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도들의 혁명: 마우리아 왕조

 

 

 

 

 

갠지스 계곡에 자리 잡은 하스티나푸라와 아유다야는 아리아인의 세력이 동쪽으로 뻗어나갔음을 보여준다. 『마하바라타』나 『라마야나』에는 아리아인의 인도 내 정착지인 펀자브 지역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등장하지 않는다. 320년에 굽타 왕조가 시작되기 전까지, 아리아바르타Aryavarta, 즉 ‘고귀한 종족들의 거주지’는 ‘동부에서 서부의 해안’까지 뻗어 있었다. 아리아인의 동부 진출이 이처럼 지연된 건 하나의 사실을 암시한다. 바로 아리아인이 갠지스 계곡지역의 문명에 상당한 감명을 받았다는 사실 말이다. 당시 마가다Magadha로 불린 갠지스 계곡지역의 사람들은 독특하고 풍성한 문화를 꽃피웠다. 아리아인은 이 때문에 갠지스 계곡지역을 인더스 계곡보다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지역으로 여겼을 것이다. 파괴는 열쇠가 될 수 없었다. 조화를 이루는 것만이 해답이었다. 특히 종교적 측면을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 마가다 지역사회를 접한 아리아인의 경악은 『마하바라타』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그들은 마가다 지역민의 불경스러움과 무질서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세상은 본말이 전도된 곳이다. 신들의 사원은 무시당하고 있으며, 대지는 납골당으로 메워져 있다. 심지어 가장 미천한 신분의 사람들조차 브라만을 섬기기를 거부한다.
기원전 185년 마우리아 왕조를 무너뜨린 숭가 왕조에서는 브라만의 사회적 계급이 가장 높았고, 그들에게 이는 당연한 것이었다. 숭가 왕조 사람들도 브라만 계급에 속했다. 『바가바드 기타』가 완성되었을 즈음 계급체계가 정립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엄격한 계급체계는 마누 법전의 집대성으로 확립되었다. 그리고 한 차례 외세의 침략이 인도 아대륙을 휩쓸고 지나간 여파가 아직 남아 있던 250년경 입법자들이 카스트 제도를 고안해냈다. 카스트 제도에 따라 인도인은 네 계급으로 나뉘었다. 마누 법전은 여성의 지위도 격하시켰다. 최하위계급과 마찬가지의 대우를 받게 된 여성은 이후로 『리그 베다』의 암송마저 들을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바르나의 초기 원칙은 『바가바드 기타』에서 크리슈나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크리슈나는 아르주나에게 사제인 브라만과 호전적인 크샤트리아, 노동자인 바이샤와 최하계급인 수드라에 관해 자세히 알려준다. 다음은 크리슈나에게는 무척 당연한 이야기였다.
브라만의 천성은 차분하며, 자제력이 있고 금욕적이고 순수하다. 또한 참을성이 강하고 강직하고 이론적이며, 실용적 지식을 갖추고 있고 종교적인 신념 또한 강하다. 한편 크샤트리아의 본성은 영웅적 행위나 장엄함과 관련이 있으며 강직하고 숙련되었을 뿐
아니라 더러 관대하며 충성심이 있다. 농사와 목축, 상업에 종사하는 것이 바이샤의 본래 모습이며, 수드라의 임무는 다른 계급을 모시는 것이다.
위의 네 가지 구분이 바로 카스트의 계급이다. 계급은 세습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의문을 품어서도 안 되고 이에 따르는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각 계급에 속한 자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당연히 크샤트리아 계급에 속한 아르주나의 의무는 적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영혼의 불멸은 둘째치고라도 그에게 의무 지워진
살육은 죽음과 환생의 끝없는 고리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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