그림을 볼 줄도 모르는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조수미랑 조수미 엄마 이야기를 읽으니 마음이 참 복잡하네요.

단발머리 2020-02-06 09:26   좋아요 0 | URL
저도 어서 이 책 마무리해야 하는데, 마침! <보이지 않는 가슴>이 저희집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당분간 이 두 권 사이를 왔다갔다 갈등하다가^^

엄마, 이모와의 여행이라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자매 연대네요. 어머니께서 ˝미술 공부를 가르친 적이 없는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똑똑해졌니˝ 이러시면 ˝엄마가 저를,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애로 키우셨어요.˝ 이렇게 대답하면 될 것 같아요.
우리 엄마는 저한테 이런 아름다운 멘트 안 하시던데.....
미술관 아니라 아쿠아리움 모시고 가서 그랬을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희망도서를 신청하면 책을 받는 데까지 보통 2 정도 걸린다. 일주일 만에 처리되는 때도 있고, 3주가 걸릴 때도 있지만 보통이 2주다. 하지만, 희망도서 구입 비용이 넉넉하지 않은 우리 구는 3월부터 희망도서 신청을 받는다. 3월부터 10월까지. 한겨울은 알아서 버텨야 한다. 


기다리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오래는 기다릴 없을 같아서 책을 샀다. 문장을 직접 보고 싶어서.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갖고 싶어서. 그래서 샀다.  


















아롱이책이랑 같이 2권을 샀다. 도서관에 검색해 보니여성주의 같이읽기’ 2월의 도서보이지 않는 가슴』 비치되어 있어 책으로 읽으면 되겠다 싶었다. 그것이야말로 다음달에 이사할 사람의 태도라고 생각했다. 버릴 수는 있어도 사면 . 그런데 어제 받은 통의 문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방지 예방을 위해 구립도서관 전체가 임시 휴관을 하겠단다. 그것도 2주간이나. 지하철 예약 대출은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찌될지 모른다. 권을, 권만 구입하러 간다. 보관함에 들어있는 신간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20200204 <먹기사> 오늘의 공부, 챕터 22.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뭐든 열심히 적이 없었다. 치열한 적이 없었고, 뜨거웠던 적이 없었다. 공부도, 연애도, 사랑도. 일도, 살림도, 믿음 생활도. 매사가 대충대충이었다. 아니, 매사가 대충대충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사랑에 빠졌을 , 사랑하는 남자에게 얼마나 헌신적인지에 대해 읽어 내려가는데, You can have my time, my devotion … my dog’s money, my dog’s time 피식 웃기면서도 아무튼 사람은 후회없이 뜨겁게 사랑하는구나, 사랑에 올인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부럽기도 했다.      




무엇에든 열심히 하고 싶기는 한데 타고난 게으름으로 그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안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어서. 지금은 소독, 방역, 격리, 이런 해야 하는 때인가. 아니면 정리, 정돈, 청소를 해야하는 때인가. 


금방 더러워지는 운동화  켤레를 맡기며 크린토피아 *** 사장님에게 다음달에 이사를 간다고 말했다. 겨울 패딩 맡기러 오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미리 말씀드리려고요. 오나 기다리시고, 궁금해 하실까 봐요. 사장님과 마주보며 웃었다. 


이렇게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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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2-05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그으신 문장 읽어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읽다가 포기합니다. 아아, 영어에 있어서라면 저는 정말이지 끈기가 없네요.
아무튼 2월의 도서를 사셨다니, 환영입니다. 웰컴!

단발머리 2020-02-05 14:30   좋아요 0 | URL
제가 다락방님께 땡투했어요. 부자되세요^^
꼭 부자되셔서 와인이랑 고기를, 커피와 책을 맘껏, 양껏!!!

다락방 2020-02-05 14:32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저에게 땡투를 주시다니..

사랑해요. ♡

단발머리 2020-02-05 14:3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와락!!! 😍

2020-02-05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05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 메르스 사태 아이들은 수영을 다녔다큰아이 작은 아이   초등학생이었는데일주일에  번씩 수영을 다녔다나는 옹졸하고 편협한 사람이라 당시 정부를 우리나라 정부가 아니라박근혜 정부라 생각했다중동 국가가 아닌데도 엄청나게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격리 중인 환자가 인근의 환자들을 전염시키며 자신도 모르게 슈퍼감염자가 되는 상황에서나는 한결같이 정부를 탓했다무능한 정부라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무능한 대통령 아래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정확히는 애쓰고 있는 공무원들을 쉽게 나무랐다 봐라… 그러고는 일주일에 세번 있는 수영 수업을  번도 빠지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다녔다. 1 걱정하지 않았다


지금의 코로나 사태는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험악하다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극장이든쇼핑몰이든놀이 동산이든 모두 한가하다 못해 적막하다 마음도 예전 같지 않다작년에 앓은 독감 때문이다같이 확진 판정을 받은 둘째는 소파에 누워 과자 먹다가  읽다가 먹고 자고 먹고 자면서 즐거운 5 6 휴가를 보냈는데나는 거의 한달을 침대에서만 지냈다 차리고  먹고 한숨 자고일어나 다시  차리고  먹는 생활을 계속했다. 7-8년간 먹을 만큼의 감기약을 먹었다암울한 시대였다그랬는데도 작년 가을에 독감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코로나 바이러스의 신출기묘한 출현에 짐짓 두려운 마음 뿐이다옹졸하고 편협한 내게 문재인 정부는 우리나라 정부인지라 엄중한 상황이 더욱 걱정스럽다





『오릭스와 크레이크』에서는 생명공학의 발달로 새로운 피부동물 장기의 이식을 통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할 뿐만 아니라인간의 편의를 위해 돼지와 너구리를 합한 돼지구리(pigoon), 늑대와 개를 합한 늑개(woolvog), 뱀과 쥐를 합한 뱀쥐(snat)등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엿볼  있다만들  있을 인간은 무엇이든 만든다가장 끔찍한 장면.  





그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점묘법으로 그린 것처럼 보이는 엷은 누런색 피부로 뒤덮인 구근 같은 물체였다그것에서 스무개의 두꺼운 피부 조직 튜브가 튀어나와 있고 튜브의  부분에는  다른 구근이 자라고 있었다

저게 도대체 뭐야?˝ 지미가 물었다

닭이야닭의 부위들이지이것에는  가슴 부위만 있어 다리만 만들어 내는 것도 있어 성장 단위당 열두 개의  다리가 자라지.” 

그런데 머리가 없잖아.” (345





그보다  끔찍한 장면은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한 장면이 이미 우리네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도그걸 모른  한다모른  해야만이 치킨을 먹을  있다. BHC 맛초킹 




쾌락을 향한 멈추지 않는 질주는 ‘환희이상’ 알약을 개발하는 지경까지 이르고어느  갑자기 복용자들은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다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는데도  이유를 찾을  없다인류는 절멸의 위기에 봉착한다퍽퍽 쓰러지는 사람들눈에 보이지도 않은 바이러스 앞에 무기력한 사람들의 모습소설은 이렇게 현실을 닮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이 이루어지는 장면은 영화의  장면 같다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니 당연한 일일 테지만코로나 시나리오는 언제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모르니우리의 미래를 예측조차 하고 싶지 않다어제는 뉴스에서 밤낮으로 애쓰는 간호사들의 인터뷰를 보았는데마음이 짠해져 찔끔 눈물이 나고 말았다 고개는 간신히 넘었지만 종편을 비롯한 저질 방송에서 우환 교민들 귀국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쏟아내는 말들은 너무 허망했다. 700여명의 교민 중에  가족이 속해 있다면 그렇게 말할  있겠는가 난리 통의 우환에 그들을 그냥 내버려 두어야한다고 말할  있겠는가 연휴 직전에 상하이를 다녀온 사촌동생은 상하이 다녀왔다고 서울 올라오지도 않았다 애가 사촌 동생이 지금 거기에 있다고 한다면 비행기 보내면  된다고 말할  있겠는가



젖은 머리를 다시 묶고 3교대를 위해 두꺼운 특별 장비를 입고 진료실로 들어서는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소독방역 인력질병관리본부의 공무원들모두 누군가의 가족이다다른 사람을 위해 고생을 마다 않는 이런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식구가 고생하지 않는다고 쉽게 말해버리는 사람들도 있다가족이 아닌 사람들을 위해 애쓰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식구 아니라고 모른  하는 사람들도 있다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에서그럴  밖에 없는 환경에 사는 우리가이런 위기와 고통 앞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 시간들이확진자 증가와 동선 공개와 영업장 폐쇄의  시간들이 어서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의료진들도질병관리본부 공무원들도공항의 검역관들도 잠시   돌릴  있는 시간이 어서 다가오기를 바랄 뿐이다

지나가라어서어서지나가라.





"내가 이런 말을 듣다니, 정말 어이가 없군! 누가 당신에게 이 런 얘기를 해 준 거지? 당신은 교육받은 사람이고 직접 이런 일 을 하기도 했잖아! 그건 단지 단백질에 불과해, 당신도 알잖아!
세포와 조직에 성스러운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건 단지……." 97

피와 장미는 모노폴리 게임의 계보를 잇는 상업 게임이었다.
득점을 하기 위해 피의 편은 인간이 저지른 잔학 행위, 다시 말해 방대한 규모의 잔학 행위를 이용했다. 개별적인 강간이나 살인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사건만 해당되었다. 대학살, 인종 몰살, 그런 종류의 일. 장미의 편은 인간이 이룩한 성취를 이용했다. 예술 작품, 과학적 발명, 주요한 건축물, 유용한 발명품, "영혼의 장대함의 기념비", 이것이 게임에서 통용되는 명칭이었다. 134

눈사람은 나무에 기대서서 점차 사라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내 사랑은 푸른, 푸른 장미와 같네.* 달이 떠오르고 수확물이 빛나네.* * 그래, 크레이크는 뜻대로 해냈군. 그를 위해 만세. 눈사람은 생각한다. 질투도, 아내 도살자도, 남편 독살자도


* 스코틀랜드 시인 로버트 번즈의 「내 사랑은 붉은, 붉은 장미와 같네」를 인 용한 것이다. 289

대단하군. 지미는 생각했다. 그들은 몇 번의 시도를 할 것이고, 만일 그렇게 해서 얻게 된 아이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 아이의 각 기관을 재활용해서 자신들이 세부적으로 명시한 것에 딱 들어맞는 아이를 마침내 만들어 낼 것이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아이, 수학 전문가일 뿐 아니라 새벽처럼 아름답기까지 한 아이. 그런 다음에는 이 가설상의 놀라운 수재에게 부푼 기대를 쏟아부을 것이고, 이 가련한 아이는 긴장으로 폭발하고 말것이다. 지미는 그 아이가 부럽지 않았다. 422

하지만 파라디스의 방법으로는 99퍼센트의 정확성이 보장된다. 선택된 특징을 지닌 전체 인류가 창조될 수 있다. 물론 아름다움은 대부분이 요구하는 특징일 것이다. 순종적 기질 또한 세계의 여러 지도자가 그것에 관심을 보였다. 파라디스는 이미 자외선 차단 피부, 신체에 장착된 방충제, 정제되지 않은 식물을 소화시킬 수 있는 전례 없는 능력을 개발했다. 병원체에 대한 면역 기능 면을 보자면, 이제껏 약을 통해 이루어지던 것들은 곧 선천적인 특징이 될 것이다. 509

갑자기 그녀는 실제의 삼차원적 존재로 나타났다. 그는 그녀의 꿈을 꾸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사람이 한 번의 눈길, 눈썹의 움직임, 팔의 곡선에 그런 식으로 한순간에 사로잡힐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는 사로잡혔다.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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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2-03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편집하다가 새벽에 올린 글이 삭제됐어요ㅠㅠ
좋아요~~를 주셨던 4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보내주신 좋아요~~는 제가 잘 가지고 있겠습니다. 꾸벅.

다락방 2020-02-03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인용하신 저 문장은... 뭐죠? 세상 끔찍하네요 ㅠㅠ
세상 끔찍한데 저는 왜 저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까요, 단발머리님...

어서 지나가라, 저도 단발머리님과 같이 기도합니다.

단발머리 2020-02-03 11:52   좋아요 0 | URL
조금 더 인용하고 싶은데 지금 책을 반납해서요. 머리가 없는 유전자 동물이에요. 입만 있어요.
입이랑 닭가슴만.... 끔찍하죠?ㅠㅠㅠㅠ
전 2권 <홍수의 해> 시작합니다. 주제는 무겁고 깊이가 있는데 소설로서는 책장이 잘 넘어가서요.
사랑합니다, 애트우드님^^ 만수무강하소서!!!

지나가라, 어서. 어서어서 지나가라!

비연 2020-02-04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저 인용글... 끔찍. 지나가라 지나가라...

단발머리 2020-02-04 08:28   좋아요 0 | URL
인간은 어디까지 잔인할수 있는지... 윙봉 좋아하는 저 스스로를 미워합니다ㅠㅠ 지나가라, 지나가라, 지나가라!
 
















『오릭스와 크레이크』미친 아담 시리즈’ 3부작 첫번째 책이다. 2008인간종말 리포트』 출간되었다가시리즈로 나오면서 새로운 제목, 새로운 표지를 입었다. 대출기간 3주는 얼마나 짧은지 펴보지도 못했는데 반납일이 금방 돌아와, 어제는 권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다. 가는 길에 첫번째 페이지 읽고는 반납하지 않고 다시 들고 왔다. 죄송합니다, 하루만 연체할께요.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이라면 아무래도시녀 이야기』 제일 유명하다. 2017 드라마화 되어서 인기를 얻었는데, 아직 드라마는 보지 했다. 『시녀이야기 그래픽 노블』 챙겨서 보고 싶다.  


















나는그레이스』 좋았다. 특히 문단. 인간을 이해하는 완벽하게 대조적인 개의 판단. 판단은 물론 여자에게만 적용된다. 성녀와 마녀. 어머니와 창녀. 이런 식으로. 




나는 나에 대해 오갔던 이야기들을 모조리 떠올려본다. 나는 잔인한 악마이고, 불한당에게 끌려가 목숨이 위험했던 순진한 희생양이고, 나를 교수형에 처하면 사법 당국이 살인을 저지르는 만큼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이고, 동물을 좋아하고, 안색이 밝은 미녀이고, 눈은 파란색인데 어디서 말하기로는 초록색이고, 머리는 적갈색인 동시에 갈색이고, 키는 크거나 작은 편이고, 옷차림이 단정하고 깔끔한데 죽은 여자를 털어서 그렇게 꾸민 거고, 일에 관한 싹싹하며 영리하고, 신경질적이며 뚱한 성격이고, 미천한 신분인 것에 비해 조금 교양이 있어 보이고, 듣고 착한 아이라 나를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없고, 교활하며 비딱하고, 머리가 멍청해서 바보 천치와 다를 없다. 나는 궁금하다. 내가 어떻게 각기 다른 모든 사항들의 조합일 있을까? (38) 

















『눈먼 암살자』 애트우드의 작품 중에서 제일 어려웠다. 다시 읽을 있겠다. 


















『증언들』 34년만에 나온시녀 이야기 후속작이다. 『The Testaments』는 출간도 되기 전에 ‘2019 부커상 수상했고, 출간 후에도 영미권에서 관심을 얻었.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대부분 암울하다. 유토피아 보다는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애트우드는 환경 파괴, 유전자 조작, 복제 생물, 성형 중독이 일상화된 미래 사회를 그려냄으로써,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윤리가 실종된 과학 기술에 대해 경고한다. 이야기 속의 미래는 암울하고 잔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책의 내용은 내가 쓰고 있는 동안 점차 현실이 되어 갔다. 나는 그러한 현상이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이런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흔히 그렇듯, 나는 우리 앞에 보이는 길을 가지 않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완성했다. 내가 인류의 미래를 비관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여러 언급했지만, 나는 낙관주의자다. 희망을 가지자!” –마거릿 애트우드 



나도 그러고 싶다. 그녀의 말을 믿고 싶다. 미래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희망적이고, 훨씬 나은 미래가 있다고 믿고 싶다. 내 고민은 그녀가 그려낸 미래가 우리의 현재와 닮아 있다는 있다. 현재의 바보 같은 행태를 멈추지 않는 , 그녀가 그리는 미래는 바로 우리의 것이 있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그들이 처음으로 오릭스를 것은 바로 사이트에서였다. 그녀는 겨우 여덟 살밖에 되지 않았다. 아니 여덟 정도로 보였다. 당시 그녀가 정확히 살이었는지 그들은 결코 알아낼 없었다. 그녀의 이름은 오릭스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름이 없었다. 포르노 사이트에 나오는 어린 소녀에 불과했다. … 그들이 하는 행위에는 생크림을 핥는 동작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것은 순수함과 음탕함의 느낌을 동시에 자아냈다. 새끼 고양이 같은 혀와 작은 손가락을 지닌 소녀는 남자 위로 기어올라 신음하고 낄낄거리며 남자에게 완전한 성적 쾌락을 안겨 주었다. 웃음소리는 분명 녹음된 것이었다. 소녀는 웃지 않았다. 그들은 겁에 질린 보였고, 명은 울고 있기까지 했다. (『오릭스와 크레이크』,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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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1-30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너무 좋네요. 아니 단발님 그레이스는 또 언제 읽으신거에요? 세상 부지런하신 분 ㅠㅠ
저도 그레이스 사야겠어요. (응?)

단발머리 2020-01-30 08:15   좋아요 0 | URL
제가.... 결심만 하는 사람이라 이런 이야기 참 부끄럽지만, 마거릿 애트우드는 전작을 목표로 읽는 작가입니다.
부지런하지 않은데.....ㅠㅠ 아, 아침부터 부끄러움이 더블이네요.
구매로 이어지는 이 아름다운 댓글로 우리는 모두 책부자가 되어 버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an22598 2020-01-31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거릿 애트우드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가장 최신작 증언들부터 읽어보려했는데 도서관 대출 대기자 12번..........실화????? ㅠㅠ ㅋㅋ그레이스도 좋다하시니...기다리는 동안 한번 공략해봐야겠네요 ^^ 열심히 리뷰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단발머리 2020-02-03 06:40   좋아요 0 | URL
12명이 대기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저희 동네 도서관은 3명까지 가능하거든요. 12명이면 2주씩이면, 24주 대기인데, 그러면 5개월 이상이네요. 실화입니까?ㅎㅎㅎㅎ
시녀이야기가 제일 유명하기는 한데, 전 그레이스도 좋았어요.
더 열심히 올려야겠어요, 리뷰요^^
 














코로나 바이러스, 우환폐렴, 발열 기침, 의심환자, 확진자, 전수조사, 보건소, 1339, 개학 연기 권고... 그리고 전세기 4대 


너무 작아 보이지 않는데도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바이러스의 힘,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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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20-01-29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때 일수록 자극적인 소문이나 가짜뉴스를 경계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0-01-29 15:41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유투브에 가짜 뉴스가 그렇게 조회수가 높더라구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