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지면 혼이 공중으로 날아가 혼비백산魂飛魄散이 된다
한의학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은 정기신精氣神 즉, 몸精(음), 기氣(양) 마음神(중)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精은 살(음), 물(중), 열(양)로 구성되어 있고, 기氣는 천기天氣(양), 지기地氣(음), 인기人氣(중)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음神은 혼魂(중)과 얼魄意志(음), 정情(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陰은 몸의 형체를 가지고 있고, 중中은 기氣의 작용으로 음양이 조화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양陽은 마음처럼 행방이 묘연한 존재이다.
혼魂은 마음心의 핵核이고, 얼은 넋魄과 뜻意志을 합한 것이다. 얼빠진 경우 얼이 쉽게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얼빠진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다. 넋과 뜻이 모두 실종된 것이다.
혼이 마음의 중심이라면 얼은 마음의 몸陰이고, 정情은 마음의 에너지 양陽이다. 따라서 얼빠지면 혼과 넋이 이리저리 흩어져 그야말로 혼비백산魂飛魄散이 된다.
죽어야 혼이 몸에서 이탈되는데 죽지도 않았는데 혼비백산되었다면 죽음 일보직전까지 갔다는 말이다. 넋이 흩어지는 바람에 폐는 기氣가 빠져 가쁜 숨을 몰아쉬고, 진땀을 흘리게 된다.
얼魄意志(음)에는 넋魄과 뜻意志이 내포되어 있는데, 뜻 지志는 신腎의 기능활동機能活動을 기반으로 발현되는 결정이나 판단 및 정보를 기억(저장)하는 정신활동을 말한다. 얼빠지면 이런 정신활동이 중지된다.
정신을 다스리는 넋魄은 폐에 깃들어 있으면서 걱정을 많이 하거나 슬픈 일을 당하면 몹시 힘들어 한다. 한숨을 쉬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폐가 얼마나 저기압인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