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와 과유불급
서로에게 져주는 것도 사랑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파친코 2 - 개정판
이민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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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https://blog.aladin.co.kr/jyang0202/13969259)에 대한 댓글을 쓰다가 길어져서 먼댓글로 씁니다. 댓글이어서 댓글처럼 씁니다^^ 제가 쟝쟝님의 글을 오독했을 가능성을 전제하고, 제 나름으로 다시 한번 써봅니다.

 


노아가 자신이 받은 최고 최대의 사랑이 엇나갓음을 알고, 보답할 수 없음을 알고 나서 그가 했던 선택에 대해, 쟝쟝님은 필연적이라고 썼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 역시, 노아는 자살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게 언제가 되었든지요.

 


저 역시, 쟝쟝님처럼 노아가 (일본인이) 될 수 없었기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되고 싶은 나와 될 수 없는 나와의 간격 때문에 자살을 선택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아가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새로 정착한 곳에서 취업을 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시간 동안, 노아는 일본인처럼 보였습니다. 완벽하게 즉, 내면까지 진짜일본인이 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말이지요. 저는 노아에게 그런 이 계속 이어졌더라면, 노아는 자살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될 수 없는 자신을 직면하는 또 다른 어떤 순간에, 노아는 자살을 염두에 두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속이려고 하고, 속이고 있는 이 상황이 지속되었더라면, 선자를 만나지 않고 계속 돈을 송금하는 상황이 이어졌더라면, 노아는 그 상황에서는 자살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노아는 계속, 매일, 자주 자살을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노아의 자살을 이끈 결정적요소는 선자의 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수가 노아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면서 선자에게 말합니다. 오늘은 그냥 보기만 하는 게 좋겠어. 그냥 멀리서 노아 모습만 봐. 선자는 노아를 보자마자 차에서 내려 버립니다. “노아야!” 선자는 노아를 부르며 달려갑니다. 한수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입이 아플 지경이니 (요즘 국군통수권자 욕하느라 입 아픈 사람) 더 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만, 전 한수가 노아를 제대로알았다고 보았습니다. 한수는 노아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노아가 얼마나 지독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자신의 과거를 세탁하려 했는지 알았습니다. 노아를 덜 사랑해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요. 한수는 물러설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한걸음 물러서서 노아를 바라보는 게 옳다고 여겼습니다. 선자는 그러지 못했지요. 지극한 사랑이 선자를 막았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편을 애정하고 아끼지만 남편에 대한 제 사랑이 지극하다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식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제가 모성이 부족한 태업전사에 무책임한 엄마이기는 하지만, 그런 심정(감정이라고 하면, 모성은 제도화된 감정이라고 할 것 같아 심정이라고 씁니다), 내 안의 느낌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제가 사랑이 많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요.

 


노아를 만났을 때 선자가 말합니다. 집으로 가자. 우리 집으로 가자. 노아가 말합니다. 여기가 제 집이에요. 선자를 만남으로 해서 숨기고자 했던 과거가 모두 들통나 버립니다. 살던 곳에서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내몰린 상황에서, 노아는 선자에게 차를 내줍니다. 다음 주에 찾아가서 가족들을 만나겠다고 말하며 선자를 안심시킵니다. 노아를 만나고 돌아온 선자에게 한수는 말합니다. 당신, 노아를 안 만났으면 좋았을 걸 그랬어.

 


제 리뷰에서도 썼지만, 저는 이 상황이 선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자가 자기 자식을 몰랐다는 점을 꼭 밝혀두고 싶습니다. 자신의 자식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부모가 나를 이해해주면 좋겠지만 말입니다.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랑이 충만한 부모님이 나를 이해해주지 못할 때 더 절망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는 걸, 그걸 아는 일이 전,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랑을, 극진한 사랑을 내게 주었지만, 나를 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님을요.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우리의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전이었던 것 같은데요, 김연아 선수 특집 방송이 있었습니다. 주니어 시절인지 시니어 초반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엄청 앳된 모습의 김연아가 화면에 잡힙니다. 사람이 많지 않은 링크장에서 김연아 선수가 점프를 연습합니다.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김연아 선수가 자꾸 넘어집니다. 화면은 저 위쪽 관중석을 향합니다. 거의 비어 있는 관중석에 몇몇 사람들이 잡힙니다. 자막을 보고 나서야 그쪽에서 소리치는 사람이 김연아의 엄마인 걸 알 수 있습니다. 바닥에서 간신히 일어나는 김연아 선수의 입이 잔뜩 나와 있습니다. 카메라가 앞에 있는 것을 아는데도 (그 사람은 명백히 카메라를 보고말했습니다. , 휘바이든 그 사람이요) 말합니다. “, 자기는 하지도 못하면서!” 김연아가 지칭하는 하지도 못하면서잔소리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김연아가 !’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 맞아요. 김연아의 엄마입니다. 코치급의 실력으로 김연아에 대한 가장 정확한 분석을 내놓았던 사람, 살던 집을 줄여가면서 김연아의 훈련비를 내주었던 사람,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연아의 피겨복을 직접 한 땀 한 땀 바느질했다는 사람, 김연아의 엄마입니다.

 


만약,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만약은 의미가 없을 테지만요. 김연아가 노아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저는 김연아는 선자에게 말했을 듯싶습니다. 엄마, 여기 왜 왔어요? 내가 연락한다고 했잖아요. 여기 갑자기 이렇게 찾아오면 어떡해요. 일단 가세요. 돌아가세요. 내가 다시 연락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시고요. 선자의 등장 자체로 노아의 모래성은 다 무너져 버렸지만, 저는 김연아는 이렇게 말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a good boy는 그렇게 못 합니다. 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을 죽여서, 자신을 삭제시킴으로써, 자신을 영원히 퇴장시킴으로써, 노아는 그 말을 선자에게 전할수 있을 뿐입니다.

 


내 아이가 김연아 같은 아이인지, 노아 같은 아이인지를 아는일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책을 읽은 저의 결론은 아이를 덜 사랑하자’, 아이에게 더 많은 자리를 내어 주자였는데, 그 자리, 그 거리마저도 사실은 아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먼저 필요합니다. 비극은, 우리는 우리 자신조차 모른다는 데 있죠. 나도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데, 어떻게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 책을 영어로 읽어서 줄거리만 훑는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읽었는데 말이지요. 쟝쟝님 리뷰 읽으면서 여러 가지 다른 생각을 하게 되어서 즐거웠습니다. 이런 게 문학의 힘인가 그런 생각도 해보았구요. 문학은 결국, 어찌할 수 없음, 을 말하는 거 같아요. 운명적인 (것처럼 보이는) 만남, 자석처럼 끌리는 사랑, 머리카락처럼 얇은 오해, 돌이킬 수 없는 이별과 죽음까지도요. 불확정성의 원리를 말하지 않더라도 인과론과 결정론의 틀을 넘어서서, 다른 삶의 가능성을 예상하는 일이 그렇습니다. 한수가 노아를 찾아내지 못했더라면. 선자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선자가 멀리서만 노아를 보았더라면. 그렇다면 노아는 살아있을까. 자신의 비극을 내일로 미루고 오늘을 살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혼자.

 


댓글이라 이렇게 썼는데 쓰고 보니 편지처럼 보이네요. 그럼 편지처럼 마무리 할까 봐요. 쟝쟝님과 함께 읽고 쓰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쟝쟝님 글은 어려울 때가 종종 있지만 쟝쟝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똑똑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참 좋아요. 자기 과신과 지적 오만의 화신이자 알라딘 서재 고인물로 오래오래 같이 있어주세요. , 유럽 여행 유튜브 영상 너무 재미있었어요. 여행 많이 가셔서 여행지에서의 책 이야기 앞으로도 많이 해주세요.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수고 많았어요. 얼른 쉬어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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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살은 질병사다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10-02 22:38 
    사실 지난 독후감을 좀 너무 거칠게 썼던 것 같아서 (휘리릭~) 오늘 길고 긴 지하철에서 추가로 몇자 더 적을까 하다가… 내 무의식을 더 훑기 싫어서 그만 두었었다. 그런데 단발머리님이 엄청나게 근사한 답글을 써주셔서 … 쓰다 만 거라도 긁어서 올려 붙여본다. *노아는 일본에 사는 조선인이다. 온 사회가 노아의 출신을 무시하고 멸시한다. 그러나 노아의 엄마 선자는 사회와 상관없이 오로지 생존에 힘쓰며 노아를 사랑과 헌신으로 키운다. 노아는 책과 교육
 
 
공쟝쟝 2022-10-02 21: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사랑해요 단발머리님 💕

단발머리 2022-10-02 21:32   좋아요 3 | URL
우우우웅! 나도요! 아이러브쟝쟝님!😘

바람돌이 2022-10-02 23:13   좋아요 3 | URL
두분의 찐사랑덕분에 잠잘시간 놓침요. 저는 요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른이로 거듭나는 중인데 말입니다. 사랑은 비밀댓글로 두분이서 하시는걸로.... ㅎㅎ

단발머리 2022-10-03 09:45   좋아요 2 | URL
사랑이 넘 찐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막 비밀봉지 밖으로 튀어나와가지고 ㅋㅋㅋㅋㅋ 그랬습니다.
바람돌이님, 굿모닝이요^^

공쟝쟝 2022-10-04 10:41   좋아요 0 | URL
바람
돌이님 질투쟁이~ 호호홋.
단발머리님 비밀봉지래....

바람돌이 2022-10-02 2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글 하나 읽으려다가 쟝쟝님 글 읽고 또 이전에 5월에 쓴 단발님 리뷰 읽고.... 힘들어요. ㅎㅎ
단발머리님의 이 글 읽으면서 저희 어머니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어머니의 희생과 절대적인 사랑으로 큰 사람인데, 진짜 우리 어머니 대단하신게 20살 이후 저의 삶과 선택을 어머니는 한번도 이해하지 못하셨어요. 제가 사고를 좀 많이 쳤거든요.
그런데 어떤 결정적인 순간마다 어머니는 제 선택을 존중해주더라구요. 너죽고 나죽자 그건 절대 안된다 이런거 한번도 안하셨어요. 다른 엄마들이라면 충분히 그럴만한 상황에서도..... 저는 그래서 지금도 나의 지금은 대부분 엄마가 만들어줬다라는 생각을 하고 살아요. 그런데 저에게만 그런 기억들이 있는게 아니라 얼마전에 여동생하고 얘기하다가 여동생도 그런 경험을 했더라구요.

어쩌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굳이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건 너무 힘들잖아요. 그래서 사랑이란건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와 다르다 하더라도 그 다름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주는 것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이 한밤중에 해봅니다. ^^

단발머리 2022-10-03 09:50   좋아요 5 | URL
바람돌이님 글 읽으면서 그런 생각 들었어요. 그러니까 저 같은 엄마요. 희생이라던가 양보 없이 자식을 키운 엄마들에게는 이런 자세, 이런 쿨한 자세가 가능할 수도 있겠는데요. 희생과 절대적인 사랑으로 자식들을 키우신 우리네 어머니들에게는 이게 너무 어려운 일 아닌가. 선자로서는 너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이런 생각이요.
바람돌이님 어머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자식을 정말 행복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해주는 방법이 무엇인지 아셨던 분 같아요.

다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합니다. 그 쉬운 일이.... 어쩔 때는 참 어렵고요. 어제밤에 여러 곳에서 뵈었는데 편안한 밤이 되셨나 모르겠어요. 서울은 계속 비가 옵니다. 저는 비를 싫 ㅋㅋㅋㅋㅋㅋㅋㅋ 금방 쌀쌀해질 듯 싶어요.

수하 2022-10-03 1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모의 기대 사랑.. 게다가 희생까지 동반된다면 자식은 부담을 느낄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정확하게는 잘 모르지만 많이 희생하고 기대하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큰 아이가 아니라서, 딸이라서) 기대를 별로 받지 않고 자란 사람인데 그래서 좀더 자유롭게 살았던 것 같아서…

노아가 한수가 아닌 이삭의 아들이었다면 상황이 좀 달랐을까요? 노아의 선자에 대한 감정은 복잡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선자가 더 안타까워요.

책읽는나무 2022-10-03 14: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기 전이어서 책 읽고 나서 읽으려고 했는데 또 자석처럼 이끌려 읽게 되는 단발머리님의 글이네요.^^
작가들끼리 서로의 생각을 편지로 주고 받는 그러한 책을 한 권 읽는 기분이 들었네요.
부모의 헌신...그런 부분이 읽혀지는가 보구나!! 대충 감만 잡고 갑니다. 비가 오다 말다 해서요^^

독서괭 2022-10-04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아의 삶이 계속 이어졌더라면 자살하지 않았을 거라는 말씀에 저도 공감해요! 선자가 그저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 갔던 것이 결국 아들을 자살로 몰고 갔다는 그 지점이 너무 가슴 아팠어요 ㅠㅠ 내 아이를 그렇게 모를 수 있다는 것, 그걸 깨닫기가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
저는 기억에 노아가 결혼한 일본인 여성이 과거 아버지가 자살해서 수근거림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노아가 자살해버리면 이 여성은 어쩌나 싶어 노아가 원망스러웠어요 ㅠㅠ
쟝쟝님 글에 이어 단발님 글 읽으니 새삼 이 책이 더 깊이 있게 다가오네요. 역시 독서경험은 나눌수록 풍부해지는군요^^
 
저항의 예술 - 포스터로 읽는 100여 년 저항과 투쟁의 역사
조 리폰 지음, 김경애 옮김, 국제앰네스티 기획 / 씨네21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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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심상은 아름다움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 자신의 예술혼을 혁명에 바친 사람들이 있다. 이미지. 단 하나의 심상만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한 장의 그림. <포스터로 읽는 100여 년 저항과 투쟁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난민, 여성 해방, 성 정체성, 전쟁과 핵무기, 피부색, 기후 위기에 대한 현실을 고발하고, 현 체제의 모순을 경고하며, 새로운 사회에 대한 지향점을 보여준다.




 

 

<자녀 내가 원한다면 내가 원할 때>라는 이 작품은 아직도 읽고 있는 <임신 중지>와도 관련이 깊다. ‘프랑스 가족계획 운동에서 제작한 이 포스터는 1967년 피임의 합법화라는 성과를 이루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말콤 X 1964년 연설 투표인가, 총알인가Ballot or Bullet’에서 발췌한 문구가 새겨진 단색의 이 포스터는 1991 3 3일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로드니 킹을 잔혹하게 폭행한 장면을 묘사했다. 이 사건은 이후 1992LA 폭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이 포스터의 이름은 <여성은 해야 한다 Women Should … >이다. 아랍에미레이트의 광고 대행사에서 실제 구글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한 포스터이다. 구글의 자동 완성 기능을 이용한 검색 결과는 충격적인데, 성차별적 발언과 노골적 욕설까지 전 세계 남녀 불평등의 관행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하면 어떨까



여자들이여! 집에 머물지 말고 노예가 되지 말 것이며, 부엌에 있지 말고, 교회에서 떠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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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Your Perfects (Paperback) - 맨부커 후보작 / 2022 WOMEN'S PRIZE FOR FICTION
콜린 후버 / Simon & Schuster Ltd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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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후버의 책은 대체로 소재가 자극적이다. 이제 겨우 세 권 읽었으니 다 그렇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으나, 아무튼 세 권 모두 그렇다. 자극적인 소재는 흡입력 있게 읽히고 페이지는 쉽게 넘어간다.

 

 


결혼 준비로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던 퀸은 약혼자를 놀라고 해주려고 아무 말 없이 그의 아파트에 찾아왔는데, 문 앞에 웬 잘생긴 남자가 서성이고 있다. 들어가려는 퀸을 막아서는 그레이엄.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는 듯한 남자와 실랑이를 벌이던 퀸은 문 안쪽에서 들리는 소리에 주목하게 되고. 그렇다. 아파트 안에는 퀸의 약혼자와 그레이엄의 여자친구가 함께 있다. 두 사람은 협동조합도 아니면서 두 사람만의 즐거운 협동 작업에 몰두한 것처럼 보인다. 아니다. 즐거운 협동 작업에 몰두한 것처럼 들린다.

 


현장을 덮친 후, 두 사람은 근처 레스토랑으로 향하고 대화를 나누던 중 퀸은 그레이엄에게, 그레이엄은 퀸에게 강하게 끌린다. 퀸의 집까지 함께 간 두 사람. ‘revenge sex’를 하고 싶은 마음 너머 그레이엄에 대한 진지한 호감, 또 한편으로는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한 퀸. 그녀를 따라 퀸의 아파트까지 함께 온 그레이엄 역시 복잡한 마음인 듯. 그레이엄의 마음을 눈치챈 퀸은 그레이엄에게 가라고, 가도 된다고 말한다. 퀸의 집을 나서는 그레이엄. 벽에 자기 전화번호를 남겨둔다.


 

퀸은 매일 그 메모를 쳐다보면서도 그에게 전화하지 않는다. 나는 이 부분이 좋았다. 왜냐면 나라도 전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을 하필이면 그런 장소, 그런 환경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글쎄. 나는 그래도 그에게 전화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 사람, 내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이 내게 먼저 다가와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그에게, 그도 나에게 다가가지 않는다면 그럼 우리는 어떻게 만난담? 만나기로 되어 있다면,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있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지 않는 나의 어처구니없는 가정.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


 


6개월 뒤, 한 레스토랑에서 퀸은 그레이엄을 다시 만난다. 퀸이 앉은 테이블 맞은편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고, 그레이엄의 맞은편에도 한 여자가 앉아 있다. 화장실 앞에서 가볍게 인사를 나눈 두 사람.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퀸을 기다리고 있는 그레이엄. 그는 “How are you?”라고 진지하게 다시 묻는데, 약혼자에게 배신당하고 결혼이 취소되었던 지난 6개월의 힘든 시간을 묻는 것 같다. 괜찮다고 대답하는 퀸. 당신은 어땠어요? 자신 역시 괜찮다고 그레이엄이 답한다. 상황에 맞게 덕담하는 퀸. 지금 만나는 여자가 예전 여자친구보다 나아 보이던데요. 곧 전여친을 잊게 되겠죠.

 


Graham laughs a little. “I’m over Sasha,” he says with conviction. “Pretty sure I was over Sasha the moment I met you.” (75p)


내게는 이 장면이 너무 로맨틱하고 말캉거리고 파스텔톤 분홍빛이었는데, 그런데 내가 쓴 글은 로맨틱하지 않고, 말캉거리지도 않고, 분홍색도 아닌 것이. , . 쓸쓸쓸 하신 분들, 죄송해서 어째요. 이 책 진짜 재미있는데요. 제가 표현을 잘 못하겠어요. 뜨거운 장면을 소환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재미있고 뜨겁고 39금이고 유익한 글을 잘 쓰시는 모든 분들, 제가 심히 존경합니다. 이럴 거면 쓰지 말걸. 쓸쓸쓸. 말말말말말말말말말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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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 2022-08-31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옆에 스파클링 와인이라도 있어야 할 달달함입니다만…? ^^

근데. 그랬는데. 널 본 순간 사샤랑 끝냈는데. 6개월 동안. 남자는 집도 아는데 왜 안 찾아가고 다른 여자 만난 거죠…? 그 여자랑은 데이트 아닌가?

(이렇게 로맨스소설에 따지고 드는자)

단발머리 2022-08-31 20:4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참 정확하고 적절한 질문이라 아니할 수 없겠습니다, 수하님!

널 본 순간 사샤랑 끝냈고 첨 본 순간 완전 반했고 집까지 아는데도 6개월간 찾아가지 않고 다른 여자를 만난 이유는...

그레이엄은 퀸이 전화하지 않았을 때 약혼자에게 돌아갔다고 생각했습니다. 번호를 남겼고, 전화해달라 했고, 확실한 호감을 표시했지만 결국 그녀는 바람핀 약혼자를 택했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도 다른 여자를 만났는데 말이죠.
거기서 똭!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는 퀸과 마주치고 다시 한 번 이렇게 확실히 ㅋㅋㅋㅋㅋㅋㅋ 쐐기를 박습니다.

Pretty sure I was over Sasha the moment I met you. 우헤헤헤헤헤헤!


수하 2022-08-31 20:51   좋아요 0 | URL
아….

왠지 진 것 같은 이 기분 뭐죠 ㅎㅎㅎㅎ

역시 아무리 반했어도 ‘여지를 줘야 한다’ 오늘의 교훈 되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8-31 20:56   좋아요 1 | URL
이 책의 남자주인공은 특히나 그렇게 ㅋㅋㅋㅋㅋㅋ 그렇게나 여지를 많이 줍니다. 미루고 미루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그 점이 여성들이 원하는 남성상의 한 부분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보았어요.
눈빛 파팍, 느낌이 찌리릿 왔어도 지금 당장이 아니라 다음을 기약하는.... 결정적(?) 순간에 대화 나누자고 합니다, 이 남자는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하 2022-08-31 20:59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말한 여지는 퀸이 그레이엄에게 줘야 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만…

스킨십 보채지 않는 남자 좋죠. (제가 남편이 마음에 들었던 두번째로 큰 이유인데) 아닌가 좋은 게 아니고 애태우는 건가… ㅎㅎ

다락방 2022-08-31 21:0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39금 로맨스 운동본부 에서 나왔습니다. 저희 본부에서는 스킨십을 자꾸 미룬다면 회원탈퇴 입니다. 온갖 성적 매력을 뒤집어 쓴 채 으르렁 거린다, 가 저희 모토입니다. 그럼 이만.

단발머리 2022-08-31 21:09   좋아요 0 | URL
그런 의미에서 그레이엄은 39금 로맨스 운동본부에 발도 못 내디딜 것 같습니다. 그레이엄은 그렇게나 잘하면서(응?) 그렇게나 미룹니다. 침대에 마주 보고 누워서 대화하자고 하는 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남자인 것입니다. 뜨거운 남자, 대화를 좋아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수하 2022-08-31 21:13   좋아요 0 | URL
(소심하게) 으르렁~ …

다락방 2022-08-31 21:17   좋아요 0 | URL
그레이엄은 아주 젊은이죠? MZ 세대 아닙니까? 아직 39금이 한참 멀은 젊은이요.

단발머리 2022-08-31 21:42   좋아요 0 | URL
그 때 당시 그레이엄이 몇 살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는데요. 20대후반에서 30대 초반 예상됩니다 ㅋㅋㅋㅋ 역시 꼬꼬마라서 39금 몰랐을까여? ㅋㅋㅋㅋㅋㅋ 뜨거운 장면 많은데 ㅋㅋㅋㅋ 어쩌죠? 🥵 비공개의 운명 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8-31 2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9금이라면서 바나나 우유라니.... 심지어 씨를 뺀 건자두 너무 건전한거 아닙니까? 네???? ㅋㅋ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따르는 스토리 전개같은데 온갖 로맨스 소설을 섭렵하고 이제 쳐다도 안보는 제가 요즘 여러분들 때문에 이 작가는 한번 봐줘야 하나 살짝 흔들리고 있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9-01 17:08   좋아요 1 | URL
제 삶은 이렇게나 건전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웰치스 청포도 맛이 그리운 오후입니다.
온갖 로맨스 소설 섭렵하신 바람돌이님께 ‘로맨스 소설론‘ 한 번 꼬옥!!! 꼭꼭꼭 듣고 싶습니다. 언제 기회되시면 한 번 부탁드려요.
저는 이제 입문한 사람이라서요. 신세계에 눈이 확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01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나나맛 우유에 반하나?
전 반했어요.
바로 어제까지 냉장고에 있던 바나나 단지 우유가 오늘 아침에 애들 중 하나가 마셔버려 아쉬웠는데 아...단발님도 마시고 있었던??
또 아쉽네요ㅜㅜ
책도 달달하고, 건자두랑 바나나 우유도 달달하고....극강의 달달함이었겠군요ㅋㅋㅋ

단발머리 2022-09-01 17:09   좋아요 2 | URL
저도 4개들이 샀는데 그거 하나 남았네요. 역시 부지런한 사람이 바나나맛 우유를 먹을 수 있던가요.
책도 달달하고 건자두도 많이 달고요. 우유도 달달해서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뭐... 달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13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땡투 누르려고 다시 들렀습니다.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22-09-13 10:25   좋아요 0 | URL
전 재미있게 읽었지만 저만 재미있었어요. 좁은 세계관의 결과라고 할까요. 다락방님 리뷰는 겁나 재미있을 것임을 제가 보증하는 바입니다. 아, 땡투 받아야하실 분이여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13 11:10   좋아요 0 | URL
번역본이 없으므로 제가 언제 읽을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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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태곳적부터 계속되어 왔다. 첫 번째 관찰 대상은 자연이었고, 인간은 관찰 범위를 점차 확대해왔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인간 내면에 대한 성찰보다 인간 외부가 주요 관찰 대상이 되어가던 시대에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세계는 이른바 발명과 발견의 시대를 맞이한다.


벵하민 라바투트의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는 이런 격변의 시대에 천재적 두뇌의 소유자들의 초월적 경험을 픽션으로 풀어냈다. 프리치 하버, 슈바르츠 실트, 아인슈타인, 모치즈키 신이치, 알렉산더 그로텐디크, 슈뢰딩거, 루이 드 보르이, 보어, 하이젠베르크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진실을 목도하고 그 사실을 자신과 세상에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파괴해야 했다. 이것은 특이점을 찾기 위한 계산으로 공책 세 권을 채웠던 슈바르츠 실트의 결론과 맞닿아 있다. 방정식이 특이점에 배어들어 무한이 유일한 결과로 등장(70)했을 때, 그것을 발견한 사람 혹은 그 생각의 시작점이 되었던 사람조차 그 결과가 내포하는 의미에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양자 이론에 대한 연구」에서 루이 드 브로이는 빛이 파동이자 입자로서 두 가지 별개의 질서에 깃들여 있다고 주장한다(150). 이는 20년 전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주장했으나 끊임없이 비판받았던 아인슈타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드 브로이의 논문은 슈뢰딩거에게 전해지고, 드 브로이의 물질파개념은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집약되어 완성된다. 미시적 세계에서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양자가 단일한 정체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그의 직관(217)이 옳았음을 증명해주었다. 기존 관념의 파괴 속에서만 이해되는 사고 혁명 속에서 양자 역학에 대한 이론적 기초가 완성되기에 이른다. 아인슈타인은 양자 물리학에 대한 논증이 정교해져 가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았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온 지구를 통틀어 가장 똑똑한 사람,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였지만 인과에 대한 강박을 떨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한때천재였지만 타협하지 않는 고집불통이 되고야 말았다. 양자역학에 대한 실험적 사고의 시작점이 아인슈타인이었는데 불구하고, 그는 끝내 그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 내에서 세상을 파악한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의 경계 너머로 차마 나아가지 못한다. 어쩌면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 속의 명민하고 위대하며 한편으로는 실수투성이 천재들은 그러한 인간의 한계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벵하민 라바투트는 보통의 사고 범위를 넘어선 천재들의 좌절과 성취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독자의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냈다. 천재들의 기이한 삶만큼이나 놀라운 것은 실패와 성공의 마침표를 넘어서 자신의 발견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태도이다.

 

세상을 이해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세상은 쉽게 혹은 단편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것임을 아는 것. 인간의 언어로 구술되는 것 너머에 다른 세계가 존재함을 아는 것.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리의 단면에 접속했던 이들 범상한 천재들의 깨달음은 아니었을까. 전통적인 이분법의 세계 너머, 객관적인 관찰자라는 허울 뒤에는 무력하고 무지하지만, 여전히 호기심에 가득 찬 인간이 존재한다. 전혀 새로운 세상의 가능성을 믿는 인간,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인간. 그런 인간, 인간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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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8-18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짝짝짝짝 👏👏👏👏 잘 읽었습니다. 실수투성이 천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던 소설.

단발머리 2022-08-18 20:56   좋아요 2 | URL
이 책에서 만난 사람들이 실수투성이인데 천재라서 좋았어요. 천재에 대한 동경 때문이겠죠.
from 실수투성이인데 둔재인 1인

공쟝쟝 2022-08-18 23:33   좋아요 2 | URL
저도 서툴게 나마 리뷰를 남겨볼까 하고 책상 앞에 앉았는 데... 소설... 읽은지 너무 오래되서 다시 읽고 있다... (-_-) 왜 처음 읽는 것 같지?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9 09:44   좋아요 1 | URL
저도 두 번 읽었습니다. 다시 읽으면서도 참 잘 썼다, 그런 생각이 들고요.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만화입니다) 전에 한 번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려고 상호대차 신청해두었어요. 그거 읽고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 목차로 이동하는게 저의 1단계, 목표입니다. 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9 10:24   좋아요 1 | URL
다락방 따라서 단발님이 목표를 흘리신다. 그렇다면 나는 부분과 전체를 읽겠다고 말할쏘냐? 하하하하하!!!! 전… 스트래선 읽고 싶어요 ㅋㅋㅋ 부분적인 연결들…? 응?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9 11:47   좋아요 0 | URL
스트래선? 스트래선 뭐에요? 나 찾아봐야지!!

단발머리 2022-08-19 11:49   좋아요 1 | URL
어머어머! 쟝님! 스트래선 사람이었네!! @@ 우리 나라에 책 한 권 밖에 안 나왔구먼. 나, 찾아 읽어볼게요. 겁나 똑똑해 보이셔!!

바람돌이 2022-08-18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문과인 여러분 이 책을 읽으셨군요. 저는 반쯤 보다가 못알아먹는 말이 너무 많은거예요. 그래서 또 인터넷 검색을 막 했어요. 그런데 더 못 알아먹겠는거예요. 이놈의 과학젬병이라니.... 그냥 포기했어요. 세부 내용을 못알아먹으니 주요 내용도 재미가 없고 집중이 안돼. ㅠㅠ
문이과를 넘나들며 이런 책도 재미있게 읽는 두분 멋지셔요. 저는 이번 생은 그냥 이렇게 살렵니다. ㅠㅠ

공쟝쟝 2022-08-18 23:36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우리에겐 김상욱이 있어요... 저는 단 한권의 책 <떨림과 울림>을 마스터(? 마스터? 마스터는 아닌 듯 ㅋㅋㅋ 아무튼ㅋㅋㅋㅋㅋ)하고 나니... 사실은 거의 이해 못했는 데도, 그냥 괘니 이해한 것 같고 좋더라고요. 벵하민 씨가 좀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왠지 어쩐지 과학을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알고 싶으시다면 저는 <떨림과 울림> 을 추천합니당... 뭔지 모르겠쥐만... 아름다움 만큼은 제게 진하게 남아.... 물리가 호감이 됨 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9 11:55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 저도 문과인으로서 이런 책 사실 겁나 어렵습니다. 근데 저는... 이 모르는 걸, 모르게 남겨준채로 읽고 있거든요.
세부내용에 대해서는 모르고, 몰라도 그러련 하고요. 그냥 줄거리만 따라가는 ㅠㅠㅠㅠㅠㅠ 게다가 이 책은 소설 아닙니까.
저는 문과이기는 하지만 요즘에 과학책이 좀 쉽게 나와서 하나둘 읽어보고는 있는데, 제가 겁나 대단한 발견했다고 거실에서 소리 지르면 이과생이 비웃기는 합니다. 교과서에 다 나오는 이야기래요. 수모당하는 전직 문과생의 슬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쟝쟝님 / 나는 김상욱을 만났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양자역학 강의 아주 아주 쉽게 설명해 줬어요, 나한테... 내가 앞에서 세번째 줄이라 나한테 설명한 거 맞아요!! 맞다니까! 저는 <떨림과 울림>은 안 읽어봤고 더 쉬운 <김상욱의 과학공부> 읽어봤는데 그 책 읽고 김상욱님 책은 계속 읽어도 되겠다 싶었어요. 물리가 호감일 수는 있겠으나 아름다움은 뭐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19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출근길에 첫번째 단편 읽었거든요? 와.. 이거 읽고 리뷰를 어떻게 써요? 대단하신 분들이야 진짜.....

잠자냥 2022-08-19 08:58   좋아요 2 | URL
나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19 09:00   좋아요 3 | URL
네, 님이요! ㅎㅎ

책 안읽고 리뷰만 읽었을 때는 리뷰로구나 하고 읽었는데 단편 앞에꺼 하나 읽고 나니까 아니, 잠자냥 님도 그렇고 단발머리님도 그렇고 이 책의 리뷰를 대체 어떻게 쓰신거람? 하게 되었어요. 여기에서 어떻게 리뷰가 나와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페이퍼 쓸 거리는 생겨서 메모는 해두었는데 대단하셔요.....

단발머리 2022-08-19 09:05   좋아요 2 | URL
아... 이분들 그분들이시군요. 어제 막 뭐 흘리고 그러는 와중에도 고퀄 페이퍼 쓰시고 이 책 읽고 엄청난 리뷰 쓰시면서도 웹소설 작명해주시고 그런 분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제가 두 분 사랑 영원히 ㅋㅋㅋㅋㅋㅋ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2-08-19 09:13   좋아요 3 | URL
반전) 이래놓고 리뷰대회 1등은 내가 하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이제 앞에 한 편 읽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8-19 09:13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전 그저 재치를 흘렸을 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8-19 09:17   좋아요 2 | URL
부장님, 오늘은 목표를 흘리시네요!

단발머리 2022-08-19 09:21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 그대 재치의 열렬팬입니다. 여기저기 많이 좀 흘려주세요, 플리즈~~~~~~~~~~

다락방님 / 제가 엄청 응원합니다. 차근히 읽고 후다닥 쓰기에요! 뽜야!! 이제부터 아무도 락방님한테 말 시키지 마세요! 특히 뭔가 흘리는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19 09:32   좋아요 2 | URL
그렇지만 제가 회사라서 ... 근무중이라서.. 책을 읽을 수 있을 지는....... 결국 시간은 오늘 하루 뿐이고......

잠자냥 2022-08-19 09:34   좋아요 2 | URL
부장님 우리 모두 (최소한) 바캉스 간식 상자는 받아야죠! 고고! 전 이만 말걸게요. 부장님의 독서를 위해

단발머리 2022-08-19 09:42   좋아요 1 | URL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살살 읽고 쓰세요 ㅋㅋㅋㅋㅋ 중간에 분량 체크 한 번 하시고요. A4 한 장! 뽜야!

다락방 2022-08-19 09:47   좋아요 2 | URL
글자 포인트 5로 한장인가요 20 으로 한장인가요...

단발머리 2022-08-19 09:58   좋아요 1 | URL
제가 그… 그걸 모르겠고요. A4 용지 1장인데 1500자에서 2700자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글자 포인트는 10 아닐까요?

공쟝쟝 2022-08-19 10:18   좋아요 2 | URL
부장님 목표 흘리셨....

그레이스 2022-08-20 1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분법, 결정론 이런 용어들조차 우리 사고의 범주를 제한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인간이 한계를 넘기에는 그 장애물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력하고 무지하지만 호기심에 가득찬 인간들!
그래서 빛과 어둠의 양면성이 있는듯요

단발머리 2022-08-20 20:25   좋아요 1 | URL
전 고정적 사고의 결론이 이분법, 결정론 그리고 인과론이 될 거라는 예상은 하는데... 그걸 제대로 이해하고 극복하기는 너무 어려울 거 같아요.
전 천재들의 그런 ‘허점투성이‘인 모습이 좋더라구요. 빛나는 두뇌와 반복되는 실수. 인간의 모습이 바로 그러하니까요 ㅎㅎ
 

신자유주의적 주체란 자기 삶을 이미 한 선택과 앞으로 할 선택의 연속으로 바라보고, 그 선택에 따른 사회·경제적 결과를 개인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책임이라는 틀 안에서 "이른바 ‘잘못 관리된 삶‘은 사회·경제적 힘을 탈정치화하는 새로운 양태가 되었다." - P35

임신중지 담론에서 운반되고 주입되고 유발되는 감정은, 훅의 단어를 빌리자면 "타자의 자리로부터 오지만 몹시 개별화되고 독자적으로 느껴지는 신념의 정서적 바탕"을 이룬다. 예를 들어 여성이 임신중지에서 느끼는 ‘수치’는 모성처럼 깊이 내면화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실패했음을 나타낸다. 개인적 실패의 통렬한 감각은 철저히 내면화되므로, 이 경험은 ‘임신중지 수치 abortion shame‘라는 사회·문화적 산물 그리고 이와 영향을 주고받는 규범적 기대·가치·주체성으로부터 여성 개인을 고립시킨다. 그리하여 임신중지는 본질적으로 수치스러운 것이 되며, 임신중지를 경험한 여성은 그 경험에 수치라는 감정으로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 P40

‘모성적 프로초이스’라는 접근을 옹호하는 이들은 여성이 임신중지를 하는 이유가 자기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을 둘러싼 주변, 특히 잠재적 아이에게 이로운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나는 이것이 프로초이스 정치의 포스트페미니즘적 발화이며, 이런 발화의 출현은 규범적 여성성으로 향하는 더 폭넓은 움직임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모성은 한때 여성의 숙명이라 여겨졌으나, 이제는 여성을 행복하게 하는 선택으로 다시 위치 지어졌다. - P45

어떤 여성은 임신중지를 했다는 이유로 수치를 겪는 반면, 어떤 여성은 아이를 너무 많이 낳았다는 이유로 수치를 겪는다. 수치 주기는 인종·계급 등 정체성을 구성하는 몇 가지 축에 따라 임신한 주체들에게 달리 적용된다. - P48

임신중지 반대론자들은 태아가 이미 태어난 인간과 같은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면서, 임신한 여성은 법 아래 자율적인 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선택의 문제에는 다른 사람이 관여되어 있다, 바로 태어나지 않은 아이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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