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융 영혼의 치유자』는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

 

 

 

 

 

 

정신의학의 개척자 융은 의학, 심리학, 예술, 문학, 종교, 과학, 인문학 등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주었다. 그의 폭넓은 시야는 오늘날 인간 잠재력계발운동, 심층심리학, 영적 이해의 혁명, 삶과 그 목적에 대한 포용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이 탄생하도록 그 길을 열어주었다.
융은 그의 삶 속에서 여러 방법으로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형성되고 있는 인간의 원형을 보여준다. 오늘날에도 전 세계에서 존재로 거듭나고자 고전하는 가능성 있는 인간의 원형을 볼 수 있다. 융의 연구는 동서양을 연결하고 남과 북의 주술적 축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가교였으며 이런 진화적 발전에 헤아릴 수 없는 큰 기여를 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유럽에서 발전한 문화에 속한 많은 구성원들이 기술과 물질의 성과를 즐기며 흥청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역사적 발전단계가 다른 토착민과 원주민 문화에서 볼 수 있는 영적 인식과 주관적인 복잡성은 부족하다는 것을 일찍이 발견한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 책은 융이 자신이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겪은 정신적 변화를 분명하고 통찰력 있게 표현함으로써 개성화 과정을 효과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융이 정신의 깊은 층을 체험하고 그것을 통합함으로써 자기인식에 이르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존재의 완전성을 이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생명의 근원, 모든 존재의 근원을 인식하는 땅에 뿌리를 두고 영혼을 중심에 둔 사람으로서 자신만의 자연스러운 삶의 균형상태에 이르고 공동의 창조자로서 존재의 목적을 추구하며 마침내 그 목적을 이루게 된다.
가능성 있는 인간에게 숨을 불어넣어 생명을 주면 그는 크게 확장된 의식으로 살 뿐만 아니라 다채롭고 다면적・다차원적인 기술과 능력으로 무장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조상이 말과 글을 통해 가져온 변화에 견줄 만한 도약이다. 그런 상태에 이른 존재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이는 다시 새로운 상태의 존재를 낳는다. 융은 가능성 있는 인간의 많은 측면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는 신체적으로 충만하게 살았으며 예민한 감각을 지녔고 예술가이자 장인으로서 세상과 소통했으며 뛰어난 기억력과 내면의 환영에 대한 통찰력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객관적인 대상을 분명하게 이해한 만큼 주관적인 현실을 체험했다. 그의 의식은 연속체였으며, 그는 자신의 뜻대로 멀고 넓은 곳을 여행했다. 긴 생애에 걸쳐 그는 정신 속의 많은 문화를 발견하고 내면의 문화가 알려주는 모든 종류의 지식과 지혜를 연구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에게는 내면과 상상 속 세계의 친구와 동지들이 있었다. 그는 환자들에게도 같은 과정을 거치기를 조언하면서 내면에서 원형적 친구와 동반자를 발견하라고 가르쳤다. 그는 자신의 영혼의 원천을 찾기 위해 꾸준히 여행하며 생명과 영혼의 영원한 물을 마셨다. 그에게는 일상이 영적 훈련의 과정이었으며 공감능력과 소탈한 성품, 열정은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다양한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그는 자신에 대한 탐구만큼이나 사회와 도덕적 질서의 쇠퇴와 악화에 깊은 관심을 표했다. 또한 몇몇 사람들이 그에 대해 증언한 것과 달리 그는 다른 사람들을 숨어 있는 신으로 대했으며 광범위한 기법과 연구를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본성으로 돌아가 가능성 있는 인간이 되라고 요구했다.
이 책은 융이 걸었던 인간적이며 영적인 여정을 따라가기 위해 융의 언어로 돌아간다. 동시에 그의 작업에 대한 핵심, 특히 심원한 정신적 성숙을 통해 신의 존재를 느끼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친구, 동료, 가끔씩 그를 만난 지인들의 구체적인 회상은 이 책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클레어 던은 우리가 모순과 역설, 인간의 약점과 강점, 위대함과 창의성이 모두 투영된 복잡한 인물 융을 만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이끌어준다. 우리가 만나는 그는 투명하고 초월적이며 소탈하고 실용적인 사람이자 나무와 돌, 영혼의 조각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융의 생애와 업적, 그에게 스며 있는 원형적 에너지와 신비적 감성의 기초가 된 내적 충동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융이 “신비 중의 신비”라고 표현하고 아메리카 인디언이었다면 “신성한 신비”라고 부를 깊은 영적 원천을 보여준다. 융의 연구에서 밝혀진 신비 중 가장 깊이 와 닿았던 것은 지역적 삶 속에 있는 신비적인 기반에 관한 것이다. 그는 삶이 신화와 함께 존재함으로써 인간이 진화의 길을 따라가 영적인 원천, 나아가 더 큰 존재와 가까워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 이유로 신화는 우리의 숨결보다 더 가깝고 손발보다 더 가깝다. 나는 신화가 우리 존재를 구성하는 일부라고 생각한다. 신화는 금기시할 대상이 아니라 실체가 없는 관념적인 도깨비불이다. 그것은 무의식의 세포와 강, 바다에 암호화되어 있다. 또한 새끼손가락에 머물며 척추와 영혼을 따라 움직인다. 신화는 우리에게 인간 정신의 DNA에 접근하도록 하며 개인적이고 역사적인 존재의 열쇠를 준다. 융이 꾸준히 주장했듯이 신화의 열쇠가 없다면 문화, 종교, 예술, 건축도 없을 것이며 연극, 의식, 서사, 사회적 관습이나 정신질환도 없을 것이다. 문명화하려고 애쓸수록 그 신비롭고 아름다운 광경이 점차 멀어지는 회색 세상만 존재할 것이다.
이렇게 지역적 삶을 위대한 삶에 연결시킨 것이 융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다. 지역적 삶은 낡은 존재를 벗어나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는 확장된 생명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가 기록한 것처럼 “우리 인생이 이미 유한성과 관련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느낀다면 욕망과 태도는 바뀔 것이다. 최종적인 분석에서 구현되는 근본적인 무언가로 인해 우리가 중요해진다 …”는 점을 깨닫는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았던 예전 또는 더 깊은 단계를 망각할 때 여전히 보관하고 있는 싹 틔우지 않고 완료되지 않은 씨앗, 즉 숨겨진 잠재성을 발견하게 된다.
신화에서는 잠재성이 종종 비밀의 조력자 또는 강력한 부적으로 그 정체를 숨기고 있다. 나는 부적을 찾는 신화를 학생들에게 들려주며 음악성이나 예술성, 심지어는 공감 능력 등 그들이 한때 알았거나 어렸을 때 잃어버린 능력을 다시 발견하도록 유도한다. 신비하고 신성한 심리학은 우리가 용기를 내어 오랜 독소와 무기력함을 내보내고 내면의 능력 창고로 들어가 내면의 원천에서 나오는 능력을 이용하여 더 큰 목적인 위대한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가 되도록 자신을 갈고닦기를 요구한다. 그러려면 자신과 사회에 내재된 “아직 인식하지 못한 더 큰 꿈을 위한 비전”을 되찾도록 심연의 지식을 일상으로 다시 가져와야만 한다.
융이 증명했듯이 신화는 원형을 가득 담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원형은 원초적 형태, 깊은 무의식의 암호, 정신적 에너지의 대열, 관계의 유형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하늘에서 원형을 보고 “어머니의 대지”, “아버지의 대양”, “누이의 바람”의 모습을 한 원형에 기도를 올렸다. 그것은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먼 친척이었으며 존재를 선사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고 도덕적 질서를 만들었다. 그 후 그것은 형제의 경쟁, 신의 아이, 사랑하는 가족을 찾아나서는 여행, 영웅의 대장정 등 신비적 인물의 이야기에서 인격화되었다. 정신의 주요 기관들인 원형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그것이 없다면 영혼과 자연, 몸과 마음, 자신과 우주의 메타체계 간의 거미줄 같은 연결망이 사라질 것이다. 융이 반복해서 보여주었듯이 원형은 본질의 기관들이며 삼라만상의 원리를 담은 우주의 청사진이
다. 이러한 원형은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어서 그것을 분석하기란 불가능하며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이 책은 융에게 생명을 부여한다. 융이 말하는 완전하고 현대적이며 깨달음을 얻은 인간이 되는 법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성과에 찬사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