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봄의 어느 주말, 깔끔한 부엌 한쪽. 캐롤라인 냅은 더 따뜻한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 티셔츠를 벗고 캐미솔만 입은 채 양모 스웨터를 찾기 위해 가방을 뒤지고 있다. 키 162cm에 40kg. 툭 튀어나온 어깨와 뼈마디, 해골처럼 변해버린 팔을 그대로 드러내고서 그녀는 천천히 옷을 찾는다. 왜? 왜 그녀는 자신의 이런 모습을 어머니에게 전시하는가. 왜, 그녀는 이런 모습을 선택했는가. 왜 그녀는, 먹지 않는가.

 


지적이고 외양적이며 자기주장이 강한 외할머니와의 갈등 속에서도 캐롤라인 냅의 어머니는 자신을 강력하게 추동하는 예술의 힘을 믿었다.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는 남자와 사랑에 빠졌고, 끈질긴 구애의 시간을 지나 결국 그의 아내가 되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예상보다 훨씬 더 버거웠고, 예술가로서의 삶과 가정주부로서의 삶은 공존이 불가능했다. 아이들을 먹이고 씻기고 식사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지루하고 반복된 일상 속에서, 어머니는 점점 자신의 필요에 무관심해졌고, 그녀의 희생은 한숨과 무표정과 오후의 두통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필요를 따라 살 수 없는 삶, 자기로서 존재할 수 없는 삶의 비극을 캐롤라인 냅은 그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알아차렸다.

 

그녀의 전시는, 사랑에 대한 갈구다. 말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절망과 슬픔을 자신의 몸으로 보여주려 한다. 뼈밖에 남지 않은 앙상한 몸과 불룩불룩 솟아난 뼈를 통해 말한다. 몸으로 말한다. 엄마, 보세요. 나도 엄마처럼 모든 것을 잃고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했어요. 엄마, 나를 보세요. 뼈밖에 남지 않은 나를 보세요. 내게 먹을 것을 주세요. 내게 사랑을 주세요. 사랑과 관심을 제게 주세요.

 


캐롤라인 냅을 거식증과 섭식장애의 세계로 밀어 넣은 것은 욕망과 필요를 거절당한 어머니의 좌절감만은 아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와 ‘무엇이든 될 수 있다’의 주문이 반복되는 현대 사회에서 자유로운 삶이 펼쳐진 여성들에게는 더 아름다운 몸, 더 날씬한 몸이 강요된다. 허기로 인해 팽팽해진 배와 무릎뼈보다 얇아진 허벅지, 날카롭게 튀어나온 뼈는 그 환상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인 동시에 도착지다. 음식의 유혹에 대한 당당한 승리, 허기에 대한 완벽한 정복을 거식증은 자신의 몸으로 구현해낸다. 뼈만 남은 앙상한 몸에 대한 뿌듯함과 유혹을 이겨냈다는 기쁨, 그리고 욕망을 추구하는 자신을 벌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 연약한 육체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을 통해 캐롤라인 냅은 알코올 중독 이면의 집착과 갈망의 두 얼굴을 파헤쳤고, 『명랑한 은둔자』에서는 관계 중독의 세계에서 탈출해, 고독을 유쾌하게 살아내는 법을 그려냈다. 『욕구들』에서는 ‘네가 원하는 바로 그것을 해라’는 달콤한 속삭임 뒤에 감춰진 다양한 욕구들이 다이어트, 쇼핑, 섹스에 대한 몰입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더 아름다운 몸에 대한 강박과 그 순간만큼은 주인으로 만들어주는 소비 활동, 그리고 영원을 약속하는 섹스로의 초대가 여성을 더욱더 순종적이며 나약한 인간으로 만들어 간다. 아름다운 육체는 노화에 저항할 수 없으며, 새로 산 명품 가방 역시 세월의 흐름 속에 마모될 것이다. 변치 않겠다는 사랑의 왕국에 ‘영원’이란 단어는 없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 충족되지 않는 욕구. 그렇다면 우리가 원하는 ‘그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원하는 것, 중요함이라고 표시된 선반에 들어 있는 것은 물론 연결이고 사랑이다.

 


냅이 전하는 희망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아기의 말랑하고 따뜻한 체중, 친구의 다정한 인사말, 조심스레 잡는 부드러운 손의 감촉은 새로 시작할 장소가 바로 여기임을 일깨워준다. 타인의 평가와 사회적 압력에서 벗어나 자신을 진정한 주체로 인식할 때, 연결과 사랑의 보호 아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만족을 경험한다. 고통의 시간을 투명하게 펼쳐낸 그녀의 용기와 통찰 덕분에, 나는 이렇게 그녀에게 연결되었고, 사랑에 대해 또 한 가지를 배웠다. 소중한 하루를, 또 한 번 그녀에게 빚졌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1-09-29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캐럴라인 냅 이시여…. 🥺🥺🥺🥺 워떻게 썼길래 이런 명품 독후감들이 계속 뽑혀 나온단 말이십니까 😫😫😫😖😖😖 엄청 잘 읽으신 거죠? 그런 거죠?

단발머리 2021-10-01 07:36   좋아요 1 | URL
엄청 엄청 잘 읽었고요. 알고 보니 이 책 순한맛이대요. 전 <명랑한 은둔자> 읽다가 눈물바람 ㅠㅠㅠㅠ 진즉 시작했는데 여태 못 읽고 있어요.
캐럴라인 냅, 왜 그렇게 빨리 간 거에요ㅠㅠㅠ 왜요, 왜요 ㅠㅠㅠ

공쟝쟝 2021-10-01 07:42   좋아요 1 | URL
맞아요 ㅠㅠ 저는 아까워서 이 책 미뤄둘 정도라구요 ㅠㅠ ㅠㅠㅠ ㅠㅠㅠ 냅언냐…..진짜 너무 빨리갔어…

단발머리 2021-10-01 07:51   좋아요 1 | URL
근데 그게 안 좋기는 하더라구요. 좋은 책, 너무 좋아 미뤄두기요. <진리의 발견> 제가 상반기의 책으로 선정했는데(단발머리 선정 2021년 상반기의 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완독을 못 했다니까요. 미루고 아끼다가 10월 됐어요ㅠㅠㅠ
근데도 캐럴라인 냅은 너무 아쉬워요. 3권 중에 2권 읽었어요 ㅠㅠㅠㅠ 인제 한 권 남았 ㅠㅠㅠ 참, 친구가 쓴 우정이야기 책 한 권 있다고 그랬죠? 그건 안 쳐요. 너무 아쉬워요. 술을 원망해야 하나요ㅠㅠㅠ 흐미 ㅠㅠ

공쟝쟝 2021-10-01 08:04   좋아요 0 | URL
냅 폐암… ㅠㅠ 저 드링킹 읽고 술대신 담배끊었잖아요?ㅋㅋㅋ (뭐랰ㅋㅋ) ㅋㅋㅋ 단발머리 선정책 너무 웃기다 ㅋㅋㅋ 상반기에 안읽은 상반기의 책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10-01 08:17   좋아요 1 | URL
이게 이리로 가는건지 모르겠지만 술도 가능하면 쪼금씩 줄여요 ㅠㅠㅠㅠ 난 너무 슬펐으요ㅠㅠㅠ <드링킹> 읽고… 😭😭😭술 안 마시는 내가 느끼는 안타까움을 같이 좀 느껴줘요. 글고 알고 보니 내가 별점 좋게 주는 책은 아직 안 읽은 책인가. 마이너 필링스도 완독 못 했는데 별 여섯개 줬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0-01 08:19   좋아요 0 | URL
술 줄이는 중 ㅋㅋㅋ 주 1회 엄수 중 ㅋㅋㅋㅋ 아니 걔는 또 왜 별이 6개나 가있는 것이여 ㅋㅋㅋㅋㅋㅋㅋ 장바구니 담고 싶게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10-01 08:29   좋아요 1 | URL
마이너 필링스는 비타님 올해의 책 후보라서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읽었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맘이 불편한 월말이었는데 궁금해서 결국 못 참고 ㅋㅋㅋㅋㅋㅋ 흥미롭고 신기한 책이에요. 인종적 편견 때문에 겪는 아시아인으로서의 감정에 대해 쓰지 못하는 아시아 작가에 대한 이야기 나와요. 재미있겠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0-01 08:45   좋아요 0 | URL
아 비타님 픽 은근 저랑 잘맞는데 ㅠㅡㅠ 게다가 내용이 모순의 모순의 모모순이네요? 내가 그건 못참지 ㅋㅋㅋ 워매 재밌겠는 데.. 일단 <친구들과의 대화>빌려왔어요. 과연 발암인가 ㅋㅋㅋ

단발머리 2021-10-01 08:50   좋아요 0 | URL
다른 책 읽지 마요. <친구들과의 대화> 먼저 읽어요. 나도 할말 많지만 얼릉 좀 읽어봐요. 진짜 나랑 다른 세대 이야기인가 확인 좀 해 주세요 🙄🙄🙄

그레이스 2021-10-0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이 책은 스태디로 굳히겠네요

단발머리 2021-10-11 10:24   좋아요 0 | URL
네, 캐롤라인 냅 너무 좋아요. 축하인사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10-08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단발머리 2021-10-11 10:25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축하 감사드려요. 오늘 좋은 날 되시길요^^

독서괭 2021-10-08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1-10-11 10:25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 축하 감사합니다. 부끄럽군요 ㅎㅎㅎ

thkang1001 2021-10-09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이 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1-10-11 10:25   좋아요 0 | URL
thkang1001님, 축하인사 감사드립니다^^
 
The Invisible Dog (Paperback)
King-Smith, Dick / Yearling Books / 199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친애하는 알라딘 이웃님이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글을 올리셨다. 무슨 마음인지 알 것 같아 글을 읽으며, 나 역시 싫어, 싫어를 소리쳐 외쳤다. 최근에서야 내가 이 시간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8 16일부터 9월 초까지. 가을을 탄다고 하기에는 감정이 크지 않지만 그래도 느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10여 년 전쯤 싱가포르에 갔을 때다. 늦은 밤, 관광지 혹은 집 근처를 돌아다녀도 어디든 사람들이 많았다. 평일인데도 그랬다.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 우리나라로 치면 7월 말의 휴가철 분위기. 왠지 느슨해 보이는 그 휴가철 풍경이 그들에게는 1년 내내 평범한 일상이었다. 여름, 계속되는 여름. 여름 지나 여름. 1년 내내 여름. 그해에는 그렇게 두 번의 여름을 보냈고, 그해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 절차를 기독교식으로 진행하는데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 가족도, 큰댁도 기독교 문화에 익숙한데, 남편의 외가 쪽 어르신들은 교회를 다니시지 않아 예배가 있을 때면 어색하게 자리를 옮기시고는 했다.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는 오전의 조용한 시간, 이모님(시어머니의 언니)이 시아버지 영정을 마주하고 비스듬히 서서는 곡소리를 내시었다. 한국식 프리스타일 랩이었는데, 이모님이 애절한 가사로 (아이고, 불쌍해라. 호강도 못 해보고….) 리드를 하시면 시어머니가 흐흑, 흐흑하고 추임새를 넣는 형식이었다. 애끓는 이모님의 곡소리의 주된 테마는 서러움이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애쓰고 고생하고. 이렇게 한세상을 마감하고 떠나는 이 불쌍한 사람아. 살아있는 것에 대한 연민, 영원한 이별에 대한 슬픔. 눈물을 훔치며 조용히 듣는 이모님의 곡소리는 시아버지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곡소리는 이제 혼자 남겨진 동생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이모님의 곡소리는 모든 살아있는 것, 그리고 죽어갈 것에 대한 노래였다. 이렇게 한세상을 살다 우리 모두 다 죽을 것임을. 결국에는 모두 죽게 될 것임을, 이모님은 노래하고 있었다.

 


고미숙 선생님은 일 년 사계절이 있는 것처럼 인생도 그러하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그러니까, 우리 인생의 축소판인 이 일 년이 이렇게 스쳐갈 때, 뜨거운 여름을 지나 이제 가을이 찾아오려 할 때, 나는 내 인생의 가을을 예감한다. 나의 불안은 혹은 슬픔은 내게 찾아오는 가을에 대한 것이다. 아직도 뜨겁고 싶다는, 아직도 여름이고 싶다는 소망이 가을의 호젓함 보다 훨씬 크고 높다.

 


아직 내가 젊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미 이만큼 늙어버렸다는 걸 안다. 나는, 내가, 그것을 받아들일 정도는 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흰 머리카락에 더 이상 화내지 않는다. 볼록 나온 내 배를 원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여름이 이렇게 물러서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가는 이 여름이 못내 아쉽다. 나는 아직도 여름과 안녕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아직은, 그런 것 같다.

 


『The Invisible Dog』을 읽었다. 열역학 제2법칙과 엔트로피 법칙에 의해 나는 이 책의 주인공 ‘Janie’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개에게 목줄을 씌워 산책 나온 ‘Janie’invisible dog의 등을 쓰다듬어 주는 ’Mrs. Garrow’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그렇게 되겠지만. 과자 사진을 올리니 알라딘 친구들이 매우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 여름에게 차분한 안녕을 고하는 방법이 뭔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책과 오레오 민트 초코가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아쉬운 대로 이 여름에게 안녕을 고한다. 안녕, 잘 가 여름아.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9-03 09: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레오 민트초코라니.. 저는 다소 충격입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저 책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다음은 생각이 안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오늘 출근하면서 와, 가을이네, 가을이다 했어요. 물론 바람이나 빛깔보다도 제 코와 눈이 먼저 알려주었지만요. 비염사람은 이렇게 계절의 변화에 민감합니다..

제가 단발머리님 과자 사진 올리면 튀어나가서 그 과자 사오는 사람이지만(빠새였나요? 그거랑 튀긴건빵이랑..) 오레오 민트초코는 쿨하게 넘어갈 수 있어요. 후훗.

잠자냥 2021-09-03 09:19   좋아요 4 | URL
요즘 민트초코 소주도 나와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03 09:26   좋아요 4 | URL
(절레절레) 저는 그 자몽 소주인가 하는 그것도 너무 싫은 사람입니다.. (소주에 진심인 자)

그레이스 2021-09-03 09:30   좋아요 2 | URL
저는 민트초코 좋아하는데 ...~♡
배라 민초, 애프터에잇 민트 초코렛... 좋아해요^^

독서괭 2021-09-03 09:30   좋아요 3 | URL
오레오민트초코 충격인 사람2… 민트초코라는 맛의 존재의미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초코먹으며 이닦는 것 같… 전 그냥 오레오로.

단발머리 2021-09-03 09:33   좋아요 3 | URL
이 가을을 잘 맞이하고 싶은데 아직은 뜨거운 여름이 좋은가 봅니다. 나는 진짜 철모르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다락방님 안내에 따라 고메짬뽕, 맛슐랭 치킨 사 먹은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기대만발입니다. (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9-03 09:36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 민트초코 소주는 맛보신 분이 좀 알려주세요. 우아~~ 도대체 예상할 수 없는 맛인데요@@

그레이스님 / 그레이스님은 저랑 통하시네요. 저도 베라 민초 좋아합니다!! 애프터에잇 민트 초코렛은 뭘까요? 찾아봐야겠네요. 우아!!

독서괭님 / 독서괭님은 민트초코 맛을 이미 알고 계시는거 아니에요? 초코 먹으며 이닦는 맛입니다. 아니면 이닦으며 초코 먹는 거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03 10:38   좋아요 4 | URL
단발머리 님/ 민초 소주는…. 첫 맛은 깔루아밀크인데 이윽고 박하맛이 나다가 … 마지막에 소주로 양치하는 기분이 듭니다!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9-03 10:39   좋아요 4 | URL
이야!!! 기술의 발전이란 정말 놀랍군요 ㅋㅋㅋㅋㅋㅋㅋ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맛입니다!!!

공쟝쟝 2021-09-09 17:42   좋아요 0 | URL
곰곰… 민트초코 소주를 생각해본다(-.-) 잠자냥님의 댓글을 읽는다 🤔 안주는 무엇이 좋겠나요?

잠자냥 2021-09-09 17:45   좋아요 2 | URL
쟝쟝/ 안주는 아무거나 다 좋아요. 그게 무엇이든 민초 소주가 다 맛을 떨어뜨리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병 남았던 거 결국 버렸어요. 요리용으로도 무쓸뫀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9-03 0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이지않는 개
원서읽기 책으로 재미있을것 같아요

저는 가을이 좋아요~♡
인생의 가을도...!

단발머리 2021-09-03 09:39   좋아요 3 | URL
보이지 않는 개, 70페이지라 특히 읽기에 좋습니다. 한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고요. 재미있어서 추천합니다.

가을이 좋으시다는 그레이스님, 제가 부러워합니다. 저는 아직도 철 모르는 1인으로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는 여름의 끝을 잡고 아직도 핫팬츠를 입고 다니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9-03 09:49   좋아요 2 | URL
멋있어요~♡

독서괭 2021-09-03 09: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생에 가을이 온다고 느끼시는군요. 한창 봄을 지나는 아이들을 보면 더 그런 기분이 들 것 같아요. 그래도 전 가을의 원숙함이 좋습니다. 올 가을은 힘들지 않으시길 빌어요!

단발머리 2021-09-03 10:11   좋아요 3 | URL
아이들에게 열린 봄이 얼마나 이쁘고 싱싱하고 찬란한지는, 그 봄과 여름을 지난 사람만 아는 것 같아요. 전 아직은 가을의 원숙함보다 여름의 뜨거움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요. 가는 여름이 아쉽기는 하지만.....
올 가을은 민트초코가 있어서 좀 쉽게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해요, 독서괭님!!

책읽는나무 2021-09-03 0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쪽이라 벌써 가을 기운이 느껴지나 보군요?
남쪽은 좀 쌀쌀하긴 해도 아직 단풍 든 나무랄지?뭐 그런 자연의 변화가 없어 아직 가을이란 느낌은 별반 없어요.
비 그치고 나면 갑자기 덥기도 해서 파란 하늘 보면 가을인가?싶다가도 어!!! 그래 아직 여름 끝자락이라고 치자!! 뭐 그런 느낌이에요^^
그래서 아직 애들 한여름 이불도 갈아주지 않고 있네요~ㅜㅜ 저만 좀 두꺼운 이불로!!^^
단발머리님이 여름을 많이 좋아하시나 보군요?이리 절절하게 여름 끝자락을 붙잡고 놓아주지 못하시니 어쩐답니까?ㅋㅋ
전 봄 가을을 좋아하는 편이라 봄,가을이 끝날때쯤 좀 울적해지곤 합니다.
여름은 에에컨 틀고 조용하게 책 읽을 수 있어 넘 좋긴 합니다.독서의 계절은 한 여름,한 겨울이 아닐까,싶은 생각도 듭니다.외출이 자유롭지 못하니 절로 책을 들게 되는~~~^^

그나저나 저 책이 책이.....넘 예쁜데요?
저런 책도 있었구나!!첨 알았습니다.
그리고 곁에 우뚝 선 오레오~민트초코맛도 나왔었나요?저는 과자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알라디너님들 올리는 과자는 군침 돌아요.오레오의 꾸덕꾸덕함은 제 취향인지라....게다가 상쾌한 민트초코!!만세~~저는 마트에 사러 나갈랍니다ㅋㅋㅋ
안그래도 요앞번 다락방님 올려주신 진짜 새우?정새우?암튼 새우머리 튀김 과자랑 눈도장 찍었어요!!
알라디너님들 과자 사진 좋아하시는군요?ㅋㅋㅋ
나만 그런가?싶었더니~~좀 웃었습니다ㅋㅋ
커피나 빵 또는 직접 요리한 음식 사진 올라오면 참 황홀합니다!!!!
단발머리님의 책이랑 커피 사진도 좋아요.
커피는 같이 안마셨나 봐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09-03 09:38   좋아요 3 | URL
헐.....이리 길게 달릴 줄은...
요약해서 읽어 주세요ㅜㅜ

단발머리 2021-09-03 10:18   좋아요 4 | URL
여기는 비오고 나서 갑자기 기온이 떨어졌는데 오늘 아침에는 21도더라구요. 이제 낮에도 많이 덥지는 않지만 그래도 반팔 입는 기간이니까요. 전 여름이라 생각하렵니다. 담주에는 한낮에 27, 8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대요. 저의 바램 때문일까요. 여름이 천천히 가고 있습니다 ㅎㅎㅎ
저는 원래 한여름에도 좀 두꺼운 이름 덮고 자는지라.... 참, 이불 빨래도 한 번 해줘야겠네요. 더 서늘해지기 전에요.

저 책은 너무 이쁘고 작고 귀엽습니다. 페이지 수도 70여 페이지에 불과하고요. 전 어디서 산지도 모르는 책인데 집에 있더라구요. 그래서 예전에 읽은 책인데 다시 한 번 읽었습니다. 민트 초코는 무엇이든 정말 맛있습니다. 저는 특히 베라 민트 초코 좋아하는데 식구들의 반대와 시위에도 불구하고 꼭 민트 초코 넣습니다. 저만 먹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책나무님은 과자를 그닥 좋아하시지는 않는데 과자 사진 좋아하신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저는 과자를 아주 좋아하구요. 과자 사진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다락방님 정새우도 주문해 두었습니다. 자세한 설명에 의하면 맥주 안주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하는데, 일단 제가 먹어보고 정새우에 걸맞는 책을 읽게되면 사진을 올리겠어요^^

그날은 밤이 늦어서 커피를 같이 못 마셨네요. 아껴 먹었습니다. 언제 저랑 민트 초코 앤 커피 같이 하시지요!!

책읽는나무 2021-09-03 14:16   좋아요 2 | URL
악....저도 베라는 민초 넣어서 저만 먹는뎅~ㅋㅋㅋ
애들이 첨엔 치약맛 난다고 민초는 늘 기둥이 세워져 있었거든요!!
근데 그게 몇 년 지나니 애들이 민초 치약맛 나서 양치질 한 느낌이라 좋다며 제 영역까지 다 침범해서 먹어 버리더군요!!
입맛이란 것도 이렇게도 변하나봐요~ㅜㅜ

단발머리 2021-09-03 19:36   좋아요 1 | URL
그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민초를 사수해야 합니다, 책나무님!! 민 초 사 수!!!

vita 2021-09-03 11: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별 다섯개!!! 업어갑니다!

단발머리 2021-09-03 12:48   좋아요 3 | URL
어부~~~~~바!!!!!
 


기억이 가물가물. 엠마 읽은거 맞나 싶다.
엠마 읽어야 이해가 잘 되요. 그렇답니다.



파멜라의 도덕적 권위에 대한 데이버즈 부인의 인정이 남성의 지위를 결정할 때에는 옛 범주들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놔둔다는 점을 주목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인정은, 여성이 특정한 감정적 자질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여성의 지위를 결정한다는 것만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 P265

남자는 어떤 여자인가에 상관없이 자신이 취하는 여자를 고귀하게 만들고, 어떤 신분인가에 상관없이 자신이 속한 신분의 일원으로 맞아들입니다. 하지만 여자는 아무리 고귀하게 태어났다 해도 비천한 태생의남자와 결혼하면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리게 되고, 자신이 속한 신분에서 자신이 굴복한 남자의 신분으로 떨어집니다." (447) 이것이 하이퍼가미 (hypergamy), 즉 "신분 상승을 이루는" 결혼의 원칙이다. 이런 결혼은 태생적으로 여성에게 내재해 있을지 모르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여성을 차단시키는 동시에, 여성이 더 높은 사회적 위치에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경우에 그녀를 통해 가족 전체가 더 높은 지위를 얻을수 있게 한다. - P266

여성과 글쓰기는 서로에게 권위를 인정해 주는 관계로 묶여 있는데, 이 관계는 소설의 결말부에서 그 순환적 성격을 투박하게 드러낸다. - P272

이런 산문 문체는 언어 공동체의 한 구성원을 다른 구성원과 구별한다. 동시에 이 문체는 공동체 전체가 이해하는 주관적 특성에 따라 한 개인을 다른 개인과의 관계 속에 놓는다. 이것이 공동체를 바로 자아라는 공통 언어의 기초 위에 세우는 것이라면, 언어 그 자체는, 오스틴이 언어를 사용하여 재산과 가문이라는 우연적 요소들보다는 개인에게 내재하는 특성들을 가리킬때 전례 없는 안정성을 획득한다. 이렇게 오스틴의 소설은 이상적 공동체의 형성을 고상한 영어의 새로운 기준의 형성과 동일시한다. - P278

오스틴의 여주인공들은 결국 자신들이 결혼하게 될 남성들과 언제나 심각하게 어긋나 있으며, 성적 교환의 기초는 언제나 이 갈등에 걸려 있다. 남성적 표현방식과 여성적 표현방식의 투쟁은 확실히 두 사회계급 간의 투쟁이 아니다. 이는 『오만과 편견>보다는 『에마』에서 더욱 그렇다. - P281

품행지침서가 소설을 그토록 격렬하게 반대한 이유가 반사회적 욕망을 풀어놓을 수 있는 힘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 P292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21-08-19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의 정치사 읽고 있었어요. 이제 자려고요. 굿나잇!

단발머리 2021-08-19 22:47   좋아요 1 | URL
아이공… 늦었어요! 얼른 굿나잇😘

vita 2021-08-20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92페이지!!!!

단발머리 2021-08-20 00:17   좋아요 0 | URL
늦었어요. 얼른 굿나잇😘

유부만두 2021-08-20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엠마 안 읽으면 많이 힘들까요?

단발머리 2021-09-03 10:22   좋아요 0 | URL
엠마 읽은 사람도 힘들었다는 소식을.... 슬프게 전합니다 ㅠㅠ

공쟝쟝 2021-08-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신 폭풍언덕과 오만편견 찍고 정치사 가려하였나이다.. 그런데 엠마라고요…?

단발머리 2021-09-03 10:23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 스타일이 진짜 공부 스타일인데 말이에요. 찾아 가는 공부, 먼저 하는 공부.
엠마 읽으면 좀 더 쉬울 거에요. 그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 혼술에서 중독까지, 결핍과 갈망을 품은 술의 맨얼굴
캐럴라인 냅 지음, 고정아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공적인 공간에서 쓰고 있던 가면은 건강하고 원만한 것이었다. 나는 열심히 운동했고, 책상에 앉아 저지방 건강식품으로 점심을 먹었다. 친구도 많고 동료 사이에 평도 좋았다. 시내에 아담한 아파트가 한 채 있었고, 캐주얼하고 세련된 옷차림을 즐겼으며, 정기적으로 심리치료도 받았다. 누가 봐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할 만한 생활이었다. (35)

 


『명랑한 은둔자』를 미뤄두고드링킹』을 읽는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내가, 알코올 중독과 알코올 중독을 이겨낸 이야기를 읽는다. 어떻게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되었는지, 어떻게 그 지옥에서 빠져나왔는지를 읽는다.

 


알코올의 지배 아래 사는 사람들의 특징들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해당한다. 보통의 우리는. 거짓말하고 후회한다. 건강하지 못한 관계에 집착하고,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자리가 불편하고, 혼자 있을 때 더 편안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사람들에게 말하기 싫은, 말할 수 없는 비밀 한두 개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알코올 중독이 더 나쁜 이유는 뭘까. 가족들과 친구들과 기분 좋게 술 한잔하는 게 뭐가 어때서. 조절할 수 있으면 되는 거지. 이런 생각이 일반적이다.

 


유전적인 이유에 더해 신경학적 현상의 하나로 알코올 중독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또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알코올 중독은 순수한 의미의 질병(180)이다. 그렇지 않다고, 자신을 속여왔던 저자는 질병에 직면하고 치료’를 시작했는데, 그건 그럴 수밖에 없어서 내려진 결정이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갑자기 죽을 수도, 친구의 소중한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모르는 남자의 침대에 깨어나는 일을, 다른 사람의 눈을 속여가며 몰래 술을 마시는 일을 그만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출구 없는 삼각관계에서 빠져나와 건강하고 진실한 관계를 맺고 싶었기 때문이고, 술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잠들어 그다음 날 아침 맨정신에 깨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하게 했던 온종일의 숙취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통을 신속하게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속성은 미국이라는 소비사회의 특징적 신념이 되어, 전국에 다이어트 숍과 성형외과 병원들을 넘쳐나게 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알코올 중독이란 그러한 추구, 그러한 탐색의 20세기적 표현이자, ‘열망은 무조건 채우고 봐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일반적 가르침(채워라, 채워라, 너의 빈자리를 채워라. 외로움과 두려움과 분노의 구덩이를 메워 당장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라)을 극단적으로 실현한 결과다. 우리 사회는 아주 놀라운 솜씨로 그러한 충동에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필요한 건 TV를 보는 것뿐, 그러면 우리 앞에 답이 척척 마련될 것이다. 멋진 몸매를 얻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멋진 집을 마련한다면, 맥주 두 잔만 마신다면. (90-1)

 



‘~~ 한다면의 주문이 현대인을 얼마나 강하게 사로잡고 있는지, 현대를 현재로 사는 우리는 알 수 없다. 욕망의 안내에 따라 그저 오늘을 살아갈 뿐이다. 욕망이란 결국 채워지지 않는다. 어느 순간에도 만족한 상태’에 도달할 수 없다. 무언가를 얻었다고 해서, 무언가를 가졌다고 해서 온전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 내면의 열망을 계속해서 채워가겠다욕구는 그 자리를 채워줄 무언가를 갈망하고, 그 무엇인가를 계속 찾을 수밖에 없다. 그 공허함을 채우는 가장 쉬운 방법이 술이었다고, 캐롤라인 냅은 말한다. 술 없이는 대화도, 사교도, 섹스도, 우정도 불가능했던 삶, 술의 도움을 받아야만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삶에서 탈출한 사람의 말이다.  

 


엄마가 된 후의 나쁜 습관이기는 한데, 모든 책이 육아서로 읽힌다. 고쳐야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똑똑하고 잘난 부모, 품위 있고 고상한 부모가,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일까 생각한다. 내가 그런 부모라는 게 아니라, 그런 부모를 원했던 나를,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내 마음을 기억하며 생각한다. 마음을 준다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한다. 사랑해, 라고 말하고 사랑을 표현하지만, 그 사랑이 잘 날아가 내가 원하는 곳에 사뿐히 앉았는지 알 수 없으니. 사랑을 주고 주고 또 주고 싶지만, 내가 주는 사랑이 너무 뜨거운 건 아닌가 자꾸 돌아보게 된다. 선녀와의 재회에 가슴 설레는 나무꾼에게 늙은 어머니가 건넨 뜨거운 팥죽처럼. 혀를 데이게 하고 팥죽을 쏟게 하고 하늘나라의 말을 뒷걸음질치게 하고, 결국 나무꾼을 말에서 떨어지게 하는. 그런 사랑이 되어서는 안 될 텐데. 그럼 다시 품위 있고 우아하고 절제된 사랑으로 가야 할텐가. 밍숭맹숭 아무 맛 없는 잣죽으로 돌아가야 할텐가.





알코올 중독은 신경학적 현상이기도 하다. 두뇌가 지속적으로 괴다한 약물에 노출된 까닭에 그 안의 분자 구조가 변형되어 일어나는 일이다. 중독은 매우 복잡한 현상이지만 기본 개념은 명확하다. 즉, 욕망과 보상에 관한 두뇌의 정상적인 시스템이 알코올 탓에 헝클어져서, 행복감을 전해주는 신경 전달 물질과 단백질의 기능이 손상되는 것이다. - P179


댓글(29)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1-08-19 1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면 냅은 참 유혹(?)에 약했던 사람 같아요. 중독에 약한 걸까요. 거식증도 알코올 중독도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게 다가오거든요. 그걸 이겨냈다는 점도 대단하고요.

단발머리 2021-08-19 13:16   좋아요 4 | URL
네, 잠자냥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전 <욕구들>에서 냅이 스스로를 이해한 것 게 맞는 거 같아요. 원래 그랬다는 거요. 알코올은 유전적인 영향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심리 자체가 좀 유약했다고 할까요. 더 많이 사랑을 필요로 하고, 더 많이 부모의 눈치를 보고, 더 많이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면들이요.
알코올 중독자들이 그 삶을 이겨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통계가 있더라구요. 정말 대단해요, 그 수렁에서 두 번이나 탈출했으니 말이에요. 그리고 또 안타깝구요. 술과 거식증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2021-08-19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9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Falstaff 2021-08-19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코올 의존증이 있고, 가끔 그것에 시달리는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알코올 의존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술을 그만 마셨으면 하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원 없이 마시는 거라는데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한 명도 보질 못했습니다. 진짜 술 안 마시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안 되는 겁니다. 알코올의 수렁에서 헤치고 나온 사람은 그거 하나로 추앙받아도 됩니다. 제 주위에도 한 명 있습니다만.

vita 2021-08-19 13:52   좋아요 2 | URL
제 주변에는 한 명도 없어요. 그리고 더불어 알콜 의존증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폴스타프님 말씀 아주 공감 이백퍼입니다.

단발머리 2021-08-19 14:19   좋아요 1 | URL
그래서, 이 책에서도 알코올 의존 자체가 사실은 질병인데,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인식하기가 어렵다.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더라구요. 재활센터 다녀오고 나서도 저자는 엄청 노력하거든요. 모임에도 계속 나가고(90일동안 90회 참석) 심리적 지지를 받으려 하고요. 그런데 친구들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그런 이야기 읽는데 정말 절절하더라구요.

잠자냥 2021-08-19 14:21   좋아요 2 | URL
전 제가 알코올 의존증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 좀 한 적 있었는데요(특히 맥주 의존증), 요즘 하이트 무알콜 맥주 만나고 거의 술 끊었어요! 그래서 전 의존증은 아닌 걸로.... ㅎㅎㅎ

만일 알코올 의존증 있었어도 전 모임을 지극히 싫어해서 결국 못 끊었을 거 같아요. 역시 무알콜 맥주 만세.

단발머리 2021-08-19 14:28   좋아요 1 | URL
하이트 무알콜 만나고 술을 끊으셨다니 그것 또한 놀라운데요. 하이트한테 감사라도 해야 될까요? 진짜 몰라서 그러는데요... 무알콜 맥주는 겉모습과 맛은 같은데 알콜이 없는 건가요? 아니, 디카페인 커피도 아니고 어떻게 그렇게 만들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기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ita 2021-08-19 14:32   좋아요 2 | URL
알콜 의존증이 있는 사람이 마셔본 무알콜맥주는…… 저는 차라리 안 마시면 안 마셨지 이건 안 마시겠다!!!!! 하고 여동생 냉장고에서 꺼내어 마셔보고 결정했습니다. 편견일까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8-19 14:41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 디카페인 커피에도 소량의 카페인이 들어있듯, 무알콜 맥주도 사실 0. 몇 프로에서 1%정도까지 알콜은 들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칭따오 무알콜이 맛있다고 해서 이것도 사 마셔봤는데, 알콜 조금 들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하이트는 정말 제로입니다. 심지어 칼로리도 낮음.... 저는 그냥 웬만한 맛없는 맥주(국산 맥주)보다 하이트 무알콜이 낫더라고요.

비타 님/ 저는 이, 무알콜 맥주 마시면서 깨닫게 된 것이, 제가 술을 취하려고 먹는 게 아니라, 어떤 음식하고 같이 먹을 때 시원하고 청량한 맛에 맥주를 먹었구나... 하는 것이었어요. 특히 맥주는 그렇잖아요. 근데 하이트 제로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니까 맥주를 왕창 줄이게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소주가 어울리는 음식(예를 들어 회나 삼겹살 같은 ㅋ)을 먹을 땐 역시 소주를 안 마실 수가 없네요.

vita 2021-08-19 13: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른 이들이 보면 캐럴라인 냅 부모님이 지적이고 우아하고 그런데 한편 따뜻할 거 같기도 하고_ 화가는 따뜻한 예술가이리라는 편견과 정신분석자 아버지는 인간의 정신에 대해서 가능하면 많이 알 터이니 육아도 마땅히 백퍼 잘 하지 않겠는가라는 편견을 캐럴라인 언니 부모는 확실히 깨부셨죠. 오빠와 쌍둥이 자매는 또 어떤 성장사를 가지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역시 캐럴라인이 제일 여린 마음씨를 지니고 있었을 테니 더 힘들었겠죠. 저는 이 책은 육아서로 읽지 않고 어제 읽은 뇌과학서가 마치 육아서처럼 다가오더라구요. 쓴 학자 역시 엄마인지라 딸아이 키우는 이야기 잠깐 나오는데 언제 훅 치고 들어갈지 언제 거리를 두고 지켜보기만 해야할지 그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부모 노릇이라고 하더라구요. 말씀하신 팥죽과 잣죽 이야기는 그래서 더 와닿았습니다. 제가 엄마가 되어서 한 인간을 양육하는 입장이 되고보니 우리 엄마는 나 진짜 잘 키웠구나 그런 생각이 절로 들 때가 너무 많아요. 세상에서 가장 불완전한 우리 엄마_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건 실로 막말, 막생각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책이 육아서처럼 읽힌다는 단발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리뷰 잘 썼어요.

단발머리 2021-08-19 14:18   좋아요 5 | URL
그 에피소드 있잖아요. 냅이 열 세살 때 우유병을 바닥에 떨어뜨려서 부엌이 난리났는데, 냅 아빠 왈, ˝적개심이구나.˝ 엄마에 대한 적개심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그랬다는 거. 그니까 저명한 정신분석학자랑 같이 사는 거잖아요. 그 사람이 날 계속 관찰하고 분석하고 판단하고 정의하고. 그런 아버지 밑에서 산다는 거 얼마나 힘들까요ㅠㅠ 생각만 해도 울화통 터지죠. 엄마도요. 냅 엄마도 힘드니까 애정을 줄 수가 없고. 그냥 무조건 참는거죠. 그 분의 최선이 참는 거였다고 생각해요. 친구네 놀러갔던 냅이 그집 엄마아빠가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거 보고 깜짝 놀라잖아요. 아, 부모와 자식간에 저렇게 다정하게 말하는구나, 하고요. 부모가 중요하다는 생각, 자주 합니다. 인간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죠. 유전은 부모에게서 오고, 환경은 50퍼센트, 아니 70퍼센트 이상이 부모잖아요. 부모 자체가 환경이에요. 흐미 ㅠㅠ

비타님 읽으시는 뇌과학서는 저도 찜해놓았는데, 아이가 읽겠다고 사달라 했다니 엄청 멋지네요. 멋진 초등생이어요!!!
지나친 사랑과 무관심 중에 전, 항상 무관심이 낫다고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무관심이 자녀를 더 독립적으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부모로서는 ˝모른 척˝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 책 읽는데, 사랑을 갈구하는 냅이 너무 안 된거에요. 그게 뭐라고, 한 번 안아주고. 토닥토닥. 그래, 잘했어. 괜찮아, 그래그래. 그게 뭐라고 말이에요.
그거 좀 해주시지....


vita 2021-08-19 14:22   좋아요 2 | URL
얼마 전에 보았는데 명문대생이 부모 살해하고 토막내어 숨겼다가 엄청 이슈된 사건 있었잖아요. 우리 아마 어렸을 때인 걸로 기억하는데. 그 사건을 이 상황 저 상황에서 지켜보니 단발님 말씀처럼 토닥거려주고 엄마가 미안했다 앞으로 함께 잘 해보자 라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그런 불행은 일어나지 않았겠죠. 언제나 자식을 한 인격체로 대하는 게 제일 힘든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부모의 사랑과 방치가 뭐 별 거라고_ 할 수도 있지만 그 방치와 무관심과 학대와 사랑이 한 인간을 망치기도 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인간으로 만들기도 하죠. 사랑과 분석을 동시에 행하기가 이토록 힘든 일일까요. 아 캐럴라인 냅 언니 진짜 고달픈 인생 살았으면서도 이런 주옥 같은 글을 남기다니 넘 가슴 아프고 대견하고 그래요.

단발머리 2021-08-19 14:35   좋아요 3 | URL
최근에도 엄마랑 같이 살던 아들이 엄마 살해한 사건 있잖아요. 그 아들이 취업도 안 되고 그래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고 거기서도 취직이 안 되서 여기저기 아르바이트 하고 그랬나봐요. 근데 엄마가 거기에 가서, 그니까 아들 이사간 곳에서 같이 살면서 갈등이 더 증폭된 거 같더라구요. 결국 비극으로 끝났는데.... 그런 경우 사실 떨어져 있는게 좋거든요.

지나친 기대도 숨막히게 하죠.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넌 할 수 있어. 다음에는 잘할거야. 그런 말, 우리가 제일 쉽게 하는 말. 저희 엄마가 무슨 프로그램을 보고 오셔서 그러시대요. 시험 망치고 온 자녀에게. 괜찮아, 다음에 잘 보면 되지. 그 말이 제일 나쁘다고. 엄청 부담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요. 지나친 기대도 안 좋아요. 하지만 어떻게 기대를 안 할 수가 있겠어요. 사랑하고 도와주고 격려하고 그리고 기대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 선이 얼마나 얇고 아슬아슬하냐는 거에요. 상처되지 않도록 잘 이야기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새로운 내일을 기대하게끔 희망을 준다는 거요. 아, 어려워라 ㅠㅠㅠㅠ 나 왜 엄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9 22:22   좋아요 1 | URL
나 왜 엄마예요 ㅋㅋㅋ 아 엄마노릇 너무 어렵죠 ㅠㅜ 오랜만에 육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찔리는 부분이 많아요 ㅠㅠ

syo 2021-08-19 17: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무데도 의존하지 않는 사람 있을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연애에 의존적인데 알콜에 대한 반감만큼 그쪽으로 더 초과의존 하는 것 같고.....

han22598 2021-08-20 06:10   좋아요 0 | URL
syo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의존이라는 속성은 인간의 기본 속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단발머리 2021-09-03 10:24   좋아요 0 | URL
저는 카페인 의존이고요. 맞아요, 아무데도 의존하지 않는 사람 없겠지요.

독서괭 2021-08-19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욕망이란 결국 채워지지 않는다… 책을 사놓고 읽기도 전에 또 다른 책을 기웃거리고 있는 마음도 그런 거겠죠?🥲

단발머리 2021-09-03 10:24   좋아요 0 | URL
욕망이란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나서 책을 사는 건 괜찮지 않을까요? @@

공쟝쟝 2021-08-20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이 책을 읽고 너무 속상했어요.. (알콜 중독 자각) 그리고 냅이 전반적으로 중독에 취약하다는 평에 공감하고 또 제가 중독에 취약한 사람으로서 되게 만감이 교차하고 그르네요.
냅과 저를 옹호변호 해보고자? 그녀의 책 밑줄을 가져오자면 “아마 나는 분노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들의 분노가 금기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자라난 만큼, 그 분노가 힘을 가질 수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나는 다른 방도를 몰랐기에 술을 마셨다. 일상에서마주치는 이런 두려움과 분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그때는 정말 알 수 없었다.- P158”
꼭 여성이어서 이기도 아니기도 한데 ㅡ 전 다른 방도를 몰랐어요. 분노 불안 어색함 단절감 외로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술을 마시면 사라졌거든요.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 정말 그땐 몰랐고 지금도 달리거나 읽고 쓰고 우는 것 말고는 모르겠어요 흑흑..

공쟝쟝 2021-08-20 16:39   좋아요 0 | URL
참고로 인간이나 조직이나 연애에 의존하는 것도 ㅠㅠ (관계중독..?)… 이젠 잘 안되구.. ㅋㅋ 인간보단 차라리 술..? 하지만 냅 언니 너무 좋구… (여기서 여러 댓글들 읽으며 또 만감 교차중)

단발머리 2021-09-03 10:26   좋아요 1 | URL
쟝쟝님 그 밑줄 부분에 완전히 동의해요. 그리고 그 억압의 강도가 여성에게, 특히 젊은 여성에게 얼마나 가혹한지에 대해서는 더 많이 이야기되어야 할 것 같아요. 청소년 시기를 보내면서 소년과 소녀가 어떻게 다르게 ‘사회화‘되는지도요.
만감이 교차하는, 교차하게 만드는 책이에요. 이 분의 용기와 또 결단이 정말 대단하죠. 그리고 솔직함도요. 가히 경지에 이르른...

독서괭 2021-09-1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당선 축하드려요~^^

단발머리 2021-09-11 09:08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 감사해요^^ 무척 기쁩니다!!!

서니데이 2021-09-10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1-09-11 09:07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축하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날씨가 넘 좋으네요.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요!

초딩 2021-09-1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2관왕 엄지척입니다~
 
젠더 트러블 -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
주디스 버틀러 지음, 조현준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 읽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라고 쓰자니 많이 부끄러운데, 만약 다 읽었다는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이 큰 의미를 도대체 어디든 둘 데가 없다. 그래서, 다 읽었다는 큰 의미를, 다 읽었다는 데 둔다.  







앞서 논의한 것처럼 여성은 주체도 타자도 아니며, 이분법적 대립 경제에서 나오는 차이이고, 남성적인 것을 자기 독백의 산물로 만들려는 책략 그 자체이다. - P118

동성애적 욕망 중에서 유일하게 사회적으로 허가되어, 정신병이 아니게끔 위치를 바꾼 것은 모성성과 시인데, 이것 둘 다가 이성애로 적절하게 변용된 여성의 우울증적 경험을 구성한다. 이성애적 시인-어머니는 동성애적 카섹시스의 위치 변경으로 인해 끊임없이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크리스테바에 따르면, 동성애적 욕망의 완성은 정신병적 정체성의 발견으로 이어질 것이다. 즉 여성에게는 이성애와 일관된 자아감이 서로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가정이다. - P250

여성은 일인칭 ‘나‘ 를 사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여성화자는 특정한(상대적이며, 관련되어 있고, 관점이 있는) 것이며, ‘나‘를 소환한다는 것은 보편적인 인간으로서, 보편적 인간을 위해 말할 능력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 P304

미묘하고도 정치적인 방식으로 강제되는 수행성의 결과로서, 젠더는 하나의 ‘행위‘ 이다. 말하자면 균열, 자기-패러디, 자기 비판에 열려 있는 행위이다. 젠더는 자신을 과시하면서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것‘ 의 과장된 전시를 통해 그근본적인 환영적 지위를 드러낸다. - P359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1-08-08 2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생많으셨어요. 다 읽고나니 다 읽었구나, 하기로는 이 책만한게 없는 듯. 저도 다 읽고나니 읽기 전보다 더 막막했던 것 같아요. 젠더 트러블…

단발머리 2021-08-09 07:30   좋아요 3 | URL
그래도 쟝쟝님 가이드가 있어서 넘넘 좋았어요. 물론 그 길도 쉬운 길만은 아니었지만요. ㅎㅎㅎㅎㅎㅎ
8월에도 우리 잘해봐요! 뽜야!

미미 2021-08-09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수고하셨어요!!!👍👍

단발머리 2021-08-09 07:28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수고가 많았어요 ㅎㅎㅎㅎㅎㅎ 미미님, 우리 8월도 화이팅해요!!

vita 2021-08-09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끝내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일이 이토록 고생스러운 일인가 그런 걸 느끼게 만드는 책이 아닌가 싶어요.

단발머리 2021-08-09 11:21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좀 했더랬죠. 벌써 8월이 8일이나 지났더라구요. 이제 8월 책으로 고고씽!!

다락방 2021-08-09 1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단발머리님.
소설의 정치사 쉬우니 금세 넘어가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서론 읽다 덮어버린 사람으로서, 우리의 8월도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흑흑. 단발머리님, 화이팅!!

단발머리 2021-08-09 11:22   좋아요 2 | URL
반전댓글이에요. ... 라고 말하고 싶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제 시작하려고 해요. 쉽지는 않을테지만 요즘 날씨가 좀 선선해진것 같고요. 우리 힘내서 8월도 같이 달려봐요! 뽜야!!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