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 학교에서의 파티

 

 

 

6월 5일 지인들과 함께 양평으로 가서 한화콘도에 여장을 푼 뒤 곧바로 슈타이너 학교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학교 설립자 김은영 선생과 교사들이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되재고기 삼겹살, 목살, 새우, 소시지, 버섯, 호박, 고구마 등을 굽고 술은 다양하게 소주, 청하, 맥주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서늘한 기운을 받으며 술잔을 기울이니 술을 취하지도 않고 적당한 술기운이 유지되었습니다.

기타 반주에 맞추어 얼마나 많은 노래를 불렀던지.

 

슈타이너 학교의 교사들은 장애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모두 명랑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장애인 교육에 온 정열을 쏟는 분들입니다.

파티에 참석한 학부형과 오래 대화했는데, 다운증후군의 아들을 4년째 이 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형은 대단히 만족해했습니다.

부모가 만족해하는 교육이라면 그건 매우 훌륭한 교육입니다.

아이 하나하나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장애 아동들은 다양한 증세를 나타냅니다.

그들의 내면에 있는 가능성을 끄집어내는 것이 교수들의 몫입니다.

가능성을 끄집어내기 시작하면 보통 학교에서 이룰 수 없는 교육적 성취를 이런 대안학교에서는 이룰 수 있습니다.

조금씩 달라져가는 아동들의 발전은 곧 교육의 성과이자 교사와 학부모들의 최대 즐거움입니다.

슈타이너 학교 교사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숙소로 돌아와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고, 아치 8시에 기상했습니다.

김은영 선생이 커피와 구운 가래떡을 꿀과 함께 배달해주어 아침식사를 하고 용문사로 향했습니다.

용문사는 세 번째 간 것인데, 절을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천 년 된 은행나무를 보러 가는 것입니다.

마의태자가 신라가 고려에 합병되자 금강산으로 가던 중 그곳에 은행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는 것이 전래되는 이야기입니다.

천 년 된 나무라면 신목神木입니다.

어쩜 그렇게도 건강한 모습인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자신의 몸에 기생하는 생명을 거느린 채 젊은 모습으로 늠름하게 위로 솟은 나무입니다.

수많은 싱싱한 잎으로 온 몸을 감싸고 그 높은 가지 끝에까지 물을 길어 올립니다.

자하의 물을 그 높은 데까지 천 년이 넘도록 길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절에서 내려와 그곳에 식당에서 더덕구이에 부추파전, 감자전, 더덕쌈밥, 동동주, 더덕주로 배를 채우고 지난밤의 술 위에 또 술을 부었습니다.

옥천 냉면에 대한 욕심에 근처 화니 찻집에 가서 빙수를 먹고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위장에 대한 예의는 아니지만, 옥천 냉면집으로 향했습니다.

식후 두 시간 만에 냉면을 먹는 건 위장에 매우 송구한 일이지만, 맛있게 해치웠습니다.

 

그리곤 예술의 전당 앞 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존 포일의 개인전을 관람하러 갔습니다.

존은 아일랜드 화가입니다.

매우 성실한 화가이며 순진한 화가입니다.

주로 북한산의 풍경을 추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와 오래 대화하고 귀가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시계를 보니 집을 떠난 지 불과 27시간에 불과했지만, 27시간 동안 참으로 많은 활동을 했다는 느낌입니다.

아울러 시간은 쓰기에 따라서 27시간 동안에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새삼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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