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魄을 풀어보면 하얀白 귀신鬼이 나온다
마음心은 혼魂, 백魄, 의意, 지志, 정情 다섯 가지 모양으로 나타난다. 혼은 흔히 말하는 영혼靈魂으로 영靈 자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육체가 죽으면 육체를 떠나 유계로 옮겨갈 수 있다. 그러나 백의지정魄意志情은 육체와 운명을 함께 한다.
흔히 혼백이라고 하지만, 백은 혼에 깃들고, 나머지 의지정은 백에 깃들어 있다. 넋을 나타내는 백魄은 살아있는 동안의 기氣를 주관하기 위해 폐에 그 본부를 두고 있다. 백魄을 풀어보면 하얀白 귀신鬼이 나온다. 백의 색깔은 하얀색이다.
사람이 죽으면 혼은 백의지정의 물질계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지 않는데, 이승에 미련을 남기고 떠난 한 많은 혼은 차마 그 넋을 떨치지 못하고 이승에 하얀 자취를 드러내는 수가 있다. 흔히 말하는 귀신이다.
혼魂이 영적라면 백魄은 혼의 표현으로, 물질화된 정신이다. 혼이 마음에서 서성이는 기氣와 같은 것이라면 백은 육체精를 무상으로 드나드는 정신적인 물질陰이다. 혼은 피 속에 머물고, 음陰의 성질을 지닌 백은 양의 성질을 지닌 기氣에 머문다.
혼魂이 부모의 혼과는 무관하게 태어날 때 외부에서 들어온 것이라면, 백魄은 부모의 정精을 통해, 유전되는 가족적인 것이다. 우리의 오감, 즉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만져서 느끼는 감각적 기능들은 백魄에 속한다. 백은 물질적 현상을 정신적 마음에 연결해주는 작용作用이다. 그것을 우리는 기氣로 느낀다.
넋魄은 기氣에 대한 순수한 우리말이다. 넋은 숨결이다. 숨결은 폐를 드나들면서 육체를 우주의 에너지와 연결해준다. 넋魄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일이 숨결을 관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넋은 폐에 소속되어 있다.
혼魂이 흔들리면 신체의 리듬도 흔들린다. 명상하는 것은 혼魂을 진정시켜, 신체의 리듬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명상할 때 호흡을 조절하는 것은 혼魂을 우주의 혼魂과 조율하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폐는 피부를 관장하고, 폐는 넋魄의 한 표현으로 본다. 피부는 나이와 함께 변하지만, 피부를 빨리 변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걱정과 근심, 그리고 슬픔일 것이다. 걱정과 근심이 많은 사람은 피부에 주름살도 많다. 한숨을 쉬는 것도 약해진 폐와 관계가 있다. 폐가 약한 사람은 매사에 걱정이 많고, 곧잘 슬픈 표정을 짓는다.
혼魂과 넋魄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한 걱정과 슬픔이 감히 우리의 아름다운 피부에 주름을 새기지는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