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시즌에 읽는 야구 소설. 


주인공 홍식은 50대(후반)의 프로선수 출신 야구 심판이다. 프로 입단은 했지만 성적이 좋지 못해 2군에 있다가 부상으로 은퇴했다. 심판 경력이 20여년이 되면서 야구장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고 기술의 도입으로 심판의 의미도 변했다. 이제는 포수 뒤의 주심은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에 따라 게임을 진행시킨다.  


2루심을 하다 경기 중 공에 맞고, 순간적 오판으로 중요한 경기의 흐름을 바꾼 홍식은 야구 팬들로부터 심한 공격을 받고 자신의 일에 대해 고민한다. 나이가 나이라 중년의 위기와 성인 자녀와의 갈등도 불거진다. 그러다 화려한 선수 생활 후 은퇴한 준호의 유툽 채널에 ABS와 대결하는 이벤트 제의를 받는다. 


큰 줄거리는 단순하고 진행도 빠른 편이라 단편 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그래도 장편인데 가족들 인물 묘사가 투박한 설명조라 조금 아쉽다. 부인과 만나는 도서관 장면과 사위의 육아 전담에는 손이 오글거리기도 한다. ABS 대결 이후 짧게 이어지는 홍식의 모습이 어찌보면 이 소설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 중년 남자의 나약한 속내와 버럭대는 모습이 절묘하게 그려진다. 그의 별명 홍시 이야기 나오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나는 단감, 홍시, 곶감 다 좋아함) 


책은 시범경기를 보러 다녀오며 기차 안에서 읽었다. 평소에는 지나치던 경기 전광판의 심판 이름들이 이제야 눈에 들어오더라. 주력선수들이 WBC에 참여해서 폭투도 많고 불펜이 분주했다. 작가의 전작 <불펜의 시간>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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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6-03-18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범 경기만 보면 롯데는 우승후보에요 ㅠㅠ 웃프다요

유부만두 2026-03-19 07:02   좋아요 0 | URL
그래도 봄야구는 좋잖아요? 설레서.
 

읽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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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기다리면서 재독한 <폭풍의 언덕>이 내 기억과 너무 달라서 놀랐던 2월. 

내가 이런 소설을 사랑했었다니?와 나 왜 브론테 소설을 싫어하는 거임? 을 되뇌이며 괴로웠다. 영화는 안 봤다. 외딴 목사 사택에서 언니들과 함께 시와 소설을 만드는 병약한 십대 여성이 자꾸만 어른거렸다. 


<센의 대여서점>은 책을 소재로 한 에도 시대 소설이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리즈보단 긴장감도 아름다움도 덜하다. 이다혜 기자/작가의 책 이야기는 또다른 책 사재기를 시작하게 만들었다. 좋구나, 이런 사람 나 말고 많다니. 


아와다 야마의 만화는 아슬아슬한 감정과 윤리의 줄타기 같다. 기분이 나쁜데 좋은건 뭔가. 전작 가라오케에서 이미 밝혀진 사토미와 쿄지의 관계. 아이 엄마 자아가 개입하면 영 불편한 이야기가 되버리지만 이들의 관계가 어쩜 보편적인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수상한 라트비아인>은 매우 투박하다. 그런게 또 매력이려니 하지만 시리즈를 더 읽을 것 같지는 않다. 


<Heart the Lover>는 돌돌콩님 유툽에서 강추한 책이라 읽었다. 샐리 루니의 소설과 비슷한 틀을 갖고 있지만 세 사람의 오랜 시간에 걸친 우정과 사랑 이야기가 이번엔 와닿는다. 젊은 시절엔 다들 이렇게 아픈 방황과 고집을 겪어야만 하는걸까. 커플링을 끼기 시작한 막내 생각이 난다. 얜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는걸까. (지낸다는 건 나이든 사람들의 생각이다) 


<나의 첫 한문수업>은 기대 이상이다. 꾸준함과 성실함이 재미 없다는 편견은 버렷! 어쩌다 시작하는 공부나 일이 이렇게 성과를 맺는 과정을 읽으면서 즐거웠다. <이주사>는 무거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큰 공부가 되었다. 강추. 


마보융의 두 소설은 따로 독후감도 써두었는데 아, 이게 시간 잡아먹는 귀신이라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 어서 아침이 되어 이어 읽어야지, 생각을 했었다.


 War saved my life와 인형의집은 독후감 남겼듯이 학대 당하는 여자 아이들 이야기다. 이야기 배경과 인물 표현이 엄청나게 다르다. 


<잃어버린 얼굴>은 신원불명의 시체들 둘러싼 일본 수사극인데, 범죄의 시작이 불륜이라는 게 너무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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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6-03-13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책 많이 읽으셨네요! ㅎㅎ
풍기농서는 전에 유부만두 리뷰보고 찜했고 장안도 찜하려 했는데 절판되었네. 이주사도 읽어봐야겠고 The War That Saved My Life 도 읽어야겠고.... 도서관에서 빌린 이북도 못 읽고 자동 반납되고 있는데.... 읽고 싶은 책은 쌓이는데 요즘 책 읽는속도는 영 안 나고...

유부만두 2026-03-13 16:14   좋아요 0 | URL
장안24시가 정말 재밌는데요. 언니 취향에도 더 잘 맞을거에요. 절판인게 아쉬워요. 저도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었는데 마보융 소설이 이 두 권 말고는 도서관에서도 찾기 힘든 게 있더라고요.

풍기농서랑 장안은 중드로도 나왔는데 제가 조금 훑어본걸로는 중드는 주인공 캐릭터랑 중심 사건 말고는 다 바꿔요. 한드도 원작에서 많이 변화를 주는데 중드는 완전 새 작품 느낌이에요. 드라마로 봤으면 미웠을 캐릭터들이 원작에선 다른 얼굴이기도 해요.

책읽는나무 2026-03-13 1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월도 풍성한 독서의 달!
폭풍의 언덕 영화는 저도 못봤네요. 여긴 쭈물거리다보면 영화가 없어져 버리는…그냥 왕과 사는 남자 영화로 대체했더랬죠.
책도 다른 출판사 거 집에 있어서 읽어보려 했었는데 그냥 굳이 또 읽을 필요가 있을까?싶어 관뒀죠. 읽어야 할 다른 책들이 넘 많으니까…하면서.ㅋㅋㅋ
저는 아무튼 스릴러를 읽었었는데 와 이다혜 기자가 읽었다는 스릴러물도 차암…블랙홀이더군요. 요즘 저도 이쪽으로 책 좀 찾아읽게 되네요.^^

유부만두 2026-03-17 09:2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이다혜 작가 책은 그저 더 많은 책, 책, 책으로 빠지는 블랙홀이에요.

서울도 영화관엔 왕사남이 대부분이고 큰 멀티플렉스 극장에도 시간대가 애매한 때만 다른 영화들이 있어요.
 

단편 <무겁고 높은> 

훈련중인 아이들이 보였다. 다부진 몸의 아이들이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 꼿꼿하게 섰다. 그리고 바벨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내려놓는다기보다는, 내던졌다.

들지 못하던 것을 들면 물론 기뻤다. 하지만 버리는 기분은 더 좋았다. 더 무거운 것을 버릴수록 더 좋았다. 온몸의 무게가 일시에 사라지는 느낌. 아주 잠깐, 두 발이 떠오르는 것 같은. 송희는 그 느낌을 비밀로 남겨두었다.

버리려면 들어야 했다. 버리는 것과 떨어뜨리는 것은 아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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