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말하는 마음
심신心神에서 알 수 있듯이 심장에 마음心이 있고, 마음에 신神이 있다. 심장은 육체의 모양을 갖추었으므로 정精에 속한다. 정精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정기신精氣神, 3보寶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정精에 담긴 마음을 정신精神이라 부르는 것이다. 정신은 정精(육체)에 깃들어 있으면서 육체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육체의 사용자神이다.
한의학에서는 혼魂을 불멸의 존재로 본다. 영혼은 밖에 머물고 있다가, 잉태순간에 태아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본다. 영혼은 마음의 꽤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가, 육체가 죽으면 빠져나온다. 영혼은 몸으로부터 직접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고 우주의 에너지로 활동하지만, 영혼의 숙소라 할 수 있는 간肝의 건강상태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마음은 심心에 자리 잡고 있다는 말은 마음이 곧 피라는 뜻이다. 피의 구성성분 중 91.5%가 물이다. 피는 간肝에도 많은 양이 저장되어 있다. 따라서 마음은 심장과 간장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된다. 심장과 간장에 문제가 생기면, 영혼은 밤이 되어도 숙소에 돌아와 쉬지 못하고 떠돌게 되는데, 불면의 밤은 이렇게 해서 오는 것이다. 안식처를 잃은 피곤한 영혼은 몽유병환자처럼 체내를 방황하게 된다. 영혼에게 안식처를 찾아주려면 간장을 보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