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아스터는 페르시아의 종교를 개혁한 예언자이다

누가 유일신 개념을 고안해냈건 간에, 확실한 것은 ‘불가사의한 힘’을 대하는 유대인의 생각이 남달랐다는 점이다. “만국의 모든 신은 우상들이지만 여호와께서는 하늘을 지으셨음이로다.”(「시편」 96: 5) 다른 모든 서아시아의 신은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출처가 불분명해보이는 「다니엘」의 외경 <벨과 용> 편에는 이런 기독교인의 사고를 드러내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키루스 2세는 다니엘에게 벨을 섬기라고 명한다. 다니엘은 벨이 가짜신이라 주장하고, 키루스 2세는 가짜신이 어떻게 바친 음식을 모두 먹어치우느냐고 반문한다. 사람들이 매일 밀가루 열두 말과 양 40마리, 포도 여섯 섬을 벨에게 바쳤기 때문이다. 다니엘은 우상이 세워져 있는 신전 마루에 몰래 재를 뿌리고 제물을 바친 후 신전 문을 봉하게 한다. 다음날 재를 뿌린 마루에서 발자국이 발견되고 다니엘은 이곳의 “사제와 그들의 식솔들이 와서” 제물을 먹는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어 키루스 2세가 용을 섬길 것을 강요하자, 다니엘은 “역청과 비계, 머리카락”을 끓여 만든 약을 용에게 먹인다. 이 약 때문에 내장이 갈기갈기 찢긴 용은 죽음을 맞는다.
서아시아의 타 종교의 사상을 끈질기게 거부해온 유대인이었지만 조로아스터교의 ‘최후의 심판’ 개념만큼은 노골적으로 배격하지 않았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키루스 2세 치세 하의 페르시아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었다. 비록 페르시아가 갖가지 종교를 믿는 타 민족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지만,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에 대한 페르시아인의굳건한 믿음만은 흔들림이 없었다. 조로아스터는 기원전 1000년경 페르시아의 종교를 개혁한 예언자이다. 당시에는 중앙아시아의 초원지대에 살고 있던 페르시아인은 그들의 사촌뻘인 아리아인이 북서쪽의 인도를 점령한 직후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페르시아인은 페르시아라는 그리스식 이름 대신 ‘이란’이라는 새 명칭으로 자신들의 국가를 지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을 받아들였다. 조로아스터는 세계의 창조자 지고의 신 아후라 마즈다의 신성한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설파했다.
아후라 마즈다가 절대선이라면 아리만은 어둠과 악을 상징하는 신이다. 이 “파괴적이고 사악한 영혼”은 아후라 마즈다와 숙명적 대결을 펼치고 세상은 혼돈에 휩싸인다. 이전에는 페르시아에 전지전능한 지고신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조로아스터가 처음으로 아후라 마즈다를 통해 절대선의 경지를 보여준 것이다. 조로아스터는 모든 피조물은 아후라 마즈다가 아리만에게 압승을 거둘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도와야 한다고 믿었다. 여러 명의 구세주들이 백성을 선한 길로 인도하기 위해 세상을 찾아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에 당도한 구세주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장소에서 망자들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최후의 심판의 날에 옳은 일을 행한 자는 구원을 받고 죄를 지은 자는 고통을 받게 된다. 그리고 부활한 자와 산 자가 심판을 받게 되고, 이 심판과정에서 쇳물로 뒤덮여 정화된 대지를 무사히 통과한 자만이 영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