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영혼의 창문이다
김광우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과학과 미켈란젤로의 영혼>(미술문화)에서
레오나르도는 인간이 "자연의 모든 현상들에 의한 향상을" 기억할 수는 없더라도 가능한 한 익히고 기억한다면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으며 새로운 오브제와 씨름할 때 어려움이 덜 하게 된다고 적었다.
그에게는 잠들기 전 기억한 것들을 드로잉하는 습관이 있었으며 그렇게 할 것을 화가들에게 권했다.
그는 이런 습관을 스승 베로키오로부터 익힌 것으로 짐작된다.
베로키오는 드로잉에서 탁월했고 이 점을 바사리가 지적했다.
바사리는 베로키오가 인내를 갖고 드로잉했으며 여인의 머리를 그린 것들은 매우 우아하며 이런 아름다움을 레오나르도가 평생 모방했다고 적었다.
레오나르도는 어떤 글이라도 드로잉보다 정확할 수는 없다면서 하나의 이미지는 한 권의 책과도 같다고 했다.
드로잉은 그에게 매우 중요했으며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생각하는 카메라와도 같았다.
그는 오브제를 자신의 거울에 반사시켜 종이에 옮겨 담았으며 망막과 종이는 일체가 되었다.
그는 아주 빠른 속도로 오브제를 재현해냈다.
그는 눈이 마음보다 실수를 덜 한다고 했으며 회화와 음악과 비교해서 "음악은 회화의 누이동생 the younger sister of painting"이라면서 소리는 오래 가지 못하므로 음악은 표현하는 순간 죽게 되고 반복을 통해 표현된다고 했다.
회화와 조각에 견주어서는 그 어떤 작품도 대리석이나 청동으로 뜬 작품보다 오래 갈 수 없고 회화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경이로운 것 miraculous thing"으로 좀더 지성적이며 열 가지 원리들 "빛, 어둠, 색, 부피, 모양, 위치, 거리, 근접, 운동, 조화"에 기초하므로 어떤 것도 재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눈을 "영혼의 창문 the window of the soul"으로 보았다.
당시 사람들은 눈에서 발하는 미립자들spezie에 의해 영상이 생기는 것으로 이해했지만 레오나르도는 눈이 발하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고 광선을 받아들일 뿐이라고 했다.
해부학적으로 눈을 관찰한 그는 렌즈를 발견했다.
당시에는 렌즈를 "수정의 유머 crystalline humor"로 불렀다.
그는 눈이 이미지를 거꾸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했으며 처음으로 입체 영상의 원리, 즉 삼차원 릴리프의 지각에 관해 언급했다.
당시 사람들은 한 순간에 빛이 세상에 가득 차진다고 믿었는데, 그는 빛이 지나간다고 보고 빛의 속도에까지 관심을 기울였다.
빛이 어떻게 발산하는가에 대해 그는 오늘 날 우리가 말하는 진동을 떨림tremore이란 말로 표현했다.
프랑스 수학자 페르마Fermat(1601~65)보다 한 세기 전에 그는 이런 근본적인 법칙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근거해서 "모든 자연적 현상들은 가장 짧은 가능한 수단에 의해 나타난다"고 적었다.
그의 이런 실험이 훗날 럼포드Rumford의 광도계photometer를 예고했다.
그는 왜 하늘이 청색인지에 관해서도 설명했으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공기가 우리로 하여금 보게 만드는 하늘의 색은 본래 색이 아니지만, 이 색이 빛에 의해 뚜껑처럼 덮이게 되는 강한 어둠의 불명료함 아래서 빛나는 아주 작고 인지할 수 없는 미립자 속으로 증발되는 따뜻하고 습도가 있는 공기로부터 온다.”
과학에 대한 레오나르도의 관심과 연구는 여러 분야에서 각각 조명되어야 하는데 그는 음향, 물 관련 도구와 설치, 운동, 격발장치, 힘, 무게 등에 관해서도 연구했으며 지질학, 식물학, 음성학에도 일가견을 갖고 있었다.
과학자로서의 그의 위상을 정확하게 정하는 일은 과학자들의 몫으로 남겨놓아야 할 것이다.
그는 굴절작용에도 관심을 기울였지만 삼각법trigonometry을 충분히 알지 못했으므로 굴절의 법칙을 정립하지는 못했다.
증기의 속성에 관심이 많았지만 증기기관차를 제작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또한 갈릴레오보다 한 세기 앞서 일종의 망원경을 발명한 듯하다.
그는 "달을 확대해 보기 위해 유리로 만들었다"고 적었다.
렌즈를 연결시켰지만 그것들로 망원경의 효시가 될 만한 기구를 만든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가 고안한 것은 혁명적 천문학에 근간이 되었다.
그에게는 행성들이 태양의 주위를 공전한다는 데 의심이 없었다.
당시 레오나르도가 과학에서 거둔 결실은 매우 크다.
과거 어느 누구도 질의를 일으키지 않는 것들에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연구했으며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이런 그의 독학 태도는 놀라운 것이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했는데 자신의 좌우명과도 같았던 말이었다.
“인간은 자신의 재능으로 무엇을 했느냐 혹은 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으로 칭찬을 받거나 책망을 받을 만하다.”
돌 두 개를 한꺼번에 연못에 던질 경우 잔잔한 물 위에 두 개의 동심원이 생길 것이며 두 개의 동심원이 서로 닿더라도 모두 부서지지 않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자연현상이지만 레오나르도는 이를 관찰하여 이는 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러 하지 않음을 발견해냈다.
이에 관해 그는 "물이 타격을 받자 갑자기 열고 닫히는 것으로 운동이라기보다는 좀더 진동에 가까운 반응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두 개의 동심원이 부딪쳐서 부서지지 않는 이유를 그는 "물은 미분자들로 구성된 동질이고 진동이 물 자체를 움직이지 않고서도 미분자들을 전파시키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런 원리를 파도에 적용시킨 그는 소리와 빛은 동일한 방법으로 공중을 나아간다고 했다.
자연은 그에게 실험실과도 같았다.
그는 눈을 뜨고 바라볼 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을 보게 된다고 했다.
침전으로 생긴 산에서 조개껍질과 해초 화석을 발견하고는 바다가 한때 지상을 덮은 적이 있었다고 추론했다.
유리 볼에 물을 넣어 한 점으로 집중하는 렌즈로 사용했으며, 작은 구멍을 낸 종이를 벽에 대어 광선의 운동 경로를 시위했고, 어둠 속에서 횃불을 빠르게 움직여 불의 선을 보여주었으며, 탁상에 칼을 꽂아놓고 탁상에 진동이 생기게 하여 칼이 두 개로 보이는 환영을 보여주면서 눈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오브제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함을 지적했다.
그는 류트의 줄이 진동할 때는 이중으로 보이는 것을 시위했다.
눈이 시각적 인상을 곧바로 받아들이지 못함을 지적함으로써 눈이 거울처럼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기능을 할 뿐이며 빛이 빠른 속력으로 투사되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