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의 연목구어緣木求魚

 

 

 

연목구어緣木求魚는 나무에 올라 고기를 얻으려고 한다는 뜻으로, 목적과 수단이 맞지 않아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 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기원전 318년, 주周나라의 신정왕 3년, 맹자孟子는 제齊나라로 갔다. 이미 50을 넘은 맹자는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인의仁義를 치세의 근본으로 삼는 왕도정치론王道政治論을 유세遊說 중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가 아닌 부국강병이며, 외교상의 책모, 원교근공책遠交近攻策(먼 곳에 있는 나라하고는 친교를 맺고, 가까이에 있는 나라는 공략하라는 일종의 국책), 합종책合縱策(진秦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6국(한·위·조·초·연·제나라)이 정치·군사동맹을 맺는 외교전략), 연횡책連橫策(진나라가 여섯 나라를 각개 격파하는 것)이었다.

동쪽의 제나라는 서쪽의 진秦나라, 남쪽이 초楚나라와 함께 대국이었고 또 선왕宣王도 역량 있는 명군이었다. 그래서 맹자는 그 점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왕도정치가 아니라 무력과 책략을 수단으로 하는 패도정치覇道政治였으므로, 선왕은 맹자에게 이렇게 청했다.

"춘추시대春秋時代의 패자覇者였던 제나라 환공桓公과 진晉나라 문공文公의 패업에 대해 듣고 싶소."

"전하께서는 패도에 따른 전쟁으로 백성이 목숨을 잃고, 또 이웃 나라 제후들과 원수가 되기를 원하시옵니까?"

"원하지 않소. 그러나 과인에겐 대망大望이 있소."

"전하의 대망이란 무엇이오니까?"

선왕은 웃기만 할 뿐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맹자 앞에서 패도를 논하기가 쑥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맹자는 짐짓 이런 질문을 던져 선왕의 대답을 유도했다.

"전하,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옷이, 아니면 아름다운 색이 부족하시기 때문이오니까?"

"과인에겐 그런 사소한 욕망은 없소."

선왕이 맹자의 교묘한 화술에 끌려들자 맹자는 다그치듯 말했다.

"그러시다면 전하의 대망은 천하통일을 하시고 사방의 오랑캐들까지 복종케 하시려는 것이 아니오니까? 하오나 종래의 방법(무력)으로 그것(천하통일)을 이루려 하시는 것은 마치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緣木求魚'과 같사옵니다."

잘못된 방법(무력)으론 목적(천하통일)은 이룰 수 없다는 말을 듣자 선왕은 깜짝 놀라서 물었다.

"아니, 그토록 무리한 일이오?"

"오히려 그보다 더 심하나이다.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일은 물고기만 구하지 못할 뿐 후난後難은 없나이다. 하오나 패도를 쫓다가 실패하는 날에는 나라가 멸망하는 재난을 면치 못할 것이옵니다."

선왕은 맹자의 왕도정치론을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