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민주주의, 이슬람주의

 

 

 

 

 

 

2011년 봄과 여름, 이 책의 최종 편집 중에 벌어진 사태는 아직 종결되진 않았지만 어쨌든 화두로 꺼내지 않을 수 없다. 2월 11일, 오바마 대통령이 사건의 “눈부신 속도” 를 적절히 거론했을 무렵 터키와 이란, 양국은 무바라크가 축출된 이집트의 본보기를 자처해왔다. 지금까지 “아랍의 봄” 운동은 튀니지(벤 알리)와 이집트(무바라크) 및 리
비아(카다피)의 통치자를 축출한 데다 현재는 시리아와 예멘 및 바레인의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벌어진 난국과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자행된 살육과 폭력은 권위주의가 민주정치로 급변하리라는, 순수한 서방세계의 기대를 완전히 무색케 했다. 귀감을 주는 논객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 같은 정황을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큰 문젯거리가 하나 있다. 타리르 광장에서 벌어진 혁명은 대체로 자발적이자 상향식인 것이었다. 즉 특정 정당이나 지도자가 선동한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현재 창당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선거가… 9월에 개최된다면 이집트에서 언제든 가동할 수 있는 당 네트워크를 갖춘 단체는 지금껏 암암리에 활동해온 데다 적법한 곳으로 금세 탈바꿈한 무슬림 형제단뿐이다. 진보주의자들은 그들이 혁명을 일으키고 무슬림 형제단이 그 덕을 볼까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서양 기자는 느지막한 여름, 세계사에 길이 남을 만한 이 사태를 두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벌어진 시위의 이상주의는… 개혁을 기대해온 아랍세계를 부흥시켰다. 그러나 아직 막을 내리지 않은 리비아의 혁명은… 개혁이 어떤 파장을 가져왔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 이슬람주의자들의 의도와 영향력은 분명치 않다. … 리비아의 복잡다단한 난국은 새로운 질서로 진작 이행되었어야 할 아랍국가가 이집트와 마찬가지로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 불확실성은 권력의 공백기를 맞이한 오늘날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예멘에서는 강경한 이슬람주의자들이 도피처를 찾았고… 이슬람주의자들은 이집트와 리비아 및 시리아 등에서 실세로 부상했다.
이 사태는 역사의 장을 넘겼으나 아직 이렇다 할 글은 없다. 그렇다면 누가 이를 쓸 것인가? 진보 이슬람주의 야권세력인가, 이슬람주의자들인가? 누구든 험난한 길을 가야 한다고 보면 된다. 이슬람문명의 중심인 중동 입장에서 2011년 2월 사태는 이 책의 주제와 관계가 깊은 세계사적 의미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 역사적인 사건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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