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머는 이런 루카치의 견해를
헝가리 철학자 게오르그 루카치Georg Lukacs(1885-1971)의 이론은 마르크스주의 미학을 정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미학의 영역이 헤라클레이토스적 구조를 지녔다고 보았다.
미적 대상의 통일성이 결코 사실적 소여가 아니라고 본 그는 미술품은 단지 빈 형식, 즉 다수의 가능한 미적 체험들의 단순한 합류점일 뿐으로 보았다.
미적 대상은 이 미적 체험들 속에서만 존재한다.
가다머는 이런 루카치의 견해를 오스카 벡커Oskar Becker의 말로 규정했는데 벡커는 논문 『아름다움의 나약함과 예술가의 모험성 Die Hinfalligkeit des Schonen und die Abendteuerlichkeit des Kunstlers』에서 “시간적으로 보면 미술품은 단지 순간(즉 지금)에 존재할 뿐이다. 그것은 ‘지금’ 이 미술품으로 존재하며,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이 미술품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17-1)
루카치는 미술품의 절대적 순간성Punktualitat을 지적하면서 이 순간성이 미술품의 통일성을 해체시킬 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정체성 및 이해자나 향유자의 정체성도 파괴한다고 보았다.
마르크스주의 미학에 대한 탐구는 1920년대에 예술의 사회적 기초에 관심을 기울인 사람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이들 가운데 두드러진 이들이 영국에 망명한 사람들로 독일에서 건너간 클링엔더Francis D. Klingender, 빈에서 막스 드보르작과 함께 예술사를 공부했던 안탈Friedrich Antal, 헝거리에서 영국으로 와서 곧 예술사회학의 지도적 대표자가 되었던 아놀드 하우저Arnold Hauser이다.
영국인 허버트 리드Herbert Read(1893-1968)가 1930년대에 이들과 어울린 적이 있다.
그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발전시킨 예술적 상부구조에 관한 명제와 사회의 생산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예술의 지위였다.
프랑스에서는 샤를 랄로Gebiet Charles Lalo(1877-1953)가 여기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1948년에 에티엔느 수리오E. Soriau와 더불어 잡지 『미학 Revue d’esthetique』을 공동으로 창간했다.
하우저와 마찬가지로 랄로는 예술창작의 사회학적 맥락에 관한 연구였는데 작업의 성과가 『과학적 음악 미학 Equisse d’une esthetique musicale scientifique』(1908), 『미학입문』(1912), 『예술에 의한 삶의 표현』(1933), 『삶에서 멀어진 예술』, 『예술과 삶』(1946/47) 등에서 나타났다.
루카치의 이론은 대표적인 것으로 미학의 한 중요한 형태로 자리매김 되었는데 그의 사상은 본래 칸트와 헤겔로부터 출발하여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의 생철학과 신칸트주의와 더불어 형성되었다.
루카치는 1912년에 출간한 초기 저작 『예술철학』에서 전통 미학에 관해 비판했다.18)
초기의 글에서 루카치가 피들러를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쿨터만은 피들러와 관련해서 루카치 이론의 특징을 관념론적 미학에 대한 대항에서 내용의 기능만큼이나, 그와 반대되는 징후를 통해 더욱 진전된 관념론적 미학을 이해한 것으로 보았다.
한스 페터 투른Hans Peter Thurn은 이를 비판적 방식으로 보고 말했다.
프롤레타리아를 ‘새로운’ 예술의 담지자로서 인증하는 가운데 관념론적 입장의 새로운 정식화를 이론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루카치에 의한 사회의 문화적 혁명화는 소위 새로운 것의 실행을 단지 수정된 사회적 징후 아래 과거를 반복하는 것으로서만 열망하기 때문에, 구체제의 복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루카치는 후기 저작 특히 1963년에 출간한 『미적인 것의 고유성』에서 비로소 자신의 미학을 포괄적으로 제시할 수 있었다.
그는 쿨터만의 말로 헤겔 및 마르크스주의적 예술 이해의 단초를 다시금 포착하여, 미적인 것의 특징들을 목록상으로 완전하게 제시하려고 했는데 그의 중요한 개념들로 현실성의 반영Wiederspiegelung der Wirklichkeit, 해소Ablosung, 환기력Evokative Krafte, 예술의 이중의미Doppelsinns der Kunst, 전형Typus, 비규정성Unbestimmtheit, 다원주의Pluralismus, 예술의 탈물신적 기능Defetischisierenden Funktion der Kunst 등이 있다.
루카치는 『미적인 것의 고유성』에서 인간의 자연적 환경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예술을 인간의 ‘자연적’ 환경을 그 환경이 인간과 맺고 있는 ‘자연적’ 관계로 보고 ‘자연적’이란 말을 강조했는데,
그 이유는 예술의 그런 기능이 자연적 환경이나 일상생활의 관습이나 표상 따위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고 실제로 빈번히 일어나며, 철학이나 과학과의 관계에서도 그 같은 대립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19)
“자연스러움이라는 개념이 그 어떤 이상과의 합치라는 뜻을 내포한다면 미학이 플라톤주의로 퇴보하는 사태가 초래될 것이며, 이미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데아론과 대결하면서 설득력있게 논박했던 그런 형식규정이 부활될 것이다. 즉 - 그런 특별한 의미가 아닌 -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은 그런 혼동과 애매모호함을 능히 막아낼 수 있는 어떤 의미를 지냐야만 한다.”
루카치는 그때그때의 사회역사적 가능성의 한도 내에서 진정한 예술실천에서는 자연발생적으로 탈물신적 경향이 표현된다면서 그런 경향이 오직 실재하는, 즉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외부세계만을 인정하며 예술실천 속에 스며드는 물신적 표상을 해체시키고 외부세계를 실재하는 모습 그대로 표현하려는 지향성을 띤다고 보았다.
예술의 자연발생적 유물론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그것의 자연발생적·변증법적 성격인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단서를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는 “사물을 직감적으로 그 연관성과 운동성 속에서 지각하는 일상생활의 소박한 ‘자연성’은 여기서 바로 이러한 연관성과 운동성을 구제하는 내용의 ‘세계관’으로까지 성장하기도 한다”20)고 했다.
자연발생적이란 개념은 그의 미학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데 그가 미적 반영 자체의 의미와 관련시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