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杜甫의 여야서회旅夜書懷(나그네가 밤의 감회를 쓰다)
나그네의 회포를 묘사한 시이다. 두보杜甫는 765년 후원자 격인 엄무嚴武가 사망하자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 벼슬에서 물러나 청두成都를 떠나게 되었다.〈여야서회旅夜書懷〉는 이 무렵에 지은 오언율시五言律詩로, 생활의 근거를 잃고 다시 곤궁한 처지에 놓인 심경이 잘 드러나 있다. 앞의 4구에서는 경치를 묘사하고, 뒤의 4구에서는 자신의 감회를 토로하였다. 자신의 신세를 천지간을 외롭게 나는 한 마리 갈매기에 비유하고 있는데, 당시 54세인 두보는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데다가 벼슬도 그만두게 되어 생활이 막막한 처지였으므로 그 암울한 처지가 더욱 절절하게 느껴진다.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언덕 위엔 가는 풀이 미풍에 흔들리고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높은 돛배 안에서 홀로 밤을 보낸다.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별은 드넓은 들판에 드리워 있고
月湧大江流월용대강류; 달이 솟아 오른 큰 강물이 흐른다.
名豈文章著명기문장저; 어떻게 글로써 이름을 드러내리오.
官因老病休관인노병휴; 늙고 병들어 벼슬도 물러났나니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떠도는 이 신세 무엇에 비길까,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하늘과 땅 사이 한 마리 갈매기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