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 관하여 ㅣ 수전 손택 더 텍스트
수전 손택 지음, 김하현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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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묻지 않지만 혼자 고백하는 추석 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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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탑을 보자면, 누워있는 책들은 구입한 아이들이고, 서 있는 파랑이는 선물 받은 책이다. 구입한 책 중 벌써 2권이나 읽었으니 현재로서는 50%의 높은 완독률을. (자랑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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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번 추석에 읽으려고 찜콩해둔 책은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 아니면 『영어는 누구의 언어인가』였다. 연휴 직전에 도착한 『The Love Hypothesis』도 아름다운 외모 덕분에 물망에 오르고 있었는데 실제로 읽은 책은 손택의 책이다. 추석장 보러 나가는 길에 에코백에 넣어가지고 나갔는데, 짬을 내어 읽은 문장이 쉽고 내용은 한없이 무거워서 정성을 다해 읽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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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제3세계>는 1972년 7월에 <파르티잔 리뷰>에 게재하기 위해 작성한 글이다. 정치 문학 계간지 <리브레>의 편집자들이 손택, 시몬 드 보부아르, 로사나 로산다 의원 등 5명의 여성에게 보낸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한 글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혁명적 사회주의의 관점을 진지하게 고려하거나 최소한 토론 거리로 삼을 거라는 가정하에 글을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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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은 여성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관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업 세계를 조직하는 성 고정 관념을 해체하는 것'(78쪽)이라 주장한다. 남성에게만 허락되었던 다양한 직군에 참여하는 여성의 숫자를 증대시킴으로 성차별적인 직업 체계를 해체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존재가 더 이상 눈에 띄는 예외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다. 최초의 여성 장관 후보자,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언론 기사는 사람들의 주위를 끄는 데는 성공했겠지만, 여전히 여성 국회의원 수는 남성 국회의원 수에 비해 현격하게 적은 상태다. 나로서는, 연두색 지선버스가 아닌 파란색 간선버스의 운전자가 여성임을 확인했을 때 놀랐던 것 같다. 운전자 중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비슷해졌지만, 버스를 운전하는, 이렇게 힘든(?) 일은 남성에게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던 걸까.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시는 기사님을 보고, 놀랐던 나를 놀라워하는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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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슈얼리티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섹스는 여성을 해방하지 않는다.(69쪽) 섹스는, 여성을 해방하지 않는다. 해방시킬 수 없다. 순간으로, 찰나의 순간으로 인간은 살 수 없다. 인간에게는 무한에 가까운 시간이, 찰나로 이루어진 순간이 존재한다. 섹스가, 섹슈얼리티의 규범이 여성을, 여성의 신체를 억압하는 이때에, 자유와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을 속이는 이때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손택이 말하는 진정한 여성 해방, 여성의 성해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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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해방하는 유일한 성 윤리는 현재 최고 지위를 차지한 생식기 중심적 이성애에 도전하는 성 윤리다. 억압 없는 사회, 여성이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 남성과 진짜 동등한 사회는 양성적인 사회일 수밖에 없다. (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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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강제적 이성애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과 남성이 진짜 동등한 양성적인 사회로의 추구가 필요하다. 결론이 흥미롭다. 손택은, 그런 사회에서 섹슈얼리티는 지금보다 덜 중요해질 것이라 전망한다. 다른 즐거움 때문에 성적인 관계를 병적으로 갈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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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후반부터 20대 후반까지는 미친 호르몬의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을 것이지만,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닐 테고, 전 세계 방송과 연예, 심지어 정치의 영역에서도 '섹슈얼리티'는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이다. 나 역시 이런 현상이 병적이라는데 동의하지만(내가 헤이즐우드 하드커버 산 것도 병증이기는 하다), 상상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생식기 중심적 이성애가 어떻게 대체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답을 찾을 수 없다. 지금 생각으로는, 고미숙 선생님의 『청년백수를 위한 길 위의 인문학』의 우정 담론이 떠오르기는 하는데, 나 자신을 전부 보여주는 우정이, '운명'이라 여겨지는(강요되는)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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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지났다. 잠깐 물건 챙기러 집에 들렀던 때를 제외하고는 9개월 만에 첫째 아이가 집에 왔다. 2박 3일 일정으로 주 1회 방문하는 둘째 아이도 같이 왔다. 시댁과 친정의 할머니, 할아버지 방문 일정을 조정하는 데만도 한참 시간이 걸렸다. 첫째에게는 당근 김밥을, 둘째에게는 동서가 고이 재서 보내준 LA갈비를 먹였다. 이런 순간, 이런 시간이 내게 왔구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면, 이 순간이 순간이 아닌 '한 시대'가 될 수 있음을, 이미 도래했음을 기억하려 했다. 더 이상 징징거리지 말고, 오두방정 떨지 말고, 빈둥지 증후군 유사 증세 '호소'를 멈출 때가 되었음을 알았다. 후진 없이, 빽도 없이. 앞으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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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을 기다리는 지금의 내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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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9-28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월요일이 왔습니다, 단발머리 님.
덕분에 손택의 생각을 알고 가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에 동의합니다. 우리는 더 자주, 다양한 직군에서 일하는 여성을 보아야 하고, 그래서 ‘오오, 여자네~‘하는 감탄을 더이상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남자들이 그걸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경무용론 같은거 주장하면서요. 여성이 무언가 잘못했다면, 그것을 대표화 시키는거죠. 물론, 잘못한 것도 아닌데 잘못했다고 말하면서요. 아 너무 소름 끼치는 일이에요. 우리는 더 자주, 여러 직군에서 보여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직군에서 여성은 보여야 해요.

그리고 저 영어.. 책 뭐죠? 하.. 미쳐버려. 영어 책만 보면 일단 사고 보는 저를 어떡하죠? 일단 검색 들어갑니다.
그리고 살구... 책은.. 구판으로, 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으며, 그거 아세요? 저 영어로도 갖고 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발 저를 혼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추석 일상을 좀 써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6-09-28 19:49   좋아요 0 | URL
저도 글 쓰기 전에는 여경 이야기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버스 기사님에게 홀릭해버려 그 이야기를 빼먹었네요. 다락방님의 댓글까지 더해져서 제 글이 더 명료해졌어요. 세상의 모든 직군에서, 여성이 보여야 합니다. ‘최초‘라거나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 다수로서요.

저 영어책, 최근에도 기사에 인용되고 그러더라구요. 영어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왜, 우리는 영어를... ‘ 이런 질문이 바탕인거 같고, ‘원어민‘에 대한 허상을 깨드린다고 나와 있더라구요. 영어로 쓰였습니다, 이 책은ㅋㅋㅋㅋㅋ 한국인지만 워낙 세계적인 분이시라 영어로 쓰고, 한국어로 번역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9-28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궁금합니다....
당근김밥에는 당근만 들어가나요? 당근이 엄청 많이 들어가고 나머지도 다 들어가나요?
자식이 9개월만에 집에 오면.... 섭섭한가요? (울 엄마 마음 좀 헤아려보려고요;;;)

단발머리 2026-09-28 19:54   좋아요 0 | URL
당근김밥은 제가 붙인 이름이니까요. 당근이 주로 들어갑니다. 많이 ㅋㅋㅋㅋㅋㅋ 올리브유로 볶아서 고소하게요.
단무지와 크래미까지 들어가니깐 당근만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시금치와 우엉은 자꾸 반사하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

자식이 9개월만에 집에 오면... 섭섭하지요. 맛있는 메론이 선물로 들어와서 이번에 꼭 먹이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먹이지 못했고, 오늘 아침에 냉장고에 남아있는 메론을 보며 다시 한 번 자식 생각... 저는 잘해주지 못한 엄마라 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잠자냥님의 어머님도 비슷한 마음 아니실까 싶어요. 잘 살고 있을 걸 알지만 그래도 궁금하고 걱정되고요.
걱정의 최고봉은 역시나 자식걱정입니다^^
 
연애 시대의 종말
비비언 고닉 지음, 홍한별 옮김 / 엘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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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오전 10시 13분. 약간 늦었다. 원래 남편과 같이 나가는데 1부 예배 기도를 맡은 날이라 그날은 혼자 가게 되었다. 앞집 이웃분이 나오셔서 둘이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교회 가세요? 네~ 어디 나가세요? 볼 일 있으세요? 아니요. ... 좀 만나서 이야기 좀 하려고요. 그래야, 또다시 일주일을 버틸 수 있는 힘을 ... 크크 웃고 내가 묻는다. 여자죠? 그러게, 여자한테는 여자가 필요해요. 그렇죠? 네, 맞아요. 근데 남자한테도 여자가 필요한데 말이에요. 네, 맞아요. 대답하시고 이웃분이 환히 웃으신다. 근데 왜 우리 남자랑 살죠?라고는 물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건 물을 수 없기 때문에. 머릿속에 맴돌지만 물을 수 없는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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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적 이성애에 대한 비판, 그것이 여성을 옥죄고 사회 전체를 경직 상태로 몰아가고 있음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필요한 일이지만, 이 책이 해부하는 문제는 그것만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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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낭만적 사랑은 근대의 발명품 중 하나이다. 인류 문명의 시작과 거의 동시에 시작된 결혼과 달리 격정의 과정과 결과로서의 사랑은 역사가 짧고 여전히 실험적이다. 계급 재생산 수단인 결혼은 지위, 명예, 재산의 승계를 위한 것이다. 유사 이래로, 얼마만큼의 지위와 물적 토대를 가진 남성들은 실제 삶에서 애정을 분리했다. 자식을 낳아준 부인에게는 지위를, 애첩에게는 재산을 나누어 주면 그만이었다. 그랬던 애정이, 두 남녀(혹은 두 여성 혹은 두 남성)간의 정념이, 불타는 열정이 실제 결혼 생활 속으로 들어오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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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결혼이라기보다는 결혼 생활이라 부르는 게 더 정확하다. 핑크빛 사랑이, 콩닥콩닥 연애가 결혼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실제는 생각과 다른데, 많이도 다르다. 삶이 절망인 이유는 사랑이 끝나기 때문이다. 그 사랑이 내가 예상했던 사랑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때쯤 다시 한번 등장하는 나의 개똥철학. 참사랑이란 멀리 있는 사랑. 완벽한 사랑이란 머릿속의 사랑. 영원한 사랑이란 결국에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로테에 대한 베르테르의 사랑. 로테에 대한 괴테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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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하게 말해서 페일리 소설의 남녀는 서로와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살아 있음을 느끼고자 하는 열망과 사랑에 빠진다. 이들은 서로에게 투사(投射)이자 자극이다. 언젠가는 (대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결합에서 인간적 문제가 불거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그럴 때가 많다) 사랑이라는 느낌은 증발해버린다. 이 증발에 대한 반응에 페일리는 관심을 갖는다. 사람들은 사랑을 잃고 우울해하거나 혹은 동요한다. 동요하면 떠나버리고, 우울해지면 마비된 듯 보인다. 역사적으로 볼 때 주로 동요하는 쪽은 남자이고 우울해지는 쪽은 여자다. (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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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정념으로서의 사랑을 말하는 것이다. 그 사랑은 반드시 '그 사랑'이 아니다. 그 사랑이 사랑이라면, 다른 사랑은 사랑이 아닐 테고, 그 사랑이 사랑이라면 다른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노래는 사랑을 모르는 사람의 노래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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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내 곁에 있어야 해요.

나를 떠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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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내 곁을 지켜주세요.

나를 떠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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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너무 사랑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널 사랑하지 않아서' 생긴다. 모든 걸 주고팠던 마음이 사라져 버려 생긴다. 함께해서가 아니라, 떠나지 않아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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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결국 무언가를 찾는다. 내 시간을 소비할 무언가를 찾고, 내 마음을 쏟을 무언가를 찾고, 내 인생을 완성할 무언가를 찾는다. 그것은 명예일 수 있고, 행복일 수 있고, 재산일 수도 있다. 삶을 추동하는 그 에너지가 오직 성적 반응과 행위의 원동력으로만 작동할 때, 다르게 말해, 오직 사랑에'만' 집중되었을 때의 위험을 비비언 고닉은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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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종말. 예상된 결말이고, 예정된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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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6-09-21 0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읽지 못한 소설들의 리뷰를 읽으며 공감못해 마음이 온전히 가닿지 않아 잠깐 책을 덮었었거든요. 근데 단발 님 리뷰 읽으면서 이렇게 책을 읽어야 하는구나! 느낌을 받게 되어 참 좋네요.^^ 어쩜 사랑에 대한 종말 그리고 비극! 이 슬픈 단어들을 너무 낭만적으로 풀어내시네요. 사랑의 비극은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떠나지 않아서란 통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잠깐 조현아 이름 본 김에 ‘널 사랑하지 않아‘ 노래 검색해서 들어봤거든요. 가사를 다시 음미해보니 쏘쿨한 노래로 들리기도 하군요. 조현아 목소리가 넘 좋아서 그렇게 들리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이제부터는 단발 님의 사랑의 비극 정의에 의해 모든 게 그렇게 들리게 될 것 같네요.ㅋㅋㅋ 책 다시 펼쳐들고 조만간 다시 읽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6-09-22 08:48   좋아요 1 | URL
저의 개똥철학을 책나무님이 그렇다고 동의해주시니 완전 기분 업업업 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을 <업>의 날로 정하겠습니다!! 계절은 바뀌고, 아이는 자라고, 저는 늙고요. 사랑은 변하고 몸은 예전같지 않고 마음도 그럴 때가 많구요.

그렇다는 걸... 아는게 저는 좋더라구요. 이 슬픔이, 이 절망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아는 거요. 그래서 친구가 소중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대부분 우리 친구들은 동년배잖아요. 비슷한 삶의 주기 속에서 서로가 겪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있으니까요.

사랑은 사실 비극만인것만은 아니고요. 저의 깨발랄 사랑 버전도 곧 돌아옵니다^^ 기대해주세요~~ 개봉박두!

다락방 2026-09-21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극은 너무 사랑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널 사랑하지 않아서‘ 생긴다. ‘

크- 사실 대부분 모든 발라드는, 바로 그 지점을 노래하고 있죠. 그래서 날 떠나지 말라고 말하고, 나는 너의 뒷모습만 바라본다고 말하고 말이지요. 왜, 아예 노골적인 가사도 있잖아요.

‘널 사랑하지 않아, 다른 이유는 없어‘ ..


그러나 저는 한가지 덧붙이고 싶습니다. 어쩌면 좀 더 본질적인 문제라고 볼 수도 잇을 것 같은데요. ‘비극은 너무 사랑해서가 아니라, ‘날 너무 사랑해서‘ 생긴다. ‘ 고 말이지요.

저는 모든 괴로운 사랑은, 상대가 아닌 나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가 바라는대로 해주길 바라고, 내 말을 들어주길 바라고, 그러나 상대가 하는 말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래서 비극은 시작되는 것 같아요. 저는 상대가 하는 말만 잘 들어도 대부분의 비극은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나 우리가 ‘헤어지자‘고 말할 때, ‘너를 좋아하지 않아‘ 라고 말할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듣지 않는가요.

비비언 고닉의 책을 읽을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잃시찾에 발목 잡혔지만 말이지요.

단발머리 2026-09-22 08:53   좋아요 0 | URL
너무 사랑해서가 아니라, 날 너무 사랑해서... 라는 다락방님 말씀에 무릎을 탁! 하고 칩니다. 맞아요. 그게 맞는 거 같아요. 근데 전 그런 생각을 하기는 해요. 그게... 사실, 나보다 너를 더 위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잖아요. 엄마가 괴로운 이유가 바로 그거든요.
인간이라면 당연히 자신의 안녕과 생존이 우선인데, 엄마일 때는 그거를 아기한테 양보(?)해야 하는거요.

내가 바라는대로 해주길 바라는 마음, 내 마음을 들어주길 원하는 마음이 너무나 당연하잖아요. 모두가 그걸 원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 어떤 사람도 제게 그렇게 해줄수 없잖아요. 우리, 그걸 알잖아요. 그래서 비극인 거구요. 그래서 어쩌면 사랑은 환상이 맞는거 같구요. 그가 바라는대로 내가 해주고, 내가 원하는 그것을 그/그녀가 해주고요. 사랑이 희귀한 세상입니다. 하지만....
곧, 깨발랄 사랑으로 돌아올게요. 사랑은 옵니다, 반드시!
 
저 지금 탑승합니다
정보라 지음 / 위고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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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로 따지자면 '한국에세이', 혹은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라고 하는데, 시간의 순서대로 배열되고 있고, 여행에세이답게 장소의 변화가 계속되다 보니, 일기처럼 읽힌다. 일기처럼 읽는다고 누가 뭐라 할 것도 아니어서, 나 혼자 좋아하는 정보라 작가의 글을 일기처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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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일은 얼마나 신나는 일이던가. 그제 밤에 도착한 『울프 일기』는 두께도 두께거니와 행간이 상당히 빡빡해서 마음의 준비를 요구하지만, 다른 일기도 있다. 오르한 파묵의 그림 일기, 『먼 산의 기억』도 있고, 황정은 작가의 『작은 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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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에게는 소설 쓰는 일이 제일 중요하니, 새로운 소설, 창의적인 소설, 아름다운 소설, 환상적인 소설로 독자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제일 우선일 것이나, 그렇게 쓰여진 소설의 배경, 그 소설의 집필을 시작하게 된 동기, 한국 사회에서 그런 소재가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등을 세계 시장에 설명하는 일도 소설가의 일 중 하나이다. 정보라는 2022년 『저주토끼』가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문학 행사와 현장에 초청된다. 2024년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까지 이어져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정보라 작가는 런던에서 시작해 바르샤바, 베를린, 카피툴로, 보고타 등 4년 동안 15개국 32개 도시를 누비는 해외 출장을 이어간다. 이 책은 출장이라 불리는 초청 행사와 여행, 그리고 행사에서의 일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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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하자마자 뿜어버렸던 지점은 '여행이 싫다'는 대목. 정확히는 '출장'이 싫은것일테고, 출장 자주 가는 사람들에게서 들어본 말이기는 한데, 평생 일로 떠나는 여행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나로서는 그런 출장마저 한없이 부럽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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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행사부터 시작해, 조지타운 문학 축제, 카피툴로 우노 문학 축제, 케 뒤 폴라르 장르문학축제, 브리즈번 작가 축제등 정보라 작가가 참여했던 문학 축제들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진행되었을텐데, 그 모든 도시를 연결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그건 바로 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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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페인어를 모르지만 데모를 무척 좋아하니까 무슨 시위인지 궁금해서 피켓과 현수막을 유심히 보았다. ... 남편도 나도 전직 대학 강사이고 비정규교수노조 조합원이므로 공교육 관련 시위라고 하니 갑자기 흥분해서 시위대를 따라갔다. (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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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이 책은 『아무튼, 데모』가 아닌데... 계속해서 이어지는 건 데모 이야기다. 많은 경우 이스라엘과 미국의 '팔레스타인' 공습을 비판하고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는 시위이다. 문학 행사에 참석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 문장을 소리내어 읽고, 이 작품에서 이 무언가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소설은 무엇일지에 대해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여유 시간에는 박물관을 관람하거나 관광을 하지 않고. '갑자기 흥분해서 시위대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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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없기도 하지만, 나는 모든 소설가가 정보라 작가처럼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싫고, 작업실 안의 고요함 속에서 단어와 문장을 찾아가는 삶이 자기에게 맞다고 생각하는 창작자들도 많을 것이다. 근데, 나는 이런 작가가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하다. 이렇게나 데모를 좋아하고(그것도 남편과 한 마음으로), 폴란드어, 프랑스어, 영어에 능통하고, 좋은 책을 발굴해 번역하고, 그리고 자신만의 색깔과 목소리로 소설을 써내는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참 좋다. 나이로 따지자면, 정보라 작가는 내 또래이고, 그리고 유학했던 시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을텐데, 어쩜 <정보라>라는, 이렇게 용감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탄생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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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에 대해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은 마음이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나는 십년 전은 물론이고, 일주일 전만 돌아봐도 부끄러운 일들이 태반이고, 말할 수 없는 일이 산떠미 같으며, 자랑할 만한 일은 한 손으로도. ...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은 이 마음을, 정보라 작가는 바로 오늘, 자신의 현실과 현재에 아로새긴다.


그런 그녀에게 2022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해이고, 서울에서 이태원 참사로 158명이 사망한 해이다. 2023년은 윤석열 정부가 고등교육 연구개발 예산을 16퍼센트 삭감하고, 오송역 침수 참사로 열네 명이 사망한 해이며,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무차별 폭격을 가한 해이다. 2024년은 12월 3일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킨 해이며, 제주항공 2216편 참사로 179명이 사망한 해이다. 2025년은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로 스물일곱 명이 사망하고, 8월 29일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을 했던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땅으로 내려온 해이다. 그녀의 하루, 그녀의 1년은 우리 나라의 현실, 우리의 현재와 끊임없이 공명한다. 그런 사람이기에 그렇다. 문학 행사에 한국 작품을 소개하고, 사인을 하기 위해 그 자리에 참석했던 작가는 쉬는 시간에 만나는 시위대와 조우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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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대표작 『저주토끼』가 무서워(무서울 것이 예상되어 아직도 읽지 못하고 있지만) 아주 무섭게 쓰지만 않는다면 그녀가 내주는 모든 소설들을 다 읽고 싶은 마음 뿐이다. 아니, 그녀의 소설 이외의 문장들도. 박상영 작가의 추천사를 빌려 표현하자면, 정보라와 동시대에 살고 있어서 행복하다. 난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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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채굴 - 좋아요와 ㅠㅠ는 어떻게 자본이 되는가
에바 일루즈 지음, 최지수 옮김 / 돌베개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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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님의 서재를 통해 알게 되었고, 두껍지 않은 책이라 마음 편히(?) 집어 들었다. 별스타그램의 지배가 점점 공고화되는 이 시대에(축! 별스타그램 삭제), 감정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소비되는지에 대한 에바 일루즈의 고찰이 엿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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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스템(‘좋아요‘)을 도입한 이래로 수조 개에 달하는 ‘좋아요‘가 클릭되었다. 이는 시스템 내에 긍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흐르게 하려는 의도적인 시도의 결과였다. ‘좋아요‘ 버튼은 관심 분배의 결정적인 도구이기도 하다. ‘좋아요‘가 내 친구들의 피드에 나타나게 하고, 알고리즘이 그 게시물을 주목해서 반응하게끔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능동적 참여의 순환이 유지된다.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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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의 진풍경은 알라딘 서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북플이 등장한 시기와 비슷한 걸로 기억하고 있다. 그전에는 '좋아요'가 아닌 '추천'이었던 것 같고, 추천 전에는 다른 표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동감과 감동도 '좋아요'이긴 하지만, '추천'과 '좋아요'는 좀 달라 보이기는 하는데, 아무튼 대세가 '좋아요'인지라 그 거대한 파고를 피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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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가는 대목은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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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30년 전. 그날따라 하필 지각을 했는데 빈자리가 없어 맨 앞자리에 앉게 되었다. 평소에는 질문 잘 안 하시던 교수님께서 잘 안 하시던 질문을, 맨 앞에 앉은 학생에게 하시는 것이었다. 왜 오늘이요. 왜 전데요. real과 fiction의 차이, 혹은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말해보라는 교수님. 아... 픽션을 통해서도 인간 현실의 다양함을 표현할 수 있고, 픽션이 현실보다 더 리얼한 경우도 있겠지만, 진실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픽션보다 리얼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렇게 답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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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리얼이 픽션보다 우위에 있는가. 현실이 가상 세계보다 더 강렬한가. 이제 나는 루시의 용기에 마음을 보태고, 윌리엄의 불륜에 흥분하고, 사이먼의 친절에 사르르 마음이 녹고, 용감한 피비(『웨딩 피플』)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이다. 잭 리처의 농담에 까르르 웃을 뿐 아니라, 그의 양치 생활에 집착하는, 그런 나인 것이다. 현실이 픽션보다 더 리얼한가. 픽션은 언제나 리얼의 하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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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일루즈는 우리가 맞이할 미래를 전망하는 방법의 하나로 넷플릭스 공상과학 시리즈 <블랙 미러Black Mirror>를 소개한다. 시즌 5의 첫 번째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누가 봐도 이성애자인 두 친구 대니와 칼이 나오는데, 대니는 결혼을 했고, 칼은 미혼이다. 온라인으로 각자의 집에서 게임을 하던 중, 싸움 대결을 펼친 후 두 사람의 게임 캐릭터는 서로를 포옹했고, 칼의 게임 캐릭터(록세트, 여자 캐릭터)가 대니의 게임 캐릭터(랜스, 남자 캐릭터)에게 키스를 했다. 몇 초 후, 대니(랜스)는 뒤로 물러났고, 두 사람은 게임을 종료했다. 그다음 주에 두 사람은 게임 안에서 잠자리를 가졌고, 잠자리 후에 칼은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대니는 실제로 키스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칼을 만나러 갔지만, 현실에서 키스를 시도했을 때는 두 사람 모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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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에서의 사랑을 현실로 가져오기 원하는 칼과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려는 대니를 분석하며, 에바 일루즈는 가상 세계가 정신적 고통의 치료제가 될 수도 있지만, 현실에 대한 반응의 차이로 인해 오히려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진단한다. 우리 자신의 내면, 감정, 욕망마저도 자본의 도구가 되어버린 이 세대를 향한 에바 일루즈의 마지막 문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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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바꾸지 않고 측정하지 않고 개선하지 않는 것에 깃들어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자. 우리는 '그저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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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냥'을 전시가 아닌 온전한 '그냥'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모든 것을 자본화시켜버리는 이 시대에 대척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좋은 '좋아요'는 도대체 어떻게 받을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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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6-08-29 16: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조선힙합의 <공자님 맙소사>라는 노래 혹시 아세요?

미셀 오바마의 Becoming은 진도 무지 안나가고 있어요. 아니, 전혀 못나가고 있어요 ㅠㅠ 이 책이 훨씬 더 재미있어 보이는데요.

단발머리 2026-08-29 17:37   좋아요 2 | URL
세상에 ㅋㅋㅋㅋㅋ 저 방금 ‘좋아요‘ 누르고 왔어요. 가사가 ㅋㅋㅋㅋㅋ작사가 천재네요 ㅋㅋㅋㅋㅋ

여기 보시오 공자님
이것이 인스타그램이오
밥 한 끼를 먹어도
사진부터 찍는다오
좋아요 하나 받자고
온갖 짓을 다 하오
없는 살림 있는 척
빌린 차에 빌린 옷
팔로워가 벼슬이오
구독자가 양반이오
실력은 없어도 좋소
얼굴만 예쁘면 되오
선비는 책을 폈는데
요즘 것들 폰을 펴오
공부는 안 하면서
관심만 받고 싶다오

저도 아직 <Becoming> 진도는 지지부진하다는 소식입니다 ㅠㅠㅠㅠㅠ 이 책은 재미있고 강렬하고 짧습니다*^^*

책읽는나무 2026-08-29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인스타 삭제하셨나요? 와.👏🏻👏🏻대단하십니다. 저도 며칠 전 게임을 잠깐 하다가 광고게임 쳐다보면서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하나 깔았거든요. 물병 색깔 맞추기 게임이요. 미친 듯 며칠 빠져 있다가 나 이래도 되나? 싶어 과감하게 게임 삭제했어요. 테트리스 게임은 아직 남겨놓았지만요.ㅋㅋㅋ 그리고 ‘좋아요‘ 그 전에 ‘추천‘이었고 그 전엔 ‘공감‘이었지 싶어요. 우리네들도 좋아요에 절로 기분 좋아지는 세상! 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6-08-31 22:11   좋아요 0 | URL
저도 놀랐습니다. 삭제가 가능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나무님 말씀하신 그 게임 저도 알아요. 물병 색깔 맞추기 게임이요. 저도 그거 하고 싶은데, 저는 그거 하면 진짜 그거만 할 거 같아요 아직 다운로드 전입니다. 삭제하셨다니 책나무님 대단하십니다. 짝짝 짝짝짝!!!
‘좋아요‘의 세상은 이제 뒤로 갈 수 없는 거 같아요. 더 많은 ‘좋아요‘를 바라는 세상이 되었네요.

독서괭 2026-08-30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이 “그냥” 좋습니다! ㅋㅋㅋ 전 좋아요 신경쓰는 거 피곤해서 더욱 sns를 안 하는데 북플은 좋아요 집착(?)을 별로 안 하게 되는 곳이라 (비교적?) 좋은 것 같아요. .. 그나저나.. 비커밍은 다들 별로 못 읽고 다른 책 읽으시는 것 같은데.. 제가 너무 두꺼운 책을 추천했나 봅니다 🤣 게다가 단어도 어렵더라고요.. 어흑 ㅠ

단발머리 2026-08-31 22:14   좋아요 1 | URL
아, 독서괭님도 sns 안 하시는군요. 북플은 좋아요~ 집착을 별로 안 하게 되죠. 제게는 알라딘이 트위터고, 인스타고, 블로그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대세에 힘입어(?) 많이 못 읽고 있어요. 근데 비커밍은 책표지만 봐도 좋아요. 힘나고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 제가 미셸 좋아하나봐요!

다락방 2026-08-30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커밍 저도 두 페이지인가 읽었습니다. 이해는 못하고 그냥 읽었습니다. 하하하하. 단어 찾으려다가 귀찮아서 포기하고 그냥 보고 있습니다. 조만간 번역본도 찾아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 들어요.

그나저나 인스타그램 삭제하셨다니, 축하드려요! 정말 장하십니다. 저는 어젯밤에도 인스타그램 안에서 허우적댔어요. 하.. 왜이렇게 볼게 많은건지, 왜이렇게 저를 잡아끄는게 많은건지..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저도 가급적 인스타를 열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지만, 고딩조카가 연락을 인스타 디엠으로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버리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위에 처음 알게 된 노래 가사가 와!! 팩트네요!!

단발머리 2026-08-31 22:24   좋아요 0 | URL
저도 계속 지지부진하고 있어서요. 제가 위에 독서괭님 댓글에서 썼는데 저는 이 책 쳐다만 봐도 좋아요. 그냥 뭐랄까. 힘이 난다고 할까요. 열심히 살자~~ 까지는 아니어도요. 힘내자! 이런 느낌. 제가 미셸을 그렇게 보고 있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요.

저의 인스타 삭제 이렇게 축하받아도 되나요 ㅋㅋㅋㅋㅋㅋㅋ저도 그게 인스타의 가장 문제인거 같은데, 모든 정보가 다 제게 필요한 거 같은거예요. 만원의 행복도 미니멀리즘도 다꾸도요. 전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다 저에게 필요한 정보인 것이며.

저 노래 가사는 hnine님이 알려주신 <공자님 맙소사>의 가사인데요. 뮤직비디오도 엄청 웃겨요. 가사도 절절하고요.
 
신장 위구르 디스토피아 - 중국의 첨단기술 형벌 식민지에서 벌어지는 탄압과 착취의 기록
대런 바일러 지음, 홍명교 옮김 / 생각의힘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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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공지능에 대한 탐구는 흘러 흘러 중국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에 대한 탄압의 현장으로까지 흘러왔다. 과학 기술 만능주의를 주창하는 이들에게 미래는 언제나 분홍빛(내가 좋아하는 파스텔 핑크)이다. 어쩌면 황금빛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예언하는 미래에, 인간은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되고, 자신의 즐거움만을 위해 존재하며, 우주를 뒷산처럼 오고 갈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미래는 예상보다 훨씬 더 비극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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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학 기술의 발전 뒤에 숨겨진 어두운 이면을 고발하는 소설이 아니라, 과학 기술의 발전이 만들어가는 어두운 현실을 고발하는 책이다. 저자인 대런 바일러는 중국 내 무슬림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직적 탄압을 24개월 이상에 걸쳐 연구하고, 생존자들의 인터뷰를 엮어 이 책을 썼다. 신장 위구르 내 수용소의 위성 사진이 공개된 이후, 중국 당국에서는 이를 '직업훈련 프로그램'이라고 변명했다. 수감되었다고 추정되는 사람들이 150만 명 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들의 처참한 상태에 대한 기술은 너무나 참혹해서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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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중국의 한족과 인종적으로, 종교적으로 상이한 위구르족, 그리고 그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의 카자흐족 등은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간직해왔다. 위구르 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의 흥망성쇠가 이어져 왔고, 1949년 중국에 의해 병합되었다. 자치구인 신장 위구르의 지위가 위협받은 것은 이슬람 문화의 지배하에 한족과의 동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중국 당국이2017년에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다. 위구르족 인구가 다수인 일부 지역에서 5세 이하 아동의 70퍼센트가 보통화(표준 중국어)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우정 유아원/유치원'에 수용되어 있으며, 그들의 부모는 수용소나 교도소 또는 공장에 있다.(126쪽) 수용소 시스템이 시작된 이후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위구르인의 출산율이 50~80퍼센트 급감했다(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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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민족에게 불균형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서구의 경찰 시스템과 중국의 경찰 시스템 사이에는 일부 유사점도 있고 상당한 차이점도 있다. 신장에서는 카메라 네트워크의 밀도가 훨씬 더 높고, 검문소와 데이터 감시도 지원되며, 모든 지역 주민은 포괄적인 "공공 보건" 계획의 일환으로 당국에 생체 정보를 제출했다. ... 당국은 신장의 모든 주민에게 국가가 발급하는 신분증을 새로 등록하도록 강제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고화질 얼굴 이미지가 담긴 기초 저장고를 보유하고 있다. ... 샤완에서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0.8초 만에 얼굴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최대 30만 명의 대상자들과 관련된 알림 경보를 등록 및 기록할 수 있다. 만약 기술자들이 0.2초만 더 기다릴 용의가 있다면, 최대 50만 명에 대해서까지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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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인들에 대한 이러한 전방위적인 폭압이 가능했던 것은 '신체검사'라고 이루어지는 절차를 통해서다. 목소리 녹음과 홍채 스캔, 혈액 검사와 DNA 채취 등을 통해 수집된 생체 정보는 '위험한' 인물로 분류된 사람들을 파악하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수용되어 있는 사람들은 '예비 범죄자'로 취급되었는데, '종교적 콘텐츠가 담긴 디지털 파일의 보유, VPN 사용, 왓츠앱 설치'가 '예비 범죄'로 분류되었다(51쪽). 수용소는 자동 추적 카메라와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수용자들의 행동을 24시간 감시 및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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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에 의해 자행된 아메리카 원주민 침략 및 학살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의 역사는 위구르를 비롯한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역사와 너무나도 닮아 있다. 그들의 재산을 빼앗고, 토지를 빼앗고, 아이를 빼앗은 후, 그들을 수용소에 격리시켜 종국에는 인종 말살의 결과를 얻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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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이 개인을 억압하고 사회를 통제하는데 사용될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한 글일거라 예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지구 한 편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국가 폭력이 한 개인의 삶을 얼마나 쉽게 무력화시키는지를 보았고, 그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작은 가능성조차 빼앗겨버린 그들의 현재가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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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정은 두려움과 무력감.

인공지능 없이도 세상은 충분히 우울한데, 나쁜 사람들 손에 들어간 인공지능 때문에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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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6-07-05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님의 AI 독서는 어디까지 나아가는가!!
중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ㅠㅠ

단발머리 2026-07-07 19:39   좋아요 1 | URL
그렇더라구요. 생각보다 훨씬 더 엄혹해서 읽는 동안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ㅠㅠ
신장 관련 뉴스는 티베트처럼 독립을 원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신장 지역 자체의 중요성도 있고 해서 중국에서는 훨씬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듯 해요.

nama 2026-07-06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8년 전 신장위구르에 갔을 때 검문소마다
통제가 심해서 여권 사진 펴서 가슴에 댄 상태로 얼굴 사진을 찍히기도 했어요. 다녀본 나라 중 감시가 가장 삼엄했어요.
지금은 더하지 않을까 싶네요.

단발머리 2026-07-07 19:40   좋아요 0 | URL
아, 8년 전부터 그런 분위기가 있었군요. 근데... 여권 사진 펴서 얼굴 사진 찍는 거는 엄청나게 폭력적이네요.
드나드는 사람들을 모두 ‘잠재적 위험 인물‘로 보고 있는 걸까요. 지금은 더 엄격해졌을 거 같네요 ㅠㅠ

건수하 2026-07-06 1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I가 통제를 너무 쉽게 만들어주는군요... 티벳 등 다른 자치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겠어요.

단발머리 2026-07-07 19:43   좋아요 0 | URL
네,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할 거 같기는 해요. 신장의 이런 상황은 그곳을 탈출했던 분들이 다른 나라에서 제보한 것들인데, 중국 당국에서 바로 연락이 왔다고 해요. 너희 가족이 중국에 있다... 이런 식으로요ㅠㅠ

다락방 2026-07-06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나쁜 사람들 손에 들어간 인공지능은 또 얼마나 무섭게 사용될까요. 그러고보면 미션 임파서블 가장 최근편도 디지털 정보와 인간이 싸우는 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러니까 보통의 인간은 AI 와도 경쟁해야 하고, 그걸 차지한 나쁜 놈들과도 싸워야 하고... 그렇게 되는걸까요?

단발머리 2026-07-07 19:46   좋아요 0 | URL
보통의 인간은 Ai와 경쟁이 안 될 거 같아요. 그냥 일자리를 빼앗기는 모습이 될 거 같고요. 문제는 인공지능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려는 나쁜 사람들이 있을 때, 그걸 제어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거 같아요. 흠.... 이게 답이 없는 문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