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씨. 700쪽 가까운 이 두꺼운 책을 에코백 축쳐지게 싸짊어지고 휴가 다녀옴. 하필 휴가 떠나기 전 날 밤에 이 책을 읽다 말아가지고. 도저히 놓고 갈 수가 없었음. 젠장.ㅋ

오르부아르! 책 속에선 한번도 안나온 말. 다 읽고 번역기 돌려보니 ‘안녕히 계세요’ 이다. 에두아르의 마지막 힘찬 한방. 정말이지 화려한 작별인사로구나.
으그ㅎ브아ㅎ! (프알못이지만 발음이 달라도 너무 다르네.. 불알못이라고 하려다 차마..^^;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식적으로 ...’ ‘... 상식이지.’ 나부터 이런 말을 얼마나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뱉어 왔는지.. 너의 상식과 나의 상식은 다르고, 그로 인해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도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상식이란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화자가 생각하지 않는 바로 그것을 보여준다는 것을. 황정은의 표현에 의하면 상식이란 사유의 무능에 가까우며, 일상의 짐들이 쌓여있는 치우지 않은 베란다이다.

말 나온 김에 베란다 정리 좀 하려는데 폭염이라 아무래도 힘들겠지? 그럼 실외기라도 한번 닦자.

그럴 필요가 있다.

      

p.265-266
(․․․) ‘상식적으로’에서 상식은 본래의 상식, 즉 사유의 한 양식이라기보다는 그 사유의 무능에 가깝지 않을까. 우리가 상식을 말할 때 어떤 생각을 말하는 상태라기보다는 바로 그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에 가깝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반드시 생각은 아닌 듯하다...... 우리가 상식적으로다가,라고 말하는 순간에 실은 얼마나 자주 생각을...... 사리분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인지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흔하게 말하는 상식, 그것은 사유라기보다는 굳은 믿음에 가깝고 몸에 밴 습관에 가깝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그건 상식이지,라고 말할 때 우리가 배제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너와 나의 상식이 다를 수 있으며, 내가 주장하는 상식으로 네가 고통을 당할 수도 있다는 가정조차 하질 않잖아. 그럴 때의 상식이란 감도 생각도 아니고...... 그저 이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는 것이고 저 이야기는 저렇게 끝나는 것이라는 관습적 판단일 뿐 아닐까.

서수경은 내 머리에 손을 올리며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아니 나는 속상하다고 진짜 속상해서 그 사람들을 일일이 방문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고, 한 사람이 말하는 상식이란 그의 생각하는 면보다는 그가 생각하지 않는 면을 더 자주 보여주며, 그의 생각하지 않는 면은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비교적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당신은 방금 너무 적나라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그렇지. 적나라(赤裸裸). 그 광경은 마치 투명한 창을 통해 보이는 남의 집 베란다처럼...... 우리는 왜 때때로 베란다를 청소하듯 그것을 점검해보지 않는 것일까. 모조리 끄집어내서 거기 뭐가 쌓였는지도 확인을 좀 해보고 먼지도 털어보고 곰팡이 끼거나 망가진 것은 닦거나 내다버리고 하면서 정리도 다시 해보고 새로운 질서로 쌓아보거나...... 하지를 않는 걸까 좀처럼.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직도 기억나는 무지한/무례한 질문들.

 

질문 1. 남자 상사A: 그 차 값이 얼마야? 나도 우리 아들 그 차 한 대 뽑아주려고.  ...(대리점에 문의하세요.)

질문 2. 남자 상사B: (동거인 직업에 관하여 꼬치꼬치 묻길래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아서 뭉뚱그려 프리랜서라고 했더니) 그런 직업은 먹고살기 힘들지 않아? ... (당신보다는 잘 버는 듯)

질문3. (작년에 무급으로 휴직 했다고 하니..) 여자 선배: 남편 돈 잘 버나보네.  ... (순간 어이가 없어서 대답 않고 쳐다보니) 어차피 남편 돈으로 휴직하는 거잖아? 아냐?(분명 이렇게 되묻기까지 했다. 확신에 차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니 말문이 막히고 얼굴이 빨개짐.) 같은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저런 말을 태연하게 하다니 정말 놀라웠다.

 

은유작가는 이러한 무지한 질문에 대한 반응으로 “근데 그게 왜 궁금한 거죠?” 라는 반사 질문을 준비했던데. 내가 받은 저 세 번째 rudest 질문에는 이 반사질문카드도 적용불가다. 아.. 뭐라고 말했어야 했을까.. “여성으로서 진짜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신 거 에요?” 아니아니.. 약하다 약해.. 뭐라고 받아쳤어야 했을까. 생각할수록 이불킥.

 

15년 이상 끌어온 직장 생활을 내 자유 의지로 쉴 자격이 충분하다고 몇 년 전부터 스스로 생각했고, 이를 위하여 2-3년 전부터 일 년 치 식량을 차곡차곡 모았으며, 작년에 실행에 옮겼다. 휴직 기간 동안 사적인 지출은 생활비와는 별도로 모두 비축해놓은 식량으로 해결했고, 그러고도 남은 식량으로는 수명을 다한 냉장고와 청소기도 바꿨다. 난 스스로 만족하고 당당한데 왜 갑자기 자신의 가부장적인 잣대로 남의 삶을 재단하고 확정지어버리는지. 순식간에 난 남편 덕에 맘 편히 몸 편히 쉬면서도 감사할 줄 모르는 파렴치한 된장녀가 되어있었다. 나는 그냥 언제든 홀로 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불킥 푸퓩푹퓩푹!

    

p.279 ‘그게 왜 궁금한 거죠?‘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그런 일 하고도 먹고살 수 있어요?”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딨어” (…) 다른 사람의 삶으로 들어가서 이해하기 위한 말 건넴이 아니라 바깥에서 자기 생각을 주장하기 위한 말 던짐이다. (…) 그들은 왜 질문하는 자리에 있고 나는 왜 쩔쩔매며 답하는 자리에 있는가. 아니, 저 질문의 형식을 띤 모욕하는 자리는 왜 사라지지 않는가.

p. 262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디디의 우산, 황정은)
너희가 무슨 관계인가.
나는 궁금하다. 그렇게 묻는 우리의 이웃은 그것이 정말 궁금할까? 그 ‘궁금함’의 앞과 뒤에는 어떤 생각이 있을 까, 그것은 생각일까? 예컨대 너희가 무슨 관계냐는 질문을 받을 때 서수경과 나는 우리의 대답으로(우리가 대답을 하건 하지 않건) 우리가 또는 우리 각자가 대변할 수 있는 위협을 생각하고, 질문자와의 관계 변화를 생각하고, 그 질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대답 이후까지를 찰나에 상상하는데 우리에게 질문한 이웃도 그 정도는 생각했을까?

아니야 언니.
라고 김소리는 말했지.
사람들은 그런 걸 상상할 정도로 남을 열심히 생각하지는 않아.

그것을 알/생각할 필요가 없으니까.


p.35 ‘여자들의 저녁 식사‘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모든 물음은 질문자의 입장과 욕망을 내포하는 법이다. 나의 물음은 그간 얼마나 진화했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d>황정은의 언어가 좋다. 그가 말하는 방식이 여전히 정말 좋아. 이젠 질릴때도 됐는데 계속 좋다.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에서는 시공을 넘나들며 거칠게 내뱉는다. 그 이야기들을 날카롭게 관통하는 그것이 느껴지며 전율. 황정은은 이렇게 계속 나아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임과 동시에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해. 우연이 아니라면 일본에 대한 엄중한 역사의 경고가 아닌가 싶어 소름이 오른다. 우리는 100년 전 자발적인 ‘만세’로 하나가 되었다. 그때의 당당했던 그들처럼 무식하고 야만적인 일본의 행태에 대하여 다시 한번 단호히 외쳐야 하지 않겠는가. 인정하라. 반성하라. 억압하지 말라. 차별하지 말라. 국가로서 존중하라. 이렇게 우리 다시 하나가 되는 순간에 새로운 생각과 인식도 자란다. 이번엔 반드시 반민족 친일파도 뿌리뽑아 우리 또한 역사적 과오를 바로 잡아야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100년전 그 날의 독립선언서의 공약3장을 차용해본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지침으로 부족함이 없다.

< 3•1 독립선언서 공약 3장 >
- 오늘 우리의 이 거사는 정의와 인도와 생존과 존영을 위한 민족적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을 발휘할 것이요,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정도에서 벗어나지 말라.
-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시원하게 발표하라.
- 모든 행동은 가장 질서를 존중하여 우리의 주장과 태도가 어디까지나 광명정대하게 되도록 하라.

~~~~~~~~~~~~~~~~~~~~~~~~~~~~~

강기덕 계봉우 곽종석 권동진 길선주 김도연 김립 김만겸 김법린 김병조 김복한 김석황 김알렉산드라 김종림 김창숙 김철 김철훈 남만춘 문창범 박애 박일리야 박진순 박창은 백관수 백용성 서병호 선우혁 송진우 신익희 안병찬 오성묵 오세창 원세훈 유관순 유여대 윤기섭 윤현진 이강 이광 이규갑 이성 이춘숙 이한영 장도정 전협 정정화 조완구 차이석 최고려 최근우 최익환 한용운 한형권 현순 홍진 (35년 2권 3•1혁명과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은 못해봤지만.
그 이름 꾹꾹 눌러 쓰며(치며) 나즈막히 소리내어 그 이름 하나하나 불러드립니다. <만세열전>에서는 무명의 또는 얼굴없는 독립운동가 200여명의 흔적 또한 들을 수 있다. 그들은 역사 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졌으나, 그들의 삶이 곧 우리의 역사이다.

고맙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식쟁이 2019-08-03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로는 사진이나 상품 위치를 조정할 수 없는건가요. 🤔 죄다 일케 아래쪽으로 자동정렬 되남요? 지나가시는 알라디너님들, 아시면 한마디만 던져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