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알려줘서 이 기쁜 소식을. 

<미리보기>를 읽고 있다. 구입은 이미 했는데, 내일까지 기다리기 힘들어 <미리보기>를 읽는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 독립 연구자'로서 매문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나,라는 선생님의 문장에 마음이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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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2-07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지어 두 권이 동시에 나왔어요!!! ㅎㅎ 꺄

단발머리 2020-02-07 19:11   좋아요 2 | URL
꺄아악!!!! >.<
급 블랙겟타님을 부르고 싶네요. 저의 기쁨을 표현하기엔 이모티콘이 넘 약해요ㅠㅠ

블랙겟타 2020-02-08 11:35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님께서 ‘블랙겟타’님을 소환하셨습니다.

와우! (੭>▿<)੭⁾⁾ 소리질뤄~
⁽⁽٩(๑˃̶͈̀ ᗨ ˂̶͈́)۶⁾⁾
저도 살포시 장바구니에 넣어놨.. ㅋㅋㅋ

단발머리 2020-02-08 12:22   좋아요 0 | URL
키햐~~~~~ 기쁨이라면 이정도는 등장해주셔야지요!!!! 만세!!!

공쟝쟝 2020-02-11 01:0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붉은돼지 2020-02-07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정희진 님의 책이 나왔네요!

단발머리 2020-02-08 08:20   좋아요 0 | URL
네! 심지어 두 권이나 된답니당!!!우하하핫!

다락방 2020-02-08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어쩌면 좋습니까 정말이지. 책 안사려고 다짐에 다짐을 해도 지킬 수가 없어요..

단발머리 2020-02-08 08:21   좋아요 0 | URL
그런 다짐은... 항상 우리에게 실망을 가져다 주지요.
전 이사간다고 책 안 산다고 하면서, 하루에 2권씩 3일째입니다 ㅠㅠ

비연 2020-02-08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희진님의 책을 한번도 읽은 적이 없는데. 이거.. 이거... 사야할 것 같은...ㅜㅜ

단발머리 2020-02-12 19:58   좋아요 3 | URL
음.... 정희진쌤 책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으시다면.... 정말 이런 보물같은 분을 보았나! 싶습니다@@
비연님께 새로운 세계가 열릴테고, 이 책들이 그 시작이 되겠네요. 부럽습니다!

공쟝쟝 2020-02-12 19:43   좋아요 1 | URL
오 비연님 행복하겟다!

수이 2020-02-08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두 2월 책은 이미 다 구입했는데 ㅠㅜ

단발머리 2020-02-08 08:23   좋아요 0 | URL
2월이 다른 달보다 짧으니 3월로 미루고 위로받아야 할까요 힝 ㅠㅠ

2020-02-08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08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0-02-09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기쁨 한 스푼 얹고 갑니다!!

단발머리 2020-02-11 09:06   좋아요 1 | URL
이 기쁨 소식 우리 같이 나눠요! 만세 만세!!

공쟝쟝 2020-02-11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레_!!!

단발머리 2020-02-11 09:07   좋아요 1 | URL
올레!! (੭>▿<)੭⁾⁾
블랙겟타님 이모티콘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caru 2020-03-05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두권이었군요! 저런 ㅋㅋㅋ 저는 한 권은 지난주에 사놓고, 펼쳐 보지도 못하고 있어요... 제목은 나를 알기 위해 쓴다 가 더 땡겨요!!

단발머리 2020-03-19 14:01   좋아요 0 | URL
전 이제 두 권을 다 읽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근히 다음권을 기다리고 있어요.
전에 신문 칼럼 연재 글들도 정리한 책이라 읽었던 글도 가끔은 있는데, 그래도 전 좋네요.
저도 <나를 알기 위해 쓴다>가 좋았습니다!!!!!
 



엄마가 내게 자주 하는 말은식구들 먹을 챙겨라이다. 엄마는 아니라고 하시는데, 엄마는 건강 강박증이 있다. 동생이 자주 하는 말은언제나 웃자이다. 시어머니가 자주 하는 말은항상 조심해라. 조심하고, 조심해라이다. 아이가 내게 자주 하는 말은엄마, 고파요. 빨리 주세요이고 작은 아이가 자주하는 말은 뭐해요? 심심해이다. 




늦은 밤이었다. 나는 있었고, 그녀는 앉아 있었는데, 이제 내가 내릴 역에 지하철이 도착할 참이었다. 우리는 인사를 나눴다. 들어가고요. 이런 말들이었던 같다. 이제 돌아서서 앞으로 가려던 찰나, 마지막으로 그녀가 말했다. 많이 쓰고요. 



어두운 밤길 마을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리고 며칠간 마지막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많이 쓰고요. 누가 나에게, 헤어지는 인사로, 마지막 인사로, 마지막 당부로 많이 쓰세요라고 할까. 누가 나에게. 식구들 차려주고, 식구들 챙기고, 불조심 해야하는 나에게. 밥을 차리고, 간식을 챙겨주는 것이 본업인 나에게. 누가 나에게 많이 쓰세요,라고 할까. 




















, 양적인 경험을 통해 인간은 현재 하고 있는 작업 이외의 것을 해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난다. (211) 





양적인 경험을 통해 현재 하고 있는 작업(글을 쓰는 ) 이외의 것을 해야 하는 의무(밥을 차리는 )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많이 쓰라, 말에 의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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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2-07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려와 애정을 살짝 놓고 갑니다.

단발머리 2020-02-07 18:33   좋아요 0 | URL
❤️🧡💛💚💙💜💗

유부만두 2020-02-07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정말.
글 많이 쓰세요. 22222

단발머리 2020-02-08 08:23   좋아요 0 | URL
네~~~~ 글 많이 쓰겠습니다! 감사해요, 유부만두님^^

han22598 2020-02-08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많이 써주셔서 저같은 사람에게 양적인 경험(좋은 글 보는것 ^^)이 넘쳐나도록 해주세요 :)

단발머리 2020-02-08 08: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han22598님! 어떤 글이든 많이 쓰는게 제 목표에요.
우리 알라딘 서재에서 자주 자주 만나요^^

비연 2020-02-08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의 글은, 참 좋아요~ 많이 많이 써주소서^^

단발머리 2020-02-08 08:25   좋아요 0 | URL
아이공!! 부끄럽고 감사합니다. 많이 많이는 좀 어렵고요. 그냥 많이 쓰겠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psyche 2020-02-10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많이 쓰라고 인사하는 분이 있다니 부러워요. 저도 단발머리님 글 좋아해요. 글 많이 쓰세요!

단발머리 2020-02-11 09:09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psyche님!
제게 그렇게 인사해준 분의 마음이 고마워서 이 글을 썼는데 다른 분들께도 응원을 받네요!
알라딘 이웃님들 참 좋은 분들이세요!!!
 





  











책의 저자 카르멘 G. 쿠에바는 86년생이다. 그러니까, 나보다 흠흠많이 어리다. 스페인 알칼라 리오에서 태어났고, 독일, 영국, 체코, 멕시코 다양한 나라에서 살았다. 



열아홉 살이 되려는 대학에 들어간 카르멘은 일반 저널리즘의 역사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나눠준 추천 도서 목록에 여자가 명도, 명의 여성 저자도 없다는 발견하고, 교수에게 묻는다. 여자 저널리스트들은 어디에 있나요? 교수는 물론 여성 저널리스트도 소수 있지만, 수업에서 다루지 않을 뿐이라고만 대답했다.(143) 


강의실을 나서려는데 누가 카르멘의 뒤로 슬그머니 다가와 속삭인다. “ 이쪽이지, 그렇지? 페미니스트.” 페미니스트가 무슨 뜻이고, 무엇을 함의하는지 몰라 카르멘은 바로 도서관으로 향한다. 미리 친해진 도서관 사서에게 페미니스트 섹션이 어디냐고 묻자, 그녀가 암호 같은 숫자가 적힌 종이를 건네며 말한다. “『2 성』 일반 도서관에 있어. 행운을 빌어!” 그녀는 페이지가 넘는 거대하고 육중한 , 『2 성』 읽는다. 





나는 『제2 성을 열악한 상황에서 읽었다. 거의 항상 밤에 세비야에서 알칼라로 매일같이 왕복 시간 남짓 걸려 나를 나르던 버스 좌석에 파묻힌 채로, 내가 ˝죽음의 버스˝라고 부르곤 했던 버스에서 인생의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겨우 8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던 나의 마을과 도시 사이의 좁은 도로를 타고,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5분마다 외떨어진 농장과 공장에 멈추는 버스에서 보냈던 시간은 평생의 경험이라 만했다. 15년이 지나는 동안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같은 버스, 같은 도로, 버스를 기다리고 오가는 여정에 한나절을 보내는 나처럼 낙담한 얼굴의 승객들까지 대부분은 여자였다. 젊은 여자들은 대학 통학을 위해, 중년 여자들은 도시의 집들을 청소하기 위해, 나이 여자들은 종합병원이나 산헤로니모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래도 내가 『제2 성』 표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다 보면 50분은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곤 했다. (149) 






카르멘은, 시몬이 자기 자신에 대해 쓰려고 했을 그녀를 사로잡은 질문이 이것이라고 보았.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마흔 살이 때까지 시몬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그녀의 삶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카르멘은 오히려  경우가 특별하다고 말한다. , 열다섯 , 스무 , 다른 여자들은 이런 질문에 봉착하지 않던가.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이런 질문이 찾아오지 않던가. ? 되는 거야? 내가 여자라서? 그런거야? 내가 여자라서? 그래서 그런거야? 




아마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몰랐을지라도, 버스에 있었던 모든 여자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이유는 있었다. 집에 차가 있었다 해도 일하러 가기 위해 차를 쓰는 사람은 집안의 남자였기 때문일 것이고, 스무 살이 되어도 운전을 못하는 경우에는 부모나 남편이 여자가 무슨 운전면허가 필요하냐고 생각했기 때문일 테니까. 나는 엄마가 계속 공부하고 싶었지만 열아홉 살에 나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삶이, 그녀가 가지고 싶었던 삶이 말도 되는 것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아주 이른 나이부터 눈치챘다. 시몬 보부아르는 여성이 자기 길을 찾기 위해 수많은 어려움과 장애물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제2 성』을 쓰기 2 즈음에 알게 되었다. 마흔 살이 넘은 몇몇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마치 ˝상대적 존재˝처럼 살아왔다고 고백한 증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152)




『제2 성』 도서관에 있다. 알라딘에서 구입하면 다음날 바로 앞까지 가져다 준다. 우리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 쉽게 책을 빌릴 있고, 구입할 있고, 읽을 있는 우리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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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2-07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또 너무 좋으네요. 원하는 책을 읽기 위해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는 사람들을 보는 건 진짜 짜릿해요! 이 책은 에세이라서 그냥 넘겨야지 했는데 또 인용문 보니까 막 불끈불끈합니다. 이 책을 읽고 이렇게 좋은 구절 인용해 함께 나누어주어 고마워요!

단발머리 2020-02-07 18:32   좋아요 0 | URL
일단 이 책은 에세이라는 점을 꼭 밝혀둡니다. 스페인 출신이라는 점이 흥미로워서 읽었구요. 정확히는 몇 개의 문장이 넘 좋아서ㅎㅎㅎㅎㅎ 그래서 읽어요. 불끈불끈!!!

비연 2020-02-0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을 읽는 에세이라니. 멋지네요!

단발머리 2020-02-08 08:27   좋아요 0 | URL
시몬 드 보부아르 이야기나 <제2의 성> 버스에서 읽는 이야기 나오는데 작년의 고군분투가 떠올라 더 반가웠습니다.
평생에 각별한 책이 될 거 같아요. <제2의 성>은요.
 

















여성이 하는 일은 본능적이고 도덕적인 , 자연적이고 신이 부여하는 소명에 따라 행해지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여성이 책임을 받아들이기 거부했을 그것은 본성에 배치되고 사악하다고 치부되었다. (37) 



눈으로 확연히 구별되는, 혹은 구별을 요구 받는 남성과 여성의 외연적 차이는 그들 삶에 각각 다른 영향을 끼친다. 이제는 여자 가르쳐 무엇하느냐, 여자는 시집 가는게 최고다,라는 무식한(?) 말을 밖으로 내뱉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성적인 , 여성의 할일, 여성의 본성에 대한 강요와 강제는 엄연히 존재한다. 성범죄와 관련해 법률의 집행과 판단 과정에서 피해자의 95%이상인 여성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은 부인할 없는 사실이다. 그에 더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여성성에 대한 인식은 사회와 문화를 통해 전달, 확산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여성 스스로도 반박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를 낳는 일은 여성만이 있는 일이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남성과 여성이 같이 해내야만 하고 해낼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는 않는 모성애의 발견으로 육아의 주체는 여성으로, 육아의 책임자는 여성으로만 인식된다. 워킹대디라는 단어 없이 워킹맘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이유다. 엄마이어야만 하는 여성이 일하는 경우, 일하겠다고 하는 경우에 여성은, 엄마는 특별한 사람이 되고 만다. 엄마인데 일하는 사람. (직업이) 엄마인데 일까지 하겠다고 하는 사람.  




여성은 대부분 비서, 교사, 보육사, 간호사 몇몇 여성 직종에 몰려 있다. 불행히도 그런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이 많을수록 모든 조건이 같을 임금도 낮아진다. 그런 경향은 여성이 임금이 높은 남성 직종에 들어가지 못하는 규제와 함께 진전되었고 여성들은 몇몇 직종에 몰려들었다. 그러한 규제는 오늘날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여성들은여성 직종이라고 불리는 분야로 들어가고 있다. (82쪽)




이에 더해 여성은 남성보다 이타적이라는 관념, 19세기에는 강박으로 변화(41) 관념은 더더욱 여성을 돌봄의 영역으로 한정 짓는다. 의료, 교육, 보육, 노인간병 등의 돌봄 노동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몇몇 방문 보육과 어린이집은 양질의 보육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보통 돌봄 노동자들은 주차원보다도 보수가 적다. 규제의 부족은 상대적으로 교육을 받지 못한 노동력을 보육 산업으로 끌어들이고 있는데, 유색인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19 주에서만 교사의 직업 훈련을 요구하고 있다. 방문 보육에 대해서 훈련 자격을 공시하고 있는 주는 별로 없다. 일반적으로 미용사가 훨씬 엄밀한 자격 기준을 충족하도록 요구받는다. 절반 이하의 보육 노동자만이 본인을 위한 건강 보험 혜택을 받고 있고 부양가족에게 보험을 제공하는 경우는 훨씬 드물다. 이직률은 대도시 대부분에서 년에 30% 훌쩍 넘는다. 아이들이 들락날락하는 보육 교사를 신뢰하기란 힘든 일이다. (103)





나는 우리 모두가 답을 알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엄마가 3개월간의 출산휴가, 혹은 6개월간의 출산휴가를 마치고 다음달에는 직장에 복귀해야 한다. 엄마찬스, 시어머니 찬스를 없는 상황이다.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 백일 아이 혹은 6개월된 아이, 예쁜 아이를 어딘가에 맡겨두고 직장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예쁜 아이를 돌봐 주실 어린이집 선생님이 하루 종일 맡아야 아이가 15명이나 되고, 아이들은 엄마 명이 돌보기에도 벅찬 에너자이저에, 화장실 같이 가줘야 하는 아이들이고, 게다가 어린이집 선생님은 임시직이라 말하기도 부끄러울 만큼의 적은 급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선생님이 사랑과 애정으로 예쁜 아이를 돌봐 주실 거라 기대할 있겠는가. 어린이집 선생님 근무 환경 개선, 어린이집 선생님 급여 보조, 어린이집 선생님 확대 말고, 세상 하나뿐인 예쁜 아이의 돌봄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꿀 있는 다른 방법이 존재할 있단 말인가. 언제까지 모른 하겠다는 말인가.  




학교 절친 후배는 동대문구에서 작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원장님~~ 하고 부를 때마다, 언니~~~!!! 하면서 진심으로 싫어(?)하는데, 가끔 만나면 어린이집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곤 한다. 어린이집은한살림식재료를 사용해 아이들 급식을 운영한다. 아이들 간식도한살림핫도그다. 선생님들의 쉬는 시간, 퇴근 시간이 정확하고, 보수도 선생님들 입장에서 챙기다 보니, 근처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가고 싶어 하는 1순위 어린이집이 됐다. 문제가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특별한 관찰이 필요한 아이를 조기에 발견해서 아이 부모와 상담하고 전문화된 기관에서 도움을 받을 있도록 주선해준다. 경증 장애 아동이 있는데, 주위의 어린이집에서 모두 거절당해 2년째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아이를 돌보는 명의 전담 선생님이 필요하다. 모든 감당하고 있다. 원장님 명이. 자신의 믿음과 소신에 따라



언제까지 이렇게 헌신적인 교사, 헌신적인 원장에만 기대야 하는가. 언제까지 그녀의 책임감과 사명감에 기대야 하는가. 언제까지 돌봄의 영역을 개인에게만, 이타적이고 양보를 잘 하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이해를 추구하지 않는 여성에게만 기댈 것인가. 언제까지, 언제까지 모른 척 하겠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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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2-0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2월 도서를 아직 아무도 시작하지 않는것 같아서 아아, 내가 먼저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멋지게 단발머리님이 스타트 끊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페이퍼를 읽어보니 뭔가 단발머리님이 단숨에 이만큼 읽어온듯한 느낌이네요. 그리고 단숨에 써내려간것 같고요. 크- 저도 얼른 읽고 합류하겠습니다.


단발머리 2020-02-07 14:08   좋아요 0 | URL
네~~~~ 어제 이어서 쭉 읽었고요. 오늘 돌봄 노동 사이사이, 아침밥과 점심 사이에 단숨에 썼습니다.

난이도 측정 결과 알려드립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를 10에 8.7로 봤을 때,
이 책은 10에 5.9 정도 됩니다. 어디까지나 제 입장이니까요. 그래도 참고하시어요.
1월책 제가 어렵다 했을 때, 정말 어려웠잖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비연 2020-02-08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시작하셨군요. 난이도가 <우리는...>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해주시니,
급시작하고픈 욕구가 생겨서 지금 이 시간에 책장에서 일단 뽑았습니다. ㅎㅎㅎㅎ

단발머리 2020-02-08 08:29   좋아요 0 | URL
우앗!!! 12시 48분인데 준비 자세하셨군요. 전 시간이 있어서 집중해서 읽으니 진도가 금방 나가더라구요.
육아나 노인간병 이야기라 쉽게 이해되기도 하구요.
이제 그럼 전 비연님 페이퍼 기다려 볼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도서관 책으로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있다. 처음 읽을 때는은혜로운 페미니즘 가능하다는 저자의 말에 너무 신나서 단숨에 읽었다. 강의를 옮긴 책이라 쉽게 느껴지기도 했, 읽었던 책이 나올 때는 반갑기도 했. 이번에 읽을 때는 노트를 펴놓고 정리하면서 읽고 있다. 가능하다면,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184, 185쪽이다. <4, 전통의 재구성여성의 눈으로 다시 건설하다>에서 페미니스트 조직신학자 밸러리 세이빙 골드스테인을 최초로 죄의 문제를 페미니스트 시각에서 문제 제기한 학자(183) 소개한다. 





교회에서 가르치는 가장 죄는교만이다. 에덴 동산에서의 타락, 하나님과 같이(하나님처럼) 되기 위해 선악과를 먹은 행위의 기저에 교만이 자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조금 다르게 말한다. 





골드스테인은교만 남자들의 죄라면, 자기 포기는 여자들의 죄라고 합니다. 물론 어떤 생물학적 남자의 경우는 자기 포기가, 어떤 생물학적 여자는 교만이 죄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가부장적 사회에서 절대적 다수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결국 창조주 하나님 신앙에 입각할 유대-기독교 전통에서 교만만큼이나 중요한 죄는자기 포기임을 천명해야 하며, 그것이 특히 여성들이 저지르기 쉬운 죄임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죠. … 살면서 어느 경우든 나를 주장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는 겁니다. 이기심이나 이해타산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하나님이 목소리를 주셨고, 언어를 주셨고, 주장할 있는 상황을 주셨는데, 하나요? 누가 대신해 주기를 바라나요? (184-6)  





남자가 쉽게 저지를 있는 죄가교만이라는 동의한다. 맨스플레인이라는 단어 하나만 있으면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남자들은 말해야 하고, 자신만만해야 한다. 성숙한 사람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이다. 


여자는? 여자는 자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못하겠어, 라고 스스로의 능력을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어쩔 없지 ,라고 상황에 순응해서는 된다. (185) 자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주장해야 한다. 지금보다 많이. 성숙한 사람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이다.  





유투브 돌아다니다 조수미씨가 <대화의 희열> 출연한 클립을 보게 됐다. 다섯 아이의 엄마였던 조수미씨의 어머니가 저녁 설거지 하는 내내 투덜거리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나서, 조수미의 손을 잡고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면서 조수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매일 . 매일 그녀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를 사랑하고, 릴케의 시를 사랑하던 많은 여고생이 이제는 엄마가 되어 딸아이의 손을 잡고 걸으며 밤마다 말한다. 너는 같이 살면 . 남자에게 종속돼서 사는 아니라, 멋진 음악을 해서 세계를 돌면서 만인의 연인이 되렴. 





나는, 모든 여성들의 선택이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지만, 큰아이를 낳고 나서 엄마라는 직업으로만 살고 있다.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의 선택은, 때의 나에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여성들이 결혼을 하라고, 아이를 낳으라고, 엄마가 되라고 강요 당하는 세상에서, 그렇게 살지 않기로 결정한 여성들의 선택 또한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여성들도, 자신의 꿈을 위해 살라고, 자신의 기쁨을 위해 살라고 격려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들이 그런 것처럼.  


여성,이라는 종의 요구가 아니라, 그녀 자신의 기쁨과 즐거움을 위해 살아도 된다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암컷은 종의 요구에 따라 신의 개성을 주장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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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02-06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성들의 모든 선택은 존중받는데, 모든 여성들의 선택들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여전히 선택의 기로에 있는 주어진 삶들...용기를 내어봅니다! ^^

단발머리 2020-02-06 09:22   좋아요 0 | URL
네... 전 여성의 삶이 응원받지 못하는 지점을 결혼이라고 봐요. 결혼이후. 결혼 후에, 출산 후에, 양육 과정에서 여성은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을 더 직접적으로 요구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합니다, 존중받아야 하는 여성의 선택을요.

다락방 2020-02-06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저 다른 책 읽으려고 가져왔는데 오늘 이 페이퍼 보니까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을 읽고 싶어지잖아요. 안그래도 시작하긴 했었는데 다른 책들이 사이에 자꾸 끼어들어가지고..

여름에 엄마,이모와 여행하기로 했거든요. 제가 ‘미술관도 가보자‘ 했어요. 이모는 ‘그래‘ 라고 했는데 엄마는 제게 ‘나는 너에게 미술 공부를 가르친 적이 없는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똑똑해졌니‘ 하시더라고요. 순간 말문이 막혔어요. 저는 딱히 그림을 볼 줄도 모르는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조수미랑 조수미 엄마 이야기를 읽으니 마음이 참 복잡하네요.

단발머리 2020-02-06 09:26   좋아요 0 | URL
저도 어서 이 책 마무리해야 하는데, 마침! <보이지 않는 가슴>이 저희집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당분간 이 두 권 사이를 왔다갔다 갈등하다가^^

엄마, 이모와의 여행이라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자매 연대네요. 어머니께서 ˝미술 공부를 가르친 적이 없는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똑똑해졌니˝ 이러시면 ˝엄마가 저를,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애로 키우셨어요.˝ 이렇게 대답하면 될 것 같아요.
우리 엄마는 저한테 이런 아름다운 멘트 안 하시던데.....
미술관 아니라 아쿠아리움 모시고 가서 그랬을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