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호가 추천하는 <카를 융 영혼의 치유자>

CARL JUNG Wounded healer of the soul / 지와 사랑 출간

 

 

 

 

 

눈으로 보는 융 심리학 An Illustrated Biography

Claire Dunne : 작가, 제작자, 강사, 여배우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 1937년 아일랜드 .

호주 거주. 자신 스스로 아일랜드에 뿌리를 둔 세계의 나무(World Tree)라고 말한다. 프로이트, 호주의 가족, 아일랜드의 음악과 시의 역사 등을 담은 필름을 제작 발표했다. 다문화주의, 아일랜드 문화, 소수민족에 대한 방송의 공로로 호주훈장을 수여받았다. 현재 호주 시드니 대학 아일랜드 학과 대표로 있으며 전 세계를 다니며 카를 융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의 강연을 하고 있다.

역자 : 공지민

카를 구스타프 융의 세상을 만나다

 

카를 융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윤리선생님이 프로이트와 카를 융을 비교 설명하면서 부터이다. 당시 박정희대통령이 죽은 뒤라 학교 안팎은 어수선하던 시기였다. 선생님이 하신 예는 리비도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프로이트가 리비도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뤘다면 카를 융은 이를 사회적의미로 확대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여러해 전에 가르치는 제자의 언어영역 시험지 비문학 파트 첫 문항이 프로이트와 카를 융의 대한 비교 도표였다. 영어를 가르치던 터라 언어영역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에 젖어있었는데 언어 시험지의 수준이 상당히 올라왔음을 보고 내심 기뻐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묻자 그들의 대답은 당혹 그 자체였다. 그 만큼 이들 두 사람은 일반사람들이 이해하기에 그리 녹녹한 사람들은 아닌 것이다.

 

그러다가 만난 것이 이 번 책이다. 인간의 내면을 탐구할 때, 세상과 나의 관계성을 알고자 할 때, 카를 융은 개인은 고통스런 여정을 통해 성장할 수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한 때 1970년대 1980년대 미국은 카를 융의 학문으로 푹 빠져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계가 분명했다. 그의 학문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잘못 이해한 오류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를 융에 대한 관심은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관심의 한 표현인 것이다.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과 탐구가 점점 줄어드는 즉자적인 세태 속에서, 다시 카를 융은 우리에게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라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을 떠오르게 한다. 심령학자 진 휴스턴Jean Houston 박사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융은 동서양을 연결하는 가교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가능성 있는 인간에게 숨을 불어넣어 생명을 주는 확장된 의식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Parabola>지에 특집으로 다룬 죽음 이후의 삶 Life After Death”에 기고한 내용으로 융의 저서 <레드북>(2009년 출간)의 내용을 축약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레드북이 쓰여진 시기는 공교롭게도 카를 융이 자신의 스승인 프로이트와 결별한 시기(1913)이고 자신만의 독특한 학문체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시기라는 중요한 국면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융은 독백적인 말로 내가 미쳐 버렸다고 생각했다.”는 말을 했다. 역설적으로 이 말은 예언처럼 들린다. 그 이유는 지금 우리는 누구나 이와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융은 생각의 족적은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다채롭다. 그리스도, 살로메, 땅의 영혼인 Ka[고대 이집트인이 생각한 사람 혹은 신의 혼], 만다라, 파네스[오르페우스 밀교 신화의 자웅 양성을 지닌 개벽의 신], 중국의 연금술서인 태을금화종지(太乙金華宗旨) 등이 그것이다. 마지막 중국책은 그의 레드북 집필을 중단시킬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는 그의 말에 기대면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확인이라는 표현이 그의 사상의 근저에 동양과 서양의 연관성이 밑바탕에 있음을 암시해 주는 것이다.

 

1상처 입은 자에서 융의 비교적 어린 시절의 격동을 그리고 있고 1치유자는 전성기인 중년의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인도 등지의 여행에서 얻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그 시기는 2차 세계대전의 시기이기도 하다. 3영혼의 치유자는 예순아홉 살이 된 융의 자전적 저서가 기술된 시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융의 사상을 잘 이해시키는 많은 그림과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다. 심리학자라고 해서 따분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이 책의 화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유발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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